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른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歷史)란 인류 사회의 변천 과정과 흥망성쇠(興亡盛衰)를 말한다. 역사의 유래는 미래를 위한 선택으로 국가 사회 문화 등의 움직임을 연구하며 새롭게 배워 나가야 한다. 이렇듯 역사란 지식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는 물음이다. 에드워드 카는 역사는 과거의 사실에 대한 해석적 기록이라고 했다. 또 그는 동일한 사건에 대한 해석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담담하게 바라봐야 한다. 우리는 지난 역사를 너무나 자의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휘젓고 있다. 그런다고 그 역사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순간의 해석을 달리할 뿐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프랑스를 구한 샤를 드골 장군은 조국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했다. 천둥 치는 벌판에서도 의연하라는 선조들의 가르침대로 산다고 살아왔지만 늘 아쉬운 그늘 속에 놓여 있다. 세대가 변했다고 오늘의 잣대로 지나간 역사를 왜곡되게 평가하거나 재단해서는 안 된다. 왕이 신하들에게 지시했다. 세상 사람들이 잘못 이해된 역사에 대해 서로 맞다거나 틀리다고 우기고 있으니 그 진리가 무엇인지 정리해 오라고 어명을 내렸다. 신하들은 몇 달을 고생해 몇 권의 책으로 정리해 왔다. 왕은 그것을 언제 읽겠냐며 줄여 오라고 했다. 줄이고 줄여 문장으로 정리한 것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미는 것은 정의(定義)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올바른 역사를 말하는 것이다. 삭풍과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겨울 들판에 나무가 될지언정 정의와 영혼까지 빼앗길 수 없다. 유구한 민족의 역사는 끊어질 듯하면서도 면면히 이어져 왔다. 지금도 역사 속에 애국 충정의 정신은 연연히 흐르고 있다. 정신은 과거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현실이고 미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서해수호 용사들 넋 기리며

지난 2010년 3월26일 차디찬 서해에서는 북한의 ‘천안함 피격’으로 1200t급 초계함인 천안함이 침몰해 우리 군 40명이 전사하고 6명이 실종됐으며 수색 과정에서 1명이 사망했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23일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우리 군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정전 협정 이후 최초로 민간인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당시 우리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무고한 우리 군 장병들의 희생에 분노하고 큰 슬픔에 빠졌다. 이뿐만이 아니라 2002년 6월29일 서해 연평도 서쪽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의 선제 기습 포격으로 발생한 ‘제2연평해전’으로 우리 군 6명이 전사했고 19명이 부상 당했다. 지난 24일은 여덟 번째로 맞이한 서해수호의 날(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이었다. 앞서 언급한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제2연평해전 등 북한의 도발에 맞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호국영웅들을 추모하고 국민 안보의식을 결집하기 위해 2016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정부는 서해수호의 날을 계기로 희생, 공헌한 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서해수호 상기 주간(3월13~24일)을 정하고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기념행사를 거행했으며 같은 날 전국 각지에서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의 주도로 각종 추모행사가 국민들의 참여 속에 진행됐다. 이와 뜻을 같이해 국립이천호국원에서도 서해수호 희생 장병을 추모하고 한반도의 평화 및 국민 안보의식을 다지고자 호국원장을 비롯한 전 직원, 지역민들과 호국 추모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기념 행사는 ‘튼튼한 안보가 국가발전의 기본 토대’임을 상기시킬 뿐만 아니라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을 국정의 주춧돌로 삼은 정부 의지를 확산시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의의가 있었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국토 수호를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호국영령들의 희생 위에 존재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항상 예기치 못한 외부의 도발을 대비하고 온 국민이 함께 이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마음으로 하나가 돼야만 할 것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따뜻한 봄날,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이천호국원을 찾아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들의 묘역에 꽃 한 송이를 바쳐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특별기고] 정부의 동두천 지원은 책무이자 의무다

“정부의 동두천 지원은 의무이자 책무, 동두천시를 응원합니다.” 최근 동두천시의 경제적 어려움을 알리는 언론 보도를 보면서 동두천시와의 인연을 회고해 봤다. 1997년 2월13일 동두천시청에 발령받았고 당시 방제환 시장으로부터 생연4동장에 보임됐다. 처음에는 빈자리 공보실장을 채우는 평범한 인사가 예정됐는데 당시 인사 담당 과장의 지인인 도청의 선배 사무관이 “이 사람은 과장보다는 동장에 어울린다”는 전언을 듣고 시장과 협의해 생연4동장에 보임한 것으로 안다. 1998년 경기 북부에 큰 수해가 발생했고 동두천시민들도 폭우 피해를 입었지만 군, 학생, 전국 단위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극복했다.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보낸 감사편지가 국방일보에 실린 바 있다. “국토방위를 위해 연일 바쁘신 와중에서도 이번 수해복구를 위해 헌신적으로 도와주신 국방부장관님 이하 장병 여러분께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경기도 동두천시청 생연4동장 이강석입니다....병사들은 시민에게 희망의 불빛이었습니다”로 마무리됐다. 다른 언론 기고문에는 걸산마을에 대한 글도 있다. ‘시간마저 멈춘 듯 평화로운 걸산마을’이라는 제목으로 동두천의 특별한 마을을 소개했다. “동두천시 보산동에는 동(洞)이 하나 더 있으니 그 이름은 ‘걸산동’입니다. 61가구 124명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여의도의 3.5배 면적인 걸산마을 주민은 몇 명일까 궁금하다. 초중생 등하교도 어려운 걸산마을 주민은 거의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후배 공무원에게 물어보기조차 겁이 난다. 당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방문해 행복학습관 준공을 축하해 주고 주민들을 격려해 큰 힘이 됐던 기억이 있다. 2011년 9월에는 부시장으로서 오세창 동두천시장과 보산역 인근에서 열린 ‘한-미 안보협력 60주년 기념 타임캡슐 매설식’에 참석했다. 40년 후 한-미안보협력 100주년이 되는 2051년 9월3일 후손들에 의해 개봉될 예정이다. 하지만 언론보도를 접해 보니 매설지역이 잘 보존될까 우려스러운 마음까지 들고 있다. 최근 경기일보 1면 톱기사(3월20일자)에는 ‘상권몰락 유령도시로... 잿빛 뒤덮은 동두천’에 이어 3월23일자 ‘무너진 동두천, 홀로서기 힘겹다...“국가가 나서라”’ 제목의 동두천시가 힘든 상황에 처해진 기사를 봤다. 동두천시와 시민들은 지금까지 미군 철수를 일방적으로 주장하지 않았다. 미군이 가려면 기지라도 빨리 반환해 달라는 소박한 요구로 알고 있다. 미군 주둔도 미군기지 평택 이전 또한 동두천시와 협의없이 정부가 결정한 것이다. 때문에 경제 공황 상태에 처한 동두천 지원에 국가가 나서야 하고 경기도도 힘을 보태야 한다. 70년 국가 안보를 책임진 값진 희생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책무이자 의무다. 그리고 동두천시청에서 근무한 퇴직자로서 작은 힘을 보태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전한다. 시민 여러분, 공직자 여러분께도 응원을 전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국가 반도체 클러스터가 성공하려면

