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도 복지 경기도’의 시작은 GTX-C 착공이다

경기도내 12개 철도 노선이 궤도에 올랐다. 제2차 도시 철도망 구축 계획 반영이다. 12일 국토부가 최종 승인·고시한 청사진이다. 1차 계획에서 밀렸던 6개 노선과 함께 신규 6개 노선이 반영됐다. 총연장 104.48㎞에 총사업비는 7조2천725억원이다. 김포·광주·용인·고양·시흥·성남·수원 등이 혜택 지역이다. 경기도 도시 철도 건설의 중장기 청사진이 본격 가동될 것으로 경기도는 설명했다.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와 다른 ‘철도 고통(苦痛)’이 있다.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는 GTX-C 노선이다. 민간투자(BTO) 방식으로 컨소시엄 주간사는 현대건설이다. 지난해 1월25일 의정부에서 착공식까지 열었다. ‘2023년 착공, 2028년 완공’ 일정도 공표했다. 그래 놓고 2년 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이런저런 분석은 많지만 문제의 출발은 돈이다. 민간은 ‘공사비 급등’에, 국토부는 ‘중재안 도출’에, 기재부는 ‘형평성 부담’에 막혀 있다. 의정부시민들이 참지 못하고 일어섰다. 4일 ‘GTX-C 조속 착공 시민 결의대회’를 했다. 시민들이 “정부가 조속히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 정책 신뢰 회복을 위한 즉각 착공, 출퇴근 고통 해소를 통한 저녁이 있는 삶 보장, 개통 시기 단축을 위한 최우선 추진 등의 시민 요구를 채택했다. 이게 어찌 의정부시민만의 요구 사항이겠는가. GTX-C를 향한 경기 북부 전체의 갈망일 것이다. 또 다른 형태의 부작용도 감지된다. 10월 회천중앙역 파라곤 특별공급 청약이 있었다. 544가구 모집에 42명만 지원했다. 1순위 청약에서는 803가구 모집에 134명 신청했다. 2순위 청약에서도 청약률은 7.6%였다. 라피아노 스위첸 양주 옥정도 미분양으로 3억원대 가격 할인까지 제시하고 있다. 지웰 엘리움 양주덕계역도 1천319가구 모집에 156명만 신청했다. GTX-C 지연이 부동산 시장까지도 얼어붙게 했다. 사업시행자는 급등한 물가를 반영한 계약을 원한다. 국토부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어느 정도 수긍한다. 기재부는 ‘규정도 없고 형평도 안 맞는다’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런 이견이 오가면서 2년을 허송했다. 최근에는 재정 사업으로의 전환 얘기도 흘러나온다. 물론 이것도 책임 있게 나온 얘기는 아니다. 이쯤 되면 ‘지연된 일정’이라도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부작위’, 이게 바로 복지부동의 전형이다. 철도 노선 12개가 입안(立案)됐다. 중요하다. 착공식 끝낸 철도 노선이 멈춰 있다. 더 중요하다. ‘철도 복지’ 경기도의 출발은 GTX-C 노선 착공이다.

