천자춘추/꿈의 고향을 찾아서

판도라 상자에 희망이 남아 있었기에 누구에게나 꿈은 있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꿈이라면 대개가 목전의 현실적 꿈과 그저 막연하지만 먼 훗날 이뤄보고 싶은 꿈 그 두 가지 일 것이다. 전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많은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후자의 경우는 눈감고 편안히 생각만 해도 그저 흐뭇하고 행복해지는 그런 꿈일 것이다. 가끔 필자는 내 자신의 처지가 억울하게 느껴 질 때가 있는데, 그때는 TV에서 동물의 왕국이나 도전 지구 탐험대 같은 것을 보면서 세상은 저리도 넓고 문화도 저리 다양한데 나의 일상은 직장과 집을 오가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간혹 며칠간 만 이라도 시간을 내어 배낭을 메고 정처 없는 여행을 떠나 보아야 겠다고 마음을 먹어 보곤 하지만 그것은 늘 한낱 꿈으로 돌아가고 만다. 또 한 가지 꾸어보는 꿈이 있다면 퇴직 후 산수(山水)좋은 곳에 살터를 마련하고 조그만 텃밭을 가꾸며 가끔 찾아오는 자녀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렇게 살아 보고 싶은 소박한 꿈이다. 그런데 이러한 꿈은 비단 혼자만의 꿈은 아닌 것 같다. 2003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일반인들의 경제에 대한 관심은 1998년 30.5%에서 2002년 24.5%로 감소한 반면 건강에 대한 관심은 36.7%에서 44.9%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 연말 농업농촌특별대책위원회 조사에서는 도시민 중 56.1%가 농·어촌에 이주할 의향이 있고, 58.9%는 농어촌 체험 관광을 해 보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니 현대를 사는 많은 분들의 꿈이기도 한 것 이다. 이러한 많은 분들의 꿈을 잠시라도 이루어 드리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도시민의 지치고 힘든 몸과 마음을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정겨운 농가에 머물며,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농촌전통테마마을을 97곳에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노년생활을 활기차고 건강하게 농촌에서 지내실 수 있도록 농촌건강장수마을을 400곳 설치하고 다양한 건강 장수 프로그램을 개발 하여 보급 하고 있어서 옛날 살기 힘들고 어렵던 시절 도시로 떠났던 분들이 새로운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농촌으로 다시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니 이제 우리의 먼 훗날의 꿈을 손쉽게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농촌전통테마마을과 농촌건강장수마을은 도시민과 농업인이 서로 교감을 나누는 마을이며 마음의 여유를 찾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 가슴속에만 품었던 꿈을 농촌마을에서 이뤄보자. /이 충 현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

천자춘추/경기도교육청의 친절문화운동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라는 책에 보면 ‘엉뚱한 친절’의 파급성에 관한 글이 실려 있다. 차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잔뜩 싣고 가던 한 여성 운전자가 톨게이트에서 징수원에게 티켓 7장을 내밀며 한 장은 자기 것이고 나머지 여섯 장은 뒤에 오는 차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뒤따라 들어온 차량의 운전자들은 낯선 여인의 엉뚱한 친절행위에 감사하며 유쾌해 한다. 도덕지능(MQ) 개념을 정립한 로버트 콜스 교수는 성공과 행복의 열쇠로 친절을 꼽았다. 다음은 친절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잘 알려진 일화이다. 한 노신사가 은행을 찾았다. 마침 이 신사가 만나야 할 직원이 출장을 가고 없어 할 수 없이 되돌아 나오다, 자동차를 주차장에 세워두며 받아온 주차카드를 여직원에게 내밀며 확인을 요청했다. 여직원은 “손님이 은행에서 아무 업무도 보지 않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거절한다. 신사는 여직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여직원 태도는 여전히 냉담했다. 신사는 일그러진 얼굴로 여직원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이 은행에서 아무 업무라도 보면 이 주차카드에 확인해 줄 수 있습니까?” 여직원은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신사는 즉석에서 예금인출서를 작성, 여직원에게 줬다. 인출서에는 이 신사 통장에 든 예금의 전부(1천만달러)가 적혀 있었다. 인출서를 자세히 살핀 직원의 얼굴이 사색이 됐다. ‘친절한 말은 왕관보다 낫다’는 격언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김진춘 경기도교육감은 3월 월례조회에서 ‘고객을 감동시키는 친절운동’을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친절 공무원을 선정, 포상하거나 해외연수 기회를 주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어떻게 해서든 경기교육 고객들을 감동시키는 친절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친절의 위력은 자발적 의지에서 나온다. 경기교육 담당자들은 포상보다는 친절행위 자체를 즐거워하는 분들임을 믿는다. 먼저 소개한 여성 운전자처럼 엉뚱하다 할만큼 자발적인 친절운동을 펼친다면 자발적인 선행은 연쇄적 파급효과를 일으키며 ‘감동 경기교육’으로 번져 나갈 것이다. /임 영 순 경기도교육청 교육정책과장

천자춘추/외국인 연수제도의 장점

현재 중소 제조업에서 인력난 해소로 그나마 소방차 역할을 하고 있는 ‘외국인 연수제도’를 2007년이 되면 없앤다고 한다. 어떤 제도이든지 수요자가 있고 별 문제가 없는 제도를 왜 없애려는지. ‘고용허가제’와 ‘외국인 연수제도’ 중 양 제도를 기업이 선택해서 쓰고 있는 시점에 ‘외국인 연수제도’는 1년 동안은 연수생, 2년차부터 3년차까지는 취업자로 되어있다. 우리나라 사람만큼 외국인에게 온정과 배려하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외국인을 고용하는 중소 제조업체 모두는 가격 경쟁력을 이겨내기 위해 외국인을 고용한다. 어떤 회사는 4년이고 10년이고 숙련된 사람은 계속 근무시키려는 사례가 많은데 그것은 장기 체류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문제점들이 있다. 첫째는 인건비 차원에서 3년을 고용한 후에는 본국으로 가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 이상 근무 시킬 경우 높은 인건비와 부대비용의 증가로 이미 경쟁력을 잃게 된다. 둘째로는 오래 머물다보면 생활 터전을 한국으로 하는 근로자가 늘어나고 결혼해서 아이들까지 출산하면 아직까지 완전치 못한 법테두리에서는 보호받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서 사회적인 문제와 국가적인 문제까지 발생한다. 3년 정도 근로한 사람은 본국으로 가야하고 새로운 연수생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외국인 연수생 제도’는 기업에게는 큰 기여도를 보여주었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가는 이 제도를 폐지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인력난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최소화 시킬 것 같다. 현재 헌법 재판소에 청구가 되어있는 내용도 중소기업이 외국인 근로자를 쓸 때 선택권은 기업에 있는 것이지 ‘고용허가제’로 가자고 강제로 정부에서 밀어붙이기 식으로 기업을 어렵게 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만인이 원하는 좋은 제도를 채택해서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갖추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지 현재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고용허가제’를 계속 기업에 강요하는 것도 먹기 싫고 소화를 잘 못시키는 음식을 강제로 먹이려는 정부의 방침은 많은 기업인들로부터 불만과 원성을 들을 것 같다. 보다 좋은 제도가 뭔지 알게 될 때 빨리 개선시켜주는 것도 기업을 돕는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이로운지 잘 따져보고 국익이 되는 제도로 갈수 있는 것이 바로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규 연 인천여성CEO협의회 회장

