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어울리는 따뜻한 책, '마음에 없는 소리' 外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그동안 지쳤던 마음을 위로하고 건강하게 회복시키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은 어떨까. 따사로운 햇볕 아래 봄의 화창함을 느끼면서 읽을 만한 책을 알아본다. ■‘마음에 없는 소리’ 문학동네 신인상 만장일치의 주인공, 2022 젊은작가상 수상한 김지연 작가의 첫 단편소설 ‘마음에 없는 소리(문학동네 刊)’엔 총 9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우리가 해변에서 주운 쓸모없는 것들’, ‘굴 드라이브’, ‘작정기’ 등이다. 단편의 주인공들은 모두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우리가 쉽게 외면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나와 다르다고 소외받고 차별당하는 사람들이다. 책은 학창 시절 겪을 만한 일부터 연인 간의 일, 성소수자가 겪는 일 등 다양한 일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너무 현실적이라 한숨이 나올 때도 있지만 그와 동시에 위로가 되기도 한다. 책은 꼭 필요한 문장으로 상황을 내면화하며 공감을 이끌어내며 독자들이 견뎌낸 것, 겪었던 것을 공유할 용기를 가지게 한다. ■‘글꽃들의 정원’ 윤선, 임연희, 노지은, 행복한선택, 글로쓴, 김유경, 다람쥐, 우민, 찬욱, 박정호, 별솔 등 11명의 작가들이 함께 쓴 이야기를 한데 모은 책이다.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다채로운 색으로 조화를 이뤄 따뜻한 이야기를 피워냈다. 반복된 삶, 가족과 소통, 개인의 소망, 잊을 수 없는 하루, 특별한 존재,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재난, 상실, 위탁가정, 연애 등 한 권에 다양한 주제를 담았다. ‘글꽃들의 정원’은 우리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소소한 일들을 특별하게 보게 하며 독자들의 마음에 또 다른 이야기 꽃을 피우게 한다. ■‘긴긴밤’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긴긴밤(문학동네 刊)’은 어린이를 위한 루리 작가의 그림책이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지만 순수한 주인공들의 모습 속에서 어른들도 진한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책에는 가족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행복하게 살았지만 무분별한 남획으로 세상에 혼자 남게 된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등장한다. 태어나자마자 코뿔소의 손에 남겨진 어린 펭귄을 위해 동물들은 바다에 데려다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여정을 떠나기 시작한다. 책은 우리의 삶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서로 기대고 가족이 되어 주는 것처럼 작지만 위대한 사랑의 연대를 보여준다.

글자의 감동을 무대로…'책' 공연으로 재탄생 하다

따뜻한 봄날,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공연들이 눈에 띄고 있다. 무대 위로 올라간 소설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갈등을 최대한 극적으로 끌고 간다. 어떤 책들이 공연으로 재탄생 했을까. 우선, 국내 누적 판매량 90만 부, 해외 20개국 출간을 기록한 베스트셀러 ‘아몬드’가 오는 5월6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연극으로 재탄생한다. 연극 <아몬드>는 원작의 스토리를 가져왔지만 연극적인 흥미를 끌어내기 위해 작가를 꿈꾸는 ‘윤재’가 훗날 작가가 됐다는 가정을 가지고 시작한다. 윤재를 제외한 등장인물이 작가가 된 윤재를 연기하다. 또한 소설이 주인공 윤재의 시점으로 서술되는 것과 달리 연극에서는 친구 ‘곤이’와 ‘도라’와의 관계성에 주목한다. 기존에 소설을 읽은 독자는 물론 소설을 읽지 않은 관객 모두에게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다. 지난 2월부터 대학로에서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스메르쟈코프> 역시 소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의 세 아들 드미트리, 이반, 알렉세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한 가족의 비극을 담은 책이다. 자신밖에 모르는 탐욕스러운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자식들의 유년 시절은 불행하기만 하다. 뮤지컬 <스메르쟈코프>는 아버지 표도르를 살해한 후부터 시작된다. 며칠간 긴 발작을 시작한 스메르쟈코프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 곳에서 긴 여행을 시작한다. 표도르의 제안으로 시작한 모스크바 요리학교부터 학비를 벌기 위해 일했던 공동묘지에서 자백을 이끌어내는 고문 기술자, 죽은 자의 고백을 들어주는 조시마 장로 등 다양한 사람들의 만남을 그려냈다. 이 시대 최고의 어린이청소년문학가 이금이 작가의 첫 청소년 소설이자 대표작인 ‘유진과 유진’이 이달 22일부터 오는 8월까지 고양과 서울지역에서 뮤지컬로 재탄생 한다. 공연은 소설과 같은 내용으로 아동 성폭력이라는 소재를 풀어냈다. 모범생인 ‘작은 유진’과 털털하고 구김살 없는 ‘큰 유진’은 중학교 2학년 같은 반을 배정받는다. 같은 유치원을 다녔던 작은 유진은 큰 유진에게 반갑게 아는 체를 하지만 작은 유진은 잘못 본 것이라며 외면한다. 무대 위 같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두 명의 유진이 관객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힘들어도..위로와 희망은 시집의 힘" 삶을 렌즈로 들여다 본 시선들

