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영이도 없고, 하경이도 없고”…IBK, 시즌 초반 부상 악령

여자 프로배구 화성 IBK기업은행이 주전 세터 김하경(28)의 부상으로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11일 구단에 따르면 김하경은 병원 정밀검진 결과 오른쪽 발목 외측 인대 중 하나가 파열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2주간 고정 장치를 착용한 채 회복 중이며, 이후 재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발목 인대 부상은 재발 위험이 높아 완전 회복까지는 약 8주가 소요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김하경은 12일부터 시작되는 2라운드 출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부상은 7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흥국생명전 2세트 초반에 발생했다. 상대 박민지의 공격을 블로킹한 뒤 착지 과정에서 박민지의 발을 밟으며 오른쪽 발목을 접질렀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1승5패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어깨 수술로 시즌 아웃돼 계약해지한 베테랑 이소영(31)에 이어 주전 세터마저 이탈해 전력 공백이 커졌다. 김호철 감독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어려운 과제가 남았다. 현역 시절 명 세터로 이름을 날렸던 그 이지만, 지금은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포지션의 부상 공백을 스스로 메워야 하는 처지다. ‘세터 3인 체제’의 남은 두 축인 최연진과 박은서를 번갈아 기용하며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연진(19)은 선명여고 출신으로, 2023-24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지명된 기대주다. 공을 빠르게 처리하는 센스와 안정된 세트가 강점이다. 박은서(25)는 그보다 경험에서 앞선다. 2018-19시즌 흥국생명에서 프로에 데뷔해 지난해 수원특례시청에서 실업 무대를 거쳐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기복이 적고 경기 흐름을 읽는 감각이 뛰어나 위기 상황에서 팀을 안정시키는 역할이 기대된다. 결국 해법은 팀 안에 있다. 젊은 세터들의 성장과 코칭스태프의 세밀한 운영이 맞물릴 때, IBK기업은행은 다시 흐름을 탈 수 있다. 누가 세트를 올리든 팀이 흔들리지 않는 것, 그 단단한 리듬을 찾는 것이 지금 IBK기업은행의 목표다.

‘리빙 레전드’ 양효진, V리그 사상 첫 8천득점 금자탑

여자 프로배구의 ‘전설’ 양효진(36·수원 현대건설)이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다. 양효진은 8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경기, 2세트 16대14 상황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남녀부 통틀어 최초로 통산 8천득점을 돌파했다. 직전 경기까지 7천992점을 기록했던 그는 이날 1세트에서 5점을 올린 뒤 2세트 중반 여덟 번째 득점으로 대기록을 완성했다. 경기 후에는 총 15점을 추가해 통산 8천7득점을 마크했다. 이로써 양효진은 여자부 2위 박정아(6천281점)에 2천점 가까이 앞섰고, 남자부 최고 기록인 레오(6천762점)마저 넘어섰다. 단일 선수로 남녀 통합 최다 득점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양효진의 기록 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5세트 9대8에서 연타 공격으로 통산 6천공격득점을 달성했고, 이어 통산 블로킹 1천650개 고지도 함께 밟았다. 2007-2008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한 양효진은 19시즌째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 플레이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다섯 번째 FA 자격을 얻고도 현대건설과 총액 8억 원(연봉 5억+옵션 3억)에 재계약하며 팀의 상징으로 남았다. 19년간 코트를 지켜온 양효진은 이제 ‘기록 제조기’를 넘어 V리그 역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끊임없는 진화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등이냐 추락이냐…현대건설·IBK, 초반 분수령 ‘한 판’

