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의회 국힘 4년 파행, 유권자는 기억했다

2022년 6월1일. 모두의 관심이 경기도의회를 향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78석 동률이었다. 거대 광역의회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언론과 전문가들이 저마다 이 ‘황금 비율’에 의미를 달았다. 협치에 대한 유권자 명령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그리고 4년이 흘렀다. 경기도의회가 또 눈길을 끈다. 이번에는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쏠린 의석 때문이다. 전체 의석은 167석으로 늘었다. 민주당이 144석, 국민의힘은 22석, 조국혁신당은 1석이다. 광역의회 의석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도지사·시장 정당과의 견제 구도다. 서울은 국민의힘 시장을 뽑았고, 민주당이 다수석이다. 부산은 민주당 시장을 뽑았고, 국민의힘이 다수석이다. 강원과 울산도 같은 구도다. 도지사·시장에 민주당이 당선됐고, 의회는 국민의힘이 다수석을 차지했다. 둘째, 일방적으로 치우친 광역의회다. 전통적 정치색이 강한 영남권과 호남권이다. 그런데 경기도의회는 특별하다. 견제도 아니고 지역 정치도 아니다. 그래서 더 돌아보게 되는 경기도의회 결과다. 의석을 대거 잃은 국민의힘이 특히 그렇다. 돌아보면 ‘4년 전 78석’이 당내 갈등의 시작이 됐다. 대표의원 선출부터 계파 갈등이 생겼다. 의원 사보임을 둘러싼 충돌도 있었다. 상임위원회 개회 무산 등 파행을 보였다. 내부분쟁으로 원내대표가 교체되기도 했다. 여기에 일부 의원의 성적 발언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거대 의회에서 개인 일탈은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처리하는 당의 접근이다. 한번 불거지면 수개월씩 질질 끌었다. 법정으로 옮겨가며 쟁송으로 키웠다. 사과를 거부하다 형사사건으로 비화시켰다. 그 과정에 자정 능력은 보이지 않았다. 경기도당 등 중앙 정치도 무기력했다. 도리어 항의하는 공직사회에 맞섰다. 언론에 대해서도 고압적으로 일관했다. 툭하면 언론중재 제소, 법적 대응 등을 거론했다. 이 과정을 도민들이 보고 있었다. 그리고 경기도의회만의 ‘특별한 참패’를 국민의힘에 안겼다. 무관하다고 할 수 있나. 지방의회는 바람이라는 인식이 많다. 중앙 정치를 따라 간다는 속설이다. 개인 의정은 재선과 무관하다고 본다. 시쳇말로 ‘×판 쳐도 정당만 따라가면 된다’는 셈법이다. 4년간 국민의힘의 경기도의회가 그랬다. 그들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도민에 비친 모습이 그렇다. 공직사회, 도민, 언론의 비판에 귀 막았다. 밥그릇 싸움, 타협 없는 갈등, 공직 사회 무시로 일관해왔다. 그런 모습이 유권자 기억에 담겼다가 ‘22석 몰락’으로 표현된 것이다. 사각지대 정치는 없다. 유권자는 모든 걸 보고 있다. 그리고 때가 오면 평가한다. 이번에는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이었다. 다른 정당이 대상일 수도 있다. 경기도의회 선거의 교훈은 모두를 향한다.

