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의 산업화

지난 99년 말과 지난 2000년 초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e-스포츠는 원래 ‘Electronic Sports’의 축약된 용어이다. 협의의 의미로는 전자게임대회 또는 게임리그를 의미하지만 광의로는 게임을 이용한 대회뿐 아니라 프로게이머, 게임해설자, 미디어, 기업, 정보 등 유관 주체들의 문화·산업적 활동을 모두 포함한 의미이다. e-스포츠의 사회·문화적 발전 속도와 파급력은 이미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의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의하면 지난 2004년 기준 국내에선 모두 40억원의 상금을 두고 크고 작은 e-스포츠 100건이 열렸고 각종 대회 생중계가 주5일 방송될 정도로 게임전용 케이블방송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e-스포츠가 선수, 구단, 기업, 미디어, 관중 등 프로스포츠 구성요소를 갖추면서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게임 개발국 위상이 확고하지 않다. 비록 국산 온라인게임을 해외로 수출하면서 게임 소비국이란 이미지를 상당 부분 해소하긴 했으나 실제 상황은 여의치 못한 편이다. 문화관광부는 e-스포츠 부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관계법령 정비, 중·장기 비전 수립 등에 발벗고 나섰다. 건전한 게임문화 정착이란 표면상 명분보다는 e-스포츠의 산업적인 효용과 경제적 효과에 더 큰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e-스포츠 육성을 위한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한 편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대한 관심 표명 결과로 한국을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다. 오는 2008년 중국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온라인게임을 99번째 정식 체육종목으로 선정했고 중국 정부 내 문화부와 체육부가 자국 내 프로리그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일각에선 베이징올림픽 식전행사로 e-스포츠대회 개최도 제안했다. 우리의 경우 e-스포츠를 산업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선 첫째, e-스포츠 산업화를 통해 부가가치 창출과 둘째, 종주국 입지 굳히기 등이 관건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e-스포츠가 단순히 락(樂)으로 인식되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 앞으로 e-스포츠산업은 인터넷과 게임산업 발전과 어우러져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래는 세대와 국가간 벽을 허무는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현대인의 레저스포츠로 더욱 각광받을 것이다. /곽한병 경기대 레저스포츠학과 교수

칼싸움 놀이

장자(莊子)는 ‘설검(說劍)’편의 우화를 통해 권력자는 칼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권력은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손에 칼을 쥔 사람은 망나니처럼 칼날을 휘둘러댈 수는 있지만 허공을 자를 수는 없다. 칼은 아무것도 없는 것 앞에선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옛날 조나라 문왕은 칼싸움을 너무나 좋아했다. 밤낮으로 임금 앞에서 칼싸움을 해 죽거나 상처를 입는자가 한해 100명도 넘었다고 한다. 임금이 칼싸움에 미치면 나라가 망하는 법이다. 매일 칼싸움을 해도 구경하길 좋아하는 문왕때문에 칼싸움으로 3년을 보내자 나라 사정이 엉망이 됐다. 이웃 나라 제후들이 조나라를 멸망시키려고 하자 문왕의 태자는 걱정해 장자를 불러 임금의 마음을 바꾸려고 했다. 장자는 문왕을 만나 칼에 대해 말하는데 장자는 세가지 칼에 대해 설명한다. 첫째가 천자의 검이다. 이 칼로 앞을 내지르면 가로 막힘이 없고 아래로 내리치면 걸리는 게 없으며 휘두르면 사방에 거칠 게 없는, 한번 쓰기만 하면 제후들의 기강이 바로 서고 천하가 모두 복종하게 만드는 칼이다. 둘째가 제후의 검이다. 이 검은 한번 쓰면 천둥소리가 진동하고 나라 안 사람들은 모두 복종하고 임금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 자가 없어 진다. 셋째가 서인의 칼이다. 임금 앞에서 칼을 서로 치면서 위로는 목을 베고 아래로는 간이나 폐를 찌른다. 이것이 서인의 검이며 이는 싸움닭이나 다름이 없다. 지금 임금이 천자의 자리에 있으면서 서인의 검을 좋아하고 있으니 장자는 문왕을 경멸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문왕은 이 말을 듣고 크게 깨달아 장자의 손을 이끌고 궁안으로 들어 갔다. 이처럼 미친 개짓을 하던 문왕은 부끄러움을 알아 차리고 칼싸움 재미를 버리게 됐던 모양이다. 칼을 믿는 임금은 나라가 칼날에 베이는 고깃덩어리처럼 보일 수 있다. 아무리 휘둘러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 권력욕은 국민의 피를 부르게 마련이다. 이미 파탄지경이나 다름없는 국민경제 위기 속에서 이빨 빠진 칼을 들고 위세를 부르는 자들의 모습이 얼마나 비겁한지 서인들이 먼저 알고 있다. 미친개도 오줌을 눌 때는 뒷발을 들 줄 안다. 다리에 오줌이 묻는 것을 피하려는 까닭이다. 칼싸움놀이가 국민의 마음을 피로 적신다는 것을 안다면 뒷다리를 드는 개의 지혜를 받아 들일 수도 있는 일이다. /장현성 우리투자증권 북수원지점장

