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잔다르크가 끌어낸 기억

노영희 변호사가 페이스북에서 방송인 김어준을 가리켜 “그는 투사의 이미지를 가지게 되고 현 정권에 저항하는 잔다르크처럼 여겨질 거”라고 했단다. 사실 다른 사람을 가리켜 뭐라고 생각하든 그것은 순전히 본인의 자유이다. 최초의 근대소설이라 일컬어지는 돈키호테에서도 주인공에 의해 여관의 하녀로 손님들에게 몸을 파는 창녀이지만, 자신이 꿈에 그리던 아름다운 숙녀인 둘시네아 공주로 변신하는 알돈자가 있지 않던가? 사뭇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는 위와 같은 소식을 들으며 머릿속에 떠오른 이가 있으니 잔다르크에 관하여 우리나라에선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추다르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다. 추 전 장관이 어떻게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게 됐는지는 의문이다. “×같은 조선일보” “(동아일보) 사주 같은 놈” “이회창 이 놈” 이라는 욕설을 잘해서인가 하고 살펴보면 딱히 잔다르크가 욕을 잘한다는 기록은 찾을 수 없다. 그렇다고 추 전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하는 데 동조하고서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특권과 반칙에 맞서 정공법으로 싸우셨듯이” 운운하며 노무현 정신을 팔며 대통령 후보 출마 선언을 한 것처럼, 잔다르크가 프랑스 국왕을 탄핵했다거나 혹은 탄핵하려하고서 국왕에 출마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기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쯤에서 이 글 쓰는 것을 포기하려 했다. 많은 자칭 진보·개혁적 인사들이 추미애 전 장관을 가리켜 시시때때로 ‘역시 추다르크’라고 치켜세우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하는 의문을 남기며 말이다. 다시 한번 잔다르크의 생애를 찾아보던 중 드디어 공통점을 찾게 되었다. 평민 출신인 그녀는 잉글랜드 왕국과의 백년전쟁의 막바지로 전황은 프랑스에 대단히 불리했던 때 반년 넘게 지속되던 오를레앙 전투에서 열흘 만에 승리를 이끌어 전세를 유리하게 역전시켰다. 그리고 총사령관이 되어 영국 최고의 명장 존 탈보트를 포로로 잡더니 역사에 길이 남을 우회 대기동을 성공시켜 랭스를 함락시키고, 샤를 7세의 대관식을 올려 백년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었다고 전해진다. 이 부분을 접하고서야 15세기 초반의 여성 영웅과 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등치시켜 연상시키는지가 뚜렷해졌다. 추미애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에 오른 것은 2020년 1월 2일이다. 때는 직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내정에 따른 조국 사태가 국정을 휩쓴 시기였으며 잇따라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라임 사태의 발발 그리고 민주당 유력 전현직 정치인들을 아우르는 라임 리스트가 도는 등 집권 여당에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었다. 추 전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부패의 온상이라는 황당한 이유로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폐지했다. 아무런 대안도 없이 금융범죄 컨트롤타워를 폐지하여 금융범죄 수사역량을 약화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취임 후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1월 8일 대규모 검찰 인사를 단행하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현 정부와 청와대를 수사한 검사들을 모두 한직으로 좌천시킨 보복성 인사였다.다음 달인 2월 4일, 추 전 장관은 국회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공개요청에 대해서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헌법 제61조 1항의 “국회는 국정을 감사하거나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하여 조사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 또는 증인의 출석과 증언이나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라거나 국회법 128조, 국회증언감정법 4조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이후 재임 기간 불거진 옵티머스 펀드 사태도 위와 같은 선제적(?) 조치가 있었기에 별 탈 없이 막아낼 수 있었다. 그렇다. 이것이 추미애 전 장관을 추다르크라 부를 수 있었던 이유이다. 국정농단에 비견할 만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민주당과 관변 시민단체의 위선이라는 민낯을 드러냈던 조국 사태, 그리고 집권 세력의 경제적 기반을 드러내는 각종 의혹으로 둘러싸인 대규모 펀드 사기 사건 등에 대한 공권력의 수사를 방해하고 노골적으로 중단시킨 첨병이 추 전 장관이었다. 이런 이를 가리켜 당시 집권 여당과 주변을 배회하는 관변 단체의 구성원들은 추다르크라 비유하였다. 추 전 장관으로 말미암아 중단됐던 라임펀드, 옵티머스 펀드, 디스커버리 펀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수사를 다시 시작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양산하고 대의제 민주주의를 훼손한 이를 찾아 단죄해야 건강한 사회로 회복하기 위한 토대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잔다르크가 노영희 변호사에 의해 추미애 전 장관에 의해 얼마나 희화화되는지 프랑스에 알려질까 두렵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개와 늑대

지난달 30일 소위 검수완박을 위한 1차 입법으로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3일 형사소송법 개정안마저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처리 했다. 많은 법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국민에게 직접적 피해를 주는 법안임에도, 국민을 상대를 공청회조차 거치지 않았고, 국회법에서 보장한 입법 청문회도 열지 않아 적법하지 않은 위헌의 소지가 있음이 분명하다. 나아가 매일 자구가 바뀌는 등 찬성한 국회의원들조차 어떤 법이 통과된 것인지 모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악법이 황당무계한 절차 속에 국회 절대 의석수를 점한 민주당과 자칭 진보정당인 정의당 그리고 대표적 시민단체라 할 수 있는 참여연대와 민변의 따뜻한 환대 속에 통과된 것이다. 자칫 민변의 지난달 29일 자 ‘수사·기소권 분리법안, 이대로는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논평이 그럴듯하게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검수완박을 더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후에 문재인 정권의 5년간 든든한 파트너 혹은 2중대의 역할을 자임했던 정의당, 참여연대 그리고 민변이 보무도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긴 곳은 ‘차별금지법’이었다. 검수완박으로 인해 서민의 삶이 경제사범들을 비롯해 각종 범죄로부터 보호받을 길이 한층 멀어진 상황에서 국민을 위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단다. 칼로 찌른 후 빨간 약 가져오는 형국이다. 아니 그것보다는 범죄 현장을 떠나 알리바이를 만들고 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이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떠오른 것은 ‘개’다. 개와 늑대는 유전자가 99.96% 일치한단다. 둘의 차이 중 하나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개는 잘 짖고, 늑대는 거의 소리 내지 않는다고 한다. 굳이 과학적 설명을 빌리지 않더라도 개의 경우는 반려인 혹은 동료 개와의 활발한 소통을 위해 먹고자, 놀기 위해 또 누군가의 위협을 알리기 위해 짖어댄다. 반면에 늑대의 경우는 본인의 울부짖음이 자칫 생명을 노리는 상대에게 표적으로 노출될 위험을 준다. 늑대의 소리는 자신의 생명과 맞바꾸는 것일 수 있다. 시민사회에 20여년을 몸담아 온 필자는 종종 이른바 시민운동가를 만날 때, 크게 유형을 개와 늑대로 나누어 본다. 시민운동가라면, 시민단체에 전업으로 종사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교수, 변호사 등 전문직을 포함한다. 외관상으로는 구분하기가 대단히 힘들다. 모두 민주주의, 정의, 인권 그리고 진보를 외친다. 집회에서 기자회견장에서 그리고 토론장에서 만나기도 한다. ‘개’ 유형은 40년 전 1980년대 현장에서 쓰였을 문장과 논리를 지금껏 사용한다. 적당히 학원, 공장, 국회 몇 가지 매뉴얼을 가지고 시대 구분 없이 쓰일 수 있는 구호가 있다. 이를테면 검찰개혁, 언론개혁, 정치개혁, 친일청산 등등 말이다. 항상 맞는 말이되 같은 이유로 매번 공허하게 틀린 말이기도 하다. 이들은 항상 무리 지어 다니면서 누군가 구호를 외치면 공명해 함께 외치고 행동한다. 자신의 구호와 지침에 어긋나면 전화 혹은 문자로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사적인 물리력 사용도 주저치 않는다. 영락없는 개다. 소리 내는 것만이 본인이 있음을 알리는 것이고, 또 누군가가 소리로 말미암아 자신을 알아줬으면 하는 유형이다. 그리고 그 소리 혹은 소음에 책임을 질 필요도 없고, 책임을 묻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들에게 지적 도덕적 요구는 주어지지도 않으며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이들 중 누군가 다른 소리를 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곧바로 무리에서 쫓겨나고, 함께 소리 내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이상 자생력이 없어서 곧바로 소멸하고 만다. 본래 시민운동이란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을 견제 감시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일 것이다. 이는 한편으로 상대방인 정권과 기업에 포섭 대상이자 자칫 지적 도덕적 치명상을 가하기 위한 표적이 되기 마련이다. 말과 행동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본인의 발언을 끊임없이 자기 검열해야 하고, 상대의 있을 수 있는 소송 등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 허점이 곧 본인의 사회적 삶을 끊어 놓을 수 있다. 그래서 확신이 있을 때만 얘기하고 행동해야 한다. 같은 이유로 때로는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다른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이를 두고 개들은 배신이라 하고, 늑대는 모색이라 한다. 돌이켜보면 문재인 정부의 5년은 개의 시간이었다.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정의당은 2중대의 오롯한 길을, 놀랍게도 권력을 분점한(누가 이를 부인하겠는가?) 참여연대와 민변에게 인권 진보 재벌개혁 차별금지 이것들이 생활의 방편이자 출세의 지름길이요, 범죄의 알리바이가 됐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얼마를 원하십니까?”