[사설] 정치권은 협치로 민생경제 회복에 전념해야

6·3 지방선거가 일단 마무리됐다. 그러나 선거 후유증은 심각하다. 우선 선거관리위원회의 어처구니없는 관리 부실로 인해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선거관리 선진국의 명예는 찾아보기도 힘들게 됐으며, 국회에서는 국정조사, 또는 특검 실시가 될 것 같다. 일부 유권자들은 ‘선거무효’, ‘재선거’를 강력히 주장할 정도로 격양돼 있다. 선관위의 근본적인 개혁이 불가피하다. 이번 선거 결과는 비록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끝났지만 상당수 국민들은 이재명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더 이상 다수의 힘에 의한 독주는 안 된다는 경고를 엄중히 보냈다. 또한 야당인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지금과 같은 미래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당내 내분만을 지속하는 한 보수 궤멸은 시간문제라는 강한 경고를 보냈다. 한국정치의 고질병인 정치양극화는 지방선거에서도 역시 재현됐다. 호남지역은 더불어민주당 일색으로 당선자를 배출했으며, 영남지역 역시 국민의힘이 대부분 당선자를 배출했다. 정치양극화는 한국정치를 퇴행시키는 고질병으로 정치권 스스로 자초한 결과이다. 당내에서조차 강성지지층만 대상으로 팬덤정치를 지속하는 한 한국정치의 양극화와 분열의 정치는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이제 정치권은 정치의 본질인 국민통합을 위한 협치정치를 해야 한다. 지방선거 후 더욱 정치권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민생경제 회복이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三高)’가 서민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9000 포인트 운운하면서 활황을 타던 증시는 선거 후 폭락해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가하면,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전세·월세 가격도 올라 서민들은 불안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3.1%가 올랐다. 중동사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아 석유가격 등은 여전히 불안하다. 지난주 한국은행은 7월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예고했으며, 시중은행의 5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이미 7%대까지 올라 이자 부담도 늘어나고 서민 소비는 위축되고 있다. 고환율도 문제다. 지난 토요일 야간거래에서 환율은 장중 달러당 1천560원대까지 올라섰다. 앞으로 1천60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어 제2의 IMF사태도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 청년 고용률은 24개월째 하락 중이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정부는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 협치정치를 복원, 민생경제 회복에 전념해야 된다.

[사설] 추미애호, 반도체 협치를 선언하라

경기도 선거의 관심은 반도체였다. 대한민국 속 경기도 위치가 그렇다. 반도체의 집중과 이전이 논의된다. 경기도민이 원하는 방향은 명쾌하다. 반도체가 일자리이자 먹거리다. 남아 있어야 일자리가 유지된다. 남아 있어야 먹거리도 이어진다. 이렇게 뻔한 주장이 모아지지 않았다. 그게 선거이긴 하다. 여당과 야당의 입장 차이가 있다. 선거 시기에 지켜야 할 불편한 보도 원칙이 있다. 기계적 균형이 지배했고, 그래서 옳고 그름을 단정하면 안 됐다. 그 불편했던 선거가 끝났다. 이제부터 표 계산 싹 뺀 진단을 해가자. 이재명 정부의 생각에 궁금한 점이 많다. 지난해 12월10일 이 대통령이 말했다. “송전망 구축도 쉽지 않고, 원자력발전소를 지을 수도 없고....” 보름 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이어받았다. “용인 반도체 산단을 전기 많은 지역으로 옮겨야 하는 건 아닌지....” 곧바로 전북지역 정치인이 맞장구를 쳤다. “새만금으로 이전해야 한다.” 대통령이 던지고, 장관이 받고, 정치인이 키웠다. 경기도민의 의심이 시작된 지점이다. 반도체를 균형발전의 매개로 삼는 듯하다. 짓던 공장이 지방으로 갈 수도 있다. 지을 공장은 반드시 지방으로 가야 한다. 경기도에는 어떤 의미일까. 국내 반도체 매출의 76%가 경기도다. 반도체 부가가치의 84.7%가 경기도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앵커 기업이 있다. 반도체 관련 기업만 1천개가 넘는다. 소부장·장비·설계 기업까지 포함하면 1천500여개다. 결국 이걸 빼서 지방으로 나눠주자는 것이다. 지금 그렇게 내부 균형 잡을 시간이 있나. 미국은 인텔에 돈 주고, TSMC 애리조나 공장과 삼성전자의 텍사스 투자를 지원했다.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조건이다. 유럽도 반도체 생산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2030년까지 두 배 확대가 목표다. 중국은 국가 반도체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 부활 프로젝트를 국가가 견인하고 있다. 대만도 TSMC를 앞세워 반도체 인프라 조성에 한창이다. 그 선두가 경기도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이런 때 우리가 당면한 시행령 논란이다. 클러스터 입지 조건에서 수도권을 제외했다. 생산 거점은 대부분 경기도에 있다. 이 인프라를 지방과 쪼개자는 것이다. 반도체 산단의 집적화는 국제경쟁력의 기본이다. SK하이닉스 클러스터는 약 415만㎡다. 삼성전자 중심 국가산단은 약 710만㎡다. 반도체 팹, 소부장 협력단지, 전력·용수 기반 시설 등이 들어간다. 이걸 전국에 나누겠다는 건가. 중국 상하이 장장 하이테크파크는 2천500만㎡다. 선거에 따른 상황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반도체 정책은 정부 여당이 주도하고 있다. 여당 후보에게는 정부 정책과의 괴리가 있었을 것이다. 반면 야당은 강도 높은 요구를 할 수 있다. 여당 후보를 거칠게 비난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입장 차이가 상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아니다. 선거는 끝났다. 경기도에 도움 되는 소리를 해야 한다. 판단함에 정치를 염두에 둘 이유가 없다. 반도체 판단의 기준은 이제 국가 경쟁력에 있을 뿐이다. 선거로부터 소신을 지켜온 경기도다.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에 의견을 정확히 냈다. 산업통상부에 ‘수도권 역차별 조항 삭제’를 주문했다. 시•군 의견도 모으고 대응도 협의했다. 새 도정이 계승해야 할 중요한 성과다. 추미애 당선인의 그간 입장도 다르지 않다. 수도권 반도체 역차별 반대, K-반도체 클러스터 완성, 반도체 생태계 강화와 국가 경쟁력 확보다. 경기도정과 다르지 않고, 야당과 다르지 않다. 함께 반도체 사수로 가면 된다. 후보 시절 가장 많이 갔던 곳, 반도체 현장이다. 가장 많이 질문받았던 것, 반도체 현안이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도정도 반도체다. 추미애호의 첫 선언은 반도체 협치여야 한다.

