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스포츠는 신체활동을 통한 오락적 의미의 단순한 개념보다는 복잡하고 다양한 가치와 의미들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해당 사회 이데올로기가 내재돼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같은 이데올로기는 사회 구성원들을 일정한 틀 속에 규정, 사회 구성원 의식과 행동 등을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해 해당 사회가 요구하는, 다시 말해 레저스포츠활동이 지향하는 목표 달성이 하나가 되게 하는 긍정적 효과를 유도한다. 레저스포츠는 여가시간에 행해지는 자발적인 순수한 차원의 스포츠활동이다. 이에 따라 레저스포츠는 레저의 일부분으로 신체활동을 수반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레저활동중 하나다. 현대인의 레저활동이 점차 적극적인 성향으로 변화되는 추세에 힘입어 여가활동중 스포츠활동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게 됐고 이에 따른 레저스포츠 태동이 이뤄졌다. 그러므로 레저스포츠는 현대사회 필요성에 의해 등장했으며 레저(Leisure)와 스포츠(Sports) 합성어로 레저부문 한 영역으로 구분된 진 얼마되지 않았으나 사회의 각종 환경적 요소 영향을 받아 형태나 가치 등에서 변화가 나타나면서 순수한 의미와 가치만을 추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즉 레저스포츠 의미와 가치 등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환경적 여건들과 관련돼 고찰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레저스포츠는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사회제도다. 가치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이상이며 상대적 개념으로 효용이나 만족도 등에 의해 평가할 수 있으며 바람직한 게 무엇인가 평가하는 사회적 기준을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구체적인 행위상황에서 일어나는 규범적 기대 속에 반영된다. 그러므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사회 제도 전반에 걸쳐 급속한 변화나 변동을 경험하는 현대사회에서 이에 병행해 사회 전체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중심적 가치 또한 특정 사회에 적합한 규범과 가치로 변화되고 있다. 레저스포츠는 고도 산업사회 형성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현대사회 대안·궁극적 가치를 수용하고 내면화시키는 중요한 사회체계 일부로 대두됐다. 이는 사회화 차원에서 레저스포츠가 사회적 상황과 신념, 규범, 가치, 태도, 지각과 이로 인한 인지적 경험 등을 내면화시켜 전체 사회 지배적 가치를 전달하는 사회제도의 하나임을 의미한다. 레저스포츠는 현대사회 존재가치가 충분하며 나아가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사회 구성원들에겐 역할과 과업 등을 요구, 사회가 지향하는 목표 달성을 위한 절대적 수단을 지닌 지배적 가치이다. /곽한병 경기대 레저스포츠학과 교수
지난 주말 직원들과 광교산에 다녀왔다. 화창하면서 다소 더운 날씨였으나 산속 공기는 무척 상쾌했다. 직장생활이 바빠서였는지, 아니면 필자의 인지능력이 부족했었는지 개나리나 진달래, 벚꽃 등은 구경 한번 못해보고 이제서야 산길 옆에 철쭉 같은 꽃이 길게 늘어져 있음을 알아차렸다. 2주일에 한 번 정도는 꼭 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살고 있던 차에 2개월만에 찾았으니 광교산에 미안한 마음이 산행내내 들었다. 광교산은 해발 582m로 높은 산은 아니나 규모면에서 작은 산은 아닐 것이다. 돌도 별로 없는 육산으로, 등산하고 산책하기엔 안성맞춤이며 수원의 가장 큰 휴식공간이자 자연학습장이다. 큰 산이 없는 수원에서 광교산은 허파 역할을 한다. 불행하게도 허파 일부는 잘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광교산 남동쪽 자락이 광교신도시에 편입되기 때문이다. 저밀도 친환경 신도시로 건설된다고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 원천유원지, 원천저수지, 신대저수지 등 수원 사람들에겐 정이 깊이 든 곳이다. 라일락 꽃향기 아래에서 먹는 막걸리와 오리백숙맛은 몇년내 사라질 것이다. 장기적으로 저수지가 오염될까도 걱정된다. ‘땅은 어머니요. 농부는 아버지’라고 한다. 땅은 진실하고 농부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농부가 아닌 사람이 땅을 파헤치면 땅은 망가지기 쉽다. 농부는 수백년 농사짓던 정든 땅을 떠나 이주할 것이다. 아니면 농사일을 포기하고 다른 사업을 할 수도 있다. 그곳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은 다른 사업장을 뒤질 것이다. 현지 주민들에게 주어지는 토지보상금만이 이들의 삶의 터전일 뿐이다. 농토를 관리하고 정성을 다하는 것보다, 사업장을 관리하고 번영시키는 것보다, 손에 쥐어진 토지보상금을 관리하고 지키는 게 더 어려울 것이다. 행복은 단순한데 있다고 한다. 더욱 복잡해지는 현지 주민들에겐 고난의 시련이 있을 수 있다.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마음속으로나마 전하고 싶다. /장 현 성 우리투자증권 북수원지점장
“밀을 살리고 무기를 죽여라.” 지난 70년 라르자크(La Rzac) 고지대에 1만4천㏊ 4천234만평 규모의 군사기지를 늘리겠다는 프랑스 정부 결정에 반대하며 프랑스 농민들이 외쳤던 구호이다. 당시 이들은 기지 확장을 막기 위해 군대가 매입한 농장들을 불법 점유하며 투쟁을 펼쳤다. 농민들은 트랙터를 몰며 800㎞가 넘는 거리시위를 벌였고 에펠탑에 양떼 60마리를 풀고 천막투쟁을 전개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 81년 6월3일 새로 취임한 미테랑 대통령은 군사기지 확장안을 취소했다. 이 땅에서 라르자크에서 들렸던 구호와 흡사한 절규의 목소리가 울린다. 바로 평택 미군기지 확장지역에서 들리는 소리이다. 평택지역 349만평에 대한 강제 수용을 둘러싼 농민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정부의 대립양상이 심상찮다. 국방부가 강제 수용하겠다는 곳은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그리고 1952년 미군에 의해 강제 수용된 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평택 문제는 주한미군 역할 변화를 내포하고 있는 전략적 유연성과 이에 따른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에 따른 것이다.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해외미군 장기 주둔전략에서 분쟁지역에 병력을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는 신속 기동군전략으로의 전환이며 중국을 제1의 잠재적 위험국가로 설정하고 이를 견제하기 위해 좋은 조건의 항만을 갖고 있는 평택을 선택한 것이다. 미국은 기존 457만평 이외에 추가로 349만평을 요구했으며 정부는 무려 비용 5조5천억원을 부담하게 됐다. 806만평은 여의도의 3.2배에 해당되는 면적이며 정부가 주한미군에게 지원하는 경비지원금은 연간 7천469억원, 직간접 지원비용도 매년 1조원에 이른다. 이처럼 평택 문제는 결코 이 지역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땅의 평화통일과 자주권과 관련된 문제인 것이다. 지난해말 라르자크투쟁에 참여했던 조제 보배가 평택을 방문했다. 그는 평택을 “제2의 라르자크”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99년 8월12일 프랑스 미요에서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상징인 맥도널드 신축 공사장의 일부를 파괴하는 시위를 주도했지만 빨갱이란 색깔은 덧씌워지지 않았다. 시인 가수 정태춘의 고향으로 유명한 도두리. 배의 닻을 내리고 거두던 곳이란 뜻의 대추리. 그곳을 의미있게 지키는 건 우리 모두의 몫이다. /장 금 석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사무처장
