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사우디아라비아와 스포츠

‘FIFA 카타르 월드컵’ 경기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으로 중동 국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특히 최약체 팀으로 평가 받던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국가대표팀이 C조 조별 리그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2 대 1로 이긴 후 사우디 정부가 경기 다음 날을 임시 공휴일로 선포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축구 같은 현대 스포츠뿐 아니라 전통 스포츠도 인기가 있다. 아라비아반도 사람들은 수천년 동안 경마, 낙타 경주, 매사냥, 사냥개 사냥 등의 스포츠를 즐겨왔다. 사우디에는 스포츠 시티라고 불리는 거대한 스포츠 단지도 있다. 최대 6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 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실내경기장, 올림픽 규모의 수영장, 실내외 코트, 운동장, 회의장으로 구성돼 있는 스포츠 복합문화단지라 할 수 있다. 특히 사우디 축구 리그의 하이라이트는 ‘킹스컵’으로 알려진 챔피언십 토너먼트이다. 해당 시즌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응원하기도 한다. 축구 외에도 배구, 체조, 수영, 농구 등의 스포츠가 사우디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또 경마가 사우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인데 이슬람 국가의 경우 도박은 금지돼 있기에 도박은 불가능하다. 지역주민들은 수세기 동안 경주와 교통수단을 위해 말을 사육해 왔다. 아라비안 종마(Arabian horse)는 수천년간 이어져온 혈통을 가지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종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낙타 경주도 인기 있는 전통 스포츠인데, 과거에는 경주에 수천마리의 낙타가 광활한 사막을 질주했지만 오늘날에는 현대적인 경마장에 맞게 규칙이 수정됐다. 낙타 경주는 겨울 동안 매주 월요일 리야드 스타디움에서 개최되기도 한다. 중동 사람들은 낙타 경주를 워낙 좋아해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시기에도 이 낙타 경주만큼은 개최됐다. 그 외 다른 전통 스포츠로는 사냥개를 이용한 사냥과 매사냥이 있다. 매사냥의 경우 우리나라 고려시대에도 매사냥 문화가 있었기에 한국과 중동의 공통문화라 할 수 있다. 사우디 게임은 사우디의 가장 큰 국가 스포츠 행사다. 지난 10월27일부터 11월7일까지 리야드에서 개최됐으며 6천명 이상의 선수가 참여하고 45개 종목의 스포츠로 이뤄진다. 종목은 양궁, 육상, 배드민턴, 농구, 낙타, 체스, 사이클링, 승마, 펜싱, 골프, 체조, 핸드볼, 실내조정, 유도, 무에타이, 사격, 스케이트보드, 클라이밍, 스쿼시, 수영, 탁구, 태권도, 테니스, 배구, 역도 등의 경기가 열린다. 특히 올해 사우디 게임의 홍보영상을 알 마스막 요새에서 촬영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랠리 선수인 야지드 무함마드 알라지가 촬영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스포츠를 굉장히 사랑하고 또 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데 사우디는 ‘사우디 비전 2030’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육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처럼 사우디는 스포츠를 너무 좋아한다. 최근 네옴시티에 대한 대한민국의 관심이 뜨거운데 스포츠 산업의 공동 진출도 같이 고민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의 스포츠 산업에 대한 노하우를 매개로 다양한 협력이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

[세계는 지금] 글로벌 식량위기 문제와 G20 정상회의

지난해 6월 이탈리아 남부 도시 마테라에서 전 세계 주요 20개국 협의체(G20) 외교·개발 장관회의가 있었다. 이 회의에서는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을 위한 보건, 기후변화, 아프리카의 지속가능 발전, 식량안보 등 전 세계적으로 협력해야 할 사안들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특별히 식량안보를 의제로 한 회의에서는 전 세계 식량위기 문제를 해소하는 데 있어 G20 회원국의 기여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데 의견 일치가 있었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마테라 선언’을 채택했다. 마테라 선언에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굶주리는 사람이 없는 ‘제로 헝거(Zero Hunger)’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G20 회원국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포용적이고 탄력적인 식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저개발 국가에 식량지원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는 우크라이나전쟁의 당사자인 러시아가 회원국으로 참석했고, 여러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 문제가 회원국 간에 얽혀 있는 상황 가운데 진행됐다.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다뤄진 의제 가운데 식량안보는 주요 의제 중 하나였다. 이에 한국 월드비전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한국 정부 대표단에 정책제안문을 전달한 바 있다. 정책제안문에는 심화된 전 세계 식량위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두 가지 이행 촉구 과제를 담았다. 첫 번째는 식량위기 대응을 위해 지난해 G20 회원국들이 채택한 마테라 선언 이행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식량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G20 회원국들이 협력을 강화하기로 선언을 통해 약속했으나 1년여가 지난 지금 전 세계 식량위기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두 번째는 식량위기를 아동의 위기로 인식하고, 아동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식량위기는 아동의 생명뿐 아니라 아동과 관련된 교육, 폭력, 노동 등 다양한 문제와 결부돼 있다. 이에 월드비전은 G20 정상들이 식량위기 대응에 있어 아동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아동보호 접근 및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를 마치며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전쟁을 강력히 규탄하고 평화를 촉구하자는 내용을 공동선언문으로 채택했다. 우크라이나전쟁 종식이 무엇보다 중요한 국제적 현안임에는 이견은 없다. 다만 G20 정상회의 공동선언문 속에 글로벌 식량위기 이슈도 직접적으로 담겨지기를 내심 기대했던 터라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월드비전은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G20이 식량위기 해결에 적극 나서 죽어 가는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 내기 위해 각국 정부에 행동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최성호 월드비전 경기남부사업본부장

[세계는 지금] 메가 이벤트와 레거시

중동 아프리카 최초의 엑스포 ‘두바이 엑스포 2020’이 막을 내린 지 어느새 7개월이 돼 가고 있다. 135만평에 달하는 이 최대 규모의 두바이 엑스포가 지난달 1일 재개장했다. 두바이 시정부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던 엑스포였고,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19 영향으로 많은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개최되고 마무리됐다. 앞으로 두바이 엑스포 레거시는 어떻게 쓰일까. 엑스포 2020은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에서 차로 약 45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두바이 엑스포 2020 건축물의 80% 이상은 ‘District 2020’으로 남아 보존하게 된다. 특히 주거 공간과 상업 공간으로 구성돼 혁신, 교육,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가장 중심지였던 알와슬 플라자와 모빌리티 파빌리온을 포함한 엑스포 주요 구조물은 District 2020 내에 영구 보존된다. 엑스포시티(EXPO CITY)는 두바이 도시개발 계획의 일환이었는데 엑스포시티가 전시, 글로벌 이벤트, 통합 물류서비스 등 경제 성장의 주요 역할을 기대하며 전략적으로 만들어졌다. 엑스포시티는 두바이 국내총생산(GDP)의 21%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지역인 제벨알리 자유무역지대 근처에 있고 알막툼 국제공항과도 가깝다. 두바이는 엑스포시티를 교통 및 물류 허브와 연결하고자 전략적으로 준비했다. 또 엑스포시티는 DP 월드,지멘스, 터미누스그룹 등의 기업과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의 본사를 유치하는 자체 경제자유지역 및 상업 허브가 될 예정이다. 지속 가능하고, 인간 중심적인 도시 계획을 지향하는 엑스포 시티! 이 점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과도 결을 같이한다. 이에 방문객은 스쿠터, 자전거 같은 소프트 모빌리티를 이용해야 하고, 일회용 플라스틱이 허용되지 않는다. 지금 이 시각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가 개최되고 있고 2023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는 COP28이 개최될 예정이다. 두바이는 두바이 엑스포 이후 레거시를 활용, COP28과 연결해 지속 가능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척박한 환경 속의 두바이는 소위 메가 이벤트 유치를 단순히 이벤트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메가 이벤트 개최 이후 실제 경제 구조로 재빠르게 편입시켜 국가 발전에 적극 활용한다. 대한민국은 올림픽을 비롯해 많은 메가 이벤트를 유치하고 개최한 국가다. 또 부산 2030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해 국가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도 레거시의 활용에 대해서도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카타르 민간대사

