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마음의 거울

흑인 병사 두 사람이 택시를 탔다. 한참을 가다 신호등에 걸려 서있는데 다른 차선에 있던 택시기사가 물었다. “손님 몇명 태웠어?” 이 택시기사는 흑인 병사들이 못 알아들을 줄 알고 이렇게 말했다. “응. 연탄 두 장.”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하니 요금 1만원이 나왔다. 그런데 흑인 병사들은 800원만 주고 내리려고 했다. 택시기사가 “1만원”이라고 말하자 돈을 건넨 흑인 병사가 말했다. “연탄 두 장 값 맞는데요.” 말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되게 하는 중요한 도구이면서 한편으론 잘못 쓰면 듣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흉기가 된다. 무심코 건넨 한마디 말이 상대방에게 돌이키기 어려운 상처를 안겨준 사례를 많이 보았다. 초급 직원 시절 모시던 직장 상사에게 인사 상담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직장 상사에게 들은 “자네는 가방끈이 짧아 안돼”란 말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말끔히 가시지 않고 있을 정도로 말로 인한 상처는 오래 간다. 문병이나 조문을 가 위로한다고 한 말이 오히려 상처를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병문안을 가 농담 삼아 누워 있는 환자에게 “팔자 늘어졌네”라고 말하거나, 조문을 가 위로한다고 한 말이 긁어 부스럼이 되는 경우도 있다. 정 할 말이 없으면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하던가, 아니면 그냥 손만 잡으면 될 것을 “살만큼 사셨다”거나, “고생만 하더니 차라리 저 세상이 낫겠지” 등의 말들은 악이 없이 좋은 뜻으로 한 말이라도 듣는 사람의 입장에선 서운할 수 있다. 말은 사람의 마음의 지표이며 거울이다. 더 의미를 두라면 그 사람의 인격이다. 아무리 학식이 뛰어나고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어도 그 사람의 입에서 저속하고 비열한 말만 나온다면 학식과 지위는 인정받지 못한다. 상대방이 듣거나 말거나 항상 횡설수설 한다든지 쉽게 흥분하고 심지어 욕설을 거침없이 내뱉는다면 다시 보게 된다. 반면에 초라한 행색에 내세울만한 학식은 없지만 자신의 의사를 또박또박 조리있게 표현한다면 호감이 간다. 인격은 외모나 학식으로만 평가되는 게 아니다. /박원식 농협 인천지역본부장

예술적 감동은 삶의 원동력

예술작품이 주는 감동은 우리의 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삶의 원천적 힘으로 작용한다.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보고 평화주의적 봉사의 삶을 산다든지,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고 천재와 인간 사이에서 자신의 삶을 비춰 보며 좌절하다가도 다시 힘을 내어 노력한다든지, 인간의 영혼을 울리는 명곡의 음악성에 심취해 우주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명상한다든지, 원시 벽화를 보고 시공을 넘나드는 인류의 삶의 흔적에 관심을 갖는다든지…. 이러한 것들은 어떤 사람에겐 일상적 생활의 작은 부분, 또 어떤 사람에겐 삶의 전체를 지배하는 힘을 제공하기도 한다. 필자는 그림을 하는 사람이지만 가장 감동을 받았던 예술작품을 들라고 한다면 문학작품중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들고 싶다. 초등학교 때 읽은 기억을 더듬어 보면 장발장이 탈옥, 숨어 지내면서 자베르 경감에게 잡힐듯 말듯 아슬아슬한 순간을 넘기는 숨막히는 스토리에 정신을 빼앗기며 읽었던 것 같다. 중·고교때는 탈옥수로 양심을 갖고 괴로워하며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선을 베푸는 장발장의 순수한 인간성에 감동을 느꼈다. 대학시절에는 개혁과 보수의 갈등, 정치 사회적 불안 속에서 사회를 균형있게 보는 시각을 마련해줬다. 이야기 전편을 통해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장발장을 잡기 위해 쫓아 다니는 자베르 경감이 자신의 손에 수갑을 채운 채 세느강에 투신, 시체로 떠오르는 장면이다. 수갑은 평소 자베르 경감의 법에 대한 신념과 가치관을 상징하고 있는데 그 수갑으로 자신의 손을 채운 채 강물에 투신 자살하는 장면을 설정하는 빅토르 위고의 의미 깊은 상징법에 또 한번 감탄하게 된다. 즉 사회의 제도와 법을 상징하는 자베르 경감의 수갑이 장발장의 감동적 양심과 선행, 즉 휴머니즘에 무릎을 꿇는 장면이다. 빅토르 위고는 사회적 제도와 법 이전에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란 사실과 숭고한 휴머니즘을 감동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레미제라블은 어린이에게, 어른에게, 노인에게, 또는 직업 등에 따라 각각 다가오는 의미의 각도가 다르다. 문학가에겐 이 작품의 아름다운 문체, 정치가에겐 사회의 갈등상황, 법률가에겐 법의 집행 문제, 철학가에겐 인간의 선과 양심, 종교가에겐 절대자의 존재와 신앙의 힘 등에 대한 의미가 가슴에 다가서게 하는 명작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박동수 의왕미술협회장

