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집합건물 구분소유자 참여의 중요성

신규분양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 관해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관리단’이 당연히 설립된다(집합건물법 제23조 제1항). ‘분양자’(대개 ‘시행사’)는 관리단이 관리를 개시할 때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건물과 대지 및 부속시설을 관리할 수 있고, 그 결과 최초 관리단집회 소집을 구분소유자들에게 통지하고 관리단집회의 소집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것도 분양자라고 해석된다(제9조의3). 그런데 최근 수도권 일대 신규 집합건물을 대상으로 이른바 ‘아파트 X맨’, ‘오피스텔 헌터’로 일컬어지는 자들이 기승을 부리며 분쟁을 유발한다. 이들은 빠르게 입주자 커뮤니티를 개설·운영하면서 ‘관리비가 과다하다’는 등 근거 없는 악의적인 풍문을 흘리는 방법으로 분양자와 관리업체에 대한 나쁜 여론을 일으키고, 커뮤니티에 비판적인 글을 삭제하거나 비판적인 가입자를 강퇴시키기도 한다. 인력을 동원해 사전에 가가호호 방문해 의결권 위임장을 받은 다음 관리단집회에서 자신들이 내정한 관리인을 선출하거나 직접 관리단집회 개최를 주도해 관리인을 선출하기도 한다. 임기 동안 집합건물 관리를 통해 각종 이권과 이익을 도모할 목적이었기에 대부분 별도의 관리업체를 끼고 침입한다. 그러기에 대의원에 해당하는 관리위원 선임보다 더 긴급하고 빠르게 ‘관리업체의 변경’ 안건을 통과시키려 한다. 의결정족수 충족을 위해 위임장을 일부 위조하거나 무단 대필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이들이 떠나버릴 즈음 남는 피해와 불편은 고스란히 구분소유자들 내지 입주자들의 몫이다. 분양자의 관리인 선임 절차를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관리단집회를 개최하고자 한다면 대부분 X맨 혹은 헌터라고 의심해도 된다. 분양자의 선관의무에 기한 관리단집회 결의는 자신들의 목적에 방해되기 때문이다. 관리인이 아니면서 관리인 행사를 하는 자를 ‘참칭 관리인’이라고 한다. 분양자는 참칭 관리인을 상대로 관리단집회결의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관리업체 변경 등 참칭관리인의 전횡(專橫)을 방지하기 위해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통해 결의취소소송 판결 선고시까지 업무 수행을 정지시킬 수 있다. 입후보 및 경쟁의 기회 잠탈, 의사록 작성 및 날인의 자격요건 위반, 의결권 위임의 위법, 의결정족수 불충족 등 집합건물법령 위반이나 집회절차의 현저한 불공정성을 증명해 관리단집회결의의 취소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다만 X맨이나 헌터들의 명백한 위법을 입증해 내는 일은 쉽지만은 않다. 구분 소유자들의 관심과 참여가 이들의 불법적인 침투와 탐욕스러운 행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열쇠다. 설대석 법무법인 대화(大和) 변호사

[천자춘추] 인문학의 영역에 영혼을 푹 담그다

요즘은 사람들의 정신세계와 그 정신세계가 주도하는 각기 다른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우려 섞인 의식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도래했다. 이 현상을 다들 외면하거나 등한시 하고 싶어 하는 눈치이지만 이는 더욱 큰 인적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학계나 각종 문화계에서는 각성과 함께 의식의 개혁을 불러일으켜야 할 시급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인문학적 차트나 키트를 가지고 측정도구로 삼아야 할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단연코 인문학 영역으로 들어와 함께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등 마음을 찢고 황무한 정신세계를 쏟아내야 함이 맞다. 대한민국은 천민자본주의의 병을 톡톡히 앓고 있다. 문화 전반의 새로운 변이 현상을 수용하는 데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는 순위에 링크되겠지만 문제는 대안을 가져오지 않고, 현상만을 들고 들어와 일상에 유입시키고 있음으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을 잡아내거나 차단할 근거를 잃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시대를 올바른 지대로 이끌어야 할 정치계는 물론 학계, 종교계, 교육계도 맘몬 우상이란 물질론 추종에 매몰되어 인간의 가치 회복을 등한시 한다는 진단 결과를 곳곳에서 내놓고 있다. 더욱이 이를 의식하고 그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할 의식의 변화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 방법론을 적용하려고 하지 않으려는 데 있고, 그 역할론 자들에게 제 힘을 발휘할 환경과 여건이 조성되지 못함도 있겠지만, 그들마저 경제적 논리에 맥 없이 무너지고 있거나 명예나 권력이라는 탐욕에 쉼 없이 쓰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운동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르네상스 문예부흥과 같이 대한민국에서도 심훈으로부터 시작한 계몽운동과 함께 새마을운동 내지 가나안 농군학교와 같은 의식, 일상적 개혁의 운동이 있었던 것과 같이 지금은 인문학 부활 내지 그 인문학 정신을 생활에 적용해야 할 운동이 각계에서 활발하게 일어나야 할 때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운동이 부활되지 않는다면 이 사회의 병적이고도 도덕적, 윤리적으로의 중심이 허물어져 그 대안으로서의 방법론과 현상을 분별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폐단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이에 인문학적 마인드 구축 내지 이를 각계에서 가르치고 토론하고 논하는 등 일상적 현장으로 도입하여 인간의 참된 가치와 역할을 회복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 그렇지 않는다면 인류에게 임할 인적 재앙으로부터 가슴을 치고 통탄할 현상을 눈앞에서 지켜보면서 서로가 서로를 원망하고 공격의 태세를 멈출 수 없는 형극이 연출될 수도 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충재 시인·문학평론가