[사설] 편파·성역·늑장 없는 ‘3무 수사’ 기대한다

대중의 시선이 경찰로 옮겨가고 있다. 불법 선거 수사의 본격적 시작이다. 이번 수사는 경찰에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2022년 검경 수사권이 조정됐다. 선거범죄 수사가 경찰에 모두 넘어왔다. 이미 22대 총선에서 경험을 했다. 4천여명을 수사했고 1천300여명을 송치했다. 하지만 진짜 무대는 범위가 넓은 지방선거다. 경찰의 온전한 수사 능력을 가늠할 시험대다. ‘엄정과 중립’이 핵심 가치여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사건이 많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적발한 불법 행위만 1천482건이다. 고발 270건, 수사의뢰 73건이다. 경기남부경찰청도 최근 기준 132건(수사 대상 432명)을 접수했다. 고소·고발은 이 순간에도 계속 누적되고 있다. 경기도지사와 경기교육감 선거 관련 사건도 있다. 여야 시장 후보가 뒤엉킨 고발전도 있다. 선거는 당선자와 낙선자를 구분해 놨다. 하지만 법 앞에는 같은 피조사자다. 경찰이 이 현실을 분명히 일러줘야 한다. 경찰의 수사는 정치인 운명을 좌우한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많이 봤다.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이 시장직을 잃었다. 경찰이 수사한 허위사실 공표 범죄였다. 경남의 한 시장은 후보 매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경기도내 지방의원 중에서도 당선 무효가 속출했다. 엄한 법 적용이다. 그런데 더해질 조건이 있다. ‘신속성’이다. 사법 절차가 지루하게 늘어지면 안 된다. 그 행정의 공백과 혼란은 고스란히 주민의 몫이 된다. 역사를 돌아보자. 선거법 수사를 보는 골 깊은 불신이 있다. ‘당선되면 무죄, 낙선하면 유죄’다. ‘낙선자 수사는 신속, 당선자 수사는 늑장’도 있다. 검찰이 수사 지휘할 때도 있었다. 경찰이 전담하는 지금도 있다. 이제 선거 수사의 전권을 쥔 경찰이다. 그 불신의 고리를 끊어내야 하지 않나. 스스로 존재 가치를 증명할 기회 아닌가. 이번 선거가 경찰에 편파·성역·늑장 없는 ‘3무(無) 수사’의 본을 보여주는 무대가 될지 지켜보자.