천자춘추/지방의원 유급화의 전제조건

지난해 8월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면서 지방의원들은 그동안 무보수 명예직에서 벗어나 법적으로 일정한 보수를 받게 됐다. 그동안 지방의원들 유급화에 대해 정치권, 학계, 시민단체 등은 반대와 찬성 의견이 뚜렷했다. 반대의견으로는 지방의원들의 수준과 의정활동을 질적으로 평가할 때 유급화는 시기상조란 것이다. 찬성의견으로는 이러한 문제로 유급화를 통해 보다 전문성을 갖춘 지역 인재들이 지방정치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지방행정이 전문화돼고 있으며 의회가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 정책대안 역할 등을 충실하게 운영하기 위해선 의정활동 전문화를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 유급제 도입은 필요하다. 그 전제로는 무엇보다도 지방의원들의 영리행위 제한 등 제도적 보완이 우선돼야 한다. 사실 지방의원들은 기존에도 의정활동비 명목으로 광역의원 연간 3천210만원, 기초의원 2천210만원 등을 받고 있었다. 지난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인 329만1천원에 비해 볼 때, 결코 적지 않은 돈을 ‘하는 일도 없이’ 받고 있었다. 게다가 지방의원직을 이용, 본인이 운영하는 기업의 영리를 추구하는 등 지방의원들의 영리행위로 인한 이해충돌과 지방의원 부패·비리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 설문조사는 지방의원들 자질에 대해 공무원들 응답자중 35.4%가 청렴·도덕성을 최우선으로 꼽아 그동안 병폐로 지적됐던 이권개입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지방의원들은 무보수 명예직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다녔다. 현황이 이런데도 지방의원 유급화는 의정비 산정을 둘러싸고 논란만 가중되고 있지 막상 지방의원들의 영리활동을 제한하고 도덕적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 마련은 뒷전으로 밀어 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의원들은 이전까지는 무보수 명예직이어서 이해충돌 우려에도 영리행위를 제한받지 않았지만 유급화로 전환되므로 영리행위를 제한해야 한다. 지방자치법의 시급한 개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 지방의원들 스스로 윤리실천규범을 마련, 지방의원들의 영리행위 현황 파악을 위한 겸직 등록을 의무화해야 한다. 지방의원 유급화는 전문성을 높이고 직무에 전념하라는 취지로 도입됐다. 지방의원들은 이러한 취지를 곡해하면 안된다. 의정활동을 보는 시민들의 눈이 곱지만은 않다는 건 지방의원들 스스로 더 잘 알 것이다. 이제부터 시민들은 더욱 두 눈을 부릅뜨고 제대로 ‘유급화 값’을 하는지 지켜본다는 점도 알아야 할 것이다. /유 진 수 인천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

천자춘추/한국야구 대표팀에 ‘병역혜택’을

대한민국에서 군문제는 민감한 문제이므로, 정치인이 병역혜택문제를 거론하는 건 금기사항이다. 그렇지만 욕먹을 각오를 단단히 하고 이번 야구대표팀의 병역혜택문제를 거론하려고 한다. 이번에 출전한 우리 선수 30명중 군미필자는 해외파 최희섭, 김선우, 봉중근 등 3명에 국내파 오승환 외 7명 등 10명으로 3분의 1에 해당된다. 이들은 지금 4강 진출을 눈앞에 두고 병역혜택이 주어지지 않을까 큰 기대를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병역혜택이 주어지지 않을 경우 對미국전에서 3점 홈런을 날린 최희섭은 내년이면 군복무를 위해 메이저리그 선수생활을 접어야 할 운명이다. 국위를 선양하고 외화를 획득하는 우리의 전사들을 국방의무 때문에 한창 선수생활을 할 나이에 군복을 입혀 선수생활을 중단시키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국민적 토론이 필요하다. 이번 대회에서 선전의 주역은 단연 박찬호와 이승엽 선수이다. 박찬호 선수는 지난 98년 방콕 아시안 게임 금메달 덕에 병역혜택을 받았고 이승엽 선수는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로 역시 군복무를 피할 수 있었다. 이들이 병역혜택 없이 군복무를 했더라면 지금처럼 대한민국 영웅이 되진 못했을 것이다. 특히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 출전했던 축구선수들이 16강 진출로 병역혜택을 받았던 점을 감안할 때 야구월드컵이라고 일컬어지는 WBC 8강과 4강 문턱에 이른 야구 대표선수들에게도 병역혜택을 부여하는 게 형평성에 맞다. 만약 국민들이 4년 후, 8년 후 야구 월드컵 경기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일본과 미국을 꺾기를 바란다면 국민들 스스로가 야구를 보호하고 키우는데 동의할 필요가 있다. 솔직히 한국 야구는 위기이다. 고교 야구팀이 4천776팀인 일본에 비하면 우리는 일본의 100분의 1수준인 57팀에 불과하다. 특히 오는 2008년 북경올림픽 이후 야구가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되므로 어린 꿈나무들은 야구를 철저하게 외면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소망하는 병역혜택이 이뤄진다면 한국야구계는 진정으로 국민과 정부에 감사해 하며 우수한 기량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것이다. 차제에 대체복무 등의 병역혜택에 대한 심도깊은 제도개선 연구가 이뤄지길 바란다. 국가의 젊은 우수한 인재들을 군복무에 대신해 효과적으로 활용방안을 전면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물론 분단국가에서 신성한 국방의무 대의를 훼손하지 않도록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 /안 민 석 국회의원 (열린우리당·오산)

