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오너·합의 중심 경영의 승패

한국경제에 있어 재벌(가족경영)이라는 단어는 우리 경제사에 뜨거운 감자였다. 경제개발 과정에서 정부의 과감한 지원하에 몇몇 기업들은 고속 성장해 대기업집단을 이룸으로써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나 부의 집중이 급증함으로써 시기 질투의 대상이 됐었다. 우리 사회는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 판인데 소득격차가 크게 벌어지자 시기 질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었다. 특히 대기업들을 재벌로 지칭 문어발식 경영이라고 지탄의 대상이 됨과 아울러 운동권 세력들의 제일의 응징대상이 됨은 물론 재벌해체 내지는 국유화가 그들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 상황은 후진국이었으므로 빠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성장정책이 불가피했고 정부가 성장 위주로 자원배분을 하는 과정에서 부익부의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서 오늘의 삼성, LG, 현대, SK, 두산, 한화, 효성 등의 대기업 그룹이 태어났다. 그런데 일본에도 우리나라의 재벌과 같은 대기업 그룹이 존재한다. 도요타, 소니, 히타치, 도시바, 파나소닉등 다수가 있다. 일본의 대기업 그룹은 우리나라의 것들과는 달리 총수중심 즉 가족경영 형태가 아니고 여러 기업이 서로 주식을 보유 상호출자하는 형식으로 돼 있다. 일본의 대기업집단은 한마디로 기업연합체라고 보는게 맞다. 즉 우리는 오너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데 비해 일본은 합의 중심으로 운영된다. 우리 대기업 체제는 총수 중심이어서 빠른 의사결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행할 수 있는 반면 일본은 합의 중심이어서 안정적인 측면은 있지만 변화 속도가 느리다고 하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장단점이 근년에 들어와 양국의 대기업 그룹의 경영성과에 잘 나타나 있음을 볼 수가 있다. 우선 반도체를 지배했던 나라는 바로 일본으로 80년대만 해도 세계시장 점유율 1위였었는데 도시바, NEC, 히타치, 후지쓰 등이 대표적인 기업들이었다. 그런데 현재 상황을 보면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10위 안에도 들지 못하고 우리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각각 725억 달러와 606억달러(2025년)를 수출함으로써 세계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TV도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가 세계시장을 석권했으나 LCD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시장을 완전히 잃어 현재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매출얙 기준 1, 2위로 세계시장의 거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휴대폰도 삼성전자가 올 1분기에 세계시장에서 22%의 점유율로 애플을(20%)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일본기업들로는 소니, 샤프, 파나소닉, 후지쯔가 생산에 참여했었지만 이렇다 할 글로벌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결국 전자제품 하면 일본제품을 떠올렸던 시절이 완전히 사라지고 세계시장에서 압도적 선두자리를 차지했었던 일본기업들이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혁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세계시장에서 낙오됐다. LG그룹도 가전 부문에 독보적인 지위에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와 첨단소재 시장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현대그룹은 건설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10위권이며 자동차산업에 진출 현대 기아는 세계시장 3위이다. HD현대중공업은 조선업 세계 1, 2위권을 다툰다. SK그룹은 반도체 외에 통신과 에너지사업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한화그룹은 과거 화학 금융 중심에서 방산과 조선으로 확장 유수의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성장했고, 주류사업으로 출발한 두산그룹은 원전기업으로 발돋움해 세계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족벌기업으로 지탄받던 국내 대기업들이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성장함으로써 우리 경제는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오너 중심경영이 합의 중심 경영보다 우월하다고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기업은 역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는 주인이 있어야 기민하게 그리고 과단성 있게 혁신도 기할 수 있음이 입증된 셈이다.

[이슈&경제] 주택문제, 증가하는 수요만큼 공급돼야

주택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다주택자의 주택을 매도하게 한 것은 오히려 전월세 시장에서 입주할 주택 감소로 이어졌다. 비거주 1가구1주택자의 주택을 매도하게 하는 것은 시장을 실수요자 시장으로 재편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실수요자 모두가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시장은 실수요자 시장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시장에는 가수요도 있어야 하고 그래야 전월세 물량도 늘어난다. 정부도 지난해 9·7대책과 올해 1·29대책을 통해 주택 공급 확대 의지를 밝혔다. 다만 이들 대책은 단기 공급이 아니라 모두 중장기 공급 대책이다. 중장기 대책은 꼭 필요하지만 착공 목표와 입주 물량은 다르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시장은 몇 년 뒤 공급될 몇 만가구보다 지금 당장 입주할 수 있는 물량에 더 민감하다. 당장 들어갈 집이 없으면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이 모두 오르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밝힌 올해 전국 주택 입주 물량 전망치는 19만8천583가구이며 2027년에는 21만6천323가구로 예년 평균치보다 부족한 상태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의 올해 입주 물량 전망치는 2만7천158가구이며 내년에는 1만7천197가구로 줄어든다. 경기도는 올해 6만2천893가구, 내년에는 8만3천169가구다. 인천은 올해 1만5천161가구, 2027년은 1만5천376가구다. 반면 신규 주택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전국 결혼 건수는 22만2천412건이며 2025년은 24만370건이었다. 경기도 역시 2024년 6만2천629건에서 2025년 6만8천85건으로 늘었고 인천도 1만3천223건에서 1만3천993건으로 증가했다. 국가데이터처의 자료가 말하고 있는 것은 적어도 전국에 매년 결혼 건수 이상의 신규 주택 입주 물량이 공급돼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분가하는 경우나 1인 가구, 2인 가구의 증가나 지방에서 상경하는 가구는 제외하고도 말이다. 가구는 증가하는데 입주할 주택이 부족하면 전월세 가격부터 오르고 이는 결국 주택 가격을 밀어 올린다. 문제는 정부가 발표하는 주택보급률도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2024년 기준 전국 주택보급률은 102.9%, 수도권 97.3%, 서울 93.9%, 경기도 99.4%다. 그러나 현행 산정 방식에는 오피스텔 등 준주택이 제외되고 빈집은 포함되며 외국인 가구는 빠져 있다. 특히 다가구주택은 하나의 단독주택임에도 구분 거처마다 주택 수로 산정돼 있어 실제 체감 공급과 통계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다. 2024년 기준 전국의 주택 소유자는 56.9%이며 서울의 주택 소유자는 48.1%로 절반 이상이 자기 집이 없다. 하지만 주택 가격과 전월세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택 소유율보다 입주 물량이다. 입주 물량은 단기간 공급이 어렵다. 서울은 구조적으로 주택 공급이 항상 부족한 지역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면 언제나 가격 상승 압력을 받는 지역이란 말이 된다. 입주 물량은 결국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주택 수요의 증감과 유동성 자금(대출 규제와 완화, 이자율 등)의 증감이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주택 공급 정책만큼은 일관성 있고 지속가능하며 미래 예측 가능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수요의 증감과 유동성 자금의 증감은 경기 상황과 맞물려 변동성이 크고 심리적 요인까지 작용하기 때문에 일관성 있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내놓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의 다주택자 압박과 비거주 1가구1주택자 압박으로 아파트 매물도, 전월세 물량도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서민의 주거 시장인 비아파트 부문의 공급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의 의지처럼 비아파트 부문의 공급 확대를 공공 매입이나 공공 주도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주택정책은 비아파트 부문의 민간 주도 공급 활성화 정책이다. 방법은 일정 면적 이하 주택(다세대, 연립,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60㎡ 이하)을 주택 수에서 배제해 수요를 증가시키면 민간 건설사들이 공급에 나설 것이다. 그러면 주택 공급은 늘어난다. 주택은 당장 들어갈 집이 있어야 시장이 안정된다. 한마디로 단기 주택 공급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슈&경제] 중소슈퍼의 새로운 성장기회