트럼프 “이란의 쿠웨이트 타격은 맞대응… 주말 중 종전 MOU 가능”

이란의 쿠웨이트 기습 타격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휴전 파기’가 아닌 단순 ‘맞대응’으로 규정하며 종전 협상판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번 주말 안에라도 종전 양해각서(MOU)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AFP와 로이터 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행정명령 서명을 마친 뒤 기자들로부터 ‘이란이 쿠웨이트를 공격했는데 미-이란 간 휴전 협정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을 받고 “협상 자체는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의가 성사되지 안을 수도 있지만 , 성사된다면 주말 중에라도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의 쿠웨이트 공격과 관련해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라며 미국도 앞서 이란에 상당한 타격을 가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맞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이란의 쿠웨이트 공격을 휴전 파기로 간주하기보다는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한 맞대응으로 해석, 협상 국면을 계속 유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특히 이란과 종전을 위한 MOU 서명이 이뤄지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고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서 막판 변수로 등장한 고농축 우라늄(HEU) 처리 문제와 관련해선 “우리가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식

[사설] 민주당, 정치 승리를 행정 승리로 이어가야

의미를 찾으려면 4년 전을 봐야 한다. 2022년 6월1일 지방선거 결과다. 지방 권력의 핵인 광역자치단체장이다. 17곳 가운데 12곳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그전인 2018년은 민주당이 14곳이었다. 그해 3월 대선에서 보수정권이 탄생했다. 석 달 뒤 지방선거까지 압승을 거뒀다. 언론은 중앙·지방 권력 전면 교체라고 평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거리가 있었다. 경기도지사선거는 0.15%포인트 초접전이었다. 경기도의회도 78 대 78이다. 그나마 승리로 평가된 건 시장·군수선거다. 단순 수치에서 22 대 9로 국민의힘 승리다. 하지만 이 역시 내용을 보면 달리 보인다. 국민의힘은 경기 동북부에서 승수를 올렸다. 반면 민주당은 수원, 화성 등 대도시에서 우세를 보였다. 경기도 전체적으로는 팽팽한 구도였다. 그랬던 경기도 여론이 이번에는 쏠렸다. 경기도지사선거는 추미애 후보의 압승이었다. 국민의힘 후보에 압승을 거뒀다. 우선 국민의힘 몰락의 원인을 짚고 갈 필요가 있다. 소속 시장·군수들의 4년은 치열했다. 딱히 싸잡아 탓할 만한 잡음도 없었다. 그랬던 국민의힘 시장들이 참담하게 무너졌다. 그 이유를 굳이 지방 행정에서 찾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계엄으로 국민 저항에 직면한 중앙 정치가 출발이었다. 윤 어게인으로 촉발된 붕당 정치가 넘겨받았다. 선거 기간 내내 여론은 보수를 외면했다. ‘전멸 위기’는 더 이상 비밀도 아니었다. 그 예상이 그대로 나왔다. 압승한 민주당이 챙겨야 할 메시지도 여기 있다. 2018, 2022, 2026년. 세 번의 지방선거는 롤러코스터였다. 승리 뒤에 패배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중앙 정치에 의존하는 지방 정치의 필연이었다. 이제 경기도만의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 경기도만의 정치는 결국 경기도 행정이다. 주택, 산업, 교통, 복지, 개발을 약속한 공약이 뿌려졌다. 31개 시·군으로 세분화된 청사진도 제시됐다. 그걸 선언하는 것이 정치이고, 이행하는 것은 행정이다. 경기도 유권자들은 먹고사는 길을 택했다. 이념과 정파로 채운 국민의힘 구호는 외면받았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육성, 일자리 확대, 교통망 확충 등 지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현안에서 안정적 추진력을 기대하는 표심을 보여줬다. 여기에 정권에 대한 견제심리도 정치적 혼란에 대한 피로감으로 여겨졌다. 경기도민은 이념보다 경제와 실용, 미래 성장에 무게를 둔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결국 ‘먹사니즘’을 향한 표심이다. 이 뜻을 그대로 쫓아가면 된다. 압도적 정치를 압도적 행정으로 이어가는 길이다. 경기도민이 민주당에 준 것은 면허가 아니라 과제다. 이를 기억하는 것이 성공한 행정의 출발점이다.