천자춘추/하나님 닮았어요

어느 날 3살짜리 아들을 둔 젊은 부부가 찾아왔다. 그 부부는 잦은 부부싸움으로 위기위식을 느끼고 있었다는데, 싸움은 늘 이렇게 시작되었다. 3살짜리 아들이 늘 말썽을 부리면서 엄마를 많이 피곤하게 했던 모양이다. 어느 날 남편이 TV앞에 앉아있는데, 아내의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어유, 이 애는 왜 이렇게 지저분해! 꼭 지 아빠를 닮았다니까!” 그 말을 들은 아빠는 TV에서 눈을 떼지 않고 그저 잠자코 있었지만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잠시 후 아내가 간식을 가져왔는데, 과자 그릇을 통째로 집어 들었던 아이가 그만 그릇을 엎지르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물 컵까지 발로 차버리자 방바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남편은 그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저 녀석은 지 어미를 닮아 욕심이 많아!” 이 말을 들은 아내는 화가 났다. “뭐라고요, 내가 욕심이 많다고요?” 이렇게 해서 부부싸움은 늘 끊이지 않았다. 아들이 조금만 잘못된 행동을 하거나 말썽을 부리면, 부부는 서로의 모습 속에서 단점만을 찾았다. 갈수록 부부는 거친 말로 싸우기 시작했고, 서로를 보기 싫어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부부는 아들 앞에서 본도 되지 않고, 결혼 생활이 깨지겠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는 나를 찾아온 것이다. 나는 두 분에게 하나님 말씀을 나누어 주었다. 신약성경 에베소서 2장 10절에 보면 “우리는 그의 만드신 바라”고 선포하고 있다. 나는 두 분에게 새로운 눈으로 자기를 보는 훈련과 신앙상담을 해주었다. 그리고 간절히 기도를 해 주었다. 두 사람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믿음의 눈으로 자기 자신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자기 자신을 보면서 못마땅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눈은 좀 더 컸어야 하는데, 키는 또 왜 이렇게 작아! 살결은 좀 더 하얗게 되었으면, 코는 좀 더 오뚝하고 말이야…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께서 손수 창조하신 하나님의 위대한 예술품이란 사실을 잊고 있다. 자신의 모습을 ‘나는 하나님의 놀라운 걸작품이야’ 라며 믿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만이 내 옆 사람의 모습 속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하나님을 닮은 위대한 걸작품으로 말이다. 이제 부부는 긍정적인 말을 하기 시작했고, 장점을 찾으려 노력했다. 어느 날 이 부부가 아들을 데리고 다시 찾아왔다. 이제는 4살이 되어 제법 의젓한 아들에게 이렇게 물어보았다. “너는 누구를 닮았니?” 그 아이는 귀여운 입술을 쑥 내밀면서 대답했다. “하나님 닮았어요.” /권 영 삼 수원영은교회 목사

천자춘추/거짓말의 연금술사

“식당 여주인 인줄 알았다” 이 말은 며칠 전 여기자를 성추행해 사퇴위기에 몰린 최연희 국회의원이 사건이 불거진 후 수습차원에서 한 말이다.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보면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언어는 국가 구성원의 정신체계를 형성하는 것과 동시에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언어가 갖는 의미를 특별히 설명하지 않더라도 같은 언어를 공유하는 자들은 그것만으로 동질성과 정체성 등을 확보하고 있다. 그래서 당시 언어는 사용하는 자의 상황에 따라 언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그것이 거짓인지 진실인지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언어활동과 행동양식이 언어 속에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최연희 국회의원의 식당 여주인 비하 발언을 통해 몇 가지를 추론할 수 있는데, 그중에 하나로 국회의원들의 그동안 접대문화를 들 수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며 성실하게 일하는 대부분 식당 주인들은 최 국회의원의 말을 듣고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식당 주인들은 식당의 매상을 위해 술자리에 종업원과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게 하고 손님의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영업이 끝나면 손님들과 같이 노래방 도우미로 가게 하는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것이다. 결국 최 의원의 말은 식당 주인과 종업원 등에게는 어떤 행위를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국회의원들의 저녁놀이문화가 빚은 잘못된 접대문화의 전말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손님들에게 과잉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음성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음식점을 단속, 처벌을 강화해야 할 때이다. 또한 특정 여성들을 불문하고 여성들에게 성적 모독감이나 비속 언어행위가 철저히 근절될 때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추행과 성범죄 등이 추방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성추행으로 무리를 빚고 있는 검찰 간부 출신 최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가정폭력상담소·성폭력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의 목소리가 더 높다. 아무튼 스스로 국민의 종이라고 자처한 국회의원들이 포장된 말과 거짓의 연금술로 일관한다면 국민들은 국회의원을 마구 때려놓고 “집에서 기르는 개인줄 알았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권 성 훈 시인·경기대 강사

천자춘추/공인의 도덕성

요즘 각 당들은 5·31선거를 앞두고 공천심사가 한창이다. 필자도 경기도 공천심사위원으로 지금 공천심사 테이블에서 논의되는 공천기준을 보면 우리 정치가, 그리고 선거가 얼마나 많이 변하고 있는가 하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가장 큰 변화는, 필자가 속한 한나라당의 경우, 소위 ‘벌금형 이상의 전과’에 대해 자료 제출을 요구해 공천심사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결과 그동안 공천제도가 시행되지 않았던 기초의원선거를 중심으로 다소 문제가 있는 대상자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들중 직무를 수행하기 부적절한 죄로 벌금형을 받았던 대상자들은 부적격자로 처리해 아예 공천심사에서 배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예시하면 뇌물 수수 등 부정부패와 연관된 범죄, 반윤리적 파렴치범, 생계형이 아닌 강력범죄 등은 물론이고 상습적인 도박, 음주운전 등으로 벌금을 받은 경우도 포함된다. 지방선거의 공천심사 기준이 이처럼 강화된 건 이번부터 지방의원들이 유급제로 전환된다는 계기도 있지만 우리 사회가 공인들에게 그만큼 강한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적격자로 판정받은 당사자는 “왜 하필 지금부터”이고 또 “나부터이냐”고 억울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정치발전이고 성숙한 선진사회로 가는 길이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총리 골프문제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골프칠 수 있고 또 다소의 내기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총리 정도의 공인이라면 골프를 쳐도 좋은 날과 아닌 날 등을 가릴 줄 알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골프를 치더라도 동반자를 가려야 하고 그들과 내기도 해선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총리는 골프도 치지 못하느냐며 버틸 일이 결코 아니다. 총리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의 잣대는 지금 공천심사에서 진땀을 흘리고 있는 지방의원들은 물론 항상 국민들로부터 감시와 지탄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들보다도 더 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끝으로 독설가로 유명한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는 잠언을 억울해 하는 총리에게 전해드리고자 한다. /정 진 섭 국회의원(한나라당 광주)