수도권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발표됐다. 이 사업이 성공하자면 첫째,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산업의 공간적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 기존 메모리반도체 제조 단지, 150개 이상의 국내외 소부장 기업, 판교 팹리스와 연계해 협력하고 경쟁할 수 있는 공간적 클러스터가 짜임새 있게 구축돼야 한다. 이들 기업은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경쟁하며, 인력과 정보를 교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반도체 산업 종사자가 만족할 만한 근무 환경, 정주 환경을 갖춰야 한다. 평택에도 대규모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인 삼성전자가 용인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이유, 이천의 SK하이닉스가 용인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이유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첨단기업일수록 철도와 항만 등 기반시설보다 우수 인력 확보가 중요한 생산 요소다. 구글과 애플, 네이버와 카카오가 그토록 멋진 사옥, 쾌적하고 편리한 근무환경에 매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테크기업일수록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경쟁 업체 간 신경전이 뜨겁다. 생산공장과 연구소뿐 아니라 종사자들을 위한 주택은 기본이고 학교, 공원, 복지와 문화시설 등을 갖춘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일, 즉 직(職·work)·주(住·live)·낙(樂·play)플랫폼을 조성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서 산업단지가 아니라 클러스터라 부르지 않는가. 셋째, 생산 장소에서 대도시로 편리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광역교통망을 갖춰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고속철도, 광역교통,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도심항공교통(UAM), 개인교통을 통합적으로 운영 관리(MAAS)할 수 있는 모빌리티허브 구축을 미래 도시의 성장 요인으로 꼽는다. 고속의 교통망이 환승하는 허브로 인구와 고급 일자리가 집중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과 판교, 강남과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교통망은 종사자들의 편리성과 연관 기업들의 접근성을 강화해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넷째, 반도체 산업은 대한민국 경제 안보의 교두보다. 따라서 반도체 생산 활동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입지 선정으로 경쟁력을 강화시켜 주는 일이 핵심이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함께 지방에도 14개의 전략산업단지가 발표됐다. 그러나 이들 사업에는 반도체 클러스터같이 구체적인 투자 기업이나 로드맵을 찾아보기 어렵다. 자칫 대한민국 경제 안보를 구축하는 사업이 수도권 집중과 지역 격차를 키우는 일로 비난 받아서는 안 되겠다. 비수도권에도 혁신거점, 모빌리티허브를 발굴, 조성하고 기업투자를 연계해 정부가 발표한 14개 산업단지가 지역균형발전의 혁신거점과 연결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조정돼야 한다. 국토균형발전은 반도체 못지않게 중요한 국가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기고] 인간의 오복과 죽음

인간은 누구나 많은 축복을 향유하면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동양에서는 일찍이 사서삼경에 장수(長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을 오복이라 했고, 그후 세월이 흘러 청나라 때는 수(壽), 부(富), 귀(貴), 강녕(康寧), 자손중다(子孫衆多)를 오복으로 여겼다. 우리나라 옛 선조들의 오복도 중국의 오복과 비슷한데 치아건강, 부부해로(夫婦偕老), 죽은 후 명당에 묻히는 것 정도가 차이가 있다. 결론은 인간은 누구나 건강하고 부유하게 살면서 자손이 번성하고 선행을 베풀며 덕을 쌓고 존경받으면서 오래 살다가 편안하게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돼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지금 상당부문 오복을 누리며 살고 있다. 우리의 평균 수명이 80세에 이를 정도로 장수하고 있고, 1인당 GDP 3만5천달러 시대에 살고 있으니 과거의 절대 빈곤은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또 나이가 들었어도 건강을 챙기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어르신도 많으며 봉사활동이나 자선을 베풀며 타인을 위해 베풀며 사는 인생도 많다. 또 많은 국민이 치과병원의 이용률을 높여 건치를 유지하며 산해진미의 미각을 느끼며 잘 살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임종(臨終)과 관련된 고종명(考終命)의 실현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끝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다. 삶은 죽음에 의해 완성된다고 봤을 때 고종명은 오복의 중요한 요소이다. 자기 집에서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천수를 누리다가 편안하게 기꺼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 쉬워보여도 쉽지않다. 그래서 와석종신(臥席終身)이라는 말까지 있는지 모른다. 오늘날 지구촌에는 지진과 전쟁으로 많은 생명이 뜻하지 않은 죽음과 조우하고 있다. 또 젊은 나이에 요절하는 것도 우리를 슬프게 한다. 집 밖에서 객사하는 것도 고종명과 거리가 멀다. 상당수 노인들이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한다. 이제 부모님이 노쇠하고 여러 질병으로 거동이 불편해 요양병원이나 종합병원에 입원하게 될지라도 상황이 악화돼 임종이 가까워지면 집에 모시고 와서 한 달이고 두 달이고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세상과 하직하게 하는 것은 꼭 필요한 절차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몸이 늙으면 마음도 함께 늙는다. 늙을수록 어린이와 같이 된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 늙을수록 마음이 약해지고 감수성이 예민해져 인생이 허무해지고 센티멘탈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그래서 많은 노인들이 죽음 자체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두려워한다. 이럴 때 친숙한 가족, 자신이 사용한 가구, 옷, 방 등의 체취는 당신의 마음을 편안히 가라앉히고 죽음을 기꺼이 껴안을 수 있게 할 수 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고 하찮은 미물인 여우조차 죽을 때는 고향을 그리워 할진데 감정의 동물인 인간이 죽음과 직면해 익숙한 고향집 자신의 방이 그리워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지방의원 역량강화가 곧 지역 발전의 시작