“이웃간 접촉사고가 났을 때 경찰서로 가시겠습니까? 호프집으로 가시겠습니까?” 한 맥주체인점 광고가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온다. 부담 없는 일과성의 선택일 수도 있지만 일련의 사회병리현상에 대한 문제 제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요?”라고 말하는 여성의 목소리에는 염치와 진솔함이 묻어난다. 필자는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현상들을 보면서 문득 이 표현의 기능을 다시 생각해 본다. 우리는 잡다한 교통사고나 사소한 폭행사고 등에서 “미안합니다”란 표현을 극도로 자제하려 한다. 그것이 자신의 잘못을 먼저 인정하고 결국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빌미가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한편 정치인이나 기업인 등이 각종 부조리에 대해 “미안합니다”고 말할 때는 법률적 책임을 면제해주려 하지 않는다. 그들의 사과가 진실성이 결여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 남의 미안함은 수용하지 않고 자신의 미안함은 인정하지 않으려는 심리가 있는 것이다. 며칠 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등장한 캐나다 현지 교민 리포터는 어떤 사건이 벌어 졌을 때 절대 “미안합니다”라고 먼저 말하지 않는다는 캐나다 현지의 사회분위기를 전했다.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면 이에 따른 법률적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덧붙여 그는 최근 이러한 법률적 책임회피 의식으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면서 시민사회에서 “미안합니다”란 표현에 대한 법률적 책임을 부가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모든 행위를 법률적으로 판단하려 하는데서 비롯된 이 문제들에 대해 뚜렷한 해결책이 있어 보이진 않다. 형벌이 무거우면 백성이 그것을 피하려고 할 뿐 진심으로 승복하지 않는다는 공자의 덕치론(德治論)이나, 잘 짜여진 법조항에 의해 잘 다스려진 사회보다 법 조항이 없어도 잘 다스려지는 사회가 더 좋은 사회란 루소의 사회계약론(社會契約論)은 이에 대한 반추의 단초를 제공해주긴 한다. 하지만 자칫 그것이 지나친 인치(人治)와 인정주의로 흘러 무책임한 “미안합니다”를 남발하게 하거나 법치를 훼손할 가능성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이라면 경찰서로 가겠는가? 호프집으로 가겠는가? /이 정 진 오산대 이벤트연출과 교수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 오늘 있었나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2004년이 저물어 갈 때쯤 어려운 사회경제적 환경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가장(家長)에게 신선한 감동을 줬던 ‘아빠 힘내세요’란 노래가사 일부이다. 요즘 지역의 공복(公僕)을 뽑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아빠 힘내세요’를 개사한 로고송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여·야는 지치고 힘든 국민들의 아픔을 달래는 홍보 컨셉으로 채택한 ‘아빠 힘내세요’란 로고송을 서로 작사·작곡자와 독점 계약했음을 주장하는 등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아마도 여·야를 불문하고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에 올인하기에 앞서 주민들의 정서와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선거전략이 지략가 입장에서 보면 훨씬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각 정당이 ‘아빠 힘내세요’란 로고송을 쟁탈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의 이면에는 그만큼 생활의 고달픔이 묻어 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비추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떨쳐 버릴 수 없다.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의 종말’, ‘끊임없이 치솟는 기름값’, ‘론스타 등 해외투기자본’, ‘현대가(家)그룹의 분열’ 등 작금의 우울한 뉴스들을 접하고 있는 이웃들에게 과연 ‘아빠 힘내세요’란 로고송이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연일 신문 지면들을 장식하고 있는 5·31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쏟아내는 수많은 정책공약들의 예고편을 보면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가져도 된다는 것인가? 우리는 짧은 로고송으로 유권자들을 현혹시키는 선동가형 지도자들은 물론 실현 불가능한 정책공약(空約)을 제시하는 자유방임형 지도자들도 배척해야 한다. ‘기대반 우려반’이 겹치는 심정으로 유권자들은 보름 남짓 남은 기간동안 앞으로 4년간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 가는 주민들의 대표를 선택하기 위한 판단을 해야 한다. 국가와 지역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는 후보자들이 선택될 수 있길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신 원 득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