긴 겨울에서 깨어나 봄을 맞았다. 자신만의 봄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가져다 주는 것은 시의 힘이다. 삶에서 건져 올린 시어로 위로를 건네는 신작 시집들이 눈에 띈다.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영혼을 울리는 시어로 많은 사랑을 받은 류시화 시인이 네 번째 시집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수오서재 刊)을 펴냈다.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이후 10년 만에 펴낸 신작 시집이다. 류시화 시인의 시에는 시적 깊이와 감동, 절제된 언어에 깃든 슬픔과 아름다움,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강인한 힘이 있다. 30대와 40대를 인도와 네팔 등에서 보낸 그는 쉬우면서도 영혼을 울리는 시어(詩語)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70편이 실린 신작 시집에서도 이런 특징을 살렸다. 「초대」 「살아남기」 「너는 피었다」에 위로받고 「그런 사람」 「저녁기도」 「얼마나 많이 일으켜 세웠을까」로 삶의 본질을, 「숨바꼭질」 「슬픈 것은 우리가 헤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헤어진 방식 때문」에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한다. 섬세한 언어 감각, 자유로운 시적 상상력이 빛난다. 시인의 통찰력에서 한 자 한 자 길어 올린 시어는 굴곡진 인생을 노래하듯 와 닿는다.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시집> 아직 사무실 공간이 낯선 신입사원 A씨에게 점심시간은 해방 시간이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긴장감에 절반의 해방이지만 꿀맛 같은 휴식시간임은 분명하다. 전쟁같은 아침을 보낸 주부 B씨에겐 혼자있을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 늦은 아침을 맞는 C씨에겐 이 시간이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어느 사업가에겐 고객사와 만나 새로운 계약을 성사하는 시간, 바로 점심시간이다. 지난 2월 출간된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시집>(한겨레출판사 刊)은 시인 9명이 점심시간에 써내려간 시집이다. 점심의 고유한 시간성과 다채로운 풍경들을 들여다보는 시적 세계가 흥미롭다. 강혜빈, 김승일, 김현, 백은선, 성다영, 안미옥, 오은, 주민현, 황인찬 시인은 시 다섯 편을 통해 매일 반복되는 점심의 시간과 공간에 새로운 질감과 부피를 더한다. ‘사람들은 어디 먼 곳에 가고 싶다고 했다 모두가 정말 맞는 말이라고도 했다 / 그러나 점심에는 모두가 묶여 있죠 잠시 어딘가로 떠났다가 또 금방 돌아오죠 식당과 공원은 너무 가깝고 공원은 회사와 너무 가까워서 다들 정신이 없었어요’ (황인찬, 「만남의 광장」)처럼 우리의 삶과 풍경을 비춰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신간소개] 곽병선 한국소액주주연구회 수석부회장이 전하는 '리더십 에피소드'