[사설] 수원FC, ‘이사(理事)’들이 축구했나

수원FC에 ‘책임의 시간’이 와 있다. 6년 만의 리그 강등에 대한 책임이다. 이사장 이하 이사진 전원이 사임했다. “구단 수뇌부는 그 어느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사회부터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공식 입장이다. 결단의 취지를 존중한다. 그런데 책임의 크기는 잘 모르겠다. 적정성이 선뜻 와 닿지 않는다. 이사회에 그럴 만한 권한이 있었나.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었나. 수원FC 역사에는 명확한 구획이 있다. 2013년 이후 2020년까지다. 대체로 2부 리그 시절이다. 2016년 승격했지만 곧바로 강등됐다. K리그1 역사는 2021년부터 시작이다. 2025년까지 다섯 시즌을 연속 지켰다. 성적은 2021년 5위, 2022년 7위, 2023년 11위, 2024년 5위, 2025년 10위다. 현 최순호 단장—김은중 감독체제는 2023 시즌부터다. ‘첫해 추락 위기—이듬해 5위—셋째 해 10위 강등’이었다. 등락이 크다. 전임 김호곤 단장 체제가 이룬 성적도 있다. ‘승격-5위-7위’라는 호성적이었다. 이승우 선수의 성공적 영입도 이 시기에 있었다. 시(市)가 김호곤 단장 체제와 2022년 말 결별했다. 이 과정에서 팬들의 우려와 반대가 있었다. 수원FC 공식 서포터스인 리얼크루가 그 핵심에 있었다. 이후 성적이 좋지 않았다. 2024년 5위라는 성적은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두 시즌은 ‘강등권(잔류)-강등권(추락)’이었다. 책임론의 중심이다. 여기에 주목할 주장도 있다. 주장 이용 선수의 발언이다. “프런트부터 바뀌어야 한다.” 감독은 경기를 만들고 프런트는 판을 만든다. 선수 영입·방출·연봉, 이적 전략, 행정 지원.... 많은 업무가 프런트에 있다. 시민구단에서의 프런트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이용 선수가 ‘프런트 변화’를 꼭 집은 배경은 알 수 없다. 언론도 ‘작심 발언’이라고 평했지만 구체적 내용을 보도한 바는 없다. 하지만 중하게 듣고 토론해야 할 부분이다. 안타깝다. 2026년 K리그1 지도에서 수원은 지워졌다. 수원삼성도 1부 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팬들의 실망이 크다. 하지만 두 팀 사이에는 엄존하는 차이가 있다. 수원삼성은 기업이 주인이고, 수원FC는 시민이 주인이다. 수원삼성은 자금으로 운영되고, 수원FC는 세금으로 운영된다. 수원삼성의 책임은 기업이 묻는 것이고, 수원FC의 책임은 시민이 묻는 것이다. 그래서 수원FC의 책임이 축구와 행정에 걸쳐 있는 것이다. 이사회가 ‘구단 수뇌부 책임’을 얘기했다. 선수 대표가 ‘프런트 변화’를 언급했다. 속 시원히 말해야 하고 함께 토론해야 한다. 패배를 당당히 내 건 대화의 장(場)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2027년에 승리한다.

[사설] 1인 가구 시대, 고독사 예방대책 절실하다

고령화·만혼 등으로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800만을 넘어선 시대가 됐다. 지난 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804만5천가구로 전년 782만9천가구 대비 2.8%인 21만6천가구가 늘어 역대 최대 규모가 됐다. 4년 전인 2020년 664만3천가구에서 2024년 무려 약 140만가구가 증가했다. 전체 2천229만4천가구 중 1인 가구 비중도 36.1%로 0.6%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 경기도는 전국에서 1인 가구가 최대 비중이다. 지난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1인 가구는 177만5천가구로 전국 1인 가구의 22.1%가 집중돼 있다. 인천시 역시 5.1%인 41만2천가구로 전국 6위다. 문제는 1인 가구의 증가로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외로움과 고립감에다 우울증까지 노출되기 쉬워 우울증 환자 수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로 인해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다. 11월2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는 3천924명으로 2023년의 3천661명보다 263명(7.2%) 늘어났다. 경기도의 경우 역시 1인 가구의 최고 비중과 함께 고독사 사망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는 2023년 922명, 2024년 894명이며 인천시도 지난해 260명이 고독사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는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렇게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고독사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경기도는 물론 기초지자체에서 이에 대한 예방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가 고독사 증가세 대응을 위해 추진 중인 전담 TF(가칭)가 2년째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도 차원의 고독사 예방 사업(1개)과 전담 인력은 1명뿐이다. 도가 이런 실정이니 시·군 간 관리 정책 협의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비해 인구 규모와 1인 가구 수가 경기도에 이어 전국 2위인 서울시는 2022년 ‘사회적 고립가구지원센터’ 설치를 거쳐 올해 1월부터 전국 최초로 광역단위 ‘고립예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시도 지난 11일 민관이 함께하는 ‘외로움 대응단 발대식’을 열고 내년 1월에 ‘외로움돌봄국’을 신설, 1인 가구의 고립·고독사 문제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인력과 재원을 조속히 확보,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고립·고독사 예방대책을 적극 마련하기 바란다.