하늘, 산, 바다 온 세상이 푸르고 청명하기만 한 가정의 달 5월이다. 공공기관과 학교, 각 가정 등은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계발해 각종 대회나 행사 등으로 꾸며 볼만한 거리들이 다양하다. 생활이 원만해 잘 사는 가정에선 백화점이나 놀이공원에서 어린이들을 위해 부모님들이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면 하루 세끼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모자가정이나 소녀가장, 부자가정 등도 많이 늘고 있다. 6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경제·사회 모든 분야가 산업화로 급성장하면서 바른 인성을 확립하는데 조금은 미흡했던 점을 부정할 순 없다. 예전에 비해 지금은 많이 달라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사회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빈곤층에 대해 좀 더 큰 배려가 지속돼야 한다. 하루가 힘겹게만 느껴지는 그들에게 5월이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부자와 가난은 다시 말해 가진 것과 못 가진 것을 뜻한다. 하지만 부자만 환대해 주고 가난한 사람들은 천대시한다면 그 정책은 ‘복지’란 단어에 걸맞지 않는데다 그야말로 인간 본래의 존엄성을 차별하고 박탈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이같은 문제점들은 바로 개인의 이기심과 욕심에서 비롯된, 남을 배려하지 않는데 원인이 있다. 저소득층을 돕기 위한 정부의 여러 정책들이 세워지고 개선되는 점은 매우 바람직하다. 좀 더 큰 틀에서 보면 ‘나’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며 돕고 살아야한다는 내용에 초점을 두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웃들과 살면서 몇년이 지나도 서로 얼굴도 모르고 가정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조차도 전혀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어느 날 구급차 소리에 나가보면 오랫동안 집안에서 아파 누워 있던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 일을 접할 때마다 서글프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은 말한다. “나 먹고 살기도 바쁜데 이웃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이러한 각박한 세상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면에는 그간 우리들이 어떤 문제들을 안고 살았는지 각자 자신에게 던져야 할 큰 화두이기도 하다. 해마다 가정의 달이 되면 곳곳에서 사랑의 메아리가 울려 퍼진다. 어린이들은 가정에서 어른들의 보호를 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가야 할 권리가 분명 있다. 이제라도 그 빈자리를 국가와 단체, 개인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힘을 모은다면 21세기는 보다 더 활기차고 밝아질 것이다. /송 정 래 자유기고가
포천에 사는 황씨 할머니는 아들이 지난해 사준 핸드폰을 자랑스럽게 들고 다니신다. 전화요금이 일반전화에 비해 비싸다는 걸 아는 황 노인은 주로 아들, 딸들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용도로 사용하지만 그래도 시골 노인이 핸드폰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이 대단한 노인이다. 그런 노인이 전화로 인해 최근 웃지 못할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서울에 사는 큰 아들 집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주 서울에 도착한 황 할머니는 맞벌이로 아들 집에 아무도 없는 것을 알았지만 중학교에 다니는 손자가 혹시나 있지 않을까, 또 오랜만에 핸드폰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에 아들 집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걸고 핸드폰을 귀에 갖다 댄 순간 황 할머니는 화들짝 놀라 전화를 끊었다. 평소 ‘따르릉’ 기계음에 익숙한 황 할머니 귀에 웬지 찢어지는 음악이 들려 오는 것이었다. 핸드폰에서만 벨소리가 음악으로 나오는 줄 안 할머니는 전화번호를 잘 못 눌러 핸드폰에 전화를 건 줄 알고 비싼 전화요금이 생각나 전화를 끊은 것이었다. 아들 집에 도착해서는 더욱더 놀라는 일이 벌어졌다. 아들이 예전에 알려준 비밀번호를 누르고 아파트를 들어서 몇 분이 흐르자 갑자기 보안업체 직원이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영문을 몰라 확인해 보니 맞벌이 하는 부부가 전화기에서 외부인이 집안에 들어오면 열을 감지해 문자메시지로 집주인에게 외부인의 출입을 경고하는 서비스를 가입해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다양해진 전화서비스를 Ann(안)전화 서비스라고 한다. 전화기는 꾸준하게 진화하고 있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1876년에 세계 최초로 전화를 발명하고 조선시대 자석식 전화기가 우리나라에 들어 온지 150년이 지났다. 21C 전화서비스는 음성상담이 어려운 청각장애인이나 언어장애인들과 문자사용에 익숙한 젊은 층들에게 실시간 문자메시지 고객상담도 해 주고 있고, 외출 중에 타인이 침입하면 핸드폰으로 침입을 알려주는 등 인공지능이 결합된 최첨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전화는 단순한 통신의 개념을 넘어 재미와 안전을 제공해 주는 수단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또 유선전화도 핸드폰에서 제공하는 유익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전화혁명이 앞으로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윤택하게 할지 통신에 종사하는 필자로서도 더욱더 궁금해 진다. /송 원 중 KT수도권 강남본부장
지방선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이른바 ‘정치의 계절’이다. 이를 계기로 꼭 짚고 넘어 가야 할 대목이 있어 지적한다. 언제부터인가 선거때가 되면 각종 매스컴을 통해 흘러 나오는 갖가지 선거여론조사 결과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대선을 앞두고는 사상 초유로 여론조사를 통해 여권의 대통령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는 일도 있었다. 그 여파인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각 정당이 후보자 공천과정에서 여론조사 결과 반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로까지 발전했다. 선거여론조사의 효시는 193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여론조사이다. 조지 갤럽은 1935년 갤럽여론조사연구소를 설립한 후 1936년 대통령 선거여론조사를 실시, 루즈벨트 후보 당선을 예측했는데 이 예측이 적중했다. 이를 계기로 선거여론조사는 일거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됐으며 이후 전세계로 퍼졌다. 우리나라 선거여론조사 역사는 지난 1987년 시작됐다. 지금이야 선거여론조사는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여지지만 사실 제5공화국 때까지 선거여론조사는 법으로 금지되고 있었다. 지난 1987년 6월 항쟁으로 인한 직선제 개헌이 이뤄지면서 비로소 선거여론조사가 허용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987년 제14대 대통령선거 때 한국갤럽이 당시 노태우 후보 당선을 예측, 적중시킨 후 선거여론조사가 급속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마치 진실 그 자체인양 지나치게 과신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선거여론조사를 흉내를 내 여론을 조작하려드는 사람들까지 생기는등 여러모로 과잉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통계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선거여론조사 질을 가늠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알리는 언론은 보다 세심하게 각종 지지율 통계의 품질을 평가해 신뢰성 있는 조사 결과만 보도함으로써 시민들이 믿고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박진우 수원대 통계정보학과 교수
