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성평등, 이제부터 내가 먼저

코로나19는 명절이면 민족 대 이동을 하는 우리의 풍습과 가정의 모습까지 바꾸었다. 올해는 어르신들의 백신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은 명절 때 다시 가족모임을 반기는 눈치였지만 젊은 세대들은 코로나 방역을 핑계로 여행을 택했다. 코로나 상황이 아니더라도 이미 몇 년 전부터 명절 연휴를 휴가처럼 쓰는 젊은 세대가 느는 추세다. 명절 때면 아직 미혼인 상태가 대화의 주제가 되고, 여성의 경우 음식준비에 시댁 눈치까지 살펴야 하니 가족모임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부모님들은 요즘은 세상이 바뀌었고, 우리 아들도 명절 음식을 함께 만든다고 하지만 각자가 느끼는 체감은 매우 다르다. 여성가족부에서 나온 2021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보면 남녀 맞벌이 가구 가사노동시간은 2019년 기준으로 남성 51분, 여성 3시간7분으로 3.5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이 통계수치는 5년 전인 2014년보다 남성은 13분 증가, 여성은 6분 감소했다. 이러한 미세한 변화를 사람들은 체감할까?라는 의문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조금씩 바뀌고 있는 상황을 보면 아주 절망적이지는 않다. 이런 작은 변화에 희망을 갖는 이유는 사람이 조금씩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를 바꾸는 일도 매우 힘들지만 사람은 더 바뀌기 힘들다. 특히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그것을 포기하고 변화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다 희망적인 것은 아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여성취업률은 더 낮아졌고, 휴교로 인한 돌봄은 고스란히 여성의 몫이 됐다. 항상 위기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크게 작동되고 피해는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된다. 사회적으로 코로나 방역성공을 외칠 때 여성은 아이 돌봄을 위해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그나마 직장을 그만두지 않은 여성은 재택근무를 하며 아이 돌봄을 함께 수행하느라 하루를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 한국 노동연구원에서 발행한 월간자료 코로나19 팬데믹과 자녀 돌봄의 변화의 코로나 전후 자녀 돌봄 시간을 보면 맞벌이 여성은 1시간44분 증가했는데 맞벌이 남성은 46분 증가에 그쳤다. 또한 전업주부는 3시간30분가량 증가한 반면 홑벌이 남성은 30분 정도 증가했다. 아직까지 여성이 사회적 약자임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럼에도 사회 일부에서는 성 평등을 넘어 역차별을 주장하고 있고 그런 주장을 하는 유튜버의 영상들이 조회수 상위를 차지하는 걸 보면 우리사회는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 얼마전 남성 젠더인문학 교육에 참여했다. 예상외로 다양한 연령대의 남성들이 참여했고,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성 평등에 대한 소소한 실천을 하고 있었다. 흔히 사회문제는 쉽게 동의해도 내 삶을 바꾸는 성찰과 노력은 소홀한데, 작지만 중요한 실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 사회적 약자를 보면 가슴 아파하다가도 성평등 이야기만 나오면 절대 져서는 안 될 것처럼 언성을 높이지 말고, 내가 먼저 성 평등을 향해 내 삶을 조금씩 바꿔 보는 건 어떨까? 김광원 다산인권센터 운영위원

[세상읽기] 스토킹 범죄의 처벌과 피해자 보호

경찰청에 의하면 스토킹 신고는 2018년 2천772건, 2019년 5천468건, 2020년 4천515건으로 해마다 수천건에 달한다. 세 모녀 살인사건처럼 스토킹이 극단적 범죄인 살인으로 이어진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야 스토킹범죄에 대한 처벌이 첫발을 떼게 됐다. 그동안 경범죄로 치부됐던 스토킹범죄를 이제는 초기 단계부터 형사사법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범죄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20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범죄처벌법)이 제정되고 10월2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지난 1999년 제15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발의된 이후 22년 만에 스토킹범죄처벌법이 제정되면서 스토킹에 대한 형사처벌이 가능해진 것이다. 스토킹범죄처벌법이 제정되면서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자는 최대 징역 5년 또는 5천만원의 벌금형을 받게 됐다. 하지만 법률의 피해자 보호규정이 미흡하다는 점에서 입법취지와 목적규정의 의미가 법률에 충분히 반영됐는지는 의문이다. 현행법상 피해자에 대한 신변안전조치는 범죄피해자 보호법, 범죄신고자법, 성폭력범죄처벌법, 가정폭력범죄처벌법 등에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률들의 규정을 참조해 구체적인 신변안전조치를 직접적으로 규정함으로써 피해자의 더 큰 피해나 법익침해를 방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스토킹범죄를 처벌하는 과정에서 사법경찰관 또는 검사가 청구하고 판사가 판단하는 절차를 거치는 동안 피해자 보호에는 공백 상황이 발생한다. 이를 최소화하도록 피해자가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법원에 직접 청구하는 피해자보호명령제도의 도입 역시 필요하다. 또한 스토킹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비율이 높고,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정보보호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의 정보가 알려지는 경향이 있다. 인적사항의 기재 생략과 공개금지, 신원관리카드 열람의 허용 및 제한 규정을 둠으로써 피해자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 고용에서도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처분 금지, 피해자의 신원과 사생활 비밀누설 금지, 피해자에 대한 변호인 선임 특례와 같은 규정도 명시해 정보보호를 구체화, 실질화해야 한다. 가해자로부터 분리되기 위한 긴급보호 등으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해 긴급생계지원 등을 요청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피해자에 대한 의료지원, 주거지원, 사회복지시설 및 서비스 이용 지원, 교육지원 등의 서비스 지원의 도입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스토킹은 상해, 살인, 성폭력 등 중한 범죄로까지 발전하는 심각한 행위다. 누구나 이러한 스토킹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법으로 가해자를 단죄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은 부족한 감이 많다. 신속히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추가돼 피해자가 피해를 적극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강력 범죄의 예방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원혜욱 한국피해자학회장인하대 교수

[세상읽기] 기후위기, 선언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

2015년 파리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제21차 당사국총회에서는 2020년부터 모든 국가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로 파리협정을 채택했다. 이에 우리나라는 202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 대비 37% 감축 목표를 제출했고 이듬해인 2016년 제1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 기본로드맵을 수립했다. 2018년 IPCC 특별보고서 지구온난화 1.5℃는 지구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지속된다면 2030년에서 2052년 사이에 1.5℃ 상승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간 활동에 기인한 전 지구적 CO₂ 순배출량은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최소 45%까지 감소시키고 2050년경에는 Net zero에 도달해야한다고 했다. 2019년 국내 시민사회에서는 지금이 아니면 내일은 없다. 기후위기, 지금 말하고 당장 행동하라는 기치 아래 기후위기비상행동을 전국화하고 국회와 정부에 강력한 행동을 요구했다. 이에 2020년 환경의 날에 전국 228개 지자체가 대한민국 기초지방정부 기후위기비상선언을 했고, 국회는 9월 기후위기 선언과 함께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IPCC 권고(2010년 대비 최소 45% 감축)에 부합하도록 기존 목표를 올렸다. 또 2050년 순배출 제로(탄소 중립)를 목표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같은해 10월에는 대한민국 탄소 중립선언 대통령 연설이 있었으며 올해 5월 P4G 제2차 정상회의에서는 녹색경제 관련 5대 중점분야에서 파리협정 이행 가속화 등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환경부와 탄소 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는 17개 광역 및 226개 기초지자체가 참여해 2050 탄소 중립달성 선언식을 가졌다. 기후 위기시대에 세계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20개 EU 국가에 있는 지역 폐기물 제로 그룹과 지방자치단체를 모여 만든 Zero Waste Europe에 따르면 폐기물 처리를 위해 가장 일반적인 소각은 1톤을 처리하면서 1.1톤의 이산화탄소를 대기에 방출하기에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문제를 야기하며 소각에 있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탄소집약적이다. 이에 EU는 소각 기반의 폐기물에너지화를 방지하기로 했다. 또한, 시멘트 공장에서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면 환경ㆍ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폐기물처리를 위해 소각장을 점점 더 늘리고 있다. 쓰레기 산의 긴급대안이었던 시멘트회사 대체연료 사용을 이제는 자원순환의 모범이라고 떠들어대고 있다. 믿을 건 시민뿐이다. 행동하는 시민이 기후위기의 해답이다. 안창희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세상읽기] 정당이 있는 지방자치