여자 프로배구 수원 현대건설과 화성 IBK기업은행이 서로 다른 고민 속에서 맞붙는다. 현대건설은 4일 오후 7시 수원체육관에서 IBK기업은행과 홈 경기를 치른다. 최근 연승이 끊긴 4위 현대건설(2승1패)은 반등이 절실하고, 시즌 초반 최하위로 처진 IBK기업은행(1승3패)은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지난 페퍼저축은행전 완패의 원인은 득점 분산의 실패와 결정력 부족이었다”고 짚었다. 외국인 선수 카리 가이스버거(미국)와 자스티스 야구치(일본), 양효진·정지윤 등 4명이 고르게 득점을 내야 하는 시스템을 지향하지만, 특정 경기에서 공격이 한쪽으로 쏠리며 리듬이 깨졌다는 설명이다. 강 감독은 “우리는 점유율을 분산해야 하는 팀”이라며 “한두 선수에게 공격이 집중되면 상대 블로킹에 막히기 쉽다. 여러 포지션에서 고르게 득점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피드 배구’ 완성도는 아직 절반 수준이다. 강 감독은 “세터의 빠른 볼 배분과 외국인 공격수들의 호흡이 시즌 초반 완벽히 맞물리지 못했다”며 “국내 세터들이 빠른 템포에 익숙하지 않아 조정 중이다. 경기마다 호흡이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득점 분산과 리듬 있는 스피드 배구가 완성되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며 “우리부터 안정감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테랑’ 양효진의 몸 상태도 변수다. 그는 지난 코보컵 대회 이후 무릎 통증을 안고 있어 경기 전날에만 팀 훈련에 합류하고 있다. 강 감독은 “양효진의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 미들 블로킹과 중앙 득점에서 약점이 생겼다”며 “그 부분이 최근 경기력 기복의 큰 요인이기에 빠르게 보완하겠다”고 했다. 반면 IBK는 리시브 불안과 조합 미완성이라는 근본적 문제를 안고 있다. 코보컵 우승이라는 좋은 결실을 맺은 IBK는 정규리그 들어 세터와 리베로 라인이 흔들리면서 공격 전개가 꼬였다. 특히 육서영, 킨켈라, 황민경 등 정상급 아웃사이드 히터들이 포진해 있지만, 최적의 조합을 찾지 못한 점이 고민거리다. 또한 이소영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김호철 IBK 감독은 “세터들이 볼 배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또 빅토리아와 킨켈라 등이 보다 정교한 공격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승이 끊긴 현대건설과 하위권에 머문 IBK기업은행. 서로에게 이번 경기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한쪽은 반등의 신호탄을, 다른 한쪽은 탈출의 발판을 찾아야 하는 ‘기로의 한 판’이다.

임동혁 등 ‘상무 9총사’ 귀환…남자배구 판도 흔든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인천 대한항공)을 포함한 9명이 곧 V-리그 코트로 돌아온다. 임동혁과 홍상혁과 세터 신승훈(이상 의정부 KB손해보험), 리베로 장지원(수원 한국전력), 아웃사이드 히터 홍동선, 세터 김명관(이상 천안 현대캐피탈), 미들 블로커 양희준·박찬웅(대전 삼성화재), 아웃사이드 히터 정성규(서울 우리카드)등 9명은 지난 28일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식을 마쳤다. 이들은 지난해 4월 입대해 18개월간 국방의 의무를 다한 뒤, 곧바로 소속팀에 복귀해 V-리그 출전을 준비한다. 병역의무선수 등록 및 공시가 완료되는 대로 바로 코트에 설 수 있다. 특히 ‘천군만마’를 얻은 대한항공은 오는 3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우리카드와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임동혁은 외국인 선수 카일 러셀과 호흡하며 공격 흐름을 바꿀 ‘조커’ 역할이 기대된다.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 중인 그는 지난 6월 AVC 네이션스컵과 최근 FIVB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주전으로 나서 아르헨티나전에서 15점을 기록하며 팀의 한 세트 승리에 기여한 바 있다. 홍동선, 홍상혁, 정성규 등 공격수와 양희준·박찬웅 등 중앙 핵심, 김명관·신승훈 세터진, 장지원 리베로까지 팀 전력 강화가 예상된다. 군 복무를 마친 9명은 전역 직전, 부산에서 열렸던 제106회 전국체전에 출전해 남자 일반부 결승에서 화성시청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 3대2 승리를 거두며 대회 3연패를 견인했다. 이제 이들이 연고팀 인천 대한항공, 의정부 KB손해보험, 수원 한국전력 등에서 코트로 돌아오면서 올 시즌 V-리그 남자부 판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괴물 신인’ 방강호, 전체 1순위로 수원 한국전력行