최근 웰빙 붐으로 가까운 산의 약수터 물이나 시판 생수 등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같은 점에 착안, 무릇 맛있는 물이라 함은 어떤 물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수돗물에 대해서도 짚어볼 필요성이 있다. 물맛을 한마디로 규정할 순 없다. 같은 수질의 물일지라도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맛으로 느낄 순 없다. 맛있다고 하는 감각은 주관적이고 더군다나 사람들에 따라 좋아하는 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온이 높을 때, 건조하고 온도가 낮을 때, 목이 갈증 날 때, 운동한 후, 이튿날 취한 아침 등에 마신 물은 맛있게 느낄 수 있다. 이는 물의 맛이 기상상태나 마시는 사람들의 건강상태, 몸 상태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물맛은 깨끗한 용기로 마실 때, 분위기가 좋은 환경에서 마실 때, 기분 좋을 때 맛있게 해준다. 물맛을 훼손하는 요소로는 물의 소독으로 인한 잔류염소가 있다. 잔류염소는 수돗물의 위생 확보를 위해 첨가됐지만 원소가 오염돼 염소 소비량이 많은 물에선 염소 주입량이 커지며 잔류 염소가 높아진다. 맛있는 수돗물 공급이라고 하는 관점에선 무엇보다도 우선 청정한 수원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염소 냄새문제에 대해선 수돗물로 고려해야 한다. 수도사업자에 따라 염소는 물의 위생을 확보하는 선에서 절대 불가결한 물질이지만 수도로서 일반적으로 염소를 과잉 신뢰, 수원 오염에 대해 염소를 대량 주입으로 대응해 왔다고 하는 면이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수도의 염소 냄새는 물의 안전성을 증명하는 바람직한 냄새였지만 지금에 와서는 물의 오염과 트리할로메탄을 연상시키는 불유쾌한 냄새로 수돗물 이용자들에게 파악되는 측면이 있으며 염소 냄새를 맛없는 냄새로 느끼게 한다. 잔류 염소량을 저감시키는 일은 수원의 상황이나 기존의 수도시스템으로 봐 극히 곤란한 사정에 있지만 물이 맛 없음을 염소 냄새때문이라고 하는 수돗물 이용자들이 상당수이고 물 맛 없음이 수돗물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되고 있는 현 상황이 그리 녹록하진 않다. 그러나 지금까지 설명해 온 것 처럼 맛있는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선 오존·활성탄·생물처리 등을 이용해 이취를 제거하고 염소 소비량이 적은 물을 만들어 두면 좋다. 물론 그러한 시설 정비에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며 다소나마 수도요금이 올라감에 따른 수요자들의 이해가 필요하지만 수요자들의 요구가 있으면 맛있는 수돗물 공급은 불가능하진 않다. /김 종 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장
외국을 다니다 보면 야경이 아름다운 나라들이 많다. 프라하의 야경은 동유럽에서 제일 아름답다고 하는데 실제 그림엽서의 한장면과도 같다. 상하이 외탄에서 바라보는 푸둥지구 야경은 미래 중국을 보여주는 계시다. 우뚝 솟은 동방명주탑 위용은 현대 중국을 상징한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감탄했다는 바로 그 장면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홍콩 야경은 바다를 사이에 놓고 펼쳐져 있다. 홍콩반도에서 구룡지역을 쳐다보는 야경보다는 구룡지역에서 홍콩지역을 쳐다보는 야경이 제 맛이다. 여행 자유화 이전인 20여년 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홍콩은 별천지나 다름 없었다. 처음 보는 유명 브랜드와 이미테이션들은 관광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영국인들이 갖춘 기반시설과 영어공용화는 홍콩 국제경쟁력의 중심이다. 전세계 최고 글로벌 기업들의 옥외광고탑을 보면서 자기 나라 기업의 광고탑을 찾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위용도 당당한 삼성과 LG 광고탑들을 보면서 “이젠 한국의 삼성과 LG가 아니라 세계의 기업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몇년 전과 달라진 건 중국 기업 광고탑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홍콩 야경은 향후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될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부침과도 연결될 것이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리는 혹시 우리 기업들의 발목을 국내에서 잡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집에서 매일 얻어 터지는 자식이 밖에 나가 기를 펼 수 있겠는가. 얼마 전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 구속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당연히 찬반논쟁이 있었다. 필자는 손 지사를 용기있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가는데 저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자체를 높이 샀다. 벌금도 내고 사법처리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정 회장이 어찌 자연인인가. 미국 공장도 가고 체코 공장도 가고 세계를 다닐 수 있도록 몸은 풀어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방법에선 의견이 갈린다. 청년실업은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고령화사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양극화 해결은 하루 아침에 될 수 있는가. 답은 하나이다. 일자리를 늘리는 것 밖에는 없다. 일자리는 누가 늘리는가. 기업 활동이 활발해져 투자가 늘 때 비로소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내년 홍콩을 다시 가면 우리 기업의 새로운 광고탑들이 늘어 있길 바란다. /김 용 수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사무총장