[천자춘추] 금리인상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끝나지 않는 파티는 없다. 저금리 유동성 파티가 언젠가는 끝날 줄 알았지만 막상 파티가 끝난 후 마주하는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5월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가 될 것이고 유가와 곡물가격도 안정되면 인플레이션도 잡히겠지 이런 기대감이 있었다. 이런 막연한 기대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8%가 넘으면서 산산이 부서졌고 이제는 경제성장보다는 인플레이션이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자이언트스텝(0.75%p)으로 올려 단숨에 우리나라와 동일한 1.75%가 되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말까지 3.25~3.5%까지 올릴 수 있다는 예고를 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내부 자료를 인용해 최악의 미국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4~7% 올려야 한다는 보도까지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리인상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니라 0.25%p냐 빅 스텝(0.5%p)이냐 선택지만 남았다. 조만간 한미 간 금리역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미 간 금리역전이 되면 한국에 유입된 투자자본 유출 가능성이 커진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금리역전이 되었지만 자금 유출은 없었다고 반박의 목소리도 있는데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금 우리나라는 3고1저(고금리, 고유가, 고환율, 저성장)의 경제위기 상황이다. 어찌 되었건 올해 말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3%까지는 가리라 각오해야 할 것 같다. 연말이 되면 5%이하 시중은행 담보대출 상품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2020년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분들이라면 이자 부담이 2배 이상 올라갈 수 있다. 대출금리가 이렇게 올라가면 늘어난 이자부담 만큼 이 정도 수익률은 나와야 투자하겠다는 요구 수익률도 높아지게 되는데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는 지금 분위기에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까지 함께 맞물리면서 부동산시장은 사실상 꺾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빨리 잡히면서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지면 모를까 예상처럼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주식, 코인, 부동산시장 모두 약세가 불가피하다. 2년 전 1%대 예금금리를 보고 차라리 부동산이라도 투자하자던 수요는 대출금리보다 낮아진 투자수익률에 차라리 예금이 낫다고 판단하면서 금융권으로 시중의 유동성이 상당부분 흡수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가, 생활형숙박시설, 지식산업센터 등 최근 3년 간 큰 인기를 끌었던 임대수익형 부동산시장은 아파트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옛날 학창시절 체벌이 당연시되던 그 때 매 맞을 때 가장 두려웠던 것은 매 맞을 때까지 기다리는 그 순간이었으며 막상 매를 맞고 나면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 공포가 끝났으니까. 지금은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 공포가 빨리 마무리가 되어야 한다. 어차피 올라갈 금리라면 빨리 올라간 후 인플레이션이 잡혀서 당분간 올리지 않는다란 시그널이 나와야 투자심리가 비로서 안정이 된다. 비정상은 정상으로 가는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그게 정상이니까 받아들여야 한다. 살이 쪘다가 살을 빼려면 힘들듯이 지금은 마주해야 할 현실을 받아들이고, 두려워하기 보다 성난 파도가 가라앉을 때까지 위험관리를 잘 하면서 잘 버티는 것이 최선이다. 끝나지 않은 파티도 없지만 끝나지 않은 터널도 없다. 빨리 금리인상의 불확실성 터널이 지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천자춘추] 임태희 경기교육감에 거는 기대와 제언

“좌파에서든 우파에서든 가장 폭력적인 사람은 대개 두려움을 가장 많이 느끼는 사람이다. ‘저들’보다 ‘나음’으로써 자기 지위를 확보하려는 경우가 우리에겐 너무 흔하다. 다른 사람에게 너그러우려면 우선 자기가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후안 엔리케스 교수가 쓴 ‘무엇이 옳은가’에서 지속적으로 인용되는 구절이다. 옳고 그름의 문제를 가지고 궁극의 질문을 해 나가는 엔리케스 교수는 어떤 윤리적인 것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윤리적 기준을 바꾸는 가장 큰 변수로 ‘기술’을 꼽는다. 인류는 지금까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윤리적 옳고 그름의 판단기준이 바뀐다는 의미이다.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이 그랬고 지금 우리가 당면한 디지털대전환(DX)도 그렇다. 7월1일 임태희 당선인이 경기도교육의 수장으로 취임한다. 2021년 기준으로 4,728개 학교, 166만명의 학생, 그리고 19조1,959억원의 예산을 맡는 자리다. 2009년 4월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이 MB정부의 교육정책을 심판하겠다고 선거에 나서 경기교육감에 당선된 지 13년 만에 이재정 교육감을 거쳐 다시 보수성향의 교육감이 처음으로 당선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임태희 교육감 당선인은 MB정부의 핵심이었고, 이번에 인수위원장을 맡은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MB정부의 교육정책을 주도한 인물이니 더욱 그러하다. 많은 사람들이 MB정부 교육정책의 공과를 가지고 ‘옳고’ ‘그름’을 따진다. 여전히 그 점에 천착되어 걱정과 우려를 이야기 한다.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가 아니라 ‘그때도 그랬으니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라고 이야길 한다. 나는 다른 생각이다. 게임이론의 균형점을 찾아낸 존 내쉬의 균형이론은 상대성의 관점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간의 역동성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이제 현재의 상대방 뿐만 아니라 내가 하는 행동에 따라 영향을 미칠 다음세대 시각도 고려해서 행동해야 한다. ‘유전자적 결함을 알고있는 부모가 유전자 편집가위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그 결함을 가지고 태어난 손자가 당신을 ’상해죄‘로 고소할 수도 있다고 엔리케스 교수는 이야길 한다. 기술의 발전은 현재의 윤리적 기준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사고할 것이다. 13년 전인 2009년과 비교했을 때 우린 지금 엄청난 과학기술 변화에 직면해 있다. 그땐 알파고도, 테슬라도, AI도 없었다. 한편, 1865년 4명의 연주가가 한 곡을 연주하는 데 드는 시간은 100년 뒤인 1965년에도 똑같은 반면 이 연주자들에게 지급하는 돈은 1965년쪽이 훨씬 많다는 보몰의 병폐이론(Baumol’s Disease)에서 보면 세월의 흐름과 관계없이 생산성은 거의 제자리이지만 비용만 꾸준하게 오르는 분야가 많다. 대표적인 곳이 교육분야이다. 지난 10년간 학생1인당 교육비는 공교육비와 사교육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학생들의 학습력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팬데믹 이후 학습격차는 중하위권 학생들과 저소득층 학생에게서 훨씬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임태희 교육감에서 거는 기대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달라진 새로운 교육의 표준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역량과 경륜을 갖추었다는 점이고, 제언은 ‘옳고’ ‘그름’의 문제를 진보와 보수, 좌파나 우파의 이분법적인 관점에서 해석하지 말고 너그러움을 가지고 교육정책을 펼쳐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훈 서정대학교 호텔경영과 교수·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국제협력실장

[천자춘추] 누리호에 실린 홍대용의 꿈

인류 역사에서 과학 문명의 발전은 누구나 진리라고 생각한 것을 뒤집는 데서 출발했다. 갈릴레오의 지동설, 실학자 홍대용의 무한우주론 등은 기존의 생각을 전환시킨 ‘뉴-패러다임(New Paradigm)’이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이러한 뉴-패러다임에서 시작된 것이다. 1609년 갈릴레오가 망원경으로 달을 관측하면서 달의 그림자는 토끼가 아니라 울퉁불퉁한 분화구라는 사실이 최초로 밝혀졌다. 한국에서도 18세기에 실학자 홍대용이 망원경으로 달의 월식 현상을 관찰했다. 갈릴레오 망원경이 처음 국내에 들어 온 것은 1631년이다.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정두원이 중국 등주에서 선교사 로드리게스를 만나 망원경을 선물로 받아온 것이 최초였다. 갈릴레오 망원경은 하늘에 관심이 많았던 실학자들이 가장 좋아하던 기구이기도 했다. 특히 담헌 홍대용은 농수각이라는 사설 천문대를 만들어 망원경으로 월식을 관측했다. 1969년 7월 21일, 미국의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이래로 상상의 달은 인류의 품으로 내려온 지 오래다.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달에 첫 걸음을 내딛는 순간 내뱉은 암스트롱의 유명한 말처럼 그의 작은 걸음이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었다. 암스트롱 이후로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은 계속됐다. 이제 인공위성으로 태양계를 탐사하거나 인간이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나가는 것은 어렵지 않게 됐다. 심지어 사람이 며칠씩 우주정거장에 머물며 생활하는 것도 가능해진 시대다. 달 탐사를 비롯한 우주 개발을 모든 나라들이 꿈꾸지만, 인공위성을 만들거나 우주인을 배출한 나라, 더욱이 우주센터가 있는 나라는 손에 꼽힐 정도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이전까지는 이런 나라들 중 하나였다. 한국은 2013년 1월 30일 역사적인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사실상 11번째 우주강국이 되었다. 100㎏급 나로과학위성(STSAT-2C)을 우리 힘으로 지구 저궤도에 쏘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시작된 나로호 개발사업이 오랜 시간 끝에 결실을 본 것이다. 2021년 10월 21일에 순수 우리기술로 만들어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됐다. 비록 위성모사체의 궤도 안착이라는 임무는 실패했지만, 1차 발사의 성공은 바야흐로 신우주시대의 막을 열었다. 이제 2022년 6월 21일 역사적인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했다. 실로 감격적이고도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1500kg급 실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국가가 됐다. 누리호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차세대 소형위성 2호, 차세대 중형위성 3호, 열한 기의 초소형 군집위성 등 현재 개발 중인 인공위성들을 누리호에 실어 우주로 올려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담헌 홍대용이 꿈꿔왔던 38만km를 향한 달 탐사의 성공도 멀지 않았다. 정성희 실학박물관장