지방의원의 역량과 전문성은 결국 민생 안정과 지역사회 발전의 시작이다. 2022년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과 함께 개막한 새로운 자치분권시대가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는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즈가 사용한 초기 조건의 사소한 변화가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자치분권시대에서 지방의회의 권한과 책임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 가운데 지방의원의 역할 또한 중요해지고 있기에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지역사회의 문제 앞에 의원 개개인의 역량 및 전문성 강화는 도민의 민생과 직결되며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현실은 의원들이 각자 필요한 역량 강화를 위해 어디서 어떤 교육을 들어야 하는지 정보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바쁜 의정활동 일정을 쪼개 교육에 참여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대상과 직무의 특성 때문인지 교육기관과 프로그램이 지극히 한정적인 실정이다. 의정활동 직무역량 향상을 위한 대부분의 민간 교육기관의 교육은 교육 일정과 내용 구성 대비 비용이 높게 책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커리큘럼이 다소 획일적이라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점점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지역사회 현안들 앞에 의원에게 요구되는 의정활동 또한 심화된 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기에 기존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현재 경기도의회에서는 이러한 의원 교육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교육연수위원회를 중심으로 의원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이나 정보를 자신의 여건과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 의원들은 짧게는 5~10분 내외의 마이크로러닝부터 관심 주제에 맞는 소규모 맞춤형 교육, 특강, 외부 전문기관 위탁교육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관심사, 직무 분야, 학습 상황 등을 고려,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다양한 교육을 개별적, 분절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각기 연속성, 연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연간 커리큘럼을 기획하는 등 교육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새롭게 경기도내 대학교와 협업해 ‘경기도의회 특화 대학 연계 교육과정’을 신설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교육과정은 의원들의 다양한 교육 수요와 관심사를 충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내 교육기관의 우수한 교수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기에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도정 현안 관련 정책 이슈와 경향을 상호 공유하고, 지역 문제에 관해 여야를 구분하지 않고 교육적 관점에서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는 장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성과가 될 것이라 기대된다. 의원 개개인은 각 지역과 도민을 대표하기에 의원 개인의 전문성과 역량은 개인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의원, 사무처, 학계, 교육기관 등이 이를 공감해 긴밀한 협조가 동반된다면 전반적 의원 교육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의원들의 의정 역량과 직결되는 실효성 있는 교육이 많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2023년 국가보훈부와 달라지는 보훈정책

최근 국가보훈처에 큰 경사가 있었다.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승격하는 정부조직법 공포안에 직접 서명을 했고 이로써 국가보훈처는 군사원호청이 창설된 이후 62년 만에 국가보훈부 승격이라는 감축할 일이 생긴 것이다. 국가보훈부 승격을 통해 보훈공무원으로서 감사하고 축하만 하는 단계에 머물지 않고 이제부터 새로운 도약을 시작할 때임을 고백해본다. 이제 6월5일이면 국가보훈부가 출범한다. 그전에 우리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과 그 가족들이 제대로 보상받고 예우받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초를 다져야 한다. 특히 올해는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을 실현하고자 ‘2023년 달라지는 보훈정책’으로 몇 가지 중점 사항에 방점을 찍고자 한다. 첫째, 보훈가족의 영예로운 삶을 유지하기 위한 보상금과 수당이 인상됐다. 매월 지급받는 보상금과 각종 수당이 2008년 이후 최대 폭인 5.5%로 인상됐으며 특히 다른 보상금보다 적게 지급되던 7급 상이자 보상금과 일부 6·25전몰군경자녀수당이 각각 9%, 20.5% 인상돼 보상금 격차가 완화됐다. 둘째, 애국지사, 상이국가유공자들이 대중교통 이용 시 사용하는 ‘국가유공자 통합복지카드’가 전국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개선됐다. 과거에는 통합복지카드가 전국에서 호환이 안 돼 상이군경회원증 같은 별도의 신분증을 제시해야 했는데 올해부터는 카드 한 장으로 전국 어디서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셋째, 보훈대상자별로 발급되던 15종의 신분증이 ‘국가보훈등록증’ 1종으로 통합된다. 새로운 등록증은 위조나 변조하지 못하도록 보안 기능이 강화돼 신분증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되며 발급은 올해 6월부터 2024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넷째, 전국 각지에서 독립·호국·민주 3가지 주제로 보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가를 위한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도록 지역 문화축제를 연계해 보훈문화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렇듯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에 대한 예우와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국가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각지대 해소의 일환으로 경기동부보훈지청은 지난 2월 분당추모공원 휴(경기 광주시 소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기간 국립묘지 안장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던 전국의 보훈대상자가 안치 지원을 받는다. 주요 내용은 △심의가 필요한 안장 대상 국가유공자의 최대 3개월 무료 임시 안치 △안장 대상 국가유공자보다 먼저 사망한 배우자의 단기 안치 비용 감면 △안장 비대상 의결자 등 국가보훈대상자 및 가족(부모, 배우자, 형제)의 영구 안치 비용 할인이다. 국가보훈부의 승격은 ‘보훈의 가치’를 통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가라는 막중한 의무를 부여받은 것이다. 이에 발맞춰 경기동부보훈지청은 보훈가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존중 받는 사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특별기고]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로 대한민국 新성장 견인해야

