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새해 달을 바라보는 마음

인도 고대 성전 리그베다에 유명한 문구가 있다. ‘현자들은 하나의 진리를 다양하게 말한다.’ 이 말은 영원한 진리를 지성의 다양성을 통해 여러 가지 철학적 접근과 신앙적 접근 방법으로 다양하게 표현한다는 것이다. 인류사의 수많은 종교와 철학들은 그 근원이 하나라는 것을 리그베다에서는 위와 같이 말하고 있다. 인류는 영원한 진리에 숭고한 예배를 통해서 내 영혼을 아름답게 승화 시켜 깨달음을 얻는 명상을 했다.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면서 기도하고 살아가는 것이 정상적인 사람들의 순수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비이성적인 사람이나 국가가 권력과 탐욕으로 갈등을 만들어 수많은 사람이 전쟁으로 죽거나 고통받게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풍요의 극치를 달리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가난과 질병으로 죽어간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것인가? 이것이 인류의 공통된 화두이다. 한 달 후면 금년도 마무리되고 세상은 한해를 돌아보며 큰 역사적 사건과 사고 등을 정리하며 일 년을 마무리하면서 새해인 계묘년 토끼해를 바라보며 미래를 예측하고 설계하는 이야기들이 나올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전쟁으로 죽어가는 이들을 보고 가슴 아파하고, 기후 위기로 고통받는 인류를 걱정하며, 질병과 사고로 죽음을 맞는 사람들을 걱정하며, 경제적 위기로 많은 나라 사람들이 혼란을 겪음을 보고 도와 주려고 한다. 그러나 위정자들은 자신의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으로 전쟁을 중지하거나 기후 위기를 멈추게 하고 가난한 이들의 병과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더욱 세상을 구렁텅이로 빠트리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밤하늘의 보름달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 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의 모습을 그렸고, 달 속의 토끼처럼 영원히 평화롭고 안정된 세계에서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살고 싶은 이상세계를 꿈꾸며, 소원을 빌면서 행복한 나라를 꿈꾸어 왔던 것이다. 또한 우리 조상들은 경복궁 교태전 등 궁의 뒤뜰에 토끼의 형상을 새겨 넣었는데 이것은 궁의 여인들이 아무 근심 걱정 없이 편안하게 생활하게 해달라는 염원의 표현 방법이었다. 이렇게 토끼는 우리 삶 속에 밀접하게 자리 잡은 고요와 평화와 행복의 상징이었다. 연말을 맞아 상상 속의 유토피아지만 보름달 속의 토끼를 보며 편안과 행복을 염원하고, 어려움을 이겨낸 인류의 지혜로 힘든 환경에서도 남을 위해 기도하는 여유를 갖고 살았으면 한다. 미광선일 법명사 회주

[인천의 아침] 이태원 참사와 바벨탑

이태원 참사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병폐를 그대로 보여준다. 참사의 원인과 배경을 놓고 경찰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제대로 밝혀지고 풀려지기는 난망해 보인다. 모든 병폐가 얼기설기 얽혀 있기 때문이리라. 필자는 그 근본 원인이 ‘불통’이라고 본다. 소통이 아닌 불통. 직접적으로는 당시 좁은 골목에 터질 듯 몰린 인파 간에 전혀 소통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쉴 새 없는 대책과 구조 요청에 경찰과 소방 당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를 관장하는 행정안전부 등 정부 당국도 마찬가지였다. 불통이다. 용산구와 서울시도 지자체로서 구민과 시민의 안전 대책을 소홀히 했으며, 재난 시 역할도 제대로 못했다. 이 와중에 사실과 진실 파악보다는 정쟁에 이용하려는 일부 언론과 세력도 마찬가지다. 역시 불통이다. 구약성서의 창세기에는 ‘바벨탑’에 관한 짧고도 매우 극적인 일화가 실려 있다. 드높고 거대한 탑을 쌓아 하늘에 닿고자 했던 인간들의 오만한 행동에 신은 분노한다. 탑을 쌓기 위해서는 아래에서 위로 벽돌이 잘 올라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일하는 사람 간에 같은 뜻을 지닌 하나의 언어로 소통해야 한다. 그러나 분노한 신은 본래 하나였던 언어를 여럿으로 분리하는 저주를 내렸다. 바벨탑 건설은 결국 혼돈 속에서 처참히 그 막을 내렸다. 하늘에 닿는 탑을 세우고자 했던 인간들은 불신과 오해 속에 서로 다른 언어들과 함께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불통의 시대에 사는 오늘의 우리들 역시 되지도 않을 바벨탑을 막무가내로 쌓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무관심과 불신과 오해 속에 곧 무너져 내릴 비극을 생각지도 못한 채. 인간은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어가면서 사는 사회적 존재다. 인간(人間)이라는 한자를 풀이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의미로, 인간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존재’를 의미한다. 즉, 인간이라는 단어 자체가 ‘인간관계’의 뜻을 담고 있다. 이 인간관계의 기본이 ‘소통’이다.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이 소통이다. 오해가 없음을 이른다. 즉, 모름지기 인간관계는 서로 막히지 않고 오해 없이 뜻이 잘 통하는 소통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의 사회와 인간관계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다. 불통의 이태원 참사가 여실히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소통이 아닌 불통인 것이다. 더 이상 불통의 바벨탑을 쌓아선 안 된다. 이제 불통의 시대, 불통의 사회를 접고 더 늦기 전에 조금씩이라도 ‘열린 소통’으로 나아가야 하겠다. 그것이 우리를 살리는 길이다. 윤세민 경인여대 영상방송학과 교수