정치인과 골프

또 다시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외유골프가 정국을 흔들고 있다. 이른바 수해골프 파문이다. 인천지역 여당 국회의원 4명은 수해라는 국가적 재난상황을 외면한 채 태국 파타야로 지난 6월12~17일 골프여행을 떠났다. 이들이 수해골프 모임을 위해 출국한 지난 6월12일은 인천지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상태로 전국이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고 있는 때였다. 부적절한 시기 골프를 즐기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건 비난 이번만은 아니다. 지난해 이맘 땐 이해찬 총리가 장마철 호우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진 시각 제주도에서 골프를 즐기다 물의를 빚었고 결국 올 3·1절 또 다시 골프친 게 문제가 돼 사퇴까지 이르렀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간부들은 수해지역인 강원도 정선군 강원랜드 내 골프장에서 사업가들과 이틀간 골프를 즐긴 사실이 밝혀져 결국 당으로부터 제명당했다. 정치인들은 왜 골프에 집착하는 걸까? 서민들은 왜 이처럼 정치인들의 골프모임에 분노하는 걸까?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민족단위를 기초로 국가공동체를 유지해고 있다. 몇백년에 불과한 서구의 민족단위 근대국가 개념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정·관·재계 고위인사들은 이러한 민족단위 국가공동체 개념보다 자신들의 특권의식을 우위에 놓는다. 이들의 특권의식에 비쳐볼 때 수해와 같은 국가적인 재난상황은 자신들의 특권 의식을 뒤로 미룰 만큼의 위기 상황이 결코 아니고 탈법적이고 부당한 정·관·재계 결탁과 로비는 골프 매력을 배경으로 한층 효과적인만큼 결코 뒤로 미루거나 취소하지 않는게 다반사다. 반면 서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이들 고위인사 행태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갖는 공동체성에 비쳐볼 때, 또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요구되는 윤리, 도덕적 기대치에 비쳐볼 때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이들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고통 받고 있는 서민들의 허탈감과 박탈감은 극에 달한다. 이번 인천지역 여당의원 수해 골프외유는 전형적인 특권의식의 발로이다. 여행경비는 각자 부담했다는 당사자들의 해명과 달리 의원 보좌관 경비를 포함해 전체 여행경비의 40%는 동행한 지역 경제인이 부담했다. 공식 여행경비에서 제외된 골프비용과 유흥비용 등은 누가 부담했는지 명확한 해명조차 없다.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여당은 신속하게 유감 표명과 함께 당 윤리위원회 소집을 약속했다. 그러나 아직 별다른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임기응변식으로 사태 무마용 제스츄어가 아니길 기대하는 우리가 어리석은 것일까? /장금석 평화와 참여로가는 인천연대 사무처장

굿 뉴스, 배드 뉴스

사회 전반적으로 기쁘고 즐거운 소식보다 안타깝고 불유쾌한 소식들이 넘쳐난다. 정치는 제자리를 잡지 못해 정쟁과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학계나 법조계 등 그나마 우리 사회의 정신적 버팀목이 돼야 할 지성인 집단의 모럴 헤저드는 더 이상 그들에게 기대할 게 없을 지경이다. 서민경제는 끝 모를 나락으로 떨어져 고통의 신음소리조차 아스라한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장마 끝 수해는 그들의 깊은 삶의 질곡을 한번 더 할퀴고 지나갔다. 간혹 마음의 위안이라도 삼을 훈훈한 인정거리나 잠시라도 시름을 잊고 웃을 수 있는 상큼한 뉴스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비리·폭력·재난 등 나쁜 뉴스가 대부분이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대부분의 소시민들에게 이런 나쁜 뉴스들은 신문지면이나 TV화면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일뿐, 일상의 삶은 소소한 일들로 알콩달콩 지지고 볶고 산다. 그런데 뉴스를 통해 보이는 세상은 전쟁과 폭력, 대립과 갈등, 거짓과 일탈 등의 종합선물세트이다. 그리고 이 모든 뉴스들을 전하는 매체는 소위 언론이다. 언론이 굿 뉴스보다 배드(Bad) 뉴스에 더 많이 관심을 보이는 건 나름의 명분이 있다. 사회의 잘못되고 어두운 곳을 드러내 비판하고 해결과 치유책 등을 제시하는 건 언론의 첫번째 사명이자 역할이기 때문이다. 언론의 이러한 본성은 그것이 공공의 이익과 보도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있을 때 바람직하고 권장돼야 할 기능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언론의 모습은 그러한 사명과 역할, 기능 등에 얼마나 충실한지 의문이다. 언론들은 사회 곳곳 사건이나 사고들을 쉴 새 없이 보도하면서 속보경쟁을 벌이고 시청자들이나 독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해 센세이셔널리즘의 마약에 도취돼 있다. 그리하여 긴 호흡으로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굿 뉴스보다 짧은 호흡의 자극적이고 말초신경적인 배드 뉴스들이 언론의 우선적 보도대상이 된다. 칭찬을 먹고 자란 아이는 칭찬할 줄 아는 성인이 되고 꾸짖음만 먹고 자란 아이는 세상을 부정하고 복수하려 한다. 무분별한 칭찬의 폐해와 비판적 지성에 대한 합리적 판단을 전제로 한다면, 언론이 작은 아름다움을 실천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칭찬해주는 굿 뉴스에 좀 더 많은 지면과 보도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지금의 답답함과 어려움을 이겨내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언론이 굿 뉴스에 지금보다 10%만 더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무더위를 식혀주는 건 반드시 에어컨이나 납량영화만이 아니라 상쾌하고 아름다운 굿 뉴스일 수 있다. /이정진 오산대 이벤트연출과 교수

패스트 푸드와 슬로 푸드

정보화·지구촌화 사회변화에 직면하면서 ‘초고속 인터넷’, ‘초고속 성장’, ‘초고속 승진’ 등 우리 사회는 ‘빠른 가속도’ 문화를 좋음 혹은 성공과 동의어로 받아 들이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스피드가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이같은 속도의 코드가 우리를 디지털혁명의 선두주자로 키우게 됐음에 우리는 스스로 인정하며 그리고 만족하기도 한다. 그러나 빠른 퀵서비스, 빨리 취하는 폭탄주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인의 ‘빨리 빨리’ 문화는 빠른 근대화의 원동력이었지만 애시당초 우리의 전통적 자리에는 여유로움과 기다림의 미학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미국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맥도날드의 ‘빠르고 획일적인 맛’에 비해 우리의 전통음식은 ‘느리고 다양한 맛’을 창출했던 슬로푸드였다는 점을 다시금 음미할 필요가 있다. 메주로 담근 된장과 간장·고추장, 김치, 젓갈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곰탕, 설렁탕, 삼계탕, 각종 떡이나 묵 등은 ‘천천히 기다리며 숙성된’ 완벽한 슬로푸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러시아의 보드카나 캐리비안 해적이 즐겼던 럼주 처럼 진하고 각박한 동적 육식성이 아니라 청주나 막걸리처럼 여유있고 담담한 정적 채식성 풍류를 취하며 살아 왔다. 지난달초 탄생한 각 지방정부는 이제 갓 한달을 넘고 있다. 최근 신문을 비롯한 각 언론 보도매체를 통해 흘러 나오는 각종 기사들을 접하면서 많은 지방정부가 이같은 슬로 풍류를 망각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우려를 갖게 된다. 각 지방정부가 쏟아내는 수많은 시책과 전략 등이 과연 충분한 숙고와 냉정한 진단을 통해 얻어진 결과일까? 과거에 대한 반성과 미래에 대한 예측을 통해 지방정부 비전을 세우고 단계적 실천 모드로 이어지는 여유로움과 기다림의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느림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가꾸는 대안”이라고 역설하며 “가속은 시간의 사회적 공허함”이라고 설파했던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Emile Durkheim)의 주장이 이같은 의문에 논의의 화두를 던지고 있다. ‘빨리빨리’ 문화에 취한듯, 계절을 앞당겨 한 여름 도처에서 코스모스가 피고 있어도 고추잠자리를 품에 안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어야 하는 가을 꽃으로 될 수가 없지 않은가? /신원득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

