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 예술적 감성 형성…군포문화재단 '네버랜드 in 군포'

군포문화재단은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문화가 있는 날 시리즈 공연 <네버랜드 in 군포>를 진행한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네버랜드 in 군포>는 ‘네버랜드’라는 동화 속 공간을 주제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즐기며 예술적 감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고자 기획됐다. 군포문화재단 관계자는 “다양한 교훈적 메시지를 담은 프로그램으로 올해 시리즈를 구성했다”며 “어린이와 청소년이 가족과 함께 공연을 통해 예술적 감성을 키울 수 있도록 마련했다”고 밝혔다. 시리즈의 첫 공연은 오는 28일 오전 11시 군포문화예술회관 철쭉홀에서 열리는 인형극 <루루섬의 비밀>이다. 국내 인형극단 예술무대산과 일본의 그림자극단 카카시좌가 공동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도시소녀 하루가 루루섬에서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모험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독특한 인형과 섬세한 그림자 표현, 영상이 어우러져 대사 없이도 관객들이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극이 진행돼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6월에는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패밀리 클래식 콘서트>가 진행된다. 또한 8월에는 창작집단 움스의 무용극 <벌룬스>, 9월에는 세종국악관현악단의 <친절한 돼지씨 갈라콘서트>, 10월과 11월에는 각각 어린이 환경연극 <쓰레기꽃>, 연극 <아버지와 살면>이 관객과 만난다. <네버랜드 in 군포>의 입장료는 각 공연별로 문화가 있는날 특별가를 적용해 전석 1만원이다. 공연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군포문화재단 누리집을 참고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정자연기자

이혜라 '기적의 치유' 모나코 스페이스서 3일간 개최

“제 그림에는 다양한 마음이 들어있습니다. 그림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고 행복함을 느꼈으면 합니다.” 커다란 붓을 들고 넓은 캔버스 앞에 선 이혜라 작가. 그가 붓을 움직이자 관객들은 숨을 죽이기 시작했다. 검은색 물감으로 거침없는 붓질을 하고 붓에 물감을 묻혀 사방으로 튀게 하더니 그는 ‘갇힌 꽃’이라는 작품을 완성했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모나코 스페이스에서 이혜라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기적의 치유>가 열렸다. 이번 전시는 조용히 그림을 감상하는 여느 전시와는 달랐다. ▲라이브 드로잉 ▲그림 리딩 ▲라이브 방송 ▲Night Gallery 등 4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전시장에는 ‘인생이라는 아픔의 숲’, ‘아름다운 인생’, ‘태양의 눈’, ‘춘화도’ 등 이혜라 작가의 신념이 담긴 작품 350여점이 내걸렸다. 이혜라 작가 작품에는 장미, 촛불, 눈, 칼 등 과감한 소재가 등장한다. 이 작가는 강렬한 색을 사용해 관객들에게 충격을 선사한다. 이 작가는 “이러한 충격이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보게 하고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속마음을 꺼내게 한다”고 말했다. 이혜라 작가는 관객 앞에서 즉흥으로 그림을 그리는 ‘라이브 드로잉’을 진행했다. 작가는 관객들과 함께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인지, 그림을 어떤 마음을 담아 그리는지 등에 대해 설명하며 관객들과 소통을 이어나갔다. 이 작가는 “그림 그리는 것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자신의 마음을 담아 그리면 어렵지 않다”며 “자신이 제일 행복했을 때, 가장 슬펐을 때, 속상했을 때 등의 마음을 담아 그려낸다면 그것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12일 전시 개최 첫날엔 이혜라 작가가 ‘한민족의 눈’, ‘무사의 검’, ‘여자의 눈’, ‘혜라, 꽃으로 피어나다’, ‘똥싸배기’, ‘사랑스러운 내 남자’, ‘갇힌 꽃’ 등 총 7개의 갤러리에서 그려냈다. ‘라이브 드로잉’ 시간이 지나고 관객들에게 그림과 그림에 담긴 내면을 설명해주는 ‘그림 리딩’과 화려한 조명과 관객들이 원하는 음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Night Gallery’ 시간이 이어졌다. <기적의 치유>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이혜라 작가와 그의 작품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며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통해 작품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미술관에서 만난 자연과 쉼, 벗이미술관 '그리니:green'展