소비의 흐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플랫폼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던 중소슈퍼가 다시 주목받는 것도 이러한 변화 덕분이다. 소비자는 이제 ‘한번에 많이 사고 오래 쓰는 방식’보다 자신의 생활 리듬에 맞춘 근거리·소량·즉시 소비를 선호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오히려 위기처럼 보이던 중소슈퍼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중소슈퍼가 가장 먼저 시도해야 할 혁신은 지역 기반 초신선 상품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다. 대형마트는 점포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신선식품 회전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온라인 플랫폼은 빠르지만 미세한 품질 차이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기 어렵다. 이 틈새를 메울 수 있는 곳이 바로 동네슈퍼다. 매일 소량으로 들어오는 지역 농산물, 당일 조리한 반찬, 1~2인 가구가 바로 소비할 수 있는 소포장 신선식품 등은 중소슈퍼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강점이다. 가까운 곳에서 품질이 증명된 ‘생활밀착형 신선식품’을 살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의 구매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동네슈퍼는 특정 지역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자체브랜드(PB)상품을 개발해 반복 구매를 이끌 수 있다. 작은 가게일수록 정성껏 만든 ‘대표 메뉴 하나’가 놀라운 경쟁력을 발휘한다. 스위스 일부 마을에서는 고향의 특정 치즈 맛을 해외 출향민에게 판매해 큰 수익을 얻고 있다. 지역 중소슈퍼 역시 우리 고장을 상징할 수 있는 특정 명물 상품을 개발해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해외나 타지에 사는 출향민에게 향우회를 통해 판매하는 전략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지역 특산물로 만든 과자 등이 그 예다. 소비자가 동네슈퍼에 가야 하는 이유는 거창한 시설이나 과도한 서비스가 아니다. 작은 차별성, 신선도, 생활 편의성에서 시작된다. 동네슈퍼는 지역 밀착도를 활용해 정기 구독형 단골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우유, 달걀, 두부, 채소 같은 기본 식품을 주 단위로 정기 배송하고 자주 찾는 반찬을 반찬 꾸러미 구독상품으로 구성해 제공하는 방식이 있다. 가까운 위치 덕분에 직장인, 노인, 장애인 등 이동이 불편한 고객을 자연스럽게 단골로 유도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반복 소비는 동네슈퍼의 안정적인 매출 기반이자 수익원이 된다. 동네슈퍼는 근거리 기반이므로 부담 없는 배달비와 30분 내 즉시 배송이 가능하다. 즉시 배송이 만드는 ‘생활 속 편리함’. 이는 대형 플랫폼이 제공하는 ‘로켓배송’보다 신속하게 배송할 수 있어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 특히 젊은 1~2인 가구는 빠르고 간단한 장보기를 원한다. 기본 장바구니 패키지, 즉석 요리 키트 등은 중소슈퍼가 대형 플랫폼과 차별화할 수 있는 실질적 무기다. 동네슈퍼는 물건을 파는 곳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 공간이기도 하다. 지역 농가 직거래 행사, 간단한 시식회, 주말 플리마켓, 즉 직접 만든 공예품이나 쓰지 않는 중고거래 장터 등을 운영한다면 주민 간의 따뜻한 거래문화가 형성된다. 사람들은 단지 물건을 사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 공간이 주는 편안함과 소통의 친숙함을 경험하기 위해서도 동네슈퍼를 찾는다. 중소슈퍼는 수년 동안 주민과 쌓아온 관계와 신뢰라는 자산을 갖고 있다. 이제 이를 오늘의 소비 트렌드에 맞게 재포장해야 한다. 지역 대표상품, 구독 단골, 즉시 배송, 커뮤니티 공간 같은 요소들은 중소슈퍼가 가진 고유한 경쟁력이다. 이들 강점을 체계적으로 활용한다면 중소슈퍼는 지역경제를 선도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슈&경제] 무인 화물차 시대... ‘사람의 가치’ 고민할 때

대한민국 물류 산업이 거대한 전환점 앞에 서 있다. 2026년 현재 국내 일부 고속도로에서는 자율주행 트럭이 화물을 싣고 달리는 ‘유상 운송’ 서비스가 본격화됐다. 기술 진보가 가져올 효율성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이면에는 수십년간 도로 위를 지켜온 약 400만대 화물차 운송 종사자의 깊은 불안이 깔려 있다. 인공지능(AI)과 무인 기술이 약속하는 장밋빛 전망 뒤에 가려진 노동의 현실과 구조적 과제를 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현재 화물차 운전자들이 마주한 현실은 ‘생존’ 그 자체다. 지난 정부에서 안전운임제 일몰 이후 복잡한 지입제와 다단계 운송 구조 속에서 실질 운임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최근 3년간 운임이 20~30% 하락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여기에 고유가, 부품비 및 수리비 상승은 차주들의 어깨를 더욱 짓누른다. 특히 대형 화물차주의 상황은 더욱 엄혹하다. 2억~3억원을 호가하는 차량 가격은 차주를 장기 할부의 늪에 빠뜨린다. 수년간 매달 수백만원의 할부금을 갚고 나면 남는 것은 낡은 차량과 다시 시작되는 막대한 유지비뿐이다.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겠다던 플랫폼 앱 역시 15~20%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를 징수하며 영세 차주의 실질 소득을 갉아먹는 구조적 모순을 낳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무인 자율주행 화물차는 물류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2027년 완전 무인화를 목표로 실증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고령화된 화물업계의 인력난을 해소할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기술 중심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정작 대체될 ‘사람’에 대한 논의는 소외돼 있다. 자율주행은 주로 물류센터 간 간선 운송인 ‘미들마일’ 구간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이는 해당 노선을 주력으로 삼던 대형 트럭 운전자들의 직접적인 일자리 위협으로 이어진다. 기술이 노동 강도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운전자가 단순 보조 인력으로 전락하며 임금 하락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술의 혜택이 물류 기업과 제조사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분배의 지혜가 절실하다. 무인 화물차가 도로를 안전하게 주행하기 위해서는 법적·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가리는 기준이 대표적이다. 현재의 법체계는 여전히 차량 결함 입증 책임을 소비자에게 지우는 경향이 강하다. 악천후나 비정형 장애물에 대한 인공지능(AI)의 판단 능력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 피해자를 보호하고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는 사회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 자율주행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그러나 혁신은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을 포용할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갖는다. 정부는 무인 화물차 도입 속도를 조절하는 ‘연착륙’ 전략과 함께 기존 화물차주들이 자율주행 관제사나 정비 전문가로 전환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재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또 고용보험 강화와 운임 하락 방지책 등 사회적 안전망을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 만능주의에 매몰된 일방적 추진이 아닌 정부와 업계, 노동계가 머리를 맞대고 만드는 ‘공존의 생태계’다. 도로 위의 노동자가 로봇에게 밀려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도움을 받아 더 안전하고 품격 있게 일할 수 있는 미래를 설계하는 것, 그것이 국가와 우리 사회가 져야 할 마땅한 책무다.

[이슈&경제] 자율에이전트 사회

앤트로픽은 최근 발표한 클로드 오퍼스 4.7 모델의 품질 하락을 공식 인정했다. 그 이유 중 주목할 만한 내용이 있었는데 바로 ‘기억’이다. 치매 환자처럼 조금 전의 대화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니 같은 말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고 사용자는 건망증에 걸린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대화할 때마다 이전 기억을 삭제하는 버그 때문이었다. 즉, 제품 운영 정책에 치명적인 실수가 있었다. 정책과 기억 그리고 품질 하락과 사용자 분노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를 눈여겨봐야 한다. 서비스 운영 회사라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대목은 자율에이전트 서비스나 자율 연구실의 성공이 장시간 기억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충격을 안겨준 클로드 미토스도 약 24시간 동안 장시간 맥락을 유지했기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문샷AI의 키미 K2.6도 최대 5일간 약 300개의 하위 에이전트가 약 4천개 작업을 병렬로 동시에 동작한다. 기억과 시간 그리고 자율에이전트의 함수 관계를 깊이 고찰할 때다. 그런데 이렇게 말이 많은 자율에이전트를 우리는 왜 온전히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걸까. 실생활에 접목이 더디기 때문이 아닐까. 즉, 에이전트가 실물경제 안으로 너무 느리게 들어오고 있다는 의미이겠지. 그런 면에서 보면 최근 앤트로픽의 파일럿 실험인 프로젝트 딜은 가히 에이전트 경제의 서막이라 부를 만하다. 꼬마가 좋아해서 최근에 샀던 검은색 모자의 재구매, 과외 선생님이 선호하는 작은 크기의 탄산수 한 박스, 왼쪽 버튼 클릭과 드래그가 잘 안 되는 부정적인 마우스 사용 경험을 불식시킬 대체재, ‘삑삑’ 소리만 요란하고 청소를 잘 못하는 진공청소기의 대안, 세탁기 녹물 제거 필터 등. 우리는 늘 이상하게 필요한 것이 끝도 없이 생긴다. 그러나 그때마다 가성비를 챙길 에너지는 부족하다. 후회하고 심리적으로 타협하기 일쑤다. 이때 절대 지치지 않고 내 호주머니 사정과 기대 이상의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거래의 달인이 도와준다면 우리 인생의 서사는 사뭇 달라지지 않을까. 나만의 AI에이전트가 나를 대신해 쇼핑몰의 AI에이전트와 거래를 한다면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실험에서는 186건의 계약 체결로 4천달러(약 591만원)의 자율 거래가 성립됐다. 거래의 만족도는 높았으며 46%가 AI에이전트에게 거래 위임을 희망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반려견 산책시키기 미션은 강력한 신뢰자본이 필요한 거래였으나 성공했다. 다만 나를 대신하는 AI에이전트의 성능이 쇼핑몰의 AI에이전트보다 떨어지면 거래의 효능은 보장받기 힘들 수도 있다. 역시 공짜는 없다. 커머스와 자율에이전트의 미래를 조망할 때다. 혹시 자율에이전트의 본격적인 개화는 스마트폰에서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폰은 에이전트가 사용하고 사람은 지휘하는 모습일까. 수많은 앱이 즐비한 폰에서 에이전트가 열일하는 업무 처리 현황을 보여주는 대시보드와 마이크만 있는 폰으로 진화하는 것일까. 오픈AI가 AI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 이것은 조너선 아이브의 전략적 행보로 보이는데 왠지 스티브 잡스가 지향하던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더 이상 그리워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무엇일까. 폰에 당신의 의도를 제대로 표현하는 것. 에이전트의 편향과 할루시네이션을 제대로 제어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더 가까이 지내는 것. 주권과 인권을 지켜내는 것. 생명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1시간 이내에 10㎞ 뛰면서 나를 사랑하는 것.