민선 8기 경기도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통해 경기 북부의 항구적 발전과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 견인을 목표로 추진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총괄자문기구인 민관합동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 데 이어 첫 조직개편에서 전담조직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을 신설하고 3월2일에는 특별자치도 비전과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도 개최했다. 민선 8기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과거 30여년 동안 선거 때마다 제기되던 피해 보상 차원의 ‘분도(分道)’ 논의에서 경기 북부의 성장잠재력에 주목하고 독자적 비전을 가진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경기 북부가 접경지역으로서 군사규제, 상수원보호구역 등 중첩 규제와 더불어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중앙정부의 정책적 지원에서 소외된 결과 전국 최하위 수준의 재정자립도와 도로보급률 등 비수도권보다 낮은 지역발전 수준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이제는 소외 지역에 대한 특별한 지원과 배려를 요구하기보다는 경기 북부의 미래 성장잠재력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지역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발전 청사진을 만들고 실현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확보하는 게 분도가 아닌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여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경기 북부는 인구 100만의 고양특례시와 가평, 연천 같은 인구소멸지역으로 지정된 시·군이 공존하는 만큼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추구하는 비전에는 다양한 지역적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발전전략을 제시할 때 경기 북부는 물론 여러 이해관계기관으로부터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경기 북부는 대한민국 발전을 견인하는 데 충분한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인구 361만명의 전국 3위 규모의 우수한 인적자원, 세계유일의 분단 현장인 비무장지대(DMZ)라는 한반도 평화경제 발전에 유리한 입지, 주한미군 공여지 등 풍부한 개발 가용지, 잘 보전된 생태환경과 풍부한 역사·문화·관광자원 등이 좋은 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성공적 출범을 위해서는 지역발전에 대한 독자적 비전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앙 권한을 지방정부가 이양받는 ‘특례’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일 것이다. 특례 확보의 중요성은 강원특별자치도와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이 ‘실질적인 특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제정된 데서도 잘 나타나 듯 많은 준비와 수 많은 이해관계기관에 대한 충분한 설득을 필요로 하는 이유다. 경기도 역시 지금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및 발전전략 수립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비전과 발전전략을 수립하는 것만큼이나 경기 북부의 발전을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특례를 반영한 특별법안을 만들어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규제나 재정 문제 등에 대한 일부의 우려를 해소하고 균형발전의 새로운 자치행정 성공 모델 제시라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정당화할 수 있다. 경기도는 미래를 향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 대한민국을 이끄는 성장동력의 중심에 서기까지, 그리고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로 다시 한번 도약하기까지 행정적 노력과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도민들도 공감대 형성과 확산을 위해 적극적 관심과 참여로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경기 북부의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기고] 법무부 수용자 감사나눔 프로젝트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범죄 문제가 심각하다. 범죄는 저지른 당사자, 그들의 가족과 범죄피해자들의 피폐된 삶과 고통은 물론 지역사회와 국가에 끼치는 해악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인간이 저지르는 범죄 유형을 보면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에서부터 폭행, 마약, 사기, 절도, 음주사고 등 수십 종류에 이르고 있다. 범죄 내용이 경미해 경찰 수사 단계나 검찰의 구속 전 단계에서 훈방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많은 범죄자들이 교정시설에 수용돼 재판을 받거나 실형을 받아 살고 있는데 그 수가 전국 53개 기관, 일일 평균 4만5천~5만여명이나 된다. 문제는 구속되거나 형이 확정된 수용자들에게 교정시설 내에서의 건전한 생활은 물론 출소 후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방안을 실행해야 하는가가 가장 큰 고민이고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동안 교정당국에서는 학과 교육과정, 사회에 필요한 직종의 직업훈련, 독서교육, 인성교육, 심리치료, 종교와 상담활동 등 다양한 방법을 시행해 소기의 성과도 거뒀지만 수용자의 내재된 마음을 자극하고, 보다 효과적인 재범 방지를 위해 최근 ‘감사나눔 프로젝트’를 시행하게 됐다. 감사나눔의 실행 목표는 감사의 생활화, 습관화를 통해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라는 긍정적 생활태도와 문화를 형성해 시설 내에서 사소한 언어적 물리적 폭행사고를 예방하고 더 나아가 자기성찰을 통해 잘못된 가치관을 바꿔 다시는 범죄행위를 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실행 방법으로는 매일매일 사소하고 일상적인 감사의 글을 작성하게 하고 분기별로 전국의 모든 수용자를 대상으로 감사 쓰기 공모전을 개최한다. 대상은 자신, 부모, 자녀, 아내, 동료, 지인은 물론 담당 교도관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사단법인 감사나눔 연구원과 업무협약(MOU)을 맺어 발행하는 감사나눔 신문을 구독하게 하고 강사를 초빙해 강의와 감사나눔 체험을 하게 한다. 또 그들을 관리하는 교정공무원들에게도 법무연수원에 교육과정을 편성해 감사가 무엇인지, 감사 쓰기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어떠한 활동을 하는지에 대해 교육해 직접 수용자들에게 감사나눔 프로젝트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라는 모토로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새 희망을 일구며 재기를 꿈꾸는 수용자들에게 긍정과 희망의 씨앗을 전파해 교정시설이 범죄의 온상이 아닌 진정한 재범 방지의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산불 예방 우리 함께합시다

어느 날 우연히 ‘최근 2년간의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500여건의 산불 화재와 여의도 6배 정도의 면적이 손실됐으며 10년간 산불 화재 통계로 운동장 1만9천개의 면적을 잃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제 막 코로나19라는 큰 산을 넘고, 매서운 동장군을 지나 따뜻한 봄이 찾아온 것 같지만 최근 뉴스매체를 보면 봄의 얼굴 뒤엔 따뜻함과 뜨거움도 같이 존재하는 듯하다.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데엔 건조한 날씨와 강풍 등 날씨 영향도 있겠지만 산불은 자연재해보다는 인재(人災)에 가깝다. 산림에서 주요 산불 화재를 분석한 결과 화재 50% 이상이 입산자의 실화로 밝혀졌으며 쓰레기 소각 등 담뱃불 실화가 뒤를 이었다. 이러한 입산자의 부주의와 잠깐의 방심이 주민들의 삶의 터전과 소중한 우리의 산림자원을 앗아갔다. 화마로 훼손된 소중한 숲을 원상태로 복구하는 데엔 100년이라는 시간과 수천억원의 비용이 든다. 이러한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사전 예방활동이 필요하고 특히 주민들의 주의와 관심이 간절하다. 산불 화재 예방을 위한 몇 가지 예방수칙을 알아봤다. 첫째, 3~4월 산불 취약 시기에 취사나 흡연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 둘째, 산불위험도가 높은 통제지역에는 가급적 산행을 지양해야 한다. 셋째, 산행 시 라이터, 담배 등 화기를 소지하지 않고 특히 허용 지역 외에서는 야영을 하지 말아야 한다. 넷째, 산림 인근에서 쓰레기 등의 소각을 금해야 하며 산불 발견 시 즉시 소방서 및 경찰서에 신고해 더 큰 산불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끝으로 산불 화재에 경각심을 가지고 산행 시 산불 예방 안전수칙을 실천해야 한다. 이같이 간단한 예방수칙을 준수해 산림복구 비용을 절약하고 나아가 우리의 소중한 산림자원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아름답고 소중한 숲을 지켜나가길 기대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한국 반도체산업 위기극복 대책 강구하라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진출에 대한 결단은 호암 이병철 회장이 1983년 일본 도쿄에서 신년 사업 구상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면서 출발한다. 1983년 ‘싸우면서 건설하자’는 박정희 대통령 의 구호처럼 삼성그룹은 공장을 6개월 만에 조기 건축하면서 동시에 반도체 인재를 스카우트하고 64KD램을 세계 세 번째로 개발하는 쾌거를 이루며 전 세계 경제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당시 메모리는 개발하고 양산에 성공하면 대박을 터뜨리는 한국 경제에 딱 알맞은 부품으로 10년 만에 삼성은 세계 1위 메모리부품 회사로 성장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영원한 1등 유지는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언제라도 변경 가능한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2년 사업성과는 재고자산이 52조1천878억원으로 이는 2021년 41조3천844억원보다 20.7%(약 10조8034억원) 증가했다고 나온다. 특히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반도체 부문의 재고가 2021년 16조4천551억원에서 2022년 29조576억원으로 76.6%(12조6천25억원) 급증하면서 1차 위기는 시작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수요 위축으로 재고가 급증한 원인도 그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과거 미국 반도체 사업 호황 시 인텔사는 메모리반도체에서 엄청난 이익을 창출했으나 일본 히타치, 도시바가 메모리 개발로 1위에 올라서자 재빠르게 사업 방향을 변경한다. 컴퓨터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한 인텔사는 컴퓨터의 핵심 CPU칩, 즉 코어칩(현재 13세대 첨단 칩은 1개 가격이 70만원) 개발에 집중해 성공하고 현재 부동의 비메모리 1위 회사를 지키면서 엄청난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수출로 달러를 푸대자루로 담을 정도로 엄청난 이익을 창출할 때 비메모리 분야로 일부 개발 인력의 보직을 변경하고 부족한 기술 부문은 인텔사 등의 최우수 엔지니어를 스카우트해 인텔사의 특허를 피해 꾸준한 개발을 시행했다면 성공할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인텔사의 특허를 피해 개발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려우므로 메모리나 개발하고 생산 판매해 수출의 역군 노릇을 하면 된다고 삼성은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도 판단했을 테지만 메모리는 소품종 대량생산으로 이익을 보는 부품이다. 비메모리는 다품종 소량 생산 부품임이 자명해 영업이익은 메모리보다 훨씬 크다. 반도체시장은 메모리반도체가 20%,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가 80%를 차지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므로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비메모리 개발 생산 판매가 필요하다고 본다.

