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내가 당신을 어떻게 믿고…

2014년, 올 해의 화두는 뭐니뭐니 해도 서로가 상대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신뢰와 이를 위해 꼭 필요한 소통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에서 최근 의미 있는 조사 결과를 내 놓았다. 우리 사회가 모르는 사람에 대해 얼마만큼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오직 22%만이 낯선 사람에 대해 믿을 수 있다고 답한 것이다. 이는 OECD 22개국 중 14번째로, 신뢰도가 가장 높은 노르웨이의 60%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회는 그만큼 믿음을 법적, 제도적 장치로 보완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돌이켜보면 밀양 송전탑 갈등, 철도파업과 새해 예산안 통과를 둘러싼 국회의 파행 등 서로가 서로를 믿지 않는 불신의 현장은 우리 주위에서 너무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처럼 우리가 서로를 믿지 못하면서 지불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은 이미 우려의 수준을 넘어서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또 하나 흥미로운 통계가 발표되었다. 지난해, 13세 이상 중 기부 경험이 있는 사람은 35%로 나타났다. 선진국의 기부 경험이 80% 이상인 것에 비하면 절반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이것 역시 사회적 신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부는 나와 가족이 아닌 제3자를 위해 금전이나 시간을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나누는 것으로 개인과 개인 그리고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실천이기 때문이다. 기부를 하지 않은 10명 중 8명이 경제적 여유가 없고 기부에 관심이 없다고 답한 것은 그만큼 우리네 삶이 팍팍해 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다른 이들의 삶을 돌아볼 만한 인정과 여유도 메말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해 인천의 기부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는 점이다.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훌쩍 넘은 것은 누군가를 위해 내가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는 사람들이 그 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다. 인천이 나눔과 참여로 우리사회에 만연한 불신과 갈등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신뢰 모범도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흥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천자춘추] 겨울철 최고 천연 피로회복제 ‘딸기’

예전에는 임신한 아내를 둔 남편이 가장 난감할 때는 한겨울에 딸기가 먹고 싶다고 할 때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딸기는 주로 3~4월에 맛볼 수 있는 봄철 과일이었는데 요즘에는 겨울에도 마트에 나가면 진열대에 딸기가 가장 많이 보일 정도로 한겨울에도 흔히 맛볼 수 있는 겨울철 국민 과일이 됐다. 실제 올해 겨울에는 딸기가 감귤을 제치고 겨울과일 1위에 올라섰다고 한다. 이처럼 겨울철에도 딸기를 먹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겨울철에도 재배, 수확이 가능한 새로운 국산 딸기 품종의 개발과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시설재배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설향이라는 국산 딸기 품종은 농가에 본격적으로 보급된 지 불과 10년이 안됐는데도 전국 딸기 재배 면적의 75%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이로써 농가에서는 과거 일본품종 재배에 따른 로열티 부담도 덜고 소비자들은 품질이 우수한 맛 좋은 딸기를 보다 싸게 살 수 있는 행운을 잡게 됐다. 그렇다면 딸기는 언제 가장 맛이 좋을까. 물론 재배 품종과 환경에 따라 맛은 달라지겠지만 보통 겨울철 딸기는 당 함량이 높고 신맛이 적어 봄철 딸기보다 맛이 더 좋다. 겨울에는 재배 온도가 낮아 꽃이 피고 과실이 수확될 때까지 성숙 기간이 길기 때문에 당분을 축적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져 당 함량이 높아지고 신맛은 적어진다. 또한 딸기는 온도가 높아지면 과실이 물러지기 쉬워 조금 덜 익은 과실을 수확하는데 겨울철에는 저온에서 유통이 가능해 완전하게 익은 과실을 수확하기에 한층 당도가 높아 맛이 좋아지게 된다. 이러한 딸기에는 몸에 좋은 여러 가지 기능성 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다. 특히, 비타민C 함량이 100g당 70㎎ 내외로 과일 중 으뜸인데 이는 사과의 10배, 레몬의 2배에 달한다. 따라서 하루에 대여섯 알정도만 먹으면 어른이 필요로 하는 비타민C를 대부분 섭취할 수 있어 그야말로 천연 피로회복제가 된다. 딸기의 붉은색은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으로 성인병 예방에 중요한 항산화 물질이며, 항암 성분으로 알려진 엘라직 산(Ellagic acid)도 풍부하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돼 있다. 또한 딸기에는 임산부에게 꼭 필요한 엽산 함량도 높아 남녀노소 모두에게 매우 유익한 과일이다. 오늘 퇴근길에는 겨울철 가족 건강을 위해 잠시 마트에 들려 딸기 한 팩을 사가는 즐거움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고관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천자춘추] 연주암 툇마루에 상념의 보따리 내려 놓으며

2014년 새해다. 항상 이맘때면 수많은 다짐을 한다. 지난날을 성찰하고 앞날의 새 길을 모색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온 한해였다 자부하지만 이 자부가 자만이 아니길 경계하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선출직 의원으로서의 활동을 돌아보면 성취에 대한 보람만큼 아쉬움이 남는다. 지역주민과 함께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채워나가는 것도 본인에게 주어진 새해의 몫일 것이다. 1월1일 동료들과 관악산을 올랐다. 떨어지지 않는 두발을 양손으로 모시면서 연신 이마에 맺힌 땀을 덜어낸다. 돌계단 하나하나가 커다란 태산으로 다가올 무렵 시원한 바람이 뺨을 휘돌아 날아간다. 이미 즐거운 산행이기 보다 자신의 싸움으로 바뀐 산행을 오르고 쉬고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연주암과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드디어 연주암 툇마루에 무거운 몸뚱이를 내맞기면서 고행 후 찾아오는 성취감을 만끽함도 잠시, 내려감을 걱정하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오름이 있으면 내려옴이 있는 것이 세상 이치인 것을 오직 정상의 해만 품는 것에 집착하는 모습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목에 찬 숨을 다스리면서 상념의 나래를 펴본다. 산을 만나면 길을 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겠다는 어느 의원의 새해 화두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가 떠오른다. 그분은 그간의 지혜를 살려 좌고우면하지 않고 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 시기 심정을 함축적으로 정리했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좋은 교육을 당신이 담당하겠다는 자기 역할의 천명은 주변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크다. 함께 가지는 요구가 명령으로까지 다가온다. 연주암의 상념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소망하지만 행복은 사실 우리 마음 안에 있습니다. 이미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소한 것이라도 다른 이와 나누며, 이웃과 사랑하는 삶을 산다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습니다 라는 어느 종교지도자의 신년사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성취라는 욕망으로 치닫는 급한 맘을 잠시나마 연주암 툇마루에 내려놓는다. 그간 의원이라는 달콤함에 취해 자만함은 없는지?. 지금 이 시대의 온 국민의 뜻인 민심이 무엇인지?. 합리적인 민심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끝없이 고민했는지 지혜로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자신은 노력을 다했는지 반문한다. 연주암에 주인에게 허락도 없이 상념의 보따리를 내려놓고 하산한다. 그러면서 몇 글자를 가슴에 새긴다. 마부정제(馬不停蹄)자세로 마부작침(磨斧作針)하자! 김상회 도의원

