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론적 관점에서 범죄현상을 볼 때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환경에서 범죄자들이 많이 나온다”고 말한다. 실제로 범죄자들 중 결손가정에서 성장했다든지, 이혼이나 별거한 상태라든지, 직업이 일정치 않거나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가해자들 중 어린 시절 자신이 가정폭력이나 성폭력피해 경험을 겪었던 사람들도 꽤 있다.
하지만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했다고 모두 범죄자가 되는 건 아니다. 어려운 처지에서 더욱 분발해 성공하는 사람들의 사례는 위인전의 단골메뉴였다. 그렇다면 극한 상황을 극복,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차이 중 몇가지를 심리학에서의 Resilience(탄성력 복원력)란 개념을 통해 찾아 보고자 한다. 심리학자들은 경제적 곤란, 부모의 정신과적 질병이나 약물 남용력, 아동 학대 등 불우한 환경에서도 건강하게 성장하는 아이들의 긍정적 요소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연구 결과, 자신이 외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능력이 있다는 믿음, 문제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세 등의 심리내적 요인들과 편부모 가정이라도 조부모나 친척, 형제 등 대리부모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있거나 혹은 좋은 친구, 선생님과의 관계 등 환경적 요인들이 탄성적 요인(Resilient Factor)으로 나타났다.
현재 보호관찰소는 대상자들의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제재하는데다 이들의 탄성적 요인을 찾고 향상시켜 사회 복귀에 도움을 주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펼치고 있다. 복학생 설명회와 직업훈련 설명회 등을 통해 학업을 지속시키고 전문적인 기술을 터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갱생보호공단을 통해 취업도 알선해 주고 있다. 이외에도 쉼터 숙소 알선이나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원호정책들을 시행해 좀 더 개선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맨토링 프로그램이나 사회적응 프로그램 등을 통해 탄성적 요인을 발견하고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범죄행위를 유발하는 개인적 요인들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는다. 탄성적 요인을 개발시키고 환경을 개선시켜 범죄자를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하도록 하는 건 한 부서나 보호관찰소만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면 각 분야에서 범죄자들의 개선과 처우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함께 참여함으로써 소외되는 이웃들을 줄여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 종 호 수원보호관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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