부모들은 왜 방학을 싫어할까?

신나는 여름방학이다. 그동안 학교생활에서 탈출, 자유로운 일상으로 돌아와 새로운 것들을 찾아 공부하고 현장학습을 통해 많은 것을 만끽하는 기간이기도하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방학이 되면 마음이 설레는 학생들과는 달리 학부모들은 방학을 ‘지옥’이라고 표현한다. 신선한 방학생활에 이렇게까지 과격한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평소에는 아침에 학교에 가면 급식으로 점심도 해결되고 방과 후 학원으로 가 공부하고 집에 오면 저녁시간이다. 중·고등부 학생의 경우 밤늦게까지 학교에 있다 학원에 다녀오면 자정이 넘어야만 집에 오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이러다 보니 매월 학원비 등을 잘 내면 학원이 인적인 관리까지 맡아 주는 시스템으로 변하면서 그야말로 부모는 딱히 할 일이 없어지게 됐다. 이제 방학을 맞아 자녀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할 일들을 스스로 하지 않고 부모에게 의지하며 그동안 부모들은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을 모두 뺏겨버린 듯한 생각, 규칙적인 생활에서의 리듬이 깨진 점이 큰 원인으로 나타난 것이다. 시대 흐름에 따라 대가족이 핵가족화되면서 오로지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발상이 시작됐으며 부모와 자식간에도 매사를 챙겨주는 게 짐으로만 여겨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예전 방학은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이 더 기다리는 정적인 분위기가 있었다. 시골에선 여름이면 냇가에서 고기를 잡고 부모 일손도 도우며 원두막에서 수박과 참외를 따다 맛있게 먹으며 온 가족이 정담을 나누고 도시에선 박물관 현장학습이나 시골 할머니 댁에 가 마음껏 놀다 개학 며칠 앞두고야 집에 오는 일이 허다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던가. 방학이면 학원 가방 들고 과목마다 전전하며 예의와 정을 배우기보다는 지식을 채우느라 여념이 없다. 교육에 있어서 어떤 방법이 옳은지는 누구도 정의를 내리기가 어려울 것이다 각자가 자기의 입장에서는 객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학이란 본래의 뜻에 반해 한번쯤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고 아이들도 바쁜 일상을 잠시 쉬어가야 하는 방학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한다면 귀찮고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그 기간을 통해 더욱 알차고 보람 있는 시간으로 좀 더 여유로운 방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송정래 자유기고가

시·공간을 초월하는 IT세상

회의문화의 양상이 급변하고 있다. 화면을 통해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스피커를 통해 상대의 음성을 들으며 실시간으로 회의를 하는,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일이 보편화되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화상회의에 대한 맥락은 이어져 오고 있었지만 잦은 끊김현상, 접속의 어려움, 낮은 질의 영상과 음성 등으로 수요는 미미했다. 화상회의를 위한 넓은 대역폭의 네트워크비용과 고가의 화상장비 등도 몇몇 특수 수요층에게만 국한될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8월 남북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시작으로 공기업 및 각 부처 지방이전 등으로 원거리에 따른 업무효율화를 위해 화상회의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수많은 기업 및 관공서, 병원, 교육기관 등이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화상회의 솔루션이 도입되면 아주 높은 비용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기존 회의실 공간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데다 불필요한 인력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어 수익성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기업의 글로벌화와 사업장의 분산화는 필연적으로 화상회의의 활성화를 가져왔으며 그동안 직접 대면회의를 선호하던 국내 기업들도 업무효율성, 기업경쟁력 강화 등의 측면에서 도입하고 있는 추세이다. 서비스는 화상회의 분야로만 국한되지 않고 원격교육, 원격진료, 원격상담, 영상목회, 사이버경매, 해외취업 면접, 지방에서 올라오기 힘든 지원자 및 수험자를 위한 화상면접 등 편의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원격교육의 경우 본교 수업을 분교에서 동시에 받을 수 있으며 해외 자매결연 학교와 실시간 접속을 통해 질 높은 원어민 어학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다. 원격진료의 경우 격오지 근무자, 교도소 재소자 등 즉각적 병원진료를 받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얼마전 안양교도소에 설치된 원격의료상담서비스가 좋은 예이다. 이 모든 시스템이 과거에는 고가로 중소 기업 및 소호 점포 등은 도입하기 어려웠었다. 이로써 다시 한번 유비쿼터스 시대에 다가서려는 대한민국의 노력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IT강국다운 면모를 전세계에 펼쳐 보일 예정이다. /송원중 KT 수도권강남본부장