남자 프로배구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방강호(제천산업고)가 신인선수 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로 수원 한국전력의 선택을 받았다. 방강호는 27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5-2026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얻은 한국전력에 의해 가장 먼저 호명됐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키 2m의 탄탄한 체격에 강력한 공격력, 안정적인 리시브까지 겸비한 그는 이번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혔다. 특히 지난 7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19세 이하(U-1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고, 프로 무대에서도 즉시 전력감으로 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드래프트 순서는 지난 시즌 최종 순위의 역순을 기준으로 확률 추첨을 통해 결정됐다. 부산 OK저축은행(35%), 한국전력(30%), 대전 삼성화재(20%), 서울 우리카드(8%), 의정부 KB손해보험(4%), 인천 대한항공(2%), 천안 현대캐피탈(1%)의 확률로 진행된 추첨에서 한국전력의 빨간색 공이 가장 먼저 나와 1순위의 행운을 거머쥐었다. 한국전력은 곧바로 ‘빅3’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은 방강호의 이름을 불렀다. 이어 삼성화재는 이탈리아 몬차에서 활약한 ‘해외파’ 아웃사이드 히터 이우진을 2순위로 지명했다. 3순위 OK저축은행은 세터 박인우(조선대), 4순위 우리카드는 미들 블로커 손유민(인하대), 5순위 대한항공은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호(제천산업고), 6순위 현대캐피탈은 장아성(부산광역시체육회), 7순위 KB손해보험은 미들 블로커 임동균(한양대)을 각각 선택했다. 프로 무대에서 ‘고교 특급’ 방강호가 어떤 활약으로 한국전력의 새로운 에이스로 성장할지 팬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비예나 폭발’ KB손해보험, 대한항공 격추…시즌 첫 승

의정부의 홈팬들 앞에서 KB손해보험이 마침내 웃었다. KB손해보험은 26일 의정부 경민대 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로배구 진에어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대1(25-23 25-20 22-25 26-24)로 꺾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 22일 ‘디펜딩 챔피언’ 천안 현대캐피탈과의 개막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던 KB손해보험은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강호 대한항공을 잡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개막전에서 수원 한국전력을 3대1로 제압했지만, 연승에는 실패했다. 이번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득점 머신’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였다. 비예나는 공격 성공률 67.44%로 30득점을 폭발시키면서 대한항공의 외국인 공격수 카일 러셀(29점·성공률 46.67%)과 자존심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이날 비예나는 V리그 역대 8번째로 통산 후위 공격 1천200득점을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다. 러셀은 서브 에이스 5개, 블로킹 3개, 후위 공격 10개를 올리며 올 시즌 2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지만, 낮은 공격 성공률이 발목을 잡았다. 비예나의 뒤를 든든히 받친 건 새 얼굴 임성진이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KB손해보험에 새 둥지를 튼 그는 이날 14득점을 기록하며 토종 주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22일 현대캐피탈전에서 교체로 나와 무득점에 그쳤던 그는 두 번째 경기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승부의 분수령은 1세트였다. KB손해보험은 22-23에서 비예나가 몸의 균형을 잃고도 대각 공격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정지석의 퀵 오픈 실수로 역전에 성공했다. 마지막은 역시 비예나였다. 그의 강력한 퀵 오픈이 코트를 갈라 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는 중반 이후 KB손해보험의 흐름이었다. 15-15에서 러셀의 서브 범실이 나온 뒤 임성진의 중앙 백어택과 비예나의 연속 득점이 이어지며 19-15로 달아나 세트를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 끈질긴 추격 끝에 22-25로 한 세트를 만회했지만, 4세트에서 다시 발목이 잡혔다. 23-24의 위기에서 비예나가 퀵 오픈으로 듀스를 만들었고, 정지석의 공격 범실에 이어 비예나의 후위 공격이 꽂히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비예나의 주먹이 허공을 가르자, 의정부 홈팬들의 함성이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KB손해보험의 시즌 첫 승이었다.

