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 농부 3만명 육성’ 정책, 경기일보 기획보도 역할 컸다

정부가 농업인 고령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청년농업인 3만명을 육성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5년간 청년농 2만6천명을 농촌에 유입한다는 목표 아래 영농정착지원 규모를 키우고 맞춤형 농지 공급과 금융 등 자금 지원을 늘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로 청년농의 비중을 전체 10%까지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2020년 기준 40세 미만 청년농은 1만2천400명으로 전체 농업 경영주의 1.2%에 그친다. 프랑스(19.9%), 일본(4.9%) 등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비율이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농은 56.0%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고령농의 이탈과 40세를 초과하는 청년농 규모를 감안, 내년 4천명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 2만6천명의 유입을 추진키로 했다. 청년농부 3만명 육성은 비싼 땅값, 생활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청년농부들이 농어촌에 정착하지 못하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경기일보 K-ECO팀의 ‘청년농부 잔혹사’ 연속보도 이후 3개월여 만에 나온 조치로 본보의 역할이 컸다. 농촌에 정착하려는 청년농부들의 현실적 어려움을 상세히 보도해 정부의 대책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농식품부가 5일 발표한 ‘제1차(2023~2027년) 후계·청년농 육성 기본계획’을 보면, 청년농 육성을 위해 창업 준비단계부터 성장단계까지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우선 재정지원을 확대한다. 영농정착지원금 지원 대상을 내년 4천명까지 2배로 늘리고 금액도 월 110만원으로 10만원 증액한다. 또 청년농이 원하는 농지를 30년간 빌려 농사를 지은 뒤 매입할 수 있도록 ‘선(先)임대-후(後)매도’ 제도를 내년 중 도입한다. 임대형 스마트팜과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청년농스타트업단지도 2023년 조성한다. 이와 함께 청년농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사업 융자금 상환기간을 15년에서 25년으로 늘려주고 금리를 2%에서 1.5%로 인하한다. 첫 투자 유치를 희망하는 청년농에게 공공 금융기관이 담보없이 직접 투자하도록 하고 청년농 전용펀드를 2027년까지 1천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재정 지원 외에도 자연재해,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시설원예·축사의 30%를 스마트화한다. 청년층은 우리 농업의 혁신 동력이다.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력이다. 청년들이 농업에 안착할 수 있게 생활여건·보육·주거·농촌인프라 등 사안별로 각 부처가 협의해 차질없이 뒷받침해야 한다. 필요한 부분의 규제 개혁도 뒤따라야 한다. 늙은 농촌, 쇠락해 가는 농업을 살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

[사설] ‘기회의 수도’, 복지 틀을 바꾸는 일/도민에 취지 알릴 홍보가 부족하다

민선 7기 도정과 민선 8기 도정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 복지에 대한 접근 방식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대세를 이루는 것은 현금성 복지다. 2010년 ‘무상급식’ 이후 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다만, 그 대상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7기 복지가 모두에게 주는 보편적 복지라면 8기 복지는 필요한 곳에 주는 선별적 복지다. 그걸 이재명호는 ‘기본 복지’라고 했고, 김동연호는 ‘기회 복지’라고 한다. 이미 시작된 정책들이 꽤 된다. ‘긴급복지 핫라인’도 그중 하나다. ‘수원 세 모녀’ 사건이 동기였다. 복지 사각지대에서 벌어진 참변이었다. 이들에게 삶의 기회를 주기 위한 장치다. 어렵고 소외된 도민이 정책의 대상이다. 지금까지 397건이 접수됐고, 218건은 해결됐다. 중증 장애인을 위한 ‘경기누림통장’도 있다. 10만원씩 저축하면 10만원을 얹어준다. 2년 뒤면 최대 500만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다. 자활에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중증 장애인만이 대상이다. 이미 975명이 신청했다. 이런 취지를 포괄하는 개념이 기회소득이다. 김 지사가 도의회에서 그 취지를 설명했다. “우리 주변 곳곳에 가치를 창출하지만, 정작 보상은 받지 못하는 도민이 많다. 이들에게 일정 기간 소득 보전의 기회를 주고 싶다.” 앞선 경기누림통장 역시 기회 복지의 하나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문화예술인도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쯤에서 김동연 기회복지는 그 본질이 분명해진다. 가난하고, 소외된 도민을 지원해 공정한 경쟁의 무대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간단한 일이 아니다. 복지의 기본틀을 완전히 바꾸는 일이다. 복지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다. 1천300만 도민의 이해와 지지가 필요하다. 여기서 김동연호가 풀고 가야 할 과제가 생긴다. 취지를 알리고 설득하는 홍보다. 선별 복지의 대상은 특정한 집단 또는 계층이다. 누림통장의 대상은 중증 장애인이고, 복지 핫라인의 대상은 소외된 계층이다. 중증 장애인도 아니고, 소외계층도 아닌 도민에게는 남의 일이 될 수 있다. 관심 밖의 도정이라는 얘기다. 이래선 성공할 수 없다. 직접 수혜자가 아니어도 동참해야 한다. 취지를 이해하고 목적에 동의해야 한다. 집중과 선택의 과정을 필히 겪는 예산 편성이다. 불가피하게 줄어드는 복지와 계층이 생긴다. 그들이 기회 복지에 동의 못 하면 어떻게 되겠나. 도정을 불신하고 비난할 것이다. 이 역할을 하는 것이 홍보다. 그런데 많이 부족했다. 항간에 도는 ‘김동연호가 구상은 좋은데, 실천이 부족하다’는 평도 결국 이 때문이다. 홍보 부족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홍보의 기능, 조직, 인력, 예산을 모두 늘릴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과감한 조직 개편까지 검토해야 한다. 취임 100일에 손보지 못한 홍보가 향후 4년을 허송하게 할 수 있다.