“2 더하기 2는 얼마이냐?”는 질문에 수학자는 증명을 시도하고 회계사는 얼마를 원하냐고 되묻는다는 오래된 업계 농담이 있다. 이 이야기가 떠오른 이유는 최근 언론에 소개된 2015년 태림페이퍼 자진 상장 폐지와 관련한 주식매수청구 가격에 관한 재판 때문이다. 재판 과정에서 대형 회계법인인 A회계법인은 애초 태림페이퍼가 주주들에게 제시했던 1주당 가격 3천600원이 적정하다는 보고서를 발행해 제출한다. 취재 과정에서 일부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자료를 살펴볼 수 있었던 필자로서는 몇 가지 의심이 들었다. 평가시점을 기준으로 과거 실제 실적치를 보건데 매출총이익률이 10%를 상회했으나, 가치평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미래 추정치 예측에서는 매출총이익률이 8% 대로 하락한다. 태림페이퍼는 폐지를 재활용해 골판지원지를 생산 및 판매를 하는 회사로 당시 중국 등 국제적인 영업환경 변화로 말미암아 매출 증대가 예상됐고 실제 A회계법인도 이에 따라 매출 추정치를 약 70% 내외로 증가한다고 기재했다.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에서 매출이 70% 신장하는데 매출총이익률이 현저히 감소한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동종업종에 종사하는 회계사로서 앞이 캄캄할 따름이다. 뿐만 아니라 미래의 영업현금흐름을 추정해 산출하는 주식가치에서는 설비투자계획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에 관한 과거의 실적치는 20~30억 원대였는데, 뜬금없이 130억 원으로 넣어 6배가 늘어나 곧바로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결국 재무제표상 순자산가치보다 기업가치가 낮게 나오게 된다. 폐지 재활용 등과 관련한 규제 등으로 진입장벽까지 있는 회사에서 매출이 현저히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애초 회사가 제시했던 주당 3천600원이 맞다는 것을 입증해 주기 위해 여러 가지 손장난을 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향후 추정치를 기초로 한 기업가치 평가를 실제 시간이 경과한 후 실적치를 가지고 비교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타당한 것은 아니지만, 추정기간인 2017년 이후에는 매출이 예상만큼 신장했고 영업이익률은 20%를 상회했다. 결국 1심 재판부는 A회계법인의 주식가치평가보고서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주당 가격을 1만3천200원 가량으로 판결했다. 이후 2심 역시 소액 주주들의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7천600원으로 결정하고 지난해 대법원은 심리불속행기각으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굴지의 대형 회계법인이 만든 주식평가보고서 결과가 재판 결과와 두 배 넘는 차이를 보이며 배척당한 것은 창피한 일이고 저급한 맞춤형 보고서였음이 드러난 사례라 할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회사 지분 100%를 인수한 B사모펀드는 주당 4천300원을 배당받은 뒤 다시 매각해 수천억원 차익을 남겼다. 여기에 묘한 지점이 있다. B사모펀드와 A회계법인의 관계는 이번만이 아니다. 비록 올 2월에 있었던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기는 했지만, 지난해 12월 있었던 공판에서 검찰은 A회계법인과 B사모펀드의(정확히는 위 태림페이퍼서의 사모펀드가 일부 투자한 펀드다) 공모를 강조하면서 ‘투자자들이 목표 내부수익률 7.3%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37만6천원 이상의 가격이 나와야 한다고 사전에 계산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자본시장의 파수꾼인 회계사들이 감시하고 점검해야 할 대상인 자본시장의 플레이어들과 짜고 자신의 책임을 저버릴 때, 이들은 자본시장의 위험한 곡예사가 된다”며 “이 피해자는 거래 상대방뿐만이 아니며, 이러한 건전성이 훼손되면 자본시장의 기초 질서도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회계법인. 과거 대우조선해양의 5조 7천억원대 분식회계에 연루된 곳이기도 하다. 이만한 규모의 분식회계에 연루된 회계법인들은 그간 문을 닫고 사라졌다. 그런데 국회를 중심으로 분식회계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더불어 관행을 종료하겠다며 여러 입법을 했고 그런 결과로 말미암아 A회계법인은 삼성전자를 ‘지정’감사하고 있다. A회계법인은 최대 호황을 맞고 있는 셈이다. 이런 사실을 국회에 계시는 분들은 알고 계실까 하는 의문이 든다. 아차 A회계법인의 이름은 안진회계법인이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전자정부 인공지능조차 내로남불?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디지털 경제 패권국가를 목표로,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축과 디지털 인재 100만명 양성 등 디지털 분야 공약을 발표하며 세계최고 수준의 전자정부 구현을 약속하였다. 이에 대해 박영선 민주당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최고의 전자정부라 밝혔고 삽시간에 온라인 공간을 뜨겁게 달구었다. 사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민원서류 발급과 제출에 있어 굳이 정부기관을 찾아가지 않고 온라인 공간에서 해결한 경험으로 미루어 박영선 위원장의 발언에 상당히 공감 가는 면이 있다. 문제는 전자정부의 인공지능이 운용과정에서 학습했는지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을 그대로 체득했다는 것이다. 사례들을 들어보자. 국방부는 이달 11일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장남 이모씨가 과거 군 복무 중 인사명령 기록을 남기지 않고 장기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특혜 입원했다는 의혹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병력 일일보고와 관련해 공군 병력일일보고는 보존기간(1년) 경과로 해당내용은 현재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비록 사립학교 재단이어서 정부의 그것과는 다르겠지만 역시 이재명 후보 장남의 고려대 입시 의혹과 관련해 입학 당시 전형 자료 요구 및 질의에 고려대학교는 서류 보존 기간의 경과로 인해 자료가 파기돼 입학 전형관리실에서 회신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2012년 수시전형으로 고려대 경영학과에 들어간 입학자료는 학교에 남아있지 않다는 의미다. 국방부나 고려대학교 모두 서류 보존기간을 지났으니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병력일일보고나 대학의 입시 전형 관련 서류는 두 조직 운영의 공정성과 적절성을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서류일 것이다.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서류를 스스로 폐기했다는 것은 의문으로 남는다. 중요치 않은 법조문 그것도 지키기 위해 굳이 폐기했을까 싶은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으로 국민 대중으로부터 신뢰를 스스로 버린 셈이다. 더군다나 많은 문서가 전자적 형태로 보존할 수 있다는 점에 미뤄보면 더더욱 미련해 보이기조차 하다. 전자정부 인공지능에 이렇게 실망하다가도 또 희망을 살리는 뉴스를 접하게도 된다. 1987년 그러니까 35년 전이지만 사망진단서, 말소자 등본, 토지폐쇄등기부등본 등을 훌륭히 전자적으로 보존 및 생산해내는 사례가 그것이다. 어제 14일 자 민주당 강득구 의원 주장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장모 최모씨가 1987년 남편 김모씨 소유의 토지를 매각하면서 최소 4억원의 상속세를 피하려고 김씨의 사망일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강 의원 주장의 요지는 실제 사망일(1987년 9월 24일)을 속여서 뒤(1987년 11월 24일)로 늦추고 실제로는 사망하고 서류상으로만 살아있는 기간에 부동산을 매매하여 상속세를 탈루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부동산 특히 그 중 토지를 상속세 신고하는 데는 공시지가를 이용한다. 반면에 상속개시 시점 이전 즉 고인이 돌아가시기 이전 해당 부동산을 매각하였다면 부동산이 현금화돼 시가로 평가되는 수밖에 없다. 애초 부동산 보유를 가정한 상속세 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은 명백하다. 강 의원의 주장을 쫓다 보면 조작 증거라며 제출한 토지폐쇄등기부등본을 접하게 된다. 서류에는 소유권 이전 원인을 1987년 12월 14일 매매라 적고 있고 접수 일자도 같은 날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강 의원이 주장하는 실제 사망일이든 조작된 사망일이든 부동산 이전은 둘 모두 사망 시점 이후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 매체는 이달 10일자 기사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2020년 고위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배우자의 채무를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부부가 2006년부터 현재까지 소유하고 있는 서초동 삼풍아파트의 등기부등본에는 배우자 진모 변호사의 명의로 채권최고액 기준 1억8000 만 원의 채무가 현재까지 존재한다. 그럼에도 한동훈 부원장은 2020년 고위공직자 재산신고는 물론 2021년 고위공직자 재산신고에서도 배우자의 채무를 신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채권최고액이라 함은 금융권 채무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지 않다. 채무를 상환하고도 향후 금융거래의 편의를 위해서라든가 얼마든지 남겨 놓을 수 있다. 여기에서 다시 전자정부의 위력이 발생한다. 고위공직자의 금융기관 자산과 채무는 공직자재산등록시 자동입력되는 방식이어서 누락이 불가능하다고 익히 알려져 있다. 두 사례 모두 전자정부가 밝혀낸 오보 및 실수라 할 것이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대통령 후보의 공약