[기고] 홀로 걷는 여행

여행 전야는 언제나 설렌다. 나는 그 긴장감을 즐긴다. 계획하고 준비물을 챙겨 가방을 꾸릴 때부터 여행은 이미 시작되는 셈이다. 일상이 지겨울 즈음에는 배낭 하나 달랑 메고 근교 여행을 즐겨 다닌다. 나는 혼자만의 여행을 즐긴다. 일정이 맞는 동행자를 찾기도 쉽지 않지만 서로의 생각 차이로 오는 갈등을 피하고 자유로움을 즐기기 위함이다. 걸으면서 내면에 집중하다 보면 ‘순수한 자아’와 마주할 수 있어 좋다. 순수한 자아란 번뇌와 잡념이 사라지고 오로지 걷기에 집중하고 있는 자아를 말한다. 자연과 걷고 있는 내가 하나가 돼 가는 것을 느낄 즈음에는 그동안 풀리지 않던 어려운 문제가 슬며시 생각 속에 떠오른다. 그때부터는 문제와 집중하며 함께 여행을 즐긴다. 한참을 집중하며 걷다 보면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린다. 언제부턴가 여행 중에 만나는 자아와 많은 대화를 즐긴다. 그러다 자아를 모두 내려놓고 순수의식 속에서 직관력으로만 세상을 느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여행은 계획 단계부터 설렌다. 준비하면서 여행지를 상상하며 계획을 세우는 짜릿한 사전 여행을 즐긴다. 낚시광이기도 한 나는 출조하기에 앞서 알맞은 물때를 알아보고 그 계절에 많이 잡히는 대상 어종을 살피고 어종에 맞게 장비를 손질해 채비한다. 어종의 크기를 상상하며 낚싯대의 휨새를 가늠하기도 하고 짜릿한 손맛을 느끼며 상상 낚시를 즐긴다. 낚시는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 모두가 포함된다. 성과와 상관없이 낚시 그 자체를 즐기면 그만이다. 여행할 때는 사람 내음을 맡을 수 있는 정감 가는 골목이나 시장을 둘러보는 것도 선호한다. 떠나기 전에 숙소는 예약하지 않는다. 잘 곳을 미리 정하고 일정에 맞춰 다니면 여행의 맛도 여유도 느낄 수 없다. 여행하다 보면 정감이 느껴지며 묵고 싶은 장소가 있다. 바로 그곳에 숙소를 잡으면 된다. 준비물을 챙기면서 여행지의 기온 날씨 등을 살피고, 옷이며 신발을 챙기고 여행지에서 읽을거리도 챙긴다. 요즈음은 가장 신경 쓰면서 챙기는 게 소형 카메라다. 크고 무거운 DSLR 카메라의 무게에 눌려 고생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여행지를 사진 촬영에 기준을 두고 선정하는 편이다. 그래서 유명 관광지보다는 뒷골목이나 시장을 더 선호한다. 여행지의 특성을 고려해 그곳만의 특징을 담으려고 신경을 쓴다. 눈으로만 보고 오는 것보다 내가 본 것을 사진에 담아오면 두고두고 추억할 수 있어서 좋다. 여행을 가고 싶은데 시간이 없을 때는 카메라 하나 달랑 메고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에 간다. 서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복합도시다. 고궁과 현대적인 건축물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유서 깊은 역사적 유물이 곳곳에 있기도 하고 도심 속에 아름다운 숲도 있다. 북한산을 돌아 내려오는 북악스카이웨이 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서울은 곳곳에서 조선 시대의 모습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그중 창덕궁 안에 있는 후원(비원)은 단연 압도적이다. 약 30여 년을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다가 몇 년 전에 개방했는데, 조선 시대 궁궐 정원의 백미를 느낄 수 있다. 예전의 학교 친구들과 자주 만나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종로 거리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풍문여고 뒷길은 작은 공방과 멋진 카페가 즐비해 이국적인 모습이 이채롭다. 가끔 음악가들의 거리 공연에 매료돼 한참을 구경한다. 격주로 토요일마다 벌어지는 덕수궁 돌담길의 장터에는 정겨움이 가득하다. 누군가 놓아둔 피아노를 누구나 쳐보기도 하고 바이올린을 메고 가던 학생이 즉석 공연을 벌이기도 한다. 색소폰을 부는 외국 사람도 보인다. 인생길은 고독한 여행길이다. 기력이 쇠약해 여행이 힘들어질 때 지난 여행을 추억하며 지내고 싶다. 훗날 먼 길 떠날 때 후회하지 않게 멋진 삶을 살다가 미련 없이 가고 싶다. 아무한테도 방해받지 않고 홀로 하는 여행이 좋다.