[인천의아침] 이제 유가족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필자는 4월 16일생인데 세월호 참사 이후 매년 생일에는 기쁨보다는 애도의 마음으로 보내게 된다. 침몰하는 배를 보면서 살릴 수 있었던 소중한 생명들이 안타깝게 꺼져 가던 모습은 모두에게 아픔과 충격이었다. 2022년 10월29일 이태원에서 벌어졌던 참사도 마찬가지다. 서울 한복판에서 언제나 붐비던 거리를 걸어간 것뿐인데 157명의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고 아직 11명이 입원 치료 중이다.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서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많은 의료진이 밤낮을 고생을 하는데, 젊고 건강했던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고 심폐소생술을 받는 모습에 너무 허망했다. 남은 가족들의 슬픔은 또 얼마나 클 것인가. 소중한 자식이나 가족을 갑자기 잃게 되었을 때 그 충격과 아픔은 미루어 짐작조차 어렵다. 사망 소식을 들은 직후에는 경황도 없이 장례를 치르고, 이후에도 며칠이 지나야 죽음을 받아들이고 그 다음을 생각하게 된다. 세월호 참사엔 단원고 학생들이 많아 장례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며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유가족들이 모여 슬픔을 나누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능했다. 이번 참사는 유가족들이 모이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합동분향소에는 유족의 의견도 묻지 않고 희생자의 영정사진이나 위패를 두지 않았다. 사망자 가족들에게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대답을 하는데 100명이든 200명이든 일일이 확인해서 개별 유족들의 뜻에 따랐어야 했다. 장례를 마치면 말 못하고 죽은 내 가족의 억울함을 알려야 하는데 함께 고통받는 다른 가족들이 어디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유가족들이 모이는 것을 정치적이라고 호도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교통사고나 산재사고가 나면 보험회사나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보상이나 배상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참사의 경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 지자체와 국가의 책임이 분명하다. 매년 있어 왔던 행사와 인파였고 그동안은 적절한 경찰의 통제하에 사고없이 지나왔는데 유독 올해 그 인력이 배치되지 않았던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참사 이후 보여줬던 지자체장이나 행정 지도자들의 모습에서는 진지한 사과나 유가족들을 위한 배려는 보이지 않았다. 어떤 보상이나 배상도 생명과 바꿀 수 없겠지만, 생존한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슬픔을 나누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 때처럼 단식을 하고 있는 유가족 옆에서 피자를 먹는 파렴치한 행동들은 없어야 하고, 언론은 피해자와 희생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해야 한다. 상처받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사실을 숨기고 조작했을 때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잊으면 안 될 것이다. 이길재 가천대 길병원 외상외과 교수

[인천의 아침] 정치인에게 휘둘리지 말고 국민이 주인 되자

정치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그들을 충복으로 만드는 법은 없을까. 이 시대 병폐의 하나는 정치인이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친 것이다. 언론도 따라 편향성이 갈라지고 국민은 저도 모르게 어느 한 편이 되도록 강요받았다. 김동길 박사가 돌아가셨다. 지난달 Y뉴스는 “민주화운동에 관여했다가 보수 논객으로 변신... ‘이게 뭡니까’ 유행어 남겨”라는 소제목을 달며, 김동길 명예교수가 별세했다고 전했다.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이 보수 논객으로 활동하면 변신인가. 독립운동을 하는 데 좌우가 따로 없듯, 민주화운동에도 보수·진보가 따로 없다. 정치인이 국민을 갈라쳤다면 이제 국민이 그런 정치인을 솎아낼 차례가 됐다. 주권자 국민은 지지 정당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정책과 사안별로 지지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신문·방송의 종류도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다. 정치·경제·문화·예술·과학 등 여러 분야의 하나인 정치 기사는 다른 분야를 압도하며 일부 편향되기도 한다. 여러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각종 SNS의 등장으로 기존 언론의 전성시대는 끝났지만, 주요 신문·방송사는 아직도 자신의 논조나 화면만을 보고 독자나 시청자가 세상사를 판단하기를 바라는 걸까?. 쏟아지는 디지털 정보 시대에 가짜뉴스를 선별해야 하는 것은 우리 몫이고, 채널을 돌리고 절독하는 것도 우리 몫이다. 선동하는 기사나 영상을 볼 바에야 차라리 하늘의 구름을 보자. 중세의 종교지도자나 지배층은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고집하며 백성에게 자신을 따르고 자기 주변을 돌라고 엄명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이 백성 주변을 도는 시대다. 언제 우리가 지배세력이 되겠다고 했었는가. 봉사자가 되겠다는 지도자를 공복으로 만들려면 우리가 선동당하지 않아야 한다. ‘타인의 삶’을 내세워 매개물로 삼는 정치꾼은 때로 남을 선동하지만, 그러나 자신의 삶을 ‘주인’으로 살려는 주권자 국민은 니체가 말한 ‘힘에의 의지’(주인의식)대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선택할 수 있다. 이 당, 저 당에 자신을 매어두지 마라. 왜 당신이 무턱대고 이 당을 계속 지지해야만 하는가?. 제대로 할 때만 지지해라. 그들이 국민을 쫓는 것이지, 왜 당신이 그들의 당을 따르는가. 남을 지배할 욕심이 없는 백성은 항상 욕심이 있는 자를 경계하라. 누가 뭐래도 현시대의 주인은 국민이고, 언제나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 진정 당신이 주권자라면, 선동당한다면 본인 탓이다. 이흥우 해반문화사랑회 명예이사장

[인천의 아침] 통계로 지역을 성평등하게 만들기

여성가족부는 지역성평등지수를 매년 발표하고 있는데, 이는 각 지자체의 성평등 성적표라고 할 수 있다. 경제활동, 의사결정, 교육·직업훈련, 복지, 보건, 안전, 가족, 문화·정보 등 8개 분야별로 점수를 산정해 4개로 등급을 매겨 발표하고 있다. 지방정부는 이 성적표 결과에 따라 낮은 점수를 받은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지역의 성평등 수준 향상을 도모한다. 인천광역시는 2015년부터 중하위권을 유지하다가 2020년 중상위권으로 한 단계 상승하는 성과를 보였다. 지역성평등지수를 군·구 단위로 적용해 기초자치단체 성평등 성적표를 발표하는 것이 인천광역시 군•구별 성평등 지표다. 인천 여성단체 ㈔한국여성인권플러스 성평등정책연구소는 오랫동안 국가성평등지수 및 지역성평등지수 연구를 해온 주재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협력하여 2019년 기초자치단체 수준에서의 성평등 지표를 최초로 개발하고 인천광역시 군•구별 성평등 수준에 관한 체계적인 분석을 시도한 것이다. 민간 주도로 기초자치단체 성평등 수준을 평가하는 체계적인 지표를 개발했다는 점은 매우 놀라운 성과인데 이것을 매년 꾸준히 지속해 오고 있다는 점은 인천광역시의 큰 자랑거리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0월27일 올해로 4번째 군•구별 성평등 지표를 발표하면서 ㈔한국여성인권플러스와 인천여성가족재단이 협력해 시민 체감도 성평등 수준 분석을 함께 발표했다. 성평등 지표로 측정된 지역의 분야별 성적표를 지역주민들이 과연 그대로 체감하고 있는지 측정함으로써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위한 과제를 모색해 보는 협업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양성평등문화 확산 및 여성단체활성화 공모사업으로 군•구별 성평등 수준 분석 사업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졌고 인천여성가족재단의 젠더 거버넌스 시민활동가들이 시민체감도 조사에 참여해 민•관의 협력으로 연구와 사업이 수행됐다는 점에서 이는 젠더 거버넌스 구축의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젠더 거버넌스’는 민과 관의 협력과 참여에 의한 협치를 통해 성평등을 추진한다는 정책 용어이다. 통계를 통해 지역을 성평등하게 만들고자 하는 협치와 열정의 산물인 이 성적표에 대해 이번에는 인천광역시 각 기초자치단체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평등 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으로 화답할 차례다. 정승화 인천여성가족재단 정책연구실 연구위원