[천자춘추] 새해에는 사랑을 담아보자

계사년이 소리없이 자취를 감추었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한해였다. 매년 그러하듯이 계사년도 목소리만 컷지 실속은 없었던 것 같다. 상대를 탓하기에 급급했지 나의 실수나 잘못을 인정한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아픈 현실이다. 매일 난타전이 보도되는 언론을 지켜보면서 계사년 한해를 되돌아 보며 나는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사랑을 제대로 담아나 보았나 생각해 본다. 그래도 훈풍을 전하는 따스한 말들이 그늘진 한해를 따스하게 덥혀주고 있다. 계사년에도 어김없이 구세군냄비에 천사의 손길이 다가왔다. 감사를 전하기도 전에 자취를 보이지 않으신 분은 분명 이타행의 참뜻을 알고 있으리라. 네 탓만 있는 세상에서 내 탓으로 돌리려는 지도자는 왜 없는 걸까. 지도자의 참모습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 어린이들은 지금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있나. 인간애를 배우는지 영어, 수학을 배우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인성을 교육의 화두로 삼으면서도 정작 인성은 배제된 향학열에 불타오른다. 함께하는 것보다는 이기는 것을 어린 시절부터 배우니 사랑을 알 수가 없다. 사랑을 모르니 내 탓은 없고 모두 네 탓이 된다. 어른이 만들어 놓은 현실이다. 공동체적 삶을 지향하는 사회에서도 경쟁은 피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타행의 정신은 기본이 되어야 한다. 나 혼자 잘살면 재미있을까 함께 잘살아야 즐거운 일 행복한 일이 더 많이 있을 것이다. 힘들었던 계사년을 거울로 삼아 갑오년에는 웃으며 살아가자. 사랑도 담아보자. 밉다고 욕하자 말자. 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할 줄 아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우리의 마음이 따스하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따스한 마음을 갖고 있으면서도 사랑을 담아내지 못하면 세상은 시끄러워진다. 갑오년 새해에도 구세군냄비에 많은 천사들이 올 수 있도록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사랑을 담아내자 우리 스스로 천사가 되어 보자. 사랑은 여백과 같다. 여백은 주변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다. 여백은 자랑을 하지 않아도 역할은 항상 존재한다. 다르면서도 다르지 않은 것을 갖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름을 인정할 줄 알면 내 탓이 되고 틀림을 강조하면 네 탓이 된다. 내 탓이 많은 세상이 되면 개인은 물론 사회도 나라도 건강해 질 것이다. 우리 스스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을 담을 줄 알기에 가능한 것이다. 갑오년 새해에는 사랑을 듬뿍 담아보자. 우호철 화성문화원 원장

[천자춘추] 나라 위해 힘쓴 어른들과 살만한 대한민국

빈부격차 해소는 전 세계적 문제인 동시에 정부의 당면 과제이자 국민 개개인의 숙제다. 대한민국이 일제의 강점에서 어렵게 독립한 후에는 민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이 일어났고, 전후 혼돈 속에서 국민들과 정부의 꾸준한 노력으로 현재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졌다. 잘 사는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젊음을 국가와 사회 발전에 바친 분들의 희생으로 후손들까지 사회 일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고 나서, 이제 그분들은 외롭게 자신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운동과 정신적 소일거리만으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현재 빠른 시기에 경제적 독립을 완성한 대한민국에는 빈부격차와 복지 그리고 국민 건강이라는 주제가 주요한 이슈로 떠오른 것도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고통이다. 하지만 지금의 이 사회는 그 문턱에서 주춤하고 있다. 개인주의와 상업주의의 기류 속에서 젊은이들의 생존 공간 획득 사회의 부속 경향으로 기존 세대의 고통을 쉽게 망각하고 있다. 현재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부모를 위해 혹은 자손을 위해 무언가 노력하려고 생각할 시간도 없이 자신이 살아갈 수 있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에 여념이 없다. 이들에게 가장 급한 것은 자신의 미래다. 학교를 졸업해 좋은 직장 잡고, 집 사고 자가용 사고 나서, 여유롭게 가족 혹은 친구들과 국내외 여행을 다닐 목표를 갖고 사는 것이 젊은이들이 꿈꾸는 미래가 되어 버렸다. 이런 사회에서 노인들에게 정부나 사회가 제공하는 일자리는 줄어든 방면에, 과거의 산업역군들은 배고픔이 없는 이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살기 위해 자신들의 건강 가꾸기에만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왜 정부와 사회는 이들에게 노후에도 할 수 있는 적절한 일자리를 보급하지 못하고, 그들이 건강이나 산책을 통해서만 자신들의 건강을 지키게 하는 것일까? 이들이 갖고 있는 노하우와 그들이 국가에 공헌한 대가를 그들이 향유하여 이 사회의 일원으로 같이 살게 하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 사회는 미래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노년을 지낼 수 있는 일할 수 있는 기회의 제공과 그들에게 찬송과 존경의 마음이 존재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가 정말 가난한 나라이고 인간이 살기 힘든 나라인가 생각해 보면, 전 세계의 여러 나라와 비교해도 가난하거나 인간의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나라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사회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와 사회에 노력한 어른들을 존경하며 같이 살 수 있는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조금 더 절약하고 우리에게 아름다운 나라를 물려준 어른들을 존경하는 사회로의 변화를 꿈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진호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천자춘추] 행복한 새해가 되길 소망하며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시기다. 2013년 한 해 동안 경제 회복은 고사하고 오히려 하반기에 체감경기는 더 나빠졌고, 불안한 북한 정세로 인해 평화마저 위협받고 있다. 국민들에게 안녕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진 대자보가 화제가 되고 찬반논쟁이 격렬하게 벌어지는 현상은 2013년 대한민국의 암울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한편에서는 언론과 사상의 자유가 위축되고, 역사에 관한 학문의 자유도 도전받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13년 한 해 동안 과연 대한민국 국민이 행복했는가를 생각해본다.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국어사전에는 1.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 2.복된 좋은 운수라고 되어 있다. 국어사전의 설명만으로는 그 의미를 명확하게 그려내기란 쉽지 않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개념정의는 없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행복추구권에 관하여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이란 법률적 정의를 내렸지만, 필자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주지는 못한다. 행복에 관한 동양적 사고와 이해를 잘 나타내주는 말로 안분지족(安分知足)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행복은 자신이 처한 처지를 잘 파악하고 분수에 넘치는 욕심을 내지 않을 때 찾아오는 것이라는 교훈을 준다. 그런데, 개인이 아닌 국가와 사회를 상대로 한 국민이란 신분에서 행복을 안분지족의 의미로만 받아들이라고 하기에는 어딘지 불편하고 맞지 않아 보인다. 불만족스러운 현실에 불만을 갖지도 말고 표현해서는 더더욱 안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국민에 대하여 과연 행복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행복이란 한자어는 영어 Happy에서 비롯됐다. 이는 원래 (신이 허락한) 시간이란 뜻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어원인 Hap이란 단어의 뜻은 운명 또는 뜻밖의(생각지 않은) 일, 우연한 사건이다. 행복은 지나가는 순간이 우연이 아닌 기회가 되기를 신에게 기도하고 소망하는 노력의 과정이 전제된 말이기도 하고, 그러한 기도와 소망에 대한 신의 응답을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도 담겨져 있다. 행복추구권을 도입한 최초의 헌법은 미국헌법인데, 낯설고 황량한 아메리카에 정착하기 위해 노력한 초기 미국인들에게 행복이란 단어가 주는 절실함이 어떠했으리라는 걸 떠올려보라. 새해에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행복해지길 소망한다. 정부와 다수당은 국민들에게 안분지족할 것을 강요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목소리를 낼 장을 열어주고 다양한 의견에 응답을 해야 한다.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2014년이 국민들에게 우연이 아닌 기회가 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오도환 변호사