[세계는 지금] 영국이 한류를 대하는 방식과 ‘K-전시’

해외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직접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이 세상은 지금 한류 열풍이다’라는 표현이 절대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면서 이 글을 시작하고 싶다. 필자 또한 해외에서 직접 한류를 실감하고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필자는 영국에 처음 유학을 시작한 2017년부터 당시 글로벌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BTS’의 인기와 한류의 영향력을 피부로 체감하기 시작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은 케이팝 아이돌의 춤을 추고, 한국어 노래 가사를 외우고, 가사를 몰라도 유행가처럼 모두가 방탄소년단의 당시 히트곡인 ‘DNA’를 알고 있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진짜로 ‘글로벌 유행가’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필자는 당시 언론에서만 듣던 ‘한류’가 진짜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타지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좋은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고, 그런 대우를 해주는 외국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부담까지 느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음식은 또 얼마나 유행인지 모른다. 전통 한식은 물론 현대의 새로운 한국 음식도 많은 인기를 받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센트럴 런던에 새로 생긴 한국식 핫도그 전문점인 ‘BUNSIK 분식’ 이 그 예다. 한식은 채소를 기본으로 한 메뉴가 많기 때문에 심지어 채식주의자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드라마와 영화 산업은 언급하기 지겨울 정도로 오래전부터 화제성을 한국이 다 쓸어오는 중이다. 봉준호 감독이 2020년 외국어 영화 최초로 ‘오스카상’을 수상함으로써 화룡점정을 찍었으니 말이다. 믿기지 않는 문장이지만 한국 영화는 오스카의 역사도 새로 쓰게 됐다. 또 미술사를 공부하는 필자가 한류의 영향력을 크게 느낀 올해의 세계적 이벤트는 바로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가 서울에서 열린 것이었다. 이렇게 케이팝뿐만 아니라 한국의 예술, 음식, 미디어, 패션까지, 쉽게 말하면 한국의 모든 것이 지금 세계적으로 유행이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에서 자라 언론인, 작가로 활동하는 유니 홍은 자신의 저서인 ‘코리안 쿨’에서 한류를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고 빠른 근대의 문화적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2022년, 영국은 한류의 정점을 찍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국의 문화 기관들이 그 어느 때보다 한국 문화에 관한 전시와 소개를 현재 런던에서 큰 행사로 열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영국의 대형 서점인 포일스에서 10 월 한 달을 ‘한국 문화의 달’로 지정해 한국어 도서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소개를 하는 행사를 펼쳤다. 필자는 미술사를 공부하기 때문에 런던의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의 다양한 전시회를 다니는데, 그 과정에서 세계 최대 공예 박물관인 영국의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이 지금 런던에서 가장 화제를 많이 모으는 전시 중 하나인 ‘Hallyu! The Korean Wave(한류! 코리안 웨이브)’를 지난 9월29일부터 열고 있다는 정보 또한 알 수 있었다. 이 전시에서는 일차원적으로 ‘한류’라는 문화 현상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6·25전쟁 이후로 돌무더기밖에 없던 시절부터 지금의 다른 풍경을 가진 한국의 근대 역사 발전 과정과 예술, 의복, 뷰티 산업, 심지어 한국의 웹툰 시장에 대한 내용까지 다뤘다. 실제로 이 전시는 첫날 입장권이 매진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한류’라는 주제로 한국에 대한 전시를 하고, 한국 문화의 달을 만들어 행사하는 일을 처음 본 필자는 굉장히 깊은 인상을 받았고, 또 한 번 한류가 얼마나 글로벌한 현상인가 하는 점을 자신에게 상기시켜줄 수 있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외국에 유학을 결심했던 큰 용기는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것들을 눈으로 보고 시야를 넓히고 싶다는 이유가 가장 컸었다. 그렇지만 요즘은 오히려 외국에서 자국의 문화가 얼마나 대단한가 깨달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자국 문화와 역사를 겸손하게 과소평가하기보다는 현재 한류의 영향력을 받아들이고 창의성을 키워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한국 문화의 파도를 계속해서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한민주 영국 유학생·미술사 전공

[세계는 지금] 국제개발협력과 ESG

기업 경영에 있어 ESG는 이제는 필수적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많은 기업은 ESG 흐름에 따라 경영 방식을 바꾸고 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한다. 이는 기업 경영에 있어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기업의 재무제표상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ESG 개념은 1987년 유엔환경계획(UNEP)의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라는 브룬틀란 보고서에서 출발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측정하는 데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2003년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에서 ESG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ESG와 국제개발협력은 어떠한 관계에 있을까. 이 둘은 지속가능성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ESG 경영이 최근 들어 급부상했다면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가능한 발전을 개발사업의 중요 목표로 삼고 있다. 2015년 9월 전 세계 유엔 회원국들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합의했다. 이는 2030년까지 전 인류를 위한 빈곤 종식, 기아 해소 등 17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공동의 약속을 정한 것이다. 17가지 목표가 매우 포괄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공통의 함의는 인류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다국적 기업인 코카콜라는 한때 인도 공장에서 과도한 물 사용으로 인한 수원 고갈, 오염물질 배출 등으로 공장 폐쇄 압력까지 받았다. 이에 코카콜라는 공적 원조기관인 미국국제개발처(USAID)와 협력해 3천300만달러 규모의 ‘물과 개발 연합(WADA·Water and Development Alliance)’이라는 사업을 추진해 30여개국 58만여명의 개발도상국 주민들의 지속가능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다. 미국국제개발처는 2030년까지 아프리카에 3만MW급 규모의 청정에너지 발전 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파워 아프리카 프로젝트(Power Africa Project)’ 사업을 170여개 다국적 기업과 협력해 추진 중이다. 이 사업에 협력하는 기업들은 ESG 환경경영 실천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한국 월드비전은 국내 기업들의 ESG 사업에 대한 협력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올 초 ESG 사회공헌본부를 조직 내에 신설했다. 신설된 부서에서는 기업들과 협력해 국내외 다양한 ESG 협력사업을 기획해 수행하고 있으며, 기업의 ESG 활동 관련 데이터 분석을 전담하는 ESG 리서치센터를 둬 기업과의 ESG 협력사업 강화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성장 위주의 기업 경영 방식은 그동안 환경 파괴와 사회 양극화 등의 부정적 문제들을 야기해 왔다. 성장 위주의 기업 경영을 고수할 경우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점진적으로 도태될 것이다. ‘지속가능성’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국제개발협력과 ESG는 앞으로 더욱더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 최성호 월드비전 경기남부사업본부장