[이슈&경제] 도쿄 시내엔 벤치 보기 어렵다

얼마 전 지인인 한 선배 교수가 도쿄를 다녀왔다고 하면서 도쿄 시내에는 벤치를 찾아볼 수 없어 무척 괴로웠다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도쿄의 인구 구조는 초고령사회임에도 지하철역은 물론이고 버스 정류장에도 벤치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시내를 돌아다니다 피곤해도 앉아 쉴 수 없어 무척 어려움을 겪었다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최선진국인 데다 경제력으로 봐도 시민을 위한 벤치 만들 예산이 없어 안 만드는 것도 아닐 텐데 무슨 연유로 벤치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이야긴가, 설마 그럴 리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지난번 도쿄를 방문할 기회가 있던 차에 선배의 푸념을 들은 바도 있어 도쿄 시내의 벤치 사정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아니나 다를까 지하철역에도 벤치를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버스정류장에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도쿄 시내의 버스 정류장 가운데 벤치가 마련된 정류장은 30%도 안 된다고 하니 대부분의 버스 정류장에는 벤치가 없다는 것이다. 필자도 80대이다 보니 도쿄 시내 여행 중 좀 앉아 쉴 곳을 찾아보려 해도 찾을 수 없어 애를 먹었다. 우에노공원을 구경하려 들어가는데 입구에서 한참을 들어가도 벤치가 없었다. 다리는 아파 오는데 들어가면 벤치가 있겠지 기대를 잔뜩 했으나 한참을 들어가도 벤치가 없어 시멘트로 만든 둔덕에 앉아 쉴 수밖에 없었다. 더 들어가야 벤치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벤치 맛을 보지 못하고 귀가했다. 필자도 도쿄 여행 중 벤치 구경을 못해 몹시 힘들었는데 선배 교수가 무척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도쿄에 벤치를 찾기 어려운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즉, 도시정책과 사회적 배경이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첫째, 노숙인들의 장기 체류 공간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벤치를 설치하지 않았고 둘째, 보안 강화의 일환으로 공공 장소에 물건을 오래 두거나 머무는 공간 자체를 줄이기 위함이고 셋째, 도쿄는 세계적으로 인구밀도가 높아 벤치 설치가 통행 흐름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보행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고 넷째, 공공시설을 최소화하면 관리비용과 쓰레기 문제도 줄일 수 있다는 점 등의 이유로 되도록 벤치를 설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령자나 시민의 불편함을 몰라서가 아니라 어느 정도의 불편함이 있더라도 도시 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벤치의 설치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도시 당국의 판단에 따른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벤치를 찾아보기 어려운 사유가 이 같은 깊은 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니 참으로 일본 사람들의 철두철미한 정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뿐만아니라 그런 정부 정책에 도쿄시민이 불편을 감수하고 불평 없이 잘 따라주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생각돼 놀라울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모든 지하철역에 벤치가 잘 마련돼 있을 뿐 아니라 버스 정류장에도 으레 벤치가 마련돼 있다. 도쿄보다 서울이 신도시에 가깝기 때문에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이 여유가 있어서이긴 하지만 역 및 버스정류장에 벤치가 많이 설치돼 있다. 버스 정류장에는 의자가 필요 이상으로 설치된 곳도 많다. 버스 정류장 의자는 겨울이면 난방이 들어와 앉으면 추위를 달래주고 심지어 냉난방까지 설치된 스마트 쉼터도 있다. 어떤 사거리 빌딩 앞에는 사람들이 별로 앉을 곳이 아닌데도 벤치가 여러 개가 설치돼 있기도 하다. 우리는 일본에 비하면 ‘벤치천국’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벤치가 많은 게 현실이다. 우리는 아직 벤치 설치가 별로 사회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가 보다. 그러나 앞으로도 일본이 우려한 문제들이 우리에게 발생하지 않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런 문제들이 발생하면 돈을 들여 설치한 벤치를 철거해야 할지도 모른다. 제발 그렇지 않기 바란다.

[이슈&경제] 임대차 시장 흔드는 규제, 맞춤형 접근 필요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말하면서 공급의 엔진을 식히는 정책이 반복되면 시장은 정부의 주택 공급 약속을 믿지 않는다. 부동산시장은 정부를 신뢰하고 믿을 때 그 효과가 증대된다. 깊은 고민 없이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까지 규제하는 것은 시장 위험이 크다. 물론 강남 등 누구나 선호하는 지역에 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는 규제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어떤 사정으로 비거주 1주택자가 된 경우나 가격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은 지역의 생계형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이들 상당수는 다세대, 연립,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소형 평형 서민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주택은 매도하려 해도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요건, 청약 시 무주택 기간 인정 문제 등으로 수요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결국 물건을 내놔도 받아줄 대상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무조건적인 다주택자 규제는 자칫 서민 대상 임대차 시장을 무너뜨릴 수 있다. 공급의 통로를 묶어 놓고 규제만 강화하면 시장은 ‘똘똘한 한 채’로 더 쏠리고 이는 양극화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진다. 비거주 1주택자 역시 다양한 사정이 존재한다. 그 예로는 해외나 지방 발령으로 전세를 살면서 기존 주택을 임대하는 경우, 자금 부족으로 입주하지 못하는 경우,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추가 부담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가 지연되는 경우 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까지 막히면 사실상 진퇴양난에 빠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통해 양극화 완화와 불로소득 억제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억울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별적이고 맞춤형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불로소득 환수와 양극화 완화는 정부의 책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전월세 가격 상승과 물량 감소로 세입자 부담이 커진다면 정책의 방향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결국 해법은 맞춤형 정책과 무주택 서민 보호에 있다. 또 다주택자와 비거주 주택에 대한 압박 및 매물 유도는 공급 확대처럼 보이지만 사실 소유권 이동에 가깝다.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물건이 증가하면서 내 집 마련을 기다리는 수요층에 일부 공급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양적 공급이 늘어나지 않으면 결국 전월세 수요를 흡수하지 못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단기 공급 대책 없이 규제만 강화하는 정책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임대차 시장 불안도 커질 수 있다. 매도 압박이 커지면 전세 물량이 줄고 월세 전환이 빨라질 수 있으며 이는 서민가계 부담과 직결된다. 여기에 보유세 인상 논의까지 겹치면 세금이 임대료로 전가될 가능성도 크다. 전세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임대인 우위 시장이 형성돼 임차인의 협상력은 더욱 약화된다. 규제가 강해질수록 서민 주거가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경계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전세대출을 일괄적으로 규제할 경우 갭투기 억제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무주택 실수요자까지 함께 어려워질 수 있다. 전세대출은 투기 차단과 거주 지원을 구분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전세사기와 역전세 위험이 남아 있는 만큼 전세보증금 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도입도 생각해 봐야 한다.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신규 주택 공급 확대가 필수적이다. 지난해 전국 24만370건인 결혼 건수를 감안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신규 공급이 필요하다. 특히 비아파트 부분(다세대·연립주택과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은 단기 공급이 가능한 만큼 일정 면적 이하 주택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등 공급 확대를 위한 유연한 정책이 요구된다. 또 도심 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정비사업의 이주비를 일률적 상한으로 묶어 두면 도심 주택 공급이 지연되는 만큼 지역별, 가격별 차등 적용하는 등 맞춤형 정책도 필요하다.