[사설] 공무원 초과근무수당 부당수령, 처벌 미약해 계속되다

공무원들의 초과근무수당 부당 수령은 고질적이다. 정부와 각 자치단체에서 감사활동을 벌이지만 구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초과근무수당을 받기 위해 퇴근 후나 저녁식사 후 늦게 사무실로 돌아와 근무 기록을 허위로 입력하거나, 주말에 사무실에 나와 근무한 것처럼 하는 게 보통의 사례다. 공무원 초과근무수당은 ‘지방공무원법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지급되는 것으로 시간외근무수당, 야간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 등이 있다. 수당은 지방정부 예산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대부분 월 최대 57시간까지로 정해져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이 수당을 받기 위해 거짓으로 초과근무를 한 것처럼 꾸미고 있다. 최근 5년간 경기도 공무원의 초과근무수당 부정 수령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시·도별 시간외근무수당 부정 수령 환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시간외근무수당을 부정 수령해 적발된 지방공무원이 1천789명에 이른다. 환수 금액은 약 2억1천176만원이다. 적발된 지방공무원은 2018년 452명, 2019년 207명, 2020년 224명이었다. 지난해는 740명으로 전년도와 비교해 3.3배 늘어났다. 올해는 최근 집계 결과 166명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457명으로 가장 많았다. 2018년 151명(환수액 749만3천원), 2019년 66명(1천295만7천원), 2020년 33명(273만9천원), 지난해 139명(785만4천원), 올해 68명(302만5천원)으로 5년간 457명, 환수액은 3천406만8천원에 달했다. 경기도가 부당 수령 1위라니, 불명예스럽다. 지방공무원의 시간외근무수당 부당 수령자가 여전히 많지만, 처벌은 경미하다. 처벌이 미약하다보니 부당 수령이 근절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지난 5년간 적발된 1천789명 중 처벌받은 공무원은 83명에 불과하다. 처벌률이 고작 4.64%다. 경기도의 경우도 2018년 5명, 2019년 8명, 2020년 2명, 지난해 2명, 올해 2명 등 5년간 19명으로 4.16%에 그쳤다. 위법 사실을 확인하고도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봐주는 행위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어느 조직보다 청렴하고 정직해야 할 공직사회에서 부정 수령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상시 감사와 함께 처벌 기준 재정비가 필요하다. 위법·부당한 행위는 엄정한 조치를 해 공직사회 분위기를 일신하고 공직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공무원들의 의식 변화다. 이와 함께 초과근무에 관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사설] 전기•가스 요금 인상, 에너지 취약계층 부담 배려해야