새해가 밝았다. 3월9일에는 임기 5년의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해이기도 하다. 특정 후보를 뽑는데 과거의 행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지만, 미래에 대한 약속 또한 중요할 것이다. 20대 대선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기에 앞서 지난 대통령들의 공약 이행률을 살펴보자. 한 언론사의 보도로는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으로 이어지는 각 대통령의 이행률을 4년 차 기준(단 김대중 전 대통령은 5년 차) 18.2%, 41.8%, 39.5%, 41.0%, 17.5%로 평가한다. 자료의 출처를 해당 언론은 경실련, 국무조정실과 문재인미터로 밝힌다. 문재인미터는 문재인 정부의 대선공약을 체크하기 위해 개설한 사이트로 평가 과정엔 참여연대, 나라살림연구소, 환경운동연합 등 18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이행률이 17.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속한 더불어민주당은 의석수도 180석에 달할 만큼 절대적인 지분을 가지고 있다. 약속을 지키고자 마음먹었다면 못 이룰 게 없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인 2017년 4월 발간한 더불어민주당 공약집을 찾아봤다. 44쪽에서 재벌의 불법경영승계, 황제경영, 부당특혜를 근절시키겠다고 했으며 총수 일가의 전횡을 막고 횡령, 배임 등 경제범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과 사면권 제한 추진을 약속한 바 있다. 2021년 8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임대주택법 위반 등 12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가석방한 바 있으며, 같은 달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가석방했다. 그가 수감된 이유는 경영상 목적이 아닌 본인 개인의 승계를 위한 뇌물을 제공한 혐의였고, 그 원천이 회사로부터 횡령한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해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힘으로써 본인 스스로 공약을 짓이겨 버렸다. 그뿐만 아니라 공약집 57쪽에서는 공무원의 민간인 불법사찰 방지법(불법사찰죄 신설)을 마련해 공무원의 해당 직무와 무관한 민간인 비공개 정보 수집 행위를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 중인 사건과 관계없는 민간인에 대해 무차별적인 정보수집을 해왔음이 알려졌다. 나아가 인터넷상 익명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온라인상의 익명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개별법(공직선거법, 게임산업법 등)상의 인터넷실명제 폐지를 운운하는 부분에서는 실소를 금하기 어렵다. 새해 더불어민주당은 권리당원 게시판을 재오픈하면서 실명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종전 권리당원게시판과 정책제안게시판은 영구폐쇄했다. 이쯤 되면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 후보의 공약은 믿는 사람이 바보인 공약(空約)인 셈이다. 지난해 말 온라인 공간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던 논란의 핵심에도 집권 여당 후보의 명확한(?) 경제 지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주요 정당 후보들의 경제공약이라도 짚어보고자 누리집 등을 찾았으나 아쉽게도 모든 정당이 완결된 형태의 공약집을 아직은 내보내지 않은 것 같다. 지난해 12월3일 기준으로 국민의힘 후보만이 1차 공약집을 내놓은 것으로 보도된다. 눈에 띄는 것은 작전주로 큰돈을 벌었다고 스스로 밝힌 이재명 후보가 속한 민주당 누리집에는 이재명은 합니다. 소확행 공약 27이라는 제목 아래 시세조종, 주가조작 근절! 공정한 시장 질서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약속한다. 일견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말이면서도 이게 지금 민주당이 할 소리인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형금융사기 사건이 줄을 이었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라임펀드, 옵티머스펀드, 디스커버리펀드 등 사건은 응당 각종 시세조종, 주가조작 등이 의심됐으며 주요 피의자의 입에서 권력 핵심을 비롯한 현역 정치인들의 이름이 새어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출신,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재직 경력, 문재인 대통령 특보 출신, 조직폭력배 전력 등 연루된 이들에 비춰 권력형 비리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으나 정치인들에게는 사실상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다. 한 현자의 말씀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공약이라고 하니 진짜 지키는 줄 알더라.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박근혜 vs 문재인

이번 정부 초반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회의를 마친 후 한 변호사로부터 주택임대사업자 제도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왜 그러시냐는 반문에 돌아온 대답은 청와대에서 동 제도를 사용해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란다.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 아휴, 그게 말이 돼요. 턱도 없는 생각이죠라는 식으로 웃어넘겼다. 당황한 상대는 그러면 다른 전문가들을 내가 직접 섭외해서 청와대 측 인사를 만날 수 있도록 해달라 했고 부탁대로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임대주택등록 활성화 방안이 발표됐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해 취득세 감면, 재산세 감면,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임대소득세 감면, 양도소득세 중과배제, 6년 이상 임대하는 장기임대주택에 대해 장기보유특별공제율 추가공제, 8년 이상 임대하는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준공공임대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율 확대적용 및 양도소득세 감면, 거주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건강보험료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필자로서는 애초 질문을 받았을 때 어이없어 한 이유가 정부가 활성화하려는 정책의 결과로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40대 임대사업자는 최다 594채를 마포구의 40대(584채), 광주광역시 서구의 60대(529채)도 500채가 넘는 임대주택을 소유했고 이들 3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18명이 각 300채 이상의 임대주택을 운영하리라는 것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임대사업자들의 주택 사재기 열풍에 따라 전국의 집값은 뛰다 못해 훨훨 날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와 같은 현실을 깨닫지 않을 수 없는 정부는 지난해 710대책에서 등록 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의무임대기간이 5년 이하인 원룸, 빌라 등 비(非)아파트와 모든 아파트에 대한 임대사업자 신규 등록이 금지됐고, 기존 임대주택은 잔여 의무임대기간이 지나면 강제 말소됐다. 