[이슈&경제] AI, 중소 유통기업 생존 필수도구 돼야

인공지능(AI)은 이제 중소 유통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도구가 되고 있다. 최근 AI가 소비자 대신 직접 쇼핑을 수행하는 단계로 발전하면서 유통산업 전체의 경쟁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편리함의 문제가 아닌 중소 유통기업의 지속 성장을 좌우하는 전략적 변화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중소 유통기업이 AI 기반 수요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재고 감소, 운영비 절감, 품절률 감소, 수익성과 매출 증대 등 다양한 실질적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AI는 특히 고객의 구매 패턴과 특정 시간대의 수요를 예측함으로써 발주와 보관 등 물류 운영과 재고 관리를 자동 조정하게 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비용 및 시간 절감은 물론이고 생산성 향상 효과도 커지고 있다. 이제 AI는 경영관리의 보조적 도구를 넘어 핵심 인프라로 정립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중소 유통기업 AI 활용은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성공 사례도 충분히 공유되지 않아 현장 도입을 더디게 하고 있다. 반면 독일은 중소기업의 AI 활용 확산을 위해 정부와 유럽연합(EU)이 교육비 지원, 세미나 운영, 실무 사례 공유 등 다각적인 제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독일의 중소 온라인몰 노보마인드와 타이탄포인트는 AI 도입으로 운영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 대표적 성공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 사례는 AI가 중소 유통기업에도 충분한 성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리 중소 유통기업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 한국의 도입 지연 요인 중 가장 큰 문제는 ‘AI 도입이 결국 해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 새로운 기술을 계속 배우고 이를 문제 없이 사용해야 한다는 부담감 등이 AI 활용을 저해하고 있다. 따라서 정책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현장 기반의 다양한 실무교육과 협업 중심의 경험 제공이 요망된다. AI는 노동자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노동 강도를 줄여주는 협업 도구이며 업무 효율을 높이는 보조 파트너임을 체감하도록 기업문화가 변해야 한다. 교육 실무 과정에서도 정부의 지속적인 교육 지원이 절실하다. 일회성 지원이 아닌 다양한 업무 사례를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소유통협회나 전문 컨설턴트 조직 등을 통해 단계별 다양한 AI 교육 실무프로그램을 구축하고 노동자가 실제 업무 현장에서 AI를 활용해 볼 수 있는 있도록 실습 중심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AI 교육을 받고 있는 노동자의 인건비 지원은 물론이고 AI 도입 기업에 세제 혜택 등을 부여하는 등 실질적인 동기 부여 정책도 필요하다. 중소 유통기업도 기업 내부에 AI 기반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재고 관리·물류·마케팅·가격정책 등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또 AI가 의사 결정을 함에 있어 필요한 데이터를 자체 축적하는 시스템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데이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분석해 필요로 하는 고객에게 제품이 적시 적소에 제공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혁신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이다. 결국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업 내 임직원이 AI 기술을 편하게 활용하는 분위기가 기업문화로 정립될 때 강화된다. 앞으로 AI를 활용하는 기업만이 시장의 경쟁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고 지속성장이 가능하다. AI는 중소 유통기업에 선택이 아니라 기업 성장의 필수 도구가 돼야 한다.

[이슈&경제] HMM 미래와 산업은행의 우왕좌왕 태도

최근 이란전쟁을 위시한 중동지역의 군사적 충돌은 글로벌 해상 공급망을 흔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 공급망 전반의 병목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정상적인 작동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는 해상 물류의 불확실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과거 수에즈 운하 봉쇄와 팬데믹 시기를 경험했듯이 항로 차질은 곧 운임 폭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수출입 기업의 물류비 부담을 급격히 증가시킨다. 해운사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수익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지만 이는 결국 우리 경제 전반의 비용 상승과 수출 경쟁력 약화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한 구조가 아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국적선사 HMM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본사 부산 이전 문제는 본질과 거리가 먼 정책 논쟁으로 흐르고 있다. 본사 이전은 단순한 지역 균형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 고객 접근성, 금융·재무 의사결정 효율성과 직결되는 핵심 경영 사안이다. 세계 주요 해운선사들이 수도권에 본사를 두는 이유 역시 이러한 비즈니스 환경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 및 일부 정치권은 충분한 논의와 합리적 검토 없이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HMM의 지배구조 현실을 간과한 접근이다. HMM은 본래 민간기업이었으며 현재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관리하는 과도기적 상태에 있다. 궁극적으로는 민간기업으로의 정상화가 목표인 만큼 향후 인수 주체의 전략적 판단에 맡겨야 할 사안을 정책적으로 선결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일방적 추진이 기업 내부와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이미 노조는 강력한 반대와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는 경영 안정성을 훼손하고 대외 신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의 본사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중심이며 영업·재무·금융·고객 관리 등 핵심 기능이 집약된 곳이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기능이 집중된 수도권과 분리될 경우 업무 비효율과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지금 HMM이 직면한 진짜 과제는 본사 이전이 아니다. 팬데믹과 전쟁 특수 이후 도래할 해운 경기 하락 국면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선복 과잉과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선제적 투자, 재무 안정성 확보, 친환경·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등 중장기 경쟁력 강화 전략이다. 과거 한진해운 파산 사례는 잘못된 시장 판단과 무리한 경영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보여준다. HMM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의 양호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보다 치밀한 전략과 투자 판단이 필요하다. 최근 HMM의 낮은 주가의 심각한 문제는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명확한 비전 제시도 요구된다. 산업은행의 역할 역시 재정립돼야 한다. 공적자금을 투입한 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관리와 함께 기업가치 극대화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매각 과정에서 나타난 비효율적 자금 투입과 낮은 회수 문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특히 HMM과 같은 대형 기업의 매각에서는 충분한 자기자본을 보유한 인수 주체를 선별하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결국 HMM의 미래는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시장 원리와 기업 전략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본사 이전이라는 소모적 논쟁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운사로 도약하기 위한 실질적 로드맵이다. 정부, 정치권, 정책금융기관 모두 HMM의 성장 전략에 집중할 때 비로소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재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이슈&경제] 올해 우리는 AI의 어떤 모습을 보게 될까

올해 우리는 새로운 인공지능(AI) 변곡점을 목격할 수 있을까. AI가 무엇을 하면 분기점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다수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몇 시간이 아니라 며칠이나 몇 주 정도 업무를 수행한 결과가 인간 전문가 수준의 업무 품질을 창출할 때인가.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까. 딥리서치 도구나 멀티에이전트 도구 등을 활용하다 보면 머지않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 그러면 이것은 일종의 척도가 되겠네. 종종 척도로 상황을 판별해 현실을 직시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 너무 수동적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해를 재촉해야 하고, 현재 시각부터 어차피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야겠지. 폭포수처럼 질문도 쏟아내야겠지. 이런 상황이 온다면 인류의 경제 시스템은 어떻게 될까. 우리의 AI 의존도는 또 어떨까. 그러다가 갑자기 AI가 멈춘다면, 휴대폰이나 노트북이 없을 때 이상하게 무기력해지는 우리의 모습과는 차원이 다른 공포의 블랙홀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지 않을까. 질문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깊이 있는 질문력만이 칠흑 같은 밤에도 길을 만들어 우리 스스로를 구원하지 않을까. 이와 동시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비싼 청구서다.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과도한 비용이 청구된다면 감당하기 쉽지 않다. 아직은 수조개의 토큰을 무한정 발산할 가능성이 크다. 이 또한 해결해야 하는데 놀랍게도 항상 힌트는 사람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극소수 데이터로도 충분하다. 패턴 매칭에 능한 AI이지만 배우는 데에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효율적인 인간의 학습 알고리즘을 AI에게 서둘러 적용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면 물리적 세계의 상식과 맥락 파악에도 급진전되는 속도감을 비로소 체감할 수 있겠지. 그렇게 되면 우리의 삶은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올해 우리는 AI의 비밀을 들여다볼 수 있을까. 파운데이션 모델은 동작할 때마다 특정 영역이 활성화된다. 이 패턴은 마치 우리 뇌의 동작 방식과 흡사하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를 벤치마킹하고 모델링했으니까. 그렇다면 AI를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일까. 도대체 AI는 왜 그런 답을 하고,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드디어 깨닫게 될까. 최근 앤트로픽은 파운데이션 모델의 ‘불안 뉴런’이 활성화되는 현상을 관찰했다고 발표했다. AI가 우리처럼 불안하다는 말인가. 가만있어 봐. 우리는 왜 불안했지? 우리가 불안하다는 의미는 무엇이지? 불안하면 어떤 행동을 했지? 현생 인류에게 여전히 남아 있는 불안은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겠지. 다만 균형을 잃으면 위험해지겠지. 그렇다면 AI는 어떨까. 이유는 모르지만 극도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AI에게 우리가 지시한다면 AI는 어떻게 답할까. 어떻게 행동할까. 우리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학문을 발명할 때가 왔다. 우리는 우리를 알기 위해 숱한 ‘인간’ 관련 학문을 개척해 왔다. 이제 AI의 마음과 행동을 연구 주제로 문을 열 때다. 아무래도 학문으로 비밀을 풀어야 하니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겠다. 다만 전쟁 무기로 AI를 채택했으니 그리 시간이 넉넉지 않다. 부디 끔찍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우리에게 온전한 통제 권한이 있기를. AI가 스스로 가치 판단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인간의 주권과 인권의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내면화할 수 있기를. 올해 우리는 AI가 사람처럼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경험할 수 있을까. 중국 미니맥스의 M.27 모델은 AI 스스로 강화학습할 수 있도록 환경을 세팅했다. 재귀적 자기 개선의 시작이다. 사람의 성장은 실패에서 온다. AI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실패를 분석하고 개선 계획을 세워 코딩한다. 그리고 성공할 때까지 반복한다. 지천명은 인간에게만 해당하는 단어가 아닐지 모르겠다.