[세계는 지금] 사우디아라비아와 네옴시티

‘네옴시티(NEOM City)’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사우디 비전 2030(Saudi Vision 2030) 정책의 일환으로 내세운 저탄소 친환경 스마트 신도시 계획이다. 네옴시티의 이름은 새로움(New)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네오(Neo)’에 아랍어로 미래를 뜻하는 무스타크발(Mustaqbal)의 ‘M’을 합쳐 만들어졌다. 네옴시티 사업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고 있으며, 그린수소,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 기반을 갖추고 로봇이 물류와 보안, 가사노동 서비스를 담당하는 친환경 스마트 신도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의 원유 부존(賦存) 및 생산국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우디 경제 구조를 석유 의존에서 탈피하기 위한 탈석유화의 방책으로, 한화 약 697조5천500억원을 들여 서울의 44배 크기에 달하는 사우디 북서부 타북주 일대에 약 2만6천500㎢ 크기의 신도시가 만들어질 계획이다. 북쪽으로는 요르단과 접경하고, 서쪽으로는 홍해를 접하며, 15㎞ 길이의 다리를 건설해 이집트와 연결된다. 네옴시티 핵심 사업에는 초대형 거울로 둘러싸인 일자형 직선·수직형 도시이자 친환경 주거·상업 도시인 ‘더 라인(The Line)’과 팔각형 구조의 최첨단 산업단지 ‘옥사곤’, 친환경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가 조성된다. 더 라인은 도시 전체를 유리벽에 담은 하나의 건축이다. 길이 170㎞, 폭 200m의 유리벽으로 이뤄지며, 20분의 종단 간 환승으로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고, 도보 5분 이내의 모든 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교통 시스템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또 100%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해 1년 내내 기온을 완벽하게 조절해 이상적인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더 라인과 함께 네옴시티의 3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옥사곤(Oxagon)’은 홍해에서 가장 큰 항구 도시로, 무역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로 구상됐다. 홍해 해변에 위치해 전 세계 무역량의 13%가 통과하며, 전 세계 인구의 40%가 비행기로 6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해당 지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무역 및 비즈니스에 기여하고 글로벌 무역 흐름의 새로운 중심지를 만들 것이다. ‘트로제나(Trojena)’는 네옴 지역 계획의 일부로, 초대형 자연관광단지다. 자연 지역의 심장부에 있는 아카바(Aqaba) 해안에서 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해발 1천500m에서 2천600m에 달하고 면적은 거의 60㎢다. 트로제나는 자연과 개발된 경관이 조화를 이루고, 세계적 수준의 관광 목적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사우디 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적극 지원하는 시점에서 대한민국 건설사들이 네옴시티 사업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는데, 비단 건설사뿐 아니라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솔루션, 그 안의 콘텐츠부터 다양한 제품군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중소·중견기업의 진출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에 대한민국은 미래의 중요한 글로벌 시장을 위해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한 때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카타르 민간대사

[세계는 지금] 두바이, 공식 미디어 정부 DMI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공식 미디어 정부인 두바이 DMI(Dubai Media Incorporated)는 2003년 설립된 두바이 국영 기관으로, UAE 두바이의 미디어 정부 조직이다. UAE와 두바이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며 비즈니스 통합, 스마트, 미디어 서비스 혁신, 지속 가능한 미디어 기관을 만드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DMI 소속으로는 두바이 TV, 알 바얀, 사마 두바이 채널, 두바이 원 채널, 두바이 스포츠, 두바이 레이싱 채널, 두바이 드라마 등 UAE의 주요 정보매체와 누르 두바이 라디오 및 TV 채널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언론 매체를 통합해 다양한 정보를 다각화된 채널을 통해 제공하고 비즈니스 비전을 달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현재는 DMI 소속 미디어 채널을 통해 UAE뿐만 아니라 아랍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창의적이고 의미 있는 콘텐츠를 제작 및 제공해 아랍 지역 및 국제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 미디어 정부의 비즈니스 및 서비스 관리에 스마트 응용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미디어 분야에 첨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로써 미디어로서의 경쟁력뿐 아니라 UAE의 혁신 메시지를 세계에 전달할 수 있도록 통합적인 전략을 지속해서 구현하고 있다. 2022년 8월21일 셰이크 하셔 빈 막툼 빈 주마 알 막툼이 DMI 이사회 대표로 새롭게 선출돼 겸임하게 됐다. 이를 통해 두바이 통치자이자 알파제르 그룹 회장인 셰이크 하셔 빈 막툼 빈 주마 알 막툼이 다양한 국제 협력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 중소기업들의 중동 진출이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실제적인 판매와 홍보 부문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DMI와의 협업을 통해 앞으로 UAE 두바이와 대한민국의 상품, 문화, 기술에 있어 더 많은 교류와 홍보, 그리고 협업이 기대되는 지점이다. 두바이 DMI의 새로운 대표로 임명된 셰이크 하셔 빈 막툼 빈 주마 알 막툼 회장의 왕성한 활동을 응원하며 양국의 국제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기 바란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카타르 민간대사

[세계는 지금] 인도주의적 지원과 블록체인 기술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와의 전쟁이 발발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지난 2월27일 정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지지해 주세요. 지금부터 가상화폐 기부도 받겠습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가능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전자지갑 주소만 알면 손쉽게 본인의 디지털 자산을 기부할 수 있어 하루 만에 200억원이 넘는 큰 금액이 모금됐다. 국내에서의 디지털 자산 기부는 몇몇 기관에서 시범적으로 시도한 사례가 발표될 정도로 아직은 낯선 상황이지만 해외에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자산 기부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가상화폐 자선단체인 ‘기빙블록(The Giving Block)’에서 발표한 2021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단체에 기부된 가상화폐 후원금은 약 6천964만달러로 전년 대비 1천558% 증가했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블록체인 기술은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이를 체인 형태로 연결하고 수많은 컴퓨터가 동시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기술을 말한다. 저장된 정보는 변경이 불가능하고, 중개자가 필요 없어 비용 절감 효과가 높다. 무엇보다도 열람이 가능한 장부에 사용 내역이 기록되기 때문에 투명성이 담보돼 있는 기술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구호사업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선도적으로 이 기술을 활용한 곳은 유엔 산하의 세계식량계획(WFP)이다. 지난 2017년 파키스탄에서 ‘빌딩 블록스(Building Blocks)’라는 블록체인 기반의 구호사업을 시범적으로 진행했다. 시범사업 결과 수혜 가정에 지원된 현금의 사용 내역을 열람 가능한 장부에 공개적으로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2018년 요르단에서는 난민 캠프에 거주하는 10만6천여명의 난민들이 블록체인 기반의 계좌에 입금된 지원금으로 식량을 구입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전통적인 은행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수료를 98%나 절감할 수 있었다. WFP는 시범사업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 시리아 등 다양한 구호사업 현장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된 기부 플랫폼인 ‘체리’가 지난 2019년 12월 첫선을 보였다. 기부의 모든 과정을 실시간 공개하는 이 플랫폼에서는 국내 다양한 비영리단체의 인도주의적 사업 캠페인이 소개되고 있으며, 실제 플랫폼 방문자들의 기부 참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1천423건의 캠페인 소개를 통해 누적된 기부금은 50여억원에 이른다. 월드비전에서는 국내 비영리단체 중 최초로 블록체인 기업 퍼블리시와 손잡고 디지털 자산 후원 페이지를 지난 9월 초에 오픈했다. 후원자가 본인의 지갑에 있는 가상화폐를 월드비전 전자지갑으로 이체하는 후원 방식으로, 국내에서의 디지털 자산 기부활동을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인도주의적 지원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 활용은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부자들에게 기금 사용을 투명하게 보고할 수 있다는 데 큰 강점을 갖고 있다. 비영리단체 기부금이 어떻게 모금되며,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손쉽게 본인이 확인할 수 있는 시기가 머지않아 올 것이다. 최성호 월드비전 경기남부사업본부장