노인시설과 지역사회의 벽

우리의 고령화 속도는 너무 빠르다. 인천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7%를 넘어섰다. UN이 규정하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것이다. 구미 선진국들에 비해 준비할 시간 없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고령화를 경험, 노인문제 해결을 위한 자원조달과 서비스 개발 등 급격한 사회변동에 대처할 제반조건들을 갖춰나가기 어렵다는 심각한 현실에 당면하고 있다. 전체 인구중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7% 이상을 점유하는 고령화사회에서 14% 이상이 되는 고령사회까지 프랑스는 한 세기가 넘는 115년을 거쳐 왔고 미국 72년, 영국 47년, 일본 24년 등이 걸렸다. 우리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지난 2000년 이후 고령사회까지 18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문제는 단순히 편의를 위한 복지서비스 제공만으로 해결할 순 없다. 노년기 연장에 따른 개인은 물론 전체 사회 비용과 자원 등도 확대된다. 대표적인 과제가 노인부양 부담이다. 지금 우리는 생산가능인구 8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것과 같고 오는 2020년은 5명, 오는 2030년은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 새로운 변화의 시각이 필요하다. 노년기 경제·신체· 심리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노년기 이전부터 노후에 대비하는 기술과 방법을 배우고 익히는 일이 중요하다. 지난달 중순 보건복지부가 주관하고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수행한 사회복지시설 평가에 참가했다. 대상은 60세 이상부터 97세 정언년 할머니 등이 살고 있는 사할린동포복지회관과 치매 중풍 등 중증 질환노인들이 입소한 노인전문요양시설 등이었다. 민·관이 맡은 노인부양현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의 땀을 느낄 수 있었다. 노인시설과 지역사회 벽을 낮추는 노력과 전문성 등이 매우 부족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구미 선진국들의 노인시설들이 일반주거시설과 어울리는 모습으로 건립되고 노인들의 스스럼없는 모임의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음을 볼 때 비정상적인 노인들의 수용시설로 생각하는 우리의 현실은 안타깝다. 인천의 노인요양시설들이 지역사회와 융화되기 위해선 치유의 ‘복지’ 개념을 바탕으로 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교육’의 전문성을 보완해야 한다. 찾아가고 찾아나서는 이웃처럼 교류가 활성화되고 지속되는 계기로 한가위 연휴를 기대한다. /김형수 (사)한국삶의질연구원 이사

농촌 노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농촌이 늙어 간다는 이야기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난 30여년동안 우리나라는 도시화,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전반적인 생활여건의 향상, 의료보건 기술 진전 등으로 국민 평균 수명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서는 고령화사회가 됐다. 농촌의 경제구조도 생산위주에서 상업농 형태로 전환되면서 저장·가공·유통 부문은 대부분 도시로 이전됐고 농업의 기계화가 미흡한 상황에서 젊은층들이 교육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도시로 진출하면서 농촌 노동력은 고령자나 부녀자 등에 의존하는 등 영농후계 인력 부족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대부분 노인복지시설 및 관련 기관 등이 도시에 편중됐고 사회복지서비스도 도시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어 농촌 노인들의 복지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지난해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농촌 노인 절반 이상 연간 소득수준이 최저 생계비를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노인 대다수가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거나 일부 가족으로부터 보조받아 생활하고 있고 절반 이상이 월평균 50만원 이하의 생활비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 노인들에겐 경로연금이나 국민건강보험, 경로우대 정책 등 여러가지 사회복지제도 확대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지만 이보다 더 시급한 건 어느 정도 건강하고 능력있는 노인들에게 지속적인 일거리를 제공, 사회적 역할에 자긍심을 갖고 정신적으로 행복한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점이다. 화성시는 농촌 노인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높이기 위해 양감면 솔미와 정남면 문학리 등 시범마을 2곳을 선정, 한양대 산업의학과와 협력, 농사에 따른 위해요인 실태조사를 완료했으며 이 결과를 토대로 농촌 건강장수 마을을 관리·운영하고 있다. 짚풀공예 등 농촌 노인들이 지니고 있는 솜씨를 개발해 소득화하고 가볍게 일하면서도 고소득이 가능한 벌침이나 로얄제리, 프로폴리스, 화분 등을 생산해 소득과 건강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양봉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취미활동인 게이트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경제·심리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지도하고 있다. 노인복지문제는 남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 없으며 언젠가 우리 모두 직면해야하는 필연적인 과제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여가생활 프로그램 개발과 경제적 입지, 사회·가부장적 역할을 부여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농촌 노인 복지를 위해 농촌 건강장수 마을은 확대 보급돼야 한다. /김경배 화성 농업기술센터 소장

변화하는 자가 살아 남는다

우리 사회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기업 생태계도 혁신과 변화가 급속히 진행중이다. 정부는 기업정책 변화를 통해 기업생태계 변화를 적극 유도하고 있고 신용보증기금도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중점 지원 등을 통해 중소기업 질적인 구조변화와 함께 강력한 내부 혁신경영을 추진해 오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면서도 변화를 두려워 하는 이율배반적 심리를 갖고 있다. 이는 다른 동물이 갖지 않은 패러다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가 역시 변화를 갈망하면서도 왜, 무엇 때문에 변화해야 하는지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기업이 변화해야 하는 당위는 한마디로 살아남기 위해서다. 살아남기 위해선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변화해야 한다. 변화하되, 남보다 뭔가 새롭고 다르게 변화해야 한다. GE사 잭윌치는 회사를 변화시키기 위해 제일 먼저 구조를 바꿨다. 그리고 불필요한 모든 기업을 팔았다. 일본의 대표적 10대 기업의 지난 2004년 총매출 순이익의 2배를 만들어 낸 삼성 이건희 회장의 경영키워드는 항상 앞선 변화와 혁신, 창조의 정신으로 요약되고 있다. 기업은 물론 가장 보수적인 집단인 정부조직, 법조계, 교육계 등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하물며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은 경쟁의 속도만큼이나 더 빠르게 변화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변화의 중요성은 변화하고 싶지 않으면 발전도, 성장도 기대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시대 헤라클레스는 “세상 만물은 변한다는 진리만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은 “맨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한 자도 아니요, 가장 똑똑한 자도 아닌, 가장 변화에 잘 적응한 자”라고 말했다. 변화는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환경 때문에 변화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어쩔 수 없는 환경 때문이라도 변화해야 하는 게 기업의 고민이요 어려움이다. 그럴바에는 남보다 한발짝 더 빨리, 기업 자신부터 먼저 솔선수범해 변화한다면 더 높은 경쟁력을 갖지 않을까? /최길현 신용보증기금 군포지점장