[인천의 아침] 여성가족정책 최우선 과제는 ‘성평등 임금공시제’

2022년은 성평등 노동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해다. 2022년 5월 개정 시행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은 노동자가 사업주로부터 모집과 채용 과정에서 차별적 대우를 받거나 성희롱 피해를 받은 경우에 사업주에게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2022년 6월부터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 촉진법’이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법’으로 전면 개정된 것도 성평등 노동정책으로의 이행을 담고 있다. 이는 그동안 여성노동정책이 재취업 중심의 여성일자리 정책에 주목해 왔던 틀에서 벗어나 성평등 고용환경 조성과 여성노동권 보호를 통한 경력유지 정책으로 방향이 전환됐음을 나타내고 있다. 성평등 노동정책은 노동시장의 성평등성 제고를 위한 성별임금격차 해소와 고용차별 해소, 여성고용의 질 향상과 경력유지 지원, 성평등한 직장문화 조성, 일·생활균형 지원 등을 포함한다. 성평등 노동정책의 출발점은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성평등 임금공시제 도입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성별임금격차는 채용에서부터 승진과 경력산정 등 노동시장의 구조적 성차별의 누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성평등 임금공시제는 전년도 만근한 재직자를 대상으로 고용형태 및 직급별, 재직 연수 등 세분화된 항목으로 성별임금을 비교분석해 격차를 드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를 통해 격차의 원인을 파악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후속 작업도 함께 추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광역시 공공기관 성평등 임금공시제 도입은 제1차 인천 양성평등 종합계획(2018~2022년)에서부터 꾸준히 제기되었던 과제로 인천지역 여성단체와 여성노동계의 숙원이기도 하다. 인천광역시는 주민참여예산 연구과제로 내년에 공공기관 성별임금격차 분석 연구를 수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조례 제정이 연구와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 인천광역시가 지분을 보유한 산하의 공기업 및 출자·출연 기관을 대상으로 임금 현황을 파악하고 성별임금격차 예방 및 개선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과 함께 공공계약에 참여하는 민간기업에 성별임금격차 해소 노력을 부과하거나 장려 정책을 시행하는 방안 등도 포함할 수 있다. 새롭게 출범한 민선 8기 시의회에서는 성평등한 노동환경 조성을 위한 지방정부의 책임과 역할을 촉구하며 성평등 노동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성별임금격차해소를 위한 조례 제정에 힘써 주길 당부한다. 정승화 인천여성가족재단 정책연구실 연구위원

[인천의 아침] 중증외상은 인생의 태풍이다

역대급 강력한 슈퍼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이 영향을 받는 만큼 큰 피해가 예상된다. 지난달 내린 많은 비로 인한 피해를 채 복구하기 전이라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미리 준비하더라도 재해를 다 막을 순 없지만, 특히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같이 노력하고 재해 복구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살다 보면 내가 어떻게 해도 바꿀 수 없는 일들이 생기곤 한다. 많은 이들이 현재를 살기도 빠듯해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기는 더욱 어렵다. 한동안 집값이 폭등하면서 내 집 마련은 더욱 힘들어졌고, 더 늦기 전에 대출을 받아 구입한 이들은 오르는 금리와 내리는 집값에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내 의지로 바꿀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아픈 것이다. 누구나 나이가 들어가며 여러 질병에 걸린다. 검진을 통해 미리 발견하고 치료받으면 좋겠지만, 여러 이유로 바쁘게 지내다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중증외상은 나이와 상관없이 일어나고, ‘아차’ 하는 순간에 발생하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심하게 다치면 안타깝게도 이전의 일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평생 장애가 남기도 한다. 슈퍼 태풍은 준비한다 해서 모두 막을 수 없다. 대신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정부에서 여러 지원을 하는 것처럼, 개인의 삶에서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재난과 같은 상황도 공공의 영역에서 도와주어야 한다. 불의의 사고의 경우 초기에 적절한 치료와 재활을 받으면 이전의 상태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오랜 기간 개인의 고통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중증외상은 종전의 119 시스템과 권역외상센터 사업을 통해 초기 치료에 많은 개선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급성기 이후에 조기 재활이 중요한 환자들이 많은데, 재활수가가 제한적으로 적용받다보니 전문재활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경미한 교통사고로 입원해서 물리치료나 침을 맞느라 보험재정이 사용되는 동안, 정작 조기 재활이 필요한 중증외상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태풍의 피해가 최소화하도록 대비하고 피해 복구를 위해 정부가 나서는 것처럼, 중증외상 환자의 치료와 재활은 우리 사회의 인적 자원에 대한 책임이고 투자이기 때문에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길재 가천대 길병원 외상외과 교수

[인천의아침] 사실판단을 가치판단으로 바꿔 본질 왜곡하기

어떤 사건이 사실인지 아닌지 팩트체크하는 것이 ‘사실판단’이다. 그리고 누구나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객관적 사실이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고, 무작위로 뽑은 표본의 평균은 표본이 커질수록 모집단의 평균과 가까워진다는 ‘대수의 법칙’도 누구나 인정하는 통계적 사실이다. 반면 어떤 대상이나 사건이 아름다운지, 도덕적인지 판단하는 것은 ‘가치판단’이다. 내가 인어 조각상을 아름답게 본다고 해서 모든 이가 똑같이 아름답게 느끼진 않는다. 대체로 비슷하겠지만, 사람마다 문화권마다 미적· 윤리적 가치의 기준과 평가는 조금씩 다르다. 과학적 ‘사실판단’과 인문학적 ‘가치판단’은 다르다. 이따금 정치인이 대중을 현혹할 때,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을 교묘히 이용한다. ‘네가 빵을 훔쳐 갔느냐 아니냐’라는 ‘사실’을 논쟁하다 갑자기 “배고픈 이를 위해 빵을 훔친 것은 착한 일이냐 아니냐”로 논쟁을 ‘가치’로 옮긴다. 훔친 것이 아니라면 배고픈 이에게 빵 주는 것은 선한 일이다. 그런데 처음 논쟁의 시작은 이쪽이 아니었다. ‘사실 논쟁’을 ‘가치논쟁’으로 슬며시 옮긴 데에 교활함이 숨어있다. 정치꾼은 연단 앞으로 나아가 착한 역할을 하는 자리를 선점한다. 착한 행동은 남에게 하라고 시키고 자신은 착한 말만 팔아 잇속을 챙긴다. 서서히 ‘네가 빵을 훔쳐 갔냐’는 사실 논쟁은 뒷전으로 가고, “배고픈 이를 위해 빵을 훔친 것이 착한 일이냐”는 가치논쟁이 앞으로 나온다. 판단의 대상이 전혀 다른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을 헷갈리게 하여 속이는 것이다. 두 영역의 판단은 따로 묻고, 따로 답해야 한다. ‘귀순 어민을 강제로 북송한 사실이 있느냐 아니냐’고 사실판단을 묻는데, 그 대답은 하지도 않고 돌연 “16명이나 죽인 흉악범을 한국민과 같이 살게 두는 것이 좋겠냐 아니면 추방하는 게 좋겠냐”며 별도의 화제로 감정을 자극하며 가치판단으로 방향을 유도한다. 게다가 흉악범이란 근거에 대한 객관적 사실 확인도 없이 우선 흉악범으로 단정한다. 그리곤 ‘흉악범이라 나쁘다’라는 주관적 가치판단을 들이댄다. ‘강제북송이냐 아니냐’를 묻는데 답은 없이 “흉악범이라 위험하다”로 질문의 본질을 왜곡하고, 심리적 압박으로 반문하는 셈이다. 객관적인 과학적 사실은 사진이나 증거로 검증되지만, 선과 미 같은 가치는 내면적이고 주관적이어서 꺼내놓고 비교하는 게 어려우므로, 교활한 이들은 사실판단을 가치판단으로 호도해서 순박한 국민을 때때로 바보로 만든다. 이흥우 해반문화사랑회 명예이사장