천자춘추/성공하는 외국어 교육을 위한 제언

최근 부쩍 넘쳐나는 외국어 교육교재, 기발하고 신기한 외국어 학습법, 홍수처럼 밀려오는 영어교육 등에 대한 정보에 학생이나 부모들 모두 어리둥절할뿐이다. 예전보다 점점 더 좋고 획기적인 방법과 교재가 많은데 국민들의 영어실력은 왜 계속 그저 그런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가? 학습에 대한 열정과 마음은 있되, 모국어 습득에 들였던 시간과 공력 등에 비해 쉽게 결과물을 얻으려는 조바심때문이 아닐까. 다른 사람들보다 노력은 덜 하고 쉽게 습득해 빠른 시간에 높은 실력을 갖고 싶겠지만 우리가 모국어를 습득했던 과정과 시간을 되새기며 절대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 처음 한글을 깨우칠 때, 수없이 반복되는 부모 형제들의 말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귀에 익숙해져 왔고 그 뒤 수없이 반복되는 따라하기를 하며 습득되고 사용하는 게 모국어다. 그런데 왜 외국어는 왕도만을 찾아 방황하는 것일까?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습관화된 ‘빨리’란 단어를 외국어 교육에 접목해 이익을 챙기려는 얄팍한 상술의 피해자일지도 모른다. 또는 공부하고자 하는 학습자 욕구가 극대화되고 이를 위해 투자하는 많은 학부모들에게 소위 교육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의 영어 망국론과 같은 기상천외한 망언들이 고조된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업무차 자주 외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우리의 교육 및 열의는 우리와 비슷한 비영어권 국가들에 비해 그다지 높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현재보다 더 경쟁적으로 외국어 공부에 집중해 우리가 자랑하는 우수한 인력을 세계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외국어 교육방법중 다수 의견을 들자면 집중 교육법이 있다. 1년동안 매일 한시간 공부하는 것보다 언어 습득을 위해선 하루 5시간 2~3개월 공부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정해진 교재로 진도만 마쳤다고 영어를 잘 한다고 말할 수 없는 건 이미 기성세대 대다수가 경험한 사실이다. 이제는 생각도 바꾸고 방법도 바꾸어야 한다. 한국에 사업차 관광차 찾았던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털어놓는 불만이 바로 의사소통의 불편함이다. 인내와 끈기를 갖고 학습하고 교육, 다음세대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당당한 세계인, 국제인이 돼야 하지 않을까. /정 상 훈 수원여대 영어과 교수

천자춘추/모두 함께 관심을

거시론적 관점에서 범죄현상을 볼 때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환경에서 범죄자들이 많이 나온다”고 말한다. 실제로 범죄자들 중 결손가정에서 성장했다든지, 이혼이나 별거한 상태라든지, 직업이 일정치 않거나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가해자들 중 어린 시절 자신이 가정폭력이나 성폭력피해 경험을 겪었던 사람들도 꽤 있다. 하지만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했다고 모두 범죄자가 되는 건 아니다. 어려운 처지에서 더욱 분발해 성공하는 사람들의 사례는 위인전의 단골메뉴였다. 그렇다면 극한 상황을 극복,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차이 중 몇가지를 심리학에서의 Resilience(탄성력 복원력)란 개념을 통해 찾아 보고자 한다. 심리학자들은 경제적 곤란, 부모의 정신과적 질병이나 약물 남용력, 아동 학대 등 불우한 환경에서도 건강하게 성장하는 아이들의 긍정적 요소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연구 결과, 자신이 외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능력이 있다는 믿음, 문제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세 등의 심리내적 요인들과 편부모 가정이라도 조부모나 친척, 형제 등 대리부모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있거나 혹은 좋은 친구, 선생님과의 관계 등 환경적 요인들이 탄성적 요인(Resilient Factor)으로 나타났다. 현재 보호관찰소는 대상자들의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제재하는데다 이들의 탄성적 요인을 찾고 향상시켜 사회 복귀에 도움을 주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펼치고 있다. 복학생 설명회와 직업훈련 설명회 등을 통해 학업을 지속시키고 전문적인 기술을 터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갱생보호공단을 통해 취업도 알선해 주고 있다. 이외에도 쉼터 숙소 알선이나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원호정책들을 시행해 좀 더 개선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맨토링 프로그램이나 사회적응 프로그램 등을 통해 탄성적 요인을 발견하고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범죄행위를 유발하는 개인적 요인들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는다. 탄성적 요인을 개발시키고 환경을 개선시켜 범죄자를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하도록 하는 건 한 부서나 보호관찰소만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면 각 분야에서 범죄자들의 개선과 처우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함께 참여함으로써 소외되는 이웃들을 줄여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 종 호 수원보호관찰소장