[사설] ‘밥값’에 예산 멈춰 세운 고양시의원 11명 이름

고양특례시의회 예결특위 의원은 11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이 6명, 국민의힘이 5명이다. 위원장은 정민경 의원(민주·고양바), 부위원장은 고부미 의원(국힘·고양라)이다. 고덕희(국힘·고양사)·공소자(민주·고양아)·김민숙(국힘·고양나)·김수진(국힘·고양타)·송규근(민주·고양라)·신인선(민주·비례)·엄성은(국힘·고양아)·임홍열(민주·고양가)·최성원 의원(민주·고양카)이다. 여야 정당 구분 없이, 옳고 그름 판단도 없이 그 명단을 밝힌다. 고양특례시의 2026 예산을 뭉개고 있는 의원들이다. 시급히 처리해야 할 예산안이다. 뒷골목 도로 포장 예산까지 포함된 3조5천억원이다. 2025년도 20일 남은 11일 오전까지 멈춰 있다. 문제는 여야 갈등이고 그 시작은 밥값이다. 심의를 진행하던 8일 점심 시간이었다. 국민의힘이 단체식사를 거부하고 따로 먹겠다고 했다. 비용은 위원회 예산으로 결제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이 안 된다고 했다. 회의는 산회됐고 3일째 이렇다. 양측의 밥값 투쟁은 옮겨 적기에도 민망하다. 다만 시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옮겨 보겠다. 국민의힘이 9일 밝힌 보도자료다. “위원장(민주당)이 법적 근거 없이 개별 식사 불허를 고집하고 의원들의 식사 방식을 통제하려 한다. 월권이다.” 여기에 밝힌 위원장의 반박은 이렇다. “유권해석 결과, 식사 안내는 위원회 명의로 하고 장소 결정은 위원장에게 보고하고 결심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국힘이 (문제를 끌어) 회의가 중단됐다.” 어떻게 해석해도 어이없다. 국민의힘은 ‘우리끼리 먹을 테니 카드 달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같이 안 먹으면 카드 안 주겠다’는 것이다. 개인 돈으로 먹으면 안 되는 것인가. 카드 주면 감옥이라도 가는 것인가. 결국 이 논쟁이 법률 전문가에게까지 갔다. 시의회 사무국이 3명의 자문 변호사에게 의뢰했다. 당연히 자문료가 지급되는 변호사다. 시민의 혈세다. 그 사이 12일이면 제299회 제2차 정례회도 끝난다. 처리가 어려워졌다. 이뿐이면 말을 안 한다. 예산 심의 마찰은 고양특례시의회 연례행사다. 2022년 ‘예산안·임시회 파행·지연’, 2023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등원 거부·집단 행동’, 2024년 ‘새해 본예산 심의 대규모 삭감을 둘러싼 충돌’ 등이 있었다. 예산 견제라는 의회 기능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유독 고양특례시의회에서 거칠게 반복되는 파행의 역사다. 그러더니 2025년에는 ‘밥값 파동’까지 왔다. 이거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닌가. 옳고 그름을 우리가 판단하지 않겠다. 중요하지도 않다. 민주당 주장, 국민의힘 주장도 그들만의 논리다. 진짜 매섭게 판단할 것은 유권자다. 5개월 뒤 투표장으로 이어질 표심이다. 의회라는 익명성에 숨어 있는 실체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 판단에 도움을 주고자 11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사설] 李정부, 평가원장 사임으로 교육 방향 내보이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임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책임이다. 이번 수능 영어 영역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3.11%에 그쳤다. 수험생 숫자로는 1만5천154명이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치다. 상대평가일 때 1등급 비율인 4%보다도 낮았다. 지난 6월 모의 평가 영어 1등급 비율도 19.1%였다. 16%포인트 차이로 ‘널뛰기 난이도’ 지적이 있었다. 이 같은 ‘불(火)영어’로 수시 최저 등급을 맞추지 못하는 혼란이 초래됐다. 지난 8일 교육부가 수능 출제 과정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교진 장관은 9일 국회에서 “(수능 영어) 난이도 조절 실패 원인에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출제진과 검토진 사이에 이견이 없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장관의 국회 발언 하루 만인 10일 오 원장이 사임한 것이다. 그는 ‘절대평가 취지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오 원장은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 8월 취임했다. 임기 3년을 8개월여 앞두고 퇴임했다. 평가원장의 중도 하차가 특별할 건 없다. 역대 평가원장이 11명 있었고 이 가운데 8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대부분의 사유는 ‘복수 정답’, ‘출제 오류’였다. 명백한 오류와 혼란 야기에 대한 책임 연계가 분명했다. 수능의 난이도가 사임의 유일한 원인이 된 것은 이례적이다. 수능 전 과목이 아니라 특정 과목의 난이도가 문제 된 유일한 사례다. 역대급 불수능으로 여겨지는 게 2019년 수능이다. 2018년 11월 시행된 시험의 국어, 수학, 영어가 다 어려웠다. 2022년 수능은 코로나 상황과 맞물려 논란이 컸다. 파행 수업으로 학습 격차가 커진 상황에서 불수능이 치러졌다. 역시 국어, 수학, 영어가 모두 어려웠다. 불수능 때마다 전문가들은 비슷한 우려를 내놨다. 고교 교육과정 이탈 가능성, 학생·학부모 혼란 극대화 등이었다. 특히 사교육 의존도 증가 우려가 중심에 있었다. 반대로 ‘물(水)수능’ 논란도 심심찮게 제기됐다. 2012, 2015, 2023년도 수능이 그런 경우다. 이때 문제는 정시 경쟁 과열, 대학별 눈치 싸움 등이었다. 결국 판단은 당해 정권의 교육 이념과 결부된다. 사교육과 공교육, 수월성 교육과 평준화 교육의 선택이다. 이번 오 원장 사임에는 교육부의 보여준 일련의 메시지가 있었다. 그만큼 사교육 근절, 평준화 교육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가치가 발현된 것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사설] 고양시의회, 밥값 1만원에 3.5조 심의 중단