우리나라는 선거가 많다. 이달말 지방선거, 내년말 대통령선거, 오는 2008년 총선 등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사회에서 선거와 투표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크든 작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하는 후보자들의 면모를 보면 상품가치가 천차만별하다. 10여년 전 모 대학 교수가 국회의원이 돼 의정활동을 하다 보니 너무 실망스러운 인적구성을 보고 회의를 느꼈다는 실토를 들은 적이 있다. 지방자치시대 10여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의 정치의식이나 선출된 지도자들도 많이 변모된 것 같다. 우선 정치인들이 금권선거를 할 수 없는 풍토를 만든 건 참여정부의 최대 업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본인의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최소한의 돈으로 입후보 할 수가 있으므로 정치 입문 인사의 양적인 팽창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후보자들 중 어떤 인사들이 적합한지를 선출하는 유권자들의 안목이 필요하다. 지도자는 모든 분야에서도 배출된다. 정치지도자는 다른 어떤 지도자들보다 리더십이 강해야 한다. 여러 분야를 두루 관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 대다수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줄 것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을까? 쉬운 문제는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경제를 부흥시킨 지도자는 국민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았다. 클린턴이나 등소평이 그렇고 고 박정희 대통령도 그렇다. 그들에겐 비즈니스 휠링, 즉 경영마인드가 있었다. 경영은 Business Administration, 또는 Management라고 번역된다. 즉 기업관리 또는 관리란 말이다. 경영을 아는 자는 자기관리, 가정관리, 기업관리 등을 넘어 방대한 자치단체나 국가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능력이 있다. 경영학을 전공한 교수가 대학 총장을 하면 기대 이상으로 발전한다. 송자 연세대 전 총장이나 어윤대 고려대 전 총장이 그 예다. 불모지 영일만에서 엄청난 국부를 창출한 박태준 철강왕이나, 100개 이상 첨단 해외기업들을 유치해 3만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한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경영마인드도 높이 평가돼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경영이념을 갖춘 실천하는 지도자를 뽑는 게 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김 경 수 경원대 경영회계학부교수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 악화가 불보듯 하고 성장목표 재조정에 정부 부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고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한 후 수출해야 하는데다 중요한 부품들을 몇나라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상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없는 현실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하는 이유가 이때문이며 경제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블루 오션(Blue Ocean)’이란 단어가 익숙해지는 현상도, 당면과제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문화산업은 눈여겨 보아야 할 넓고 푸른 바다이다. 특히 수년동안 20%를 넘나드는 성장률을 보인 문화콘텐츠부문은 창의적 아이디어에 기술을 덧입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새로운 영역이다. IT기술이 세계수준에 이른 우리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해야 할 전략산업이기도 하다. 이미 방송영상,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문화콘텐츠 산업화는 급격하게 이뤄져 국내 총매출액 규모 50조원에 이르렀고 한류의 산업화니 문화콘텐츠 수출이니 하는 말들도 낯설지 않은 화제거리가 됐다. 문화가 21세기 사회 전반 화두라면, 경제 화두는 IT를 지나 CT(문화기술)로 이동했다고 단언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게다가 관광·레저 등 다른 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막대하다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세계 각국은 문화산업 육성 전략을 눈부실 정도로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중앙은 물론 지방자치단체들도 많은 예산을 투입하며 파이 키우기와 문화콘텐츠기업 유치에 혈안이고 미국·일본 등 이른바 문화콘텐츠 선진국들은 자국에서 생산된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이 효과적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현란한 공격·보호전술을 펼치고 있다. 문화산업이 갈 때까지 간 다른 부문들을 제치고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들이다. 우리는 이제 눈을 뜨기 시작했다. 정부 산하 관련 부서와 기관 등을 두기 시작했고 문화콘텐츠기업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아이디어 하나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한국형 산업임을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문화 생산·소비 시장이 서울에 집중된 점이다. 경기도의 문화콘텐츠산업 점유율이 5~6%에 지나지 않는 현실에서 산업 규모를 키워 서울과 얼마나 나누느냐가 1인당 소득 3만불시대, 100만개 일자리 창출 등에 관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문화산업정책을 수립하고 어떻게 추진하느냐에 경기도의 미래가 달려 있다. /김 병 헌 경기디지털콘텐츠 진흥원장
현대사회는 모름지기 여가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경제 발전과 이에 따른 소득 증대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욕구 등으로 인해 여가시간과 여가활동 등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가에 대한 관심 증대는 주5일근무제 실시 및 초중등학교의 주5일수업제 확대 운영 등으로 인해 한층 더 확산될 전망이다. 이같은 경제·사회·문화적 환경변화로 인해 현대인의 여가활동이 한층 더 중요한 사회현상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현대인의 삶의 질 향상과 지혜로운 여가문화 형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몇가지 사항을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노동과 여가가 상호 보완관계 하에서 조화롭게 행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보완관계 하에서 현대인의 정체성 확립과 자아발전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건전한 여가의식 형성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 여가생활의 대중화 과정에서 자본주의나 상업주의 등을 토대로 한 강한 소비 지향적 경향을 지닌 여가행태가 등장할 우려가 있는데, 이로 인해 여가생활이 그 본질적 가치로부터 이탈돼 왜곡화될 소지가 있다. 따라서 여가의 지나친 상업화는 자칫 여가문화의 향락화 및 개인의 도덕관, 윤리관의 파괴, 이로 인한 사회적 혼란 등을 야기하게 될 우려가 있음을 중시하고 현대사회에서의 여가생활이 여가의 본질적 의미를 고취할 수 있는 건전하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영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기울여 져야 한다. 셋째, 건전하고 생산적인 여가생활을 위한 여가의 긍정적 기능이 강조되고 실현돼야 한다. 즉 생명력 순화의 신체적 기능, 정서적 안정 측면에서의 심리적 기능, 문화의 창조·계승 및 발전 측면에서의 문화적 기능, 사회적 역할 및 인간관계의 조화로운 태도 습득 등 사회적 기능 및 자아계발과 개개인의 정체성 확립의 측면에서의 자아실현기능 등 여가의 긍정적 기능이 강조되고 실현될 수 있는 방향으로의 건전한 여가문화 형성에 많은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곽 한 병 경기대 레저스포츠학과교수