[인천의 아침] 행복의 조건

행복의 조건은 오유지족(吾唯知足)이라고 한다. 그 뜻은 나는 오직 만족할 줄을 알고 있다는 말이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에 대해 만족하라는 말이다. 노자의 도덕경에서는 만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 길이 오래도록 편안할 수 있으리라고 했다. 하지만 세상은 끝없는 욕망으로 서로 간에 경쟁하며 싸우고 있다. 어디까지 갈 것인가? 그 끝은 종말이라는 단어가 정답이라고 본다. 국가 간의 이익과 분열로 인한 과도한 욕망이 전쟁으로 나타나 분노가 서로를 죽이는 악마의 모습으로 변한다. 또한 더 무서운 것은 인간의 부의 창출로 만들어낸 자연 파괴의 소비문화는 지구 자연환경의 파괴로 우리끼리 서로 싸우며 죽이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우리를 죽이는 대변혁의 사태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3차 대전의 전초전이라도 보듯이 강대국 간 갈등의 폭이 커 가고 있다. 미·중·러시아 유럽연합 등이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쉽게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과 중동 지역의 긴장된 화약고들, 특히 한국도 남북 간의 갈등이 커져가고 있다. 일본도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헌법을 바꾸려고 공식적으로 진행 중이다. 또한 모든 나라가 무기를 사들이는 등 국방력 강화에 혈안이 돼 가고 있다. 여기에 행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는 너무 거리가 멀다. 지금 사람들의 행복지수를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2022 세계 행복보고서’에서 발표했다.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핀란드가 5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은 146개국 중 59위였다. 첫째, 핀란드인은 정직하다. 핀란드인이 타인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믿음 또는 신뢰성이다. 세계 주요 도시에서 지갑을 떨어뜨려 놓고 회송된 비율을 따져 봤더니 핀란드 헬싱키가 1위였다. 둘째, 이런 사회적 신뢰는 정부와 국민의 상호신뢰로 이어진다. 셋째, 타협문화다. 핀란드의 타협문화는 정치나 노사관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넷째, 교육이다. 핀란드는 모든 국민에게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공교육이 무상이다. 다섯째, 우수한 사회보장 제도와 양성평등이다. 끝으로 핀란드의 자연환경을 빼놓을 수 없다. 핀란드에는 18만 개가 넘는 호수가 있고, 인구는 550만명으로 인구밀도가 유럽에서 세 번째로 낮다. 이 모든 조건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체제이며,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뒷받침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좋은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고 국가의 의료제도, 사회서비스 등 좋은 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믿음과 신뢰도 정직성이 떨어지는 것이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 정직성과 신뢰성을 잘 지킨다면 대한민국도 행복한 나라로 갈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가진 나라가 곧 되리라고 믿는다. 미광선일 법명사 회주

[인천의 아침] 위험천만한 전동킥보드, 전용도로 확보가 우선

전동킥보드는 부피가 작아 휴대 및 이동이 편리하고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으로 짧은 시간내에 널리 퍼져서 이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교통수단이 되었다. 그 수가 늘어나는 만큼 관련된 사고도 많아지고, 끔찍한 사고 장면을 뉴스에서 보는 경우도 잦아졌다. 권역외상센터에 전동킥보드 사고로 내원하는 환자들은 몇 년 전만 해도 대부분 10대나 20대의 젊은 연령이 주였지만, 요즘에는 어린이부터 70대 이상의 노인까지 다양한 분포를 이룬다. 사고의 종류도 운전미숙으로 인한 단독사고부터 자동차나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경우, 단순 열상이나 골절부터 뇌출혈 등의 중증외상까지 다양하다. 정체 구간에서 자동차보다 빠르게 지나가다 보면 자동차 운전자의 사각지대에 있어 차선 변경이나 회전시에 발견하지 못하고 사고가 나는 경우도 발생한다. 헬멧을 쓰지 않고 인도를 이용하는 경우 바닥이 고르지 않거나 가로수 등의 턱에 걸리면서 단독 사고 만으로도 생명을 잃을 수 있다. 늦은 밤 안전등이 충분하지 않고 특히 음주 상태인 경우 더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곤 한다. 도로교통법을 개정하여 헬멧 착용이나 정원 제한 등을 정하고 단속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늘어나는 전동킥보드 사용자들을 모두 관리하기는 불가능하다. 이밖에 다양한 대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전동킥보드의 속도 제한은 시속 25㎞지만 일부의 경우 제한을 해제하여 40~50㎞ 이상으로 주행하는 경우도 있다.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먼저 확보되어야 한다. 전동킥보드를 차도와 인도 모두로부터 분리해야 사고를 줄일 수 있다. 전용도로가 없는 지역은 전동킥보드의 이용을 금지하거나 제한 속도를 시속 10㎞ 정도로 더욱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후미등이나 안전등을 더욱 보강하고, 2인 탑승이나 음주 운전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단속해야 한다. 오랜 단속으로 이제는 안전벨트를 하지 않는 운전자는 거의 없는데 훨씬 더 위험한 전동킥보드는 최소한의 보호 장구인 헬멧도 쓰지 않고 타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기술이 발전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이동수단이 전동킥보드가 되어버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줘야 한다. 지하철이 발달한 우리 나라의 대도시에서 전동킥보드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전용도로가 잘 마련된다면 교통 정체도 개선되고 환경에도 도움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여건에서는 너무 위험한 이동 수단이기 때문에 제한과 단속이 필요하다. 편리함과 시민의 생명 중에 우리 사회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이길재 가천대 길병원 외상외과 교수