흔한 ‘밥그릇 싸움’도 아니다. 달랑 ‘밥값 싸움’이다. 고양특례시의회 예결특위가 저지른 사달이다. 8일 예결특위 정회 중에 식사 자리 이견이 있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밥을 따로 먹겠다고 요구했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결제 카드를 줄 수 없다고 했다. 식사를 따로 할 때 시의회 경비를 사용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결국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예결특위는 산회됐다. 대한민국에 밥값 때문에 산회된 의회가 있었나. 지방의회 의원의 식대는 자체 규정으로 정하고 있다. 일반 회의 식사는 한 끼 상한이 1만~2만원이다. 외부 인사 간담회 때는 3만원 전후다. 업무추진비 식사 때는 3만~5만원이다. 이 경우는 일반 회의 식사로 봐야 할 듯하다. 그런데 이번 논란은 좀 다르다. 결제 카드 사용 권한을 두고 벌어진 다툼이다. 유권해석을 해야 할 시의회 사무국도 난감해 한다. 입법 고문이나 자문 변호사에게 질의해야 하는데, “너무 창피하다”고 한다. 피해가 회의장 밖으로 튀었다. 특위 심사를 기다리던 다수의 집행부 직원들이 있었다. 기후환경국, 교육문화국, 도시주택정책실, 자족도시실현국 등 4개 국·실 직원들이 대기 중이었고 고양문화재단, 고양산업진흥원 등 2개 산하기관 직원이 있었다. 수십명에 달했다. 이들이 난데없는 ‘밥값 갈등 산회’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뒤늦게 사유를 알게 된 공무원들이 어이없어 했다. “이야말로 시의회 갑질”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밥값 논란의 이면에는 역시 여야 갈등이 있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예산안을 주도하고 있다. 예결특위 구성도 민주당 6명, 국민의힘 5명이다. ‘협조 안 하겠다’는 국민의힘이고, ‘그러면 카드 안 준다’는 민주당이다. 유치하기까지 하다. 예결특위가 처리해야 할 예산안만 3조4천218억원이다. 일반회계 2조8천738억원, 특별회계 5천480억원이다. 110만 고양특례시민의 2026년 생계다. 이 돈을 ‘시의원 밥값 1만원’이 막았다. 이해되지 않는 의회 장면이 어디 한둘인가. ‘점심 시간 임박 산회’가 있다. 어느 구의회에서 조례를 두고 팽팽한 토론을 벌였다. 오전 11시50분이 되자 “점심 시간 됐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의장님 심기 불편 산회’도 있다. 어느 군의회에서 의원이 의장 관련 의사 진행 발언을 했다. 의장이 “감정이 상해서 회의 못 하겠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불행히도 이번 고양특례시의회의 ‘밥값 카드 산회’도 거기에 넉넉히 포함될 것 같다. 이런 시의원들이 또 표를 달라고 하지 않겠나. 그래서 걱정이다.