[특별기고] 내 아이에게 맞는 고등학교 선택

중학교 과정에서는 지필고사와 수행평가를 합산해 성적이 나오고 보통 반반이거나 7 대 3의 비율로 매겨진다. 내신 등급제가 아닌 성취평가제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등수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수준 파악이 어렵다. 코로나19 시국을 지나면서 전체적인 학습 능력이 떨어진 것을 강의 현장에서 체감한다. 특히 문해력 이슈는 중학생만의 문제가 아니긴 하지만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어휘 수준은 놀랄 정도로 낮아진 상태다. 국어 기초능력 미달 비율이 여학생과 비교하면 남학생이 4배가량 높다고 한다. ‘존귀하다’, ‘삼별초의 난’, ‘간헐적’, ‘금일’같이 일상적으로 많이 쓰는 단어들의 뜻을 아이들은 모른다. ‘존귀하다’를 ‘매우 귀엽다’고 알고 있고, 한국사 시간에 나오는 ‘삼별초의 난’에서 삼별초가 ‘삼별초등학교’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학교에서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무슨 뜻인지 몰라 일일이 단어를 설명해줘야 한다고 하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영어 수업 시간에도 영어의 뜻을 한국어로 설명하면 그 단어의 뜻을 또다시 설명해줘야 해 진도를 나가기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아들을 둔 엄마들의 고등학교 선택은 깊이 고민해 봐야 하는 중요한 이슈다. 전국에는 2천300여개의 고등학교가 있고 사립이 900개, 국·공립고등학교가 1천400개, 특성화고등학교가 500개 있다. 이 중 남녀공학은 대부분 신설 학교가 많고 경기도의 경우 공학 비율이 90%가 넘는다고 한다. 남고, 여고가 줄고 있어 최근에는 공학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남고의 경우 내신 따기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여고는 학습 분위기가 좋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많다. 소위 노는 아이들이 거의 없고 안정적인 면학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다. 대한민국은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인해 최근 남고, 여고는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이고 최근에는 ‘이음학교’라는 새로운 학교 제도가 만들어졌다. 서울지역에서 처음으로 서울형 통합운영학교인 송파구 일신여자중학교와 잠실여자고등학교가 올해 3월 이음학교로 출범했다. 이음학교는 학교급이 다른 두 개 이상의 학교를 통합해 운영하고 서울에서는 3개교(해누리초·중, 강빛초·중, 서울체육중·고)가 운영되고 있다. 전국 단위 자사고, 특수목적고, 영재고, 과학고,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고등학교 명칭이 여러 가지여서 입시를 처음 접하는 엄마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서울시교육청 고교입시정보 홈페이지의 분류에 따르면 고등학교 입시는 전기 후기로 크게 나뉜다. 일반적으로 특목고라 하는 고등학교에는 과학고등학교와 체육고등학교가 있다. 외고의 인기가 한창이던 몇 년 전 외고까지 통칭해 일반적으로 특목고라고 불렸지만 정확한 분류로는 외국어 고등학교는 특수목적고 중에서 후기 외고, 국제고 범주에 속한다. 영재학교 및 과학고등학교는 중학교 3학년 1학기에 원서 접수가 이뤄지기 때문에 입시 준비 시기가 가장 빠르다. 보통은 중학교 입학부터 영재고 준비를 시작하는 편이고 교육청 영재원이나 대학영재원에서 공부한 아이들이 영재고 입시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마이스터고를 특성화고등학교로 잘못 알고 있는데 마이스터고는 특수목적 고등학교에 속한다. 마이스터고의 인기는 상당히 높고 취업률도 높은 편이라 입학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2025년부터는 전 학년 내신의 절대평가가 시행될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 학년 절대평가로의 전환은 내신의 불리함으로 특목고, 자사고 진학을 고민하던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교육부의 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변화하는 입시정책에 따라 발 빠르게 대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고등학교의 선택은 그 첫 번째 전략이다.

[기고] 씁쓸한 고위 공직자의 죽음

지난 2월 춘천 레고랜드 사업과 관련해 검찰 소환통보를 받은 뒤 연락이 두절된 전 강원도청 고위 공직자 A씨가 춘천 삼악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레고랜드 사업 지원 관련 부서에 근무하면서 도의회 의결을 얻지 않은 채 채무보증 규모를 210억원에서 2천50억원으로 확대해 지방재정법 위반 혐의를 받은 것으로 검찰 조사에 대한 심적 부담감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2021년 12월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 본부장으로 근무했던 B씨가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와 관련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 B씨가 극단 선택을 하기 사흘 전 2억원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에 대해 7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B씨가 환경영향평가에서 개발이 제한되는 ‘1등급 권역’으로 대장동 부지가 지정되지 않도록 돕는 대가로 2억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작년 10월에는 충북 보은군 공무원 C씨가 속리산휴양사업소 업무를 10년 이상 관장하면서 부정한 사실로 인해 감사원 감사 중 극단 선택을 해 지역사회를 술렁이게 한 일도 있었다. 고위 공직자의 죽음은 정치·경제·사회·문화적 파장을 포함한 사회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며, 공직자의 의문의 죽음을 둘러싼 상황과 관련해 시민과 집행부의 반응은 시민이 지자체와 사회를 바라보는 안정과 신뢰의 수준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공식적인 진술과 결과를 바탕으로 부정부패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제투명성기구는 국가사회 및 특정 기관의 부패 정도에 대한 관련자들의 인식을 지수화한 수치로 만든 ‘부패인식지수(CPI)’를 매년 발표한다. 2022년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는 63점으로 31위이며, 매년 점수가 높아지고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22위로 전체 38개국 중 여전히 중간 이하에 머물러 있다. 정부의 반부패 정책의 재점검과 정권 차원의 반부패 리더십 강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어느 누구나 공무원에 처음 임용됐을 때는 벅찬 가슴을 안고 청렴한 마음으로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무장한 사명감과 인내심을 가지고 공직에 임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직위가 높아지면서 점차 초심이 무뎌져 유혹의 손길을 뿌리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어떻게 발생했든 모든 죽음은 비극이며, 특히 고위 공직자 죽음으로 인한 씁쓸한 마음은 지울 수 없다.