바다이야기

바다이야기가 한창이다. 얼마 전 작별을 고한 친구가 임종 전 바다를 그리워하며 말했다. “바다를 보고 싶어요. 푸르고 너른 바다 앞에 서면 바다는 너무도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그는 그리워하던 바다 앞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어머니 품에 안긴 아이처럼 조용히 바다와 마지막 작별을 고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른 아침에 꿈꾸는 바다부터 시작, 일출의 황홀한 신비의 바다. 보랏빛과 흰빛의 어울림 속에 푸른 물결이 부서지는 바다. 일몰의 장엄함에 숨을 멈추게 하는 바다. 폭풍 속에선 거칠고 사나운 파도를 일렁이는 검은 바다. 다양한 얼굴의 바다는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으며 우리에게 자신의 꿈을 말하고 있는지 모른다. 바라 보면 참으로 혼탁한 세상이다. 뒤늦은 태풍이 지나가고 아직도 구름 낀 컴컴한 하늘과 회색의 빛에 물든 바다처럼 신문이나 TV, 라디오 등을 들어도 아득한 안갯 속을 걷고 있는 것 같다. 꿈을 잃어버린 세상에, 천박한 이야기꾼들이 돼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든다. 가치관의 혼란과 무질서, 온갖 비자금 이야기들, 사상과 이념의 질긴 줄에 묶여 허우적거리는 사회, 쉽게 목숨을 끊어 버리는 허무 속의 사람들, 그리고 그렇게 버려져 방황하는 자녀들…. 열정을 잃어버린 세상이 각자의 방향으로 노를 저어가는 것인가. 아니면 그저 떠밀려 흘러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감돈다. 바다 이야기가 매스컴을 온통 오염시키고 있고 바다 위에 반영돼 떠 있는 하늘의 많은 이야기를 오염시키고 있다. 바다와 깊은 대화를 나누는 이들의 맑은 이야기가 전설이 돼 가고 있는듯 하다. 어떤 시인은 “사람은 사랑한만큼 산다”고 말하고 있는데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세상인가? 사람이 살아 갈 수 있을만한 사랑을 나누고 있는가? 사랑이 무엇인지를 우리는 정말 알고 있는 것일까? 생명을 주는 사랑, 사람을 살리는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일까? 그래도 사람은 사랑한만큼 산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이다. 웃으며 진한 커피 한잔을 가져다 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한 친구가 내 앞에 서있다. “우리 꿈꾸는 바다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차영미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장

땡감나무 아래 누워 꾸는 꿈

뜰 앞 감나무에 이파리가 다 떨어지더니 열매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그 아래 평상에 누워 입 안으로 혹시나 떨어질 홍시를 기대해 보지만 아직도 설익은 땡감이다. 며칠 전 국회에선 50번째 임명되는 교육부총리의 청문회를 마쳤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도 15번째 이상의 개정을 거쳐 또 다시 통과될 전망이다. 이번에는 자치단체들도 직접 교육분야에 투자할 권한을 주겠다는 것이다. 자치단체장의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지난 선거 때의 교육관련 선거공약도 실행할 수도 있겠다. 사실 지난 지방선거 후 새롭게 취임한 자치단체장들은 교육에 관한 공약들을 너나 없이 내세웠다. 물론 그때 제시한 공약대로만 이행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더구나 노 대통령까지도 선거공약으로 ‘교육재원 GDP 대비 6% 확보’를 제시한 바 있으니 이보다 더 희망적인 교육혁명의 꿈을 언제 다시 꾸겠는가. 지난 두차례 선거를 통해 지역에서 단체장이나 국회의원 등이 내세웠던 공약사항들을 다시 꺼내 따져보자. 실속 없는 빈 공약은 아니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자. 특목고, 자립형 사립고, 외국어학교, 국제고 등은 어디에 어떻게 세우겠다고 하는지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요모조모 검토해 보자.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교육은 자신들의 꿈을 확실히 보장한다는 강렬한 믿음이 있다. 특히 자녀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고통일지라도 기꺼이 감내한다. 사실 지금까지도 자치단체장들이 지방교육정책을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할 권한은 없었다. 교육자치제에 의해 지방의 유아·초등·중등교육은 당연히 교육청과 교육위원회 등의 소관이기 때문이다. 해당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교육경비에 관한 상호 협력할 수 있는 행정체제도 아닌데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그동안 국비에서 지원되던 지방재정교육보조금조차 마치 선심 쓰듯 중앙에서 지방으로 넘기고 있다. 물론 재정자립도가 높고 세수입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 자치단체라면 스스로 재정을 충당, 교육분야에 집중 투자한다면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상황이야 어떻게 변하든 교육 관련 공약만큼은 꼭 지켜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투표에는 참여할 권리조차 없었던 아이들의 꿈을 위해! /이원규 테마기행예술제운영위원장