[사설] 일꾼을 뽑을 것인가, 머슴이 될 것인가

6월3일이다. 지방선거일이다. 면면을 살펴 냉정히 결정하자. 신분증 챙겼으면 투표장으로 가자. 선택한 후보자에게 한 표를 건네자. 오늘 투표가 4년을 좌우한다. 이제 서른살도 넘긴 지방자치다. 투표에 좌우된 행정이 수없이 많다. A시장은 개인 비리로 시정을 망가뜨렸다. B시장은 오판으로 빚더미 행정을 남겼다. 반면 고품격 문화 도시로 발전시킨 C시장도 있다. 10년 숙원을 한 방에 해결한 D시장도 있다. 그 극단의 결과를 부르는 선택, 그 투표 현장으로 가자. 되돌아보면 유난히 차분했던 선거다. 선거 때마다 목격되던 폐습이 있다. 유세장 싸움, 선거운동원 충돌, 확성기 시비 등이다. 거의 안 보였다. 현수막·벽보 중심의 선거도 조용했다. SNS 등 인터넷 선거로 옮겨간 듯하다. 선관위의 집계가 상황을 잘 설명한다. 2022년 선거 때는 선거일 하루 전까지 2천600여건이 적발됐다. 현수막 관련, 허위 사실, 기부행위, 공무원 선거 개입 등이 있었다. 이번 통계는 최종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크게 줄어든 추세는 확인된다. 선거의 양면성은 존재한다. 차분한 선거 분위기가 역설적으로 지역 현안 토론을 막았다. 경기도 선거다. 현안이 한둘이 아니다. GTX, 교통망, 신도시, 산업단지, 교육 문제 등이다. 그런데 대부분 조용했다. 후보들 스스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지역 이슈를 덮으면서 개인 홍보에 치중했다. 공약은 토론과 공방을 통해 다듬어진다. 이런 과정이 공론화되면서 실현을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 이번에 이런 게 없거나 부족했다. 차분함이 빼앗아 간 유권자 권리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투표 참여 의지다. 미디어리서치의 마지막 여론조사가 있다. 61.1%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가능하면 투표’까지 합치면 90.4%다. 열 명 중 아홉 명이 투표 의사를 밝혔다. 사전투표에서는 이미 최고의 투표율이 나왔다. 20.96%로 4년 전 18.96%보다 2%포인트 높다. 지역·연령·성향에 따라 차이는 있다. 하지만 투표 참여 의지는 분명히 높아졌다. 치열한 선거 열기와 구분되는 냉철한 투표 열기다. 포기해서는 안 될 이유다. 프랑스 정치 사상가 장 자크 루소가 말했다. “투표하는 순간만 자유롭다. 투표가 끝나면 다시 예속된다.” 유권자의 한계를 잘 짚었다. 절절히 와 닿는 명언이다. 5명의 경기지사 후보, 2명의 경기교육감 후보, 75명의 시장·군수 후보, 355명의 광역의원 후보와 754명의 기초의원 후보. 틀림없이 여기서 ‘4년 선출직’이 나올 것이다. 잘 뽑으면 일꾼, 잘못 뽑으면 상전이다. 일꾼을 뽑아 행정의 주인이 될 것인가. 상전을 뽑아 행정의 머슴이 될 것인가. 가서 선택하자.