테니스는 수영이 아니다. 테니스는 사교운동이다. 한게임 마치고 음료수 마시면서 이야기 나누면서 쉬었다, 다시 편을 갈라 한게임 더하고 또 쉬었다 한게임 더하는 사이 2~3시간이 훌쩍 지나고 금방 친한 사이가 된다. 운동을 마친 후 함께 사우나를 가기도 하고 소주 한잔 내지 식사도 함께 하는 게 보통이다. 이처럼 한두번 테니스를 치다보면 서로의 신상에 대해 자연스럽게 아는 가까운 관계가 된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황제테니스 해명에서 한두달도 아닌 1년 6개월 가까이 테니스를 함께 친 전 서울시 테니스협회장 선모 회장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황제테니스 핵심 인물인 선 회장과의 관계를 부인함으로써 이 시장은 의혹을 자초했다. 따라서 이 시장과 선 회장과의 관계를 규명하는 게 황제테니스 진상조사 주요 목적이었다. 진상조사단은 남산테니스장과 관련된 많은 자료를 수집했으며 뜻밖에 진상조사단에 제보가 입수됐다. 이 시장이 선 회장이 주선한 별장모임에 참석해 여흥을 즐길만큼 절친한 관계였다는 내용이었다. 여러 통로를 통해 이 별장모임이 확인됐고 남녀가 밴드까지 동원해 어울려 놀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로써 두 사람의 관계가 입증됐다. 정직하지 못한 이 시장에게 다시 해명할 것을 요구하는 취지의 내용으로 지난 13일 대정부질의를 통해 밝히려 했으나 당 내부 사정으로 연기됐다. ‘경악할만한 비리’ 발언으로 이 시장과 선 회장과의 관계 규명보다 별장모임의 성격에 관심이 모아진 건 유감이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명백해진 셈이다. 황제테니스의 핵심 키워드는 정치지도자의 정직이다. 요한복음 18장에 예수의 제자 베드로가 “예수를 모른다”고 세 번씩이나 말한 건 “예수를 안다”고 말하는 순간 자기도 십자가에 처형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베드로는 울면서 회개했기 때문에 용서를 받았고 이후 베드로는 예수의 수석제자로 역할을 충실히 해 후대 사람들은 베드로를 기리기 위해 베드로 성전까지 지었다. 마틴 루터의 “한가지 거짓말을 참말처럼 하기 위해선 항상 일곱 가지의 거짓말을 필요로 한다”는 말을 상기하면 선 회장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는 이 시장의 황제테니스 해명들은 신뢰받기 어렵다. 이 시장은 베드로가 회개한 것처럼 거짓을 인정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측근을 통한 다른 입이 아니라 이 시장이 직접 해명해 진솔되고 정직한 정치지도자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정직은 정치지도자의 최고 덕목이다. /안 민 석 국회의원 (열린우리당·오산)
K형과 인연을 맺은 지 11년째로 접어듭니다. 지난 90년대 초반 노동현장에서 학생운동 출신들이 현장을 떠나갈 때 나는 오히려 노동현장을 들어가기 위해 인천지역을 찾았습니다. 노동현장에 대한 조직적 투신은 이미 실효성을 잃은 상태였고 개인의 의지만이 현장을 찾던 시기였습니다. 그때 K형은 보다 조직적 노동운동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지요. 노동운동에 필요한 법률을 배우고 민주적 노동조합 건설을 위한 조직화에 전념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던 지난 2001년초 K형은 정치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여전히 노동현장의 신망받는 간부가 갑자기 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놀랐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정치진출에 대한 의견을 내비치고는 했지만 그렇게 구체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이야기한 건 처음이었습니다. 이른바 386들의 정치진출에 대해 부정적 시각들이었기에 우리들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고 한편으로는 말리기까지 했지요. 그러나 K형은 고집을 꺾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를 설득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치의 개념을 바꿔줬습니다. “정치인들의 정치가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정치가 돼야 한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생활정치가 돼야 한다”며 우리의 지지를 원했습니다. 우리들은 K형의 지방선거 출마를 지지했지만 동분서주하는 K형의 모습만 지켜보았을뿐 사실 큰 힘은 되지 못했습니다. 돈도 없고 명예도 없는 우리 생활인들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K형은 그러한 사람들은 하나둘씩 만났습니다. 그리고는 많은 우려보다도 더 많은 지지를 얻어 당선되었습니다. 나는 K형의 당선과 이후 의정활동을 통해 생활인들의 작지만 큰 실험의 결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돈과 연줄에 의한 정치가 아니라 생활인들의 참 마음이 정치를 만들어 간다는 것, 지방자치는 지역 주민들의 이해와 요구에 의한 정치가 실현되고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자치를 통해 살아 움직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것도 있지요. K형의 하소연처럼 기초의회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의지를 펼치기에 현실정치는 그렇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책은 당리당략에 의해 좌절되거나 이해관계에 의해 구호로 끝나버리는 어쩌면 중앙정치와 그리도 닮아 있는지 시민운동을 하는 필자로서도 암담할 때가 많습니다. 또 다시 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K형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를 키우는 것보다 주민의 힘을 키우는 심정으로 가겠다.” K형 가슴 속에 변치 않을 푸른 소나무에 건승을 기원합니다. 선거 끝나면 소주 한잔합시다. /유 진 수 인천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