영재와 엘리트

몇년전만 해도 엘리트란 단어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엘리트라는 말은 듣기 힘들어지고, 요즈음은 영재란 단어를 많이 접하게 된다. 지난 2001년 영재교육진흥법이 제정, 발표되고, 이 법에 따라 부산과학영재고교가 설립됨에 따라 영재교육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한 재벌기업 총수가 천재 1명이 10만명을 먹여 살여야 한다는 천재경영론을 주장했다. 최근에는 8세 밖에 되지 않은 송유근이란 소년이 한 대학에 입학, 수업을 잘 따라가고 있다는 기사도 보도됐다. 부모라면 모두 자신의 자녀가 영재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게 마련이고, 이로 인해 자연스레 영재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다. 요즈음 천재라는 단어보다는 영재란 단어를 더 자주 접하지만 아직도 영재와 천재를 혼용, 사용하고 있다. 영재교육을 연구하는 학자들조차도 영재와 천재에 대한 정의를 정확히 내리지 못하고 있지만, 어원적으로만 차이를 간단히 살펴본다. 천재(Genius)는 유전자(Gene)란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 ‘유전적으로 뛰어난 정신능력을 가진 사람’을 천재라고 부른다. 우리가 말하는 엘리트도 지적능력에 있어 천재 정도는 되지 않지만 보통사람들보다는 아주 우수한 지적 능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다. 그래서 엘리트라고 하면 공부를 잘해 명문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서 출세한 사람들을 연상하게 된다. 반면, 영재(Ggifted)는 선물(Gift), 즉 ‘신이 내린 선물인 능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다. 엘리트는 주로 지적 능력에 초점을 두지만, 영재는 신이 내린 모든 능력이 해당된다. 지적 측면의 과학과 수학 분야는 물론 예능과 체능, 심지어는 목공, 요리, 마술 등 다양한 기술에도 영재는 있을 수 있다. 엘리트란 말을 들을 때 뭔지 모르는 부담감을 갖지만, 영재란 말은 그렇지 않다.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지적인 능력을 통치와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사용하지만, 영재들은 자신들이 신으로부터 거저 받은 재능을 거저 사회에 돌려주는 주는 사람들이란 인식 때문이다. 거리 곳곳에서 또는 신문광고에서 영재교육을 한다는 기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영재교육 기관들이 자신의 출세만을 위해 지식만 쌓아가는 엘리트들을 양성하지 않고, 자신의 Gift를 사회와 남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진정한 영재를 양성했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다음 세대는 군림하는 엘리트들은 다 물러가고 봉사하는 영재들로 넘쳐나는 복받은 Gift 사회가 될 것이다. /이병석 경민대 교수

문벌주의와 대학입시

요즘, 학원가 저녁 거리풍경을 보노라면 평소보다 길을 지나치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못하고 부산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잠시 머뭇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면, 그러한 느낌은 해마다 철새처럼 찾아오는 대학입시 때문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매년 이맘때쯤 되면 입시생들이나 학부모들은 입신양명(立身揚名)의 기회를 오로지 대학입시에 두고, 갖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금도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대학입시를 위해 밤늦도록 자율학습과 보충학습으로 불을 밝히고, 학원가는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학생들은 대학입학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이중, 삼중고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소위 ‘문벌주의’의 확고한 틀에 아직도 갇혀 있다고 보여진다. 역사적으로 보면, 고려시대에 6두품, 호족, 개국공신 등 기득권층을 중심으로 문벌주의 사회를 형성하였다. 특히 과거제도 시행과 더불어 문벌귀족을 형성하기 위해 교육적 관심의 비중은 지대했다. 그들은 확고한 문벌체제를 구축하여 정치권력과 경제적 특권을 독점함으로써 그 시대의 모든 특권을 쥐고 있었다. 그 후, 고려사회는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사회현상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갈등으로 얼룩졌다. 즉 문벌귀족 체제의 모순 심화, 지배층의 정치적 분열, 무신 차별에 대한 무신들의 불만 등 지배 체제의 모순에 대항하는 새로운 무신 권력이 등장하여 국가·사회적 붕괴를 초래하였다. 입시철을 맞아 주요 대학들이 2008학년도 입시 전형요강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이들 대학의 입시요강에 따르면 내신을 50% 반영하되, 논술 비중을 높이고 자연계에 논술을 부과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08년 입시부터는 논술이 대학 합격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논술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대학입시방향에 따라 학교는 학교대로, 학원은 학원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고민에 빠져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와 더불어 사교육비는 기하학적으로 증가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지쳐 늘어질 뿐이다. 천년 전, 우리가 보아 왔던 ‘문벌주의’의 잔영(殘影)이 지금도 변함없이 ‘학벌주의’의 모습으로 투영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니 씁쓸한 마음을 지우기가 어렵다. /윤완 안양벌말초교 교감 교육학 박사

다문화가정 지원하기

지금 경기도는 한창 2007년도 세입세출 예산안을 짜느라 여념이 없다. 며칠 전 본인은 가족여성정책과 관련해 여성단체 간담회 자리에 참석했었다. 예산안을 편성함에 있어 관련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기 위해 도가 마련한 자리였다. 그 중 본인의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의 확대였다. 올해보다 지원의 내용이나 규모가 증가한 경기도의 편성안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어느새 국제결혼한 이민자의 삶을 챙겨야 할 만큼 다문화사회가 되었구나 하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백인만 어쩌다 보던 시절에서 이젠 전철 안에 무리지어 있는 동남아인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는 시절이니 말이다. 노동시장의 인력난 및 농촌총각 결혼문제 등으로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 이민자가 크게 증가했다. 게다가 좀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겠지만 우리는 남북한의 특수상황에서 북한 탈북주민의 문제까지 있다. 통계로 보더라도 2001년 전체 혼인건수 중 국제결혼이 차지하는 비율이 4.8%였던 것이 2004년도에는 11.4%로, 2005년도에는 13.6%로 증가하고 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의 단일민족’임을 자부해 왔던 우리는 더 이상 이들을 낯선 이방인으로 따로 생각할 수 없는 사회적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들이 겪게 되는 문화와 언어의 차이에서 오는 의사소통의 어려움, 빈곤과 차별대우의 문제는 이들 개인의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또한 이들의 2세인 혼혈자녀들이 학교에서 겪게 되는 편견과 차별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커질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당사자의 개별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서로 다른 사회와 문화의 올바른 결합을 위한 사회적 이해와 지원없이는 결코 원만한 가정, 건강한 사회를 이루기 어렵다. 따라서 늘어가는 다문화 가족에 대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전략을 갖고 한국적응을 위한 프로그램, 서로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 등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이들이 우리 문화를 이해하고 우리 문화 속에 들어와 우리화 하기를 원하듯 우리 역시 이들을 이해하고 이들의 문화가 우리 문화 속에서 매몰되지 않고 잘 승화 발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적 시각 역시 중요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신계용 경기도의회 의원