과거 전월세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임대주택 등록을 장려했던 정부가 임대사업자를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보고 관련 제도를 전격 폐지한 것이다. 함께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혜택도 없어졌다. 정권 초기 정부의 시책을 잘 따른 이들이 애국자는 못 될지언정, 순식간에 만고역적이 된 셈이다. 요즘 단연 세간의 화제 중 하나는 종합부동산세다. 필자는 종합부동산세가 고지되는 11월 이전부터 관련해 큰 폭풍이 불 것이라고 주변에 이야기했다. 불구경하자는 심산이 아니라, 이번 정부 들어 28차례 발표됐다는 부동산 대책의 결과 우리나라 부동산 세법 체계는 너덜너덜해지다 못해 자구와 체계가 쐐기 문자처럼 읽고 해석하기 어려워졌다. 대책이라는 것이 항상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임시방편일 뿐이라 부동산 세법이라는 것이 예외, 예외의 예외, 예외의 규제 등등으로 이뤄져 일관되게 이해하고 숙지할 수 없어서 시점과 지역 그리고 각 당사자의 사생활까지 물어 따져야 하는 고역으로 탈바꿈했다. 필자가 주장하는 요지는 현재의 부동산 세법 체계로는 어떤 대책이라도 더 많은 혼선을 초래할 뿐 의도하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임대사업자들은 부여됐던 혜택들이 없어짐에 따라 문자 그대로 종합부동산세 폭탄을 맞게 된 경우가 수두룩하다. 그뿐만 아니라 양도소득세 등에는 일시적 1세대 2주택 등 각종 예외를 열어뒀다가 종합부동산세에 대하여는 칼같이 닫아버리니 부모의 사망 또는 이사 시점 조정 등에 따른 다주택자 역시 폭탄을 피할 수는 없다. 전체 세수 대비 2%에도 못 미치는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서 국민의 98%는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라거나 26억짜리 집 종부세, 쏘나타 세금보다 적다는(이는 여러 언론의 팩트체크 결과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식의 편가르기와 거짓 주장이 당정청에서 흘러나온다. 이 지점에서 엉터리 주택임대사업자 제도의 결과, 해질 대로 해진 부동산세법 체계에서 무리한 종합부동산세 과세가 빚어낼 결과를 예상하지 못하는 문재인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절 있었던 각종 조세 관련 정책을 대비하게 된다. 박근혜 정부 초반 지하경제 양성화를 이야기했을 때 필자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웬 2~30년 전 이야기냐며 비웃기에 바빴다. 그러나 예컨대 세무 실무에서 적격증빙 검증 제도 등을 통하여 고소득 중소 규모 사업자에 대한 유례없는 과세를 끌어냈고 맥락은 다르지만, 각종 공제감면을 재정비해 세수를 늘렸음은 통계로도 드러나는 사실이다. 내가 보기에 적어도 부동산 정책과 증세 문제에서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우열은 뚜렷해 보인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김경율의 세상돋보기] 한동훈 사용법

지난 7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올림픽에 출전할 야구 대표팀 명단이 발표됐을 때 팬들 사이에서 일대 소란이 벌어졌다. 특히 한화 팬을 중심으로 당시 한화 소속 두 선수가 탈락한 것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각각 2루수와 사이드암 투수로 뛰던 정은원과 강재민이 논란의 당사자이다. 당시 시점 기준으로 정은원은 타율 0.302 4홈런 25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65로 호조였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은 3.27로 리그 야수 중 6위, 리그 2루수 중 1위다. 강재민은 34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3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04 피OPS 0.502로 안정적이었다. WAR은 1.28로 불펜 전문 투수 중 1위다. 국제대회인 만큼 감독의 의중과 각 선수들의 스타일과 경험이 우선시된다 하더라도 누가 봐도 손색이 없는 기록이다. 대표팀 선발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 즈음 방역 수칙을 무시한 코로나 술판에 여러 선수들의 참석이 밝혀진 가운데 이에 연루된 박민우, 한현희가 대표팀에서 자진 사퇴했다. 여러 야구팬들은 애초 있었던 국가대표 선발 논란을 잠재울 절호의 기회라 여겼다. 당연히 두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뛸 것을 기대했고, 많은 이들의 기대와 더불어 국가대표 야구팀이 도쿄를 향해 출정할 것을 바라마지 않았다. 하지만 대체 선수 중 한 명은 올해 프로야구에 데뷔한 신인 선수로 올 시즌 17경기에서 2승 5패 1홀드를 기록하고 있었고 평균자책점은 8.07이었다. 이를 두고 당시 대표팀의 좌완 투수가 2명뿐이었던 점을 언급하기도 하고, 대표팀 선정에 지대한 역할을 미쳤을 김경문 당시 감독은 1~2년 정도 경험을 더 쌓으면 충분히 국가대표로 뽑힐 기량을 갖고 있다라고도 했다. 결과는 독자들도 기억하듯이 야구가 마지막 정식 종목이었던 직전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야구는 6개국 중 4위에 머물렀다. 온라인을 야구 싸이트에는 위 선수선발과정에서의 불협화음 등을 다시 소환하는 등 김경문 감독에게 쏟아내는 비난 일색이었다. 여자 배구가 같은 4위였음에도 격려와 칭찬이 쇄도했던 것을 고려하면 단순한 순위 문제는 아니었다. 철 지난 야구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최근 성남 대장지구와 관련된 검찰의 수사 때문이다. 애초 수사의 본령이라 할 성남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은 수사에 착수하고서도 뒷짐을 지고 있다 여론의 질타에 못 이겨 보름여가 지나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마저도 정작 시장실과 비서실에 대해서는 매번 지나치다가 다섯 번째에서야 대상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여당 측 주장에 따르더라도 자금 흐름에 대한 추적이 핵심이 사안에서 중추 역할을 하던 특수통 베테랑 부부장검사를 돌연 수사팀에서 배제하기도 하였다. 언론 등을 통해 나오는 검찰의 수사 과정을 지켜보노라면 이미 보도를 통해 기정사실화된 내용조차 축소 혹은 왜곡하기 일쑤이다. 예컨대 대장지구 사업 규모를 추산하며 4조원대 이르는 총수익 규모와 김만배와 남욱 일당이 편취하였을 이익 규모만도 1조원 안팎이라는 것이 공시로도 확인되었음에도 중앙지검은 최소 651억원 상당 택지개발 배당이익과 상당한 시행이익을 특정 민간업체에 취득하게 하며 공사에 손해를 가하였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나아가 중앙지검은 11월 1일 자 김만배 남욱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유동규 전 본부장의 배임 공범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고정이익 확보란 정책적 판단을 한 이 후보에 대해 배임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법률전문가들의 의견은 딴판이다. 정책적 판단이 배임이 아닌 경우는 손해가 나더라도 공익적 요소가 있어 정책적으로 감수할 수 있는 것으로, 이 사안은 김만배와 남욱 등 특정인에게 1조원 안팎 이익을 주고 성남시에 그만한 손해를 끼친 것으로 정책적 판단을 운운할 계제가 아니다. 왜 매번 나오는 새로운 사실은 언론을 통해서이고, 검찰의 행보와 발표는 국민들의 의심과 반발을 사는 것일까? 애초 수사팀을 구성한 한명 한명의 역량과 태도의 문제는 아닌가 되짚어 볼 때이지 싶다. 앞서 야구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좌완투수가 모자라서 뽑았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고 사적인 인간관계에 매달리지 않았나 의심하는 것처럼, 혹시 검찰은 수사팀을 덮어주고 피해갈 사람들로 구성하지 않았을까 하는 국민들 의심에 떳떳이 반문할 수 있을까? 혹시 지금이라도 특별수사감찰본부 설치운영지침에 따라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의 이목을 끌만한 중대한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에 독립적 지위를 갖는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보는 것이 정공법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 본부장은 부산 용인 진천 등으로 좌천되어 그때마다 대기업 대관팀에서 환호하였다는 한동훈 검사장을 중용하면 어떨까? 정답을 두고 피해 가는 것도 우스워하는 말이다.언젠가는 맞을 매 일찍 맞는 것이 낫다. 김경율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세력, 누구인가?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세력의 부패비리를 반드시 뿌리 뽑겠습니다. 