천자춘추/탑 라이스 생산의 의미

WTO 협상에 따라 올해부터 수입쌀과 우리쌀이 국내 시장에서 밥쌀로 국민들의 선택을 두고 경쟁하게 됐다. 농촌진흥청은 이에 따라 도대체 우리 쌀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이며 이미 쌀 수입을 개방한 나라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고 그 파장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코자 일본과 대만 등에 대해 쌀 전업농, RPC 관련자, 언론인, 관련 공무원 등으로 조사단을 편성해 조사해 본 결과 일본과 대만 등은 극명한 차이가 있었다. 일본의 경우 (재)곡물검정협회가 국내 브랜드 쌀에 대한 품질조사 결과 발표와 품질 인증제도 도입 등으로 일본쌀의 품질이 크게 향상돼 국내산 쌀은 고급 쌀, 수입한 외국쌀은 저급쌀 등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돼 시장 개방 이후에도 쌀산업 보호에 성공한 반면, 대만은 품질정책 미흡과 막연한 일본쌀 선호로 수입된 가짜 일본쌀이 자국산보다 오히려 고가로 유통되는등 쌀시장 혼란이 초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우리 쌀이 수입쌀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지역 위주 브랜드보다는 품질 위주 공동 브랜드로 발전돼야 한다는 결론을 얻게 됐고, 세계 최고 수준 쌀을 생산하겠다는 탑라이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탑라이스는 밥맛을 결정하는 주요 지표를 세계 최고 수준급인 단백질 함량 6.5% 이하, 완전미 비율 95% 이상 등으로 목표수준을 정하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재배 매뉴얼을 개발하며 탑라이스 생산을 위한 단지를 선정하고 소비자가 재배과정을 소상히 알 수 있도록 생산이력 공개시스템도 개발, 공개하는 등 현장 기술지도를 통해 생산에 성공했다. 흑백 TV에서 PDP TV에 이르기까지 사실 어떤 제품에서든지 지배 제품이 있기 마련이고 이 지배 제품은 다른 제품을 리드해 나감으로써 산업은 발전된다. 브랜드는 어떠한가. 소비자 관심은 어느 나라 제품이냐 보다 어떤 고품질 브랜드이냐에 있다. 델몬트나 썬키스트 오렌지가 어느 나라에서 생산됐느냐를 따지는 사람은 없다. 브랜드에 대한 품질이 고정된만큼 브랜드를 신뢰하는 것이다. 아무튼 품질위주 브랜드가 잘 정착돼 품질에 따른 가격 차별화가 이뤄진다면 우리 쌀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돼 수입을 걱정하는 차원에서 세계 고품질 쌀시장을 향해 수출할 수 있는 날도 속히 도래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이 충 현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

천자춘추/소수를 배려한 맞춤형 교육서비스

흔히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운영된다고 한다. 얼핏 당연한 말처럼 들린다. 원칙이니까. 하지만 다수결의 원칙은 입장이 대립돼 통합과 조정이 어려울 경우 마지막으로 꺼내드는 카드이지 만사를 결정하는 철칙일 수는 없다. 모든 일을 다수결의 원칙으로 결정한다면 그 뒤에는 의사결정에서 소외된 소수와 그들의 불만이 항상 불씨처럼 남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민주주의는 만장일치원칙에 의해 지배받는다는 말인가? 만장일치라니. 지금이 삼국시대 농경사회도 아니고 입장에 따라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복잡다기한 현대 글로벌 사회인데 그게 가당한 일인가? 물론 어렵다. 그러나 소수의 가녀린 불평에 대해서까지 섬세하게 귀를 기울이며 그것을 해소해주기 위해 노력해 결국은 모든 이의 욕구가 충족된 만장일치 지경을 향해 나아가는 게 선진사회가 갈 길이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만장일치를 이룰 것인가?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을 통해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입듯, 소수에 대한 다수의 배려에 의해, 그리고 각자의 취향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의 제공을 통해 욕구충족의 만장일치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경기도교육청은 다수가 원하는 학교 평준화의 기저를 유지하면서 다음과 같이 소수를 배려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과학·수학·외국어분야, 스포츠·예능분야, 실업분야 등에서 특수 재능을 지닌 소수를 배려해 학교교육의 다양화·특성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 소외계층을 배려하면서 사교육 수요를 학교 내로 흡수, 소득간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취지에서 방과 후 학교 운영도 확대된다. 기타 농촌 소규모 학교 살리기 등 교육복지 취약지역 및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사업들도 다채롭게 추진된다. 다수의 입장을 존중하는 기반에서, 다수와 함께 소수의 입장을 배려하며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때, 다수와 소수 양자 모두가 윈 윈(Win-Win)하는 교육에의 욕구충족의 만장일치, 즉 교육 민주주의가 이뤄질 것이다. /임 영 순 경기도교육청 교육정책과장

천자춘추/정부 행정과 대기업 근로자 변해야

요즘은 반기업정서로 기업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 70~90년대 기업을 경영했던 제조·건설·금융업은 많은 성장과 더불어 이익 등을 창출했지만 요즘 중소 제조기업들은 이익병목현상으로 갈 길을 잃었다. 대기업의 높은 임금을 맞춰 주기 위해 하도급 중소기업들은 연 5~10% 경비를 절감시켜 대기업 근로자들의 배를 채워주어야 하고 직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기업의 이익이 대기업이나 특정 기업들에 정체된다면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또 다른 부도나 도산 등으로 사회의 경제적 혼란이 일어난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기업들에 대해 말해 본다. 의료보험, 산재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직원들의 근로소득세를 납부하기 위해 갑근세 신고까지 기업들이 대신 해주고 있다. 전산시스템이 잘 구축된 국가가 왜 기업들에 심부름을 시킬까. 중소 기업들은 고용 창출은 커녕 직원 1명 채용으로 발생하는 비용도 줄이기 위해 위에서 언급한 업무를 외부에 아웃소싱하기도 한다. 비용 절감으로 경쟁력 제고에 주력을 하는 중소기업들이 있는가 하면, 정부가 해야 할 세수 관련 업무나 사회의 복잡한 구조적 심부름까지 해주는 기업들이 있다. 더구나 대기업 근로자들의 연 10% 정도 인건비 상승은 중소 하도급기업 사장들이나 근로자들을 힘들게 한다. 직장 의료보험은 당연히 지역의료보험으로 바뀌어야 하며 국민연금이나 의료보험요금 등을 결정할 때는 정부와 지역 동사무소 등을 통해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개인의 소득 확인으로 4대 보험료 산출이나 개인 소득 등을 관할 세무서로 통보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기업의 업무를 정부나 근로자가 분담해야 한다. 기업은 연구 및 투자에 몰두하는 만큼 고용 창출이 본연의 업무라고 생각한다. CEO들은 끝없는 도전정신으로 불황에서도 회사를 살려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방관자같은 행정이나 책임 없는 근로자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CEO들은 대접받지 못하는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대기업은 이익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하루빨리 하도급기업에 적정한 이윤이나 마진 등을 제공해야 하고 좋은 시스템으로 기업의 불필요한 일들을 정부가 넘겨받아야 한다. 기업 내 유보재산을 보다 빨리 나눠 가져가야 한다는 근로자들의 생각은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위험한 발상이다. 혼자 세상을 살아갈 수 없듯 기업 또한 서로 상생하는 길이 살 길이며 바로 지금이 우리의 생각을 바꿀 때라고 생각한다. /이 규 연 인천여성CEO협의회장