10월1일부터 전기·가스요금이 일제히 올랐다. 전기요금은 주택용과 산업용, 일반용 모두 ㎾h당 2.5원 인상됐다. 일반 가정용 전기요금의 경우 올해 기준 연료비 잔여 인상분 4.9원까지 합치면 전체 인상액은 1㎾h당 7.4원이다. 4인 가구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평균 2천27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요금도 메가줄(MJ)당 2.7원 인상됐다. 주택용 인상률은 15.9%, 서울시의 경우 가구당 월평균 인상액은 5천400원가량이다. 한 가구가 1년 동안 내야 하는 전기·가스요금이 10만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원유·천연가스 등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과 한국전력의 적자 누적 등 대내외 요인을 감안할 때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에너지 공공요금까지 큰 폭으로 오르면 서민들의 부담과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기·가스요금은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는 거의 전 산업 부문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여타 물가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크다. 정부가 전기·가스요금을 올린 상황을 이해는 하지만, 추가 인상이 있을 것 같다니 걱정스럽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최근 “전기요금이 독일의 2분의 1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금보다) 훨씬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단계적 추가 인상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유·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을 다른 나라보다 많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전이나 가스공사 같은 공기업의 적자는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는데 이 또한 합리적 정책이 아니다. 이번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등 에너지 취약계층의 고통이 가중될 것이다. 이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세심하게 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때 취약계층의 전기·가스요금을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도입했는데 정비가 필요하다. 올해 1인 가구 기준 13만7천200원을 지원한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동절기 등에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지원책이 된다. 올해는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금액이 17만1천원으로 늘었다. 문제는 내년이다. 에너지 바우처 예산이 올해 2천34억원에서 내년 1천580억원으로 22.3% 삭감됐다. 전기·가스요금은 또 큰 폭의 인상이 예상되는데, 취약계층의 예산이 줄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심히 걱정스럽다. 에너지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국민과 기업도 에너지를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쓰는 습관을 생활화해야 한다.

[사설] 중증 장애인 위한 ‘경기 누림통장’ 시작/오랜만에 ‘정치 셈법’ 없는 복지를 본다

‘경기도 누림통장’이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디뎠다. 신청을 통해 접수한 가입자 975명을 품었다. 이들이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그 액수만큼 도와 시·군이 매칭한다. 최대 24개월에 월 저축 한도 10만원이다. 2년 만기 땐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만원까지 마련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돈을 지급하는 현금성 복지다. 일부의 비판을 사고 있는 퍼주기 복지와 틀은 같다. 하지만 그 대상과 취지가 다르다. 감히 ‘가장 복지 다운 복지’라고 우리는 본다. 장애인복지법상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 대상이다. 우리 사회에서 중증 장애인에게 허락된 경제활동은 없다. 서울시가 요란하게 내놓은 대책이 있다. 중증장애인을 우선 채용하는 정책이다. 주 20시간 일하는 시간제 일자리, 주 15시간 일하는 복지형 일자리가 있다. 각각 95만여원, 71만여원을 받는다. 2020년 처음 도입됐다. 그 후 경기, 경남, 전남, 전북, 춘천 등으로 확산됐다. 그래서 채용된 일자리가 몇 개일까. 그래봐야 겨우 690개다. 취업을 정책 목표로 삼지 않은 정부, 지자체는 없다. 실업 상태 국민에 대한 지원도 많다. 희망키움, 내일키움, 청년희망키움통장, 청년저축계좌(이상 복지부), 일하는청년통장, 청년연금(이상 경기도), 청년내일채움공제(고용노동부), 미래행복통장(통일부) 등이다. 대상, 조건 등에서 사업 간 차이는 다소 있지만, 자산형성지원사업이라는 본질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여기에 중증 장애인은 없다. 정치로 되돌아올 표가 많지 않아서일 것이다. 누림통장의 입안자는 김동연 지사다. 그 스스로 가난과 역경을 이겨낸 삶의 표본이다. ‘희망이 넘치는 경기도’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절절히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림통장의 출발을 알리는 행사가 있었다. 거기서 김 지사가 또 한번 강조했다. “이번 누림통장은 가입자 975명(중증 장애인)에게 드리는 작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각자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 작은 발판이 됐으면 한다.” 관련 지원을 확대해 갈 것도 약속했다. 우리 사회가 현금 복지로 빠져든 지 오래다.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논쟁도 이제는 식상하다.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 정치’가 벌인 짓이다. 오로지 표밭을 향한 정치 셈법뿐이다. 이런 때 접하게 된 누림통장이다. 적어도 우리 판단에 이 속에 정치 셈법은 없다. 공공이 마땅히 책임져야 할, 그럼에도 그동안 외면당했던 영역에 대한 자각이다. 조금 과하게 확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본다. 납세자인 도민도 능히 공감하고 참여할 것이다. 화성시가 거들고 나섰다고 한다. 지원 대상을 비중증 장애인까지로 확대했다고 한다. 나머지 시·군도 고민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사설] 일제와 독재가 앗아간 수백의 어린 원혼/선감학원 조속한 발굴로 그 한 풀어줘야