현대사회와 레저스포츠

레저스포츠는 신체활동을 통한 오락적 의미의 단순한 개념 보다는 복잡하고 다양한 가치와 의미들이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의미와 가치들은 현대사회에 있어서 레저스포츠의 가치가 비중있음을 시사하는 바이다. 특히 레저스포츠에는 해당 사회의 이데올로기가 내재하고 있어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러한 이데올로기는 사회 구성원들을 일정한 틀 속에 규정함으로써 사회구성원의 의식과 행동을 일정방향으로 유도하여 해당사회가 요구하는, 다시 말해 레저스포츠활동이 지향하는 목표달성이 하나가 되게 하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부정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레저스포츠는 여가시간에 행해지는 자발적인 순수차원의 스포츠활동이다. 따라서 레저스포츠는 레저의 일부분으로서 신체활동을 수반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레저활동 중의 하나인 것이다. 현대인의 레저활동이 점차 적극적인 성향으로 변화되어 가는 추세에 힘입어 여가활동 중에서 스포츠활동의 비중도가 점차 높아지게 되었고 이에 따라 레저스포츠의 태동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레저스포츠는 현대사회의 필요성에 의해 등장했으며, 레저(leisure)와 스포츠(sports)의 합성어로서 레저부문의 한 영역으로 구분된 지는 얼마되지 않으나 사회의 각종 환경적 요소의 영향을 받아 형태나 가치 등에서 변화가 나타나면서 순수한 의미와 가치만을 추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레저스포츠의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환경적 여건들과 관련하여 보아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레저스포츠는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사회제도라고 할 수 있다. 가치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이상이며 상대적 개념으로서 효용이나 만족도에 의해 평가할 수 있으며, 또한 바람직한 것이 무엇인가를 평가하는 사회적 기준을 제공하는 기능을 하고, 구체적인 행위상황에서 일어나는 규범적 기대속에 반영된다. 이는 사회화의 차원에서 볼 때 레저스포츠가 사회적 상황과 신념, 규범, 가치, 태도, 지각과 이로 인한 인지적 경험 등을 내면화시킴으로써 전체 사회의 지배적 가치를 전달하는 사회제도의 하나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레저스포츠는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사회구성원에게는 역할과 과업을 요구하여 사회가 지향하는 목표달성을 위한 절대적 수단을 지닌 지배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곽한병 경기대학교 레저스포츠학과 교수

나이팅게일과 통계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란 이름을 들으면 바로 ‘백의 천사’란 표현을 떠올리게 된다. 나이팅게일은 19세기 중엽 크림전쟁 당시 터키 전장의 영국군 야전병원에서 간호사로 봉사했는데 당시의 명성이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병자를 직접 수술하고 치료하는 의사들도 있는데 어떻게 간호사가 그렇게 알려졌을까? 크림전쟁 당시 종군기자들이 영국 신문에 야전병원의 열악한 상황을 알렸을 때 영국 정부는 나이팅게일을 비롯한 소수의 여성 간호사들을 현지로 파견했다. 나이팅게일은 현지 병원에 도착, 전쟁 부상으로 죽는 사람보다 위생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질병에 감염돼 죽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그녀는 병동의 위생환경 개선작업에 착수, 오수 구덩이를 청소하고 환기구를 설치하고 건물 일부를 개축했다. 나이팅게일의 이같은 개혁작업으로 병원 사망률은 급격히 떨어져 전쟁 후반부에는 원정군 사망률이 영국 본국 군대 사망률의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 나이팅게일은 체계적으로 자료를 정리했고 자료로부터 통계를 만들어 이같은 사실을 입증했다. 나이팅게일은 어떤 주장이 힘을 얻으려면 객관적인 통계정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그래서 그녀는 데이터를 모았고 데이터를 요약, 통계를 만들었다. 나이팅게일이 제시하는 통계란 명백한 증거 앞에선 누구도 함부로 반박할 수 없었다. 그렇게도 비협조적이던 의무장교나 정책담당자들이 통계라는 증거 앞에 변화될 수밖에 없었고 이 결과 수많은 군인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나이팅게일은 통계를 통해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녀는 특히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행정가들은 반드시 통계 활용법을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이팅게일 이후 1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통계에 대한 나이팅게일의 생각은 여전히 옳다. 오히려 지식정보화시대인 지금은 그때보다 더욱 더 그렇다고 해야 할 것이다. /박진우 수원대 교수·통계대사

식중독 예방

식중독은 음식물 섭취에 따른 건강장해로 일반적으로 식품에 식중독을 일으키는 미생물이 부착·증식하거나 독성물질의 혼입 혹은 잔류에 따른 건강상 장해를 가리킨다. 식품(물 포함)을 먹고 구토, 설사, 복통, 고열 등이 나면 식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 발생한 대규모 학교급식 집단식중독 원인은 노로바이러스였으나 우리나라 식중독 발생의 대부분은 세균이 원인이다. 집단식중독 발생은 여름철 연간 식중독 발생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식중독세균이 증식하기에 매우 좋은 온도와 습도 등의 환경조건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때 세균은 20분이면 배로 증식된다. 따라서 식중독 세균 1개가 20분후면 2개, 40분후 4개, 60분후 8개로 배수 증식돼 7시간 후면 200만개가 되고 9시간 후는 1억3천만개로 늘어난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발생하는 살모넬라 식중독은 100~1천개라는 극히 소량의 살모넬라균에 의해서도 환자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캄필로박터 장염은 100개 이하 세균을 섭취해도 집단 발생한 사례가 미국에서 보고되고 있다. 식중독 발생의 주된 원인은 식품의 불완전한 조리에 기인한다. 이에 따라 식품을 가열 조리, 중심부 온도를 70℃ 이상에서 최소 2분 이상 유지해야 대부분의 식중독 세균을 사멸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 식중독의 두번째 주요 원인인 황색포도상구균은 식품의 부적절한 보관으로 오염된 세균이 증식 생산한 독소를 섭취하거나 우리 몸에 들어온 세균이 소장에서 독소를 생산해 발생된다. 포도상구균이 생산하는 독소는 내열성이 강해 끓는 물에서도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식품은 항상 냉장 보관해야 한다. 가정에선 적절한 방법으로 가열 조리하고, 조리된 식품은 신속히 섭취하며 조리식품은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하고 행주·도마 등 조리기구를 살균·소독·건조하고 조리 전후 철저한 손 씻기 등의 주의를 기울여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식중독세균연구회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식중독 발생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연간 1조3천10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결과는 질병에 따른 개인의 고통을 제외한 사회·경제적 손실만 계산한 것으로 21세기 웰빙을 지향하는 현대인의 삶과 비교한다면 그 손실은 계산이 불가능하다. 집단식중독이 발생되면 “약만 먹으면 다 치료가 되는데 매스컴에서 왜들 난리냐”는 식의 단순 논리에서 벗어나 철저한 개인위생만이 지름길이다. /김종찬 道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장