[세계는 지금]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과 박종철 열사

이란 마흐사 아미니의 ‘히잡 의문사 사건’으로 촉발한 반정부 시위가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구금된 뒤 의문사한 22세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이란 전역 80개 도시 등에서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시위대는 ‘여성’, ‘생명’, ‘자유’, ‘독재자에게 죽음을’ 등의 구호 속에 히잡을 불태우고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태우며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으로 인한 시위는 전 세계로 번져 나가고 있다. 이란 당국의 인권 탄압을 규탄하고 이란 내 반정부 시위에 연대를 표시하는 시위가 영국, 프랑스, 미국, 캐나다, 호주, 칠레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슬람 공화국에 죽음을’ 같은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수천명의 시위대는 이란대사관으로 향하며 경찰과 충돌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성직자와 상인세력이 연합해 부패한 팔레비왕조를 무너뜨리고 ‘이란 이슬람 공화국(Islamic Republic of Iran)’을 건국한 이래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공화정과 신정체제를 융합한 독특한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다. 표면적으로는 대통령 선거제에 의한 대의제 민주주의를 통해 체제 내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국가 대부분의 권력이 이슬람 성직자인 ‘최고 지도자(Supreme Leader)’에게 집중돼 있다. 대통령 후보와 국회의원 후보자 자격을 사전 검증해 걸러내는 헌법수호위원회(Guardian Council)의 12명 위원 중 6인이 최고 지도자가 직접 임명하는 이슬람 성직자다. 1979년 이래 반미를 국시(國是)로 삼고 있는 이란은 개혁, 개방 실패와 극심한 인플레이션, 인권 탄압 등의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對)이란 제재의 여파로 이란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50% 이상으로 치솟았고 이런 가운데 지난해 당선된 강경 보수파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최근 여성들의 히잡 규정을 강화했다.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은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1987년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1세 박종철 열사의 죽음이다. 심문 도중 물고문을 받다 사망한 그의 죽음은 6·10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고, 전 국민의 민주화에 대한 간절한 열망이 폭발해 정권 교체와 민주주의의 승리로 역사에 기록됐다. 수사관이 책상을 ‘탁’ 치자 ‘억’ 하며 쓰러져 사망했다는 당시 독재정권의 발표는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는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 대한 이란 정부의 발표와 묘하게 오버랩된다. 한 소녀의 죽음이 ‘이슬람 공화국’의 기치 아래 철옹성같이 굳건한 이란 체제의 전복으로 이어지리라는 기대는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가 뿌리고 간 작은 변화의 씨앗이 싹을 틔울 날을 고대하며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을 애도한다. 김수완 한국외국어대 융합인재학부 교수

[세계는 지금] 영국에서 집 구하기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면서 영국에는 새 학기 시즌이 돌아왔다. 영국의 학교는 9월에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곳의 부동산 시장이 가장 바쁜 시기는 7월에서 9월 정도가 된다. 영국에서 집을 구하는 과정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 런던은 뉴욕과 파리 같은 대도시와 나란히 월세가 제일 비싼 도시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소비자물가도 무섭게 오르면서 우리나라 신문에도 그 소식이 전달될 정도다. 잠재적 세입자가 집에 직접 방문해 보는 것을 ‘뷰잉(viewing)’이라고 한다. 뷰잉을 하면서 집에 이상한 점이나 궁금한 점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한 다음, 마음에 들면 계약을 할 준비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바로 계약을 하고 이 집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계약을 하기 전에 세입자의 신용 검증을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재정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은 학생 신분의 세입자는 계약이 거부될 확률이 높은데 그 이유는 부동산중개소, 집주인이 이런 신분의 세입자에게 ‘재정보증인’을 요구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보증인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려면 계약 기간 전체의 월세를 합친 비용보다 더 많은 돈이 보증인 명의의 통장에 있어야 한다거나, 국적이 영국인이어야 한다는 자격 조건이 여러 가지 있기 때문에 현지에 연고가 없는 필자 같은 유학생들은 갑자기 보증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보증인을 데려올 수 없다면 계약을 거절 당하거나 부동산중개소가 세입자에게 6개월 또는 계약 기간(보통 1년) 전체의 월세를 요구해 계약을 체결한다. 살인적인 런던의 월세는 저렴한 원룸 기준으로 평균 800~900파운드(2022년 9월 기준 약 127만원에서 142만원)가 된다. 보증금은 우리나라와 달리 한 달 치 월세 정도며 전세라는 개념은 없다. 가장 중심지인 1존으로 갈수록, 혼자 살 수 있는 원룸을 찾으려고 할수록 월세는 천문학적으로 오른다. 그렇기에 런던의 많은 학생들은 자신의 방 하나가 딸린 한 집에서 여러 명의 룸메이트와 같이 사는 방식을 택한다. 이렇게 살아도 웬만하면 집에 거실 하나 제대로 있는 집은 드물다. 타지에서 홀로 경험하는 어려움과 집 없는 서러움에 많이 적응한 편이지만 매년 성수기에 집을 구하는 것은 런던살이 3년 차인 필자에게도 아주 어려운 일이다. 모든 일에 그래야겠지만 저렴하고 좋은 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연구하고, 더 부지런하게 찾아봐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타지에서 자신의 힘으로 살 곳을 찾았을 뿐만 아니라 한 단계 발전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민주 영국 유학생·미술사 전공