웰빙시대

웰빙(Well-Being)의 사전적 의미는 복지·안녕·행복 등으로 요약된다. 즉 웰빙이란 정신·사회·영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말한다. 요즘엔 몸과 마음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인생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영위하고자 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나 문화 코드로 해석되고 있다. 웰빙 물결이 우리 주변을 휘감고 있다. 저녁식사 후 동네 인근의 학교운동장은 운동복 차림으로 뛰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육류 대신 생선과 유기농 식품을 찾고 화학 조미료를 사용한 음식을 꺼린다. 값 비싼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대신 가정에서 만든 두부와 된장을 선호한다. 요가나 피트니스, 명상, 단학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의 변화를 얻으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새삼 웰빙이란 말이 이처럼 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건강한 삶은 주로 신체적인 건강에 중점을 뒀다면 웰빙은 여기에 심신의 조화, 특히 내면의 건강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인들이 정신·사회·영적으로 행복한 상태에 이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고 이에 따른 결과로 웰빙이 사회적 트렌드로 급부상했다고 할 수 있다. 웰빙은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던 기성세대의 삶에 대한 반동이라고 할 수 있다. 쉼 없이 먹고 사는 일에 매달려온 기성세대가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을 발견하고 행복한 삶에 대한 생각을 절실하게 느낀 결과일지도 모른다. 얼마 전 요즘 젊은 사람들의 직업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야근이 많고 휴일이 적은 고소득 직장보다 근무시간이 적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중간소득 직장을 선택하겠다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물질적 풍요보다는 좀 더 자유로운 삶을 바라는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 드러난 것이다. 웰빙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일부 사람들은 고급 피트니스를 다니고 값 비싼 스파를 즐기는 게 웰빙인 것처럼 오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업들이 매출액을 늘리기 위해 웰빙이란 포장지를 씌워 소비자를 현혹하는 마케팅도 있다. 이런 비판에도 웰빙을 추구하려는 현대인들 노력은 계속될 것 같다. 웰빙이 물질적 풍요에 치우치기 보다는 건강한 육체와 정신이 조화를 이루는 진정한 참살이가 되길 기대해 본다. /박원식 농협 인천지역본부장

생로병사(生老病死)와 불로장생(不老長生)

인간은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고 미래의 희망을 싹터가며 살아가고 있다. ‘산넘어 남촌’이나 ‘저너머’, 신들이 사는 ‘북풍의 언덕’ 또는 ‘에덴의 동산’처럼 먼 어떤 곳에는 인간이 이루지 못할 신비함과 생명력을 간직하고 있는 경이로운 세상이 있을 것이란 동경과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노화와 죽음’에 대해선 고금을 막론하고 생로병사의 숙명적인 자연의 섭리를 외면한 채 장수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그래서 불로장생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신화나 성서에 기록돼 있다. 스메리아 신화에 나오는 라멕 왕은 2만8천년을 살았고 아담과 노아는 900세를 넘게 살았다. 프랑스 사람 레옹은 ‘청춘의 샘’을 찾아내고 이 생명수를 마신 많은 사람들이 회춘해 살았다는 전설도 있다. 우리나라도 평균수명이 77세를 넘어 긴 노년기가 일생의 비중 있는 단계로 자리잡게 됐다. 노인집단을 연령구조로 파악한 미국의 연구결과를 보면 보통 노인의 연령을 75세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85세 이상이 돼야 고령노인으로 인식한다. 평균수명이란 77세 나이로 김을분 할머니는 세간의 주목을 받은 가족영화 ‘집으로’의 성공적인 주인공이 됐고 올해 고입 검정고시에서도 같은 나이의 정영환 할아버지가 최고령 합격의 영광을 차지했다. 장애인축제에 참가, 77세 고령으로 17일동안 600㎞를 완주한 황일주씨 등도 노익장을 과시했다. 도쿄에선 77세 노모가 아들의 폭행으로 죽음에 이르렀고 전 필리핀 대통령 부인인 77세의 아벨다 마르코스는 마닐라 시장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다.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다면 노인문제에 대한 접근도 달라질 수 있다.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는 영원히 죽지 않는 인간이 태어나는 ‘럭낵’이란 나라가 소개된다. 이 나라 사람들은 불멸의 인간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반문하고 있다. 신이 내려준 인간의 생존 가능수명 120세를 극복하기 위한 게놈 프로젝트 등 인간의 한계수명에 도전하는 생명공학 발전은 눈부시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질수록 새로운 삶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노년기에 대한 준비는 더 신중하고 부지런해야 한다. 행복한 노년은 ‘저 너머’ 어딘가에 있는 게 아니라 학습을 통해 스스로 마련하는 일이다. 노년은 사회적 책무로부터 벗어난 자유의 세계이며 자아실현의 욕구를 성취하는 인생의 황금기가 될 수 있다. /김형수 ㈔한국삶의질연구원 이사