[천자춘추] 청렴

청렴은 중요한 사회적 가치다. 더욱이 근래에 공직으로 진출하려는 사람들에게도 청렴은 중요한 인선의 기준이 되어 왔다. 공직으로 물망에 올랐던 많은 사람들이 청렴하지 못해 낙마하는 경우가 많았다.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개인비리 등 종류도 다양하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 못해 서글퍼지는 부분이다. 정권 초기는 물론 개각이 이루어지는 시기가 되면 거론되는 것이 능력보다는 청렴성이다. 아마 국민들은 사회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자신들의 몫을 챙기는 것만큼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축적하는 사람들의 몫을 인정하기 어려운 것 같다. 경제계라고 해서 다른 것은 없다. 불법 비자금 조성과 조세포탈 등 검찰에 발각돼 사회적으로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로 인한 사회적 불신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요되는 사회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청렴성과 관련하여 얼마 전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있다. 고등학생 절반 가까운 47%가 10억원이 생긴다면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좋다, 36%는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 살면 된다고 하였다는 내용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육자의 한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청렴함은 목민관의 본연의 일로써 모든 선의 근원이며 덕의 근본이다. 청렴하지 않고서 목민관 노릇을 제대로 한 사람은 아직 없다고 하였다. 어느 지방 언론의 사설에서 공무원들의 부패행위에 대해 목민심서의 청렴 강의를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 부패지수는 2013 OECD 34개국 중 27위 하위권이다. 이제는 교육이 나서야 할 때이다. 우리나라의 젊은 학생들이 돈이라면 또는 나만 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사회의 청렴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커다란 차이점은 사회가 얼마나 신뢰하고 안정되어 있는가? 라고 한다. 그 신뢰와 안정을 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청렴성이다. 사회의 혼란은 그 근본 원인이 깨끗하지 못한 데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선진국에서 현재 후진국이 된 나라들을 보면 대부분 사회가 부정과 부패로 얼룩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로 신뢰하고 소통하여야 진정한 소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서로 믿지 못하고 부패하기 전에 청렴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하여 서로를 믿고 소통하고 공감할 때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김영일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교육장

[천자춘추] 친구에게

어제 수업 하다 제자들에게 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어. 요즘에도 가끔 학생들의 스마트폰이나 돈 등이 사라지는 일이 있거든. 그래서 오래전 내가 네 돈을 훔친 것을 지금껏 후회하고 있다는 걸 얘들에게 전해주고 싶었어. 우린 중학교 때 처음 만났지. 2학년 때 짝꿍이었던 너는 활발한 성격이었어. 너는 알지 못했겠지만 네가 네 돈을 훔쳤던 일이 있었어. 벌써 40년 가깝게 지난 일이야.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려고 기지개를 펴는데 네 책상 속에 네가 놓고 간 돈이 보였어. 그리곤 내 주머니에 넣고 말았지. 그때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지만 중요한 건 내가 그 돈을 훔친 사실이야. 다음날 너는 그 사실을 선생님께 알렸고, 우리 반 모두 책상 위로 올라가 벌을 받았지. 그 때 선생님이 가져간 사람은 조용히 손을 들라고 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던 나는 그냥 잠자코 있었지. 그런데 그것이 평생의 짐으로 남을 줄이야. 중학교를 졸업하고 너는 많은 가난한 친구들이 그랬던 것처럼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어. 나 역시 형편은 어려웠지만 운이 좋아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까지 갈 수 있었어. 대학에 진학하고서야 잘못에 대해 꼭 사과해야겠다는 용기가 생겼어. 비록 적은 돈이었지만 너에 대한 미안함이 항상 자리 잡고 있었어. 그런데 너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지. 동창회를 통해서 수소문도 해봤지만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소식 이외 자세한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어. 그리고 얼마 뒤 다른 친구로부터 네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 때 얼마나 허망하고 후회스럽던지. 너와 만나 술 한 잔 기울이며 철없던 그때의 잘못을 고백하고 싶었거든. 그래서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절대 후회할 일은 하지 말라며 너의 이야기를 하곤 한다. 친구야! 날씨도 추운데 하늘나라에서도 잘 지내니? 40년 가까운 세월 너에 대한 미안함을 지금껏 마음에 담고 살았어. 이제 나를 용서해줄 수 있겠니.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우리 다시 만나게 되면 웃으면서 오래 전 그 시절의 이야기들을 나눠보자. 손을 꼭 잡고서 말이야. 우장문 대지중학교 수석교사ㆍ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