[천자춘추] 노인 빈곤 해결을 위한 합리적 대응 전략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2020년 기준 66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은 38.9%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고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스웨덴(10.2%)과 프랑스(4.1%)의 상대적 빈곤율은 우리나라보다 매우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에는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3가지 제도가 마련돼 있다. 첫째 2000년에 제정된 국민기초생활보장(이하 기초생활보장)은 조세를 재원으로 절대 빈곤층에게 급여를 제공하여 최저 생활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20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수는 43만9천135명으로 전체 수급자 대비 20.57%에 해당한다. 그러나 아직도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전히 철폐되지 않아서 수급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 노인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2022년 1인 가구 생계급여액은 불과 월 54만8천349원으로 이 생계급여로 최저생활을 영위하기에는 매우 미흡하다. 둘째,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계층 노인의 소득보장을 위해서 2014년에 제정된 기초연금(2008년 제정된 기초노령연금의 후신)은 조세를 재원으로 65세 노인인구 중 소득 하위 70%에게 최대 월 30만원씩 현금을 지급하고 있다. 2022년 현재 기초연금은 독거노인은 월 30만원을 받고 있으나, 현 정부에서 40만원(부부 64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셋째, 공적연금을 받는 수급자는 전체 노인의 53.0%이다. 공적연금의 수급률은 국민연금(89.0%), 공무원연금(8.2%), 사학연금(1.4%), 그리고 군인연금(1.4%) 등의 순서이다. 국민연금은 1988년에 제정되어서 가입자가 최소 10년 이상 보험료를 납부 시 60세 이후부터 평생 매월 연금을 받는 공적 연금제도이다. 그러나 2021년 현재 국민연금의 월평균 액수는 55만5천614원에 불과해 용돈 수준의 연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초생활보장, 기초연금, 그리고 국민연금 등은 노인의 빈곤을 해결하기 위하여 시행되고 있으나 각각의 역할을 적절하게 수행하지 못하고 있고, 특히 각각의 제도들이 효과적으로 연계되지 않아서 노인 빈곤율은 전혀 경감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노인 빈곤을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들을 차상위 빈곤계층의 노인으로 확대하고 부양의무자 규정을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 둘째, 국민연금의 급여액이 노후생활을 위한 적정한 연금 수준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연금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셋째, 기초연금의 수급자(소득 하위 70%)와 급여(현재 1인 30만원)를 국민연금과의 연계성과 형평성을 고려하여 책정하고, 그리고 기초연금의 수급자를 전체 노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나 혹은 절대빈곤 노인들(OECD 기준 월 58만원)에게 한정하여 지급하는 방안 중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하여 선정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노인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매직 솔루션은 존재하지 않는다. 위의 세 가지 제도의 장·단점, 기능과 역할, 그리고 재원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어떠한 방향이 우리나라에 효과적이고 적합한 노인 빈곤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대응 전략인지를 중앙정부, 입법부, 학회 그리고 국민이 사회적 합의를 통하여 최선의 방안들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천자춘추] 나의 고민과 생각

최근 대한건축사협회의 가장 큰 이슈는 아마도 8월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의무 가입 건축사법일 것이다. 시작부터 예견된 일이지만 지역건축사회 가입 회원의 이탈과 행정 체계 개편으로 인한 지역건축사회의 문제를 해소하고자 경기도 건축사회에서는 임시총회를 통해 건축사들의 지역 풀뿌리인 지역건축사회 의무가입 조항 삽입을 시도하려 했다. 다만 여러 이유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한건축사협회에서도 당위성과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지금 당장 정관에 표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한건축사협회의 입장을 이해는 하나, 2천명 경기도 건축사들에게 어찌 설명해야 할지 슬프고 답답하기만 하다. 올해 8월3일이 지나면 업역의 경계가 사라진다. 전국이 하나의 업역이 된다. 대한건축사협회와 건축사회 의무가입에 따른 가입비를 내고 나면 행동반경을 제약할 근거가 사라진다. 현재도 경기도건축사회에서는 인력난 해소나 업무의 지속성을 이유로 서울지역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고 업무신고는 공용감리나 해체 감리 기타 체제가 잘 정비된 경기도 소재 지역에 등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에 대한 대비책은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건축사 의무가입으로 인하여 건축사회나 지역건축사회에 대한 규제가 사라지면 얼마나 많은 질서 파괴가 있을지 실로 걱정을 안 할 수 없다. 이를 해소하고자 경기도건축사회에서는 선거기간에 경기도지사 후보분들께 정책간담회를 하며 건축사사무소 운영 실태조사 공동기구를 제안했다. 건축허가 실명제 등 여러 가지 건축 정책에 대해 제안한 바 있으며 대한건축사협회에서도 건축사사무소 최소한의 업무등록기준을 제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지난달 건축물 관리법에 따른 해체 감리 설계자를 우선해 감리자로 배정해야 한다는 법령 개정에 따른 토론을 하며 국토부 소속 건축 정책관님의 말씀이 불현듯 생각난다. 건축사의 한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이야기이지만 그들을 탓하기에 앞서 왜 그들이 건축사를 생각하고 평가하기를 이익만을 추구하고 소규모 영세업자로 업역만을 보호하고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반대하고 있다는 소신을 끝까지 굽히지 않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이번 의무가입을 통해 대한민국의 건축사는 같은 울타리안에서 말하고 행동하고 같이 살아가야 한다. 또한 건축 전문가로서 사회적 역할과 사회적 기여, 봉사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역이기주의나 보호주의에서도 과감한 탈피가 필요하다. 경기도건축사회장으로서 오늘 쓰고 있는 이 글이 나를 채찍질하고 앞으로 나갈 원동력이 되길 또한 기원한다. 정내수 경기도건축사회 회장

