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운영된다고 한다. 얼핏 당연한 말처럼 들린다. 원칙이니까. 하지만 다수결의 원칙은 입장이 대립돼 통합과 조정이 어려울 경우 마지막으로 꺼내드는 카드이지 만사를 결정하는 철칙일 수는 없다. 모든 일을 다수결의 원칙으로 결정한다면 그 뒤에는 의사결정에서 소외된 소수와 그들의 불만이 항상 불씨처럼 남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민주주의는 만장일치원칙에 의해 지배받는다는 말인가? 만장일치라니. 지금이 삼국시대 농경사회도 아니고 입장에 따라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복잡다기한 현대 글로벌 사회인데 그게 가당한 일인가? 물론 어렵다. 그러나 소수의 가녀린 불평에 대해서까지 섬세하게 귀를 기울이며 그것을 해소해주기 위해 노력해 결국은 모든 이의 욕구가 충족된 만장일치 지경을 향해 나아가는 게 선진사회가 갈 길이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만장일치를 이룰 것인가?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을 통해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입듯, 소수에 대한 다수의 배려에 의해, 그리고 각자의 취향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의 제공을 통해 욕구충족의 만장일치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경기도교육청은 다수가 원하는 학교 평준화의 기저를 유지하면서 다음과 같이 소수를 배려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과학·수학·외국어분야, 스포츠·예능분야, 실업분야 등에서 특수 재능을 지닌 소수를 배려해 학교교육의 다양화·특성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 소외계층을 배려하면서 사교육 수요를 학교 내로 흡수, 소득간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취지에서 방과 후 학교 운영도 확대된다. 기타 농촌 소규모 학교 살리기 등 교육복지 취약지역 및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사업들도 다채롭게 추진된다. 다수의 입장을 존중하는 기반에서, 다수와 함께 소수의 입장을 배려하며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때, 다수와 소수 양자 모두가 윈 윈(Win-Win)하는 교육에의 욕구충족의 만장일치, 즉 교육 민주주의가 이뤄질 것이다.
/임 영 순 경기도교육청 교육정책과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