[이슈&경제] 파킨슨의 법칙과 우리 공직 사회

시릴 파킨슨이라는 영국의 사회학자이자 경영학자는 영국 공무원 조직을 풍자해 이른바 파킨슨의 법칙을 주창했다. 파킨슨의 법칙 가운데 ‘사소함의 법칙’이라는 게 있는데 예를 들어 수십억원 또는 수백억원의 공사비는 대부분의 위원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결국 전문가들이 잘 알아서 했겠지” 하며 불과 2분 만에 통과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몇 백만원의 공사에 대해서는 미주알고주알 따지느라 수시간 격론을 벌인다고 한다. 이러한 파킨슨의 법칙이 우리 의회에도 그대로 들어맞는 것 같다. 올해 국가예산이 728조원이라고 하는데 국회의원 300명이 수천억, 수조원도 아닌 무려 728조원이라는 거액은 아무리 잘 따져 보려 해도 제대로 따질 수 없는 금액이라 생각된다. 몇 날, 몇 달을 걸려 따진다 해도 도저히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니 세세하게 따질 수도 없고 수십억 또는 수백억원, 아니 수천억원을 대수롭지 않게 결정하는 것 같다. 국회의원 한 명의 보좌관이 9명 있다 해도 역시 수십만원, 수백만원이면 세세하게 따져 볼 수 있지만 수십억원, 수백억원이면 그들도 도저히 따져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의회의 예산 통제는 허울뿐 실제로는 제구실을 할 수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 수십만명의 공무원이 몇 달에 걸쳐 작성해 올린 예산을 300명의 국회의원이 제대로 심사해 결정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 자체가 허망한 일이다. 예산 심의 때 국회의원들이 이른바 쪽지예산이라는 것을 통해 자기 지역구에 수억, 수십억원의 예산을 끼워넣는 일이 종종 있는 것을 보면 단위가 크면 클수록 쉽게 결정하는 것 같다. 노동부 장관도 민주노총에 50억원, 한국노총에도 55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하고 내란특검 예산도 205억원이라고 하는데 억 단위여서 쉽게 결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사례를 보면 우리 공직사회에도 파킨슨의 법칙이 잘 들어맞는 것 같다. 파킨슨은 또 공무원의 수는 업무량의 증감과 관계없이 매년 일정 비율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는데 하나는 부하 배증의 법칙으로 공무원 관리자는 업무량이 늘어날 때 동료와 협력하기보다 자신의 승진과 위신을 위해 자신보다 낮은 직급의 공무원을 채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급 관료는 부하직원을 많이 거느리고 있는 관료가 유능한 관료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되도록 부하직원을 많이 거느리려 하는 경향이 있어 업무량의 증가와 관계없이 매년 일정 비율로 공무원 수가 증가하며 그에 따라 예산을 늘리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인터넷 발달과 인공지능(AI)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수가 계속 증가한 것을 보면 파킨슨의 논리가 잘 맞아떨어진다. 2012년 이후 12년간 국민경제는 저성장으로 신음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 공무원 수는 무려 15만명이나 늘었음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관청 사무실에 들어가 가장 유능한 상사를 알아보는 방법은 역시 상사가 거느리고 있는 직원이 몇 명인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즉, 부하직원을 제일 많이 거느리고 있는 상사가 바로 유능한 관료라는 점이다. 그러니 관료들은 너도나도 부하직원을 많이 거느리려 하지 재정 형편이나 정부예산 경제성 등을 따져 자기 부하를 줄이려고는 하지 않는다. 공무원 수가 줄기는커녕 계속 늘고 따라서 재정지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바로 관료사회의 속성이다. 저성장에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늘어가는 상황임에도 정부는 공무원 수를 계속 늘려왔을 뿐 아니라 금년에도 국가공무원을 무려 5천351명이나 채용한다고 한다. 관료사회의 속성으로 인한 공무원 증가도 문제인데 근래에는 정부가 공무원 증원이 고용 창출에 일조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 더욱 우려된다.

[이슈&경제] 동탄2신도시 유통3부지 사업신청 반려 환영

지난달 20일, 화성시가 동탄2신도시 장지동 일대에 추진되던 초대형 물류센터 건립 사업에 대해 최종 반려 결정을 내렸다. 이는 도시계획건축공동위원회의 재심의 의견에 따른 후속 조치로 사업 시행자가 연면적을 애초 계획 대비 약 45.8% 축소하는 수정안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 안전과 주거 환경 보호라는 공익적 가치를 충족하기에 미흡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필자는 지난해부터 해당 부지에 백화점 및 쇼핑몰이 아닌 상품 보관과 풀필먼트가 위주인 물류센터가 들어서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번 결과는 인근 주민들이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결집하고 지역구 국회의원 등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선 성과다. 애초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립하려던 해당 부지는 대단위 주거 단지와 학교가 바로 인접해 있다. 대형 화물차 통행으로 인한 아이들의 안전 위협, 소음·분진 등 환경 피해는 물론이고 인접한 오산시로 연결되는 도로의 심각한 교통체증 유발까지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었다. 행정적 절차를 살펴보면 이번 사업의 모순은 더욱 명확해진다. 필자가 이미 지적했듯 사업 시행자가 공동집배송센터 지정 신청이 불허되자 용도를 ‘창고와 물류터미널’로 임의 변경 신청한 것에 대해 화성시가 이를 수용한 지구단위계획 변경 고시는 법리적으로 큰 결함이 있다. 이러한 변경은 ‘경미한 사항’이 아니라 사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본질적 내용의 변경’이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례에 비춰 봐도 이는 명백히 위법한 절차적 하자다. 환경영향평가 역시 마찬가지다. 경기도는 과거 유통부지 지정 당시 평가를 받았으므로 추가 평가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나 이는 설득력이 없다. 과거의 평가는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 ‘유통판매시설’을 전제로 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루 수천대의 대형 화물차가 드나드는 물류시설은 소음, 진동, 미세먼지 등 환경 영향의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 본질적 내용이 바뀐 만큼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는 필수적이며 이를 생략하는 것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될 수 있다. 특히 해당 부지 인근에는 대형 저수지와 화성시가 추진 중인 친환경 생태공원이 조성되고 있다. 이 일대는 도심 속 자연 생태 축의 핵심 구간이다. 이러한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시민이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친화적 공간으로 조성해야 할 자리에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초대형 물류센터가 들어서는 것은 도시 계획의 정합성 측면에서도 맞지 않는다. 냉정하게 따져보자.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침체와 이커머스의 급성장을 고려할 때 사업 시행자가 이 거대한 부지에 백화점 등을 운영할 의도는 낮았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해외 직구 및 국내 택배 물량을 처리하기 위한 ‘물류 거점’ 확보가 실제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업적 요구에 맞춰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준 화성시의 과거 행정은 중대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으나 이제라도 반려를 통해 이를 바로잡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도시는 한번 잘못 설계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성을 지닌다. 우리는 여러 1기 신도시 사례를 통해 잘못 조성된 인프라가 주민들에게 얼마나 긴 고통을 주는지 확인한 바 있다. 100만 화성특례시의 지위에 걸맞게 향후 모든 행정 행위는 특정 기업의 이익이 아닌 대다수 주민의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시민의 안전과 편익, 그리고 사회적 비용을 충분히 반영한 책임 있는 행정을 기대한다.

[이슈&경제] 청년 창업의 성공, ‘재교육’에 달렸다

정부는 매년 3조원대의 예산을 들여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창업경진대회, 아이디어 공모전, 각종 보조금 사업 등 창업 지원이 이어진다. 그러나 정작 청년 창업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중소벤처기업부 통계에 따르면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은 30~34%에 불과하다. ‘창업 붐’은 있지만 ‘지속가능한 창업’은 여전히 힘들다. 무엇이 문제일까. 가장 큰 원인은 경험의 부재다. 청년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경영 기초지식, 시장조사, 고객 분석, 재무, 회계, 마케팅 등 실제 비즈니스 운영에 필요한 능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에서도, 기존의 창업지원제도에서도 이러한 실무를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가 많지 않다. 아이디어는 뛰어나지만 사업은 현실이다. 결국 경험과 지식 부족이 창업 실패로 이어지는 것이다. 독일은 이 점에서 한국과 다른 선택을 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는 핵심 전략을 ‘창업이나 취업 자체’가 아닌 ‘개인의 역량 강화’에 두고 있다.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경쟁력을 중시하는 지원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한국도 이제 이러한 재교육 방향으로 지원 전환이 필요하다. 단발성 행사나 참신한 지원아이디어만으로는 창업의 본질적 실패 요인을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맞춤형 창업 역량 재교육이다. 청년 각각의 진로와 업종에 맞춘 과정별·단계별 교육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음식·프랜차이즈 창업자에게는 식품위생과 상권 분석이, 제조 창업자에게는 설계·공정·기술 인증 관련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업종별 멘토단을 구성하고 기업과 협업하는 현장 중심형 커리큘럼과 현장학습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창업 환경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이제 소규모 창업자라도 AI 분석도구, 자동화 서비스, 고객관리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큰 비용 없이도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앞으로 창업자에게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생성형 AI 활용, 마케팅 자동화 구현 능력은 필수 소양이 될 것이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기본 역량이다. 창업 교육에 AI 기초·데이터 분석 실습·알고리즘 활용 강좌를 필수 모듈로 편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청년 창업 지원자의 다수가 사업계획서 작성에서부터 애로를 겪고 있고 창업 이후에는 세무·노무관리조차 혼자 처리하기 어렵다. 따라서 창업 단계로 들어가기 전에 최소 3~6개월의 창업 기본 현장학습 코스를 운영해 아이디어 검증, 고객 인터뷰, 시장성 분석, 자금 조달 등 필수 절차를 실습 기반으로 훈련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이제 창업 정책의 목표가 단순한 ‘창업자 수’를 늘리는 데 있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창업 성공률이다. 청년들이 자기 역량에 맞는 사업을 제대로 준비하고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한 창업 지원이다. 그 핵심 전략은 ‘재교육’이며 그 기반은 ‘AI 역량’이다. 청년 창업 역량 강화는 단순히 청년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민경제의 혁신적 요소인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며 장기적으로는 고용 창출과 세수 확대에도 기여하는 국가적 과제다. 재교육에는 초기 예산이 더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청년의 창업 성공률이 높아질수록 소득, 부가가치, 세수는 증가하고 장기적으로는 창업 실패로 소모되는 예산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선택해야 할 창업 지원의 미래는 지속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재교육에 달려 있다.