수원 경실련에 몸담고 일하면서 지방자치의 현실을 보고 겪었다. 물론 아직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아는 것조차도 사안의 본질에 접근했다 할 만큼 깊이 있게 아느냐 물어보면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지방자치는 우리 삶에 매우 밀접하게 닿아 있지만,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매우 중요하고 제대로 해야 한다는 점은 확실하게 깨닫고 있다. 현재 우리 지방자치는 문제가 많다. 그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지방의회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의회의 무기력함이다. 물론 이것이 의원들이 일을 안 한다거나 게으름을 피운다는 뜻은 아니다. 무기력함 뒤에서 엉뚱한 일을 한다는 뜻도 아니다. 나름 지방의회 의원들을 많이 만나 봤는데 그들은 내가 아는 한 가장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다. 열정과 책임감으로 일정을 소화해 놀랄 때가 많았다. 내가 말하는 무기력함이란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고 설령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갖는 한계로 인해 발생하는 무기력함이다. 현재의 지방자치는 행정부 중심이다. 단순히 행정부가 일을 많이 한다는 뜻이 아니라 의회의 가장 핵심적 역할인 법안 발의조차 대부분 행정부에서 한다. 보통 시장 발의라고 표현하지만 실상은 공무원들이 법안의 내용을 만드는 것이니 공무원 발의라고 표현하는 게 현실에 더 부합하겠다. 의원들은 자신들의 고유 업무조차 제대로 하기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다. 행정부에 대한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기도 어렵다. 권한은 크지 않고 그나마 있는 권한도 행정부에 밀리는 현실, 무기력함이 들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의원들이 각각의 정당을 중심으로 하나의 팀을 이루지 못하고 개별로 활동하는 것이다. 이게 정말 큰 문제다. 의원들의 역할이 혼자 준비한다고 될 문제일까? 아니다. 당연히 지원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방에는 정당조직이 없다. 하다못해 의정 활동 지원 인력조차 없다. 전문위원이 있지만 겨우 몇몇 인원이 수십명의 의원을 보좌하기는 매우 어렵다. 소위 일당백을 해야 하는 현실, 의원들이 슈퍼맨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지역에 정당이 없다는 것은 시민들이 찾아가 자신들의 요구와 필요를 말할 수 있는 통로가 없다는 뜻이며, 지방의원들이 시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주권을 제대로 대의 하는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많은 지방정부가 거버넌스라는 이름으로 시민들의 직접 참여를 도모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나는 그에 앞서 먼저 지방의회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첫 번째는 지역에 정당조직이 자리 잡는 것이다. 의회는 주권이 위임된 입법기관이며 명실상부한 제1의 대의기관이다. 시민과 의회를 연결하는 정당 조직이 자리 잡아야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도 보장되고 의회의 권위도 높아진다. 무기력한 대의기구는 지방자치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에 정당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의회가 일을 할 수 있다. 더 좋은 지방자치를 위해서 이와 관련한 논의가 시작되기를 바란다. 유병욱 수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국장

[세상읽기] 한 아이를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의 확산이 2년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초기에는 그동안 경험해 왔던 전염병들처럼 잠시 주의하고 노력하면 상황이 나아질 거라 생각하며 지냈으나 생각과는 다르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고 여전히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는 개인과 가정,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 쓰기는 일상이 됐고,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는 날이 늘어갔으며 사회활동은 비대면으로 빠르게 변화해갔다. 이제는 코로나19에 적응해가며 멈춰졌던 일상이 조금씩 변화해 나아가는 것 같다. 재택근무가 도입돼 정착하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비대면 원격 수업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미래사회에나 있을 법한 일들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이면에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어른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특히 아이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등교 제한으로 말미암은 돌봄의 공백, 학업 격차, 학대와 안전 문제 등 아동과 가정에 걸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0년 한국학교사회복지학회에서 발행한 코로나19 상황에서 학교와 지역사회 협력에 대한 기대: 아동복지종사자 인식을 중심으로 한 학술 자료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아동의 주요 어려움은 방임시간이 길어지는 것과 학습격차였다. 지난해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한 초등생 형제가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원격 수업을 받던 중 보호자가 없는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참변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취약계층 자녀를 위한 돌봄 시스템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일이었다. 부모의 방임에 의해 벌어진 사건이기도 하지만 학교가 문을 열어 돌봄 공백을 피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을 참사였을 것이다. 뉴스에 나온 사건이 아니더라도 최근 많은 아이가 코로나19 상황 속에 부모가 없는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거나 돌봄의 사각지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이들을 키우며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나에게도 이러한 문제들은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아프리카 속담 중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코로나 시대에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친구들과 어울리고 공부할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길 바란다.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의 안전과 돌봄 공백을 줄이고 학습결손을 돕기 위해 무엇보다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협력해 코로나 상황 가운데 우리 아이들이 잘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신은미수원YWCA 팀장