미술관이 장기화된 코로나로 지친 일상에 잠시 머무를 수 있는 휴식같은 공간으로 옷을 입었다. 용인 벗이미술관이 새로운 기획전시 《그리니:green》을 지난달 30일부터 선보이고 있다. 마키토이, 범진용, 안소현, 이영리 4인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초록과 휴식, 식물’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작가 4인의 시선에서 기록된 휴식과 초록의 시간을 마주한다. 1·2 전시실에서는 최근 각광 받는 안소현 작가가 펼쳐낸 현실과 환상의 경계선 어딘가의 공간이 펼쳐진다. 안소현 작가는 그림을 통해 치유와 휴식을 선사하는 작가 중 한 명. 그의 작품 대부분에는 식물이 존재한다. 실제 존재하는 공간에 작가의 환상을 담아 새로운 공간으로 창조된 이 곳에서 관객은 다른 세계로 초대받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3전시실에서는 범진용 작가의 ‘풀’ 시리즈를 볼 수 있다. 범진용 작가는 ‘풀’ 시리즈를 통해 사람이 머물다 떠난 이후 폐허가 된 공간에서 피어난 잡초의 모습을 형상화 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6m에 다다르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작품과 마주하게 된다. 아스팔트에 핀 꽃처럼, 이렇게 버려진 공간에서 강한 생명력을 뿜어내며 무성히 자라난 잡초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가 힘든 순간을 마주할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위로하고 격려해준다. 4전시실에서는 마키토이 작가의 페이퍼 드로잉(paper drawing) 365 드로잉(word drawing) 시리즈를 마련했다. 마키토이 작가의 작품 표현방식은 꽤 새롭다. 작품을 새롭게 구현해 내면서 종이정원을 탄생시킨다. 자연의 식물에서 영감을 받아 실제로 존재하는 식물이나 작가의 상상으로 만들어낸 식물의 이미지를 매주 6일간 페이퍼 컷아웃(paper cutout)방식으로 재현하고, 이렇게 완성된 식물의 이미지를 매주 마지막 하루에 모아 종이 정원으로 선보인다. 또 마키토이 작가가 2020년 한 해 동안 매일 작업한 365 드로잉도 만나볼 수 있다. 5전시실과 자료실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 이영리 작가가 전하는 따뜻한 풍경의 위로를 느낄 수 있다. 계절감이 풍부하게 살아있는 작품을 통해 마치 자연과 하나가 된 듯 한 몰입감을 받는다. 벗이미술관은 ‘초록이 주는 휴식과 위로’라는 전시 콘셉트에 맞춰 ‘나에게 주는 초록 선물’이라는 체험 이벤트도 진행힌다. 입장 티켓 발권자에 한해 코인과 화분을 무료로 제공하며, 전시장 내부에 준비된 공간에서 관람자는 자신만의 그린팟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전시를 준비한 고우리 학예사는 “지난해는 코로나와 관련해 일상과 관련된 전시를 선보였는데, 연장선상에서 그림과 자연을 연계해 테라피적인 전시 선보이고 싶었다”면서 “4명의 작가가 자연과 초록 등을 주제로 작품을 해왔지만 개성이 강해 작품의 콘셉트가 겹쳐지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미술관에서 휴식과 치유를 느끼고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7월 31일까지. 정자연기자

정나라 상임지휘자·경기필 '환상의 조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오는 27일과 28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스터피스 시리즈 III -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을 선보인다. 공주시충남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인 정나라 지휘자의 지휘로 무소륵스키 ‘민둥산의 하룻밤’, ‘전람회의 그림(라벨 편곡)’, ‘글라주노프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송지원)을 연주한다. 1부는 ‘민둥산의 하룻밤’으로 연다. 이 곡은 무소륵스키가 러시아 남부 키이우(키예프)의 트라고라프라 산에서 매년 6월 24일 열리는 성 요한제의 전설에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고 알려진 교향시다. 성 요한제 전날 밤 온갖 마녀들이 민둥산에 모여 악마를 기쁘게 하는 잔치를 벌인다는 내용의 곡으로 기괴한 연회 장면을 생생하고 드라마틱하게 펼쳐 19세기 독창적인 관현악 작품으로 손꼽힌다. 2부에선 무소륵스키의 대표작 ‘전람회의 그림’이 연주된다. 이 곡은 무소륵스키의 친구 하르트만의 유작 전시회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 독특한 구성과 대담한 표현이 돋보이는 곡으로 이번 연주회에서는 모리스 라벨이 편곡한 관현악 버전으로 연주된다. 특히 ‘콩쿠르 퀸’으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이 글라주노프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송지원 바이올리니스트는 레오폴드 모차르트 콩쿠르, 윤이상 국제 콩쿠르, 앨리스 앤 엘레노어 쇤펠드 국제 콩쿠르 등 다수 콩쿠르에서 입상을 한 바이올리니스트. 협연할 글라주노프 바이올린 협주곡은 ‘러시아의 모차르트’라 불리는 글라주노프가 직접 바이올린을 배우며 작곡한 곡이다. 차이콥스키 발레 음악을 연상시키는 1악장을 지나 후반부로 갈수록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점차 화려해지는 곡으로 유명하다. 정나라 상임지휘자와 경기필의 조우도 기대된다. 정 지휘자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부지휘자로 7년 간 몸담았다가 올 1월 말 경기필을 떠났다. 정자연기자