천자춘추/바꿔야 한다, 바꿔야 산다

한나라당의 사무총장과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의원이 여기자를 강제 성추행한 사건으로 세상이 뜨겁다. 같은 당의 여성의원은 성범죄자에게 전자팔찌를 채워야 한다고 법개정을 주장하는데, 그 법개정을 심사해야할 국회 법사위원장은 강제 성추행으로 지탄을 받고 있으니,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이번 강제성추행 사건은 쉽게 넘어 가서는 안 된다. 가뜩이나 초등학생이 성폭행한 뒤 살해되었다는 뉴스로 시민들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국회의원이 그 짓거리를 하였다는 것은 처벌에 대한 재고의 가치가 없어야 한다. 최소한 성범죄 근절을 위한 엄중처벌의 시범케이스가 되어야 한다. 개인이 한나라당 중책을 사퇴하고, 탈당하는 것은 개인적인 문제이다.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도 개인이 결정할 문제이다. 사회적 책임과 결정은 아직 남아 있는 것이다. 반드시 법의 심판을, 시민의 심판을 받아야 하며, 받게 만들어야 한다. 국회 윤리위원회에 최연희 의원을 상정한다고 하지만 동료의원 감싸기 수준에 그칠 우려도 있다. 정치권은 이번 사건을 놓고 정치적 계산을 하는 호재와 악재로 보아서는 안 된다. 이번 강제 성추행 사건을 통해 정치인들의 성문화, 성의식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사실, 언론에 보도가 되지 않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권력이 무서워 아무 말도 못하고 당한 여성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게다가 변명이라고 한 말이 음식점 아주머니인줄 알았다니, 그럼, 음식점 아주머니는 성추행을 해도 무방한 대상이란 말인가. 평소에 갖고 있는 왜곡된 성의식과 차별적 직업관에 기인한 발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번 사건은 일개 정치인의 과다한 음주때문에 발생한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미 단순 음주로 보기에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건들이 수차례 발생하였다.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의 골프장 경비원 폭행사건, 곽성문 의원의 지역기업인과의 자리에서 맥주병 투척사건, 박계동 의원의 술뿌리기, 지난 해 법사위 국정감사시 술자리 폭언 논란 등과 이번 최연희 의원의 강제 성추행까지 모두가 술을 마신 뒤 발생하였다는 점이다. 단순히 음주의 문제가 아니라 국회의원들의 자질 문제이다. 이런 저질 정치인들을 국민의 손으로 바꾸지 않는 한 내 가족, 이웃들이 언제라도 ‘음주’에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정말, 바꿔야 한다. 바꿔야 산다. /유 진 수 인천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

천자춘추/국회의원 성추행 사건을 보며…

최연희 사무총장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모든 당직의 사퇴는 물론 탈당까지 하고, 한나라당은 대표가 나서 대국민사과까지 했지만 국민들의 비난여론은 그칠 줄 모른다. 국회가 제명을 하든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식당 주인인 줄 알았다”는 웃지 못할 해명에 한국음식업중앙회 차원에서 성명을 내며 대응하고 나왔다. 최연희 의원은 사면초가다. 언제까지 의원배지에 집착할 것인가. 근자에 들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전발바리’, ‘시흥발바리’에 이어 아동 성폭력 및 살해사건이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이에 강력 성범죄 예방을 위해 전자팔찌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교롭게도 같은 당이었던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지난 2월 21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1인시위까지 하며 전자팔찌제도를 입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필자는 이번 사건을 보며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첫째는 남녀평등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로 자리잡는구나 하는 것이다. 남존여비로 일컫는 봉건적 사고가 판치던 세상에서는 “남자 아랫도리를 문제삼지 말라”는 식의 남성중심의 편견이 일반적이었다. 강간사건이 나면 “여자가 처신을 어떻게 했길래…” 식의 여성폄하까지 서슴지 않았던 사회였다. 정부부처에 여성부(지금은 여성가족부이지만)가 생긴 것이 5년밖에 되지 않았고, 아직도 대부분의 남성들은 성평등주의(페미니즘)에 대해 피곤한 주장쯤으로 치부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현역 국회의원의 성추행 사건을 바라보는 사회적 관심과 공분은, 성관련 범죄를 ‘허리 아래의 문제’로 개인의 사적 영역으로 치부하지 않고 공인으로서의 모든 자격을 박탈해야 하는 공적 문제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은 성평등주의 관점에서 여성에 대한 성범죄의 심각함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줄 계기가 될 것이다. 둘째로, 여성피해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는 것이다. 사건 현장에서 여기자의 적절하고 즉각적인 대응이 없었다면 이 문제는 묻혀버렸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상대가 국회의원이지 않은가? 하지만 피해자의 용기있는 행동은 성추행 교육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성범죄 피해 여성들이 가슴속으로 분노를 삭이며 상처입은 가슴을 안고 살아왔을까! 이제 제2, 제3의 용기있는 여성들이 등장할 것이다. 아니, 그런 여성이 등장하지 않도록 남성들이여, 성평등주의자가 되자! /안 민 석 국회의원(열린우리당·오산)