[사설] 경기도 산하기관, 심각한 채용 비리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기도 주요 산하기관의 신입 초봉은 얼마나 될까. 경기연구원 4천여만원, 경기도일자리재단 3천300여만원, 경기문화재단 3천500여만원, 경기관광공사 3천700여만원, 경기주택도시공사 3천200여만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3천800여만원 등이다. 채용정보나 기업정보 사이트를 근거로 봐서 이렇다. 사이트에 따라 실제 급여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전체 직원의 평균 임금은 이보다 1.5~2배에 이른다. 상당히 좋은 수준이다. 경기도 행정의 일부를 담당한다. 경기도민을 위한 공적인 업무다. 여기에서 오는 사명감과 자부심도 작지 않다. 공직에 준하는 직업의 안정성 또한 매력이다. 많은 청년들에게 경기도 산하기관은 그래서 선망의 대상이다. 당연히 우수한 인재들이 몰린다. 그만큼 입사 경쟁률도 치열하다. 취업 방식은 신규 채용과 정규직 전환이 일반적이다. 직장이 좋은 만큼 채용의 공정성도 생명이다. 경기도 감사위원회가 채용 전 과정을 엄격히 감사했다. ‘2024년 신규채용 및 정규직 전환 대상자’ 감사 결과 발표다. 도 산하기관 28개 가운데 23개 기관이 감사 대상이었다. 여기서 적지 않은 지적 사항이 발견됐다. 행정상 지적이 20건 나왔다. 조치는 주의 16건, 개선 1건, 통보 3건이다. 신분상 지적도 6명 나왔다. 조치는 경징계 3명, 훈계 3명이다. 다시 유형별로 보면 절차 미준수 8건, 시험전형평가 부적정 6건, 예비합격자제도 운영 부적정 2건, 위원 구성 부적정 2건, 기타 2건이다. 일부 사례가 공개됐다. A기관은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친 채용 계획에 따라 절차를 진행해야 했다. 사전 심의 없이 채용공고를 게시하고 나중에 인사위원회 심의를 진행했다. 또 신규 직원 채용 시 임직원 친인척에 해당하는 직원 수를 재단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하는 규정을 위반했다. B기관은 공고된 모집 분야와 지원 자격이 다른데도 채용했다. C기관은 규정에 따른 필기시험 기준과 다른 기준을 공고하고 절차를 진행시켰다. 살폈듯이 조치는 행정상 지적 20건, 신분상 지적 6명이다. 신분상 지적이래야 경징계 또는 훈계 수준이다. 내용을 보면 심각한 채용 비리는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니 더 아쉬운 점이 있다. 차라리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면 좋을 뻔했다. 탈락자에게는 이해를 돕기 위해 필요하고, 추후 응시생에게는 준비를 위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소속 직원들의 입장이다. ‘무더기 채용 비위’가 있는 것처럼 보여질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툭하면 비위 집단으로 매도당하는 공공기관이다. 그 정도가 아니라면 그 내용을 자세히 밝혀주는 게 좋다.