베르디의 대작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6월18~19일 성남아트센터 공연

베르디의 대작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가 경기지역에선 처음으로 6월 18~19일 양일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총 5막 구성의 대작으로, 국립오페라단이 창단 6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이번 무대에서 전막을 모두 공연한다. 무대를 앞둔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를 미리 살펴본다.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는 1282년 부활절에 일어난 ‘시칠리아 만종 사건’ 기반으로 만들어진 베르디의 역작. 프랑스의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갈망해오던 시칠리아인들이 부활절 저녁기도를 알리는 종소리를 신호로 독립을 외치며 투쟁한 사건을 다뤘다. 베르디 오페라 중 가장 웅장한 서곡과 주인공 엘레나가 부르는 ‘고맙습니다, 친애하는 벗들이여’ 등의 주요 아리아가 큰 사랑을 받아왔다. 작품은 시칠리아의 공녀 엘레나와 저항군 아리고, 프랑스의 총독 몽포르테의 이야기를 다룬다. 아리고와 엘레나를 비롯한 시칠리아 인들은 프랑스에 대한 항거 계획을 세우지만, 총독 몽포르테가 과거 시칠리아 연인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 아리고임을 알게 되면서 겪는 고뇌와 갈등을 그려낸다. 외세에 억압받는 역사적 비극 속에서 개인이 겪는 비극의 서사를 세밀한 심리묘사와 갈등을 통해 표현한다. 특히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정상급 성악가들을 한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시칠리아의 공녀이자 아리고의 연인 ‘엘레나’ 역은 소프라노 서선영과 김성은이, 조국애와 부정(父情) 사이에서 갈등하는 시칠리아 저항군 ‘아리고’ 역에는 테너 강요섭과 국윤종이 출연한다. 또한 프랑스의 총독이자 아리고의 친아버지인 ‘몽포르테’ 역에는 베이스 양준모가, 시칠리아인들이 존경하는 독립투사 ‘프로치다’ 역은 베이스 최웅조와 김대영이 맡는다. 이외에도 메조 소프라노 신성희, 베이스 유명헌, 박의현, 김석준, 테너 조철희, 최성범, 이요섭 등이 함께한다. 연출은 2016년 국립오페라단의 <오를란도 핀토 파초>로 국내 관객과 만났던 이탈리아 연출가 파비오 체레사가 맡았다. 또 <마농>, <삼손과 데릴라>, <호프만의 이야기> 등 여러 차례 국립오페라단 무대에서 호평을 받은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이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노이오페라코러스를 이끈다. 티켓은 성남아트센터와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온라인 또는 전화로 예매할 수 있다. R석 10만원, S석 7만원, A석 5만원, B석 3만원이다. 오는 13일까지 예매 시 30%의 조기예매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자연기자