[세상읽기] 장애인 이동권 보장돼야

한은정 사무처장 역사적인 장면들이 있다. 흐름을 뒤바꿔놓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다. 2001년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장애인 노부부가 수직형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다 추락사한 사건 이후, 2002년 5월 발산역에서 다시 장애인리프트 추락 참사가 발생했다. 20년 넘게 장애인단체에 종사하면서 장애인 권리증진을 위한 여러 투쟁을 지켜봐 왔지만 장애인 이동권만큼 격렬하고 처절한 투쟁은 없었다고 기억된다. 철로 위에서 사슬로 자신을 묶어 절규하던 당사자들을 담은 사진은 여전히 눈에 선하다. 비장애인만이 정상인으로 당연시되던 시기 소외돼 있던 중증장애인들이 여기에도 사람이 있다고 외친 결정적 장면, 장애인권을 사회적 맥락으로 바라보게 된 대표적인 사건이다. 과거 노무현 정권에서 사회복지사무가 국가로부터 지방으로 이양된 만큼의 큰 변화가 있었다. 2004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국토교통부(당시 건설교통부)의 발의로 제정된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아닌 국토교통부가 장애인 관련 법률을 시행하게 된 것은 이례적이고 전향적인 일임은 분명하다. 이동편의시설 개선이나 저상버스,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확보는 국토부 사무에 속하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장애 관련 경험이 부족한 부처에서 잘할까에 대한 우려는 현실로 이어졌고 교통약자법은 여전히 행정기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로 교통약자법이 제정된 지 17년이 됐다. 법 시행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이뤄져야 할 때다. 교통약자법에 의해 저상버스와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등의 확보는 일면 순조롭게 달성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정책으로 중증장애인 사회참여는 급속도로 증가하는 데 비해 이동권 정책 발전 속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증차만으로는 부족하다. 저상버스 이용률도 형편없다. 어딘가 구멍이 있는 것이다. 경기도이동편의시설기술지원센터는 현재 교통약자법의 주요 맹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당사자에 의한 이동편의시설 적합성 확인업무 대행 미시행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경기도에서 시작, 현재 전국 유일 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센터에서 조사해 본바, 준공된 보도 내 이동편의시설 적정 설치율이 교통행정기관 자체 적합성 확인 심사는 61%에 불과한데 이동편의센터 사전점검 시행 후 98%로 상승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법령에서 정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경기도 각 시ㆍ군 교통행정기관이 이동편의센터와 협업 절차를 거치지 않아 장애인 기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는 도내 대도시로 분류할 수 있는 인구 50만 이상 지자체에 이동편의센터와 같은 업무를 할 수 있는 시ㆍ군 이동편의시설기술지원센터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편의증진법에서처럼 이동편의시설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당사자 관점에서 설치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사후관리까지 할 수 있는 이동편의증진 사업을 통해, 기반에서부터 장애인이동권이 점차적으로 보완되고 확대될 수 있는 경기도의 정책 결단이 필요하다.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 당사자가 집 앞의 보도, 육교, 횡단보도를 거쳐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에 이를 수 있도록, 또는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고도 이동이 원활할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정부가 이동편의증진 정책을 시행한다면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 주민과 함께 자유롭게 활동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커뮤니티케어, 탈 시설, 포용사회, 사회통합 등 우리 사회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형이다. 한은정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사무처장

[세상읽기] 언론중재법 논란과 숙의 민주주의

언론개혁은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현 정부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2005년 제정됐던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은 개정 이유로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언론보도로 말미암은 시민의 피해구제 효과를 높이기 위한 입법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일부 인터넷 신문은 정파성에 빠져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거짓 뉴스로 논란을 일으키는데 그 수가 2005년에 286개에서 2020년에는 9천896개로 증가했다. 또한 거짓뉴스를 퍼뜨리는 일부 유튜버들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고 있다. 시민들이 언론중재법을 찬성하는 이유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천7명을 대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대한 찬반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1%가 찬성한다고 밝혔다. 언론의 성찰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언론 장악, 언론에 재갈 물리기 법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은 17일 언론 현업 단체의 의견을 반영한 개정안을 냈지만 군부독재 해직 언론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해외 기자단체들, 언론노조 등이 현재의 개정안에 대해 근본적 취지는 동의하나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독소조항이 있다며 조급한 통과를 반대하고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중재법을 찬성하는 학자도 많다. 하지만 이는 제대로 보도되지 않고 있다. 찬반이 양립할 때 필요한 것이 숙의 민주주의다. 다양한 생각들을 논의할 수 있는 토론과 합의 등을 거쳐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한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준비하며 현업인, 언론학자, 시민단체 등과 충분한 토론을 통해 법 개정의 취지를 설명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보완했다면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언론 현업인들은 비판, 감시의 역할을 위축시키는 언론 재갈법으로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개정안이라 반대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부 기자들은 징벌적 배상제도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한다. 언론의 자유는 책임이 동반돼야 한다. 지역신문 현장과 전문가의 의견수렴 없이 지역신문발전기금 예산을 삭감하려다 반대에 부딪혀 취소한 문체부와 기재부, 지난 6월 지역언론지원조례 일부 개정안을 발의 내용 중 제6조 지원 제한 부분 항목의 신설 조항으로 지역 언론과 학자들의 비판을 받았던 화성시, 모두 숙의과정을 외면하고 일방적인 사업방식에서 불필요한 논란으로 사회적 비용을 지출했다. 이제 경기도가 응답해야 한다. 경기도는 지난 4월 경기도 공영방송 설치 및 운영 조례를 통과시키며 본격적인 공영방송 설립 절차에 들어갔다. 경기도는 방송을 위한 법인을 설립해 공영 방송을 준비하겠다고 밝혔지만 법인 설립 과정이나 공영방송의 역할 등에 대한 공청회, 토론회를 진행하지 않고 깜깜이 행정을 하고 있다. 숙의 과정을 외면하고 불필요한 논란을 유발할 것인지, 사업자 공모 발표를 앞두고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할 것인지, 응답하라 경기도. 민진영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세상읽기] 햇빛발전소를 건립하다

지난 7월12일 수원시 동부버스공영차고지에 건설한 820kw 용량의 나눔햇빛발전 10호기 태양광발전소가 발전을 개시했다. 우리나라 연평균 하루 발전 시간 3.5시간, 요즘 같은 여름철이면 6시간까지 발전한다. 3인 가구 월평균 전력사용량 300kwh 기준 300가구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발전 개시 이후에도 한국전력과 전력공급계약체결(PPA), 사업개시신고, 재생에너지 의무생산제도(RPS) 설비확인 신청 등 추가적인 인허가 과정이 진행된다. 부지사용 협의와 도시계획 관련 인허가 절차를 거쳐서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발전사업허가, 시공과 감리 발주계약을 맺고 공사계획 신고와 공사 진행, 준공검사와 공사 완료, 예비안전검사를 거쳐 최종 사용 전 검사를 통과해야 한국전력 계통을 통해서 전력을 공급하고 발전을 개시할 수 있다. 나열만 해봐도 머리가 아프다. 주요 인허가 사항만도 20여개가 넘고 단계마다 협의와 조정도 만만치 않다. 가장 중요하게 건립비 조달계획과 방법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촉진 정책예산을 지원받을지, 금융권 신규시설 대출을 받을지, 조합원 출자와 차입펀드는 어느 정도 비중으로 할지 등을 계획해야 한다. 물론 꼼꼼한 수익구조 분석과 RPS 고정가격공급계약, 운영자금 대출계획 등 상환계획에 대한 근거까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발전소 건립비는 90% 이상 시민햇빛펀드(조합원차입)로 조달했다. 첫 도전이었다. 코로나19 상황에도 지역 시민사회 주도로 홍보와 모집을 진행했다. 협동조합과 지자체가 협력해서 공공부지에 햇빛발전소를 건립하고 그 이익금을 다시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협동경제모델을 구현하고자 함께 노력한 결과다. 2019년 말부터 부지 검토와 제안, 협의를 시작했다. 물론, 직접적인 공사를 발주하고 발전사업허가, 자금조달, 시공과 완공까지는 약 6개월여 압축적으로 진행됐다. 협동조합과 지자체, 시공사가 협력하고 역할을 나누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규제 뒤에 숨은 시간끌기는 곳곳에 있다. 특히 공공부지는 지자체 행정협력과 적극적인 정책 없이는 추진이 쉽지 않다. 정당한 절차야 당연히 필요하지만, 성과와 관련한 이해관계 조정과 태양광발전에 대한 왜곡된 정보와 과도한 민원, 규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잠시 사방을 둘러보자. 도로와 전기통신, 상하수도망 등 도시를 지탱하는 기반 인프라들이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다. 햇빛발전소도 그와 같은 것이다. 인식이 바뀌면 사회변화는 가속한다. 날씨가 선선해지고 잠시나마 기후위기가 아닌 듯하지만 재앙의 마지노선은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가장 시급한 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의 40%를 차지하는 전력생산부터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820kw 태양광발전소 5천기만 있으면 수원시민들의 연간 전력사용량(518만MWh. 2020년)을 감당할 수 있다. 기후위기 앞에서 충분히 가시적인 목표다. 다른 모든 노력을 아무것도 안 한다는 전제로도 말이다. 여러분 어떤가, 가능해 보이지 않는가. 여기서부터 시작해보자. 윤은상 수원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세상읽기] 지금부터 선거에 참여할 때다