황금비례의 정신적 아름다움

지금 우리는 황금비례를 눈으로 보아 가장 편안하고 좋은 느낌을 주는 비례 정도로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살펴보면 볼수록 이러한 시각·감각적 아름다움 이외에 이 황금비례에는 오묘한 의미가 담겨져 있음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황금비례에는 정말 깊은 철학적 정신적 의미가 담겨져 있다. 우선 황금비례를 정확한 수치로 나타내면 무리수로 나타난다. 이 무리수는 소수점 이하 자리로 끝없이 내려가는데 순환소수와는 달리 다음 아랫자리의 수를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수학이 발달한 고대 이집트에서 이 무리수를 처음 발견했을 당시에는 이같은 수를 신의 영역이라고 여겨 함부로 발설하는 자는 대해 사형에 처했다. 다음 자리의 수를 전혀 예측할 수 없이 끝없이 아랫자리로 내려가는 소수이니 그럴만도 하다. 마치 깊은 물보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이 더 무섭고 심리적으로 위축감을 주는 것처럼 말이다. 알 수 없는 무한의 대상에 대해 신비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면 이처럼 무리수로 나타나는 황금비례는 어떻게 정해진 것일까? 원리를 생각하면 더욱 오묘하다. 황금비례는 짧은 선분(a)과 긴 선분(b), 짧은 선분과 긴 선분을 합한 전체(a+b) 등 세가지 대상이 서로 비례가 같아야 한다. 즉 a:b=b:(a+b)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비례이다. 이 비례식을 의인화해 긴 선분이 짧은 선분에 대해 갖는 우월감과 다시 긴 선분이 전체에 대해 느끼는 열등감의 정도가 같아야 한다. 우리들의 삶에서도 같은 비유를 할 수 있다. 나의 자식, 나 자신, 나의 부모 등 3대 관계가 어떤 비례가 될 때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황금비례로 보면 내 자식에 대한 감정이나 내 부모에 대한 감정이 같아야 한다. 자식을 사랑하듯 부모를 섬겨야 한다. 이러한 이치는 자연, 인간, 자연과 인간을 포함한 절대자의 세계라는 3가지 비교대상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인간이 자연에 대해 우월감을 가지면서 절대자의 세계에 대해 겸허함을 갖지 않는다면 이는 이상적인 아름다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가 삶의 여러 상황에서 마주치는 대상과의 관계에만 집착하는 저차원적 삶을 살 게 아니라 우리 자신과 대상을 포함한 전체의 존재를 늘 생각해야 한다는 철학·정신적 깊은 의미를 황금비례는 보여주고 있다. /박동수 의왕미술협회장

‘햇살드리’ 포도

가을로 들어서는 길목, 화성의 9월은 서해안부터 흑자빛 포도가 알알이 영글며 달콤한 향기로 우리의 코끝을 아른거리게 한다. 조개껍질이 많이 함유된 기름진 흙과 해풍, 낮과 밤의 일교차 큰 기후, 비가림을 통한 저농약 친환경 재배 등으로 ‘햇살드리’ 포도 등은 다른 지역과 달리 색깔이 짙고 알이 굵으며 당도 또한 매우 높다. 포도 원산지는 카스피해 인근 소아시아지방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 바빌론 함무라비 법전은 와인에 물 섞는 것을 금지한 내용과 로마신화에 디오니소스, 바쿠스라는 이름의 와인 신 등장,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여왕이 와인을 기초 화장수로 사용했다는 점 등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포도 재배는 조선 초기로 추정되며 본격적인 재배는 구한말 미국계 포도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재배되고 있는 대부분의 품종은 켐벨어리이다. 포도는 양질의 포도당과 과당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빠르게 흡수돼 에너지원으로 전환되는만큼 피로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지난 97년 미국 시카고대학 연구팀은 포도에 함유된 레스베라트롤 성분의 암세포 자살촉진 항암효과를 발표했다.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혈전 생성을 억제, 동맥경화와 심장병 등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등이 풍부한 포도 씨는 미용에 좋고 씨앗을 볶아 가루로 복용하거나 삶아 마시면 정력이 증강되고 몸 안의 독성도 중화시켜 준다. 프랑스인들이 미국인보다 30% 이상 지방질 섭취가 많고 운동량이 적으면서도 심장병 사망 확률이 낮은 이유는 적포도주나 포도주스 등에 포함된 기능성 물질이 체내 콜레스테롤 함량을 저하시키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에게 유용하고 토착화된 포도산업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서 일부 농가들이 포도 농사를 포기했지만 화성시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이용, 오랜 기간 신선도 유지가 가능한 특수 포장지를 개발해 친환경 무가온 재배를 통한 최고의 포도로 해외 역수출이란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했다. 실제로 올해 칠레산 포도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35% 증가한 1만5천t으로 추정되지만 이와는 상관없이 화성시는 지난해 수출단지 44㏊에서 ‘햇살드리’ 포도 200여t을 생산,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과 말레이시아 등지로 처녀 수출했다. 지금은 ‘햇살드리’ 포도 생산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이다. 이번 주말은 가족과 함께 특유의 향이 감도는 상큼달콤한 포도를 맛보며 신비의 바다 제부도를 거닐어 봄이 어떨지…. /김경배 화성시농업기술센터소장

기업이 거쳐야 할 절차

경제학에선 기업을 위험 애호가, 가계를 위험 회피자, 정부를 위험 중립자라고 정의한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속성상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위험을 선호한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기업가를 만나면 기업을 운영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한다. 굳이 통계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최근 지표를 보면 기업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잘 나가는 수출기업마저 환율과 유가상승으로 채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고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등으로 국내에서 기업하려는 의지가 크게 꺾이고 있다.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렇지만 기업가가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어려움과 위험이 있는 곳에 더 많은 기회와 이윤이 창출된다는 단순하고 평범한 진리이다. 경쟁 역시 자본주의 시장의 기본원리로 이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특히 위험애호가인 기업은 수많은 어려움과 위험 및 경쟁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아니 사랑해야 한다. 파도가 있기 때문에 바다가 푸른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것처럼 기업을 하다보면 파도처럼 항상 호황과 불황을 반복한다. 그래서 호황일 때 불황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불황일 때 이를 성장으로 이끄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난날 외환위기 당시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위험과 도전을 즐겼던 기업은 훗날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오늘날 성공한 기업을 보라. 남들이 위험하고 어렵다고 말리는 분야에 뛰어들어 이윤을 창출한다. 더욱이 고도성장단계에서 한자리수의 경제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요즘같은 시대에서는 그만큼 기업의 이윤창출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기업이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과 지혜를 필요로 함을 의미한다. 어쩌면 기업은 늘 위험과 경쟁이 존재, 어제도 그랬던 것처럼 내일도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위험과 경쟁은 성장하는데 거쳐야 할 꼭 필요한 절차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기업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할 때가 가장 위험할 때라는 점은,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길현 신용보증기금 군포지점장