[천자춘추] 겨울철 천연 가습 공기청정기

딸아이가 콜록콜록거리기에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실내가 건조해서 그런지 목도 아프고 피부도 푸석푸석하다고 투덜댄다. 청소하기가 귀찮다고 가습기를 안 쓰고부터는 실내가 더 건조한 것 같다. 사람이 쾌적하게 느끼는 실내 습도는 50~60% 정도인데, 많은 가정이 30% 이하로 매우 건조하다. 특히 겨울철에는 난방으로 더 건조해 지기 쉽다. 실내 습도를 높여주는 방법은 가습기를 틀거나 젓은 빨래 널기, 어항에 관상어 키우기 등이 있는데, 더 좋은 방법은 공기도 정화시키고 습도도 유지시켜주는 식물 키우기이다. 식물은 증발산 작용을 통해 실내 습도를 올리게 되는데, 건조할수록 더 활발하여 효과적이다. 증산이란 식물의 잎에서 물 분자가 공기 중으로 나오는 현상을 말하며, 증발은 식물 화분에서 물이 날라 가는 것을 말하는데, 가습 효과는 증산 작용이 90% 정도이고, 증발이 10% 정도이다. 식물을 키울 때 주게 되는 물은 뿌리에서 흡수되어 잎에서 날라 가는 동안 세균은 완전히 필터링이 되어 매우 순수한 천연 가습기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물 입자에서 발생되는 음이온은 스트레스 해소와 면역력을 증진시켜 건강을 유지하는데 효과가 크다. 그러면 어떤 식물들이 좋을까? 대체로 잎이 크고 물을 좋아하는 식물들이 효과가 좋은데, 관엽류 중 행운목, 쉐플레라 허브 종류에는 장미허브, 제라늄, 자생식물은 돈나무, 다정큼나무 난 종류는 심비디움 등이 있다. 식물은 또한 실내 공기 중 악취 제거 등 공기 청정효과도 있는데, 일례로 화장실에서 나는 암모니아가스 냄새는 사람에게는 악취로 느껴지지만 식물에게는 영양분이 되는 비료인데 관음죽을 화장실에 두면 냄새제거에 효과가 있다. 거실에는 새집증후군을 완화시켜주는 남천, 관음죽 등 목본성 식물로 1m 이상 되는 큰 식물이 심긴 화분을 2~3개 두면 효과적이다. 주방에는 요리할 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많이 제거하는 스킨답서스가 좋다. 공부방에는 음이온과 습도가 많이 발생하는 로즈마리나 행운목을 두면 집중력에 도움을 줄 수가 있다. 음이온은 발생되어 멀리 가지 않고 사라지기 때문에 사람 가까이에 작은 화분을 두는 것이 좋다. 이처럼 집안에서 식물을 키운다면 보는 즐거움과 더불어 집안 공기도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는 1석 2조, 3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모두가 얼어붙은 추운 겨울 식물에서 생명의 기운도 느끼고, 가족의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식물 키우기를 권유해 봅니다. 고관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 특작과학원장

[천자춘추]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만약 그대가 두 개의 빵을 가지고 있다면 하나는 가난한 사람에게 내주고 또 하나는 팔아서 히야신스꽃을 사십시오. 그대의 영혼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 20세기의 성자로 추앙받는 마더 데레사 수녀가 몸 담았던 기관의 현판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며, 그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몇 해 전 하버드 의대는 이와 관련해 흥미 있는 실험을 했다.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은 돈을 받는 노동에 그리고 다른 한 쪽은 봉사활동을 하게 한 뒤 면역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조건 없는 봉사활동을 한 그룹의 면역기능과 항체가 크게 향상됨을 알 수 있었다. 더 나아가 한 무리의 학생들에게 마더 데라사의 전기를 읽게 한 후 사람의 침에 들어 있는 면역 항체를 조사한 결과 실제 봉사활동에 참여 하지 않고 단순히 책을 읽은 것만으로도 면역력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하버드 의대는 나눔과 봉사가 주는 신체적인 변화를 데레사 효과(Theresa Effect)라고 이름 붙이게 된다. 2013년 성탄절, 지금 전국은 한겨울의 추위를 녹이는 나눔의 열기로 후끈 거린다. 지난 2000년부터 연말 이웃돕기 캠페인의 상징으로 등장한 사랑의 온도탑의 나눔 온도 때문이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며, 몸으로 실천하는 이웃사랑을 위해 처음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은 대한민국의 나눔 온도를 가리키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시민들의 뜨거운 참여로 인천의 나눔 온도가 어느새 50도를 훌쩍 넘어섰다. 나눔 온도가 높아질수록 어려운 이웃들의 차가운 방바닥에는 온기가 돌고, 따끈한 한 끼 식사로 용기와 희망을 되찾는 이웃들이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시민들이 전해 준 나눔의 열기는 어려운 이웃들의 용기와 희망으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와 더불어 사는 삶의 기쁨과 가치를 일깨워 준다. 모두들 힘들고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쑥쑥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를 바라보면서 미소 짓는 수많은 나눔의 실천가들은 우리에게 데레사 효과를 선물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인천의 사랑나눔 온도는 107도. 올해는 더 뜨거운 나눔 열기를 기대하며 모두가 환하게 웃는 2014년이 되기를 빈다.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라면서. 전흥윤 인천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천자춘추]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