[세계는 지금] 식량위기 문제와 과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아에 처해 있는 전 세계 인구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8억2천800만명에 달한다. 2020년과 비교하면 약 4천600만명이 증가한 수치로, 전 세계 인구의 약 9.8%가 기아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 기아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2020년 이후 고조되고 있는 글로벌 식량위기로 인해 기아 인구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전 세계 식량가격의 동향을 알 수 있는 세계식량가격지수(FAO)를 살펴보면 2022년 3월의 가격지표가 전월대비 12.6% 상승하여 199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소폭의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식량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글로벌 식량 위기는 국내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를 비롯하여 다양한 국제적 문제들과 결부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가 식량 가격급등의 구조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전 세계는 가뭄, 홍수, 폭염 등 이상기후 현상이 증가해 농업 생산성에 차질을 줘 식량생산의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파키스탄은 최근 발생한 대홍수로 인해 국토의 1/3이 물에 잠기는 사상초유의 기후재난을 겪고 있다. 만성적인 식량위기 지역인 동아프리카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등에서는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발생하여 자국 내 식량 생산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도 전 세계 식량가격 상승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지난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국가 간 이동제한, 공급망 붕괴, 노동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곡물 생산에서부터 국가 간 운송에 이르는 제반 비용이 상승하여 식량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 하나의 원인은 2022년 2월에 발생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발발이다. 우크라이나는 밀, 옥수수 등을 대규모로 경작하며 연간 70억 달러 이상의 곡물을 수출하는 세계 6대 곡물 수출국이다.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며 식량공급에 있어 국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해왔지만, 전쟁으로 인해 곡물수출이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15년 전 세계 유엔 회원국들이 모여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합의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2016년부터 2030년까지 15년간 전 세계가 함께 추진해야 할 인류공동의 17개의 목표(Goals)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첫 번째 목표는 ‘모든 곳에서 모든 형태의 빈곤 종식’이며, 두 번째 목표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기초적이고 필요한 식량문제를 다룬 ‘기아 종식, 식량안보 달성, 개선된 영양상태의 달성과 지속가능한 농업 강화’의 내용을 담고 있다. 고조되고 있는 글로벌 식량위기 문제에 대해 전 세계가 인류애를 갖고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2030년까지 전 세계가 세운 ‘빈곤 종식’, ‘기아 해소’라는 인류공동의 목표는 헛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 이는 어느 한두 국가의 노력이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중차대한 문제다. 최성호 월드비전 경기남부사업본부장

[세계는 지금] 이제 K-원전이다

지난달 25일 한국수력원자력이 약 3조3천억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약을 따냈다. 한국이 조 단위로 해외 원전 사업을 계약한 것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3년 만이다. 이집트의 엘다바 원전 프로젝트는 40조원 규모로, 러시아 원전회사(ASE)가 주계약자고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기자재 공급과 터빈 건물시공 등을 맡게 된다. UAE 원전계약(약 21조원)에 비해 규모가 미미하다는 지적과 원전의 핵심인 원자로 수주가 아니라는 지적이 있지만 한국 원전의 생태계 부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기대감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중동 지역에 K-원전 수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UAE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 운영은 ‘사막에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나라, 한국’이라는 긍정적인 인식과 명성을 창출했다. 이번 엘다바 원전 프로젝트 참여는 잠재력이 큰 아프리카 원전시장에 최초로 진출한 사례로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와 함께 일감 공급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등 국내 원전산업 복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수급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원전의 필요성이 새삼 부각되는 상황이다. 17개국에서 53기의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 중일 정도로 ‘원전 르네상스’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성과 안전성으로 국제적 인정을 받고 있는 한국형 원전 모델의 단가는 미국의 65%, 러시아, 프랑스와 비교하면 50%대다. 또한 On-time, On-budget의 계획된 공기(工期)에 예산을 맞추는 기술력과 탄탄한 공급망은 선진국을 앞서는 한국 원전의 장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중동의 산유국이자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발주하는 12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위한 첫 관문인 예비사업자에 한국을 포함한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가 선정됐다. 원전업계에서는 한국과 러시아가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며 사실상 한〈2219〉러 2파전으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 UAE 바라카 원전 수출 성공으로 검증된 기술력을 앞세워 한국 원전의 우수성과 사업 역량을 적극적으로 피력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오는 11월을 전후로 방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빈 살만 왕세자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원전 협력을 핵심 의제로 다뤄 사우디 원전 수주를 성사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K-원전 수출이 중동과 아프리카를 넘어 체코, 폴란드, 영국 등 미래 원전시장에 본격적인 수출 모멘텀을 확보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수완 한국외국어대 융합인재학부 교수

[세계는 지금] Plan Abu Dhabi 2030

UAE(The United Arab Emirates, 아랍에미리트연합국)는 아라비아반도의 7개 에미리트국(Emirate)들이 연합하여 형성된 국가이다. 2022년 현재 약 1천만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31번째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다.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뒤이어 경제력 2인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GDP는 중동 내 4위이다. 전 세계의 8%의 오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양은 세계에서 6번째의 보유량이다. 이러한 UAE의 수도는 바로 아부다비(Abu Dhabi)이다. 아부다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인데, 전 세계 6번째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탈석유화를 외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 속에서 아부다비의 교통, 자동차 산업 분야는 다양한 전략들을 펼치며 현재 놓인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 UAE 아부다비에는 탄소 제로 실천에 앞장서는 아부다비 교통부 ITC(Intergrated Transport Centre)가 있다. 탈석유화를 통해 친환경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정부 기관으로 아부다비 ITC의 다양한 정책들은 다음과 같다. Plan Abu Dhabi 2030은 2030년까지 아부다비의 비전과 도시발전 방향을 제시하며 아부다비의 새로운 도시개발 수요에 맞춰 체계적인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 계획은 교통, 자연환경, 토지 이용, Open Space, 도시 디자인, 주택, 경제 등 모든 분야의 정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더 나아가 2030년 아부다비의 3백만 명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아부다비 교통부는 Plan Abu Dhabi 2030 계획에 부합하도록 육상 교통과 화물, 도보, 자전거 등에 교통에 관한 계획을 발표했다. 대중교통을 이용자 편의에 맞춰 계획 및 운행하여 대중교통의 이용률을 높이고 개인 승용차 통행을 감소시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교통 통합과 연계를 통해 편리한 환승 시스템과 접근성을 가진 복합 수송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전자 지불 제도와 실시간 교통 정보를 도입하는 여러 정책을 시행하여 장기적으로 개인 교통수단을 억제하고 탄소 배출을 감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부다비 교통부 ITC는 아부다비의 대중교통인 버스, 페리, 택시를 운영 및 감독하고 있으며, 교통 수요 감축과 개인 승용차 사용량을 억제하는 그린시티 전략으로 카 셰어링, Park And Ride, E-scooter, 직원 통근버스 서비스, 도보 및 자전거 활성화 전략 등 다양한 계획을 구현하고 있다. 현재 아부다비에서는 Plan을 따라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대중교통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버스는 800여 대, 루트는 140여 개이다. 또한 2022년 상반기 이용객 수 3,300만 명을 기록하며, 이용객들이 아부다비 내 대중교통 시스템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보였다. 그 예로 스마트 교통카드를 이용하여 버스 요금을 지불하고, 아부다비와 교외 지역으로 통행 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였다. 또한 카드 이용 시 지역 간 버스 요금이 할인되고, 모든 버스에는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사용 공간을 마련하는 등 이용객들을 위한 이용 편의 증진에 힘쓰고 있다. 아부다비는 2030년까지 14개의 버스 터미널, 1천150개의 버스를 구비하고, 일일 승객 23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50년까지 탄소제로에 도전하고 있는 아부다비이기에, 2050년까지 아부다비 내 모든 공공버스를 그린 버스로 변경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수소 버스와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충전 시스템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ITC 관계자들이 창원특례시를 방문하여 수소 버스 운영 사례 등을 검토하고 해당 분야의 의견을 공유하는 등 막대한 관심을 가진 바가 있다. 앞으로 아부다비와 한국 첨단 기술과 많은 협업을 응원한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카타르 민간대사