[사설] 단일화∙비방에 허송 평택乙, 부끄러운 줄 알라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는 단일화 싸움이었다. 선두권이 김용남(민주)·유의동(국힘)·조국(혁신) 후보다. 한국리서치의 지난달 24~27일 여론조사가 22%, 20%, 24%다. 그리고 김재연(진보·5%)·황교안(자유·7%) 후보다. 선관위 홈페이지에 게시된 수치다. 선두권에서 단일화를 잡아내는 후보가 이긴다. 민주 진영 조합은 김용남·조국이다. 보수 진영의 그림은 유의동·황교안 단일화다. 여론 분포가 절묘하다. 뭉치면 이기고, 흩어지면 진다. 모두의 승리공식이다. 단일화 가능성이 컸던 쪽은 민주 진영이다. 김·조 단일화는 후보 공천 직후부터 화두였다. 둘의 선거운동도 이런 흐름을 타고 왔다. 예의의 시간, 대결의 시간, 그리고 충돌의 시간이다. 작금의 상황은 상당히 악화됐다. 서로의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31일에는 민주당 지도부가 나서 조 후보를 직격했다. “(조 후보가) 왜 민주당 가면을 쓰고 선거를 하느냐”(조승래 사무총장). 그러자 조 후보도 ‘민주당이 소리(小利)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반면, 보수 진영 분위기는 달랐다. 국민의힘이 ‘단일화 기대’를 유지했다. 그러던 중 희한한 변수가 등장했다. 지방에서 시작된 ‘선거 여왕 캠페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남·충청·강원을 돌았다. 보수 결집을 지원하는 유세다. 그런데 이게 평택을에는 엉뚱한 방향으로 나타났다. 황 후보가 ‘박근혜 탄핵 배신자’ 프레임으로 키웠다. 자신은 ‘의리의 정치인’으로, 유 후보는 ‘배신의 정치인’으로 몰았다. 그동안 없던 현수막이 평택 거리에 등장했다. ‘박근혜 대통령 총리 황교안-박근혜 대통령 탄핵 유의동’. 황 후보의 이 현수막이 준 메시지가 크다. 보수 단일화도 끝났다는 분석이다. 통상 단일화 분수령은 사전투표일이다. 이번에는 29일이었다. 하루 전인 28일을 단일화 시한으로 봤다. 평택을의 모든 후보가 이날을 넘겼다. 여기에 본투표일을 앞두고는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 상대에 대해 격해진 공격을 쏟아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유세도 평택을에서 내분 요소로 뒤바뀌었다. 후보 단일화는 정치 공학이다. 이를 쫓는 모습이 좋을 건 없다. 그 거래조차 만들어 내지 못한 평택을이다. 각자 이익을 위한 극단의 정치다. 민주 진영은 평택 출신 아닌 2인이 그렇게 싸웠다. 보수 진영은 평택에 오지도 않은 박 전 대통령으로 싸운다. 비(非)평택 정치인 논란이 있었다. 평택 정치인의 무기력도 빈축을 샀다. 그 우려가 결국은 ‘나만 살자’는 난장 구도로 끝나가고 있다. 평택이 없었던 평택을 선거, 유권자가 어떻게 봤다고 생각하나. 전쟁통 기지촌이 서해안 국제도시로 컸다. 자동차 도시를 넘어 반도체 메카로 컸다. 역사마다 선배 평택 정치인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사설] 시·군도 “반도체 역차별 반대”에 함께했다