병원의 유토피아를 꿈꾸며

필자가 살던 어느 섬나라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느 산동네에 아담한 초등학교가 있었다. 이 학교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도시로 떠나 문을 점차 닫게 됐다. 학교 안에는 울창한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여기 저기 이름 모를 풀꽃 숲이 있었으며 집짐승과 날짐승들도 놀고 있었다. 평소 생태학에 관심이 많던 이 학교 교장은 폐교되는 학교를 생태학(Ecology)연구소로 개조하려 했다. 연구소 확충을 위해 자그마한 공간을 거주지로 더 지어야 한다고 결정했고 이를 위해 불가피하게 커다란 나무를 한그루 잘라내야 했다. 나무를 자르기 위한 조촐한 예식에 참석해 달라는 초대장을 받았다. 학교에 도착했을 때, 막 예식이 시작됐고 자르려는 오래되고 거대한 나무 밑에는 들꽃으로 만든 화관이 놓여 있었다. 타임캡슐에 동전과 그날 날짜의 신문, 여러 사연을 적은 편지와 동으로 만든 동물인형과 연필들도 들어 있었다. 나무 앞에선 현악기와 타악기들이 연주되면서 전통 춤이 시작됐고 조촐한 예식 끝에 ‘환경 살리기’를 주제로 작곡된 노래들을 참석한 모든 이들이 함께 불렀다. 현재 이 학교는 생태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물론 일반인들의 생태학 실습장소 및 체험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마구 잘려 나가고 파헤쳐지는 우리 강산을 본다. 인간의 편리를 위해 산이 사라지고 도로가 들어서고 나무들이 잘려 나간다. 이번 여름에 커다란 수해도 천재가 아닌 인재로 보아야 할 것이다. 마구 잘려나간 나무들, 계획되지 않고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도로와 시설물들, 흘러야 할 물길을 제대로 흐르지 못하게 하고 길이 아닌 곳에 길을 만드는 일들이 이런 인재를 발생시킨 요인이다. 병원이란 거대 조직도 마찬가지란 생각이다. 병원 입구에는 “병을 치유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라는 모토를 걸고 환자에게 좀 더 편안하고 인간 중심의 의료, 전인치료를 목표로 한다. 그런데도 전문 기술과 성과에 치중돼 환자중심이 아닌 업무중심 시스템으로 흐르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한다. 신선하고, 훈훈한 환경과 자연 친화적인 병원, 고객이 중심이 되는 병원으로 한그루의 나무를 돌보듯 사람 중심이 돼야 하지 않을까. 병원의 공기가 청정한 자연의 공기로, 병원의 냄새는 소독약 냄새가 아니라 꽃향기나 초록의 나뭇잎 향기가 퍼져 나가길 잠시 꿈꿔 본다. /차영미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장

교육부총리의 장수를 기원한다

새학기가 시작됐다. 필자는 청소년들과 함께 활동하기에 주제 넘지만 교육계에 관한 감회부터 쓰고자 한다. 이제 대학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섰다. 모두들 할 일도 많고 갈 길 또한 바쁘다. 그러나 변화무쌍하게 뒤바뀌는 교육제도에 앞길은 막막하다. 노 대통령은 25일동안의 심사숙고 끝에 드디어 교육부총리를 내정했다. 김신일 교수를 35명의 교육인사들 가운데 최종 낙점했다고 한다. 이제부터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이 신바람 나는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와 희망을 걸어도 될 것인가. 국회의원들은 엄정하고 신속하게 인사청문회를 착수, 백년대계를 담당할 교육수장 부재의 공백기간을 단 하루라도 앞당겨야 한다. 무엇보다도 신뢰성마저 잃은 공교육이 바로 서야 한다. 힘이 있는 직위에 있는 인사들은 교육을 권력이나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진정한 국가 백년대계를 세울 수 있도록 그에게 힘을 실어 줘야 한다. 돌이켜보면 교육계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58년동안 안호상 초대 장관부터 현재 김신일 내정자까지 50명이나 바뀌는 대혼란의 연속이었다. 역대 최장수 교육수장 중 25대 이규호 장관만 3년4개월동안 재직했다. 재임기간 2년 이상은 49명중 9명에 불과하다. 노태우 대통령까지의 정부에선 교육부 장관만큼은 대부분 1년 이상씩은 자리를 지켰지만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선 어찌된 영문인지 재임기간이 평균 9개월 이하로 하락하고 있다. 예로부터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했는데 백년은 고사하고 1년도 버틸 수 없는 자리에서 어찌 국민들을 위한 백년설계를 그려낼 수 있겠는가. 노 대통령은 취임초 윤덕홍 교육부총리를 임명하면서 자신의 임기까지 함께 가겠다고 했지만 5명을 바꾸고 있는데도 교육에 관한한 코드는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늦은 감은 있으나 지금부터라도 제발 처음의 그 다짐이 이번만큼은 지켜지길 희망한다. 일반 기업에 입사하면 3개월 정도는 수습기간이다. 최소한 1년동안은 근무해야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 장남의 이중국적 문제, 논문표절 의혹 등으로 이기준·김병준 두 교육부총리는 업무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단명으로 퇴임했다. 그러나 전직 교육부총리로 영원무궁 교육사에 기록되고 연금도 받는다. 이번 교육부총리는 노 대통령 임기까지는 물론 대통령이 바뀌어도 백년대계를 제대로 세우면서 명예로운 그 자리를 오래도록 지켰으면 좋겠다. /이원규 테마기행예술제운영위원장