어느날 미국 TV에서 깜짝쇼가 진행됐다. 정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토크쇼의 대명사인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하는 토크쇼에서 방청객 전원에게 승용차가 경품으로 선물됐다. 방청객 276명이 대당 2만8천달러(한화 3천360만원) 상당의 승용차를 거저 받았다. 쇼의 제목은 ‘아무리 터무니없는 꿈이라도 이뤄진다’였다. 윈프리는 방청객중 11명을 무대 위로 불러내 이들에게 승용차 열쇠 1개씩 나눠준 뒤 나머지 방청객들에게도 선물상자를 하나씩 나눠줬다. “상자중 하나에 12번째 승용차 열쇠가 있다”고 말했을 때 모든 방청객들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상자를 열어 보았다. 상자 속에서 열쇠를 발견한 방청객은 엄청난 행운에 감격하며 소리쳤을 것이다. “열쇠가 여기 있다!” 그러나 자신만 소리를 지른 게 아니었다. 방청객 모두 상자를 열면서 감격에 겨워 소리쳤다. “열쇠다!” 토크쇼 녹화장은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환희의 공간이 됐다. 모두가 깜짝쇼 주인공들이었다. 혼자만의 행운에 기뻐하는 게 아니라 이웃 모두가 자신과 같은 행운의 소유자가 됐다는 동질의식이 이들을 더욱 기쁘게 했다. “어디 봅시다. 당신의 것을.” 사실 방청객들은 그냥 무작위로 선정된 건 아니었다. 모두 승용차가 필요한 각자의 사정을 간절하게 적어 쇼 담당자에게 보냈다. 어떤 어린이는 엄마와 선생님을 위해 편지를 보낸 사연도 있었고 64만㎞를 달린 고물 승용차를 몰고 다닌 부부 이야기도 있었다. 승용차를 후원한 제너럴 모터스사는 이번 행사를 위해 770만달러(92억원)를 내놓았는데 오히려 그 금액보다 훨씬 더한 광고효과를 거뒀다. ‘따뜻한 기업’이란 이미지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됐다. 미국식 깜짝쇼 규모에 입이 벌어지면서도 승용차 열쇠를 받아 들고 열광하는 사람들의 환한 모습이 떠나지 않는다. 필자는 목사의 입장에서 교회를 생각해 본다. 윈프리쇼에서 환호하는 사람들과 우리의 교회를 한번 대비해본다. 과연 우리 교회에도 감격과 감동이 있는가? 진정한 기쁨으로 “열쇠다!”라고 소리치는 사람들이 있는가? 윈프리는 승용차를 선사했지만 예수님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다. 그 생명은 한시적 생명이 아니라 괴로움과 고통이 없는 하늘나라에서의 영원한 생명이다. 영원한 생명과 구원(하나님의 자녀 됨:천국)을 주셨지만 성도들이 감격의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면 예배는 문제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생명의 열쇠가 들어 있음을 감격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직장 속에서, 가정 안에서 매순간 감격시대가 왔으면…. /권 영 삼 수원영은교회 목사
4월은 눈부신 축제 분위기다. 봄기운이 대지에 생명을 불어 넣자 재빠르게 화려한 옷을 입고 마중을 나온 벚꽃, 저마다 붉게 타는 진달래꽃, 옹기종기 노랗게 물들어 있는 개나리꽃 등은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무표정한 현대인의 발걸음을 붙잡고 얼굴에 윤기를 더해 준다. 하지만 시인 엘리어트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1922년 발표한 ‘황무지’에서 생명력이 넘치는 4월도 변화하려는 의지조차 없는 사람에겐 진정한 재생의 기회가 아니며 대지를 깨우는 생명의 힘조차도 공허한 추억과 고통을 주기 때문에 4월은 잔인할 수밖에 없고 “지난 겨울이 오히려 따뜻했다”고 역설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계절이 바뀌고 사회가 변화해도 기본적인 사회적 권리와 균등한 기회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많다. 그들은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후천적 장애를 입은 사람일 수 있고 선천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갖고 태어난 사람일 수도 있기에 누구든지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장애인의 사회적 복지가 개선되고 있지만 정상인이 장애인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어 최소한의 장애인의 권리마저도 위태롭게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 보험금과 사회복지 등을 담보로 한 위장 교통사고나 자해 공갈, 허위 진단서 발급 등의 범죄로 수혜를 노리는 사람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는 게 그것이다. 일부 의사들도 브로커와 합세해 사례금을 받고 허위 진단서와 장애진단서 등을 상습적으로 발급해줘 정상인을 장애인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일단 장애진단서가 발급되면 LPG차량 연료 주입, 장애수당 지급, 교육비 지원, 각종 세금 면제 및 할인 등의 혜택을 받는 등 무려 45가지 정도의 특혜를 보장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세금으로 이뤄진 국고 지원금을 정신이 병들어 있는 가짜 장애인들에게 분산·지급돼 진짜 장애인들의 권리가 그만큼 줄고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할 장애인들을 울리고 있다. 그들이 법을 기만해 빚어낸 도덕 불감증과 무감각해진 죄의식은 정신적 장애(障碍)의 정도를 넘어 용서받지 못할 민주사회의 장해(障害)가 되고 있다. 4월25일 법의 날을 맞아 장애인에 대해 법은 약자의 수호신이라는 점을 명백하게 보여줄 때 비로소 오랜 겨울을 보낸 사람일수록 그만큼 눈부신 4월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권 성 훈 시인·경기대 강사
다음달이면 한·미FTA 협정문 초안이 교환된다. 우리 경제의 운명을 좌우할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FTA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역내 회원국 간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철폐, 무역을 자유화시키는, 가장 느슨한 형태의 경제통합이다. 한·미FTA가 추진되면 양국간 경제가 그동안 제약이 있었던 분야마저 그야말로 자유로이 넘나들게 될 터인데 그때 어느 나라가 더 이익을 볼지 정확한 계산이 어렵다. 그리고 경쟁력이 강한 분야는 시장이 확대되는 이익을 보겠지만 그렇지 못한 분야는 생존조차 불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 물론 한·미FTA에 대한 큰 기대도 있다. 우리 경제 침체가 정부의 반기업적 정서 등 국내적 요인에도 크게 기인하지만 우리 경제가 일본의 기술 우위, 중국의 비용 우위 등에 눌려 있는데다 BRICs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것에도 기인하는만큼 돌파구로 한·미FTA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미FTA를 통해 세계 최대의 미국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를 앞당기고 경제·사회 시스템 전반을 업그레이드해 국가경쟁력을 제고함으로써 선진국 진입의 문을 열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FTA를 추진하려면 교류가 많은 나라, 시장이 큰 나라들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단연 미국이 우선이다. 문제는 어떻게 우리의 국익을 지키느냐 하는 점이다. 