‘배구의 계절’이 돌아왔다…V리그, 6개월 대장정 돌입

‘배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2025-2026시즌 프로배구 V리그가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여자부 인천 흥국생명과 대전 정관장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간 대장정을 펼친다. 남자부는 20일 수원체육관에서 수원 한국전력과 서울 우리카드의 시즌 첫 경기가 열린다. 7개 팀이 참가하는 남녀부 모두 정규리그 6라운드 동안 팀당 36경기, 총 126경기를 치른다. 이번 시즌은 ‘포스트 김연경’ 시대의 본격 개막이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이끈 김연경(은퇴)의 공백 속에서 여자부 판도는 요동치고 있다. 흥국생명은 FA 최대어였던 미들블로커 이다현을 영입했지만 김연경의 존재감을 완전히 메우긴 어렵다. 외국인 공격수 레베카 라셈과 아시아쿼터 아닐리스 피치 등 새로운 조합이 시즌 초반 흥국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반면 화성 IBK기업은행은 상승세가 뚜렷하다. 컵대회 우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IBK는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을 영입하며 수비 라인을 대폭 강화했다. 여기에 외국인 공격수 빅토리아 댄착과 알리사 킨켈라, 대표팀 주포 육서영까지 조화로운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수원 현대건설은 여전히 ‘부상 악재’와 싸워야 한다. 모마와 이다현의 이탈에 이어 정지윤·양효진이 완벽한 컨디션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외국인 선수 카리 가이스버거가 얼마나 빠르게 팀에 녹아드느냐가 변수다. 남자부는 여전히 천안 현대캐피탈과 인천 대한항공의 양강 체제 속에 중위권 도약 경쟁이 치열하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거포 카일 러셀과 일본 리베로 이가 료헤이를 재계약하며 팀 완성도를 높였다. 여기에 브라질 대표팀 사령탑 출신 헤난 달 조토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새로운 색깔의 배구를 예고한다. 전역을 앞둔 거포 임동혁의 합류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의정부 KB손해보험은 ‘화력 강화’로 맞선다. 지난 시즌 득점왕 안드레스 비예나와 아시아쿼터 모하메드 야쿱을 잔류시킨 데 이어, FA 최대어 임성진을 품으며 공격 라인을 재편했다. 수원 한국전력은 새 외국인 공격수 쉐론 베논 에번스(등록명 베논)와 신예 토종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한편 이번 시즌부터는 논란이 됐던 ‘중간 랠리 판독’과 ‘그린카드 제도’가 모두 폐지된다. 김연경의 은퇴와 대표팀 부진, 컵대회 파행 등 악재 속에서도 V리그는 다시 팬들의 심장을 뛰게 할 준비를 마쳤다.

수원 현대건설, ‘스피드 배구’로 왕좌 탈환 시동

여자 프로배구 수원 현대건설이 ‘스피드 배구’를 앞세워 두 시즌 만의 정상 탈환에 나선다. 다만 외국인 선수 카리 가이스버거(카리)의 부상 여파와 주축 선수들의 회복 지연으로 시즌 초반에는 다소 어려운 출발이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오는 2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인천 흥국생명을 상대로 2025-2026시즌 프로배구 정규리그 개막 원정 경기를 치른다. 지난 2023-2024시즌 ‘통합우승’의 영광을 안았던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대전 정관장에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올 시즌은 빠른 배구 완성을 목표로 팀을 새롭게 구성했지만, 외국인 선수 부상으로 훈련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며 “지금은 완성도보다 맞춰가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모마를 중심으로 높이 배구를 구사했지만, 막판에 체력과 밸런스 문제로 주춤했다. 이에 올 시즌에는 빠른 템포의 전환 공격을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강 감독은 “올해 외국인 선수인 카리가 낮은 토스에 맞춰 스피드를 살리는 배구를 선호한다”며 “그 스타일이 완전히 녹아들면 팀 밸런스가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카리가 무릎 부상으로 6주간 훈련을 중단하면서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강 감독은 “신장은 크지만 경험이 부족하고, 아직 완성도는 떨어진다”며 “이번 주 연습경기에서 실전 감각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세터 김다인의 컨디션 관리도 중요한 과제다. 지난 시즌 부상 여파로 정상 컨디션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 감독은 “스피드 배구는 세터와 공격수 간 호흡이 핵심인데, 연습량이 부족해 초반에는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2라운드 후반쯤엔 팀이 제 모습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베테랑 미들블로커 양효진도 컵대회 이후 점프 훈련을 완전히 소화하지 못해 시즌 초반에는 전력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강 감독은 “항상 초반 강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며 “중반 이후 팀워크가 맞춰지면 충분히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체력 관리와 로테이션 운용 역시 시즌 성패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스피드 배구 특성상 체력 소모가 큰 만큼 다양한 선수 기용을 통해 체력 안배를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실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올해는 선두권 싸움보다는 중상위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게 현실적”이라며 “변화가 많은 시즌이지만, 가진 전력으로 끝까지 버티며 현대건설다운 배구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화성 IBK기업은행, 9년 만에 KOVO컵 ‘금빛 스파이크’