“故이애주 선생 기억하며 우리춤 맥 잇자”…11일 경기아트센터서 무대

‘시대의 춤꾼’ 故이애주 선생을 기억하는 공연이 수원에서 열린다. 경기아트센터는 오는 11일 오후 8시 소극장에서 이애주 선생의 춤 세계를 조명하고 전통춤의 명맥을 잇는 모습을 담은 공연 ‘우리 춤의 혼과 맥, 그리고 기억’을 연다. 이 공연에는 이애주 선생의 춤을 올바르게 전수하기 위해 결성된 ‘한국전통춤회’가 살풀이, 태평춤 本, 승무 등을 재구성해 나선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경기도무용단도 추모의 마음을 담아 각각 가곡 <이수대엽>과 <제(祭)>를 무대에 올린다. 이애주 선생은 ‘국가무형문화재 27호 승무’ 초대 보유자인 벽사(碧史) 한영숙(1920~1989)의 제자로 1996년에 스승을 이어 2대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전통춤의 뿌리이자 원류 한성준 선생(1874~1941)과 손녀 한영숙으로 이어지던 전통춤(승무, 살풀이춤, 태평춤, 태평무)의 맥을 계승하는 한국무용사의 큰 흐름이기도 하다. 1987년 6월 항쟁 한복판에서 <썽풀이춤>, <바람맞이춤>을 선보이며 ‘시대의 춤꾼’으로 불리었던 이애주 선생은 우리 춤 움직임의 근원과 본질을 오랜 시간 연구했다. 특히 고구려 춤의 원류와 상징체계를 탐구, 가무악의 뿌리인 오행소리춤-영가무도(詠歌舞蹈)를 연구·복원·재현하는 등 예술적, 학문적 성과를 이루어 낸 전방위 춤꾼으로 인정받아 왔다. 이연우기자

‘조선 여인의 삶의 자세’…파주 벽봉한국장신구박물관

현시대 귀걸이와 목걸이, 팔찌 등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다양한 아이템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한다. 조선시대엔 어떤 것으로 자신을 뽐냈을까. 조선시대엔 귀걸이, 목걸이 대신 노리개로 몸치장을 했었다. 노리개는 한복 저고리의 고름이나 치마 허리 등에 다는 패물이었다. 궁중에서는 물론 상류사회와 평민에 이르기까지 널리 애용된 장식물이다. 통상적으로 허리띠에 여러 장식을 달아 착용하던 신라의 요패(腰佩)가 노리개의 기원으로 여겨진다. 많은 여성들이 이용한 만큼 그 종류 또한 다양했다. 이러한 노리개를 주제로 조선 여인의 삶과 자세, 기품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지난 4일 파주 벽봉한국장신구박물관에서 개최된 <조선여인의 장신구 이야기-노리개> 전시다. 오는 11월2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전시는 ‘2022년 지역문화예술 플랫폼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조선왕실의 패식류 뿐만 아니라 반가의 여인들이 사용했던 노리개를 기록 자료와 함께 새로운 시각으로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전시는 노리개들 속에 담긴 이야기를 조명하고 관람객이 이해하기 쉽도록 글과 사진, 유물 등 3가지 요소를 적절히 배합해 소개했다. 조선 왕실 및 전통 공예문화의 정교함과 문양, 색 등 노리개에 존재하는 심미적·철학적 의의를 만날 수 있다. <조선여인의 장신구 이야기-노리개>에서 소개되는 노리개는 외형상 섬세하고 다채로우며 호화로운 장식이 있는 노리개다. 특히 이 노리개들은 ‘부귀다남(富貴多男)’, ‘불로장생(不老長生)’, ‘백사여의(百事如意)’ 등 시대적인 행복관을 바탕으로 한 여인들의 염원이 담겨있었다. 행복을 의미하는 박쥐노리개, 갖가지 색깔의 비단으로 만든 복주머니노리개, 크고 작은 나비로 꾸며져 단조로운 의상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나비노리개 등이다. 특히, 전시는 다양한 공예 중 노리개를 세부적으로 분석해 작품에 표현된 문양, 조각, 형태, 재료, 색상을 다양한 시각에서 풀어 노리개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 전시와 함께 직접 장신구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와이어 주얼리 만들기’ 프로그램도 이달 31일까지 진행돼 조선의 장신구를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한다. 관람료는 성인 5천원, 청소년 3천원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벽봉한국장신구박물관 관계자는 “노리개 속 담긴 조선 여성들의 성품과 지혜, 삶의 철학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뜻한 메시지가 된다”며 “전시를 통해 노리개에 담긴 조선 여성들의 삶을 이해하고 장신구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전시리뷰] ‘자생적 문화예술 활동’…수원시립미술관, <행궁유람 행행행>