정치 참여는 자신이 어떠한 선거에 출마하는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가 없더라도, 최선이 아닌 차선이라도, 조금 덜 나쁜 후보를 선정하는 것이 투표이다. 아직 먼 이야기 같은데 벌써 선거이야기를 한다는 시민들이 많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는 정당 가입은 안 해, 그걸 왜 해 지저분하게. 이해는 하지만 답답할 노릇이다. 세금을 배분하고 내일을 위한 정책이나 법률을 제정하는 일을 정치인들이 한다. 이는 국회의원에 국한된 권한이 아닌 도지사, 시장, 도의원, 시의원들의 권한이다. 4년마다 진행되는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의원선거, 5년마다 대통령선거는 이러한 권력을 쥐기 위한 싸움이다. 일반 시민들은 피땀 흘려가며 번 돈을 세금으로 내는데 이런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를 살피고 잘 못한 점이 있다면 심판하는 것이 바로 선거다. 이러한 선거는 선거일 수개월 전에 각 정당의 후보를 선정하는 경선과정을 거치며 후보들은 소속정당의 권리당원을 모집하는 한편, 인지도를 높이려고 혼신의 힘을 다한다. 나름 각 정당에서는 민주적으로 후보를 선정하려고 노력한다. 컷오프, 경선여론조사, 선거인단, 권리당원, 일반당원 등 아는 사람만 아는 전문용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조금만 관심을 두면 대화가 가능한 단어들이다. 정치가 많은 시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지는 오래전 일이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경선시기가 정치 참여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내가 좋아하는 정당이 어딘지 묻는 말에 답변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지지정당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라는 생각에 탈당과 함께 정치의 관심을 전부 끊었다는 말도 충분히 공감한다. 성과보다 과오에 치우쳐 보도하는 언론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정치인들이 냉철하게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언론은 지역에서 경선을 준비하는 후보들이 네거티브 선전하는 내용을 보도할 것이 아닌 후보의 정책토론을 경선 때부터 진행하며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시민이 스스로 만든 단체들은 그 분야도 87년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거의 모든 분야를 총 망라하고 있다. 이러한 많은 단체는 그 분야별 전문가와 실무를 바탕으로 많은 활동하고 있으며 지역에서 나아가 국가의 사안이 있을 때 전문가로 언론에 등장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했듯 4년 또는 5년에 한 번 오는 가장 중요한 선거에는 참여율이 떨어진다. 투표는 하지만 경선 참여율이 낮다는 것이다. 정책이나 예산 집행에 민감하고 옳은 목소리를 내는 시민사회단체는 더욱 적극적으로 경선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일반 국민이 본 투표에 나설 때 적합하지 않은 후보를 미리 걸러내 주는 아주 중요한 작업이며 우리가 해야 할 매우 중요한 작업이기도 하다. 지금부터 선거에 참여할 때다. 소수정당에서도 정당의 최고 목표인 정권교체를 이루고자 후보를 선출하고 거대 정당에 맞서 비판과 대안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한 준비를 탄탄히 해야 한다. 김영균 ㈔수원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운영위원장

[세상읽기] 수원의 유일한 바람길, 서수원은 지켜야 한다

수원은 북쪽에서 광교산이 서쪽에서는 칠보산이 감싸 안은 형상을 하고 있다. 이들은 크고 작은 물줄기를 내려 보내 뭍 생명을 돌봐주고 있으며 수원시민들은 아주 오랜 세월동안 이러한 자연의 혜택을 톡톡히 누려왔다. 그와 더불어 우리는 개발이라는 다른 삶도 누리려 했고 이는 미세먼지, 소음, 공해, 대기오염, 발암물질, 물 부족, 멸종 등을 유발하는 시간을 만들어 냈다. 우리가 무상으로 얻어 왔던 자연의 혜택은 늘 그 자리에 있을까? 나의 아이, 그 아이의 아이들은 이어서 제대로 숨을 쉬고 살 수 있을까? 자연이 가지는 회복력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개발이라는 거인의 한 손은 우리에게 조금씩 조금씩 편리라는 단 것을 주면서 자꾸 그 손을 잡게 만들어 눈멀게 하였고, 다른 한 손으로는 늘 취하던 자연을 덮어 오고 있었다. 마침내 수원의 마지막 남은 숨통인 서쪽마저 조여오고 있다. 서수원은 수원의 논습지와 더불어 유일하게 남은 생태계의 보고다.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칠보치마, 맹꽁이, 금개구리, 큰기러기, 삵을 비롯해 천연기념물인 수달,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수원청개구리,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 참매와 새매, 천연기념물 제323-8호 황조롱이, 수원의 8대 깃대종 등이 살아가고 있다. 이들이 삶을 유지하고 살아가려면 단절되지 않은 생태계가 연결돼 있어야 한다. 서수원은 칠보산, 황구지천과 더불어 습지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숲은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물을 저장해 재해를 방지하는 중요한 조절자 역할을 한다. 논은 물을 담아 홍수를 방지하고 하천은 도심의 열을 식혀주는 생태적 기능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그린인프라가 많은 지역의 여름일수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짧다고 한다. 수원시에서 그린인프라가 가장 많은 곳이 서수원이다. 이것은 미래를 선도하는 가장 큰 경쟁력이다. 서수원은 수원지역에서 유일하게 휴식을 줄 수 있는 안식처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자연형 하천인 황구지천은 물을 매개로 하는 경관을 만들어냄으로써 문화적 가치와 함께 생명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중요한 휴식처가 돼주고 있다. 자연을 매개로 행복을 추구하고 개발 하려면 자연이 우리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서수원은 앞으로 다가올 식량난에 대비하는 중요한 농업의 구심점이 될 것이다. 미래 인류의 최대 도전과제는 안정적인 식량공급이 될 것이며 식량자급률 최하위인 우리나라에서 지역 자급률을 높이는 것은 수원시의 가치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서수원이 지금처럼 난개발로 점철된다면 수원은 더 이상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일부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칠보산자락을 회색공간으로 덧칠하려 하고 황구지천을 포장하고 싶어한다. 푸름과 초록이 어우러지는 곳에서 위안을 얻고 싶어 황구지천에 산책을 나오면서도 두 발에는 흙을 묻히고 싶지 않다고 한다.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행복함은 그 푸르름과 황토색의 흙으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홍은화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