[기고] 시설물유지관리업종 반드시 계승∙발전시켜야

일요일이면 거의 매주 집에 찾아오는 손주들이 오지 않아 모처럼 시간이 났다. 그래서 아내와 둘이 서호를 한 바퀴 돌며 운동하기 위해 외출을 했다. 서호를 가려면 여기산공원을 지나야 한다. 여기산공원으로 향하다 보니 벌써 철새인 백로가 돌아왔다. 백로는 여기산을 찾아오는 철새다. 여기산 옆에 서호가 있고 먹잇감이 많아 살기에 좋은 여건인 것 같다. 여기산 기슭에 내려앉은 백로가 나뭇가지를 물어 나르는 것이 보인다. 아마 그동안 비워 두었던 둥지를 수리 중이거나 새로 짓는가 보다. 축만제라는 비석이 박혀 있는 둑을 지나가다 보니 가마우지가 호숫가 나뭇가지에 앉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가마우지들은 수원시에서 1996년 서호를 조성할 때 호수 안에 1만2천㎡에 달하는 인공섬을 조성했는데 그곳에 둥지를 틀고 살고 있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나뭇가지에 앉아 주위를 살피고 있는 가마우지의 행동이 궁금해 관찰해보기로 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던 가마우지는 나뭇가지를 꺾더니 인공호수 쪽으로 날아간다. 아! 맞다 백로, 가마우지 모두 새끼를 낳기 위해 비워 두었던 둥지 보수를 하거나 새로 둥지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 해빙기가 되니 우리 일상에도 시민들의 편의와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공공 건축물이나 축대 등 시설물에 대한 보수, 보강, 개량공사를 할 부분이 많이 있다. 그중 내진 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지난 2월3일 튀르키예에서 대지진으로 많은 건축물이 붕괴되고 4만6천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경북 경주와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하는 등 지진이 빈번하다. 우리나라는 안전하다는 인식을 바꿔야 하며 튀르키예 사례를 복거지계(覆車之戒) 삼아 공공 시설물에 대한 내진 보강공사는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본다. 시설물유지관리업자들은 비파괴시험을 위한 반발경도 측정기, 초음파에 의한 측정장비, 콘크리트전기저항 측정장치, 콘크리트 피복 측정장비 등 시설 장비를 갖추고 안전점검과 내진 보강공사를 했는데 국토교통부 장관은 2021년 1월13일 종합적인 계획관리 조정이 필요할 경우 내진보강공사를 종합공사로 발주하고 이 경우 시설물 유지관리업을 배제하도록 했다. 그동안 이들이 내진보강공사를 함에 있어 어떠한 문제도 없었는데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성수대교 붕괴 이후 정부는 시설물 보수, 보강의 필요성을 느끼고 시설물유지관리업을 신설해 보수, 보강, 개량공사를 전담케 함으로써 그동안 사고 없이 사반세기가 지났는데 하자나 문제가 없던 이 업종을 건설혁신이란 미명하에 전문건설업종 중 시설물유지관리업종만 2023년 12월31일 이후 폐지하도록 했다.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이 회복되는 사회를 강조했다. 과연 시설물유지관리업을 무조건 폐지하는 것이 공정한 정책인가, 아니면 상식에 걸맞는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필자는 명분없는 국토부의 시설물 유지관리업종 폐지 정책을 반대하며, 노후 기반시설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설물유지관리업종은 더욱더 그 역할이 중요해 폐지보다는 더욱 강화하고 계승 발전시켜야 마땅하다고 본다.

[기고] 미래를 위협하는 산불, 관심과 주의를

추운 겨울이 한 발짝 물러나고 완연한 봄 날씨다. 유난히 길고 춥게만 느껴졌던 겨울이 지나가니 생생한 봄기운이 반갑기만 하다. 그러나 본격적인 봄철로 접어들면서 화재위험 요인도 증가하고 있다. 봄철은 건조하고 강풍이 잦아 화재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계절이며 작년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준 울진·삼척 산불처럼 대형 산불이 빈번히 발생하는 시기다. 소방청의 최근 5년간 화재 통계 자료에 따르면 3~5월 화재 발생 건수는 총 5만4천458건, 인명 피해 2천743명으로 겨울철 다음으로 화재와 인명 피해가 많았다. 화재 원인은 담배꽁초, 쓰레기 소각 등 부주위로 인한 화재가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봄철 산불 화재는 아래와 같은 예방수칙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 첫째, 산행 시 담배 및 라이터, 인화성 물질을 소지하지 않아야 한다. 화기 및 인화성 물질 등은 산불 위험이 높은 데다 쌓인 낙엽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산불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산행 시 화기, 인화성 물질을 소지하고 있기만 해도 3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둘째, 산 인근에서 소각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봄철은 본격적인 영농 시기로 논·밭두렁 태우기, 쓰레기 소각 등이 잦아 불씨가 바람에 날려 산불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소각 행위로 적발되면 3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화재가 발생한 경우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셋째, 초기의 작은 불일 경우에는 소화기를 이용해 진화를 시도한다. 소화기가 없는 경우에는 외투나 수건, 천 등으로 덮어 직접 진화를 시도해 화재의 확대를 방지하고 즉시 산림청, 소방서,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또 산불이 규모가 커지면 산불 발생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논, 밭, 공터 등 안전지대로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이처럼 몇 가지 주의사항만 지켜진다면 사소한 부주의와 실수로 인한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산림이 복구되기까지는 수십년, 길게는 수백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모두가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내가 먼저’라는 의식으로 조금만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매년 소방서에서는 산불로부터 도민의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산림 인접 논·밭두렁 소각 금지, 산불예방 홍보 캠페인 등 화재 방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 모든 도민이 언제 어디서든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실천한다면 산불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3월8일 조합 위한 현명한 선택을 바라며

‘의리(義理)’란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또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라고 돼 있다. 실생활에서 친구나 지인 사이의 대화에서 종종 쓰고 있어 누구에게나 익숙한 말이다. 하지만 우린 일상에서 사전적 뜻을 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사람들은 그 의미를 남용하거나 오용하는 경향도 더러 있다. 오는 8일 실시되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도 비슷하다. 농협·수협·산림조합 조합원들만 대상으로 치러지고 후보자들과 가까운 친인척이나 이웃, 친구, 선후배 관계인 경우가 많다. ‘나와 친하다, 잘 안다’, ‘어렸을 때 같은 동네 살았다’ 등 다양한 이유로 ‘사람이 의리가 있지’ 하면서 찍어주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이런 사람 간의 ‘의리’는 입후보 예정자들이 조합원이나 그 가족들에게 금품 및 음식물을 제공하는 ‘돈 선거’가 아직도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돈 선거’ 근절을 위해 선관위는 지금까지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돈 선거가 우려되는 특별관리 지역에 단속 전문 인력을 상주시켜 야간 등 취약 시간대 감시·단속 활동을 강화했다. 또 돈 선거 발생 시 철저한 조사와 함께 고발 등 엄정한 조치를 취했고 선거 막바지인 3월1일부터 8일까지를 ‘돈 선거 척결 특별 단속 기간’으로 정해 모든 감시·단속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선관위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후보자와 선거인인 조합원들이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에 관심을 갖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 학연, 지연, 혈연 등 사람 사이의 의리에 이끌려 찍어주거나 금품을 주고받아서도 안 된다. 후보자 등의 불법 행위를 눈감아 주지 않고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신고 및 제보(국번없이 1390)가 조합의 장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제 몇 밤만 지나고 나면 선거일이다. 선거인들은 우편으로 받은 투표안내문에서 투표소 목록을 확인하고 가까운 투표소에서 투표하면 된다. 코로나 확진 등으로 선거일 격리 중인 선거인도 관할 구·시·군선관위에서 1개씩 운영하는 특별투표소 등에서 투표할 수 있다. 이번 조합장선거에서 ‘의리’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고 조합원들의 현명한 선택이 좋은 조합장을 선출하고 신뢰할 수 있는 조합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스쿨존에서는 어린이가 먼저입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어느덧 개구리가 잠에서 깬다는 경칩이다. 봄 기운이 돌고 초목이 싹트는 계절이 돌아온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겨울방학을 끝내고 개학을 맞아 학교로 등교하는 모습이 하나둘 보이는 요즘이다. 하지만 꽃길만 걸어야 할 아이들이 통학로 주변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한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기 북부지역 어린이 교통사고는 어린이교통안전대책으로 2년 연속 감소하고 있지만 스쿨존(초등학교 주변에 설치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하는 어린이 교통사고는 2021년 24건에서 2022년 34건으로 41%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경기북부경찰청과 파주경찰서에서는 개학기 어린이 교통안전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4월28일까지 2개월간 등하굣길 어린이 안전 취약지역에 경찰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특히 이륜차 인도주행, 신호위반 등을 이동식 캠코더로 단속하고 개인용 이동장치(PM) 무면허운전, 2인 이상 탑승 등 사고 시 치명상을 유발할 수 있는 위반사항을 단속 중이다. 또 방어보행 3원칙(서다, 보다, 걷다)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어린이의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경찰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노후한 교통안전시설을 일제히 점검한다. 이후 바로 조치할 수 있는 시설부터 정비하고 보도가 설치되지 않은 통학로를 일방통행으로 지정하는 등 관련 시설을 개선하거나 보완할 계획이다. 하지만 어린이 스쿨존 사고는 경찰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예방할 수 있다. ‘어린이, 사람에 대한 배려’가 중요시되는 교통문화 형성이 시급한 때다. 어린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충격에도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최소한 신호기가 없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에서는 반드시 일시 정지하고, 정지선 지키기 등 교통법규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 지금 학교 앞길을 건너고 있는 아이는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자녀이며 실제로 나의 가족, 친척일 수 있다. 성숙한 시민들의 스쿨존 어린이 보호 운전으로 봄 햇살처럼 어여쁜 우리 아이들이 교통사고 없이 안전하게 꽃길만 걷기를 바란다. 교통신호기가 없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에서는 반드시 운전자들이 일시 정지할 것을 거듭 당부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 혹세무민이 판치는 나라