[천자춘추] 故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문답-2

비 오는 날 먼 산의 운무를 바라보는 창가에 앉아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의 첫 번째 질문 중 “신은 왜 자신의 존재를 똑똑히 드러내 보이지 않는가?”에 관해 사색하는 시간이 달달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 십계의 주인공인 모세는 “보이지 않는 분을 보고 있는 것처럼 계속 확고하게 행”했던(히브리서 11:27) 반면, 고 이 회장은 ‘신은 왜 자신의 존재를 똑똑히 드러내 보이지 않는가?’라고 물었을까? 만약에 멋진 집에 살기 위해 들어갔는데 집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고 냉장고에는 다양한 과일과 채소 등 풍부한 음식이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해 보자. 더욱이 밤마다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신선한 식품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놀라지 않을 사람이 있는가? 우리가 사는 지구라는 집에서는 매일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수박이 열리고 바나나가 익어가며 옥수수가 자라고 있다. 그에 더해 아름다운 꽃들과 푸르른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그려지는 웅장한 저녁 노을! 우리의 집인 지구는 이렇게 먹을 것이 풍부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세상이 창조된 때부터 그분의 보이지 않는 특성들 곧 그분의 영원한 능력과 신성을 분명히 볼 수 있습니다. 그분이 만드신 것을 통해 그 특성들을 깨달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로마서 1:20)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하느님은 영(요한복음 4:24)이시기 때문에 우리는 그 분을 눈으로 볼 수 없지만 성경을 연구해 보고 창조물을 관찰해보면 신이 자신을 똑똑히 드러내고 계심을 이해하게 된다. 우리는 매월 전기세와 수돗세를 내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물을 만드신 분, 태양이라는 원천적인 에너지를 공급하시는 분 그리고 위대한 자연의 원작자이신 창조주에게 과연 무엇을 드리고 있는가? 그리고 그 위대한 창조주는 과연 누구인가? 그 분에 관해 성경 시편 83:18은 이렇게 알려준다. “그 이름이 여호와이신 당신. 당신만이 홀로 온 땅을 다스리는 가장 높으신 분임을 사람들이 알게 하십시오.” 그렇다면 신, 즉 창조주 여호와 하느님이 있는데도 이 세상은 왜 악한 일들이 일어나고 고통과 슬픔이 많은가? 최진열 ㈔대한노인회 중앙회 정책위원

[천자춘추] ESG 성과, 기업 외부서 만드는 걸까?

지역사회 환경보전 활동, 취약계층 지원활동, 장학이나 자선활동 등 회사 운영과 크게 관련이 없는 외부 활동을 통해서 사회적 가치를 만들었다고 자랑하면서 자사의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경영을 홍보하는 회사들이 많다. 또한 적지 않은 비용을 써야지만 ESG 경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들도 많다. ESG 경영을 조직 운영과는 별개의 외부활동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이다. ESG 성과는 조직이 만들어 내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거나 제거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최우선 순위다. 조직의 의사결정과 행위로 인해 만들어지는 각종 영향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CSR(사회책임경영)이고, CSR의 성과가 바로 ESG 경영의 성과이다. 영향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영향의 수준을 측정하고, 진단결과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영향은 더욱 확대하고, 부정적인 영향은 없애거나 줄이는 것이 영향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다. 인권 및 노동과 관련된 예를 들어보자. 직장 내 괴롭힘, 갑질 등과 같은 임직원 인권 관련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여, 인권의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활동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회사 외부의 인권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사회공헌보다 우선인 것이다. 고충처리 시스템과 고충해결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인권존중 교육과 캠페인을 강화하여, 임직원의 인권존중 인식 제고와 인권보호 관행을 확대하는 것, 나아가 임직원이 일하기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 이것이 바로 인권 분야에서 조직이 창출한 ESG 성과이며 외부활동보다 항상 우선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또한 공정한 고용관계를 위해 채용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평가 및 보상제도의 차별적 요소, 불공정 관행 등을 제거했다면, 이것이 바로 조직이 창출한 노동 분야에서의 ESG 성과인 것이다. 큰 비용을 추가로 투자하지 않아도 어떤 기업이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다. 조직 내부의 영향관리 성과가 조직 외부의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활동의 성과보다 일반적으로 더 우선하는 ESG 성과이다. 우리 조직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중요한 것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ESG 경영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ESG 경영 활동도 조직 경영의 일부이며, 조직 경영은 철저하게 전략적으로 다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조직 내부 및 가치사슬 내에서의 영향 관리를 통해 ESG 성과를 창출하면서, 힘(자원)이 남을 때는 외부로 나가도 좋다. 그러나 영향관리라는 CSR의 본래 정신을 생각해 보면 항상 조직 운영과 가치사슬 내 활동이 우선이다. 이현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ESG혁신단장