[인천의 아침] 펜션 가꾸기와 꺾꽂이

인천에는 전국 팔도의 사람이 모여 산다. 필자 친구의 손아랫동서는 강원도에서 인천으로 와 직장에 다녔다. 그러다 친구의 처제를 만나 결혼해 부평에서 살다가, 지금은 은퇴해 고향에 돌아가 펜션을 운영한다. 몇 년 운영하다 적적해선지 처제가 언니와 형부까지 불러대는 통에, 친구도 동서 따라 이사 가서 펜션을 운영하며 가까이 살고 있다. 요즘 친구 아내는 산과 들의 야생화나 나무들 꺾꽂이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뒷마당 비닐 온실에는 화분마다 여기저기서 옮겨온 이름 모를 가지들이 재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줄기나 가지를 꺾어 화분 흙에 심기만 하면, 저 영산홍처럼 저마다 뿌리를 내려 꽃이 핀다고 한다. 어떤 가지는 나중에 이파리나 꽃이 나오고서야 무슨 나무인지 알게 된다며 신이 나서 그 이름을 알려준다. 사람의 처지도 비슷하여, 강원도로 간 친구도 평창에 뿌리를 잘 내리고 산다. 이따금 인천 친구가 방문해 옛정을 뿌리고 가면, 잠깐 추억에 힐끔 적적함이 보일 뿐이다. 친구 처제와 동서는 꽤 부지런해서 작년엔 안목항이 보이는 언덕 위에 자매처럼 마주 보는 펜션 두 채를 더 지었다. 몇 년 전 바닷가 근처의 오래된 가옥을 샀었는데, 그걸 방 7개짜리 농어촌 민박 시설 2동으로 예쁘게 탈바꿈시켰다. 언덕 위에서 비추는 등대 불빛을 가리지 않게, 6층까지만 건축허가가 났다 한다. 친구 처제는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꿈같은 건물을 꾸몄으니 한 동을 언니에게 운영하라고 권하지만, 언니는 “너는 아직도 나를 모르느냐?”면서 꿈적도 하지 않는다. 언니는 꺾꽂이에 빠져 있고 동생은 등대 아래 하얀 펜션에 빠져 있다. 언니는 앞뜰의 자갈밭 틈에서 나오는 꽃이 밟힐까 못내 안쓰럽다. 뽑아 꽃밭에 옮겨심으면 오히려 죽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도 귀하다고 손이 많이 가면 제대로 크지 못하고 스스로 핀 꽃이 더 강인하다며 활짝 웃는다. 어딜 가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잠시 멈춰도 주변의 삽목(揷木)할만한 가지들을 찾느라 어느 틈에 사라져, 친구는 아내를 찾느라 정신이 나간다고 엄살이다. 친구 처제는 언니가 펜션 주변에서 골라 놓은 돌무더기로 새 펜션을 단장하겠다며, 오늘도 씩씩한 동서와 새벽부터 트럭을 몰고 평창에 와서 돌을 잔뜩 싣고 다시 안목항으로 갔다. 안목항 앞바다에, 살아있는 듯 일렁이는 파도에 햇살은 부딪혀 반짝이고, 밤 항구로 돌아오는 배에 등대 불빛은 반짝이는데, 오늘도 좋은 날들이 어딘가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다. 무엇이 가려, 이 푸른 바다를 우린 그동안 못 보았을까. 이홍우 해반문화사랑회 명예이사장

[인천의 아침] 다시 공정과 상식으로

‘공정’과 ‘상식’은 윤석열 대통령의 오늘을 있게 한 중심 키워드다. 대선 기간 내내 이 공정과 상식을 주창했고, 그 결과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윤석열 정부가 탄생한 것이다. 당연히 온 국민은 ‘공정’과 ‘상식’에 입각한 정책, 그리고 ‘공정’과 ‘상식’의 정부 운영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 기대 탓인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새 정부 출범 이래 서서히 오르면서 지난 6월 첫째 주에 긍정평가 53%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한 달 만인 최근 7월 첫째 주 지지율이 30%대로 낮아졌다. 정치권에서는 국정 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지지 동력으로 40%를 꼽는데, 취임 후 두 달이 채 안돼 40%대가 붕괴된 것이다. 한국갤럽이 7월 8일 발표한 ‘7월 첫째 주 대통령 직무수행평가(7월 5~7일)’에서 윤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한 응답이 37%,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이 49%였다. 긍정 평가가 한 달 만에 16%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7월 첫째 주 윤 대통령 지지율은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41%)보다도 낮았다. 직무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는 외교(6%), 전 정권 극복(6%), 소통(6%), 결단력 뚝심(5%)를 꼽았다. 반면 부정으로 평가하는 이유로는 인사(25%)를 가장 문제로 꼽았다. 이어 경제 민생 살피지 않음(12%), 경험 자질 부족(8%), 외교(6%) 순이었다. 발언 부주의는 3%였다. 한국갤럽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지난주까지는 주로 이념성향 중도층과 무당층에서의 변화였으나, 이번에는 윤 대통령에 호의적이던 고령층, 국민의힘 지지층, 성향 보수층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긍정률 하락 및 부정률 상승 기류가 공통되게 나타났다”고 풀이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 오로지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지지율은 당연히 큰 의미가 있다. 대통령이 여론조사와 지지율에 흔들려선 안 되지만, 그것은 엄연히 현재의 국민 지지율이기 때문이다.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현 상황의 의미를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여권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결과는 윤석열 정부를 세운 ‘공정’과 ‘상식’이 국민들은 현재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시 공정과 상식으로 돌아가자!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의 슬로건은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였다. 이를 “다시, 공정과 상식! 새로운 공정과 상식”으로 돌이켜 새겨야 할 것이다. 윤세민 경인여대 영상방송학과 교수·문화평론가