[사설] 개혁적인 법관회의도 ‘위헌·재판침해 우려’ 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이념적으로 재단할 수는 없다. 다만 주요 사건 때마다 취해온 기본 방향이 있다. ‘양승태 사건’에서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2017~2018년). ‘사법농단 판사’에 대해서는 탄핵 논의를 인정했다(2019년). 법원장 추천제·인사권 분산을 요구했다(2021년). 판단 기조는 세 가지로 모아진다. 사법부 독립성 수호, 사법 행정 투명성 강화, 법관 인사권 집중 완화. 법원장회의 등 고위 법관 집단과는 사뭇 다른 개혁성이 뚜렷하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런 성향에 대한 기대가 있어 보인다. 내란재판부설치법의 핵심이 판사 추천권이다. 추천위원회를 세 방향으로 규정했다. 헌법재판소장, 법무부 장관, 판사회의다. 헌법재판소는 법원 조직이 아니다. 법무부 장관도 검찰 조직 쪽이다. 법원에 추천권을 줬는데 그게 판사회의다. 대법원장도, 법원장회의도 배제됐다. 여당이 판사회의를 바라보는 시각, 또는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그 법관대표회의가 입장을 냈다. 결론은 여당발 모든 사법 개혁에 대한 반대 또는 우려다. 내란전담특별재판부 설치 법안과 법왜곡죄 신설 법안이 관심이다. 이에 대해 회의는 “위헌성 논란과 재판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반대다. 상고심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충분한 공감대와 실증적 논의”를 요구했다. 사실상 반대다. 대법관 구성 변화와 법관의 인사 및 평가 제도 변경에 대해서도 조건을 붙여 우려를 표했다. 이 모든 입장은 의결로 채택됐다. 비슷한 입장은 이미 전국법원장회의에서도 표명됐다. ‘위헌성에서 비롯되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전국법원장회의는 사법행정사무에 관해 대법원장 또는 법원행정처장이 부의한 안건에 의견을 내는 기구다. 고위 법관 회의라는 점에서 법원의 안정성에 비중을 두는 보수적 경향이 강하다. 여당이 밀어붙이는 ‘사법 개혁’의 대상이 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법관대표회의는 다르다. 여권발 개혁의 기대도 있었을 것이다. 그랬던 법관대표회의가 반대하고 우려했다. 내란 문제에 관한 한 정부 여당의 선동 화두가 있다. ‘내란 동조 세력’이라는 파상 공세다. 하지만 법관대표회의 결정을 그렇게 몰아갈 문제는 아니다. 법관대표회의는 실제 재판을 하는 판사들이다. 법원 내 최고 의결 기구로 여기는 이유도 여기 있다. 민주당에서 “과감히 수정해 나가겠다”는 입장도 나왔다고 한다. 당분간 내용 수정과 기한 연장의 숨고르기를 강제받는 것 아닌가 싶다.