사전은 ‘혹세무민’을 “세상을 미혹하게 하고 백성을 거짓으로 속인다”라는 뜻이라 풀이하고 있다. 덧붙여 중국 명나라 말기의 유약우(劉若愚)가 누명을 쓰고 감옥에 있을 당시 억울하고 분한 심정에서 듣기 좋고 입맛에 맞는 말들로 현혹해 사람의 정신을 흔들고 세상을 혼란하게 한다는 즉, 이치에 맞지 않은 궤변으로 이성적인 판단을 방해하는 행태를 일컫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인이 백성을 통치하는 수단으로 혹세무민의 정치를 했던 수많은 사례를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독일의 히틀러가 그랬고, 중국의 권력자들과 제국주의 일본의 위정자들이 그랬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푸틴이 그렇고, 가까이에는 북한의 김정은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그로 인해 수많은 민초(民草)들이 억울한 희생을 당했고 지금도 그 아픔은 도처에 남아 있다. 우리도 그 아픔을 치유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요즘 과연 정의(正義)란 무엇이며 인성(人性)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하는 정치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 최고의 교육 수준을 자랑하는 나라에서 법과 상식을 저버리고 혹세무민과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다른 이는 틀리다)에 올인하고 있으니 한심하고 답답함을 금할 길이 없는 건 필자만의 심정일까. 모든 법과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채택하고 있는 법과 사법시스템을 부정한다면 어렵게 쌓아온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명시하고 있으며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며 대통령이나 정당의 대표는 물론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요즘 정치권에서 ‘유권무죄, 무권유죄’ 또는 ‘유검무죄, 무검유죄’란 신조어가 유행인데, 하루하루를 버겁게 살고 있는 우리 민초들은 마냥 서글플 뿐이다. 죄 있는 자는 법의 심판을 받으면 되는 것이고 억울하면 얼마든지 구제받을 수 있는 절차가 헌법에 천명하고 있는데 무엇이 두려운 것일까. 정치인들이여! 그대들은 국민 세금으로 수많은 특권 속에 살면서 혹세무민하고 있지는 않은지 양심에 손을 얹고 성찰하시라. 한낱 일신의 영달을 위해 국민을 속이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건 아닌지. 그리고 제발 민생이란 말은 입에 담지 마시라. 그대들이 정치를 잘해서가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시장 구석 한편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민초들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기에. 세계 10대 강국 중 하나인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혹세무민의 정치가 판을 치고 당파 싸움에 매몰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가뜩이나 힘든 우리의 미래세대는 무엇을 배우고 자랄지 자못 걱정스러울 뿐이다. 힘 있고, 돈 있고, 권력 있는 정치인들이여, 역사에 죄인이 되지 말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제발 혹세무민하지 마시라!

[기고] 후보자와 조합원에게 드립니다

농협은 언제 생겼고 수협은 언제 생겼을까. 궁금하던 차에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1961년과 1962년 창립된 걸로 알려져 있다. 환갑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임을 금방 알 수 있다. 흔히 60세를 이순(耳順)이라고 한다. 귀가 순해진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불혹(不惑)과 지천명(知天命)을 거쳐 60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고 경지에 도달한다고 한다. 그동안 조합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대내외적인 발전을 거듭했고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선거 환경만큼은 여전히 어른이 되지 못한 듯해 마음이 무겁고 안타까울 뿐이다. 어렸을 적 벼농사를 짓던 시골 부모님이 생각나는 하루다. 농협에서 판매하는 비료 등을 구입해 구릿빛 얼굴로 땀을 겉옷 삼아 농사를 지었다. 늦가을엔 수확한 농작물을 볕에 말린 후 시장으로 아니면 농협 수매창고로 실어 날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현재 우리 생활 주변은 어떨까. 농협에 들러 쌀독에 채울 쌀과 찬거리인 채소를 사야 한다. 국거리로 일품인 한우나 돼지고기 등은 축협에 들러야 제맛이다. 각종 모임이나 바닷가 여행 시에는 생선회를 찾아 수협공판장을 찾는다. 이렇듯 조합은 우리들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동반자로서 뗄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됐다. 후보자와 조합원 여러분. 오는 8일은 선관위가 위탁받아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조합장선거가 있는 날이다. 올해 3회째로 그간 돈선거가 일부 근절되고 선거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는 여론도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아름다운 선거문화를 지킬 수 있을까. 다 함께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몇 가지 당부의 말을 하고자 한다. 후보자는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의 종사자가 피와 땀으로 일궈 놓은 조합의 자존심을 지켜 주길 바란다. 금품이나 향응 제공 등 돈선거에 휘둘리지 말고 오로지 조합과 조합원을 위한 당당한 정책으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 그렇다면 조합원은 무엇을 해야 할까. 그럴리 없겠지만 선물을 제공 받는다거나 관광을 시켜 준다는 제의가 있을 땐 과감히 뿌리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더불어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살핀 후 투표소로 향해야 한다. 부디 이번 선거가 올곧게 치러지고 유능한 조합장이 선출돼 ‘함께하는 100년 조합’의 목적지까지 순항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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