[세계는 지금] 사우디아라비아와 투자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탈석유, 산업 다변화로 가기 위한 ‘비전 2030’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2016년 발표된 ‘비전 2030’은 사업 내용의 핵심은 2020년까지 석유 없는 경제 구조를 만들어 아랍과 이슬람 세계의 중심, 투자의 본산,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허브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활력 있는 사회를 만들고 번영하는 경제, 야심찬 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간 사우디아라비아 국가 수입원의 90%에 달하는 것이 석유였지만, 비석유 분야를 6배 이상 확대하고자 아람코의 지분 5%를 매각해 재정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는 사우디 국내총생산(GDP)에 있어 민간 부문의 영역을 기존 40%에서 65% 이상 확대하고자 하며, 국가 위주의 구조를 다양한 산업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진행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변화는 빠른 속도로 새로운 기회를 열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투자부(MISA)가 있다. 해당 부처는 비즈니스 투자에 대한 지원과 정부 간 활발한 네트워킹을 마련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스타트업에서 대규모의 다국적 기업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로컬,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를 통해 거래 및 투자 환경을 조성한다. 이러한 MISA의 역할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반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고 합작 투자를 위한 지역 기회를 형성한다. 2020년 무함마드 빈 살만은 석유 산업에서 탈피하고 사우디 경제를 다각화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변화를 추구했는데 당시 정부 개편 중 하나로 기존 투자청인 SAGIA가 MISA로 전환됐다. 그리고 석유 회사 사우디 아람코의 회장인 칼리드 알 팔리가 새 장관으로 임명됐다. 임명 이후 비전 2030을 실현하기 위해 주도적인 투자 진흥 전략을 펼치고 있다. MISA는 2022년 2분기에 최소 9억2천500만달러 규모에 달하는 49건의 주요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첨단 제조업, 건설 및 부동산, 정보통신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투자로 이는 약 2천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칼리드 알 파리는 이러한 국가 투자 전략이 비전 2030 목표인 민간 부문 GDP 65%에 기여하고, 외국인 직접 투자가 GDP의 5.7% 달성을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MISA의 산하 기관인 인베스트 사우디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투자 유치 및 홍보 브랜드다. 인베스트 사우디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세계 최고의 글로벌 비즈니스 지역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투자를 촉진하고 경제를 지원한다. 인베스트 사우디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투자에 대한 정보를 민간기업뿐 아니라 국내 및 외국인 투자자 모두에게 제공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주요 연락 창구 역할을 한다. 이렇듯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여러 부처는 VISION 2030 사업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의 사회경제적 변화를 개척하기 위해 많은 움직임을 보인다. 기존 석유 위주 산업에서 벗어나 친환경 도시건설, 부동산, 관광과 같은 신규 사업의 투자를 진흥하며 비즈니스 성장과 성공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신중동 시장 전략에 있어 중요한 시점이며, 그 중심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환경도 깊숙이 살펴볼 때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카타르 민간대사

[세계는 지금] 살만 루슈디 피격과 이슬람 혐오의 재소환

인도계 영국 작가인 살만 루슈디가 지난 12일 강연 도중 무대 위로 돌진한 레바논계 미국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졌다. 사건 발생 후 루슈디의 상태는 조금씩 호전되고 있으나 이 사건은 전 세계인들을 경악시키며 이슬람 혐오에 대한 기억을 다시 소환해내고 있다. 인도 뭄바이의 무슬림 가문에서 태어나 14살에 영국으로 건너간 루슈디는 1981년 두 번째 작품인 ‘한밤의 아이들’로 부커상을 받으며 국제적인 작가로 부상했다. 이후 1988년 발표한 ‘악마의 시’는 이슬람 세계에 대대적인 파문을 일으키며 무슬림들의 분노와 비난을 야기시켰다. ‘악마의 시’는 마술적 현실주의 기법을 사용한 작품으로 비행기 사고로 환생한 두 인도인 이민자를 주인공으로 해, 이민자의 정체성 문제를 통해 종교, 문화, 동화(同化), 표현의 자유 등의 문제를 다뤘다. 이 책에서 이슬람을 창시한 무함마드의 2명의 아내 이름이 매춘부 이름으로 사용되고, 알라의 계시를 무함마드에게 전달한 천사 지브릴을 저주하는 등 무함마드와 이슬람을 의도적으로 모독한 내용을 담았다는 것이 무슬림들의 주장이다. 루슈디는 이슬람권의 격렬한 반대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책 내용을 철회하지 않았고, 표현의 자유를 옹호해 왔다. 시아파 이슬람 종주국인 이란은 이에 반발하며 영국과 단교했고 1989년 당시 최고 지도자인 호메이니는 루슈디에게 300만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그를 처형하라는 파트와를 발표하는 등 루슈디는 살해 위협에 시달리며 10년 이상의 철저한 은둔생활을 했다. 1998년 당시 이란 대통령 무함마드 하타미가 “루슈디의 문제는 이제 완전히 끝났다”고 발표하고 유엔에선 이란 외교부 장관이 “이란은 루슈디의 생명을 위협하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악마의 시’를 번역한 일본인 번역가가 테러로 사망하고 이탈리아 번역가도 중상을 입는 등 극단적인 논란은 계속됐다. 루슈디 피격 사건은 2015년 11월 프랑스에서 발생한 시사만평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을 소환한다. 샤를리 에브도가 게재한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에 대한 일련의 만평이 도화선이 됐는데 이들 만평에서 샤를리 에브도는 무함마드를 나체로 표현하고 도적떼의 수장처럼 묘사하며 무슬림들을 동성애자로 그리는 등 무함마드와 무슬림을 모욕하는 내용을 게재했다. 이는 우상숭배를 철저히 금지해 무함마드의 성화(聖畵)조차 허용하지 않는 이슬람권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 사건은 당시 프랑스 내부에서도 표현의 자유와 불필요한 선동의 이슈로 크게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권 침해와 폭력이 정당화돼서는 안된다. 그러나 다름의 차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이슬람에 대한 혐오는 계속될 것이고 종교를 넘어선 문화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김수완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인재학부 교수