이번 국민의힘 화천대유 게이트처럼 사업과정에서 금품제공 등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사후에도 개발이익을 전액 환수해서 부당한 불로소득이 소수 기득권자의 손에 돌아가지 않도록 완전히 뿌리 뽑겠습니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후보 선출 감사 연설 중 일부다. 이말을 듣는 국민들의 마음은 뜨악했던 필자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세력이 누구를 일컫는지, 국민의힘 화천대유 게이트라고 말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따지기에 앞서 화제가 되는 대장지구의 사업 규모와 이익이 얼마인지 대략 살펴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자. 우선 성남도시개발공사 홈페이지에는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의 사업 규모를 5천903세대라고 적고 있다. 그리고 최근 대장지구 아파트 평당 시세는 5천만~6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분양가는 2천만원 대 중반이었던 것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평당 2천만원으로 잡아 여기에 국민주택 규모 평수인 32평을 곱하게 되면 4조원에 약간 못 미친다. 하지만 상가와 일부 토지 상태 분양 등을 감안하면 4조원으로 추산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만 더 언급하면 실제 분양도 평당 2천만원대 중반 가격으로 이루어져(2021년 분양된 대장지구 SK VIEW 테라스 제외) 총 사업 규모가 4조원대라는 것을 입증했으며, 이재명 지사 측에서 강변하는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말미암아 민간사업자가 과도한 이익을 얻었다는 것은 사실과 상반되는 이야기임이 분명해졌다. 이제는 비용 측면으로 들어가 보자. 크게 토지구매 및 조성 비용, 아파트 건설비용과 기타 부대비용으로 구분 지어질 것인바 토지 구입과 조성비용은 실제 성남의뜰 주식회사의 발생비용과 대장지구 민간사업자 선정에 응모한 컨소시엄들의 공모서를 보더라도 1조원 안팎으로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아파트 건설 비용은 위 문단 수익 추정 시와 동일하게 적용하고 다만 평당 분양가 대신 평당 건축비 500만원을 넣으면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여기에 성남시에의 기부채납과 기타 부대비용 등으로 5천억원을 합산하면 총비용이 약 2조5천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최종적으로 대장지구의 예상되는 총수익 4조원에서 총비용 2조5천억원을 빼게 되면 1조5천억원의 예상이익이 발생한다. 이와 같은 계산 방식에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회계사들은 여러 현장에서 해당 사업의 성격 등을 파악하는데 이와 같은 분석적 검토의 방식은 흔히 쓰고 또한 유용하다. 특정 사안 특히 경제적 사건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있어 자금흐름을 좇는 것만큼 필요하고 결정적인 것은 없다. 대장지구 사업의 예상이익 약 1조5천억원 가운데 실소유주 논란과 무관하게 법적 외관으로 따지자면 핵심 인물인 김만배와 남욱 일당의 지분은 대략 9천억원 안팎으로 1조원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언론 등을 통해 밝혀진 혹은 그 윤곽을 어스름하게 알 수 있는 대로 이 1조원의 행방을 쫓아가 보자. 우선은 특정금전신탁의 방식으로 숨겨뒀던 천화동인 1호부터 7호까지는 법인의 이름으로 서울, 부산, 제주 등 전국 곳곳에 부동산을 매입해 둔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특정 블럭의 이익금을 불과 수백억원을 애초 빌린 것에 대한 대가로 지급기로 했다는 약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전체 사업의 지분이 누구에게 인가로 흘러들도록 설계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수사 과정에서 밝혀져야 할 몫이다. 이것뿐만 아니라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했다는 녹취록에는 천화동인 1호의 주인은 그분이라 했다는 김만배의 진술과 김만배의 몫 중 25%인 700억원이 유동규에게 지급도록 약정됐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쯤 되면 대장지구 사업에서 발생한 이익 1조5천억원의 행방에 대해서는 시쳇말로 혼돈의 카오스인 셈이다. 지난 10일 있었던 3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서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던바, 이재명 후보가 불과 28%의 지지율을 얻는 데 불과했다. 민심은 혹시 미리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민심은 이재명 후보에게 아래와 같은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어했을지 모른다.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세력의 부패비리를 반드시 뿌리 뽑겠습니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현금열전(列傳)

얼마 전 고3 딸아이를 위해 남대문시장에 있는 약국에 싸게 판다는 영양제를 사러 갔다. 영양제를 고른 후 신용카드를 내놓은 나에게 들려온 대답은 단호했다. 카드 결제 안 됩니다. 현금만 받아요. 약간의 실랑이 끝에 지갑에 있는 현금을 모두 털어내고 나머지는 카드로 해주세요하는 요구에도 끄떡없었다. 현금 이외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사려고 했던 영양제 일부를 덜어내는 수밖에 없었다. 상대방 약국이 현금만을 원했던 것은, 이에 따른 매출 실적이 누락되고 따라서 관련된 세금을 모두 탈루할 수 있어서 일 것이다. 거래의 파생 효과는 약국이 약을 사 올 때도 미칠 것이고(매출이 탈루되었으니, 대응되는 매입도 숨겨야 한다. 제약회사 혹은 도매상으로부터 구매할 때 역시 현금으로 구매할 것이다), 약을 사고판 마진은 약국의 주인집과 제약회사 사장의 안방 금고에 고스란히 넣어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FIU(금융정보분석원)를 통해 현금 입금과 출금에 대해 통제가 되고 있어서 현금 뭉텅이를 금융기관에 맡기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6월 10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만원권 발행액은 6조3천238억원이다. 반면 시중에 유통되다 한국은행 금고로 돌아온 5만원권 환수액은 1조2천926억원에 그쳐 환수율은 20.4%다. 5만원권 10장을 찍어내면 2장만 돌아온 꼴로 5만원권이 처음 발행된 2009년 6월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낮다고 한다. 이를 누적 기준으로 본다면 5만원권은 2009년 6월 이후 235조원이 발행되었는데, 이 중 113조원은 한국은행으로 다시 환수됐지만, 그 나머지 122조원만이 시중에 남아 유통된다. 5만원권이 없었을 때는 화폐유통액이 GDP의 3% 선이었는데, 현재 이 비율은 약 6% 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신용카드, 전자화폐 등을 통한 거래가 확대되는 것을 고려하면 회수되지 않는 현금 중 상당액은 집안 금고 속에서 잠자고 있을 것이라 충분히 짐작이 간다. 이는 정기예금 금리조차 0%대인 것에 비추어보면, 향후 증여세 등이 과세되지 않고 자식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점을 차치하고라도 저장수단으로서 현금 보유가 기회손실이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리하자면 현금을 주고받는 것은 물품과 용역 거래 시 거래가 은폐되어 부가가치세, 법인세 및 소득세 등 모든 세금을 탈루할 수 있고, 또 부를 이전할 때 부과되는 증여세 혹은 상속세를 회피할 여지를 두게 돼 부자들로서는 훌륭한 거래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탈세 수단을 넘어 현금은 뇌물, 도박 등 위법한 거래의 매개일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거래를 하면서 당장 추적될 수 있는 수표 혹은 계좌 거래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이와 같은 사례 중 하나가 정권 초기부터 줄곧 오르내리는 대형 금융 사기 사건 중 하나인 밸류인베스트코리아 건이다. 투자자들로부터 벤처 등에 투자한다고 자금을 모은 후 정작 그 돈을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금 이체 후 곧바로 현금 등으로 인출하거나, 개인들에게 이체한 것이다. 필자가 소속된 단체에서는 약 158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현금 등으로 인출된 것을 확인하여 국세청에 탈세 제보한 바 있다. 출금 계좌와 일자 그리고 금액을 일일이 열거한 만큼 과세하는 데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4월에 제보하였음에도 탈세제보자료관리규정에서는 처리기간이 탈세제보 접수안내 통지일로부터 60일 이상 소요될 때는 처리담당공무원의 소속과 성명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처리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 있음을 제보자에게 중간통지하여야 함에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 다른 각종 금융사기 사건과 마찬가지로 자금 추적이 지지부진하다. 