[세상읽기] 범죄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보호ㆍ지원

최근 우리 사회는 양극화 현상에 따른 갈등이 지속되면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묻지마 살인, 방화, 보복범죄 등과 같은 강력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국민적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강력범죄의 증가는 범죄의 직접 피해자뿐 아니라 범죄로 말미암아 고통받는 피해자의 가족과 그 주변인들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범죄의 직접 피해자뿐 아니라 그 가족 등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보호ㆍ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범죄피해자지원제도는 국가, 공공단체 및 민간단체가 범죄피해자를 보호ㆍ지원하고자 수립ㆍ운영하는 정책이다. 피해자에 대한 국가와 공공단체의 물질적ㆍ경제적 지원을 비롯해 피해자가 처해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신속하게 구제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의료, 상담, 법률 등의 서비스가 포함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부터 범죄피해자 보호ㆍ지원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으나 2005년에 이르러서야 범죄피해자의 권리장전이라 할 수 있는 범죄피해자보호법이 제정됐다. 2011년에는 범죄피해자보호기금이 설립되는 등 범죄피해자보호제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범죄피해자보호법에 규정된 범죄피해자구조금은 유족구조금, 장해구조금, 중상해구조금으로 구분된다. 장해ㆍ중상해구조금은 해당 구조피해자에게 지급되는 구조금이고, 유족구조금은 구조피해자가 사망했을 때 그 유족에게 지급한다. 범죄피해구조금은 벌금수납액의 6%인 범죄피해자보호기금에서 지급된다. 그러나 벌금수납액이 매년 일정하지 않은 데다 최근 5년간 벌금수납액이 연평균 5%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벌금미납자에 대한 사회봉사명령제도의 확대 때문에 액수는 점차 감소할 전망이다. 그런데도 매년 강력범죄의 피해는 증가하고 있다. 사망ㆍ장해ㆍ중상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유족에게 지급하는 범죄피해구조금 지급액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벌금수납액의 6%에 해당하는 보호기금으로는 증가하는 구조금을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피해자와 그 가족 등은 범죄로 인한 정신적ㆍ신체적 피해 이외에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벌금수납액의 재원이 안정적으로 확보돼야 하고 현재의 벌금수납액의 6%를 8% 이상으로 상향, 액수를 증원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경제적 지원 이외에 강력범죄 피해자의 회복을 지원하고자 범죄피해 트라우마 통합지원기관인 스마일센터가 전국적으로 16개가 설립ㆍ운영되고 있다. 스마일센터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불안장애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들과 그 가족을 위해 무료로 심리평가, 심리치료, 의학적 진단, 법률상담, 사회적 지원 연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일센터의 운영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센터에 대한 피해자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전문적인 상담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강력범죄피해의 스트레스로 인해 극도의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는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심리평가와 심리치료, 상담일 것이므로 전문 인력의 충원은 신속하게 해결돼야 한다. 원혜욱 한국피해자학회장인하대교수

[세상읽기] 日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대한다

지난 4월13일, 일본정부는 국제사회와 일본 내부의 강력한 반대에도 후쿠시마 제1원전에 쌓인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겠다고 결정했다.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부지에 쌓인 오염수는 현재 125만t을 넘어섰고 매일 평균 140t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양의 오염수를 방류 전 정화하고 희석한다는 전제로 30~40년에 걸쳐서 바다로 버리겠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가장 손쉽고 경제적으로 저렴한 선택을 했을지 모르나 우리의 미래세대에게는 돈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재앙 그 자체다. 정확한 것은 이미 한번 정화했다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의 70%에서 세슘과 스트론튬-90, 요오드-129 등 생물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 안전기준치의 100~2만배 검출됐다는 것이다. 이중 요오드-129는 반감기가 1천570만년이라는 사실이다. 태평양 인접국과 한반도 등 주변국 국민의 안전과 생명, 그리고 해양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겠다고 하는 것은 핵 테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 어떤 명분으로도 용서할 수 없고 협상할 사안이 아니다. 방사능의 피폭이나 내폭은 아무리 적은 양이어도 누적되면 각종 병의 원인이 돼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이들은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하면 세포분열이 빨라 몸 전체에 축적되고 내폭으로 치명적이기 때문에 단체급식에서 일본산 수산물과 가공품을 사용한다면 큰 문제가 야기될 것이다. 일본의 야만적인 오염수 방류를 막아야만 한다. 경기지역의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기자회견 및 토론회, 1인 시위 등 방류 결정 철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일본산 수산물과 가공품, 농산물 등이 반입될 때 방사능에 오염돼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방사능 허용기준치를 상시 검사하고 분석해야 하는데 방사능 정밀분석기계나 전문인력 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만큼 시급히 확보해 철저히 검사하고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우선, 영ㆍ유아 및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제공되는 급식에서 일본산 수산물과 가공식품을 전면적으로 배제해 성장기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주길 바란다. 장기적으로 국민이 방사능으로 오염된 수산물과 농산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방사능 허용기준치를 대폭 낮춰야 하며 법률과 조례 개ㆍ제정을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정책과 예산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일본은 오염수 해양 방출을 결정하고도 세계인의 평화와 우호를 다짐하는 잔치인 도쿄올림픽을 개최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올림픽 정신 위반이다. 일본 정부와 스가 수상은 한국 등 인접국에 정중히 사과하고 방류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해양파괴국으로 낙인 찍혀서 세계인들은 일본에 등을 돌리고 말 것이다.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 방출을 강행한다면 경기도내 모든 단체와 기관이 연대해 일본산 먹거리 수입 금지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해양 방류 반대 경기도민대책위원회(가칭)를 결성하고 활동할 것을 제안한다. 구희현 친환경학교급식 경기도운동본부 상임대표

[세상읽기] 청소년 기후변화 교육, 선택인가 필수인가?

필자의 어린 시절만 해도 사계절이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봄, 가을이 점점 사라지는 듯하다. 실제 기상청에 따르면 1970~80년대에 비해 현재 우리나라는 여름이 6일 길어지고 겨울이 5일 짧아져 가장 긴 계절이 겨울에서 여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기후가 변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온실기체)의 영향으로 지구 평균 기온변화는 지난 100년 동안 지구 대기의 평균온도가 약 1도 올랐다. 과거 자연 상태에서 1도 오르는데 약 1만 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하는데, 과거와 비교하면 100배 빠른 속도다. 많은 과학자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온도가 올라가면 2050년 지구는 인간을 비롯한 생물 대부분이 살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리는 이런 위험 속에서 2020년 7월 9일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이 기후위기, 환경재난시대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식을 진행했다. 이후 9월 국회에서는 기후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고, 10월에는 정부에서 2050년 탄소 중립 선언을 했다. 올 1월에는 환경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일부 개정돼 학교 및 사회 전 분야에서 환경교육을 활성화하려는 방안과 지원책을 위한 근거가 마련됐다. 개정안 제4조 4항을 보면 학교장은 학교의 교육 여건에 적합한 범위에서 환경교육 교육과정 운영의 활성화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됐다. 이러한 교육과정 운영의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에서는 기후가 변하고 있어요 라는 기후변화교육교재를 개발했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범교과 학습주제(환경, 지속가능발전교육)를 반영해 초등학교 3ㆍ4학년 관련 교육과정 연계가 가능한 기후변화 교육 내용을 선정했다. 1장에서는 기후변화와 우리 가족 이야기를 시작으로 2장에서는 기후변화와 우리 마을의 관계를 탐색하고 3장은 우리나라 차원의 기후변화, 온실기체, 에너지 전환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4장은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소개하면서 모두가 함께 노력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이 교재는 교육을 통한 실생활의 변화를 이끄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기후변화 때문에 두려움보다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긍정적 사고를 심어주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교재의 방향이다. 정책 결정권자인 어른들에게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이지 않음을 질책하며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라고 등교거부 시위를 시작한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1.5도 온도상승 제한을 위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온실가스 감축, 탈 석탄과 기후정의를 요구하는 청소년 기후행동이라는 단체 등이 나타나는 것처럼 기후변화 교육이라는 것을 통해 미래세대가 목소리를 내고,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런 변화를 기대하는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이 교육을 통해 기후위기로부터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변화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라영석 수원YMCA 부장