‘예쁜 카페와 맛집이 가득한 곳’. 지금 우리가 행궁동을 바라보는 시점이다. 행궁동은 과거 수원 화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각종 건축 규제 등의 제약으로 낡고 오래된 것만이 남겨진 동네로 몰락했다. 하지만 행궁동의 가치를 눈여겨본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며 문화예술의 구심점으로 변화했다. 이 같은 행궁동 일대의 자생적 문화예술 활동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렸다. 오는 6월26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수원시립미술관의 <행궁유람, 행행행>이다. 전시는 ▲‘행궁(行宮)하다’ ▲‘행인(幸人)들’ ▲‘유람행(行)’ 등 3부로 구성됐다. 이윤숙, 박혜원, 송태화, 장용선, 초이 등 오랫동안 수원 행궁동에서 작업을 해온 68명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회화, 조각, 설치,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방법으로 행궁동을 담아냈다. 1부 ‘행궁(行宮)하다’는 행궁동 일대에서 진행된 다양한 전시와 레지던지, 벽화마을 프로젝트, 문화예술제 등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됐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입구에 설치된 현지윤 작가의 영상 ‘신중년도감’이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반복되는 음악과 중년들의 화려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현지윤 작가는 “중년은 가족으로부터, 사회적으로 독립된 세대”라며 “보편적인 상실을 겪고 있는 중년들의 모습을 새로운 시각으로 담아냈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현지윤 작가의 작품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이윤숙 작가의 거대한 작품 ‘일심, 무경계-온새미로 2022’이 반겨준다. 행궁동 예술의 대가라고 불리는 이윤숙 작가는 지난 2005년부터 2019년까지 대안공간 눈을 운영하며 행궁동 일대에서 수집한 자연물, 생활용품, 작품의 흔적 등 다양한 오브제를 모아왔다. 이를 거대한 원으로 표현해 행궁동의 역사를 보여준다. 눈에 띄는 작품은 금정수 작가의 ‘수원천변에 사는 사람들’ 시리즈다. 금정수 작가는 행궁동 지역 오래된 가게에 주목했다. 흥원솜틀집, 동래철공소, 종로 자전거는 오랜 시간 행궁동을 지켜온 가게다. 수원천 어귀에 자리 잡은 작은 가게들에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 손님을 대하는 가게 주인의 목소리 등 정겨운 풍경을 보고 들을 수 있다. 금정수 작가는 묵묵히 일하며 자신의 자리를 빛내고 있는 이들의 평화와 소소한 행복이 오래가길 바라며 그림으로 담았다. 2부 ‘행인(幸人)들’와 3부 ‘유람행(行)’은 주민과 예술가들이 만든 행궁동의 역사와 흔적들을 볼 수 있다. 행궁동을 거쳐간 예술가들은 행궁동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고 벽화, 예술제, 대안공간 등에 자신들의 흔적을 작품으로 남겨놨다. 미술관 밖을 나가 행궁광장, 수원천, 벽화마을 등 곳곳에서 작품에 담긴 행궁동을 접하고 행궁유람을 즐길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장단 학예사는 “행궁동의 문화예술은 주민으로부터 시작됐으며 예술가들이 모이는 구심점으로 활용됐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행궁동을 즐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전시 리뷰] 선조 지혜로 살펴 본 기후위기…실학박물관 '인류세, 기후 변화의 시대'展

지금은 더위가 문제지만, 예전엔 추위가 문제였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따뜻한 미래’를 이뤄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그리고 크고 작은 기후 위기 속에서 하루하루를 어떻게 버텨왔을까.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하며 현재의 이상 기후를 짚어보는 전시 <인류세, 기후 변화의 시대>가 오는 9월12일까지 남양주 실학박물관에서 열린다. 이 전시는 ‘위험에 빠진 지구를 살리기 위해선 성장 위주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조선시대 실학자들이 주장했던 자연친화적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메시지에서 시작됐다. 세계 최초의 강수량 측정기인 측우기, 대기근(大飢饉) 속 춥고 배고픈 백성을 구제하려던 대동법 등을 통해 오늘과 내일을 진단해보자는 취지다. 전시는 ▲1부 ‘하늘을 살피다’ ▲2부 ‘기후변화에 대처하다’ ▲3부 ‘기후온난화와 기후행동’ 등으로 구성된다. 전반적으로 볼 때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다양한 기후 변화를 짧은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17~18세기 소빙기가 조선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자세히 서술돼 있다. 추운 날씨를 이겨내려 온돌의 설치가 늘면서 땔감의 수요가 증가했고, 이것이 다시 산림의 황폐화를 가져왔다는 등의 변화를 알 수 있다. 또 지구온난화 시대에 들면서 유명해진 기후변화 그래프 ‘하키스틱 커브’를 전시장 끝에 크게 보여줌으로써 보는 이들에게 ‘끝이 더 오를지 내릴지’ 생각하게 한다. 무형(無形)의 실학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의 기후 위기를 고민하게 한다는 점에서 교육적이고 특별한 전시였다. 무엇보다 전시장 내 ‘공주 충청감영 측우기’와 ‘송시열 초구’가 인상깊다. 국보로 지정된 공주 충청감영 측우기의 경우, 조선후기 때 제작된 것으로 현존하는 유일 측우기다. 경기관찰사가 정조에게 보고했던 강우량 기록 등을 통해 국가 주도로 기상관측체계가 운영됨을 보여주고, 재해를 대비하며 농업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송시열 초구의 경우, 왕이 하사한 의복이자 19세기 이전 털옷으로 유일하게 남은 자료다. 실학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복식사와 함께 옷을 재현해냈다. 추위에서 살아가기 위해 담비털로 만들어진 저고리를 입은 시점으로 점쳐진다. 이 밖에도 날씨 변화에 따라 전염병이 번져나갔을 때의 이야기, 가뭄·홍수 등 재해로 농경 문화가 변화한 이야기 등을 배워볼 수 있다. 정성희 실학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로 우리 선조들이 기후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적응하려 했는지 살펴보고, 인류가 맞닥뜨린 기후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관람객들과 고민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연우기자