경기도가 선창(先唱)했고 시·군이 함께했다. 시·군 실·국장들이 지난 28일 경기도에 모였다.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안)과 관련된 긴급 회의다. 정확히는 ‘수도권 배제 관련 도-시·군 긴급 현안회의’다. 참여한 시·군이 시행령(안)이 가져올 지역 산업 피해를 토의했다. 시행령(안)은 반도체클러스터 지정에 ‘수도권은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군이 처한 반도체 현안을 설명한 자리였다. 사업의 내용은 달랐지만 그 우려의 근거는 같았다. 당장 걱정은 진행 중인 외투 협상의 타격 우려다. 시·군마다 사활을 걸고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연구개발, 장비, 설계 등 다양한 분야가 대상이다. 오산은 AMAT 등 장비기업 연구단지를 추진 중이다. 부천은 DB하이텍 연계 투자를 협의 중이다. 시흥시는 피지컬 AI 특화지역 조성 등을 추진 중이다. 과천시는 AI·AX 신산업 육성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클러스터는 투자 기업에 내놓는 핵심 유인책이다. 이를 수도권에서 없앤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배후 지역 조성도 걱정이다. 평택은 삼성전자 5·6공장과 연계한 배후지역 조성과 소부장 투자 유치에 우려를 표했다. 화성시는 제3기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준비에 차질을 우려했다. 수원도 삼성전자 연구특화단지 및 경제자유구역 추진에 걱정이 많다. 반도체 생산의 앵커 기업 소재지들이다. 반도체 산업의 핵심 중에도 핵심이다. 재투자와 확장은 기업 생존의 조건이다. 이를 가로막을 시행령(안)이다. 산업통상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한다. 17일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까지 냈다. 하지만 이런 설명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경기도에 의견 조회가 내려온 것이 11일이다. 시행령 절차의 후순위 단계다. 선거 직후 시행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결정됐다’, ‘확정 안 됐다’는 정치 공방의 의미가 없다. 다행히 경기도가 목소리를 내고 있다. 21일 ‘수도권 배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정부에 올렸다. 이어 시·군 목소리까지 하나로 모으고 있다. 반도체 올케어 전담조직과 연계하기로 했다. 시·군의 상황에 맞는 협력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용인·평택 등은 반도체 생산거점 도시, 안산·화성·오산 등은 소부장 산업도시다. 이들의 의견을 토대로 공동 대응 논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현병천 경기도 미래성장산업국장이 말했다. “수도권 규제는 국가경쟁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현장 의견이 반영되도록 대응해 나가겠다.” 인천·서울시와도 공조 체제를 펴겠다고 밝혔다. 옳다. 경기도와 31개 시·군의 이번 대응은 행정이다. 경기도 산업을 지키는 행정이고, 시·군 먹거리를 챙기는 행정이다. 정략을 따르는 정치와 다르고, 구호만 거창한 정치와도 다르다.

[사설]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지방정치 살린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내일 자정으로 종료되고 모레는 유권자의 엄정한 선택에 의해 앞으로 4년 동안 지방정치를 이끌 지역일꾼을 선출하게 된다. 이미 지난 금요일부터 이틀 동안 사전투표가 실시됐다. 사전투표율은 23.51%로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높아 모레 실시되는 본투표에도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가, 투표율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는 일곱 번 투표를 한다.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역구 광역의원, 비례대표 광역의원, 지역구 기초의원, 비례대표 기초의원, 그리고 교육감을 선택한다. 경인지역의 평택을, 계양을과 같은 일부 지역의 경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있어 여덟 번의 투표를 하게 된다. 그러나 여야 주요 정당을 비롯해 개별 입후보자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지방선거 운동 과정을 살펴보면 지역대표를 선출하는 지방선거 아닌 중앙정치의 대리전과 같은 성격이 너무 표출돼 과연 이번 선거에서 선출된 단체장을 비롯한 지역일꾼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얼마나 역할을 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우선 가장 큰 문제점은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 과정과 선거운동에서 중앙정치가 너무 영향력을 행사해 정작 지역 주민들은 입후보자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후보자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거공보가 각 가정에 배달됐지만 선거운동이 중앙정치에 치중돼 있고 선거공약에는 지역 현안이 소홀하게 취급되고 있어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늘고 있다. 진영논리가 선거판을 휩쓸고 있다. 최근 한국 정치는 강성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한 진영정치가 횡행하고 있고 지방선거 역시 중앙정치에 함몰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정치가 분열된 국론을 통합시키기보다 오히려 더욱 부채질해 국론분열을 심화시키고 있다. 지방선거는 풀뿌리민주주의의 기초인 지방정치의 토대를 공고하게 마련하는 제도다. 따라서 유권자들에게 판단 자료가 되는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함에도 TV 등 각종 토론회가 과거보다 현저히 적게 진행되면서 유권자들의 알 권리를 무시한 사례가 허다하다. 지역의 민생 이슈는 소홀히 다루고 중앙 중심의 정치 구호만 요란한 것이 이번 지방선거의 문제점이다. 선거운동 과정이 어떻든 결국 선거 결과는 유권자의 책임이다. 4년간 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을 선택하는 일은 유권자의 권리임과 동시에 중요한 임무다.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만이 지방정치를 발전시키는 길임을 명심하고 투표에 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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