[이슈&경제] 앱·SaaS 소멸과 에이전틱 AI의 급부상

앱의 80%는 곧 사라진다. 피터 슈타인버거의 전언이다. 오픈클로를 개발했기에 발언의 무게감이 범상치 않다. 그는 봤지만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이 무엇일까. 어느 날 그는 인공지능(AI)에게 무심코 무슨 말을 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AI는 이해할 수 없는 음성 메시지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야 한다고 스스로 추론했다. 변환에 필요한 여러 도구를 직접 찾아 설치하고 연계해 마침내 답변했다. 답변을 들은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이런 기능을 개발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순간을 그는 ‘아하 모멘트(Aha moment)’라 불렀다. 아무래도 해석을 좀 해야겠다. 사람이 한 것은 늘 그렇듯 원하는 것(intent)을 단지 말했을 뿐이다. AI는 보란 듯이 결과를 가지고 왔다. 이때 사람의 개입은 전혀 없었다. AI가 알아서 해독하고 해결 방법을 기획해 여러 단계의 프로세스를 실행했다. 그 과정에서 앱의 역할은 없었다. 심지어 AI가 개발이 필요하다고 의사 결정하면 코딩해 처리한다. 이러한 AI를 우리는 에이전틱 AI라 부른다. 사람의 문제 해결 방식은 앱을 통하는 것인데 AI의 문제 해결 방식은 앱 같은 솔루션을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만들고 그 결과로 답을 제시한다. 앱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때가 가까이 오는 듯하다. 그동안 신세를 많이 졌는데 급격하게 소멸의 길로 갈 것 같다. 앱 경제는 부지불식간 에이전틱 경제로 왕좌를 넘겨주기 시작했다. 앱이 아니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통상의 질문으로는 고차 방정식을 풀기 힘들어 보인다. 그래도 힌트는 있다. 서비스의 주체다. 앱의 서비스 주체는 사람이다. 에이전틱 AI의 서비스 주체는 사람인가. 아니다. AI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가. 맞다. 사람이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미디어가 아니라 AI가 이해할 수 있는 문법으로 그리고 AI가 쉽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API를 제공해야 한다. 데이터 중에서도 가장 가치가 높지만 축적하지 못한 데이터가 있다. 바로 사람의 생체 데이터다. 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AI에이전트가 읽을 수 있는 하드웨어의 주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래서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은 새로운 폼팩터에 도전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지금 무엇을 놓치고 있는 것일까. 바야흐로 ‘에이전틱 엔지니어링’ 시대. 안드레 카파시의 제언이다. 바이브 코딩을 이제 AI에이전트가 한다. 금세 대세가 바뀌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흐름에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워크’가 있다. 개발자가 아닌 그 누구라도 늘 사용하는 말이나 글로 개발이 가능하도록 조치한 전략은 성공하고 있다. 그리고 ‘클로드 코워크 플러그인’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것 때문에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업의 주가는 폭락했다. 앱이 소멸하듯 SaaS 솔루션과 기업도 지워질 거라는 두려움이 엄습한 결과다. 여기에 오픈클로는 개인용 PC와 클라우드에서 24시간 AI에이전트가 구동하도록 설계했다. 몰트북(Molbook)은 다양한 폼팩트에 거주하는 AI에이전트끼리 커뮤니케이션하는 실험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봇물이 터졌다고 해야 할까. 이럴 땐 무조건 기차에 빨리 타야 한다. 그리고 최상의 버전을 구매해 극한까지 테스트해야 한다. 통찰은 그때 한꺼번에 밀려올 것이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피벗을 단행할 것이다. 부디 깊은 깨달음이 당신에게 있기를 기도한다.

[이슈&경제] 다시 시작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지난달 23일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주택자에게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5월9일 만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를 연장 없이 종료하고 투기용 부동산 세제 혜택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5월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경우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 3주택자 이상은 30%의 가산세가 부과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최고세율은 무려 82.5%에 달한다. 단순한 세율 인상뿐만이 아니다. 실거주가 아닐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혜택도 축소되거나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비거주 1주택도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를 이유로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실거주하지 않으면서 투자용으로 장기간 보유하는 행위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이는 소위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채 전세를 놓고 시세차익만 노리는 행태를 사실상 투기로 규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 본인 집은 세를 놓고 다른 집에 거주하는 1주택자에게까지 장특공제를 배제한다면 논란이 불가피하다. 해외 이주, 지방 전출, 자금 부족 혹은 정비사업 추가 부담금 마련 실패 등 실거주하지 못하는 불가피한 사유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 강화됐다가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매년 유예돼 왔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이 유예의 고리를 끊기로 했다. 여기에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국가가 환수하고 주택 시장을 실주거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강한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거주용과 비거주용을 엄격히 구분해 세제 개편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5월 이전 매물을 유도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전략적 계산도 깔려 있다. 다주택자를 향한 사실상의 ‘최후통첩’ 같다. 문제는 시장의 수용성이다.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더라도 10·15 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가 이를 받아내기란 쉽지 않다. 세입자와의 관계도 복잡하다. 주택을 처분하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내려 해도 전세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이사 갈 곳을 찾지 못한 세입자가 버티면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진퇴양난에 빠진다. 이제 다주택자는 매도와 증여, 혹은 보유 사이에서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주택이 투자나 투기의 수단이 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물론 규제의 역효과로 강남권이나 한강 벨트 등 미래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투자가 쏠리는 ‘쏠림 현상’이나 매도 대신 증여를 택하며 매물이 잠기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매물을 유도하는 동시에 생애최초 구입자 등 무주택자에게는 주담대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해 내 집 마련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 또 상속이나 증여로 불가피하게 다주택자가 된 경우, 특히 인구 감소로 비어 가는 지방의 저렴한 주택이나 고향 복귀를 위한 농촌 주택 등은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합리성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시세차익만을 노린 다주택자는 과감히 매도에 나서는 결단이 필요하며 정부 역시 세제 운용에 있어 단순히 주택 수만 따질 것이 아니라 가격과 연동한 과세 체계를 강구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거래세(취득세·양도세)를 낮춰 시장 순환을 돕되 보유세를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다.

[이슈&경제] 입시 중심서 생활·현장교육으로 전환해야

한국의 공교육은 오랫동안 입시와 시험 중심의 구조 속에서 운영돼 왔다.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미적분, 확률·통계, 과학 개념들은 기초 학문의 기반이지만 다수의 학생은 이러한 지식이 언제 어떻게 문제 해결에 쓰이는지 경험하지 못한 채 사회인이 된다. 솔직히 교교시절 미적분, 확률 등을 배우긴 했으나 한번도 사회생활에서 활용해 본 적이 없다. 시험과 성적이 최우선이 되면서 교육은 생활과의 연계성을 잃었고 단순 암기와 문제풀이에 갇힌 교육이 지금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는 기존 교육과 실제 사회의 간극을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이미 기업과 연구기관, 공공 부문에서 문서 작성, 분석, 코딩, 기획 등 다양한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거나 보조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AI의 작동 원리, 언제 어디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는 물론이고 데이터 분석과 프롬프트(질문어·명령어) 설계 같은 핵심 역량을 배우지 못한 채 사회에 나가고 있다. 실제 우리 사회는 AI와 협업할 수 있는 인재를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제 한국 교육은 ‘실생활 현장 기반 문제 해결형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단순히 미적분 공식을 암기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활용하고 나아가 데이터를 분석해 변화를 예측하거나 경제·과학 현상을 모델링하는 프로젝트형 수업이 이뤄져야 한다. 확률과 통계도 시험 문제 풀이가 아니라 실제 뉴스, 건강 데이터, 소비 패턴, 지역사회 문제 등 현실 자료를 기반으로 예시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데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국어 교육 역시 논술 대비가 아닌 실생활에서 필요한 보고서 작성법, 이메일·비즈니스 문체, 발표 스토리 구성 등 실용 문해력 중심의 교육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여기에 AI도 필수 지원도구로 활용돼야 한다. 언제 어떻게 어떤 과정으로 이용해야 할지를 교육해야 한다. AI 활용 역량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미래 소지해야 할 필수 능력이다. 그러나 가장 큰 장애물은 전문 교사의 부족이다. 교사들은 AI·데이터 활용 능력이 충분치 않으며 실생활 기반 프로젝트 수업을 설계하고 운영하기 위한 실무 경험도 부족하다. 이를 위해서는 AI 기업, 데이터 기업, 스타트업 등에서 교사들이 6개월~1년간 직접 실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현장형 장기 연수 프로그램’을 제도화해야 한다. 교사가 실제 산업 변화의 속도와 문제 해결 방식을 체감해야 교육에 반영할 수 있다. 나아가 산업계 전문가와 학교의 협력 생태계도 구축해야 한다. 교사는 교육 설계와 학생 지도에 집중하고 산업 전문가들은 실제 데이터를 제공하며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현실 문제 해결의 감각을 익힌다. 특히 지역 내 산업계와 대학의 산학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온라인 기반 AI 교육 플랫폼을 구축해 지역 격차를 완화해야 한다. 도시와 농촌, 일반고와 특목고 그리고 지방대학과 수도권대학의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 전국 어디서든 양질의 AI·데이터 교육받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교육은 “삶을 살아가는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한국 교육이 더 이상 과거 구조에 머무를 여유가 없다. 이제 교육은 시험을 위한 지식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힘, 미래 도구를 다루는 역량,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능력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슈&경제] 코레일 개혁… KTX·SRT 통합 시급하다