[세상읽기]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 ‘그 날이 오면’

요즘 그날이 오면이라는 노래를 듣게 되는데, 그럴 때면 생각나는 또 다른 노래가 있다. 고등학교 시절 연중행사 중 하나였던 합창대회 날이다. 교내 여러 팀 순서가 지나고 잠시 적막이 흐르고 나서 북소리로 시작하는 전주와 함께 합창 광야에서가 시작됐다. 그 시절 가곡이나 찬송가 등을 선곡해 어렵게 연습을 했던 우리에겐 민중가요 광야에서는 매우 놀라웠고, 그날 대회에서 1등은 자연스럽게 그 노래를 부른 팀에게 돌아갔다. 나는 지금도 1989년 그날 합창대회를 잊을 수가 없다. 함께 했던 선생님들도 기억한다. 전교조 탄압으로 자신은 물론 동료의 해직과 복직이 거듭되는 사회 분위기의 부당함 속에서도 우리에게 학생의 권리를 알려주신 분들이다. 이 때문에 학생 운영위원회와 대의원 활동을 하며 다른 학교와 연대를 하고, 학생의 날 기념식을 진행하고, 전교 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시행하는 등 일반 학교와는 다른 특별한 민주주의 교육을 글로서가 아닌 직접 경험하는 행운의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민주주의 의미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고 정보도 많이 부족했다. 지금은 성인이 됐고, 사회의 변화에 소리 내야 하는 시민 단체 실무자가 되고 나서야 다시 의미를 생각하게 됐다. 어쩌면 그 시간이 있었기에 나를 자연스럽게 시민 단체에 몸담게 했을지 모른다. 2008년 수원YWCA의 실무자로 활동을 시작했다. 소비자와 환경 관련 분야부터 청소년, 지역운동까지 주어진 활동에 열정을 쏟고 있다. 처음엔 단어조차 어려웠던 UN의 SDGs(지속가능발전목표)가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할 때쯤 세계민주시민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고, 둘의 연관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현재는 청소년 교육의 더 많은 필요성에 관심을 두고 고민 중이다. 최근에는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연대와 나눔의 목적으로 아띤타바 미얀마! 힘내라 미얀마!라는 시민문화제 기획을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활동하고 있다. 당일 행사에 YWCA 청소년들과 함께하고, 마무리에는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날이 오면을 다 함께 부를 계획이다. 청소년에게 사회적 이슈를 알리고, 지구 온도 1.5℃의 의미와 기후 위기 대응 실천 행동으로 제로웨이스트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모든 활동은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해야 하는 등 공교육에서 배우고 느낄 수 없는 시간을 YWCA라는 학교 밖 공간에서 눈높이 교육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 감수성을 담아주고 싶다. 내가 그랬듯이 우리의 청소년들이 나와 함께한 시간을 기억하고 또 다른 이에게 베푼다면 감수성 리뉴얼이고 더 없이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만약 혼자 가는 길이 멀다면 같은 생각을 하고 행동하는 자원활동가와 함께 사회, 환경, 경제 분야를 고민해 지역사회에서 선순환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인 듯싶다. 장소는 사람과 공간을 포함하고 있어야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이 모든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과 서로 공감하며 언제든 편하게 찾아오고, 오래 기억되는 시공간의 장소, 수원YWCA와 함께 하는 한 사람이고 싶다. 변남순 수원YWCA 팀장

[세상읽기] 시민이 신뢰하는 언론, 건강한 사회로 가는 길

SNS에서 자주 만나는 친구네 집 개와 고양이 이야기다. 그 집 개는 성격이 참 좋아서 사람도 잘 따르고 함께 사는 다른 종(種)과도 친하게 잘 지내 가끔 자기가 사냥한 새도 고양이에게 준다. 그러면 그 고양이는 거들떠도 보지 않고 치우라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고 한다. 그 개는 좋아하는 친구에게 자신의 마음을 한껏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이 이야기를 듣고 개와 고양이의 사진을 보면서 다른 종(種)인 인간은 어떤지 생각해보게 된다. 어느 언론매체에서 한 교수의 딸 사진을 성매매 기사에 일러스트로 실어 교수가 항의했던 일, 그리고 어느 화가의 박근혜씨를 소재로 한 풍자그림이 화제였던 적이 있었는데, 성적 수치심과 표현의 자유라는 두 개의 의견이 마치 대립되는 것으로 나타났던 일이다. 두 가지의 사례를 보면서 정치적 입장은 다르지만, 두 개의 사례 모두 기존의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시선으로 교수의 딸과 정치인을 대입시키고 비판의 방법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어떤 맥락에서는 비슷하게 보인다. 한국 역사에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궁지에 몰릴 때마다 여성 운운했지만 정작 정부 정책에 여성의 관점, 젠더정책은 없었다. 이런 정책비판이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성이라는 성별이기에 그를 희화화하며 비판하는 점에서 여성으로서 불편함을 느꼈다. 또한 기사의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인물을 일러스트 삽화로 사용하게 된 것은 기사 내용이 성매매로 유인해 지갑을 털었다는 3인조 기사내용이어서 어딘가에서 3명의 사진을 사용해 일러스트로 만들고 기재했다는 것이다. 사진을 잘못 사용한 언론매체는 고의성은 없었다면서 사과했지만, 과연 그것으로 끝나는 일일까. 언론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자기반성과 무분별한 자료사용을 하지 않겠다는 언론인 내부의 약속과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독자들에게 신뢰를 얻는 언론이 되는 것이다. 언론의 기본적인 역할은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다. 사실 전달에는 기사의 전체내용, 사진이나 일러스트도 포함된 것이라고 본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기사화해 그것이 여론으로 형성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011년 9월, 한국기자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는 민주주의와 인권, 인격권, 장애인 인권, 성평등, 이주민과 외국인 인권, 노인 인권, 아동 인권, 성적소수자 인권 등 8개 분야별 요강으로 구성된 인권보도준칙을 마련했고 2014년에는 북한이탈주민 및 북한 주민 인권을 분야별 요강에 새롭게 추가했다. 기자의 역할이 단지 어떤 사실만을 전달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꼬집고 그것이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여하겠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바람직한 원칙들을 견지하면서 기사를 작성하고 언론에 내보낸다면 시민들도 언론을 더욱 신뢰하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에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성희영 경기여성연대 사무국장