[사설] 사법부 독립은 삼권분립의 기본 요소다

5일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법관들은 3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시킨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과 법왜곡죄를 신설하는 형법개정안에 대해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헌법 아래서 누려온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했다. 이러한 법원장들의 의견은 오늘 개최되는 법관대표회의에서도 법관들에 의해 역시 제기될 것 같다. 법원장들은 이들 두 개의 법안이 “재판의 중립성과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해 위헌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조희대 대법원장은 법원장회의에서 “사법제도는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중대한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한번 바뀌면 그 영향이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오랜 세월 지속된다”며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이론과 실무를 갖춘 전문가의 판단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3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내란특별법은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 등을 담당할 전담재판부를 설치하고 별도의 영장전담판사도 임명한다는 게 핵심이다. 법무부 장관,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판사회의가 추천해 구성하는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재판과 영장심사를 담당할 판사 후보를 2배수로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그중에서 임명하게 돼 있다. 그러나 법원은 재판의 공정성을 위해 사건을 무작위로 배당하는데 내란 재판만 특정 재판부에 맡기고 외부 기관이 참여하게 되면 사법부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다. 법왜곡죄 관련 형법개정안도 문제가 적지 않다. 이 법은 판검사와 수사기관 종사자가 의도적으로 법을 잘못 적용하거나 사실관계를 현저히 잘못 판단했을 때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법을 잘못 적용했다’는 기준 등 불명확성, 정치적 도구화의 우려 등이 제기된다. 이들 법안에 대해 야당인 국민의힘은 위헌 제청 등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으며 역대 대한변호사협회·한국여성변호사회 전 회장 13명도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조국혁신당, 개혁신당도 법안에 대한 위헌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민주당은 오늘 개최되는 당 정책의원총회에 올려 토론하기로 했다고 하지만 어떻게 반영될지 미지수다. 정치권은 사법부 독립을 통한 삼권분립 원칙을 스스로 허무는 우(愚)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사설] 헌재에 막힌 상수원 규제 혁파, 차선으로 틀자

팔달상수원보호구역에는 의료 시설이 없다. 위급할 때 찾아가야 할 병원·약국이다. 50년간 각종 규제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이 문제는 생명과 직결된다. 주민에게는 여전한 공포다. 가까운 병·의원, 약국은 모두 보호구역 외에 있다. 승용차로 20분 이상 가야 한다. 일반 버스로 가면 배치 간격만 1시간이다. 조안면 이장협의회장 이대용씨가 실상을 전한다. “주말에는 나들이 차량으로 도로가 꽉 막힌다. (여기서) 주말에 아프면 안 된다.” 이렇게 힘든 주민을 더욱 힘들게 하는 일이 있었다. 지난달 27일 헌법재판소가 내린 위헌 청구 결정이다. ‘기본권과 재산권을 침해당했다’며 남양주시와 해당 주민들이 낸 3건의 헌법소원이었다. 보호구역 지정 50년 만이고 위헌 청구 5년 만이었다. 적잖이 기대를 가졌지만 모두 각하됐다. 남양주시 청구는 ‘청구 자격이 없다’는 이유였고 주민 청구 1건은 ‘청구 기간(1년)을 넘겼다’는 이유였으며 나머지 1건은 ‘직접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남양주시가 헌재 결정 이후 입장문을 냈다. 위헌 논쟁 토론 자체는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각하 결정에 아쉬움과 송구함을 감추지 못했다. 앞으로 주민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헌재를 향한 기대가 줄어든 건 현실이다. 위헌을 통한 ‘원 샷 클린’의 희망이 확 줄었다. 청구 자격, 청구 기간 등의 사정 변경을 단기간 내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제 ‘남아 있고’, ‘효력 있는’ 길은 행정 채널을 통한 사안별 접근이다. 상수원 규제의 핵심은 수도법이다. 여기서 비롯된 상수원관리규칙으로 업종이 정해진다. 허가 업종을 제외한 다른 업종은 금지하는 포지티브 규제 방식이다. 꼭 필요한 시설·조건 등은 규칙 개정을 통해 허가하도록 바꿔가야 한다. 정부, 특히 기후에너지환경부 설득이 그 핵심이다. 1975년 규제 당시와 많은 것이 변했다. 정화·방제 기술의 발달도 괄목할 만하다. 시대에 안 맞는 불필요한 규제 대상도 많다. 이것들을 특정해 풀어가야 할 것이다. 헌재 결정에는 시대 민심도 종합해 표현된다. 재판관 9명 전원이 11·27 각하에 일치했다. 상수원 보호를 대하는 여론의 반영일 것이다. 사정이 이럴진대, 자꾸 희망만 얘기해서 어쩌자는 건가. ‘꼭 풀어야 할 내용’과 ‘꼭 풀어줘야 할 내용’을 접목해 풀어가는 ‘현실’을 병행해 가야 하지 않나. 범위도 그리 복잡하지 않다. 최소한의 생계 시설, 생명 건강과 관련된 시설, 오염원 근절이 가능한 업종, 현상 변경을 최소화하는 업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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