경기도의 기회-창조산업과 고용 창출

12일 발표한 통계청의 2006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실업률은 3.4%를 나타내 전년 동월 대비 0.2% 포인트 하락하고, 취업자 수도 25만5천명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표상 안정적인 모습이지만, 문제는 뒤에 숨은 부실한 내용이다. 청년 실업률은 전년 동월대비 0.2% 포인트 증가한 8.0%를 기록했고 구직단념자도 전년대비 8천명이나 증가했다. 특히 20대 실업자 수는 33만8천명으로 전 연령계층 중 유일하게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해 청년층 실업율 증가에 일조했다. 이외에도 여러 징표들이 고용창출을 위해선 기계나 기술로 대체 불가능한 인간의 지적 능력을 활용한 창조산업(creative industry)에 힘써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2001년 이코노미스트가 세계경제 성장의 동력원이 섬유, 철강, 화학, 전자를 거쳐 문화콘텐츠로 패러다임 이동 중이라는 기사를 발표한 시점과 맞물려,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은 문화콘텐츠산업 중장기 전략을 발표해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도 2010년 문화콘텐츠 5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인프라와 국가 브랜드를 강화하는 문화산업 육성전략을 공개하고 세계적 대세에 합류했다. 그런데 문화콘텐츠기업 육성의 핵심은 인간의 창조력을 발휘한 생산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제조업에 비해 자산담보 능력이 떨어져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화콘텐츠기업의 원활한 생산자금 조달을 도와야 하고, 성공사례를 창출해 신뢰성 있는 투자와 생산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도록 하는 일을 선행하여야 한다. 투자조합 운영 등의 간접 지원 이외에도 프로젝트 직접 지원을 병행하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다. 현재 경기도로 이전하거나 혹은 경기도에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려는 문화콘텐츠기업이 늘고 있다. 관건은 얼마나 적절한 지원책으로 이들을 유인해 편안하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가 이다. 국내외 문화콘텐츠기업인들의 목소리는 하나다. 원활하게 애니메이션과 영화와 게임과 만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하는 곳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수도권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말이다. 경기도로서는 성장률을 높이고 고용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만, 현재는 이들을 유인할 방안을 좀더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김병헌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장

영어와의 전쟁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영어와의 전쟁에 빠져 있다. 영어권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필자도 그 경험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유치원생부터 이미 영어와의 싸움은 시작되고 있다. 대학에선 아예 졸업조건으로 토익·토플점수를 요구하고 있다. 보다 효과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대학생 대부분이 1~2년동안 해외로 어학연수를 다녀 오는 건 이미 보편화됐다.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대학생이 산업현장에 취업한 후에도 영어전문학원을 다니며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 등을 쏟아 붓고 있다. 대입시험은 물론 각종 자격시험이나 진급시험 등에서도 영어는 필수과목이며 능력의 척도 측정치로 자리매김된지 오래다. 하필이면 영어실력으로 사람의 학습능력을 평가하는 것일까? 다른 전공과목들은 다소 난이도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몇 개월만 노력하면 어느 정도 이해와 정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영어는 단시일 내 마스터할 수 없다. 오랜 시간동안의 끈질긴 노력이 없이는 해결되지 않는다. 성실성, 지구력, 암기력 그리고 인내심 등을 모두 평가할 수 있는 과목이 영어 말고 또 무엇이 있겠는가? 우리의 영어구사능력이 최하위란 보도를 종종 접한다. 우리의 언어문법구조가 영어와 완전히 다른데다 동·서양 문화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영어는 사실 우리에겐 어렵다. 까닭은 영어는 철자와 발음이 다르고 ‘A’나 ‘An’, ‘The’ 등 관사가 우리뿐만 아니고 미국인들도 혼동하며 빼먹기 일쑤이기 때문인데다 구강훈련을 필요로 할만큼 우리들 혀로는 따라하기 힘든 발음과 엄청난 양의 어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문화와 기술 개발이 앞섰다는 말이다. 외교도 그렇다. 외교에는 외국어가 우선이다. 그것도 고급 영어를 구사해야 국익에 도움된다. 국익을 위해 몸을 바치겠다고 기염을 토하는 정치지도자가 외국인을 만나 입을 열지 못하면 상대가 어떻게 보겠는가? 회사 이익 극대화를 외치면서 정작 상담을 남에게 맡기는 사장이 있을까. 필자가 외국에서 공부하던 지난 80년대초만해도 학생들의 해외어학연수는 꿈도 꾸지 못했다. 요즘 어린 학생들의 해외 언어연수로 붐비는 비행기를 보면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세계를 지배할 날이 머지 않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영어를 정복하는 방법은 소리 내 아침마다 한 시간씩 읽는 것이다. 해외 어학연수도 좋지만 지속적인 자기와의 싸움이 먼저다. /김경수 경원대 회계학과 교수