[인천의 아침] 사회적 유언공증 쉽게 할 수 있게 지원해야

몇 해전 필자의 공증사무소에 모 주민센터로부터 유언공증에 관한 문의전화가 왔다. 내용인즉, 어떤 독거노인께서 자신의 사후에 남은 모든 재산을 나라에 바치고 싶다면서 주민센터를 찾아오셨는데,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 지 방법을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주민센터를 통해 그 어르신을 만나 보니 어르신께서는 처자식은 없고, 조카가 있기는 하지만 왕래하지 않고 지내는 중이라서 조카에게는 자신의 재산을 남기고 싶지 않기 때문에 남은 모든 재산을 나라에 바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유산전부를 나라에 바치겠다는 생각은 아무나 하기 어려운데, 특별히 그렇게 결정하신 이유가 있으신지 여쭤봤더니, 어르신께서는 나라에서 노인요양급여나 경로우대 등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주민센터 사회복지공무원들이 정기적으로 연락을 해주거나 명절 등에 시시때때로 선물을 갖다 주는데 이는 조카들보다도 훨씬 더 낫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 말씀을 들으니 어르신의 흔치 않은 생각에 감동이 되었고, 어르신의 의중을 받들어 해당 지방자치단체를 수증자로 하여 유언공증을 해 드리면서 흐믓한 적이 있었다. 그것을 계기로 필자는 그와 같이 유산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유언장작성 운동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펼치면 어떨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통계에 따르면, 유언장을 작성하는 비율이 대한민국은 0.5%에 불과한 반면 미국은 56%에 이른다고 한다. 그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는 유산이란 당연히 그 전부를 자녀에게만 물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유언장을 쓸 필요성이 적은 반면, 미국은 유산을 자녀에게 남겨주는 것보다는 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을 위해 쓰는 것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유언장을 작성하는 비율이 더 높다는 것이다. 자식들한테만 유산을 전부 주는 것은 부의 대물림이 되어 공동체통합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너무 많은 유산을 받은 것 때문에 자녀 인생을 망치거나 혹은 상속재산을 분배를 두고 가족간의 불화를 겪는 등 개인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제 우리 사회도 유산은 지역사회공동체를 위해 의미있는 일을 위해 남겨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도록 사회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현재까지는 종교단체, 교육기관 위주로 편중된 기부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지역사회나 시민사회단체에 기부하도록 하여 그 유산이 지역사회의 공익적인 활동에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 때마침 7월 1일 민선 9기 임기가 시작되었는데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기부나 유증이 지역사회나 시민사회단체에 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각종 유인책을 모색하고 제도적 장치를 정비해 나갔으면 한다. 배영철 인천지방변호사회 변호사

[인천의아침] 교통 법규 지키듯, 선거법도 지키자

도로교통법 위반 단속 영상에 촬영돼 과태료 부과 통지서가 왔다. 신호, 속도위반이다. 당연한 과태료 부과이다. 6·1 지방선거가 끝났다. 공직선거법 제151조 6항에 사전투표용지 일련번호는 막대 모양의 바코드 형태로 표시해야 한다지만, 이번 선거에도 QR코드가 사용되었다. 공직선거법 제158조 3항에 사전투표관리관은 투표용지발급기로 용지를 인쇄하여 자신의 도장을 찍은 후 교부하라는데, 당일 인영 대장에 등록한다는 개인 도장을 인주로 찍지 않은 채 단지 인쇄된 투표용지만 발급기에서 뽑아 주었다. 대선에선 소쿠리 투표로 비밀, 직접선거가 침해되었다며 선관위원장까지 사퇴했다. 새 정부가 시작됐는데도, 선관위는 왜 아직도 사전투표지에 QR코드를 쓰고 사전투표관리관의 개인 도장을 찍지 않는 걸까? 신호, 속도위반의 범칙금 스티커가 위반자에게 오듯, 선거법을 어긴 선관위에도 수천만 장의 스티커가 갔을까? 나이 들면 몸이 무뎌지듯 정치인이나 공무원도 오래 하면 국민을 무덤덤하게 보는 걸까? 고령자운전면허를 자진 반납을 하듯, 5년마다 정권교체를 해야 하나? “왜 법대로 사전투표지에 바코드를 쓰지 않고, 법대로 투표관리관의 개인 도장을 쓰지 않나요?”라고 지난달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공개질의를 했더니, 바코드에 선거명〈2027〉 선거구명〈2027〉 관할선관위명 등 33~34자리 정보를 담으려니 용지의 바코드 면적이 늘어나서 QR코드를 사용했고, 모든 투표용지에 직접 사인을 날인하면 상당한 시간이 걸려 시간 단축 등을 위해 인쇄 날인 한다는 공개답변이 떴다. 바코드에 선거, 선거구, 선관위명 및 일련번호 외 다른 정보를 담아선 안 된다는데, 오히려 더 많은 정보를 담는 QR코드를 쓰는 건 모순이다.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된다. 투표인의 대기시간을 줄이려 개인 도장 대신 인쇄 날인 한다니, 바쁘니 빨간불에도 차를 직진하겠다는 건가? 시간이 걸려도 국민의 한 표를 보호하고 보행자 목숨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지, 시간 줄이는 게 중요한가? 임대차계약서에도 자필서명이나 도장을 찍지, 어찌 수만 장도 프린트되는 인쇄용지만으로 계약을 보증하는가? 선거법 제157조 2항에도 투표관리관의 사인을 찍으라는데 선관위는 일괄적으로 도장을 만들어 찍고, 사전투표지엔 도장날인 대신 아예 인쇄 날인이다. 말만 날인이지 인쇄 날인은 기계가 투표한 셈이고, 도장날인이 사람이 투표한 것이다. 아무에게나 투표용지를 주는 게 아니라 주민등록증을 확인해야 주듯, 투표관리관이 자신의 도장을 찍어야만 대량의 인쇄 종이가 1장의 진짜 투표지가 된다. 이흥우 해반문화사랑회 명예이사장

[인천의 아침] 전쟁과 평화

나폴레옹이 영국을 제외한 유럽 전역의 패권자로 군림하던 시대였다. 프랑스는 유럽대륙에서 마지막 남은 영국마저 굴복시키기 위해 대륙봉쇄령을 선포하고 주변국들의 협조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나폴레옹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나라가 러시아였다. 결국 나폴레옹은 러시아를 응징하기 위해 대군을 동원해서 러시아를 향해 침공하게 되는데 전쟁 초기에 나폴레옹의 군대는 러시아를 상대로 연속적으로 승리하면서 러시아의 운명 역시 어쩔 수 없을 것 같은 풍전등화에 놓이게 된다. 나폴레옹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는 모든 전투에서 연속적으로 승리를 거두는 신화적인 전쟁영웅이었다. 전 유럽이 그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파죽지세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러시아 원정 실패가 나폴레옹의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것을 보면, 영웅도 한순간 역사의 큰 수레바퀴 아래 얼마든지 비극적인 결과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나폴레옹의 교만함이 주요 원인이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나폴레옹의 교만함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신은 파멸시키려는 사람에게서 먼저 이성을 빼앗는다.” 유럽을 석권한 프랑스가 러시아를 공격하는 역사적 배경 속에 인간의 사랑과 지성이 전쟁의 공포에서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는 줄거리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다. 이 작품을 보면서 지금 뒤바뀐 상황, 즉 러시아가 거꾸로 자국의 말을 듣지 않는 우크라이나를 막강한 군사력으로 무자비하게 침범하는 것을 보면서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공격하다 패망하듯이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다 파멸하는 것이 역사의 가르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푸틴은 교만함에 빠져 이성을 잃은 것이다. 러시아 뿐만이 아니라 중국, 북한 등 많은 독재 국가의 권력자들이 갖는 공통점이다. 정치도 지도자도 인간관계도 교만함이 불행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이 전쟁이나 큰 격랑 속에 빠져 혼란과 고통의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남을 이해하고 서로 진정한 사랑으로 만났을 때 행복과 평화라는 모든 인류의 목표는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침체와 연속적으로 일어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과 미국의 패권 다툼 등으로 인한 각국의 경제적 불안 요소들이 도미노 양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어려울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서로 싸우지 않고 상대를 용서하는 관용과 넓은 마음으로 기도하며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미광선일 법명사 회주

