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은 수원시립선경도서관은 수원 향토기업인 선경그룹(현 SK그룹) 고(故) 최종현 회장이 지역사회 공헌과 수원시민의 독서 함양을 위해 설립·기증했다. 선경도서관은 도서관이 위치한 행궁동의 변화와 발전에도 기여한 지역 명소로서, 지식의 보고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 개관 당시 도내 최대 규모 수원시립선경도서관이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았다. 선경도서관은 고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이 지역사회 공헌과 수원시민에게 더 많은 독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오랜 계획 끝에 세운 도서관이다. 개관 당시 최 회장 스스로 “내 고장 수원에 꼭 있어야 했던 도서관이며 후손 대대로 지식의 자산을 물려줄 우리의 새로운 명소”라고 소개한 선경도서관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변화하는 도시의 풍경을 고스란히 목격하며 행궁동 일대를 지키고 있다. 1994년 7월 선경그룹과 수원시 간 기부채납 협약을 체결한 이후 1995년 4월27일 개관한 선경도서관은 개관기념 행사로 수원시민이 선정한 100권의 책을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전시하는 ‘수원인 도서 100전’과 ‘사진으로 보는 한국의 성곽과 수원성’을 개최하는 등 ‘수원’ 그리고 ‘시민’이 중심이 된 도서관임을 각인했다. 대지면적 1만1천830㎡에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 연면적 8천312㎡로 총사업비 250억원을 투자한 수원시립선경도서관은 개관 당시 경기도립수원도서관과 수원시립중앙도서관을 잇는 수원시 내 세 번째 도서관이자 경기도내 최대 규모의 도서관으로 탄생했다. 수원시립선경도서관은 개관 첫해에만 25만명이 방문했으며 1995년 개관 이래 올해 1분기까지 2천113만명의 이용자가 다녀갔다. ■ 변화와 발전에도 흔들림 없는 ‘책’ 3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수원 행궁동은 평범한 동네에서 관광지이자 드라마 촬영지로 급변했다. 시초는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수원화성이 등재되면서부터다. 뒤이어 2000년대 초반 화성행궁 복원사업과 행궁동 일대 도시재생이 본격화됐고 오래된 골목과 가옥을 보존하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마을로 재탄생했다. 차 없는 거리, 한옥 리모델링, 문화예술 공간 조성 등 수원시의 정책 추진과 수원화성문화제, 행궁동 벽화골목 조성, 플리마켓 등 주민참여형 문화 행사가 다수 개최되며 젊은 세대 유입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행궁동은 전통 건축과 골목이 잘 보존돼 있어 ‘선재 업고 튀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그 해 우리는’, ‘왕의 남자’, ‘이산’ 등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드라마·영화 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행궁동 거리를 메운 감각적인 카페와 공방, 소품숍 등 MZ세대를 끌어들이는 다수의 상업 시설은 행궁동 자체가 복합문화관광지로 자리잡는 동력이 됐다. 또 선경도서관 입장에서도 수원시민을 대상으로 전통성을 지키는 기조에서 도서관의 정체성을 유지하되 트렌드를 반영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하는 계기가 됐다. ■ ‘수원학’ 관련 장서 최다 보유 선경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3층 규모로 1층 어린이자료실, 2층 종합자료실과 강당 및 강의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25년 6월30일 기준 1서고 20만8천419권, 2서고 2만9천822권, 3서고 2천190권 등 총 24만431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특별히 도서관 3층은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고 지역 정체성과 인문학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2019년 조성한 수원학자료실이 마련돼 있다. 지역 향토자료(8천880권), 고서(1천780권), 족보(922권), 개인문고(1만1천936권) 등 단행본과 수원시 홍보물, 수원문학, 수원학연구, 수원문화원, 시정연구원출판, 수원문화재단 등 수원 관련 간행물 10여종이 집약된 이곳은 학술연구자뿐 아니라 시민, 학생 등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지역학 아카이브로 2025년 6월 기준 2만3천518권의 수원학 관련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선경도서관 이용객의 폭은 타 도서관에 비해 넓은 편이다. 인근 초중고교 학생들의 학습공간은 물론이고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가족단위 이용객은 일반적인 도서관 이용객 현황과 비슷하나 2018년부터 선경도서관은 수원지역 도서전의 ‘지역출판문화’ 행사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관광객 또는 수원지역 도서전 등을 찾은 일반 방문객의 비율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 서른 번째를 넘어 계속될 책의 정원 6월 14일 선경도서관은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며 ‘서른 번째 책의 정원’을 개최했다. 기념 행사 ‘인연 30년, 시민과의 만남’은 수원 지역구 국회의원과 시의원, SK네트웍스 관계자 등이 참석했으며 광교유스오케스트라, 행궁하모니, 토야프렌즈 등 지역 내 예술단체의 재능기부 공연이 진행됐다. 이뿐만 아니라 개관 30주년 기념 어린이 케이크 만들기, 책갈피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와 지역 협력기관 홍보 및 체험 코너를 운영했으며 도서관 앞마당에 캠핑텐트와 테이블, 빈백 등을 설치해 자유롭게 독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시민참여형 행사로 30주년을 자축했다. 한편 선경도서관은 올해부터 약 5년간 수원시정연구원 수원학연구센터의 주관해 실시하는 수원학 아카이브 플랫폼 구축에 협력해 디지털아카이브로 수원학 자료를 구축할 계획이다. 수원학 연구센터,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등 기관들이 연계해 수원학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자료 상호 이용, 검색이 가능하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선경도서관 관계자는 “수원화성·화성행궁 관광지와 인접해 있고 걷기 좋은 골목과 상권이 형성돼 있다는 입지적 장점을 반영해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혼재돼 있는 이용자 특성을 활용하겠다”며 “공유·창작·체험 중심, 소규모 커뮤니티 운영, 유연한 공간 구성 등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수원시립선경도서관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신풍로23번길 68 운영시간 일반열람실: 평일·주말 오전 7시~오후 11시 종합자료실: 평일 오전 9시~오후 10시, 주말 오전 9시~오후 6시 어린이자료실: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 오전 9시~오후 6시 휴관일: 매주 월요일 및 법정공휴일
문화일반
조혜정 기자
2025-08-16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