빈방 있습니까? 영국의 한 마을 작은 교회에서 어느 성탄절 전야에 주일학교 아이들이 연극을 한 이야기다. 많지 않은 아이들을 데리고 연극을 하는데, 좀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존이라는 이름의 아이가 한명 있었다. 예수님이 베들레헴 말구유에 탄생하시게 된 배경을 연출하는 연극에 각각 역할을 분담하는데 비교적 대사가 많이 나오지 않는 여관집 주인 역을 맡게 되었다.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성탄절 이브에 온 교회 교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연극의 막이 올랐다. 아이를 배어 만삭이 된 아내를 데리고 베들레헴에 온 요셉은 하룻밤 묵어갈 방을 구하기 위해 여관을 찾는다. 빈방 있습니까? 그때 여관집 주인은 원래 대사와는 달리 존은 아주 안쓰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네 빈방 있습니다.라고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처음에는 폭소를 터뜨리던 교인들이 그 말을 하고 울먹이고 있는 아이를 보고 빈방을 주님께 드리지 않아 말구유에서 낳으신 예수님을 생각하고 각자 자신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며 깊이 회개하며 은혜를 받은 이야기이다. 성경은 천년이 넘는 세월을 두고 사십여명의 저자들에 의해 기록된 책이다. 특히 구약성경에서는 오실 그리스도에 대해서 삼백 번 이상 기록하고 있다.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임이라.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라. 이는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심이라. 성탄은 이 모든 말씀을 이루신 사건이다. 그리스도는 성경에 예언된 대로 오셨고 성경에 예언된 대로 사셨고 죽으시고 부활하시어 지금도 하나님 보좌우편에 계신다.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는 아버지와 함께 계셨던 최고의 자리를 떠나 자신을 낮춰 인간이 되셨다. 예언된 말씀이 육신이 된 사건, 말씀이 성취되어 임마누엘하신 사건이 성탄이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그 분이 오심을 묘사했던 수 백 개의 예언을 정확히 이루셨다. 이 일을 통해 성취하신 일이 있다. 이것은 바로 우리의 영혼을 구속하신 일이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새 생명의 약속을 받아 들일 사람들을 위한 모든 예언을 성취하실 수 있다. 그리스도를 향한 우리의 사랑을 새롭게 하는 일은 반드시 여기서 시작돼야 한다.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기꺼이 버리신 것이 무엇인지 기억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그분의 본을 충실하게 따르며 남을 자신보다 더 소중히 여기게 될 것이다. 이것이 그리스도를 향한 우리의 사랑을 증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관호 수 원기독교총 연합회 사무총장

[천자춘추] 여백을 살리자

겨울이다. 시린 손 호호 불며 썰매 타던 생각이 난다. 눈이라도 오는 날이면 눈싸움 하랴, 눈사람 만들랴, 눈 코 뜰 새가 없었다. 그래도 내 집앞과 마을길을 사람들이 다닐 수 있도록 눈을 치웠다. 누구라 할 것도 없이 시간이 있는 사람이면 내 일 네 일 가리지 않았다. 차가운 겨울에 땀 흘리며 보여주는 미소는 순진무구 그 자체다. 마음의 풍요로움이 가득해서 가능했으리라. 겨울에 맛보는 진미는 여백을 느끼는 것이다. 한 겨울의 흰 눈은 때 없이 묻어나는 자연의 진미를 느끼게 한다. 자연 속에 홀로 서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도 눈 쌓인 겨울이다. 겨울이 만든 여백은 숨을 쉬기 때문이다, 봄, 여름, 가을은 여백을 느끼지 못한다. 세상이 차오르는 계절이기에 여백을 느낄 시간조차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는 바쁘게 살고 있다. 이번 겨울에는 여백을 느껴보자. 여백이 있어야 매화가 살고 난이 살고 국화가 살고 대나무가 산다. 선비정신과 여백은 깊은 사연이 있을 듯하다. 선비정신은 정직을 바탕으로 고결함을 추구한다. 여백은 본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으면서 존재의 물상을 살아 숨 쉬게 한다. 선비정신과 여백은 이타행을 실천하는 동질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여백이 없다면 사군자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 여백은 빈 자리가 아니라 모두를 살아 숨 쉬게 하는 자리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숨 쉴 공간이 없을 만큼 우리의 삶은 여백이 없다는 느낌이 든다. 소통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말이 많아진 세상에서는 소통이 될 수가 없다. 들어주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들어주고 싶어도 들어줄 공간인 여백이 없기 때문이다. 소통도 여백이 남아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서로가 참고 기다리면 소통은 절로 된다. 설득은 소통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다. 설득은 이해관계를 양산하기 때문에 휴유증을 가져온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림을 강조하는 것도 큰 장애물이다. 어린 시절 배웠던 틀림이 어른이 된 지금도 고착화되어 틀림으로 고정시켜 놓은 것이 내 생각 외엔 다 틀린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만들어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틀림도 모르고, 다름도 모른 채 눈 내리면 그저 좋았던 어린 시절이 몹시 그리운 것은 나뿐일까. 여백으로 인해 사군자가 숨을 쉬듯이 우리가 함께 사는 세상도 숨을 쉬려면 여백을 만들어내야 한다. 어린 시절 아무도 모르게 자연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웠던 여백의 철학을 오늘 다시 배운다. 우호철 화성문화원 원장

[천자춘추]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과 진정성

올해 박근혜 정부의 출범과 함께 부동산시장에 시장에 대한 각종 대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연말이 된 이 시점에서의 부동산대책에 대한 평가는 노력했으나 실효를 거두진 못했다로 요약되는 분위기다. 안타까운 일이다. 필자가 접수받은 한 상담사례를 소개한다. 상담여성은 2012년 11월경 시흥시에 위치한 신도시아파트 분양에서 생애최초 주택자로 당첨되어 아파트 분양을 받았다. 2013년 4월 1회차 중도금 납부시기가 다가오자 중도금대출을 알아보았는데 시행사가 분양계약 관련 협약은행으로 선정한 모 은행이 생애최초주택구입대출(이하 생초대출)을 취급하는 은행이 아니었다. 생초대출 취급은행을 찾아갔으나, 분양 중인 아파트에 대해서는 생초대출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어쩔 수 없이 시행사가 선정한 협약은행으로부터 일반중도금 대출을 받았다. 그런데 2013년 9월께 생초 중도금대출 국가기금 운영이 시작되었다는 말을 듣고 생초 중도금대출을 받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기지급받은 일반 중도금대출금이 걸림돌이 되었다. 생초 중도금대출은 일반 중도금대출금 대환으로 사용할 수 없고, 결국 생초대출을 취급하는 타 은행으로부터 일반중도금대출을 받아 기발생한 중도금을 대환하고, 다시 3회 차부터는 생초대출금으로 납부하는 방안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초대출 취급은행으로부터 생초 중도금대출 신청기간이 12월 말까지라서 생초 중도금대출이 불가능하는 답변이 돌아왔다. 여기엔 이런 문제가 있다. 먼저 시행사 등 사업주체가 생초주택자에게 생초대출에 관한 자세한 정보제공을 해주지 않았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과 생애최초주택 특별공급 운용지침이 특별공급 당첨자의 선정절차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을 뿐 정작 생초대출을 비롯한 주택기금대출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둘째 시행사 등 사업주체가 분양대금 관련 업무를 취급하는 협약은행에 생초 대출 취급은행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특별공급 분양이 예정된 사업주체가 분양계약 협약은행 선정함에 있어서 주택기금을 취급하는 은행을 협약은행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무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생초 주택 구입자금 지원확대 등을 통한 주택시장 정상화를 내세우고 있으나 효과가 떨어진다. 2014년도부터 주택구입 지원자금이 하나로 통합되고, 취급은행도 16곳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정부가 생초중도금대출관련 피해자들의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 내지는 예방책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 오도환 변호사