선감학원의 인권 유린 역사는 어디까지였을까. 선감학원은 일제가 안산 섬에 만든 소년수용소였다. 태평양전쟁의 전사를 양성한다는 명분이었다. 해방 뒤에는 부랑아 갱생과 교육이란 이름으로 계속 운영됐다. 말이 교육기관이지 수용된 청소년들에게는 생지옥 그 자체였다. 노역과 구타가 이뤄지는 ‘소년판 삼청교육대’였다. 40년간 이곳을 거쳐간 아이들만 4천명이 넘는다. 구타와 강제 노역, 영양실조로 수많은 아이들이 죽어 나갔다. 고통을 피해 탈출하다가 바다에 수장된 생명도 숱하다. 학원이 1982년 폐쇄됐지만 제대로 된 발굴은 없었다. 그 현장에 대한 발굴 작업이 40년 만에 비로소 이뤄졌다. 예상대로 암매장된 소년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와 유류품이 다수 발견됐다. 치아 20개 이상과 단추 4개 등이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 희생자의 유해 매장 추정지를 시굴한 지 사흘 만이다. 선감동에 있는 매장지의 봉분 4기를 확인해서 나온 결과다. 시범적으로 발굴한 작업이었는데도 이 정도의 유류품이 쏟아져 나왔다. 근처에서는 2016년 나무 뿌리에 엉켜 있는 아동 유골과 작은 고무신 한 켤레가 발견된 바 있다. 지난 2020년 12월 진실화해위 조사에서 생존자 190명 중 상당수가 암매장 장소로 이곳을 지목했다. 이들의 증언, 당시 기록 등을 토대로 150여구의 유해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달 26일 개토제를 열고 28일까지 봉분 4기를 시범 발굴한 것이다. 생존자들은 발견된 단추가 당시 입었던 원복에 달렸던 것으로 확인했다. 이번 발굴은 말 그대로 시범 발굴이다. 진실화해위가 진상을 밝히는 과정에서 실시한 확인이다. 이를 토대로 진실 규명 결과를 발표하고, 전면적인 발굴을 권고하게 된다. 권고 대상 기관은 경기도다. 경기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계자는 “진실화해위로부터 아직 공식적으로 전달 받은 내용은 없지만, 도 역시 적극적으로 후속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감도는 토양이 산성이다. 아동의 유해는 삭는 속도가 빠르다. 전문가들은 선감도 발굴에 절차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일제에 의해 유린 당하고, 독재 정권에 의해 유린 당한 어린 원혼들이다. 아이들이 이토록 참담하게 당했던 비극의 현장은 세계 역사 어디에도 없다. 발굴 과정에 어떤 참담한 장면이 시공을 초월해 우리 눈앞에 현시될지 공포스럽다. 유골 하나, 유품 하나마다 천추의 한이 서려 있는 아픈 현장일 것이다. 그 모습 하나하나가 나라 잃은 어른들, 인권 빼앗은 어른들이 떠 맡아야 할 업보다. 유해 한 구, 유품 하나까지 다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국가가 저들에게 다해야 할 작고 뒤늦은 책임이다.