[인천의 아침] 인천 현안 제대로 풀 시장 뽑자

6월1일, 인천 시민은 새로운 시장을 뽑는다. 인천시장 선거는 박남춘, 유정복, 이정미 후보 3파전이다. 유, 박 후보는 각각 ‘두 번째 임기’를 노린다. 전현직 시장간 대결인 터라 정치적 공방이 뜨겁다. 인천 시민은 각종 지역 현안을 제대로 풀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최근의 여론을 통해 인천의 대표적 현안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본다. 첫째, 수도권매립지 문제. 인천시는 이미 ‘매립지 사용 2025년 종료’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웃인 서울과 경기도 또 정부부처의 구상과 셈법은 다 다른 듯하다. 지역사회를 넘어 수도권의 ‘뜨거운 감자’인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인천 시장은 주체적으로 풀어야 할 것이다. 둘째, 인천경제자유구역 활성화. 국내 최초로 지정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지난 10여 년 간 인천의 도시위상을 높이고 발전을 견인해 왔으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인천의 미래를 짊어질 중추이다. 경제자유구역이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고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유명 기업들의 유치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셋째, 코로나 이후 양질의 일자리 창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일상적인 삶으로의 회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단연 일자리다.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는 지역경제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경제자유구역과 대규모 산업단지들이 자리한 인천은 다행히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지만, 안정적이고 양질의 일자리는 더욱 필요하다. 넷째, 신도시 발전에 따른 원도심과의 지역격차 해소. 인천의 원도심과 신도시 간 불균형이 심각하다. 교육과 문화,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불균형은 지역 간, 또 주민 간 위화감과 갈등을 불러온다. 이는 또 도시발전의 심각한 저해요인이다. 다섯째, 인천관광자원 활용 및 활성화. 인천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굵직한 역사 무대의 주역이다. 풍성한 이야기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그럼에도 인천에는 트렌드에 맞는 관광인프라가 부족하다. 인천만의 전통과 특색을 살리는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이야기거리를 발굴하고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이상에 대해 각 후보들의 생각과 의견, 정책적 복안, 추진 전략 등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이미 후보별 선거공보가 각 가정으로 배송됐고, 인천시장 선거 후보 방송토론회를 포함해 공약 관련 보도를 언론을 통해 철저히 점검해 보자. 마땅히 인천의 현안을 진정성 있게 제대로 해결할 후보를 시장으로 선출해야 한다. 윤세민 경인여대 영상방송학과 교수·문화평론가

[인천의 아침] 인천고등법원 설치돼야 진정한 인천주권시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지난 19일부터 공식선거전에 돌입했다. 인천의 후보들은 여기저기서 인천을 발전시키겠다거나, 인천주권시대를 열겠다고 공약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인천은 인구가 300만명이나 된 아직까지도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여전히 서울에 종속되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는 서울과 경기로 공급되는 위험하고 더러운 LNG기지와 수도권 쓰레기매립지가 모두 인천에 있으면서도 타지역에서는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는 것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인천이 종속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원인은 위치상 서울과 가까운 것 때문이겠지만, 필자는 그 밖에 중요한 다른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하나는 지역방송국이 없다는 점이고, 두 번째 이유는 인천에 독립적인 고등법원이 없다는 점이다. 지역에 독자적인 지역방송국이 없기 때문에 인천시민들은 지역의 뉴스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한다. 때문에 인천시민들은 지역에서 어떤 일을 일어나고 있는지를 중앙언론의 뉴스를 보고 파악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중앙언론에서의 인천에 관한 뉴스는 끔찍한 범죄사건이나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뉴스로만 채워져 있을 수 밖에 없다. 인천지역에도 나쁜 뉴스보다 좋은 뉴스가 훨씬 많지만, 중앙언론기관의 뉴스에서는 그런 좋은 뉴스를 할애할 지면이나 배정된 기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묻혀버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것이 인천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들도록 해왔고, 급기야 ‘이부망천’이라는 망칙한 조어까지 나돌게 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천에 고등법원이 없는 것 역시 인천주권과 지역의 자존감을 저해하는 원인이. 전국의 광역시중에서 고등법원이 없는 곳은 울산과 인천뿐이다. 지역총생산규모가 2위인 인천시민은 고등법원 재판을 서울고등법원판사한테 받아야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기면서 그 중요한 이유로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것을 제시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공간이 아니라 공공기관 특히, 재판을 하는 법원이 지역사회의 지역적주권의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즉, 인천에 고등법원이 없어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인천시민은 무의식적으로 서울에 종속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법적인 문제를 인천이 아닌 서울에서 풀어야 한다는 현실이 지역의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다. 다행히 이번 동시지방선거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주요 정당의 인천시당에서는 인천고등법원설치공약을 당차원에서 채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당선된 지역일꾼들은 인천시민들이 서울에 종속되지 않은 독자적인 인천주권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꼭 인천고등법원 설치를 이끌어 내 주기를 기대한다. 배영철 인천지방변호사회 변호사

[인천의 아침] 우리 인생에도 시뮬레이션 교육을

시뮬레이션(simulation)의 사전적 의미는 실제 사건이나 과정을 시험적으로 재현하는 기법이다. 컴퓨터 게임의 한 장르로 시뮬레이션 게임이 익숙한 이들도 있고, 시뮬레이션에 좀더 복잡한 기술이 더해진 가상현실을 다룬 영화로 접하기도 한다. 의료 분야에서는 시뮬레이션이 개인이나 팀을 위한 교육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심정지와 같은 응급 상황에서의 처치를 학습하기 위해서 심정지 환자가 발생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실제 상황에서 숙련되지 않은 교육자에게 생명을 맡길 수도 없기 때문이다. 병원이나 사고 현장에서 실제와 유사한 환경을 재현하면 참가자는 당황하거나 실수하면서 어떤 것을 놓치면 안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습득하게 된다. 예전에는 시뮬레이션을 위한 기술이 없는 반면 의료인 대비 환자는 너무 많아 몸으로 부딪치면서 익숙해졌고 그런 과정에서 숙련되지 않은 의료인 때문에 고통받은 이들이 있었다. 심장마사지, 기도삽관, 흉강삽입 등 침습적인 처치에 대해 실제와 유사한 상황을 구현할 수 있는 장비들이 많이 개발되고 프로그램도 다양화되어 새내기 의료인 교육에 활용되고 있다. 시뮬레이션 교육의 최대 장점은 현실에서 하면 안되는 실수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면 처음엔 당황하고 긴장해서 아는 것도 빠뜨리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반복된 교육과 다른 참가자의 실수를 관찰하며 익숙해지게 된다. 이런 장점을 우리의 가정과 사회에 활용할 수는 없을까? 인생을 살아가며 가정이나 사회에서 갑자기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하면 당황하고 실수하기가 쉽다. 부부 사이의 작은 오해가 커져 가정이 깨지고, 친구에게 받은 상처로 소중한 생명을 마감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이런 상황들을 모두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할 수도 없고, 인간의 다양한 반응들을 프로그램에 반영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속도를 본다면 머지 않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살아가면서 다양한 만남과 갈등을 겪으며 깨달음을 얻는 것이 선현들이 말씀하시는 인간다움이다. 하지만 건강검진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람 사이에 생긴 갈등을 예방하고, 상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면 시뮬레이션을 통한 경험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이는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5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고 새정부의 정책들이 발표되고 있다. 힘있고 잘사는 일부가 아닌 힘들게 열심히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펼쳐야 할 것이다.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정책을 정하고 추진함에 있어서도 충분한 시뮬레이션 연습과 훈련을 통해 실수를 최대한 줄여야 할 것이다. 이길재 가천대 길병원 외상외과교수