KTX와 SRT의 분리는 순수한 경쟁 촉진 정책이라기보다 민영화 논의 과정에서 수익성이 높은 고속철도 부문을 분리해 관리하려는 정책적 판단의 산물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KTX 개통 이후 고속철도 부문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해 왔지만 새마을·무궁화호와 철도 화물 부문은 20년 넘게 만성 적자를 지속해 왔다. 이로 인해 코레일은 고속철도라는 ‘알짜 사업’과 구조적 적자를 안은 사업을 동시에 떠안는 왜곡된 구조에 놓이게 됐다. 문제의 핵심은 공공성의 적용 범위다. 무궁화호와 새마을호는 서민 이동권 보장이라는 명확한 공공적 목적을 지닌다. 일정 수준의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국가가 책임져야 할 영역이다. 그러나 철도 화물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주요 고객인 전형적인 B2B 물류 사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객 부문과 함께 공공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운영되며 막대한 누적 적자를 키워 왔다. 20년 이상 구조적 적자를 지속한 철도 화물 부문을 더 이상 공기업 체제에 묶어 두는 것은 비효율의 고착화일 뿐이다. 분리 후 민간에 이관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상식적인 해법이다. 해외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일본은 1987년 철도청을 해체해 여객 6개 회사와 화물 1개 회사로 분리·민영화했다. 당시 약 18만명에 달하던 철도 인력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하고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함으로써 철도 서비스의 경쟁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반면 한국은 민영화도, 구조 개혁도 아닌 공기업 체제 유지에 머물렀고 그 결과 누적 부채 20조원을 넘는 비효율 구조를 떠안게 됐다. 파업 때마다 국민의 발을 묶고 최근에는 잇따른 사망 사고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되는 현실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우리나라 공기업 정책은 일관성을 상실한 지 오래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은 민영화 논란과 특혜 시비에 휘말리고 구조적으로 적자가 불가피한 사업은 공공성이라는 명분으로 끝까지 끌어안는 방식이 반복돼 왔다. 과거 고속도로와 터널을 해외 자본에 매각하고 최소수입보장(MRG) 계약으로 막대한 국민 부담을 초래한 사례는 민영화 자체가 아니라 정책 설계의 실패가 문제였음을 보여준다. 핵심은 소유 구조가 아니라 어떤 사업을 공공이 책임지고 어떤 영역을 시장에 맡길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다. 인프라 산업에서는 ‘부분의 합이 전체보다 크다’는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 철도, 항만, 공항처럼 대규모 설비와 네트워크가 핵심인 산업에서는 통합이 곧 효율이다. 국토가 좁고 고속철 노선 수가 제한적인 한국에서 KTX와 SRT의 분리는 필연적으로 중복 인력과 중복 비용을 발생시킨다. 실제로 SR은 선로 유지보수 능력이 없어 코레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고 코레일이 최대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경쟁’을 표방하는 기형적 모델로 출범했다. 회사가 하나 늘어나면서 사장, 본부장, 관리 인력만 증가했고 실질적인 경쟁 효과는 미미했다. 정치논리 역시 철도의 경쟁력을 잠식해 왔다. 지자체와 정치권의 요구로 고속철도 정차역이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시속 300㎞ 열차의 표정속도는 약 1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민은 고속철 요금을 지불하면서도 사실상 준고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표심을 의식한 정치적 결정과 이에 순응하는 행정이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다. 물류 인프라에서는 통합의 효과가 이미 입증됐다. 과거 컨테이너 터미널을 분절 운영하던 시기에는 과잉 경쟁과 만성 적자가 반복됐지만 선석 통합과 단일 운영 체제로 전환하면서 비용 절감과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났다. 철도 역시 관제, 차량, 유지보수, 구매, 안전관리 전반에서 통합을 통해 효율성과 안전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 이제 코레일 개혁의 방향은 분명하다. 철도 화물은 민간에 이관하고 KTX와 SRT는 통합해 운영 효율과 안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난립한 자회사 역시 통합과 기능 재편이 불가피하다.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운임 구조 현실화와 노후 차량 교체를 위한 재정·민관 투자 구조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코레일의 위기는 단순한 공기업 경영난이 아니다. 반복되는 사고는 구조 개혁을 요구하는 경고다. 남북철도 연결과 국제철도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분리가 아니라 통합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해야 할 시점이다. 공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살리는 철도 혁신,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통합 없는 개혁은 공허하다.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한국 철도의 미래는 없다.

[이슈&경제] 대화 경제의 도래

인공지능(AI)이 사람처럼 업무하는 시대로 점차 진입하고 있다. PC에서 문서 버전 관리, 파일·폴더 관리, 백업 등은 늘 번거롭다. 많은 파일 중에 원하는 내용을 적시에 찾는 일은 고단하다. 찾았다 하더라도 보고서와 발표 문서 작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루틴은 벅차다. 이제는 이 모든 것을 AI에게 시키고 결과를 통찰해 성과를 창출할 때다. 앤트로픽은 최근 코워크를 발표했다. 엔지니어의 전용 개발도구(Coding AI)인 클로드 코드를 모든 사람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업무까지 확장했다. 심지어 고객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대시보드 구축도 개발 없이 가능하다. 에이전트형 AI의 대중화에 불이 붙었다. 엔터프라이즈 마켓이 요동칠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 그러나 명료하지 않은 프롬프트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문제를 일으킨다. 아직 원래 상태로 복원되는(Undo) 기능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또 다른 차원을 연다. AI 스스로 코딩할 수 있어 환각 현상(hallucination)을 제거하는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 논리적 무결성을 달성할 때까지 시뮬레이션을 지속하면 된다. 이것은 AI가 모든 현상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위치에 등극하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 AI 과학자는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다. 그리고 종국에는 AI가 AI를 개선하는 길목에 들어선다. ‘재귀적 자기 개선’이라 불린다. 이런 연유로 파운데이션 모델 성능의 진전 속도는 상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새로운 경제 질서와 비즈니스 문법이 막 싹트고 있다. AI 기술은 올해 본격적으로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다. 호주머니를 채우고 건강도 챙겨주며 구매를 지원한다. 거대언어모델(LLM)에 구인구직 시장과 헬스케어·바이오 시장 그리고 커머스 시장을 결합시키고 있다. 막상 취업하려면 막막하다. 키워드와 조건 검색을 할수록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이럴 땐 허심탄회하게 내 이야기를 쭈욱 그저 풀어내기만 하면 좋은 일자리를 추천해 주는 마법이 그립기만 하다. 어쩌면 그 마법이 현실로 다가올지 모르겠다. 오픈AI는 곧 ‘챗GPT 잡스’ 서비스를 출시한다. 대화가 직장이 되고, 대화가 인재를 초빙한다. 약 9억명의 챗GPT 주간 활성 사용자가 대상이다. 약 9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링크드인(마이크로소프트 자회사)에겐 날벼락 같은 복병이다. 앞으로 자주 볼 낯선 경쟁구도이자 극한의 경쟁 강도다. 젊은 나이에 4기 암 진단을 받으면 속수무책이다. 무섭고 허탈하다. 직장은 정지되고, 삶의 패턴을 그대로 가져가고 싶으며 돈은 꼭 움켜쥔다. 의사와 병원의 메시지에서 희망은 안 보이고 사람과의 관계는 소원해지며 식단과 운동 관리 루틴은 이데아다. 누워 있는 자기 대신 실컷 떠드는 수다쟁이가 어쩌면 필요할지 모른다. 수다는 따뜻한 위로와 냉정한 메타인지를 제공해야겠지. 오픈AI는 ‘챗GPT 헬스’, 앤트로픽은 ‘클로드 포 헬스케어’를 론칭했다. 이 서비스가 아픈 모든 사람을 위한 솔루션의 단초이자 시금석이길 염원한다. 인류에게 난제인 암도 해결되기 바란다. 연구·신약 개발이 목적인 앤트로픽의 ‘클로드 포 라이프 사이언스’에 그래서 기대가 크다. 이같이 LLM의 응용 범주는 상상력에 비례한다. LLM은 쇼핑몰의 MD와 같아진다.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대화 중에 추천받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챗GPT, 구글 서비스 등에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바야흐로 넋두리가 커머스로 이어지는 시대, ‘대화 경제’라 칭해야 하는가.