삶의 가치 높이기

많은 사람들이 요즈음의 사회가 점점 각박해져가고 있고, 전에는 상상도 못할 정도의 잔인한 범죄가 만연하고 있다고 걱정스레 말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GDP(국내총생산) 세계 11위를 차지할 정도의 부강한 나라가 되었으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숨겨진 증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최근 자원봉사자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자원봉사자들의 수는 일본, 홍콩에 이어 세계 3위라고 한다. 대부분의 중·고등학교에서는 인성교육의 한 방법으로 자원봉사를 권장하고 있으며, 자원봉사를 한 실적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한다. 자원봉사 실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도 있다. 또한 많은 대학에서도 사회봉사활동을 필수과목으로 채택하고 있어 자원봉사자의 숫자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 연구보고에 의하면 자원봉사를 가장 많이 하는 연령층은 주로 30~40대의 중년층이라고 한다. 이것은 대학입시의 혜택을 받고자 하는 ‘이기적인’ 목적의 자원봉사자보다 순수한 동기의 자원봉사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어사전에는 자원봉사(自願奉仕)를 ‘스스로 나서서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씀’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들 자원봉사는 일방적으로 ‘힘을 바쳐 애쓰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자원봉사자들은 시간이나 물질 등과 같은 외적인 것을 바치지만, 반대급부로 보람이라는 내적인 보상을 받게 된다. 이 내적 보상은 자아실현의 소중한 밑거름이 된다. 일정한 기간 동안 소비되는 재화의 수량이 증가할수록 재화의 추가분에서 얻는 한계 효용은 점점 줄어든다는 법칙이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다. 시간의 사용에도 이 법칙이 적용된다. 어느 정도까지는 시간을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지만, 그 이상으로 시간이 남으면 그 시간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보통 사람들은 시간이 과거라는 쓰레기통에 버려지기 전에 남을 위해 재활용하므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즉 삶의 가치를 업그레이드 시킨다. 주 5일제가 정착되면서 자원봉사자의 수가 늘어난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그러나 종종 어려운 환경에 있으면서도 남을 도와주는 분들의 기사를 보게 된다. 이런 분들은 남는 시간과 물질이 아니라 꼭 필요한 시간과 물질을 쪼개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이다. 이런 분들의 삶은 어떤 법칙으로 설명 할 것인가를 고민해 본다. /이병석 경민대 교수

‘교원평가제’의 논란과 과제

최근 교육계 안팎에서 교원평가방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물론 세계 여러나라에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교원의 전문가적 자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 질관리 차원의 교원평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대통령자문교육혁신위원회는 기존의 인사관리형 근무평정제도의 불합리성을 개선한다는 명목 하에 교원의 전문성 신장 및 능력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교원평가방안’을 마련·제시했다. 현행 교원근평제도의 객관성, 공정성의 결여와 교원들의 전문적 능력을 개발하는데 미흡하였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교원들이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교사평가에 있어 수업능력 여하만의 평가가 교육적 가치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편향된 시각이다. 왜냐하면 학교 교육의 본질적 목적이 전인적 교육을 추구하고 있는 보통교육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교장은 학교경영 활동을 중심으로 교원, 학부모, 교육청으로부터 평가를 받게 되며, 교감은 중간관리자로의 학교교육지원활동에 대한 평가를 교장, 교사, 학부모에게서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 혁신위에서 마련된 교원평가제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교장 및 교감에 대해 보다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교경영에 대한 단위학교 자율성의 토대를 최대한으로 마련해주어야 한다. 지금까지도 학교경영자에게 무한의 책임만 부여했을 뿐이지 실질적으로는 자율경영체제를 보장해 주지는 못하였다고 본다. 둘째 교원 본연의 업무인 장학과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 학급당 학생수와 수업시수를 적정하게 감축하고, 교육 및 교수활동에 직접적인 업무를 제외한 각종 잡무를 없애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평가란 한 쪽의 발목을 묶어 놓고 달리기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셋째 학생, 학부모의 교원에 대한 평가가 교원의 전문적 자질 향상을 위한 참고자료로만 활용되도록 하여 평가의 공정성 훼손과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교원평가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평가모델이 구체적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교원들은 새로운 교원평가제도 자체에 대해 일방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신뢰성 있는 평가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윤완 벌말초교감·교육학박사

청소년 자원봉사 활성화해야

내신성적을 위한 자원봉사활동이라고 해도 좋다. 나는 내가 사는 지역의 종합사회복지관 두 곳에서 월 1회씩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노인들에게 중식을 배식하는데, 며칠 전 주말은 학생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방학내내 미루다가 내신성적 때문에 개학이 다가오자 봉사활동에 나선 경우가 많다는 얘기였다. 부모손에 이끌려 나와 한 옆에 비껴있던 학생들도 어느 순간부터는 어울려서 꽤 열심히 봉사하는 것을 보았다. 설거지, 배식, 좌석안내, 도시락 배달, 식당청소 등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는 그들을 보면서,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이야말로 제대로 된 인성을 가르치는 좋은 현장교육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간혹 봉사활동 시간 부풀리기, 봉사활동은 안했으면서도 확인도장 찍어주기, 부모가 대신 봉사활동 하기 등의 사례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오히려 봉사활동이 학생들에게 편법과 부정을 가르치는 통로가 된다는 점에서 기관이나 부모나 지양해야 할 일들이다. 정직한 자원봉사 활동은 남을 돕는 봉사정신을 함양해 주고, 보람과 흥미를 느끼게 해주고,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소질을 발견할 수 있으며, 지역공동체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건강한 인격체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따라서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은 국가의 인력개발 차원에서, 교육적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내신성적과 관련하여 처음 경험하게 되는 자원봉사 활동이라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봉사활동이 되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봉사활동을 하려 해도 이들을 받아 줄만한 기관이 딱히 없어 고민이라고 한다. 어린 학생들도 봉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학교와 봉사기관, 교육부가 함께 협력하여, 수련관과 연계한 학교 자원봉사활동의 확산,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 청소년들의 취미, 특기, 적성 등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의 개발 보급, 그리고 청소년 중심의 동아리 조직, 부모와 함께하는 가족단위 봉사활동 등을 장려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자원봉사대축제’를 통해 봉사자들을 격려하고, 자원봉사활동을 더욱 확산하는 계기로 삼는 것도 중요하다. /신계용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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