[천자춘추] 기획부동산의 덫

요즘처럼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데 토지투자는 어떠세요? 라는 전화를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100% 기획부동산이다. 기획부동산은 저가로 부동산을 사들여서 잘게 쪼개어 텔레마케터 등을 동원하여 고가에 판매,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노린다. 텔레마케터는 나이제한 없고, 일정 기본급에 매매가 10% 정도를 수당으로 지급을 받는다. 대부분 기획부동산이 사회적 지탄을 받는다.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며 판매한 부동산이 매수한 가격보다 매우 낮은 가격으로 실제 거래되는 부동산이기 때문이다. 기획부동산은 자본의 피라미드 구조를 이용한다. 100억 부동산 매수자는 적지만 이를 100등분을 하면 수요층이 더 많아질 것이고, 이를 다시 반으로 나누면 수요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덩치가 크고 개발이 불가능한 임야 등을 헐값에 사들여 높은 금액에 판매를 한다. 기획부동산은 많이 회자되는 지역을 공략한다. 도로신설, 전철의 개통, KTX 정차지 부근 등을 공략한다. 마케팅 시 이 부분을 강조한다. 지역의 발전계획은 크게 틀리지 않는다.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과거버전이다. 중요한 것은 지역이 아니다. 개별적 가치가 쓸모없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마케팅을 하는 판매원조차 기획부동산에 신뢰를 하는 경우가 많다. 텔레마케터 상당수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 경우가 많다. 개발이 가능한 토지인지는 각종 개발 관련 법률 및 조례 등을 숙지해야만 알 수가 있다. 기획부동산이 취급하는 개발이 불가능한 토지의 유형은 4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지역은 그럴 듯하지만 도로 없는 토지(맹지)이다. 도로가 없는 토지는 개발이 불가능하다. 둘째 공유지분으로 매매하는 것이다. 개발이 가능하더라도 모든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야 개발이 가능하다. 개발이 아닌 추후 매매의 의사결정도 어렵다. 셋째 필지분할은 되었으나 도로 지분 없이 판매한 경우이다. 각 필지에 접한 도로 지분은 매도하지 않아 별도로 도로소유자에게 승낙을 받아야 개발이 가능한 경우이다. 정상적 분양 토지가 되려면 필지분할과 대지에 연결되는 도로 지분등기가 있어야 한다. 넷째 법률상 개발이 불가능 토지를 판매하는 것이다. 도로가 있고 필지분할 되어 있어도 개발 불가능한 토지를 판매하는 것이다. 공익용산지, 개발제한구역, 공원구역, 비오톱1등급 지역 등이 그 예이다. 한편 절차적으로 의심하는 소비자를 위해 안전한 거래를 강조한다. 직접 매매대금을 지불받지 않고 법무사 또는 신탁사 계좌로 입금하라고 한다. 이는 부동산 분석의 기능이 아니라 수수료를 받고 업무에 임하는 단순 자금의 경유지 일뿐이다. 만일 위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부동산이라면 괜찮을까? 그런 부동산은 기획부동산에서 판매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금액으로는 판매할 수 없는 정상적인 부동산이기 때문이다. 기획부동산에 속은 사람들은 처음엔 회사와 판매자를 원망하다가 결국에는 본인을 원망한다. 가족에게 볼 낯이 없다. 정부의 감독과 제도 미비 탓을 할 수도 있고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오늘 닥치게 되는 현실이라면 즉각 대처해야 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전화가 온다. 우리가 할 단 하나의 행동이 있다. 그냥 끊어 버리는 것이다. 최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천자춘추] 접목선인장을 아시나요?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접목선인장이 화훼 수출시장 1위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경기도 특화작목이자 수출 효자품목 중 하나인 접목선인장(Grafted cactus)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품종으로 꽃색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색상의 구(球) 형태의 선인장을 뿌리와 광합성 능력을 갖춘 녹색의 대목(臺木) 선인장에 붙여서 접목해 만든 선인장이다. 구의 재료로는 비모란 선인장이 많이 쓰이는데 빨간색, 노란색, 주황색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우리기술로 개발한 접목선인장 비모란(Gymnocalycium mihanovichii)은 작년에 미국, 네덜란드, 일본을 비롯한 세계 19개국에 약 489만 달러를 수출한 화훼작목이다. 전 세계 유통량의 70% 이상이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것으로 이들 수출 물량의 약 55%가 경기도에서 재배된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2021년 선인장 수출액은 우리나라 화훼수출액(1천656만달러)의 29.5%를 점유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는 구색이 선명하고 잘 무르지 않는 조직이 견고한 품종들을 선호하고 있다. 접목선인장 중 비모란(Gymnocalycium mihanovichii)은 파라과이 원산의 목단옥 선인장으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적색, 적황색, 황색, 분홍색, 복색 등 다양하고 화려한 색상을 가지고 있으나 엽록소가 거의 없으므로 스스로 생육할 수 없어 접목해 생산한다. 비모란은 세대가 지날수록 접목에 의한 번식이 반복되면 원래 색이 퇴화하고 접목률이 낮아지는 문제점이 있어 선인장 품질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품종 개발과 보급이 중요하다. 화훼시장의 종주국인 네덜란드에서는 우리나라 접목선인장을 수입해 자국에서 소비하고 다른 유럽국가로도 유통시키고 있다. 한국산 접목선인장은 타국산에 비해 색상이 뛰어나고 규격이 일정해 품질이 우수한 평가를 받는 만큼 세계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품종개발과 재배기술 향상 노력이 중요하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는 우수한 품종개발과 함께 바이러스 감염이 없는 무병종묘 생산체계를 구축하면서 세계 최고의 위치에 우뚝 서고 있다. 또한 접목선인장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생력트레이 재배기술을 개발해 정식노력 절감과 함께 토양으로부터 전염되는 병해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접목선인장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 절감을 위한 선인장 수경재배기술 개발, 일관생산을 위한 화분분배기와 배지투입기를 개발하면서 농가의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도 경기도농업기술원은 국제 기호성이 높은 신품종을 매년 개발해 농가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세계시장 주도권을 굳건히 해 농가에서는 조금 더 손쉽게 접목선인장을 생산, 수출함으로써 땀 흘린 만큼 보람을 찾고 웃을 수 있는 날들이 많기를 기대해 본다. 김석철 경기도농업기술원장

[천자춘추] 에어컨 실외기 화재 주의보

최근 소방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에어컨으로 인한 화재는 총 1천168건으로 사망 4명, 부상 32명 재산 피해 50억3천700만원으로 조사됐다. 또한, 국가화재정보시스템(MFDS)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에어컨으로 인한 화재는 6월(8.6%)부터 점차 증가해 7월(30.1%) 및 8월(32.5%)에 집중됐다. 하지만 2022년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5월의 최고 기온은 28.0도를 기록했으며, 2019~2021년 5월의 평균기온(18.7도)보다 훨씬 웃돌았다. 이에 따라 에어컨 사용 시기가 앞당겨 질 것으로 예상되며 7~8월에 집중되었던 에어컨 화재 발생 건수는 5~8월에 분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본격적인 에어컨 사용에 앞서 점검 및 안전수칙을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화재 발생 장소 중 절반(49.4%)이 주거시설(단독주택 및 공동주택 등)에서 발생하였으며 실생활 속에서의 화재 예방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에어컨 화재의 가장 대표적인 발화 원인은 전기적 요인(75.4%)이 가장 많이 차지했다. 구체적인 원인으로는 누전, 과부하, 과전류, 단락 등이 있다. 에어컨을 오랜만에 작동하게 되면,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실외기는 신경 쓰지 않은 채 필터만 청소하고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화재예방을 위해선 반드시 실외기의 상태 또한 확인해야 한다. 먼저, 햇빛으로 인한 전선 피복의 경년열화 여부, 전선의 과도한 압착이나 손상에 의한 불량 여부 등 전선의 이상여부를 확인하여 단락에 의한 화재를 방지해야 하고 전선 접속부에 습기, 수분, 먼지 및 기타오염물질에 의한 트레킹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야 한다. 또한 전기적 요인 외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과열에 의한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서 실외기 뒤편에 설치된 냉각핀의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냉각핀은 실내에서 흡수한 열기를 실외기를 통해 밖으로 배출해 주는 기능을 하는데 먼지로 인해 열기가 충분히 밖으로 방출 되지 못하면 이 또한 화재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먼지 제거 및 물청소를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 추가적으로 실외기와 벽체가 10cm 이상 이격되었는지 살펴 볼 필요성이 있으며, 장시간 태양열에 노출된 실외기의 온도상승을 방지 할 수 있도록 상단에 별도의 커버를 설치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 실외기의 팬이 작동하지 않거나, 과도한 소음 등 기계적 이상이 발생 했을 때 전문가에게 점검을 의뢰해야 한다. 실외기 부근에서 흡연을 하지 못하도록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김선민 한국소방안전원 경기지부장