[천자춘추] 기부 문화를 아이 때부터

얼마 전 지인이 대한적십자 경기도지사회장에 취임을 했다. 취임식을 사전에 알리지 않아 늦은 축하소식을 전하는 일이 있었다. 작은 모임에서 축하소식을 전하며 주위분들이 어떤 각오로 임하시겠습니까?라고 소감을 청하니 도민에게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한다. 최선을 다해 회장직을 수행하려 한다고 짧게 말씀하셨다. 우리는 이 짧은 말씀에서 이분의 열정을 볼 수 있었고, 굳이 다른 이야기가 필요하지가 않았다. 경기도의회에서는 얼마 전 필리핀 태풍피해를 위해 도의원 전원이 뜻을 모아 성금을 전달한 적이 있다. 더 나아가 각종 사회단체는 재능기부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게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연말이 되면 각종 언론 매체에서 이름 없는 천사의 기부 활동을 보도하고, 거리에는 구세군의 모금활동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퍼지며 모두가 따뜻한 연말연시를 보내기 위한 기부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어릴 때부터 기부하는 습관을 기르고, 내 주변을 돌아보고, 남들과 마음을 나누는 경험을 위해 연말이 되면 크리스마스 씰과 사랑의 열매 등의 모금활동을 통해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농경문화를 기반으로 마을 사람들이 계나 두레의 조직을 통해 어려운 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서로 도우며, 한 가족처럼 지내왔다. 하지만, 지금은 누군가를 돕기 위한 배려와 나눔이 사치인 듯 느껴지고, OECD 국가 중 기부율이 가장 낮은 나라로 기부 자체가 많이 인색한 국가가 되었다. 경제적으로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국가가 되었지만, 나만을 위해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서,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초석인 아이들의 올바른 기부문화 조성이 사회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기반이자, 시작점인 아이들부터 기부 문화에 대해 제대로 알고, 꼭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닌, 작은 것이라도 누군가와 나누고 실천하는 습관이 기부 문화에서는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 또한, 학교와 가정에서도 연례행사처럼 아이들 손에 1천원, 2천원을 보내 기부활동에 참여하도록 하기보다는 왜 이 돈을 기부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내가 받은 도움과 내가 줄 수 있는 도움에 대해 돌이켜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의 기부가 사랑의 열매는 1천원, 크리스마스 씰은 3천원 하는 식으로 상품 가격처럼 여겨지지 않도록 실천해야 한다. 이러한 작은 생각과 실천이 더 나아가서는 배움과 나눔의 사회적 문화 풍토를 조성하여, 학교 폭력이 없는 학교, 모든 이웃이 화목한 가족처럼 지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기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김상회 도의원

[천자춘추] 늦둥이 아빠의 행복

최근 막내의 졸업 연주회에 갔었다. 대학교 졸업 연주회가 아니라 초등학교 졸업 연주회이다. 모든 일을 제쳐두고 국악관현악단의 일원으로 해금 연주를 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그 행복은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다. 다른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우리 아이의 모습만 커 보이는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이 같다는 것을 알면서도 너무 즐겁기만 했다. 연주를 위해 화장까지 한 예쁜 모습을 지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얼른 카카오스토리에 올려놓고는 예쁘다는 답이 오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로 자꾸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쉰이 넘은 나이에 이런 행복을 과연 몇 명이나 누릴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나는 엄청난 행운아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마흔 한 살에 막내를 만났다. 계획하지 않았고 아내도 마흔이 넘은 나이여서 내심 당황스러웠지만 소중한 생명이니 귀하게 맞이해야 한다는 아내의 말에 걱정 반, 두려움 반으로 막내를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큰아이와 띠 동갑, 둘째와는 10살 차이로 태어난 막내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행복과 웃음을 가져다주었다. 늦둥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행복은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모임으로 늦는다고 문자를 보내면 쓩 달려오라는 답장이 오고, 술 먹지 말라는 꼬리말까지 붙는다. 이런 문자를 볼 때면 입가에 웃음이 저절로 돈다. 퇴근하고 현관에 들어서면 대학생인 아들은 오셨어요 하고는 이내 방으로 사라지지만, 막내는 힘껏 달려와 품에 꼭 안긴다. 집사람 키만큼 커버린 6학년짜리는 양 발로 내 발등을 밟고 내게 안긴 채로 가자고 하는 곳까지 춤을 추듯이 함께 가야 한다. 얼굴만 마주보면 아빠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알지? 하면서 나를 압박한다. 역사퀴즈를 내달라는 것이다. 유난히 역사를 좋아하는 막내는 4학년 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5급을 취득했다. 문제를 내달라는 집요함에 귀찮기도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그저 즐겁기만 하다. 가끔은 아이 친구들이 할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하고, 초등학교 운동회에서는 학부모가 된 제자를 만나 겸연쩍은 웃음을 날릴지언정 늦둥이 아빠로 불리는 나의 행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알겠는가. 그래서인지 친구들을 만나면 늦둥이 덕분에 너무 행복해보이고 젊어 보인다는 속빈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물론 듣기 좋으라고 하는 이야기인줄 알면서도 늦둥이 덕분에 마음과 육체 모두가 젊어진다는 느낌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사회에서 베푸는 혜택이나 보상은 피부에 와 닿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억만금을 주어도 얻지 못할 행복이다. 우장문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 박사