화성 IBK기업은행이 한국도로공사를 꺾고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은 28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대1(20-25 25-22 25-15 25-23)로 제압하며 2016년 이후 9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통산 네 번째(2013·2014·2016·2025) 우승이자 대회 전 경기 승리를 거둔 완벽한 전승 우승이다. 이번 대회에서 IBK기업은행은 조별리그에서 정관장과 도로공사를 차례로 꺾었고, 준결승에서는 현대건설을 물리쳤다. 결승에서 다시 만난 도로공사까지 제압하며 ‘무패 행진’으로 정상에 섰다. 이날 결승 최우수선수(MVP)는 22점을 몰아친 육서영에게 돌아갔다. 그는 서브 에이스 3개, 블로킹 1개를 포함해 팀 공격을 이끌었고, 이주아도 15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주에게 주어지는 라이징스타상의 주인공은 IBK기업은행 최연진이었다. 경기 초반 흐름은 도로공사가 잡았다. 1세트에서 김세인이 홀로 10득점을 올리며 폭발적인 화력을 과시했고, 강소휘까지 가세해 점수 차를 벌렸다. 세트 막판에도 김세인이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도로공사가 1세트를 가져갔다. 하지만 2세트부터 균형이 흔들렸다. 육서영이 본격적으로 공격에 가세하며 분위기를 바꿨고, 전수민이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승부처를 장식했다. 결국 세트포인트 상황에서 김세인의 공격이 아웃되며 IBK기업은행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는 IBK기업은행의 완승이었다. 도로공사의 리시브 라인이 무너지자 IBK기업은행이 집중 공격을 퍼부었다. 10대8에서 시작된 ‘5연속 득점’으로 격차를 벌리며 단숨에 흐름을 잡았고, 세트 스코어를 2대1로 뒤집었다. 승부가 갈린 4세트는 접전이었다. 도로공사가 전새얀의 블로킹과 김세인의 득점으로 6점 차까지 앞서갔지만, IBK기업은행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육서영과 이주영이 연이어 공격을 성공시키며 추격했고, 결국 막판 뒷심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대망의 우승을 확정했다. 김호철 IBK기업은헁 감독은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베테랑 임명옥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쳐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대회 MVP 육서영은 “감독님이 공격력에 극대화했으면 좋겠다고 저에게 말씀하셨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려 노력했고, 동료들이 옆에서 많은 도움 준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나현수 ‘코트 폭격’…현대건설, 흥국생명 꺾고 컵대회 ‘첫승’

컵대회 여자부 ‘디펜딩 챔피언’ 수원 현대건설이 V리그 챔피언 인천 흥국생명을 꺾고, 대회 개막을 화려하게 열었다. 현대건설은 21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A조 개막전에서 나현수(21점)와 이예림(18점)의 맹활약을 앞세워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대1(25-15 18-25 25-19 25-16)로 제압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현대건설이 주도했다. 1세트에서 이예림과 서지혜가 나란히 6득점을 올리면서 공격을 이끌었고, 서지혜의 서브 에이스와 흥국생명의 범실이 이어지면서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흥국생명은 1세트에만 7개의 범실을 쏟아내며 스스로 무너지며 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2세트는 달랐다. 흥국생명은 세터 교체 카드로 반전을 노렸고, 김다솔이 투입되자 빠른 템포의 공격이 살아났다. 1세트 팀 공격 성공률이 30%에도 못 미쳤던 흥국생명은 2세트에서 57%를 기록하며 세트를 따냈다. 현대건설은 3세트부터 다시 흐름을 가져왔다. 미들 블로커 양효진과 나현수가 중앙 장악력을 과시하며 합계 9점을 쓸어 담았다. 19대16에서 두 선수가 연속 득점에 성공했고, 흥국생명 문지윤의 연속 범실이 겹치며 승부가 기울었다. 마지막 4세트에서는 세터 김다인이 돋보였다. 그는 나현수, 김희진 등을 고르게 활용해 연속 득점을 이끌었고, 14대8에서는 기습적인 2단 공격까지 성공시켰다. 이후 김사랑의 서브 득점으로 20대10까지 달아난 현대건설은 승기를 놓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새 팀에 합류한 선수들의 활약에도 눈길이 쏠렸다. IBK기업은행에서 이적한 김희진은 6득점을 보탰고, 반대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벗고 흥국생명으로 옮긴 이다현은 공격 성공률 33.3%에 그치며 8점에 머물렀다. 컵대회 첫 경기부터 강호 대결을 승리로 장식한 현대건설은 조별리그 순항을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