[세상읽기] 인간의 권리, 인간의 존엄성

전 살아오면서 평생 남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는데 이번에 경찰서를 난생처음 가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는데 동업자가 사기죄로 고소했다고 합니다. 조사받으러 오라는데 떨리고 당황스러워서 뭘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직장 상사가 성희롱에 성추행까지 해 경찰서에 고소장을 내러 갑니다. 꼭 죗값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교실에서 같은 반 아이가 우리 아이에게 갑자기 다가와서 욕을 하며 때렸다네요. 학교폭력으로 경찰에 신고하려고요, 술김에 옆자리에 앉은 모르는 사람과 시비가 붙어 싸웠는데 경찰서에 갔을 때 술이 너무 취해서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인터넷 커뮤니티에 맛집 소개가 올라온 걸 보고 제가 맛도 없는 데다 위생도 별로라는 댓글을 달았더니 악플이라며 식당 운영자가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습니다. 경찰서에서 연락 왔는데 죄가 되는 건가요, 아내가 외도하는 느낌이 들어 외출하는 아내를 몰래 따라가서 상간남과 호텔에 들어가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었어요. 아내와 상간남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습니다. 억울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억울한 일도 가끔은 생긴다. 반대로 타인에게 폐를 끼치게 돼 결국 법적 분쟁이 되기도 한다. 이럴 경우 제일 먼저 떠올리는 장소가 동네마다 있는 경찰서일 것이다. 내가 어떤 입장에 처해 있더라도 경찰관이 내 입장과 얘기를 잘 들어주고 사건을 공정하게 해결해주길 기대하는 마음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과연 그럴까라는 회의적인 의문을 가지며 경찰을 불신하는 사람도 물론 있을 것이다. 필자는 변호사로서 2019년부터 국가인권위원회 현장인권상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민 누구나 경찰업무수행과정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인권침해와 차별행위 발생 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위촉한 인권전문상담위원이 상담받는 제도다. 경기도는 수원남부, 부천원미경찰서에 설치돼 있다. 경찰서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등에 대해 경찰서 안에서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는 제도인데, 놀라운 일은 아니다. 바로 인권을 보장하려는 국가의 의무에서 비롯된 것이고 경찰도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권(人權, human rights)이란 사람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존엄과 가치, 기본적인 자유를 누리며 인간답게 살 권리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서도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돼 있다. 과거와 달리 사람들의 생각은 물론 법 제도 역시 점차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법적 분쟁에 휘말렸거나 억울한 입장에 처한 사람의 인권 역시 보호돼야 함은 당연하다. 반면 타인의 인권을 무시한 사람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남녀노소 누구든 당연히 누리며 살아야 할 공기처럼 소중한 인권을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길 소망한다. 최정민 변호사ㆍ국가인권위원회 현장인권상담위원

[세상읽기] 소비자와 지역 언론 역할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소비자피해로 말미암은 비용은 얼마나 될까? 2015년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피해 추계 연구에 따르면 한 해 동안 발생하는 소비자피해액은 4조3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성인 1인당 10만6천원을 부담하는 셈이다. 이런 소비자피해를 미리 예방하고 분쟁해결을 지원하고자 공정거래위원회를 주무부처로 소비자단체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한국소비자원에서 소비자상담, 소비자교육, 소비자정보제공, 소비자문제조사연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 권익에 관한 법률은 1982년 소비자보호법으로 제정됐다가 2007년 법의 목적을 소비자의 보호에서 시장경제 주체로서의 소비자의 권익증진과 소비생활의 향상을 통한 국민경제의 발전으로 변경하면서 소비자기본법으로 개정됐다. 소비자를 더는 보호의 대상이 아닌 사업자와 더불어 시장경제의 주체로 인정하게 됐지만, 정보의 질과 양에서 사업자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 소비자기본법은 소비자의 권리 중 물품 선택에 필요한 지식 및 정보를 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는데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려면 지역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기일보는 그동안 중앙언론 못지않게 유익한 소비자정보를 취재ㆍ보도해 왔다. 소비자피해 이슈를 더 발 빠르게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1월27일자로 보도된 구독앱, 피해 증가 청약철회 제한 두고, 잔금 안 돌려줘와 6월2일자로 보도된 규제 사각지대, 판치는 유사자문사 거짓광고 피해 보상은 요원 등은 지역주민들이 놓치기 쉬운 소비자문제를 시기적절하게 알려준 좋은 사례다. 매주 소비자 Q&A를 통해서는 품목별 소비자피해사례와 관련 규정뿐만 아니라 시기적으로 필요한 소비자정보를 전달하는 등 지역주민을 위한 생활정보지로서도 본보기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부쩍 늘었다. 2019년에 비해 소비자상담은 23만 건이 늘었고 특히 모바일거래는 22.4%나 급증했다. 베이비 부머 세대 은퇴의 영향인지 60대 이상의 전자상거래 상담 역시 48%나 증가했다. 문제는 비대면 거래의 특성상 피해나 분쟁이 발생하면 해결이 쉽지 않다는 거다. 신속한 보도는 소비자피해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 소비자권리를 악용하는 소위 블랙컨슈머의 유형도 다양해졌다. 7일 이내 철회권을 악용해 물품을 반품하지 않거나 훼손된 상태로 반품하는 사례, 정상적으로 배달된 음식을 못 받았다며 환급받는 소위 배달거지 사례, 식품에 이물질을 넣고 배상을 요구하는 사례 등 선량한 사업자를 힘들게 하는 악성소비자는 줄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선량한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화이트 컨슈머 캠페인이 필요하다. 경기일보의 소비자정보를 비대면 거래와 관련된 소비자정보 확대와 소비자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는 화이트 컨슈머 캠페인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경기도 소비자단체협의회, 경기도(소비자정보센터), 그리고 한국소비자원(경기지원) 등 도내 소비자정책 주체들과 협력해야 한다. 지역 언론의 선두주자로서 양심 있는 사업자와 화이트 컨슈머가 상생하는 소비문화 정착에 경기일보가 앞장서주기를 당부하고 기대한다. 손철옥경기도 소비자단체협의회 부회장

[세상읽기] 장애인 편견을 바꾸는 당신들이 있어 다행입니다

2014년, 국민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염전노예가 일으킨 반향은 컸다. 카피의 힘이랄까. 염전이 상징하는 고된 노동과 족쇄가 연상되는 노예의 합성어는 장애인차별과 학대실태에 대해 국민학습의 장을 이끌어냈다. 더불어 인간다움의 경계를 스스로 자문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본주의에서 생산성 여부로 인간을 바라보게 된 이후, 사회는 장애인에 대한 숫자 매김을 당연시하고 장애인차별 심화 과정을 암묵적으로 방조해 왔다. (생산성이 부족한)장애인에게도 최저임금을 줘야 하나, 몇 명의 장애인이 사용할지도 모르는 시설인데 (비효율적으로)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하나, 돈 들여 (굳이) BF(Barrier Free)인증을 받아야 하나, 열 평 편의점이나 소규모 음식점에 (법적 의무도 아닌)경사로를 설치해야 하나. 결과적으로, (부족하고 무능한)장애인에게 비장애인과 똑같은 권리를 주는 것이 합리적인가라는 부정적 의문은 장애인은 생산적이지 않다 여기고 소비자로서의 취향과 능력은 거세시키며 사회가 용납한 부분만 수용할 것을 강요하고 그마저도 감지덕지해야 할 비인권적 존재로 낙인찍었다. 언론에 의한 염전노예는 이런 사회를 바꿔 나갔다. 장애인 권익 옹호에 관한 법령과 기관이 생겨 장애인 학대는 범죄라는 인식을 공유하게 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다시, 인간다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4월20일 장애인의 날에서야 꺼리를 찾는 기자의 글은, 단편적이므로 기사 방향이 현장 욕구와 달라 크게 도움되지 않고, 어떤 사회적인 변화도 이끌어내기 어렵다. 언론에 큰 기대 없던 시절, 장애인 현안을 고민하던 내게 경기일보 기자가 기사를 써보자고 했다. 유형별 장애인 단체들의 고충과 애로점이 연속 기사로 나가던 때 느꼈던 짜릿함은 표류한 돛단배의 사공이 구조선을 만난 느낌과 같았다. 약자의 편에 선 언론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구나. 이후에도 경기일보 사회부 기자들과 일 할 때 비슷한 에피소드가 많았다. 발로 뛰는 근성도 칭찬할 만 했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고충이 있을 때 문자 몇 줄만 보내도 제대로 써 줄 것만 같은 신뢰를 아무나 주는 것은 아니다. 고충을 공감하는 감수성, 장애인권을 바라보는 담담한 시선, 문제를 왜곡 없이 드러내는 뚝심. 그것은 신뢰가 바탕이었기에 가능했다. 염전노예 사건도 그랬으리라. 장애인과 약자에 대한 시각이 범인과 같았다면 나오지 못할 기사였다. 장애인권 감수성을 갖춘 기자 한 명은, 그래서 힘이 세다. 정상사회와 자본주의의 천박한 카르텔을 꿰뚫는 시선, 정의로운 펜이 만들어내는 힘은 장애당사자들이 권리 쟁취를 위해 절규하는 것만큼이나 크다. 그러므로 여전히 당신들이 필요하다. 여전히 우리의 삶을 살피고, 눈물을 분석하고, 우리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드러내어 국가와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당신들이, 좁고 어두운 곳을 밝히는 외골수인 당신들이 필요하다. 우리와 함께하고자 눈 맞춰주셨던 수많은 당신들 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드린다. 고맙습니다. 한은정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사무처장

