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희 사무총장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모든 당직의 사퇴는 물론 탈당까지 하고, 한나라당은 대표가 나서 대국민사과까지 했지만 국민들의 비난여론은 그칠 줄 모른다. 국회가 제명을 하든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식당 주인인 줄 알았다”는 웃지 못할 해명에 한국음식업중앙회 차원에서 성명을 내며 대응하고 나왔다. 최연희 의원은 사면초가다. 언제까지 의원배지에 집착할 것인가.
근자에 들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전발바리’, ‘시흥발바리’에 이어 아동 성폭력 및 살해사건이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이에 강력 성범죄 예방을 위해 전자팔찌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교롭게도 같은 당이었던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지난 2월 21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1인시위까지 하며 전자팔찌제도를 입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필자는 이번 사건을 보며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첫째는 남녀평등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로 자리잡는구나 하는 것이다. 남존여비로 일컫는 봉건적 사고가 판치던 세상에서는 “남자 아랫도리를 문제삼지 말라”는 식의 남성중심의 편견이 일반적이었다. 강간사건이 나면 “여자가 처신을 어떻게 했길래…” 식의 여성폄하까지 서슴지 않았던 사회였다. 정부부처에 여성부(지금은 여성가족부이지만)가 생긴 것이 5년밖에 되지 않았고, 아직도 대부분의 남성들은 성평등주의(페미니즘)에 대해 피곤한 주장쯤으로 치부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현역 국회의원의 성추행 사건을 바라보는 사회적 관심과 공분은, 성관련 범죄를 ‘허리 아래의 문제’로 개인의 사적 영역으로 치부하지 않고 공인으로서의 모든 자격을 박탈해야 하는 공적 문제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은 성평등주의 관점에서 여성에 대한 성범죄의 심각함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줄 계기가 될 것이다.
둘째로, 여성피해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는 것이다. 사건 현장에서 여기자의 적절하고 즉각적인 대응이 없었다면 이 문제는 묻혀버렸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상대가 국회의원이지 않은가? 하지만 피해자의 용기있는 행동은 성추행 교육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성범죄 피해 여성들이 가슴속으로 분노를 삭이며 상처입은 가슴을 안고 살아왔을까! 이제 제2, 제3의 용기있는 여성들이 등장할 것이다. 아니, 그런 여성이 등장하지 않도록 남성들이여, 성평등주의자가 되자!
/안 민 석 국회의원(열린우리당·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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