또 하나 현금과 관련하여 언급하고 싶은 사건은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재산신고내역이다. 2019년과 2020년 신고에 따르면 각각 2억원과 3억 2천500백만원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하였다. 수많은 공직자의 재산신고내역을 검토했던 경험에 비추어 이처럼 많은 현금을 신고한 사례를 쉽게 접해 보지 않았다. 줄곧 성남시장에 취임한 이후 공직에 머물러 있는 이가 현금을 이처럼 많이 두고 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2018년 이전에는 0으로 신고하였다) 사실 공직자가 현금을 만드는 것도 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또 현금을 넣고 빼고 하는 것은 FIU(금융정보분석원)에 포착돼 당사자로서도 피곤한 일이다. 그럼에도 거액의 현금을 자진신고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현금은 실제 있는 것일까? 있다면 어떤 경로로 해서 취득하였을까? 궁금하다. 한편 이재명 지사는 본인 소송과 관련하여 무료 변론 여부와 적정가액의 변호사비를 지급하였는지 여부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여러 법조계 인사들은 관행을 언급하며 논란을 가중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필자의 눈에는 재산 신고 내역 중 현금 신고액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있을 수 있는 충격에 대해 훌륭한 알리바이가 될 수 있을뿐더러 완충재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둑판 위 절묘한 곳에 놓여 있는 수(手)이다. 김경율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文정부 검찰재벌개혁의 본 모습

지난 9일에는문재인 정부를 상징하는 두 가지 일이 있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건, 수사공판 중간결과를 오전에 발표한 것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오후에 열린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이 결정된 것이다.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건을 살펴보면 공공기관이 발주한 매출채권 등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투자자들로부터 약 1조2천억 원의 자금을 모아서 실제로는 옵티머스자산운용 주식회사의 2대 주주가 대표로 있는 비상장기업의 사모사채 등을 사들였다. 이후 이 회사들은 투자금을 부동산 개발사업 투자, 부실채권 인수, 코스닥 상장사 인수합병 등 위험자산에 투자해왔고 선순위 투자자들의 펀드 돌려막기에도 이용했으며 개인 선물옵션 투자 등 불법적으로 사용한 것을 일컫는다. 이 대목에서는 핸드폰을 주문했는데 붉은 벽돌이 박스에 실려 왔다는 웃지 못할 일화가 생각나는 부분이다. 옵티머스 사건이 세간에 화제가 된 것은 법인등기부등본에 적힌 등기이사들과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의 면면 때문이기도 하다.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출신,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재직 경력, 문재인 대통령 특보 출신, 조직폭력배 전력 등 화려할뿐더러 권력형 비리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와 같은 의혹은 옵티머스 사태의 주범이라 할 수 있는 김 아무개씨가 작성한 이른바 펀드 하자치유 문건에 등장하는 옵티머스 고문단, 기타 조력자 및 SPC 고문들의 윤곽이 드러나자 더욱 증폭됐다. 고문단으로 알려진 명단에는 전직 경제부총리와 전 검찰총장 등의 이름이 있었고, 실제 고문으로 일컬어진 인물들이 정관계 주요 인사들을 만난 것도 사실로 밝혀지기도 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의혹들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금융감독원 검사를 연기할 목적으로 펀드 운용 상황과 고문단의 역할 들을 과장해 작성한 사실이 확인되고, 실제 위 문건에 기재된 인물들로부터 옵티머스 사모펀드 운용 및 판매와 관련하여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볼만한 증거가 부족하여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는 점이다. 또 옵티머스자산운용(주)의 주요주주일 뿐 아니라, 코스닥 상장사를 무자본 인수합병(M&A)하는 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한 회사의 최대 주주였던 사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에 대해서도 의법처리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이 모 민정수석실 행정관은 사건을 전후해 상장사의 사외이사로도 재직했고 무자본 인수합병이 진행되는 와중에 살인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옵티머스 관련 로비스트로부터 집권 여당 모 후보는 정치활동을 위한 목적으로 사무실 임대보증금 2천700만원 및 1천260만원 상당의 가구, 복합기 임차료 등을 받았음이 확인됐다. 하지만 이 사건 역시 수사 도중 극단적 선택을 한 당시 비서실 부실장에게 혐의가 덮어졌을 뿐, 정작 당시 당대표이자 현재 대통령 선거 유력후보인 인사는 증거 불충분해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실로 우스운 일이다. 수많은 정관계 인사가 로비스트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주요 피의자의 구체적인 문서로 드러났음에도 누구 하나 기소된 바가 없다. 저녁나절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소식이 들려왔다.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이 부회장이 지난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유는 경영상의 어떤 이유가 아니라 순전히 개인적인 목적 승계를 위한 뇌물을 제공한 것이고 회사로부터 횡령한 것이라는 점이다. 언필칭 총수라고는 하나 고작 3% 안팎의 지분을 가지고서 개인적 이해관계를 불법적으로 실현하고자 회사의 금고에 손을 대고 최고 통수권자에게 뇌물을 공여했다는 점에서 정상참작의 여지라든가 재고할 여지는 없다. 사건의 경위가 이러할진대, 대통령뿐만 아니라 당대표,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서 언론을 통해 가석방의 당위성을 읊고 또 그를 위한 심사기준까지 개정하고야 말았다. 문재인 정부는 자칭 재벌 개혁의 전도사를 앞세워 시민사회를 비롯한 국민의 경제민주화 요구에 대해 조급하다고 힐난했을 뿐더러 일관되고 꾸준한 재벌개혁 추진을 했고 새로운 방법론도 확립했다고 자평한 바 있다. 8월9일 우리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과 재벌개혁의 성과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드루킹, 생태탕 그리고…

대통령 선거전이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시작됐고, 국민의 힘을 비롯한 야권에서도 대선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미증유의 팬데믹을 맞아 저소득층 한명 한명의 삶은 위태롭기만 하다. 연이은 가족들의 집단 자살 그리고 노동 현장의 산업 재해 소식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이렇게 곤궁한 삶은 다음 5년에는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할 것이다.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국민에게 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벌써 선거전은 흑색선전이 난무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중 한 군데인 에펨코리아(일명 펨코)에서 7월 초 보여지는 댓글 움직임은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을 연상시킨다. 윤석열은 이제 시작이지라는 제목의 댓글은 불과 수분 사이 작성자를 달리한 채 펨코 게시판 곳곳에서 복제되다시피 퍼져 나갔다. 며칠 후에는 또 윤석열은 시한폭탄이야 ㅋㅋ라는 제목을 단 댓글이 비슷하게 퍼져 나갔다. 여론조작이든 아니면 혹여 역공작이든 누군가에 의해 기획되고 실행된 것이다. 이와 같은 커뮤니티 여론 조작의 기미가 펨코에서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현 정부에 비판적인 유명 커뮤니티라면 이른바 밭갈이라 하는 여론 조작 행위로 의심받을 행태가 눈에 띈다. 그뿐만 아니라 작금의 상황은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일어났던 생태탕 시즌 2를 겪고 있다. 