통신과 방송의 융합 IPTV

통신과 방송이 융합되는 새로운 컨버전스(Convergence)의 대표주자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가 우리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방송이 정해진 프로그램들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이라면 융합의 시대에는 통신망을 통해 방송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소비자들이 TV 등 방송매체를 통해 인터넷 검색이나 SMS 문자전송, VOD 서비스 등 인터넷 서비스나 전화를 걸 수 있다. 즉 IPTV는 단순히 인터넷을 통해 TV를 본다는 개념이 아니라 프로그램 제공자와 서로의 뜻을 교환할 수 있는 획기적인 매체로 발전한 개념이다. IPTV는 처음에는 TV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하고 향후에는 와이브로(Wibro)에 접목돼 이동중에도 TV를 시청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가정에서, 또는 밖에서도 하나의 단말기를 통해 인터넷과 TV를 함께 볼 수 있는 유비쿼터스시대를 열게 된다. 이처럼 IPTV는 양방향성과 이동성을 확보, 기존의 케이블TV나 위성TV 한계를 뛰어넘어 방송과 통신의 대표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IPTV는 이미 20여개국에서 상용화됐고 30여개국에서 시범 서비스중이다. 우리도 이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KT의 경우, 지난 3월 각계 인사들을 초빙, IP미디어 시연회를 성공적으로 열었으며 빠른 시일 내 서비스가 상용화될 수 있도록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관련 법제가 정비되지 않아 본격적인 서비스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T경영연구소는 ‘융합서비스의 발전적 진입방안’이란 보고서를 통해 IPTV가 1년 지연되면 1조원, 2년 지연될 경우 2조원 등의 경제적 기회 손실이 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 빠른 시일 내 법제가 정비돼 소비자 후생극대화 차원에서 서비스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리가 정보통신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다. 초고속 통신망에서 인터넷 활용까지 우리가 다른 어느 국가보다도 앞서 가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자부심과 긍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IT트렌드 융합의 시대에 전세계 IT를 리드하는 강국답게 사전 준비에서 서비스까지 차질 없도록 정부와 통신사업자, 국민 모두 관심을 갖고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할 때이다. /송원중 KT수도권 강남본부장

도전인생

요즘 세태를 보면 어려운 길은 피해가려고만 한다. 진로 선택도 자신의 명확한 비전 여부보다는,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영악하게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자신의 두려움에 갇힌 사람은 노예와 다름없고 그의 자유는 갇힌 자유이다. 위험에 뛰어 드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의 인생을 보면 그런 면에서 배울 게 많다. 변대규 사장은 지난 60년 경남에서 태어나 가난했지만 우등생으로 학창시절을 보냈다. 지난 89년 서울대 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따자마자 ‘건인시스템’이란 작은 회사를 차렸다. 이후 미래는 디지털시대라고 보고 지난 94년부터 디지털 가전에 주력했다. 여러번 위기가 있었지만 ‘같은 위기는 반복되지 않는다. 늘 새로운 위기가 기다린다’는 나름의 철학을 기반으로 따분한 일에도 싫증내지 않고 끈질기게 참고 도전, 위기를 극복해냈다. 그는 제품수출방식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에서 탈피, 과감히 휴맥스 브랜드로 바꾸고 목표시장도 방송국에서 일반 유통시장으로 바꾸는 모험을 단행했다. 인지도도 없는 회사가 일반시장에 제품을 내놓는 건 큰 도박이었으나 큰 도전 끝에 큰 결과를 만들어 냈다. 휴맥스는 시가총액 5천억이 넘는 훌륭한 회사가 됐다. 그는 “일이 잘 풀릴 때 배울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위험을 넘어도 또 다시 포기하고 싶은 위기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정말 재수좋게 그냥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 자신이 저절로 굴러들어온 운을 잡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산을 오르는게 힘들까 생각하지 말고 어떤 큰 산을 오를까를 고민해야 한다. 큰 도전은 사람들을 크게 성장시키고 나중에 오래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을 남긴다”고 말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우리 모두 자신의 명확한 비전을 만들어 자신이 원하는 인생여행의 도전을 도모해야 한다. 창의력과 적극성을 갖고 일을 찾아 나서자. 일을 찾아 할 때 그 사람은 이미 성공의 길로 들어 선 것이리라. /장현성 우리투자증권 북수원지점장

참으로 현명한 국민

가치는 생존 앞에 무력했다? 지난 5·31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한 신문에 실렸던 글의 내용중 일부이다. 분단에 기생한 이념적인 강요와 무력을 앞세웠던 독재의 비상식이 끝나고 87년 우리는 민주주의를 맞이했다. 이른바 87년체제가 시작된 것이다. 대단히 제한적일지라도 긴 독재의 어둠을 끝내고 맞이하는 빛이었기에 그것은 우리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절차적인 민주주의는 그렇게 20년 가까이를 지나오며 확대됐다. 그러면 새로운 시대가 추구하는 시대적인 가치는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큰 나라와 작은 나라가 대등하게 협력하며 공존적인 가치에 기초해 인류가 생산한 부(富)를 함께 공유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권력과 부를 가진 자들이 유포한 중산층 의식에 사로잡혔던 민중들이 IMF 이후 집단의 최면에서 깨어났다. 투기자본은 FTA(자유무역협정)로 이 땅의 금융과 의료, 교육, 농업 등을 가리지 않고 야수의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GDP의 70% 이상을 상품무역에서 얻고 있는 우리 경제 실정을 앞세워 아수라(阿修羅)식의 공세를 취하는 자본의 논리 앞에 대다수 민중들의 FTA반대 논리는 대단히 빈약하다. 이들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10년으로 황폐화된 멕시코 경제는 페소화의 가치폭락으로 인한 것이지 결코 자유무역협정 때문만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들에겐 거리를 뒤덮은 빈민과 노점상들은 보이지 않는다. 오직 늘어난 생산량과 수출만 보일뿐이다. 반면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레바논 공습은 자위를 위한 정당한 행동이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독재로부터 이라크 민중을 해방시키기 위한 전쟁으로 왜곡된다. 온 나라가 큰물로 시름에 젖어 있다. 매년 반복적이지만 그 슬픔과 충격은 이상하리만치 내성화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미 FTA협상이 몰고 올 피해는 결코 태풍이나 장마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한마디로 재앙이다. 얼마 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다수 국민은 정부의 한·미 FTA 협상속도에 불만과 함께 협상문 공개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과반수 이상은 한국이 불리한 협상임을 이해하고 있었다. 참으로 현명한 국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2일 서울 시청 앞.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국민은 새로운 시대의 가치와 자신의 생존을 위한 실천을 일치시키고 있었다. /장금석 인천연대 사무처장