[세상읽기] 지역 언론 활성화, 이제 경기도가 나서야 할 때

코로나19로 일상의 삶이 무너졌다. 생존의 위협에 처한 이들이 주위에 너무 많다. 자연은 기후위기와 새로운 전염병으로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지역신문 역시 위기에 처해 있다. 외부적으로는 경제위기로 말미암은 광고비 축소, 포털 사이트의 역할 증가, 스마트폰 사용 등 미디어 환경의 변화 때문인 독자의 감소, 코로나19로 사업의 위축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비판, 감시의 역할이 약화됐고 보도 자료 및 단순 중계보도에 치우쳐 독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독자의 관심을 얻으려면 지역성 강화, 탐사, 기획 보도의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지역신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04년 노무현 정부에서 지역신문지원특별법을 제정한 이유다. 지역신문지원특별법은 서울중심 여론의 독과점을 완화하고 지역불균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제도적 장치로, 지역신문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의사를 반영한 것이다. 한시법이었던 법을, 두 차례 연기해 2022년 기한이 종료된다. 지난 4월24일 한시법을 상시법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국회 문체부를 통과했지만 기재부의 반대로 법사위 통과가 좌절됐다. 현재 신문 활성화를 위한 제안으로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의 공영포털과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지난달 28일 발의한 일명 미디어 바우처 법을 들 수 있다. 정부 광고비가 1조1천억원 정도인데 공정성과 공공성을 강화한 공영포털, 열린 포털을 만들어 공영포털 가입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그 금액을 좋은 기사, 언론사에 후원하자는 제안이다. 경기도에서 이영주 경기도의원이 제안해 2019년 경기도 언론 공공성 확대를 위한 언론 기본소득 실현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경기도에서 미디어바우처와 공영포털을 먼저 제안했지만 좌절됐듯이 정치적 판단과 각자의 손익계산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결국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지난 4월 선포한 좋은 언론 만들기 4대 입법 과제 중 지속가능한 지역언론 지원제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경기지역 언론의 지속가능한 방안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독자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제 지역언론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가 나서야 한다. 경기도에 조례를 제안한다. 도민이 단순한 뉴스 소비자가 아닌 참여자가 될 수 있도록 경기도민 기자학교를 개설해 학계, 시민단체, 현직 기자의 강의를 수료한 도민들이 자신들의 삶과 생활의 문제를 기사화해 지역신문에 보도해 공론화할 수 있는 도민 기자를 양성해야 한다. 또한 독자의 입장에서 신문을 평가하는 모니터 요원의 글을 지면에 반영해야 한다. 경기도는 예산을, 지역신문은 지면을 지원해 기존의 독자위원회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언론이 돼야 한다. 염려되는 점과 구체적인 실현 방안은 추후 토론회나 공청회에서 보완되기를 바란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ABC협회에서 유가부수 발표 결과(2020년) 경기일보가 전국 일간신문 163개 사 중 33위로 경기도 1위를 차지한 것을 축하한다. 1위의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정론직필에 정진하기 바란다. 민진영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세상읽기] 탄소 중립, 선언과 실천의 간극

지난 24일 전국의 모든 지자체(243개)가 2050 탄소중립 달성 선언식을 진행했다. 지난해 6월5일 전국의 226개 기초지방정부 기후위기 비상사태 선언 이후 다시 한 번 지방정부의 실천을 강화할 것을 약속한 것이다.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면서 직접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공공기관들과 포스코를 비롯한 우리나라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책임이 막중한 대기업들도 탄소중립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1.5도 특별보고서(2018.10.)는 기후위기에 대한 특별한 경고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 2050년까지 배출과 흡수가 완전히 상쇄되는 넷제로(Net-Zero) 상태, 즉 탄소중립을 달성해야만 한다. 보고서는 1.5도 한계선을 인류문명의 지속 가능한 생존한계선으로 표시하고 있다. 각 나라 정부가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 스스로 내놓은 온실가스 배출저감 약속을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않을 때 맞게 될 파국을 경고하고 있다. 많은 경고신호와 훨씬 긴박하지 않은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지나 보냈다. 기후재앙이라는 외면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위기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유럽연합, 중국, 일본, 미국 등 각국의 탄소중립 목표 선언과 함께 탄소 국경조정세, RE100 등은 새로운 무역규제로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배출한계 탄소예산은 더욱 줄어들었고 파국의 시점도 앞당겨졌다. 유럽연합, 미국, 영국 등은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법에도 구체적인 수치를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지난 정부들의 달성하지 못한 목표에 머물러 있다. 우리나라는 1차 에너지의 80%를 화석연료를 태워서 사용한다. 2017년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 OECD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2천만t(2018년)이다. 그중 경기도 배출량은 1억3천만t(2018)으로 전국 1위(17.9%)다. 2030년까지 절반을 줄여야 하지만 우리 정부는 감축 목표를 상향하기는커녕 기존의 성장개발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척과 강릉에 석탄발전소 건설은 계속되고 가덕도, 새만금 등 신규 공항 건설도 추진한다. 무착륙 해외관광을 확대하고 예비타당성 면제도 남발하고 있다. 겉으로는 센 말로 위기를 선언하지만, 실제 행동은 우선순위가 아니다. 경기도 온실가스 배출은 지난 14년간(2005~18년) 연평균 3.2%씩 전국(2%)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감축 목표도 계획으로만 있을 뿐이다. 관련 조례도 제정되지 않았다. 탈석탄 국제동맹 가입, 탈석탄 금고 선언, 경기도 그린뉴딜 발표, 탄소중립지방정부실천연대 가입 등이 연달았지만 예산과 인력, 실행체계에서는 구체적인 의지를 발견하기 어렵다. 이 와중에 경기도의회는 탈석탄 금고 조례 개정안을 부결시켰다. 결론적으로 압도적 의석수를 차지한 집권 여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국가의 축소판이며 온실가스 배출마저 1위인 경기도의 도지사가, 기후위기 문제 해결에 관심과 실천 의지가 없다면 본인에게나 국민에게나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공정한 성장이 가당키나 하겠는가. 당장 선언한 대로 실천에 나서야 한다. 윤은상 수원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