천자춘추/컴퓨터 천국시대

컴퓨터 환상에 빠졌던 적이 있다. 컴퓨터가 모든 것을 다 알아 척척 해결해 주고 컴퓨터 때문에 온 세상이 금방 천국이라도 된 것 같은 착각, 반면 컴맹으로 남아 있으면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공포가 엄습하기도 했다. 컴퓨터가 내 목을 조르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컴퓨터를 배워 써보니 그런 생각들이 터무니 없는 착각이었음을 알게 됐다. 물론 덕분에 컴퓨터의 환상에서 깨어났고 컴맹 공포에서도 벗어났지만, 그래서 더 행복해졌느냐 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전혀 그렇지 않다. 컴퓨터 시대가 되면 엄청 편리해 지고 종이도 쓸 일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컴퓨터가 그렇게 유혹적으로 속삭였었다. 종이 없는 상쾌한 세상, 종이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지 않아도 되는 세상, 그래서 공기는 맑고 지구가 건강한 세상,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정말 그렇게 믿었다. 순진하게도…. 그러나 웬걸, 컴퓨터를 쓰게 되니 골치가 훨씬 더 아파지고 마음은 각박해져 신경질적이 되고 종이 사용도 줄기는커녕 오히려 더 많아지는 게 아닌가. 물론 편리한 점들도 많다. 그러나 그 약간의 편리함을 얻기 위해 인간적인 면을 왕창 빼앗기고 말았다. 사람 냄새도 없어져 버렸다. 예를 들어 펜으로 쓰는 글씨에서 느끼는 정겨움이나 개성 등은 사라져 버렸다. 이상한 외계어가 판을 치는, 살벌하고 뻑뻑한 세상이 됐다.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도 그렇게 일그러지고 토막토막 부서지고 있다. 황량하다.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면 하나같이 화가 난 표정이다. 마치 싸우는 것 같다. 말을 걸면 잔뜩 짜증스러운 대답만 돌아온다. 정겨운 대답을 기대할 수 없다. 구조적으로 도무지 여유를 가질 수 없다. 기계의 노예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컴퓨터 시대가 됐으니 신앙도 컴퓨터 신앙으로 변해야 한다고 그런다. 시대의 추세에 맞춰 인터넷 선교나 온라인 교회 같은 것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글쎄, 컴퓨터를 통해 예배를 보고 기도를 한다? 헌금은 자동 이체 또는 ARS? 과연 그게 가능할까. 하나님과 채팅하듯 그렇게 하는 것을 신앙생활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신앙을 성숙시키는 방법의 하나로 성경 쓰기가 있다. 한 글자 한 구절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옮겨 쓰면서 성경에 배여 있는 사랑을 느끼며 배우는 신앙 수련이다. 이것을 컴퓨터로 하면 어떻게 될까. 성경 베껴 치기나 옮겨 때리기가 될텐데, 그렇게 하면서 기도하는 마음이 될 수 있을까. 대부분 누가 빨리 치나 경쟁하는 것 같던데…. 참 신앙은 편한 길 찾기가 아니다. 요령 부리기도 아니다.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이익’이란 경제원리가 통하지 않는 곳이 사람의 마음 밭과 신앙임을 잊지 말자. /권 영 삼 수원 영은교회 목사

천자춘추/졸업식에 대한 기억

이번 졸업시즌에 우연히 졸업식장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누구나 졸업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있듯 필자 역시 가슴 한 구석, 빛바랜 앨범처럼 남아 있는 친구의 모습이 졸업식과 맞닿아 있다. 중학교를 졸업하던 80년대 중반 3년동안 같은 반을 하며 단짝으로 지내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초등학교 다닐 때 아버지는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가고 어머니는 4형제 생계를 위해 시장에서 날품을 팔았다. 친구는 자신의 등록금이라도 마련, 어머니의 고생을 덜어 드리기 위해 석간신문을 돌렸다. 수업이 끝나면 곧 바로 밤늦게 귀가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동생들을 챙기고 신문을 배달하는 등 바쁜 일과의 연속이었지만 학교에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늘 웃음을 선사하며 힘들다는 내색 한 번 하지 않는 착한 친구였다. 주말 산동네 다섯식구가 살고 있는 골방, 친구 집에 찾아가면 그만 그만한 그 친구의 동생들이 토끼눈을 하고 달려와 반겨주고는 했다. 오순도순 모여 앉아 친구가 끓여 주는 라면을 동생들과 즐겁게 나눠 먹던 기억은 지금도 불어터진 라면처럼 눈망울을 조여 온다. 졸업식 날 친구와 졸업식이 끝나면 동생들을 데리고 자장면을 먹으러 가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그날 친구를 졸업식장에서 볼 수 없었다. 어머니가 몸이 많이 아파 일을 쉬게 되자 가정형편 때문에 진학을 포기해야 했던 것이다. 친구가 없는 졸업식은 그야말로 우울, 그 자체였다. 얼마 후 담임선생님 부탁으로 졸업장과 3년 개근상장을 주려고 친구의 집을 방문했을 때 친구는 벌써 지방에 사는 친척집으로 이사를 가고 없었다. 20년 후 필자가 다시 찾은 중학교 졸업식장은 사뭇 달라져 있었다. 항간에는 학생들이 계란을 던지고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교복을 찢는 것을 ‘난동’이란 격한 표현을 쓰며 졸업식 풍토를 교육 정책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우려와 달리 졸업식장에는 눈물은 없어졌지만 즐거움과 환한 웃음만 있었다. 학생들의 해맑고 행복한 모습 속에서 당시 운동장 어딘가에 숨어 졸업식을 자축하며 바라 보았을 친구에 대한 우울한 기분도 사라졌다. 시대와 세대가 달라져도 여전히 졸업식장 주인공은 졸업생들이고 학생들마다 나름대로 추억을 간직할 권리가 있으므로 기성세대 잣대로 학생들의 졸업문화를 평가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 성 훈 시인

천자춘추/봄이 오는 소리

지난 주말 남쪽 지방을 다녀왔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남녘의 산하는 어느새 푸르름이 조금씩 묻어나고 있었다. 부지런한 보리 싹이 제일 먼저 대지를 뚫고 솟구쳤고, 이에 질세라 산색도 눈에 띄게 바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음이 풀려 한가하게 흐르는 개울에는 오리 떼들이 포만감을 즐기며 떠다니고 있었다. 공항에 내려 차로 달리는 들판은 봄이 더욱 완연했다. 누런 잔디 밑으로 연녹색의 새잎이 수줍게 고개를 내미는 곳도 있었고,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나뭇가지들은 조심스럽게 작은 움들을 틔워내고 있었다. 봄은 참으로 경외(敬畏)롭다. 잠시 멈추어 서서 한 여류시인이 노래한 ‘겨우내 뿌리에서 일어난 일은 얼마나 더 눈물겨운가’를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흙과 검푸라기와 빙설 밑에서도 청동의 못들처럼 꼿꼿하게 모가지를 세우고 견딘 진실로 눈물나는 향일성의 생명의 신앙’으로 다가오는 봄을 온몸으로 느껴 보았다. 그러나 목적지에 도착해서 만나본 사람들의 마음은 아직 겨울에 머물러 있었다. 먹고 살기가 각박해서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은 것이리라. (春來不似春) 언젠가 김대중 대통령이 우리 경제를 빗대어 이제 아랫목은 따뜻해졌으니 머지않아 윗목도 훈기가 돌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한 일이 있다. 그리고 오륙년이 지난 지금 노무현 대통령은 양극화를 이야기 한다. 아랫목은 뜨거운데 윗목은 더 냉골이 되어버려 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것이다. 한쪽은 여름으로 건너뛰었고 다른 한쪽은 여전히 겨울이니 우리 국민들이 봄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정치가 국민들을 두루 잘살게 하려고 있는 것인데 상황이 이런데도 필자를 포함해 정치하는 사람들은 남의 탓만 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필자는 남다른 희망을 갖는다. 봄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겨울을 견디어 낸 힘, 덕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겨울을 견디어 낸 자연에게 생명의 부활이라는 봄을 선물하시는 신(神)이시기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스스로 내일을 준비해 온 우리 국민 모두에게 경제회생이라는 선물을 주실 것으로 확신한다. 마침 기상청은 올 봄 꽃 소식이 작년보다 일주일 먼저 올 것으로 전하고 있다. 머지않아 서귀포에서부터 개나리 진달래가 필 것이고, 그로부터 보름 내에 우리가 사는 경기도에도 꽃들이 피어 봄이 왔음을 알리게 될 것이다. 하루 100리 씩 빠른 속도로 북상하는 봄소식에 실려 우리 경제에도 꽃피는 봄이 오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정 진 섭 국회의원 (한나라당·광주)