하늘에 구멍을 뚫은 것이다

일주일 넘게 계속되고 있는 태풍과 집중호우로 온 나라가 물난리를 겪고 있다. 최악의 수재를 당한 온 국민이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길이 끊기고 산이 무너져 내리고 집은 쓸려나가고 사람은 죽고 다쳤다. 산간 마을은 고립되고 도시는 물에 잠겨버렸다. 예년의 장마나 태풍이 보여준 피해 양상과는 확연히 다른 집중호우 현상이다. 확실히 최근 수년간의 이런 집중호우 현상은 단순히 일시적 기후변화라고 보기 어렵다. 과거에는 7월 장마와 8월 불볕더위라고 하였지만 지금은 8월에도 호우가 내리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70년대에 비해 연간 비가 오는 날은 100일이나 줄었지만 강우량은 100㎜나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결국 비 오는 날과 비 오는 양이 집중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에는 강릉 등 영동지역에 800㎜에 이르는 집중 호우가 내렸고 이번에도 거의 이에 근접하고 있다. 집중호우를 겪으면서 사람들은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찌 하늘에 구멍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하늘은 이미 빈 공간인데 따로 구멍이 뚫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원망 섞인 하늘에 대한 푸념은 자연의 재앙 앞에 무력한 우리 자신에 대한 탄식일 터이다. 어쨌거나 ‘하늘의 구멍’을 메우지 못한다면 우리는 해가 갈수록 오늘보다 더한 재앙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왕에 대책을 세운다면 단기적으로 제방을 두텁게 하고 수로와 저수지를 잘 정비하는 행정적 정책이 우선할 일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재난은 자연재해이기도 하지만 일정 정도는 인재이기도 하다. 고쳐야 할 부분을 고치지 않았기 때문에 거듭되는 재난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근원적인 문제는 지구온난화라는 ‘하늘에 구멍을 뚫은’ 인류의 문제이다. 이미 오래 전에 지구 기후변화방지협약이 체결되고, 나라별로 지구온난화를 줄일 수 있는 온실가스 축소 목표를 설정하였지만, 정작 이 책임을 다하는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는 나라는 없다. 특히 지구 온실가스의 25%를 배출하는 미국은 산업 위축을 염려해 협약 자체를 외면하고 있다. 소유와 편익만을 좇아온 인류가 스스로의 만용을 반성하고 겸손해지지 않는 한 하늘의 구멍은 결코 작아지지 않을 것이다. 하늘은 ‘구멍이 난’ 것이 아니고 ‘구멍이 뚫린’ 것이다. /이정진 오산대 교수 수원환경운동연합의장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정부

지방시대라는 용어는 이제 우리 시대의 평범하고도 일반화된 친숙한 언어로 자리잡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지방자치 필요성에 모아졌었던 관심사는 민선4기를 전후, 새로운 화두에 접하게 됐다. 지방시대 주역인 주민과 그들의 선거에 의해 선출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 역량과 위상에 대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헌법을 비롯, 어느 법률, 혹은 어느 시행령에도 지방정부란 용어는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중앙집권시대의 연장선에서 중앙정부의 일선행정기관으로 여겨졌던 ‘지방자치단체’란 개념으로 규정됐을뿐이다. 왜 ‘지방정부(Local Government)’란 용어는 법령체계에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 중앙정부는 이같은 용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단적으로 지방차원에서의 지방정치를 애써 무시하거나 혹은 지방정부의 집행기관과 의결기관 등을 아직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를 막론하고 지방으로 되돌려 주겠다고 외쳐오던 교육자치권과 경찰자치권 이양이 벽에 부딪히고 있음은 이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회자되고 있는 수도권정책, 상수원관리, 광역교통행정, 뉴타운계획 등 각종의 쟁점사항들을 짚어 본다면 과연 지방정부가 정책형성권, 나아가 정책결정권을 갖고 있는가에 대해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주위의 많은 지방정부들은 그들이 입안한 계획이나 시책을 실현시키기에 중앙정부의 상위정책이나 기존의 법령 등이 걸림돌로 작용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을 요하지 않을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방시대 이름에 걸맞지 않은 중앙집권적인 사고의 틀이 아직도 우리의 정치행정 시스템에 깊이 뿌리박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자치권이란 어디까지나 국가로부터 수여(授與)된 영역에서 존재하며 독립된 권한은 아니다”라고 하는 이론적 시각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같은 한계를 인정해도 “지방자치란 스스로의 의사와 결정, 그리고 책임을 담보로 존재하는 고유권을 갖고 있다”는 근본적 취지를 부정하면 안된다. 작금에 나타나는 중앙정부의 과도한 통제와 간섭을 보면서 우리에게 과연 ‘지방정부란 있는가. 그리고 진정한 지방자치가 존재하는가’에 대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잔잔한 분노와 좌절이 동시에 덮쳐오고 있다. /신원득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물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물이 뭐냐구요? 사파이어, 다이어몬드 같은 보석이냐구요? 아니예요. 바로 착한 마음씨예요. 착한 마음씨의 씨앗을 많이 뿌려 물을 주고 잘 자라게 정성껏 가꿔 주면 세상에 평화와 행복이 오지요. 그러니까 착한 마음씨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물이예요.” 수원 정자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임예솔 어린이가 지은 동시를 옮겨 쓴 글이다. 며칠 전 수업을 하던중 ‘어떤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일까?’란 주제로 의견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런데 앞자리에 앉아 있던 예솔이가 “요즘은 선생님이 수업을 잘 하려면 첫째, 아이들을 웃기는 유머와 재치가 있어야 하고 둘째, 공부를 잘 가르치는 지도능력이 있어야 하며 셋째, 타고난 재능과 전문적 지식이 있어야 하고 넷째, 수업을 재미있게 진행, 학습의 능률을 올리는 재미가 있어야 하며 다섯째, 수업중 아이들이 떠들면 통솔하기 위해 적당한 화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순간 필자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가장 올바른 스승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또 요구하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예솔이가 직접 써 필자에게 건네준 한편의 동시에 담겨있는 착한 마음씨와 다섯가지 핵심 내용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나 자신을 세상 밖으로 꺼내 고민하게 됐고 문명이 발달함에 있어 이제는 인간의 정신적인 세포까지도 무한한 발전을 가져오고 있음에 거부할 수 없음은 물론 자라나는 아이들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이 동시에서 우리에게 던진 화두는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스승을 일컫는 깊은 뜻이 들어있지 않을까. 그동안의 나 자신은 이중 어디만큼에 근접해 있는 인격과 지식을 갖추고 있는가를 분석, 스스로에게 자긍심과 반성으로 칭찬하고 채찍하며 위로하고 있다. 인간에게 마음씨는 본래 갖고 있는 심성을 이야기해 씨앗은 결코 작거나 거칠어선 안되고 그야말로 보물일 때라야 만이 비로소 귀한 존재로 대접받고 거듭나는 긴 생명력을 지니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결과를 기록에 남기는 것만이 최선의 교육이라고 하기엔 이젠 너무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러기에 21세기의 변화무쌍함을 동반한 다양한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무지 속에서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야 할 때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인위적인 꾸밈이 아닌 본시의 자신, 그리고 다가오는 변화에 순응하며 최선을 다하는 노력한 자의 진지한 모습이 아니던가. 예솔이는 비록 이 값진 보물을 작은 음성으로 낭송했지만 가슴 속 넓은 한자리 예쁜 액자에 넣어 영원히 간직하려 한다. /송정래 자유기고가