[인천의 아침] 공공 일자리 나누기와 공직 일자리 알박기

은퇴 후 시골 사는 친구의 안부 전화가 왔다. 한 달에 열흘, 하루 세 시간씩 집 앞 쓰레기를 주우며 산책해도 월 27만 원을 받아 기초, 국민연금까지 얹으면 외식도 가능하다고 웃는다. 국책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사장 알박기 논란이 있었다. 이따금 정치인은 제 식구를 공공기관장이나 이사, 감사로 보낸다. 기업의 청년 일자리는 부족해도 강의실 전등 끄기, 아이 돌봄서비스 등 공공 일자리는 늘어났다. 위든 아래든 일자리 배분이 코로나 재난에서 필요했겠지만, 빚더미는 국민이 감당한다. 1997년 인천시의회 의정백서에, 1996년 3월 본청 정원은 92 7명이고 1997년도 인천시 일반·특별 예산은 2조2천319억 원이었다. 2020년 인천시 예산은 11조 2천617억 원이고(아주경제), 국가직을 제외한 본청 직원 수는 1천977명이다(나무위키). 인천시 조직은 본청, 사업소, 자치구/군, 공사, 출자 기관인데, 단지 8개 자치구 중의 하나인 계양구만 보더라도 본청은 609명, 소속기관은 297명에 이른다(2020.12.31, 계양구 홈페이지). 지난 5년간 정부 공공기관은 18개, 지자체 공공기관은 118개 신설되어, 공무원 수만 12만 9천명 늘고 공무원 및 공공기관 인건비만 연간 100조원이 넘는다고 C일보는 지적한다. 감사원은 시민단체의 국고보조금 집행을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인수위에 보고했고, 행안부는 시민단체의 기부금 세부 지출을 기부 통합 관리시스템에 공개하겠다고 보고했다. 현재 중앙부처에 1천741개, 지자체에 1만3천686개(인천 748개)가 시민단체로 등록되어 있는데, 2021년 202건 사업에 65억여원의 보조금이 행안부에서 집행되었다(비영리민간단체 관리정보시스템). 산자부의 태양광 사업 대출 지원 5천210억 원과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지원 1천807억 원(2021년) 등에 비해 적지만, 민간의 자발적 후원금을 긍지로 삼던 비영리단체이니 국고까지 쓰면서 초심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민간단체의 정화를 요구하는 가운데, 정치인과 공직자의 부정선거나 직권남용 등을 검찰수사에서 제외하자는 졸속 법안이 민주당의 폭주로 통과되었다. 일부 시민활동가는 제도권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되면 이미 활동가가 아님에도 아직 옛 운동가로 착각한다. 게다가 고위직에 자기편을 알박기하고 독야청청 정치권에 남으려 수사도 피하겠다니, 부패나 범죄에 아랑곳하지 않는 정치인 가문이 생기겠다. 국민 팔아 공직 챙기질 않길, 정치인과 공무원은 언제나 머슴이길 국민은 간절히 고대한다. 이홍우 해반문화사랑회 명예이사장

[인천의 아침]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늘 하던 일들이 멈춰 서고 불안과 공포가 몰려올 때 사람들은 두려움에 빠지고 자신감을 상실하게 된다. 즉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져든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삶의 질서를 변하게 하고 생사의 공포 속으로 사람들을 몰아가게 하는 큰 사건이었다. 그러나 인류는 코로나로 힘든 긴 3년이란 세월을 잘 버텨 냈다.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갈 때가 온 것이다. 더 이상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요사이는 코로나 안 걸린 사람이 오히려 비정상적이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Back to the Life of Blossoming Hope)’라는 2022년 부처님오신날 봉축표어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부처님과 함께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 돌아가 마음의 불안을 회복하고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메시지다. 앞으로는 모두가 평안과 희망이 샘솟는 일상으로 복귀하기를 기원하며, 개개인의 건강과 국난극복을 발원하는 내용으로 따듯한 희망과 치유의 등불을 밝혔으면 한다. 저 멀리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약소 민족들의 핍박을 사라지게 하고 각 국가 간의 갈등도 없애고 독재정권과 부패한 정부들로 인해 고통받는 국민이 없기를 바란다. 특히 한반도는 항상 긴장 속에서 강대국들의 이해 충돌 속에서 눈치를 보며 어렵게 줄타기하는 형국이지만 지혜롭게 헤쳐 나가길 기원한다. 그리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중받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정치하는 분들은 모두가 자기 논리를 주장하며 그들의 의견만이 국민의 소리라고 주장한다. 모든 정당은 자신들만이 국민의 올바른 대변인이라고 하지만 사실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먹고 사는 문제로 힘들게 만들어 놓지 않고, 국가의 안녕과 평화를 잘 지켜줬으면 하는 소원뿐이다.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은 편안한 마음으로 길을 걷고 서로 사랑하고 기도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이다. 모두가 각기 다른 희망들이 있다. 다양함을 인정하는 세상만이 아름다운 세상이다. 내 주장을 앞세우는 독선이나 고집은 결국 모두를 파괴하고 고통의 세상으로 만들어 간다. 그리고 지금 한국의 시국은 온통 정치대결로 나라가 피곤한 질주를 해왔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등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로 국민은 생각할 여유조차 없이 또 한 번의 선거를 해야만 하는 처지로서 긴 코로나의 터널을 벗어나 숨 돌릴 틈이 없다. 하지만 이번 선거로 희망과 행복을 꿈꿀 수 있게 안심하고 살림과 정책을 맡길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지도자가 탄생하기를 바라며, 다시 온전한 삶 속에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미광선일 법명사 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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