천자춘추/새 출발을 다짐하며

2월과 3월 바야흐로 입학과 졸업시즌이다. 가슴에 커다란 손수건, 등에는 커다란 가방을 짊어지고 어머니 손을 꼭 잡고 설레는 마음으로 국민학교에 입학한 게 엊그제만 같은데 이제는 벌써 불혹(不惑)을 넘어 곧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오십이 되어간다. 세월의 흐름 탓이겠지만 입학과 졸업의 풍속도도 우리 때와는 사뭇 달라졌다. 돌이켜보면 학교를 입학하고 졸업하면서 좀 더 의미 있는 인생의 준비를 했었더라면 하는 후회는 분명 남아있지만, 이제 새로운 도전보다는 인생을 정리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하면 웬지 모를 안타까움이 더 남는다. 하여 새로운 도전을 목전에 둔 새내기들에게 철저한 준비로 인생의 멋진 도전을 시작해 볼 것을 충고하고 나를 포함한 인생의 선배들이 그들에게 귀감이 되고 인생 항로의 등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 다짐한다. 지금이야 인터넷, 매스컴 등이 발달하여 많은 놀 거리가 넘쳐 나지만 예전엔 남자 아이들에게는 그저 딱지치기, 팽이 돌리기, 연날리기, 구슬치기 등이 여자 아이들은 고무줄, 공기 등이 고작이었다. 하기야 이런 놀이를 모르는 요즘 아이들도 많을 것이다. 이런 세대차이로 인해 초등학교를 들어가는 아이들의 생각과 꿈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는 이상은 변해버린 세상만큼 예전과는 너무나 다르다. 그들에게 무조건 공부만 열심히 해야 성공하며 그 길만이 살길이라는 식의 조언은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오히려 역 효과를 줄 것이다. 초·중·고등학교의 교육 또한 오로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교육이라면 아이들의 창의성과 개성도 살려 줄 수가 없다. 대학에서도 수능 성적만이 아니라 특별전형이라는 제도를 통해 개인의 특성을 강조하여 일정한 조건만 맞으면 대학에 합격시키는 입학제도가 이미 정착되어 운영 된지 오래다.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목전에 둔 입학생, 졸업생, 사회 초년생들에게 책에서 느낀 성공적인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한 몇 가지 조언을 해 주고자 한다. 첫째,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내 삶에서 내가 선택하고 행동한 것들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 둘째,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 내 미래는 내가 선택 할 수 있고 그에 관한 비전을 창조 할 수 있다. 셋째,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중요한 목표를 실천함으로써 나의 사명을 완수하자. 넷째, 서로 윈 윈 하도록 하라. 나의 이익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이익도 동시에 모색한다. 다섯째, 내가 먼저 이해하고 남을 이해시켜라.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한 후 상대와 대화하면 상호간에 이해가 더 쉽다. 여섯째, 시너지를 내도록하라. 상대의 다른 점을 소중히 여기고 제3의 대안을 추구한다. 일곱째, 끊임없이 쇄신하라. 나 자신을 끊임없이 향상 시켜 나가자. 대한민국의 새내기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정 상 훈 수원여대 대외지원처장

천자춘추/성범죄에 대한 사회 안전망

얼마 전 여자와 노인 21명을 살해, 사회에 큰 충격을 줬던 연쇄살인범 유영철은 학창시절 소년원에 수감된 이래 성폭력 등의 범죄로 14차례나 교도소를 드나 들었고, 10여년에 걸쳐 100명 이상 부녀자들을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대전 발바리’, 용인에서 초등학교 여학생 11명을 성폭행한 이모씨 그리고 원룸에 사는 여성들만 골라 15명 이상을 성폭행한 ‘시흥 발바리’ 등의 사건에서 중요한 공통점은 범죄의 상습성에 있다. 이들은 검거되지 않으면 끝없이 범행을 계속할 뿐 아니라 범죄가 거듭될수록 대담해지고 엽기적으로 발전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성범죄자들에 대해 형량을 높여 엄벌에 처하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성범죄자라고 일정 한도를 넘어선 과도한 형량을 부과하는 건 비례의 원칙에 위배돼 위헌 소지가 있고, 이들이 결국은 사회로 복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엄벌만으로 해결될 수도 없다. 그래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형벌체계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게 됐고 이러한 변화중 특징적인 것이 보호관찰로 대표되는 사회 내 처우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보다 강력한 사회 내 처우로서 외출 제한이나 가택 구금 등이 전자감독과 결합돼 활용되는 추세다. 최근 미국, 영국, 스웨덴 등지에선 성범죄자들에 대해 신상을 공개하기도 하고 집중 보호관찰을 통해 밀착감시를 하고 있다. 집중 보호관찰은 전자위치 확인장치(일명 전자팔찌)를 활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현재 집중 보호관찰을 시행하면서도 인권침해 논란때문에 검토만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막상 사건이 터져 세상이 떠들썩하게 되면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전자감시 등의 방안이 논의 되다 시간이 지나면 기계에 의한 인간 감시는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을 추구할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에 밀려 답보상태가 된다. 이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서 비롯된 빅 브라더의 감시체제를 연상하는 관념적 이미지가 전자감시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만들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러나 실제 전자감시는 시설 내 구금을 통한 수용 처우보다는 훨씬 더 인간적이며 재범 방지에도 효과적이라는 게 이미 선진국 사례로 입증되고 있다. 이젠 우리도 전자감시·감독의 첨단 기법을 도입하고 전문적인 치료·처우프로그램을 병용, 성범죄 등으로부터 사회안전망을 확립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임 종 호 수원보호관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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