[천자춘추] 소비자

요즘 우리는 매우 많고 다양한 제품들 중에서 무엇을 구입할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종종 있다. 이 때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가격과 품질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과연 가격과 품질이 좋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하는 것이다. 나이키, 모토로라, 도요타 등에서 브랜드 컨설턴트로 활동했던 사이먼 메인워링은 위 퍼스트라는 저서에서 미국사회의 중산층이 멸종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소득의 격차가 부의 격차를 가져오고 빈곤이 확대되며, 개인의 부채가 증가하면서 시작됐다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기업의 탓으로 돌리는데 이 역시 소비자들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것 역시 소비자이며, 이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다양하고 힘있는 기능을 이용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경제학자인 밀튼 프리드먼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윤 극대화에 있다고 하지만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이윤추구와 사회적 책임은 양립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는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 그리고 래리 앨리슨 등의 세계적인 부호들이 사회기부에 나선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개인 중심의 Me First가 아닌 우리 중심의 We First로 책임감 있는 세계시민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는 낯설은 기사가 아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기업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여 기업과 소비자가 사회변화를 위해 협력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제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다 하더라도 그 기업이 이윤만을 추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그 제품을 구매하지 말아야 하고, 그럼으로써 기업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착한 기업으로 만드는 일은 전적으로 소비자에게 있으며, 그러한 착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착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성인 소비자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품질이 비슷하다면 가격이 싼 제품을 구입하는데 서슴치 않는다. 이는 어려운 시기에 기업정신에 신경을 쓸 여유도 없었으려니와 어릴 때 이러한 교육을 받지 못한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이제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착한 기업이 되도록 유도하는 착한 소비자가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학교에서의 소비자 교육이 절실할 때이다. 김영일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

[천자춘추] 막역지우(莫逆之友)와 함께 먹는 음식

최근 막걸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막걸리는 우리나라 전통 술로 농민들이 즐겨 마셔 농주 혹은 탁주라고도 불린다. 일손이 필요한 모내기철이 되면 막걸 리가 식사 때는 물론이고 새참시간 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이었다. 일꾼들은 막걸리를 한 사발 씩 들이키면 배도 부르고 술기운도 올라서 힘든 줄도 모르고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면서 일을 하곤 했다. 아이들도 모심부름을 하고 이리 저리 불려 다니면 힘들고 하기 싫어서 농땡이를 부리고 있을 때면 막걸리를 걸러낸 술지게미에다가 물을 부어 헹군 다음 뉴슈가를 타서 한 사발씩 주면 벌떡 마시고 얼굴이 벌게져 논바닥에 넘어지고 자빠지면서도 기분이 좋고 신바람이 나서 해가 지도록 논에서 모심부름을 하곤 했던 기억이 있다. 나이 40이 되면 어린 시절 입맛에 길들인 음식을 찾는다고 했던가. 요즘 내가 즐겨 찾고 즐겨 먹는 음식 가운데는 막국수, 막김치, 막전들이라는 것들이 되었다. 대체로 값도 싸고 맛도 좋다. 그러나 단순히 그러한 이유만은 아니다. 함께 먹을 수 있는 사람들 때문이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역은 관계목회이다. 사람을 자주 만나고 상담을 하고 함께 식사를 하는 편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고 내가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이러한 만남의 시간을 주로 새벽이나 낮 시간을 이용해서 약속하고 만난다. 저녁 시간은 나에게도, 그에게도 가족들과 보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 위해서이다.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는 편하게 만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금 부담이 되는 이들도 있다. 아침 일찍 만나는 사람과는 주로 우거지 국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낮에 만나는 사람들과는 주로 막국수를 점심식사에 한다. 우거지 국과 막국수를 함께 먹는 사람들은 대부분 편한 사람들이다. 아니 편한 정도가 아니라 막역지교들이다. 그냥 막연한 사람이 아닌 막역한 친구들, 언제 어디서고 편하게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나는 나름대로 우거지국의 의미를 붙인다. 내가 생각하는 우거지는 友巨志(우거지)이다. 한마디로 큰 뜻을 품은 벗들과 함께 먹는 국이라는 의미이고 막국수는 莫국수 이다. 막역지우와 함께 먹는 국수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나는 莫(막)국수가 좋고 友巨志국이 좋다. 그리고 그것을 함께 먹을 수 있는 막역지우들이 있어서 좋다. 아니 나를 막역지우로 대해주는 막역지우가 참으로 좋다. 곱빼기 그릇에다 가득 담아주는 막국수 집 주방 아주머니, 씩 웃으며 가득담긴 우거지국 그릇을 내미는 주인양반의 얼굴에서는 인정이 물씬 풍긴다. 이관호 수원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ㆍ목사

[천자춘추] 그래도 강물은 흐른다

교육은 한 사회와 국가 및 인류의 미래를 준비하고 발전시키는 가장 큰 일이자 인류발전의 원동력이다. 산업과 경제의 발전이 현재생활과 미래발전에 기초가 되고, 자연환경의 보호가 미래에 물려줄 자산이라며, 미래를 이끌고 갈 핵심 동력은 사람에 있으며, 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 교육이라는 것이다. 1960년대 초부터 대학교육에 종사하여 지금까지 교육업무만 종사하시는 분이 있다. 그는 자신이 속해있는 대학의 교육업무에만 전념하실 뿐만 아니라, 어렵고 힘든 젊은이들에게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사재를 풀어 그들 인생의 은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국말에 가지가 많으면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이 있는데, 중국어에는 숲이 크면 온갖 종류의 새가 다 있다는 말이 있다. 그의 자전적 소설인 그래도 강물은 흐른다를 보면 이 두 가지 말의 뜻을 모두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많은 일을 하시다 보니 풍파도 적지 않았고, 워낙 인재양성에 큰 뜻을 갖고 있는 분이라 그분의 도움 아래 성장하여 서로 다른 품성과 개성으로 그분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제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학계, 정계 및 교육계 및 사회의 여러 곳에서 그분과의 인연을 갖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이제 그분은 80이 넘은 고령에도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스스로 연락하여 그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생활의 터전을 만들어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신다. 언젠가 그분에게 이런 일을 하시는 동기가 무엇이냐고 여쭈어 보았다. 그분은 간단하게 사람을 키우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가치이자, 그분의 인생목표라고 하셨다. 이 말에는 교육이란 더 많은 지식, 경험 ,자산 및 뜻이 있는 자(선지자)가 개인을 사회, 국가, 인류에 도움이 될 수 있게 교육을 통하여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지, 단순히 지식을 알려주는 일이 아니란 것이다. 길에서 물건을 팔던 청년, 재봉사로 일하던 청년, 사고로 불구가 된 청년, 집이 부양하기 어려울 정도의 많은 아이들, 가정형편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던 청년, 돈이 없어 학업을 계속할 수 없었던 젊은이들이 그분의 숲 아래서 교육받고 사회의 지성인으로 성장한 것을 보면, 단국대학교 이사장이신 중재 장충식 박사는 진정한 평생의 교육자이시다. 은혜를 받은 사람에게 성공하여 어려운 사람을 도우라는 그분의 당부가 미래를 창조할 젊은이들의 교육정신의 씨앗으로 자리했으면 한다. /김진호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천자춘추] ‘명숙’씨를 찾습니다