[사설] 그린벨트 불법 근절, ‘개발제한구역법’ 손질 필요하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불법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10년 사이 4배나 늘었다. 지난 2010년 적발 건수가 958건인데 2020년에는 3천999건이나 된다. 최근 3년간 불법행위 건수는 1만384건이다. 2020년 3천999건, 2021년 3천794건, 올해는 6월 기준 2천591건이다. 불법행위 유형은 다양하다. 창고·주택 등 무허가 건축, 토지 형질변경, 무단 용도변경, 물건 적치, 폐기물 무단방치, 공장 작업장이나 축사 건립 등이다.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영리 목적 또는 상습적으로 건축물을 불법 용도변경하거나 형질변경한 경우,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불법행위는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 매년 그린벨트 내 위법행위를 적발하고 있다. 상습 불법행위, 영리 목적 기업형 불법행위, 시정명령 미이행 등을 단속한다. 사익을 위해 상습적으로 개발제한구역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 단속하겠다고 공언하지만 시정되지 않는 상황이다. 위법행위가 적발되면 원상복구 등 시정명령이 내려지고, 이행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중대한 사안이나 고질적인 불법행위에 대해선 행정대집행 등을 통해 원상복구 조치를 한다. 하지만 각 시·군에선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말로만 불법행위 근절, 엄정 대응을 외칠 뿐이다. 실제 지난해와 올해 시행된 행정대집행은 0건이다. 2년간 6천건 넘는 불법행위가 적발됐지만 단 한 차례의 행정대집행도 이뤄지지 않았다. 시·군의 미온적 태도도 문제지만, 법적 근거나 중대한 사안을 규정하는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이행강제금 징수도 저조하다. 최근 3년간 부과된 이행강제금 3천870건에 대한 징수는 2천742건에 그쳤다. 금액 대비 30%에 불과하다. 미납부해도 지체 가산금이 없어 징수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는 그린벨트 내에서 법률을 위반해도 묵인되고 용인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경기도가 오는 30일까지 특사경과 함께 그린벨트 불법행위에 대해 집중 단속을 한다. 또 단속·적발에만 그쳐선 의미가 없다. 위법행위자에게 부과하는 이행강제금과 행정조치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도는 불법행위자가 원상복구를 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을 할 수 있도록 ‘개발제한구역법’을 개정해 달라고 국회와 국토부에 건의했다. 실효성 있는 법이 있어야 불법행위도 차단할 수 있다.

[사설] 코로나로 망친 경제, 돼지열병 또 왔다/과한 규제가 불렀던 경제 위축 경계하라

축산 농가를 초토화시키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경기도내 발생 지역과 시점이 예사롭지 않다. 28일 하루 동안에만 파주, 평택, 김포 등 세 지역에서 발생했다. 파주 농장에서는 돼지 7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발생 농장 3~10㎞ 내의 농가 7곳이 4천805마리를 키우고 있다. 평택 농장은 3천400마리를 키우고 있고, 3~10㎞ 내의 56개 농장이 13만3천134마리를 키우고 있다. 동시에 확인된 점을 감안하면 감염은 이미 확산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중수본이 긴급 방역 상황 회의를 개최했다. 농림축산식품부·행정안전부·환경부·농림축산검역본부·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등 관련 기관 및 지자체가 참석하는 회의다.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현장에 파견해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 통제, 소독 및 역학조사 등 긴급방역 조치에 나섰다. 관련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발생 농장에서 사육 중인 전체 돼지에 대한 살처분도 결정했다. 방일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도 철저한 방역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긴급 조치가 내려질 해당 지역이 방대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방제기, 살수차 등이 동원되는 직접 소독 지역이 경기도(강원 철원 포함)와 인천시 일부다. 김포·파주·강화·고양·양주·연천과 동두천에는 소독을 한층 강화해 실시하고 있다. 또 10월1일 오전 4시까지 48시간 동안 경기(강원 철원 포함), 인천, 충북, 충남, 대전, 세종의 돼지농장과 도축장, 사료공장 등 축산 관계 시설 종사자 및 차량에 대해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을 발령해 시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상 통제가 2년을 넘고 있다. 실외 활동, 집단 행사 등이 금지된 것도 그만큼 오래다. 제한적으로나마 규제가 완화된 것이 여름부터다. 지역 경제가 겨우 숨통이 트여 가던 중이었다. 이런 때 등장한 돼지열병이다. 농장 주변 지역을 오가는 것이 통제될 것이고, 사람이 모이는 행사도 금지될 것이다. 지역 소상공인의 생활까지 급격히 위축될 것이 뻔하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결코 코로나의 그것에 못지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 통제는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 그간의 방역 경험이 중요한 행동지침이 될 것임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우리가 당부하고 갈 게 있다. 통제를 최소화하는 방역 활동을 연구해야 한다. 코로나19 초기 대응의 문제점이 계속 지적됐다. 과잉 대응 측면이 있었고, 이로 인한 도를 넘는 국민 피해가 있었다는 분석이 있다. 정부도 이 점을 감안해 ‘통제 최소화 방역’으로 바꿨던 것 아닌가. 돼지열병 방역에서 또 반복해서는 안 될 오류다.