벤처기업의 성공확률은 5% 미만이다. 많은 사람들이 꿈과 비전을 품고 창업하지만 불행하게도 실패하는 기업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여전히 꿈을 위해 도전하는 한국소액주주연구회 곽병선 수석부회장의 신간 <리더십 에피소드>가 눈길을 끈다. 곽 부회장은 지난 1998년 국내 바이오산업의 태두라 할 수 있는 뉴로테크(현 지엔티파마)의 초대 CEO로서 5년의 재임 기간에 신약개발의 성공 가능성 0.01%에 도전했다. 지금의 지엔티파마가 역경을 극복하고, 국내 최고 수준의 신약개발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경영자의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다. 책에는 리더십을 주제로 한 45개의 단편 주제가 담겼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리더가 조직을 통솔하기 위해 필요한 사색의 장을 제공한다. 곽 부회장이 리더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는 주제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인상 깊다. 곽병선 부회장은 “리더의 처신과 행동의 근간은 인간관계의 중요성”이라며 “친화적·민주적·선도적 리더십을 통해 조직원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로 이 책을 미래의 리더들에게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간소개] 얼어붙은 행복

전 여주교육장을 지낸 뒤 성균관대학교에 재직 중인 정종민 겸임교수 ‘얼어붙은 행복’을 펴냈다. 이 책은 40여 년에 걸친 저자의 교육 철학과 사상, 독서 편력으로 완성된 기록물이다. 아름다움을 향한 진주의 삶이 어쩌면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삶과 맞닿아 있다는 시선에서 사색을 통해 승화되고 융해된 인문 수상록이다. 흔히 진주는 얼어붙은 눈물(Frozen Tears)로 불린다. 진주는 모래알이 조갯살에 박히면서부터 시작되는데 이때 조개는 자신의 피라고 할 수 있는 나카(nacre)라는 생명의 즙액을 분비, 모래로 인한 상처를 감싸면서 모든 이물질을 녹여버리고 상처를 치료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하나의 아름다운 진주가 탄생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처럼, 이 책을 통해 외부에서 주는 시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시련에 대한 내적 반응임을 주지한다.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는 것은 시련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자세임을 강조한다. 흔히 사람은 어렵고 힘들 때 모든 상황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운명은 외부에서 오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신의 마음에 있다.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고 삶을 알차게 경영했을 때 성공의 문턱에 한 발짝 들여놓는 것이다. 특히 성공한 사람은 대부분 혹독한 역경과 시련을 극복한 사람들이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있어 역경과 시련은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다. 최악의 장애는 인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열악한 환경을 ‘걸림돌 때문에’로 생각하는 부정적인 삶보다, 걸림돌에도 이를 ‘디딤돌 삼아’ 미래를 열어나가는 긍정적인 삶이 더 아름다운 모습이다. 저자는 책에서 이 같은 인생 갈라잡이를 제시한다. 저자 정종민 교수는 “얼어붙은 행복은 당신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 그 정보로부터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정신적 필독서로서 많은 독자들에게 긍정의 에너지와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그동안 신문⋅잡지에 수많은 칼럼을 기고했고, KPO 명강사로 활동 중이다. 사색의 나무, 값 1만5천원

지속가능발전목표의 모든 것, 이창언의 'SDGs 교과서'

지난 2015년 유엔 총회가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빈곤, 성평등, 질적인 교육, 산업, 혁신, 인프라 등 전 세계인의 공동과제를 위해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다. 우리는 어떻게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까. 이러한 의문을 해결해 줄 책이 있다. 지난 15일 출간된 이창언 한국지속가능발전학회 대학협력위원장의 <SDGs 교과서>다. 한국 NGO 학회 이사를 맡고 있기도 한 저자는 SDGs의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지속가능발전이 주목받는 이유와 SDGs 시대의 의미, 세부 목표, 각 섹터(정부, 기업, 시민사회, 대학)의 역할과 과제, 국가-도시에서의 SDGs 이행실천 기법, 일상에서의 실천 등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한다. 15장으로 구성된 책은 전반부엔 SDGs의 이론적인 논의를 다루고 있으며 후반부에선 SDGs 실행과 관련된 주제를 다룬다. 특히, 책 속 저자의 풍부한 경험이 사례가 돼 이론과 실천을 연결해준다. 이창언 위원장은 “SDGs의 목표달성을 방해하는 여러 제약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교육”이라며 “새로운 정책, 규제, 관행, 생활양식, 습관, 사회, 환경적 조건 등을 개선해 사회문제의 우선순위 선정과 해법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우리 한국 사회의 발전을 위한 글로벌 의제를 형성하고, 기업이 사람과 지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극대화하면서 어떻게 지속가능 발전의 진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정부 정책은 물론 기업의 경영과 우리의 일상에서까지 SDGs를 위한 가이드 북이다.