이순재·손숙이 전하는 노부부 이야기, 수원시립공연단 '바람, 다녀가셔요'

서로의 솔직한 마음을 말하긴 쉽지 않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노부부 역시 마찬가지다. 수십년의 세월을 함께 했지만 자신의 속내를 시원하게 말한 적은 거의 없을 것이다. 노부부 각자의 가슴에 묻어둔 진심과 사랑을 그려낸 연극이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수원SK아트리움 무대에 오른다. 수원시립공연단의 <바람, 다녀가셔요>다. <바람, 다녀가셔요>는 젊은 시절 자신을 구하다 불구가 된 ‘김씨’를 마음에 품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남편 ‘박씨’와 자식을 위해 희생하며 살았던 ‘순자’와 아내에게 따뜻한 말 한 번 해준 적 없는 괴팍한 남편 ‘박씨’, 순자가 한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온 ‘김씨’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지난 3일 오후 3시께 수원시립공연단 1층 연습실에선 공연 속 주인공 ‘순자’와 ‘박씨’ 역을 맡은 손숙 배우와 이순재 배우를 만날 수 있었다. 두 배우는 때론 뭉클하게 때론 아이처럼 웃으며 서로의 호흡을 맞춰 나갔다. 박씨를 연기하는 이순재 배우는 “과거 부부는 ‘우리가 사랑해서 사는 건가, 의무감에 사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지금 젊은 부부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예전엔 부부면 무조건 같이 함께 해야 했다”며 “<바람, 다녀가셔요>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심정을 잘 담아낸 연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박씨는 옛날 남편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인물이다. 따뜻한 말을 하지 못해 아내와 자식에게 모질게 대하는 무뚝뚝한 사람”이라며 “말하지 못하는 아내의 사랑과 아내의 첫사랑에 대한 자격지심을 잘 표현했다”고 인물에 대해 설명했다. 이 배우가 말한 것처럼 박씨는 아내 순자와 자식들에게 모질게 대한다. 사랑하지만 표현하지 못하고 순자가 떠나간 후에야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고백한다. <바람, 다녀가셔요>는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배우 이순재와 손숙 배우의 합은 놓칠 수 없다. 두 배우는 다양한 연극으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와 이번 공연에서도 관록의 케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현실적인 장면과 시와 같은 대사가 두 배우의 모습을 조화롭게 만든다. 평생을 남편과 자식에게 바친 순자 역을 맡는 손숙 배우는 “연극배우에게 연극은 일상이다. 모처럼 관객들 앞에서 일상을 되찾아 행복하다”고 공연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순재 배우와는 워낙 많은 작품을 함께해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추고 있다”며 “수원시립공연단원들과 구태환 예술감독과도 잘 맞아 연습이 수월하다”고 연습 과정에 대해 언급했다. <바람, 다녀가셔요>은 평범한 우리네 이야기를 담고 있다. 때문에 두 배우가 관객들에게 바라는 점도 한 가지다. 평범한 우리네의 이야기를 담은 공연인 만큼 관객들 역시 편안하게 봐주는 것. 이순재 배우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공연이기에 객석을 가득 채워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공연을 보고 가슴에 뭉클한 무언가가 남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