문화 복지와 민주화

복지사회나 복지국가란 말이 더 이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요즘 세상이다. 배고픈 사람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엔 먹고 살 수 있으면 모든 게 다 해결되리라 생각했지만 굶는 사람들이 사라지는 요즘은 어떤 삶을 누리며 사는가가 훨씬 더 중요해진 세상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도 복지사회 이상에 접근하고 있다는 말이다. 흔히 등장하는 웰빙이니 정신적 풍요니 하는 광고문구들도 이같은 현재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문화의 세기’라는 말도 경제적 풍요와 무관하지 않다. 아직 배부른 소리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먹고 살만큼 좋아진 상황에서 어떻게 살지가 관심사로 등장하는 건 당연하고 문화생활을 누리는 건 복지를 위한 해결책을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귀족이나 부유층만이 문화상품을 소비하던 과거 서구사회에서 평민이나 빈민층에게 미술품 감상이나 음악 감상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19세기말 제7의 예술이라고 불리는 영화가 등장하자 독일 사회학자 발터 벤야민은 ‘기계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이란 논문을 통해 문화적 민주사회 이상의 실현을 예견했다. 필름 복제를 통해 수없이 재생산될 수 있는 영화의 특성을 통해, 순수예술의 원작이 지니는 진본성(眞本性)을 없애고 대중과의 거리를 감소시켜 많은 사람이 예술작품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그의 설명은 ‘모나리자’의 모작을 보고 원작 감상을 주장할 순 없지만, 전국에서 동시 상영되는 ‘왕의 남자’를 보고 진본 다툼을 벌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벤야민은 많은 사람들이 문화상품들을 소비하고 이에 대해 말할 수 있는 혜택이 민주사회를 이룩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파악하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이 문화복지 제로를 모토로 벌이는 미디어센터 건립 등의 문화저변확대사업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돼야 한다. 19세기말이나 20세기초보다 훨씬 더 첨예한 영상시대에 문화생활은 영상문화상품의 생산·소비와 무관하지 않고 여기에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스토리와 문법을 읽고 비판적으로 소비하는 능력이 밑거름이 된다. 한발 더 나아가 문화저변 확대는 향후 문화상품들을 능동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인력을 조기 교육하는 인력 양성사업이다. 미디어센터 건립·운영, 찾아가는 콘텐츠 상영회는 배부른 얘기가 아니라 교육사업이자 복지사업이며 더 넓게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는 민주화사업이다. /김병헌 경기디지털콘텐츠 진흥원장

인구통계로 본 경기도

얼마 전 통계청은 지난해 11월 실시했던 인구주택총조사 중 인구부문에 대해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중 경기도의 인구통계를 살펴 보면 몇가지 뚜렷한 특징이 나타난다. 경기도는 국내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젊은 지역이다. 지난해 11월1일 현재 국내 총인구는 4천728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경기도 인구는 1천41만명으로 982만명의 서울을 제치고 전국의 시·도중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00년까지는 서울이 수위를 달렸는데 지난해 조사 결과 경기도가 수위를 차지하게 된데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구 1천만명이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특별시나 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시·군중 인구가 많은 10대 도시중 1위는 수원(104만명), 2위는 성남(93만명), 3위는 고양(86만명), 4위는 부천(83만명), 5위는 용인(69만명), 6위는 안산(67만명), 9위는 안양(61만명) 등 무려 7곳이 경기도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체 인구수는 지난 5년동안 114만명 정도 늘었는데 반해 경기도 인구는 143만명 정도 늘어 경기도의 인구 증가수가 전국 증가수보다 더 많았다. 이는 경기도를 제외한 전국 인구는 5년 전보다 약간 줄어든 반면 경기도만 인구가 늘었음을 뜻한다. 경기도내 31개 시·군중 2만명 이상 인구가 늘어난 지역이 20곳에 이르고 있음을 감안하면 경기도 인구 증가는 특정 시·군에 국한되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전국 시·군중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시·군중에도 경기도의 용인(1위), 안산(2위), 고양(4위), 화성(6위), 수원(7위), 남양주(8위), 시흥(9위), 광주(10위), 부천(11위), 파주(12위) 등이 상위에 포함됐다. 경기도민들의 연령 분포는 전국 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경기도를 제외한 지역들의 15세 미만 유소년 비율이 18% 정도인데 비해 경기도는 21.5%에 이르고 있다. 65세 이상 노년 비율도 경기도를 제외한 지역의 경우 13.5%인데 경기도는 7.3%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어린이는 많고 노인은 적은 셈이다. 위에서 지적한 특징들을 요약, 오늘의 경기도를 표현하면 ‘활력 있게 성장하는 젊은 경기’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경기도가 차지하는 막중한 위상을 생각할 때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디딘 지방정부 지도자들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에 잠 못 이루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박진우 통계대사 수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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