어른의 마음을 훔쳐간 그림책들 '괜찮아, 나의 두꺼비야'

지난 21일(현지시간) 이수지 작가가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아동문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안데스센상을 수상하면서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지난 23일 자사 도서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이 작가의 책들이 전주 평균 대비 154배 가량 더 많이 판매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림책은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림과 함축적인 이야기 속에 담아내는 글로 마음을 움직인다. 그림책을 보는 어른들이 최근 늘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시대를 읽어내고, 닫힌 마음을 녹여내는 그림책들을 선정해봤다. ■괜찮아, 나의 두꺼비야(이소영 글그림·글로연 刊) 나와 성격과 취향이 다른 친구,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보며 질투심을 느껴본 적 누구나 한두번쯤은 있을테다. <겨울 별>, <여름>, <여기, 지금, 함께> 등을 쓰고 그린 이소영 작가는 관계의 엉킴과 그 속에서 받은 상처, 오해, 용서, 진심의 이야기와 감정을 그림과 글로 세밀하게 담아냈다. 깊은 숲 속 연못가에 오랜 친구인 흰 두꺼비 하양과 빨간 두꺼비 빨강이. 하양이는 명랑하고 사교적이며 친구들과 어울리길 좋아했지만, 빨강이는 집에서 조용히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했다. 하양은 빨강이 자신의 동의없이 멀리있는 친구들을 초대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자신의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던 빨강이는 돌을 집어던지고 우연히 하양이가 맞고 만다. 작가는 관계의 경계선을 넘어가며 몰아붙이는 빨강의 독점적 사랑과 그에 따른 죄책감, 부끄러움 등을 그림과 글로 담아냈다. 특히 강렬하게 대비되면서도 따뜻한 색감으로 표현한 숲 속과 주변 동물 친구들, 홀로 남겨진 빨강의 표정 등을 세밀하게 살려 주인공들의 감정과 글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하다. 작가 이소영은 <그림자 너머>로 2014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됐고, <여름>은 2021년 화이트레이븐스에 선정됐다. ■연이와 버들도령(백희나 글그림· 책읽는곰 刊)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동화작가이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백희나 작가의 신작이다. 책은 우리 옛이야기 〈연이와 버들 도령〉을 백희나 작가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우선 강렬하고 눈을 뗄 수 없는 그림이 마음 한 편을 흔든다.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에서 선보였던 닥종이 인형, <장수탕 선녀님>에서 선보였던 인형과 실사의 혼합 등의 기법이 총망라 되면서 마치 살아움직이는 것 보다 더 살아있는 듯한 감정을 표현해낸다. 옛이야기 속에서 의붓딸 연이는 초인적인 조력자 버들 도령을 만나 계모가 던져 주는 시련을 극복하고 행복을 쟁취한다. 백희나 작가의 책에선 '계모' 대신 '나이 든 여인'이 나온다. 또한 연이를 중심으로 나이 든 여인과 버들 도령과의 관계 설정부터 결말까지 색다른 서사를 창조해냈다. 고립과 단절의 시간을 딛고 일어난 성장과 희망의 이야기는 백 작가만의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색채들로 더욱 빛난다.