[사설] 도민 정신건강 적신호, 심각성 인식하고 적극 대응해야

건강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신체적·정신적 건강 모두 중요하다. 신체건강이 안 좋으면 정신건강까지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신체 이상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얘기가 틀리지 않는다. 경기도민 10명 중 7명은 일상생활 속에서 기본적인 건강관리를 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민 ‘건강생활 실천율’은 평균 32.4%였다. 건강생활 실천은 개인이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행동으로,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 필수 예방접종 등이 이에 해당한다. 경기도민은 정신건강 지표로 분류되는 스트레스 인지율·우울감 경험률·우울증상 유병률 등도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도민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8.1%로 전국 17개 시·도 중 세번째였다. 또 다른 정신건강 지표인 우울감 경험률은 7.1%(전국 평균 6.7%), 우울증상 유병률은 3.6%(전국 평균 3.1%)였다. 질병관리청은 도의 정신건강 사업을 지역보건사업 3순위로 분류했다. 3순위는 전국 수준보다 나쁘거나 유사한 경우, 또는 지난 14년간 악화된 경우에 해당한다. 경기연구원 조사에서도 도민 10명 중 7명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스트레스 심화를 호소했다. 경기도민뿐 아니라 국민 상당수가 코로나19 사태로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을 겪었다고 했다. 신체활동 저하와 사회적 단절, 경제적 어려움 등 이유는 다양하다. 정신적 문제는 극단적 선택인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1만3천352명으로 2020년보다 157명(1.2%)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자살률)는 26명으로, 역시 전년도(25.7명)보다 1.2% 늘었다. 하루 평균 37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여전히 자살률이 가장 높다. 한국인 사망 원인 1위는 10대부터 30대까지가 자살이었다. 자살 비중은 10대 43.7%, 20대 56.8%, 30대 40.6%에 이른다. 청소년·청년층의 자살률 증가는 심각한 사회 문제다. 청년층의 정신건강 악화와 자살 원인은 그동안 쌓여온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과열된 경쟁, 높은 실업률, 빈곤의 악순환, 절망감 등이 그들에게 과중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정신건강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정부 대책은 미흡하다. 전문가들은 ‘정신건강 국가책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가가 국민 정신건강을 보다 면밀히 살피고 자살고위험군에 대한 선제적·적극적 개입 노력을 해야 한다. 생명존중문화 확산, 자살 고위험군 선제적 발굴·개입, 자살예방 전달체계 확대 등 보다 섬세한 정책이 필요하다. 국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

[사설] 농식품 수출 보조금 지원, 해법찾기 나선 경기도

‘농식품 수출 보조금’ 폐지를 앞두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련 기관 등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본보 K-ECO팀의 ‘WTO 지원 종료, 비극의 카운트다운’ 연속보도 이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경기도가 대안 모색에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 자칫 도산할 수도 있는 수출 농가들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무역기구(WTO)는 회원국들의 공정한 수출 경쟁을 위해 ‘농업 수출 보조금’을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2024년부터 정부·지자체를 통해 지원받던 물류비·마케팅비 지원이 중단된다. 수출 보조금이 중단되면 물류비 의존도가 높은 농가들에게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경기도를 포함한 한국의 농산물은 한류 열풍을 타고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의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113억5천만달러를 넘었다. 경기도 수출액도 최근 5년간 12억9천여만달러에서 15억7천여만달러로 증가했다. 정부가 농식품 수출업계에 지원하는 마케팅비·물류비는 연간 300억원이다. 하지만 이 보조금이 중단되면 수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농가들엔 큰 위기다. WTO 협약으로 정부가 보조금 지원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지자체와 관련 기관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충남도는 ‘비관세장벽 해소지원사업’을 추진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자체적인 수출 인프라를 구축한 충남도는 국내 최초로 인도 시장을 개척했으며, 인도네시아 배 수출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본보 보도 이후, 경기도도 WTO 협정문에 위배되지 않게 농식품 업체들을 지원하는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대폭 줄인 해외시장개척 사업 예산을 다시 증액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 등으로 줄었던 사업비(2021년 7억원→2022년 3억5천만원)를 다시 7억원으로 늘린다. 사업의 다변화도 모색한다. 농식품 수출의 해외시장개척 사업은 해외판촉전 개최, 맞춤형 해외마케팅, 국제화훼박람회, 온라인 수출상담회, 수출탑 시상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경기도는 여기에 미디어 마케팅, 해외 정보조사, 온라인 모바일 마케팅 등의 사업을 추가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에 진행하던 수출전문 인력·전문단지 육성, 콜드체인 구축 등의 사업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경기도의회도 농식품 수출 보조금 폐지와 관련, 경기도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현재 도는 수출 농민단체 등과 직간접 지원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의회, 관계기관 등이 협력하고 지원하면 수출 농가를 살릴 수 있다. 이는 농민과 농촌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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