당시 시작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시장 재직 시절 처가 땅이 있는 그린벨트 지역이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돼 셀프보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던 것이 어느샌가 생태탕집에 갔느냐로 옮겨가서 급기야 페라가모 논쟁까지 이어졌고 많은 선거 이슈를 집어삼켰다. 비록 재보궐 선거의 압도적 패배로 여당의 실정은 심판받았지만, 과거 김대업씨로부터 비롯된 병풍 사건의 달콤함을 지우지는 못하였나 보다. 2013년에 있었던 윤석열 검사 징계 건을 보자. 이미 당시에 많은 언론이 대한민국 관보에 근거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관련한 항명 그리고 정기재산변동 신고 때 재산을 과다 신고한 것이 근거임을 보도했다. 그러다 불쑥 2020년 2월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가 YTN에 나와 정직 1개월의 징계를 했습니다라고 했는데 정확한 징계 사유가 뭔지는 밝히지 않았어요. 그래서 당시에 윤 총장이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하던 때라 그 건으로 징계를 받은 것인지 정대택 씨의 진정과 관련해서 징계를 받은 것인지는 알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호도한다. 여기에서 언급하는 정대택 씨의 진정이란 윤석열 전 총장이 본인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개입하였다는 내용이다.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이르자 한겨레, YTN, 아주경제 등이 비슷한 주장을 반복하여 싣기 시작한다. 이 중 누구보다 한겨레의 행보가 압권이다. 우선 지난달 26일 기사에서 위 심인보 기자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실제 윤 전 총장의 징계 이유가 뭔지 또한 이후 검증 과정에서 규명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후 여러 언론이 대한민국 관보에 근거한 검증 보도를 하여 일축하였음에도 7월 3일 기사에서 회신과 관보의 차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반전의 연속 운운하며 윤석열 전 총장 징계와 관련된 의문점을 명쾌하게 풀기 위해서는 당시 징계위원회 회의록 등이 공개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징계위에서 논의된 내용을 들여다봐야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고 기염을 토한다. 관보 따위로는 윤석열 전 총장의 수사 개입 의혹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의심이라면 징계위원회 회의록을 가져다 준다 한들 달라질 것이 없으리라 본다. 아울러 한겨레는 입에 담지 못할 정대택 씨의 여성 비하성 발언과 사생활 관련 내용을 가감 없이 옮겨 담는다. 이와 같은 내용은 발언을 한 사람이 입증하기도, 또한 그 대상자가 반증하기도 힘든 내용이다. 몇몇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미 허위사실로 판결받은 것이기도 하다.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로 공적 영역이 황폐해지고 있다. 정부 여당과 관제언론들은 조국 전 장관에 대하여 제기된 사모펀드, 웅동학원, 입시비리 등 숱한 의혹들에 대하여 익성 실소유주설 등 근거 없이 황당한 주장을 하던 이들은 여전히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시민사회와 언론의 본인들에 대한 문제 제기에는 이른바 좌표 찍기와 언론개혁 입법안을 통해 재갈을 물리려 함과 동시에, 본인들은 거침없는 여성 혐오 발언과 앞뒤 가리지 않는 흑색선전으로 선거에 임하려 하고 있다. 결국은 국민이 심판하여야 할 것이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거짓의 시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냈다. 이 책은 정치가 아니라 기록이며 법무부장관 지명 이후 벌어진 사태를 정확히 기록함과 동시에 그동안 하지 못했던 최소한의 해명과 소명을 한 것이란다. 검찰 조사 때는 법정에서 진실을 밝힌다며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법정에서는 형사소송법 제148조에 따르겠다던 이가 입을 연 것이다. 정확히 기록하고 해명과 소명을 한다 했음에도, 적어도 사모펀드에 관한 책의 내용은 불리한 사실의 누락과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선 책에서 검찰은 압수수색 이후 내가 사모펀드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조 전 장관의 공소장에는 다음과 같이 적시돼 있다. 피고인 조국은 2015. 12. 하순경 피고인 정경심의 요청에 따라 본인 명의 OO은행 계좌에서 8천500만원을 송금해 줬고, 그 무렵 피고인 정경심의 위와 같은 조범동에 대한 투자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이다. 여기 8천500만원은 코링크PE 설립 자본금 1억원 중 8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과거 출처를 두고 익성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검찰이 그 출처를 명확히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법정에서 조국 전 장관 측 변호인도 반론은 없었다. 또 책에서 2019년 9월26일에는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김경률 회계사가 페이스북에서 사모펀드 관련 업체들로부터 빼돌려진 돈 수십억원이 정경심 교수에게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조국펀드에서 사라진 15억원의 행방이 묘연한데, 조국도 몰랐을 리 없다 등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했다는 내용이 있다. 아쉽게도 이 역시 사실과 무관한 것으로 필자는 2019년 9월26일에 그와 같은 내용을 페이스북에서 언급한 바 없다. 다만 빼돌려진 돈 사라진 자금을 이야기하는바, 이는 다음과 같은 사건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된다. 애초 조국 전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씨가 블루펀드에 투자한 자금이 웰스씨앤티에 투자되자마자 하루 만에 13억원을 2차전지 업체 IFM의 전환사채(CB) 매입에 쓴다. 2017년 6월 설립된 IFM은 당시 아무 실적도 없는 자본금 1억원의 소기업이다. 4개월 뒤 CB 인수계약을 해지한 웰스씨앤티는 13억원을 돌려받자마자 코링크PE 투자금(10억원) 상환에 썼고, 코링크PE는 다시 이 돈을 2017년 11월 WFM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 쓴다. 이는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으며, 여러 증빙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이처럼 애초 웰스씨앤티에 투자된 돈이 되돌려지는 일련의 과정은 허위 약정서 등으로 가능했고, 결과적으로 되돌려진 조국 전 장관 일가의 투자금은 은폐된 채로 상장사 WFM 주식을 취득하는 데 쓰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상장주식 WFM 주식을 군산 공장 가동 등 호재성 정보로 인해 주가가 상승할 것이니, 실물 주식을 사라는 우씨로부터 권유를 받고 소유자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즉 차명 형태로 WFM 실물 주식 12만주를 취득하기도 했다. 자본시장 주변에서는 이와 같은 실물주식을 이용한 매매 혹은 저당 행위를 저급한 행태로 파악한다. 이 같은 상황에도 조국 전 장관은 권력형 비리가 아니라는 등 변명을 일삼고 있다. 이에 대해 앞서 실물 주식 구매를 권유했던 우씨가 상장사 WFM 주식 53억원 어치를 무상으로 코링크PE에 증여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코링크PE를 운영한 조범동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나이트클럽, 카센터, 주유소 등을 전전하다 신용불량 상태였다. 일상적인 영역에서 신용불량자에게 수십억원 상당의 상장사 주식을 증여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조 전 장관에게 묻고 싶다. 우씨는 이와 같은 사례뿐 아니라 금전적 편익을 제공하는 경우가 여러 차례 또 있었다. 지난해 이후 4차례의 좌천을 겪은 한동훈 검사의 다음과 같은 말로 글을 마무리 짓는다. 조 전 장관은 권력 비리가 아니라고 강변하는데 권력이 총동원돼 권력자 조국에 대한 수사를 막고 검찰에 보복한 것이 권력 비리가 아니면 뭔가. 조국 사태에서 비리를 저지른 것 보다 나쁜 것은 권력으로 비리를 옹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리를 저지르는 건 룰(rule)을 어기는 것일 뿐이지만, 권력으로 비리를 옹호하는 것은 룰을 파괴하는 것이다. 규칙이 무너지고 파괴된 그 피해는 권력자가 아닌 국민이 본다. 김경율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김부겸 총리 후보 ‘라임 펀드’ 의혹, 괜찮은가?