[저자와의 만남] ‘독자를 위한 이야기를’…<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작가

어떤 작가는 영롱한 문학성을 위해, 어떤 작가는 철학적 고민에 대해 글을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직 독자들을 위해 소설을 씁니다.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과 삶의 재미와 의미를 나누기 위해서죠. 오늘도 쓰겠습니다. 계속해서 이야기를 함께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불편한 편의점의 김호연 작가는 지금 이 시대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예스24 올해의 책, 밀리 독서 대상 올해의 오디오북 1위 등 지난해 4월 불편한 편의점을 출간한 이후 지난해 연말부터 상승세를 타 5주째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다. 불편한 편의점은 청파동 골목 모퉁이의 작은 가게, 서울역 노숙인이었던 독고가 편의점의 야간알바를 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소설이다.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준 책이라는 독자 리뷰에서 알 수 있듯 힘들게 살아낸 오늘을 위로한다. 코로나19 이후 고독과 불안을 더욱 예민하게 느끼게 된 우리에게 독고와 편의점 사장 염 여사의 우정을 통해 치유의 손길을 내민다. 자신을 전천후 스토리텔러라고 소개하는 김호연 작가는 20년간 불편한 편의점을 비롯해 망원동 브라더스, 연적, 고스트라이터즈 등 다양한 소설과 시나리오를 써왔다. 제주도에서 차기작을 준비하며 유선 인터뷰에 참여한 김호연 작가는 흥행은 신의 영역이라 자세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꾸준히 집필해온 것을 인정해주시는 것 같다며 입소문으로 많은 독자들이 생긴 것이 기쁘며 앞으로 독자들이 주변에 추천해 주는 책이 됐으면 한다고 불편한 편의점 흥행 소감을 전했다. 김 작가의 말처럼 그의 작품은 주변으로 퍼지게 하는 힘이 있다. 그는 지난 2013년 소설가로 데뷔, 9년간 다섯 편의 장편 소설을 꾸준히 출간해왔다. 특히 김 작가는 휴먼 터치 작품과 스릴러 소설 등 두 가지 색채를 다룬다. 서로 다른 장르이지만 모두 그가 좋아하는 장르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구현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이야기다. 소설이지만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독자들과 밀착해 쉽게 읽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람과 사람은 연결돼 있어요. 단단한 개인들이 서로를 도우면 불편한 세상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불편한 편의점은 휴먼 드라마로 이러한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죠. 작품 구상 역시 김호연 작가만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소재나 설정이 되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뒤 세계에 맞는 캐릭터와 삶의 이야기를 구상한다. 김 작가는 처음 떠오른 아이디어가 무엇인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캐릭터를 먼저 떠올리고 그에 맞는 설정과 세계를 찾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소설 속 세계에 맞게 캐릭터의 삶을 써내려 간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꾸준한 활동을 해왔던 것 처럼 그는 지금도 차기작 작업에 한창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김호연만의 이야기, 따뜻한 이야기를 다룬다. 김 작가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며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주말에 떠나볼까? 여행작가 정지효의 ‘열 두 달 남도여행’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냥 심심하고 시간이 남아서,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며 쉬고 싶어서, 날씨가 좋아 풍경을 구경하고 싶어서,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고 싶어서. 그만큼 여행을 누구와 얼마나 어떻게 가는지도 중요할 테다. 내가 사는 동네와 가까운 곳으로 짧게 다녀올지, 한 번도 머물어본 적 없던 먼 곳으로 길게 향할지, 여행의 모든 부분이 제마다 각양각색일 수밖에 없다. 이곳엔 이런 여행지가 있다는 걸 소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여행 방송과 여행 에세이다. 작가들의 취향이 듬뿍 담긴다. 남도를 메인으로 한 책이 눈길을 끈다. TV 방송작가이자 여행작가로 활동 중인 정지효 저자의 열 두 달 남도여행이다. 정 작가는 주변에서 종종 던지던 이번 주말에 어디 갈까?하는 가벼운 질문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고 했다. 왠지 각자 취향에 맞는 여행지를 추천해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있었다. 그는 추천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라기보다 남도에는 꼭 가봐야 할 여행지가 정말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우리나라 인구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단다. 꽃밭이 된 신안의 섬, 신비의 약수가 기다리는 광양 백운산, 보배섬 진도가 품은 작은 섬 둘레길 등 하루면 어디든지 오갈 수 있는 세상인 만큼 근사한 여행지로 추천한다. 정 작가는 남도를 두고 아름다운 바다와 멋진 산, 그리고 오랜 역사가 깃든 땅까지 무엇 하나 빠질 게 없는 완벽한 여행지라고 설명했다. 방송을 통해 소개했던 여행지를 엮다 보니 금세 달력 하나가 만들어져 이번 책까지 내게 됐다. 그는 매일 열심히, 보통의 날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열 두 달 남도여행이 좋은 여행 친구가 되길 바란다고 한다. 정지효 작가는 예쁘고 고운 남도를 전국에 많이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언젠가 열 두 달 경기여행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새로운 시작 3월, 따뜻한 봄처럼 위로를 전하는 책

