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없는 동네는 동네라고도 할 수 없지.” 가브리엘 제빈의 소설 ‘섬에 있는 서점’의 구절이 적힌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책 내음 가득한 공간을 만나게 된다. 2019년 9월 시흥시 조남동에 ‘책방내심’을 차린 주인장 김정희씨는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서점이 ‘시흥’에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문을 열었다. 서점을 열기로 마음먹게 한 가브리엘 제빈의 문구대로 라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비로소 온전한 동네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IT업계 마케터로 일하던 김 대표는 일상에서, 여행지에서 틈만 나면 동네서점을 찾아다녔다. 좋아하는 책을 쫓아 서점을 즐기며 책방 운영자의 개성을 엿보는 시간은 그에게 서점이라는 공간을 꿈꾸게 했다. ‘내가 살고있는 동네엔 왜 책방이 없을까.’ 아쉬움과 의문이 강렬하게 떠오른 날, 오랜 고민을 멈추고 책방을 열기로 결심했다. “‘책방내심’이라는 이름은 ‘내 마음과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본다’는 의미로 지었습니다. 내심에 입고하는 책도 이 의미에 닿을 수 있는 책을 위주로 선택합니다. 문학·인문·예술·그림책 분야에서 주제와 저자, 새로운 시각이나 만듦새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내심에 오시는 분들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심혈을 기울여 한 권 한 권 고르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책방내심을 찾는 손님들을 ‘내시민’이라고 부른다. 내심이 건네는 이야기, 책방지기의 취향에 공감하고 참여하는 좋은 분들이 내심의 가장 큰 차별점이자 강점이라고 말한다. 책방내심에서는 ‘내시민’들이 있기에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는 독서모임, 아티스트토크, 낭독모임이 꾸준히 전개되고, 비정기적으로 영화·드로잉·필사·희곡 읽기 등 다채로운 모임과 소규모 공연·전시고 열고 있다. 책방 오픈 7년차가 되던 지난 1월, 김 대표는 블로그를 통해 짤막한 소회를 밝혔다. ‘5년만 버텼으면 좋겠다’ ‘좋아서 시작한 이 일이 싫어지면 어쩌지’ 두려움과 막막함이 가득했던 상상은 다행히 상상으로 그쳤다. 김씨는 “여전히 책방에 들어서는 순간이, 머무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는 책방에 들어서는 이들이 이러한 심정을 함께 느끼길, 공유하길 바란다. “내심에서 편안함과 재미를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집과 일터가 아닌 에서 나를 새롭게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책과 문화 예술이 주는 재미와 충만함을 즐기고 공유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거예요.”
출판·도서
조혜정 기자
2026-03-21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