[천자춘추] 나에 대한 호기심은 나를 반짝이게 한다

호기심의 방향이 잘못 잡히면 스스로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잘못된 방향은 대체로 타인에 대한 호기심과 표현으로 드러난다. 이와 같은 의식의 표류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유일한 대안은? 자신에 대한 호기심의 밀도를 높이는 일이다. 얼마 전, 친구들 단톡방에 이런 질문을 날렸다. “지금보다 더 반짝이고 아름답게 살아갈 방법이 있을까?” 역시나 심드렁한 답변들이 돌아왔다. ‘처 자식 잘 먹여서 이만큼 살면 됐지, 뭐!’, ‘이 나이에 무슨 광나는 삶이 따로 있겠어? 그냥 살게나’, ‘자네가 불러주면 내 삶이 더 반질반질해질 것 같네’ 거의 키득키득 수준이다. 지난 시절, 꽤나 진보적인 얘깃거리나 나라 걱정으로 날밤 새우기를 너끈하게 했던 친구들이다. 왜 이렇게 됐지? 그렇다고 포기할 내가 아니다. 다른 질문을 올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으니 진지하게 적어 보게나. ‘하루에 가장 자주 하는 말이 뭐지?’, ‘밥 한끼 먹을 때 숟가락을 몇 차례 들지?’, ‘요즘 몸에서는 어떤 감각이 자주 올라오지? 간지러움이나 찌릿거림 등등’ 시치미 뚝 떼고 되물으니 그들도 차츰 진지해졌다. 그런 중에 드디어 어느 한 친구가 이런 답신을 해왔다. “이거 재밌네. 살면서 한 번도 내가 몇 숟가락 만에 밥 한 그릇을 먹는지, 하루 중에 제일 많이 하는 말이 뭔지, 상상도 해본 적이 없거든. 이것이 성찰이라는 건가?” 자신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하니, 뭔가 생소하고 차원이 다른 관심이라고 생각했던가 보다. 하지만 호기심은 이런 것이다. 어린 아이의 엉뚱 멘트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하는 일이다. 이런 질문이 당신의 인생을 반짝이거나 아름답게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는지는 해봐야 안다. 자신에 대한 호기심의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만약 당신이 고요히 머물러 몸에서 일어나는 여러 감각을 알아차리고자 한다면? 왼쪽 어깨에서는 쿡쿡 쑤심, 머리에서는 간지러움, 오른손바닥에서는 찌릿거림, 등판에서는 찌름, 스물거림, 뜨거움 따위의 육체적 느낌들과 접속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그 순간 무엇을 만나고 있는 걸까. 밤하늘의 별들이 나를 타고 들어와 내 몸 여기저기에서 반짝이는 경험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빛나고 아름다운 삶은 단 한순간도 자신을 떠난 적이 없다. 김성수 한국글쓰기명상협회 회장

[천자춘추] ‘선거’ 문화강국으로 가는 길

지방선거가 끝이 났다. 2주 간의 선거운동기간에 12만8천여장의 현수막, 길이로는 서울-도쿄 거리의 현수막이 내걸렸다고 한다. 공보물은 5억8천만부, 한데 모으면 여의도 면적의 10배에 달한다. 득표율 15%만 넘으면 선거비용이 전액보전되니 안할 이유가 없다. 국민세금으로 만드는 선거공보물과 현수막은 선거가 끝나면 거의 폐기된다. 특히 공보물은 유권자들의 손에 가보지도 못한 채, 포장된 상태 그대로 버려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에 공보물과 벽보 등을 재생용지로 쓰도록 하거나, 책자형 공보물을 온라인공보물로 바꾸는 등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결국 현행법 아래에서, 친환경 선거는 후보자의 의지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 각 지역에서 청년후보들의 ‘조용하지만 강한’ 친환경〈30FB〉무소음선거운동들이 이목을 끌었다. 유세차량 대신에 깃발을 꽂은 전기자전거를 타고 다니거나, 쓰레기를 주우며 도보유세를 하는 후보들이 눈에 띄었다. 앰프가 설치된 유세트럭이 소통과 경청을 위한 ‘토크트럭’으로 변하거나, 차량에 태양광발전패털을 설치해서 야간조명에 활용하기도 했다. 재활용도 중요하지만 아예 선거폐기물 자체를 만들지 않는 제로웨이스트 선거운동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선거문화의 변화를 고민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자 하는 후보들의 의지와 노력에 유권자들도 함께 훈훈하고 유쾌해진다. 왕래가 자유롭던 시절, 총선시즌에 맞춰 스웨덴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현수막은 찾아볼 수도 없었고, 유세차량과 현란한 율동 대신에 정당별, 후보별 부스가 역앞이나 광장 등 주요 장소마다 설치돼 있었다. 선거부스에서는 전시, 교육, 안내, 대화가 이뤄지고 주요정책이나 대표공약에 대해서 친절하게 알려주고 질문에 답하는 등의 소통이 자유롭게 오가고 있었다. 정책이 잘 드러날 수 있게 디자인된 홍보 리플렛, 정당로고가 새겨진 뱃지나 볼펜 등의 간단한 홍보물을 배부하기도 했다. 선거운동에 대한 금지규정이 거의 없어서 오히려 다양한 방식의 선거문화가 발달할 수 있었으며 SNS를 통한 선거운동 또한 광범위하게 허용하고 있었다. 기후위기시대, 친환경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지금, 친환경공약은 무수히 쏟아지지만 그 공약을 전달하는 방식은 너무나도 친환경적이지 않다. 기술의 발전으로 선거문화도 충분히 새롭게 달리 바꿀 수 있음에도 선거운동방식은 여전히 기존의 관습을 답습하고 있다. 문화강국 대한민국이 ‘선거’문화강국으로도 한 걸음 더 도약하는 길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김보람 한국지방자치학회 연구이사

[천자춘추] 영희 언니

“아니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대. 칠칠은 사십구...그냥 사십구살이라고 생각해야지.” 홍삼 진액을 먹으며 올해 77살 영희 언니가 말했다. 영희 언니는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지인의 엄마다. 4년 전 남편을 여읜 그녀는 딸과 함께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두 명의 죽마고우가 있으며 가수 박창근의 콘서트로 설레고 장범준의 광고송이 나오면 어쩜 이렇게 노래 하나로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냐며 아이처럼 좋아한다. 영희 언니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생물학적 나이 차이를 잊게 된다. 딸은 자신의 엄마에 대해 이야기할 때 종종 나이가 아깝다고 했다. 나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노인의 상(象)을 비껴간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묵은 생각을 고쳐가는 중이다.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노인의 주름진 겉모습은 늙고 보잘것없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4년 고령인구는 총인구의 12.7%로, 오는 2026년에는 20%에 접어들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이후 돌봄 공백이 생기며 늘어가는 노인의 숫자는 돌봄의 무게를 가중시킨다.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낙인은 노인과 약자들의 몫이 되었다. 영화 〈69세〉에서 먹다 남은 음식을 미처 치우지 못한 노인에게 분리수거의 대상으로 빗대며 던진 편의점 알바생의 조롱 섞인 비아냥은 보이지 않는 현실의 한 장면이다. 대담집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에서 나이가 들면 육체의 기운이 많이 드는 어떤 활동은 어려울 수 있지만 정신적 활동은 나이가 들어도 동일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한 정치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올해 76세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은 1947년생으로 마사 누스바움과 동갑이다. 어떤 사람들은 세상이 퇴화하는 이유가 노인들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답답한 정치 뉴스를 보며 노인들이 빨리 사라져야 한다는 영희 언니의 말에 담긴 자조 섞인 미안함은 노인의 것은 아니다. 노인 자살률 1위, 고독사로 사라지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누구 때문일까. 정상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바깥으로 밀려난 사람들의 삶은 시민과 정부의 인식 밖에서 뱅뱅 맴돈다. 한국 노인인력개발원에서 2020년 노인 일자리 사업참여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만족도 조사에서 노인의 77.3%는 “스스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는 응답이 나왔다. 그러나 노동환경에 있어서 단기일자리의 특성을 띠고 있다는 면에서 빈곤을 경험하는 노인의 경우 삶의 불안정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노인이라는 과정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노인이라 불리기도 아까운 이 땅에 수많은 영희 언니가 사회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정부는 노인이라 불리는 모든 사람에 대한 존중감을 가지고 사회적 구성원으로 제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정서희 인권교육온다 활동가