지친 몸을 이끌고 매서운 바람을 헤쳐가며 도착한 집에서 위로해준 것은 책이었다.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을 깨우는 책으로 봄을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따뜻한 문장들로 채워져 일상을 위로해 줄 책을 꼽아봤다. ■엄마에 대한 잔잔한 그리움, 엄마 박완서의 부엌 :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 한국문학의 어머니, 소설가 박완서를 그리워하는 그의 맏딸 호원숙 작가의 엄마 박완서의 부엌 :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은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쓴 책이다. 호원숙 작가는 박완서의 필력을 물려받아 수필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온화하면서 힘 있는 문장으로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려왔다. 책은 호원숙 작가가 엄마와 부엌에서 함께 했던 기억, 같이 정성껏 차려 먹었던 밥 등 잔잔한 일상에서 나타난 그리움이 담겨 있다. 다정하면서도 단정한 글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특히, 책에는 호원숙 작가가 틈틈이 그린 그림도 함께 있다. 화려한 기교는 없어도 손끝에서 묻어나는 진심과 따뜻한 사랑을 꽃잎 하나하나로 표현했다. 호원숙 작가는 책에 아치울 노란집 마당의 꽃과 나무, 오래전 마당에 심은 꽈리, 어머니가 아끼던 그릇 등 그림으로 그려 평온한 엄마의 느낌을 담아냈다. 특별하게 멋을 부리거나 인위적으로 가공하지 않아 그의 잔잔한 글과 유유히 흘러간다. ■나를 위한 마음가짐, 나에게 고맙다 200만 독자가 사랑하는 전승환 작가의 데뷔작인 나에게 고맙다는 지난 2016년 출간 이후부터 지금까지 에세이 베스트 자리를 지켜왔다. 전승환 작가는 나에게 고맙다를 따뜻한 문장으로 채워 어떤 위로보다 깊이 마음을 어루만진다. 책은 제1장 나를 잃지 않기를, 제2장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날들, 제3장 반짝반짝 빛나는, 제4장 나에게 고맙다 등 총 4섹션으로 구성됐다. 나를 잃지 않기를에서는 나의 오늘을 채우는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돌아보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날들에서는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을 향한 다정한 시선을 나눈다.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는 나를 둘러싼 빛나는 감정들을 발견하고, 나에게 고맙다에서는 나를 위한 삶을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해 고민한다. 지금까지 한 번도 스스로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보지 못했다면,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한 마디 소중한 위로를 건네고 싶다면 나에게 고맙다를 통해 위로와 감동을 느껴보자.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게 우리 사회는 외향적인 성격을 선호한다. 원활한 소통, 밝고 명랑한 사람이 사회생활을 잘한다고 믿는다. 반면에 내향적인 성격은 소심하다, 예민하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등 부정적인 수식어를 붙이며 부족하고 사회에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정교영 작가의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게는 그동안 내향인들이 사회에서 받은 고충과 어려움을 헤아려주고 그동안 사회에서 받은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한다. 정 작가는 "내가 세상의 일부분이듯 내향성도 나의 일부분임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우리는 온전히 나를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정교영 작가의 마음이 담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게를 통해 자신의 내향성을 외면하거나 무시하느라 상처받고 지친 스스로를 돌보고 치유할 수 있다. 또한 책은 내향적인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향적인 사람들도 책을 통해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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