[이슈&경제] 정부 복지비 지출 급증 우려된다

우리나라의 2025년 재정수지(관리재정수지)가 100조원 정도의 적자에 달할 것이라 한다. 2026년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를 상회할 것이라고도 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20조원 내외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2020년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나 매년 100조원을 넘나들며 예산의 4%를 넘기도 한다. 그런데 재정지출 가운데 복지비가 과속으로 늘고 있는 점이 특히 문제다. 즉, 재정지출 가운데 복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만 해도 20%를 하회했는데 2010년 27%, 그리고 2024년에는 36%에 달해 불과 24년 동안 폭증했다. 그런데 일본의 예를 보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들어선 1968년 복지비 비중은 15% 정도에 지나지 않았고 20년 후에도 20% 수준이었으며 42년 후인 2010년에야 우리의 현 수준인 30%수준(2024년 33.7%)에 이른 것에 비춰 보면 우리의 복지비 지출 증가는 지나친 과속을 한 것이 분명하다. 재정지출 가운데 복지비 지출의 과속적인 증가는 교육과 경제관계비, 즉 산업 및 사회간접자본(SOC) 부문의 투자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고 결국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게 된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무려 15년간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정부가 재정지출을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는 데 쓰기보다는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워 국민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데 몰두했으나 성장을 견인하는 데는 실패했고 물가만 오르게 해 국민을 궁핍하게 만들었다. 예컨대 문재인 정부가 이른바 400조원을 투입,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을 추구했으나 허사였고 이어 이재명 정부도 16조원을 국민지원금으로, 그리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채 탕감에 16조원을 투입한다고 하는데도 경기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물가만 오르는 형국이다. 더군다나 이들 지출이 흑자 재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재정 적자를 통해 이뤄진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재정지출의 투자성 지출이 감소한 것도 문제지만 민간기업마저 고임금과 정부의 각종 규제, 그리고 강성노조에 시달려 국내 투자를 기피하고 해외로 탈출하기에 여념이 없으며 외국 기업이 국내 투자를 기피하는 판에 복지지출 증대를 통한 수요 증대로 경제를 성장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또 중앙정부가 국민복지 향상이란 명분으로 시혜성 지출을 대폭 늘린 것도 문제지만 지방정부까지 주민복지 향상이란 명분하에 마구 퍼주는 게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2015년 54.02%였는데 2024년 48.6%로 개선되기는커녕 계속 악화되는 상황인데도 중앙정부에 뒤질세라 주민복지 향상의 명분을 내세워 퍼주고 있다. 자치단체의 취지가 창의력을 발휘해 지역주민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삶을 향상시켜 자립을 도모하기 위함이었는데 중앙정부 못지않게 복지지출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주민들에게 베푸는 시혜성 지출의 예를 보면 각양각색으로 그 종류도 광범위하다. 예를 들면 현금 지급, 건강의료 지원, 노인복지 지원, 출산육아 지원, 교육문화 지원, 주거생활비 지원, 환경 생활편의 지원, 청년 중장년 취약계층 지원, 교통비 지원 등 이른바 주민복지 향상이라는 명분으로 다양한 혜택을 베풀고 있다. 지역주민의 소득 증대와 재정자립의 향상을 통해 복지 지출을 늘린다면 문제가 덜하겠으나 중앙정부가 지원해주니 마구 쓰는 경향이 있다. 정치인들은 국민 및 지역주민을 위해 퍼주기만 하면 표로 돌아오니 국가 재정이나 지방재정이야 어찌됐건 전혀 상관할 바가 아니다. 국민 자신이 하루빨리 복지 환상에서 벗어나 정부가 퍼준다고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님을 깨달아야 할 때다. 광의의 국가부채가 무려 GDP의 180%인 4천600조원이나 된다는 것을 우리 국민은 명심해야 한다.

[이슈&경제] 경기도 아파트값 새해에도 오른다

지난해 6월4일 제21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고 23일 만에 첫 번째 부동산 대책인 6·27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강력한 대출 규제 대책으로 이주비 등 정비사업까지 연계돼 수도권 주택 공급 차질이 염려되는 규제 대책이다. 6·27대책은 수도권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이주비 및 잔금대출 포함)을 최대 6억원으로 제한했고 추가로 주택을 구입할 경우 6개월 이내 전입 의무와 2주택자 이상 보유자 및 1주택자는 추가 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며 조건부 대출도 금지하는 등 매우 강력한 대책이다. 두 번째 대책은 취임 78일 만인 8월14일 8·14대책이다. 지방 미분양 대책 및 지방 건설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지방 84곳 인구감소지역에서 미분양 주택을 구입할 경우 주택 수에서 제외되는 내용이다. 과연 인구감소지역에 미분양 주택이 얼마나 있을까. 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대책으로 정상 사업장은 유동성 자금을 공급하고 부실 사업장은 구조조정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인 9·7대책은 착공 기준 135만가구를 2030년까지 착공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기 신도시 등 공동주택용지를 직접 시행하고 노후 공공임대주택 재건축과 노후 공공청사 등을 재정비해 주택을 공급하는 총공세 주택공급 대책이다. 과연 가능할까. 계획은 좋은데 실천이 중요하다. 정부의 이러한 공급 대책에도 여전히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 아파트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하자 취임 136일 만에 네 번째 대책으로 실수요자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의지의 10·15대책을 발표했다. 10·15대책은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확대 지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 2년 거주 조건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주택이 있는 경우 대출이 금지되며 조건부 대출도 금지된다. 그리고 다주택자 취득세(8%, 12%) 및 양도세가 중과세(기본세율+20%, 30%)되며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와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자금조달계획서도 제출해야 한다. 또 규제지역 내 주택가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도 차등 적용하는 등 강력한 수요억제 대책을 내놓았다. 이렇게 강력한 규제 대책은 문재인 정부 시즌2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10·15 규제 대책 발표 직전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살펴보면 10월13일 경기도의 2주간 아파트 가격 누계 상승률은 0.15%였다. 대책 발표 한 달 이후 11월17일 0.11%로 주춤했다. 또 한 달 이후인 12월15일도 0.10%로 상승 폭은 분명 둔화됐다. 하지만 12월22일 주간 상승률이 0.12%로 다시 상승세로 나타났다. 벌써 규제의 약발이 다 된 것인가. 분명 규제로 거래는 많이 줄었지만 서울, 특히 강남에서 가까운 지역과 대단지·역세권·교통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와 정비사업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거래량도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0·15대책 발표 이후 실거주 요건 때문인지, 대출 규제 때문인지 거래량은 반토막이 났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10월 1만4천527건·11월 1만506건, 인천시도 10월 2천276건·11월 2천302건으로 집계됐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아파트 정보 광장의 자료를 인용하면 9월 8천632건, 10월 8천665건, 11월 3천229건, 12월29일 현재 2천35건으로 대폭 축소됐다. 그렇다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된 것은 아니다. 2021년 기준금리 인상 이후 고금리, 고유가, 고환율 등으로 2022∼2023년 누적된 공급 부족의 영향으로 올해 수도권 입주 물량은 매우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국 부동산 가격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면 상승한다. 또 유효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은 오른다. 그리고 유동성 자금이다. 그렇지 않아도 팬데믹 이후 광의 통화량(M2)이 꾸준히 증가했는데 이재명 정부 들어 유동성 자금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규제를 강화해도 유동성 자금이 풍부하고 그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면 결국 가격은 오른다. 주택은 ‘의식주’의 하나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 전월세 가격도 덩달아 올라가기 때문에 서민의 생활고는 가중된다. 10·15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필두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전월세 임대차 시장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이는 서울을 넘어 경기도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입주물량이 부족한 새해에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고금리와 고유가, 고환율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시작된 주택 인허가 물량 감소는 지금에 와서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시의적절하게 단기 주택공급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9·7대책은 입주까지는 중장기 대책이다. 단기 주택 공급으로는 조기 주택 공급이 가능한 비아파트 부문의 공급 활성화가 필요한 시기다. 비아파트 부문에 대한 활성화는 전세보증금의 확실한 보호 대책과 더불어 일정 면적 이하의 주택 수 제외, 규제 지역에서 취득세 일반과세 적용 등 획기적 대책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규제만으로 시장을 안정시킬 수는 없다. 결국 입주 물량 감소와 유동성 자금 증가는 부동산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매매 가격과 전월세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기 때문에 새해 지역별 차별화는 있겠지만 경기도 주요 도시의 아파트 가격은 강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며 정부의 공급 정책이 어느 정도 속도를 낼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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