[천자춘추] 예술은 소유가 아닌 향유의 대상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이 광고대행사였다. 26년을 근무하면서 내가 맡았던 프로젝트 중에서 예술 관련 프로젝트로 ‘리움미술관 MI(Museum Identity)’와 ‘삼성캘린더’를 대표 프로젝트로 얘기할 수 있겠다. 리움미술관 MI의 총괄디자이너로서 해외의 유수 박물관을 사전 답사하면서 세계의 예술품들을 볼 수 있었고 ‘문화보국(文化報國)’이라는 삼성 선대회장의 유지에 따른 ‘삼성캘린더’프로젝트의 총괄역을 10년 넘게 수행하면서 삼성의 수장고 속 수많은 과거의 소장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러한 수장고 속 과거의 문화재들을 둘러보면서 ‘아! 이 아름답고 훌륭한 선조들의 예술이 후대에도 그대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었다. 또한 그동안 내가 프로젝트의 차원에서 방문했었던 영국의 대영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박물관등 세계 3대 박물관을 비롯한 세계 대부분의 박물관들이 소장 중인 문화예술 작품의 총량은 그들이 소유한 전시장에서 전시되고 있는 작품의 수천, 수만배가 넘는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만났던 어느 박물관의 총괄 큐레이터는 “자신의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예술품들을 그들이 보유한 전시장에 1~2주일씩 돌아가면서 차례대로 전시한다면 아마 수백 년도 넘게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것은 어느 박물관이나 비슷할 것이다. 예술품은 수장고 속에 있으면 그냥 유물일 뿐이고 그것이 전시 공간에서 대중과 만날 때 그 가치는 빛난다. 예술품의 존재 가치는 그 존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그 것이 대중과 교류하고 호흡할 때 진정한 존재의 의미가 살아날 것이다. 이러한 과거의 예술 작품들, 수장고 속에 잠들어있는 수많은 과거의 명작들을 대중이 향유하도록 하고 미래세대에 전달하도록 하는 방법으로써 최근에 급격하게 발달하고 있는 예술작품의 디지털화는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예술품들을 디지털로 복원하고 디지털 명화로 제작해서 현대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대중들이 향유하도록 한다면 우리들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지 않더라도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얼마든지 예술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남상민 아티스트·㈔한국문화재디지털보존협회장

[천자춘추] 당신의 노후는 안녕한가요

우리 동네에는 어르신들이 많다. 특히 혼자 살고 계신 할머니들이 대부분이다. 2026년 초고령화 사회가 된다는데, ‘100세 시대’를 어떤 시선으로 봐야 할까. 초고령 기준에 따르면 우리 마을 400명 중 65세 이상이 100명을 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80세 이상만 30명이 넘는다. 저출산, 독거노인, 노인부양비 등 수치로 사태를 느끼기 전에 현실은 광속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나의 노후를 돌볼 것인가, 아니 가끔씩 옆에라도 있을까? 기대는 금물, 일말의 여지도 갖고 있지 않다. 내 자식들만이 유독 효심이 부족해서가 아닌지 다들 인정하고 있다. 장례식장에 가보면 고인의 대부분은 요양기관에서 최후를 맞이하고 있다. 노후의 말기를 요양시설의 ‘백색병동’에 누워 계신 경우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코로나19 시기라서 가족도 만나지 못하니, 육체적·정신적·문화적 유배 상태다. “나의 노후는 어떠할까”. 30년 전, 이전 세대의 삶을 지긋이 기억해본다. 당시에 비하면 지금 우리는 무척 부자처럼(!) 살고 있다. 소유와 소비는 욕구를 쉼 없이 재창조하고, 생산과 소비를 극대화하는 거대한 경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고비용구조의 세상, 그래서 더 많이 벌기 위한 각축전은 도처에서 가치관과 윤리를 허울로 만들기도 한다. 타인의 고통에 마음 내는 것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는지 불현듯 섬뜩하기도 하다. 이 와중에 직전 세대까지 가족과 자식의 역할이었던 양육과 부양에 대해 뭔가를 기대한다는 것은 비현실의 자화상이다. 시설에 의탁하는 노후의 방식이 이미 쓰나미처럼 퍼졌기에 대안 마련도 부질없어 보인다. 그러나 돈이 없지도 않고, 심지어 준비할 시간도 남아 있다. ‘지금 내 집, 우리 마을에서 계속 살고 싶다’. 욕심을 더 내어 ‘함께 정을 나누며 살았던 사람들 곁에서 평온한 죽음’도 맞이하면 좋겠다. 이런 노후를 희망하면 지금의 이웃과 다음 세대에게 대접해야 한다. 악착같이 모았던 부를 쓰지도 못한 채 외로운 삶을 마감할 것인지, 더불어 나누며 인간적인 노후를 준비할 것인지는 지금 ‘나의 몫’이다. 박태원 디앤아이사회적협동조합 대표

