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하나님 닮았어요

어느 날 3살짜리 아들을 둔 젊은 부부가 찾아왔다. 그 부부는 잦은 부부싸움으로 위기위식을 느끼고 있었다는데, 싸움은 늘 이렇게 시작되었다. 3살짜리 아들이 늘 말썽을 부리면서 엄마를 많이 피곤하게 했던 모양이다. 어느 날 남편이 TV앞에 앉아있는데, 아내의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어유, 이 애는 왜 이렇게 지저분해! 꼭 지 아빠를 닮았다니까!” 그 말을 들은 아빠는 TV에서 눈을 떼지 않고 그저 잠자코 있었지만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잠시 후 아내가 간식을 가져왔는데, 과자 그릇을 통째로 집어 들었던 아이가 그만 그릇을 엎지르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물 컵까지 발로 차버리자 방바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남편은 그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저 녀석은 지 어미를 닮아 욕심이 많아!” 이 말을 들은 아내는 화가 났다. “뭐라고요, 내가 욕심이 많다고요?” 이렇게 해서 부부싸움은 늘 끊이지 않았다. 아들이 조금만 잘못된 행동을 하거나 말썽을 부리면, 부부는 서로의 모습 속에서 단점만을 찾았다. 갈수록 부부는 거친 말로 싸우기 시작했고, 서로를 보기 싫어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부부는 아들 앞에서 본도 되지 않고, 결혼 생활이 깨지겠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는 나를 찾아온 것이다.

나는 두 분에게 하나님 말씀을 나누어 주었다. 신약성경 에베소서 2장 10절에 보면 “우리는 그의 만드신 바라”고 선포하고 있다. 나는 두 분에게 새로운 눈으로 자기를 보는 훈련과 신앙상담을 해주었다. 그리고 간절히 기도를 해 주었다. 두 사람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믿음의 눈으로 자기 자신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자기 자신을 보면서 못마땅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눈은 좀 더 컸어야 하는데, 키는 또 왜 이렇게 작아! 살결은 좀 더 하얗게 되었으면, 코는 좀 더 오뚝하고 말이야…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께서 손수 창조하신 하나님의 위대한 예술품이란 사실을 잊고 있다. 자신의 모습을 ‘나는 하나님의 놀라운 걸작품이야’ 라며 믿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만이 내 옆 사람의 모습 속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하나님을 닮은 위대한 걸작품으로 말이다.

이제 부부는 긍정적인 말을 하기 시작했고, 장점을 찾으려 노력했다. 어느 날 이 부부가 아들을 데리고 다시 찾아왔다. 이제는 4살이 되어 제법 의젓한 아들에게 이렇게 물어보았다. “너는 누구를 닮았니?” 그 아이는 귀여운 입술을 쑥 내밀면서 대답했다. “하나님 닮았어요.”

/권 영 삼 수원영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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