[세계는 지금] 물류 4.0으로의 발전과 과제

물류산업의 발전 과정은 물류 1.0에서 최근의 물류 4.0까지의 과정으로 나뉜다. 물류 4.0시대에서는 물류 창고에서의 무인 적재와 하역 및 창고 내 무인 운송, 외부에서는 드론과 무인 화물차에 의한 배송이 이뤄지고 있다. 나아가 물류산업 내에서는 통신 센서가 부착된 기계들의 활동 범위가 증가하면서 노동력 활용이 최소화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의 현대화된 물류 창고를 학생들과 방문해 물류 현장 체험을 했다. 방문 국가가 한국보다 저개발된 국가인 경우도 있었지만 그 물류창고는 물류 강국인 국가의 시설물이었고 물류 4.0이 새롭게 도입된 곳으로 방문자를 모두 놀라게 했다. 자동화된 무인 운송 시스템이 거의 완벽하게 갖춰졌기 때문이다. 근로자는 단지 물류 창고 내부의 높은 곳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물류 창고 시스템을 활용해 창고 내에서는 대부분 무인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국내외의 물류 산업 현장에서는 물류 1.0에서 물류 4.0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으며 물류 현장에 맞게 단계적으로 진화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류 1.0은 대량 화물 운송이 가능하게 됐던 증기 기관차와 철도를 활용한 시기를 말한다. 물류 2.0은 물류 1.0 시기의 노동 중심의 화물 하역에서 화물의 적재와 하역에 기계장치인 포터 리프트와 화물 운반을 용이하게 하는 팰릿을 이용하던 시기다. 화물의 하역 작업 효율화와 물류창고의 기계화로 하역 시간과 비용 감소가 이뤄지게 됐다. 물류 3.0은 컴퓨터를 활용한 화물 관리와 처리 업무를 진행하는 물류 창고 관리의 최적화가 시스템화 된 상태이다. 물류 4.0은 현재에도 진행 상태이다. 사물 인터넷(IoT·Internet of Thing)과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그리고 빅 데이터(BD·Big Data)를 활용해 인간의 기기 조작이나 판단을 최소화시키고 있다. 또한 물류산업의 수많은 다양한 현장 데이터를 축적해 표준화된 정보로 화물의 운송이 신속하고 간편하게 그리고 명확하게 이뤄지게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인간 중심의 물류 상황을 제어하는 방식이 아닌 IoT와 AI가 기존 인간의 역할을 대행하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개념은 일반적으로 사물에 통신 센서를 넣고 인터넷과 연결해 사물의 상태와 상황을 파악하고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며 통신 센서 기능이 있는 기기가 매개체가 돼 스스로 사물을 작동시키는 것을 말한다. 물류 4.0에서는 물류산업 노동자와 비즈니스 담당자들의 업무 강도 및 노동자 수가 감소하게 되지만 물류 4.0이 지향하는 것은 물류 노동자가 노동 업무 강도를 낮추는 데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그렇지만 물류 산업 노동자가 스마트화된 물류 업무로 전환되거나 이업종노동자로의 전환되는 노동자 대상의 일자리 전환 교육 시간 제공 및 지원은 충분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조현수 평택대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세계는 지금] 소멸도시와 도시재생

칸(Cannes)은 프랑스 니스 남쪽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인구 약 7만5천명의 휴양 도시다. 이곳에서 매년 5월 ‘칸 국제영화제’가 열려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다. 또 6월 하순에는 ‘칸 국제광고 페스티벌’도 개최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 3대 음악 산업 전시회로 꼽히는 ‘미뎀(Midem)’이 개최되기도 한다. 칸 영화제를 개최하기 위해 지어진 건물이 프랑스 칸의 컨벤션센터(Palais des Festivals et des Congr〈00E8〉s)이다. 칸 영화제, 칸 라이온스, NRJ(Nouvelle Radio des Jeunes) 뮤직어워드, 미뎀 등의 행사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8만8천 스퀘어미터(sq.m)의 규모, 3만5천 스퀘어미터의 전시 공간, 18개의 강당으로 이뤄져 있다. 매년 약 30만명의 의회 대표단과 40~50개의 국제 전문 마이스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지중해를 끼고 호텔, 상점, 레스토랑이 모두 인접해 있는 마이스 복합 지구로 아름다운 경관이 매우 유명하다. 칸에서 가장 유명한 ‘끄르제트 거리(Bd. de la Croisette)’는 세계 곳곳에서 모인 유명 인사와 영화배우가 숙박하는 최고급 호텔을 비롯해 고급 레스토랑, 부티크 등이 즐비한데 이 거리의 서쪽 끝에 있는 건물 ‘팔레 드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은 영화제뿐만 아니라 연중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2022년은 대한민국의 영화인들도 ‘칸 국제영화제’에 대거 참석해 K-콘텐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받는 등 그 열기가 대단했다. 코로나19 이후 칸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120m² 규모의 세트와 350명의 청중을 수용할 수 있는 Hi5 스튜디오가 새로 생겼다. 공간이나 이동에 제약 받지 않는 방식의 새로운 하이브리드 이벤트 형식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스튜디오로 최첨단 장비와 기술을 갖춰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전문적인 온라인 방송을 할 수 있게 됐다. 칸이 프랑스의 수도가 아닌 작은 휴양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마이스 산업이 발전한 이유에는 ‘문화 콘텐츠의 힘’이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칸은 영화제, 광고제, 음악 산업 전시 등 문화 예술 산업에 있어 세계적인 명성을 보유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대한민국의 소멸 도시와 도시재생에 대한 이슈가 화두이자 고민이다. 지리적으로나, 인구수로나 그다지 이점이 없는 ‘칸’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마이스 중심지가 됐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그 중심에는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문화 콘텐츠’를 모으는 힘, 그리고 변화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 아닐까.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카타르 민간대사

[세계는 지금] 아랍의 봄은 다시 겨울로 향하는가

북아프리카의 아랍국가 튀니지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이 이뤄졌다. ‘새 공화국 헌법’으로 불리는 새 헌법 도입에 따라 대통령은 행정부는 물론 입법부와 사법부까지 통제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이 주도한 새 헌법은 대통령에게 행정부 수반 임명권, 의회 해산권, 판사 임명권은 물론 군 통수권까지 부여하며 대통령이 임명한 행정부는 의회 신임 투표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임기 5년에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한 대통령이 ‘임박한 위험’을 이유로 임기를 임의로 연장할 수 있게 됐다. 튀니지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의 발원지다. 민중 봉기로 23년간 권력을 장악했던 독재자 벤 알리 전 대통령이 물러난 뒤 튀니지는 중동 지역 아랍 국가 중 유일하게 민주화에 성공한 국가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진전 속에서도 지난 10년간 정치권의 부패와 무능 속에 심각한 경제난과 극심한 정치적 갈등은 여전했고 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치면서 국민들의 불만은 계속 쌓여 왔다. 이런 상황에서 2019년 선거를 통해 선출된 헌법 학자 출신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이른바 ‘명령 통치’로 총리 해임, 의회 활동 중지, 최고사법위원회 해체 등 입법·사법·행정부를 무력화시켰고 이번 개헌을 주도해왔다. ‘아랍의 봄’ 혁명 정신을 담은 2014년 헌법에 명시된 의원내각제 성격의 대통령제를 완전히 뒤엎는 이번 헌법 개정안은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주요 정당들은 사이에드 대통령을 독재자로 규정하며 투표 보이콧을 선언했고 강력한 대통령제가 아랍권에서 드물게 민주주의를 정착 시킨 튀니지를 독재 정치 시대로 되돌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국무부는 튀니지의 새 헌법이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의 보호를 해칠 수 있으며 견제와 균형을 약화할 수 있음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국제법학자회 튀니지 사무소는 거의 모든 권한을 대통령에게 집중시킨 새 헌법으로 누구도 대통령을 통제할 수 없게 됐으며 독재자스타일의 법 위반 행위로부터 튀니지를 보호할 안정 장치가 사라졌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아랍의 봄’ 민중봉기 후 정국을 주도한 정당 정치에 반감을 느낀 다수의 튀니지 국민은 정당 중심의 정치 체제를 뒤엎는 대통령의 개헌 시도에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오는 12월 튀니지 국회위원 선거가 예정돼 있다. 이 선거에서 사이에드 대통령이 개헌 성공을 발판으로 더 단단한 지지 기반을 다질 수 있을지, 그리고 튀니지를 부패와 실패로부터 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완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인재학부 교수