지난달 16일 문재인 대통령은 정세균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했다. 유영민 비서실장은 김부겸 후보자에 대해 정치와 사회 현장에서 공존과 상생의 리더십을 실천해 온 4선 국회의원 출신의 통합형 정치인이라며 코로나19 극복, 부동산 부패 청산,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 등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전 부처를 아우르는 노련한 국정 운영을 통해 일상을 되찾고, 경제를 회복하며, 격차를 줄이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김부겸 후보의 지명과 관련 공존, 상생, 통합 등 흔한 문재인 정부의 레토릭보다 먼저 떠오른 것이 있었으니 바로 라임 펀드였다. 라임, 김부겸 사위 가족 맞춤형 특혜 펀드 만들어줬다-헤럴드경제 2020년 11월 5일자 제하의 보도로는 대신증권과 라임자산운용이 다른 펀드와 비교해 판매보수, 환매 방법 등에 있어 과도한 특혜를 준 비공개 펀드 테티스 11호 가입자 6명 중 4명이 김부겸 후보의 딸과 사위, 외손자손녀 등 일가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1명의 가입자는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다. 사실상 김 전 장관 사위 가족만 가입한, 맞춤형 상품인 셈이다. 나아가 테티스11호 펀드는 비공개 특혜 펀드로 펀드 운용자인 이종필 부사장이 가입해 별도로 관리했다. 다른 펀드는 매월 20일 하루만 환매가 가능하고 환매 신청 후 결제까지 한 달이 걸리지만, 테티스11호 펀드는 환매가 매일 가능했으며 환매 신청 후 4일 만에 고객에게 입금됐다. 가입자가 부담하는 환매수수료, 성과보수는 모두 0%로 설정됐다. 테티스11호 펀드는 2019년 4월18일 총 설정액 367억원으로 설정됐다. 실제 라임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한 2019년 6월3일부터 환매에 들어가 275억원이 빠져나갔다. 이후 나머지 92억원에 대한 환매 청구에 대해 다른 일반인 펀드와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거절됐다. 그럼에도, 다른 투자자들이 환매중단 등으로 말미암아 고통을 겪었던 것에 비하면 해당 펀드에 취해진 조처가 특혜였음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 라임 펀드가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이런 이유 뿐만은 아니다. 라임 펀드와 관련해 그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폭로한 라임 리스트가 정치권을 비롯한 세간을 뜨겁게 했다. 실제 리스트에 올랐던 인물 중 이상호는 금품수수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그리고 함께 그 이름이 있었던 김영춘 전 의원과 기동민 의원의 경우 실제로 형이 돈을 줬다고 그때 그거. 형은 2억5천 줬으니까. 누구냐면 부산. 그 해수부 장관 김영춘이야. 그때 울산에서 김영춘한테 직접 형이랑 가서 돈 주고 왔단 말이야, 기동민이한테는 두 차례에 걸쳐서 거의 억대 갔어. 한 세 차례 갔겠구나. 그 선거할 때라고 김봉현 전 회장이 말한 녹취록이 나왔다. 물론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김 전 사무총장은 허위 주장이다. 김 전 회장과 이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작년 11월3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김 전 회장으로부터의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되자 김봉현이라는 사람을 모르며 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기동민 의원 역시 2016년 총선 전후 김 전 회장으로부터 양복을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라임 사태는 1조6천억원대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사건으로, 라임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14개 상장사의 경우 2017년부터 3개년 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인한 자금 유입액이 1조원을 넘김에도 불구하고 유무형자산에의 설비투자액이 1천억원에도 못 미칠 뿐 아니라, 같은 기간에 고용은 감소했다. 한 마디로 자금의 행방이 묘연한 것이다. 결국, 이와 같은 금융사기 사건의 경우 엉킨 실타래는 자금 흐름의 행방을 쫓는 것이 시작과 끝임에도 이 정부 들어 서울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폐지하는 등 자칫 덮는 데만 열중하는 것으로 비치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는 평등, 공정, 정의 따위 관심도 의지도 없는 수사를 주워 삼킬 것이 아니라,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라임, 옵티머스 펀드 등 굵직한 금융사기 사건의 자금흐름을 밝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김부겸 후보 가족의 맞춤형 특혜 펀드 의혹, 괜찮은가?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의심 없는 믿음은 악마

우린 모두 여러 가지 색깔로 이루어진 누더기, 헐겁고 느슨하게 연결되어 언제든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펄럭인다. 그러므로 우리와 우리 자신 사이에도, 우리와 다른 사람들 사이만큼이나 많은 다양성이 존재한다.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인용된 몽테뉴 수상록의 일부이다. 읽는 이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으나, 나는 이 문장을 인간의 불완전함과 그로 말미암은 타인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으로 읽었다. 오랜 시간 우리 인간은 완전무결함, 절대성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삶과 자연은 일견 완전무결해 보이는 절대 강자도 한낱 스쳐 가는 바람에 허물어지는 것임을 보여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스스로 최고 절대자라 일컫는 세력이 미치는 해악은 아직도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완전무결한 절대자인 자신에게 반대하는 세력은 절멸되어야 하는 악이라는 이유로 무자비한 탄압을 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권력이 압도적 지지와 물리력을 바탕으로 지배자로 한때 군림할 수 있었지만, 바로 같은 이유로 처참한 말로를 맞았다. 움베르토 에코의 첫 소설 장미의 이름 역시 나는 그렇게 읽었다. 절대자 혹은 절대적 믿음을 향한 인간의 욕구, 결국은 그로 말미암은 개별 인간의 파멸. 소설 속에서 에코는 이를 의심 없는 믿음은 악마라고 표현했다. 내가 이 글에서 몽테뉴와 움베르토 에코를 소환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의심 없는 믿음을 가진 집단을 이곳에 끌어내기 위해서다. 맞다 독자께서 연상하셨듯이 문재인 정부이다. 지난해 8월 윤도한 전 국민소통수석은 청와대를 떠나며 이 안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결과, 문재인 정부는 그 어느 정부보다 깨끗하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민주정부의 전형이자 모범이라며 급기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권력형 비리는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전형적인 신앙고백이다. 절대자를 향한 찬양과 무오류성에 대한 예찬이다. 이들은 스스로가 믿었던 것처럼 완벽했을까? 먼저 청와대 내부뿐만 아니라 공직사회 전반의 기강을 다룬다는 민정수석실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조국 전 민정수석은 2019년 말 불구속기소 되었던바 적용된 죄명은 뇌물수수와 부정청탁금지법공직자윤리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업무방해위조공문서행사허위작성공문서행사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증거위조교사증거은닉교사 등 11개에 달한다. 그의 배우자와 동생 5촌 조카, 아들딸의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더 언급하지 말자.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 준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허위 인턴증명서를 주고도 지난해 415 총선 후보자 시절 조 전 장관 아들이 실제 인턴을 했다라는 취지로 허위 발언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1심이 진행 중이고 지난해 4월 페이스북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라는 제목으로 허위사실이 담긴 글을 올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오는 9일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민정수석실에 머무르는 이광철 민정비서관은 또 어떤가. 조선일보 4월 1일 보도로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 출금 의혹,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관련 보고서 작성 의혹 및 신현수 전 민정수석 패싱 개입 의혹 총 네 가지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옵티머스 펀드 관련 무자본 인수합병의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추정되는 이를 무려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끌어들인 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상황이 이럴진대, 민정수석실이라는 이름은 범죄의 온상이라 이름 붙여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청와대는 직제상 당연히 있어야 할 청와대 특별감찰관을 대통령 취임 이래 내내 공석인 채로 비웠다. 끝끝내 자신들은 완전하다고 믿어서였을까? 인간은 유한하고 따라서 불완전하며, 자칫 절대적인 것을 찾겠다는 혹은 찾았다는 것은 헛된 꿈이자 본인과 주변을 나아가 사회 전체를 망가뜨린다. 김경율 회계사ㆍ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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