[천자춘추] 상하이, 봉쇄와 해제의 정치학

상하이의 포동지역은 동방명주탑과 국제금융센터 등 마천루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상하이는 중국인에게 경제 발전의 심장이며 자랑으로 중국 공산당 최고의 자부심의 도시였다. 또한 경제, 무역, 해운, 상업 등에서 중국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인구가 2천600만명으로 중국 최대 도시로 자리하고 있다. 세계 500대 기업 대부분이 상하이에 지사를 두고 중국과 동아시아 지역에서 시장을 확대하거나 발전시키는 중요한 교두보로 인식돼 왔다. 봉쇄하기 전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중국을 지배하는 공산당을 체감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약 80일간에 걸친 상하이에 대한 봉쇄로 이들은 중국의 진짜 얼굴을 보게 되었다. 6월 1일을 기준으로 상하이의 봉쇄는 해제되었으나 외국인과 중국인들의 마음은 중국 공산당과 지도부에 대한 경계심과 실망감으로 봉쇄되기 시작했다. 중국 최대의 국제도시가 공산당 지도부의 정치적 이유로 봉쇄되고 해제되는 과정을 바라보면 닫힌 사회(closed socity)가 얼마나 배타적이며 페쇄적이며 위협적인가를 보여준다. 코로나19가 세계를 휩쓸 때 중국은 봉쇄정책에 성공한 듯 보였다. 시진핑 주석은 ‘제로 코로나’를 외치면서 중국이 방역 금메달이라고 자랑했다. 그리고 이것을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정치적 레버리지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코로나 방역 관계자들을 집합시키고 담당자들에게 국가 훈장과 영웅 훈장 등을 수여하였다. 그 순간 코로나가 정치의 영역으로 편입되어 코로나의 정치학이 등장했다. 중국 공산당은 올해 열린 전국인민대회와 정치협상회의에서 코로나 방역에 성공한 위대한 지도자로서의 시진핑 띄우기에 열을 올렸고 그의 권력 연장의 정당성을 제공하는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상하이에서 오미크론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하자 이에 놀란 중국 정부와 공산당은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하이시는 포동지역과 포서지역으로 나누어 나흘씩만 봉쇄한다고 발표하였으나 3월 28일 예고 없이 도시 전체를 봉쇄하고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시켰다. 이제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정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정권 연장에 이용되던 코로나의 역풍이 불고 있다. 상하이 시민들과 많은 중국인들이 점차 공산당에 불신을 가지게 되었고 대학가에서는 ‘타도 시진핑’을 외치는 구호가 등장했다. 여기에 권력 2인자인 리커창이 중국의 경제가 어려워지는 이유를 봉쇄와 연결하여 시진핑을 간접적으로 비난했고 여론이 악화되자 슬그머니 봉쇄를 풀었다. 그러나 장기간의 봉쇄정책은 이미 중국 경제를 멍들게 했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중국 정부의 비현실적 제로 코로나 정책이 시진핑의 연임을 위한 정치적 행위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고, 국제사회에서도 중국의 신뢰도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정치적 영역에 들어선 코로나의 후유증은 중국의 권력구조에 예기치 않은 새로운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박기철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천자춘추] 온고지신

‘오은영 신드롬’이 일고 있다. 육아·심리 상담 분야에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고 있다. TV속의 이야기이지만 남의 일이라고만 할 수 없는 생활 속 충돌의 숨겨진 이면을 이끌어내고, 이를 치유하고자 하는 진심어린 조언에 시청자들조차 숨죽이고 공감하며 안도감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선택한 현대의 물질문명과 삶의 방식이 인간을 피폐하게 하고 고통스럽게 만든다는 자조(自嘲)가 널리 퍼져 있는 상황에서 오은영 박사의 위로가 누구에게나 절실한 까닭이라 생각한다. 이제 선거가 끝났다. 범사회적으로 화합과 공존을 위한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오 박사와 같은 치유 전문가가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많기를 바랄 뿐이다. 생각해 볼 것은 우리에게 피하기 어려운 수많은 병폐들에 대한 해답이 이미 우리에게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경기도의 정신을 이야기할 때 기호철학의 종장인 율곡 이이 선생을 빼놓을 수 없다. 선생은 향약을 통해 함께 사는 사회의 가치를 실현하려 무단히 애쓰셨고 장애인, 고아, 과부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 선생이 포함된 당시의 재산 분배기를 보면 남녀의 구분 없이, 나이의 구분 없이 재산을 공평하게 분배했음도 확인할 수 있다. 또 선생은 서얼과 서모 등 당시의 약자에 대한 차별적 행태에 대한 개선을 모색하기도 했다. 율곡만이 아니다. 경기도의 각 지에서 선현으로 추앙받는 이들의 가르침은 시대를 초월하는 교훈을 전한다. 그럼에도 이를 외면하는 현시대의 풍조가 아쉽다. 우리의 현재는 과거의 바탕에서 이어진 결과다. 한국 철학의 한 시기를 담당했던 성리학적 사상과 가치를 이어받아 현대의 우리 생각이 만들어졌을 텐데, 경기지방에서 크게 융성했던 성리학의 성과와 유산을 외면하고, 청산해야 될 악습의 시대로만 여기는 냉소적 태도가 안타깝다. 자녀를 교육함에 있어 율곡선생의 ‘은병정사 학규’, 우계 성혼 선생의 ‘서실의’, 남계 박세채 선생의 ‘남계학당 학규’의 일독을 권한다. 학교교육과 가정교육, 사회교육을 포괄하는 실천적 지침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시대상이 달라 무용(無用)하다고 혹평할 수도 있지만, 보기 나름이다. 우리 것을 지키고 이어가고자 하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과거에 대한 헛된 집착이 아니라 우리 것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통해 오늘의 사회를 보다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치료도 중요하지만 교육을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주의와 물질주의의 확산으로 인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리의 전통정신을 다시 연구하는 인문학적 열정이 확산되기를 소망한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말은 진부하지만 그 말 속에 담긴 가르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경기의 정신 문화적 전통이 부활하기를 기대한다. 우관제 파주문화원장

[천자춘추] 모두의 자율주행 시대 준비 필요

자율주행차는 더 이상 SF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기계가 주행을 책임지고 인간이 일부 개입하는 자율주행 3∼4단계 상용화도 그다지 머지않다. 지자체도 어떻게 자율주행을 도입해야 더 많은 국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지 고민할 시점이다. 농어촌지역과 산간벽지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의 수요응답형 버스, 대중교통 수요가 낮은 심야시간대 장거리 버스, 도시 곳곳을 쉴 새 없이 누비는 순찰차〈FF65〉청소차〈FF65〉제설차 등 무궁무진하다. 그럼 적당한 자율주행차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것일까? 자율주행차 상용화만 손 놓고 기다릴 수 없다. 자율주행은 자동차에 부착된 카메라, 센서 등을 통해 주변 상황을 인식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거나 먼 거리에 발생한 상황 인식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자동차가 단독으로 자율주행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도로 데이터가 필요하다. 도로정보를 활용해 예측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율주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돌발 상황 등 위험 요소가 많은 도심 내 자율주행에는 도로시설물, 표지판, 교통신호 등 도로정보가 중요하다. 그런데도 국내 디지털 도로정보 구축〈FF65〉관리는 아직 미흡한 상태다. 정부〈FF65〉민간 모두 정밀도로지도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사통팔달 연결된 현실의 도로와 달리 데이터가 호환되지 않고, 신설이나 개보수 공사 등 반영이 늦어 활용성이 떨어진다. 만약 대한민국 도로 데이터를 표준화해 전국이 연결된 도로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면 공공〈FF65〉민간 모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 모빌리티 활용, 도로 운영관리뿐 아니라 교통소음, 침수〈FF65〉결빙 취약지 분석 등 안전정보도 확보할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사통팔달 도로정보를 위해서 일반국도 중심으로 진행 중인 도로정보 구축사업을 지방도, 시군도로 확산해야 한다. 전국 도로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 담는 것이다. 기존 도로대장의 효율적 활용 차원에서 공간정보체계를 도입한다면 도로정보 구축이 수월할 것이다. 이를 정부와 지자체는 안전하고 효율적 도로관리에, 민간은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창출에 활용할 것이고 이는 곧 국민 편익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전국 어디서나 누구나 자율주행차 혜택을 누리는 모두의 자율주행 시대, 도로정보 구축부터 준비할 때다. 권경현 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북부지역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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