미국도 NAFTA 이후 10년여만에 한국이라고 하는 제조업 강국과 하는 FTA이어서 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7개 협상분과로 구성된 협상단이 그동안 한미 무역마찰 20년동안 드러났던 문제들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정교한 대책을 세우는 등 철저하게 준비해 하나라도 더 얻어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미FTA로 인해 발생할 국내산업 각 분야 명암을 조정해 주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즉 공산품 분야에서 새롭게 얻어지는 이익을 농업 등 손해를 보는 분야에 지원해 주는 식의 분야간 손실보전제도를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농업 등 손해를 보는 분야의 반발 때문에 한·미FTA가 성공하기 어렵다. FTA는 미국이 유럽의 EU에 맞서 추진하는 뉴라운드로, 우리가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조류이다. 이미 전 세계 교역량의 50% 이상이 FTA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철저한 준비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한·미FTA는 우리에게 위기일 수도 있고 기회일 수도 있다. /정 진 섭 국회의원(한나라당·광주)
최근 삼성그룹의 8천억원 기부를 필두로 외환은행 매각 차액으로 거액을 벌어들인 론스타 펀드의 1천억 기부, 그리고 현대 일가의 1조원 사회 기부…. 물론 그 기부 이유와 액수 등은 다르다지만 다 뭔가 켕기는, 내지는 검찰로부터 그들이 의심받고 있는 죄에 대한 면죄부의 대가라고 생각하며 아울러 부정적인 국민들의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어리석은 기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누구로부터 물려받은 혹은 벌어들인 돈인가? 1조원이면 도대체가 얼마나 큰 돈인가? 과연 어느 단체가 선뜻 받겠다고 하겠는가? 정부나 검찰이 일단 죄가 있어 조사를 시작했다면 끝까지 일벌백계원칙에 따라 그들을 응징하고 벌을 주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렇게 믿고 사는 국민이 얼마나 많은가. 국민의 실망에 그들은 과연 뭐라고 변명하고 위로할까. 일반 시민이 하찮은 경범죄를 짓거나 사소한 죄를 범했다고 가정하자. 그 면죄부 대가로 어느 정도의 기부금을 사회에 내 놓거나 또 어느 연예인처럼 사회봉사활동을 하겠다고 하면 죄를 면해 주겠는가?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고 배웠지만 돈만 있으면 죄를 짓고도 그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면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허탈함은 과연 누가 보상해 준단 말인가. 국민과 언론은 이 문제만큼은 적어도 대다수 선량한 우리의 힘을 보여 줄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권력과 돈 앞에, 처참히 우리의 이상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경고를 줄 필요가 있다. 얼마 전 보도에 따르면 이 기부금을 정부가 관리한다고 하는데 지금은 사용과 관리문제보다 그들의 죄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정부보다는 사회복지재단이나 또는 그와 유사한 기관에 위탁 관리하는 것이 보다 깨끗하지 않겠는가. 문제가 생기면 또 면죄부를 줄 것인가. 5·31지방선거도 이미 여러 비리들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들에겐 또 다시 어떤 특혜를, 얼마에 면죄부를 팔까. 이번 사태를 보는 국민은 정부와 검찰이 법 앞에 만민이 평등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주길 바랄뿐이다.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사고방식도 바꿔야 한다. 누가 뭐래도 50년대 이후 정치적으로 미숙했던 격동의 세월을 거치는 동안 재벌이 우리 사회에 기여한 바는 부정하지 않겠지만 이에 비해 그들은 특권 이상으로 누려 왔다. 하지만 이제 일반 국민들은 누구에게나 동일한 잣대로 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생각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이 아직 많음은 밝은 우리의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정 상 훈 수원여대 영문과 교수
우리의 뇌리에서 결코 잊혀질 수 없는 개구리소년사건과 화성연쇄살인사건 등이 공소시효가 종료됨에 따라 이제 범인이 잡히더라도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15년동안 그렇게 애를 썼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으면서 앞으로 잡혀도 처벌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우리 모두는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는가는 자신의 자유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에 그 행동의 결과에 대해서도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는 오랫동안 법의 대전제로 간주돼 왔다. 3천600년 전 형성된 함무라비 법전에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라고 상해에 대한 형벌을 규정했고 구약성서에도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손에는 손으로… 때린 건 때린 것으로 갚을 지니라’(출애굽기 21장)라고 보복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국가적 조직이 성숙됨에 따라 국가가 형벌권을 전단하게 되고 형벌의 위하시대와 죄형법정주의시대 등을 거쳐 현대는 형벌을 응보보다 사회방위수단으로 인식, 형벌의 인격화와 개별화 등을 강조하는 시점에 있다. 형벌제도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천했던지 범죄인 처우의 변함없는 전제는 범죄가 자유의지의 결과라는 점이다. 보호관찰소는 재범 방지를 위해 사회 내 처우가 필요한 대상자를 지도·원호함으로써 건전한 사회복귀를 촉진하고자 사회전문가 등과의 협력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어떤 이들은 보호관찰처분을 받은 가운데도 범죄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자신을 위해서나 사회를 위해서 득이 되지 않는 범죄를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기적 편향의 심리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이기적 편향은 “잘되면 내 탓, 못되면 조상 탓”이란 속담처럼 자신의 성공은 내부 귀인하고 실패는 외부 귀인하는 성향을 말한다. 범죄자들은 자기 행동이 자신의 과오로 발생한 게 아니라 사회의 좋지 못한 조건이나 경제적 여건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핑계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범죄행동으로 인해 예상되는 처벌 확률을 과소 평가하고 손실보다 즉각적인 이득을 우선 생각함으로써 범죄행위를 계속하게 된다. 범죄에 대한 처벌은 무엇보다 자유의지의 대가일 것이다. /임 종 호 수원보호관찰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