[세계는 지금] 삶과 친화적인 항만산업

항구는 다양한 상품을 선적 및 하역하는 장소이면서 교역이 이뤄지는 장소로 시작됐다. 이 지역에는 과거의 마을과 도시건설의 핵심적인 동력을 제공해 주는 상품과 인력이 모여 있었으며, 물물의 교환과 함께 새로운 정보가 교환되는 곳이었다. 상품교역으로 성장한 항구는 상공업의 발전과 함께 공업항과 무역항으로 발전하면서 과거와 다른 차원의 대규모 항과 항만산업 거점지로 성장해왔다. 항은 기본적으로 공업항과 상업항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공업항은 수출입상품 중 일반 잡화를 교역하는 수출입항인 상업항에 대립되는 항으로 주로 특정 공장 내지는 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공업항은 사람들의 삶의 생활공간 속 수산물 및 생활용품 교역 중심의 상업항이기보다는 지역과 국가의 산업경제 성장을 중심으로 하는 수출입과 기업이윤 창출의 기능적 공간으로 변화했다. 이후 항과 항만은 산업지향형 배후단지와 해양서비스형 산업을 포함한 다기능적인 항만 클러스터로 발전하게 됐다. 항의 다양한 산업 동력들은 전염병이 주변으로 확산 및 연계돼가는 전염효과·마디효과를 유발하게 되는데, 그 파급 규모에 따라 항과 항만산업들은 새로운 형태 성장하게 됐다. 기존 상업항과 공업항, 물류항은 스마트항으로 발전하고 배후지역은 해양 산업·레저 클러스터 등으로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세계의 주요 항들은 기술적인 적용단계의 차이는 다르지만 선박들의 항만 내 대기 시간 단축과 각종 데이터 공유로 불필요한 업무 축소, 그리고 항만 노동자의 효율적 작업을 이유로 스마트항으로 발전해 가는 모습은 동일한 추세다. 스마트항은 항의 기술적인 기능성 및 작업의 효율성 그리고 노동의 안전성, 교역의 안정성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그 중심에는 항만산업 기업, 노동자, 물류·유통 관계자 등이 있다.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항만은 스마트항의 대표적인 항으로서 항만커뮤니티시스템(PCS)을 구축해 선사, 운송사, 터미널 운영사 등 각종 사무주체들의 중복적인 업무를 최소화했고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는 Pronto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로테르담 항은 교역상품의 하역 및 배후단지로의 이동과 보관, 이동과정의 자동화 처리 등으로 물류 처리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제고시켜 글로벌 물류 대란(GVC)에 대응할 수 있었다. 국내의 각항들은 각각의 특성과 성장단계별 차별성이 존재하므로 스마트기술의 개발 및 도입에서도 그 차별성은 유지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특성을 갖춘 항 및 항만으로 발전시킬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지역주민들의 삶에 친화적인 항 및 항만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도 중요하다. 조현수 평택대학교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세계는 지금] 영국 쇼디치와 한국 문래창작촌

쇼디치(shoreditch)는 영국의 수도 런던의 북동쪽 및 중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중소제조업의 밀집 장소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심각한 인력난을 겪기도 했으나 1990년대부터는 저렴한 임대료에 많은 예술가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예술가들의 왕성한 활동 무대인 쇼디치는 인접한 혹스턴(Hoxton)과 함께 예술적이고 트렌디한 지역인데, 주변의 화려한 클럽과 바를 젊은 창작자와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들이 채우고 있으며, 세련된 체인 레스토랑과 스마트한 게스트로펍(gastropub, 음식과 술을 판매하는 곳)부터 크래프트(craft) 커피 전문점, 누들 바까지 다양한 먹거리뿐 아니라 빈티지 상점도 즐비하다. 사실 쇼디치는 뉴욕의 할렘가처럼 이민자와 하층 노동자들이 모여 살게 되면서 우범 지역으로 범죄와의 전쟁을 치른 곳이다. 지금은 트렌디한 패션과 아티스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 됐는데, 이곳도 유명세를 타다보니 점점 임대료가 비싸져 예술가들은 점점 떠나고 있다. 쇼디치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는 그래피티(Graffiti) 아티스트 뱅크시(Banksy)의 작품이 그려진 담벼락인데, 그는 스스로를 ‘예술 테러리스트’ 라고 칭하면서 부조리한 사회의 면모와 전쟁에 관한 풍자를 거리 낙서(Street art)로 표현했다. 지금은 많은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 생겨났다. 요즘 한참 활발하게 활동하는 팀 중 일부는 아시아에 진출해 보고 싶다고도 한다. 아디다스(Adidas)나 푸마(Puma)와 같은 스포츠 브랜드들과의 커머셜 협업으로 취미가 일이 돼버린 팀들도 꽤 되는데, 제2의 뱅크시를 꿈꾸고 있다고 한다. 주류 예술 못지않게 비주류 예술을 담아내는 영국 문화에 대한 생각의 여백과 정책 실행이 맞물려 지금의 쇼디치를 만든 것 같다. 영국에 쇼디치가 있다면 한국에는 문래창작촌이 있다. 문래동은 일제 강점기에 방적공작이 들어서면서 공장과의 인연이 깊은 곳인데, 이후 철강공장, 철제상이 밀집하다가 현재는 예술가들이 몰리면서 예술과 철공소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돼 현재는 시각예술가, 공연예술가의 작업실, 갤러리, 공방, 공연장까지 100여 곳의 문화예술 공간과 300여 명의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경기·인천에는 여러 유니크베뉴를 비롯하여 다양한 문화공간이 있는데 특히 인천에는 복합문화예술 매개공간인 인천아트플랫폼(Incheon art platform)이 있다. 근대 개항기 건물을 리모델링해 재사용하고 있는 곳으로, 국내외 예술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살아있는 문화예술 공간이다. 언젠가 영국 런던 쇼디치의 예술가들과 대한민국 예술가들이 연결돼 다양한 문화 융합이 시도되기를 응원한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카타르 민간대사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