연말모금캠페인으로 분주한 사무실로 한 통의 팩스가 들어왔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부탁드릴게 있습니다. 제 기부금이 몇 가구밖에 도움 줄 수 없어서 너무 아쉬웠어요. 그래서 밤새 고민한 끝에 몇 가구라도 더 도와줄 수 있도록 기금모금 활동을 할까 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큰 돈을 기부하고 나니 자꾸 욕심이 생겨서 내일 기부적금을 별도로 들려고 합니다. 의욕이 충만할 때 뭔가 자선사업 관련 일을 하려고 하니 도움이 될 만한 어떠한 정보라도 좀 주셨으면 합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이름만이 적혀있는 팩스 한 장이었지만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손으로 적어 보낸 그 편지에는 보증금 100만원이 없어서 꿈에 그리던 영구임대아파트에 들어가지 못하는 쪽방촌 주민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들을 위해 무슨 일이든지 하고싶다는 사명감이 절절하게 담겨 있었다. 한 순간, 기부나 나눔의 일을 직업으로 하는 나와 동료들 모두 머리에 망치라도 맞은 것처럼 한동안 멍~ 한 느낌이었다. 그리고는 곧 아, 우리 주위에는 이런 분들이 계시구나하는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이름만 있는 팩스 한 장으로는 어떤 분인지 알 길이 없어 애를 태우던 중 처음으로 큰 돈을 기부했다는 말에 기부자 명단을 조회해 보니 이달 초, 1천만원의 거금을 기탁해 준 것으로 확인되었다. 어렵게 통화한 명숙씨는 너무도 밝고 활기찬 분이었다. 명숙씨는 자신을 보통 3만원 정도를 기부하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는데, 얼마 전 임대주택에 들어 갈 수 없는 쪽방촌 주민들의 사연을 듣고 좀 더 큰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명숙씨는 사업을 할 때는 늘 머리가 무겁고 힘이 들었는데 착한 일을 하니까 머리가 팍 틔였다고 하면서 밝게 웃었다. 앞으로 돈 많이 벌어서 어려운 이웃들을 더 많이 돕고 싶다는 명숙씨의 말을 들으며 기부와 나눔이 얼마나 사람과 사회를 변화시키는지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올 한 해, 우리 주위에는 이처럼 수많은 명숙씨들이 나눔을 실천하며 사람과 사회를 변화시켰다. 이제는 당신이 또 다른 명숙씨가 될 차례다. 전흥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천자춘추] 도민에게 지혜를 구합니다

경기도는 약 16조원의 2014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세 가지 중점지원을 했다. 예산은 취약계층 지원에 2조8천137억원, 일자리 지원에 3천748억원, 보육지원에 2조2천696억원을 포함 15조9천988억원을 편성했다. 도는 지방채 증가 없는 건전재정을 위한 세출구조조정 3단계 전략을 구사했다고 말했다. 첫째 신규 지방채 발행금지 원칙 수립, 인건비성 경비 감액, 공공기관 출연금 지원축소, 둘째 법정의무적 경비의 우선적 편성원칙을 통한 국비사업 매칭도비 우선 편성, 셋째 신규 투자사업 원천 억제, 행사성유사 사업 자제 등이다. 이를 통해 도는 5천398억원의 세출을 감량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공무원 수당 등 경비절감 143억원, 행사성 경비 일몰축소 105억원, 시군 보조사업 조정 1천149억원 등이다. 왜 이렇게 장황하게 예산 상황을 설명하느냐 하면 경기도가 제시하고 있는 3대 원칙은 허울 좋은 명분임을 밝히고자 함이다. 경기도 2014년도 예산 편성의 실상은 다음과 같다. 경기도는 공무원의 고통분담을 이야기 하면서 지사의 고통분담은 찾아볼 수가 없고 경기도비 보조금 규정을 임의 개정해서 시군으로 보내던 예산 3천527억원을 감액하면서 파티타령과 공짜 바이러스를 들이댔다. 그러면서 힘들수록 보호해야 할 서민과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복지 예산 총 20개 중 6개 사업은 전액 삭감돼 사업 자체가 없어지는 등 단위사업별 삭감비율은 56%에 달하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지원 등 서민경제를 담당하는 경제투자실은 올해 1천769억원에서 485억원이 줄어든 1천285억원에 그쳐 16개 시ㆍ도 중 전체예산 대비 민생예산 편성비중에서 꼴찌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기지방재정계획은 지방재정법상 국가계획 및 지역계획과의 연계를 통해 효율적인 재원배분을 위한 목적으로 수립하는 5년간의 연동화계획으로 계획적인 재정운용으로 투자효과 극대화와 향후 투ㆍ융자 심사 및 예산 편성 시 재정운용의 기초자료임에도 경기도 중기지방재정계획(2013~2017)을 이전 계획(2012~2016)과 비교하여 보면 세부사업에서 중요한 사업들이 감액되거나 폐기됐고, 무한돌봄 집수리 지원사업, 저소득 노인가구 건강보험료 지원, 생활밀착형 홀몸노인 돌봄사업 등 서민층에 대한 각종 지원사업을 일몰했다. 이런 상황에서 적반하장으로 경기도가 알뜰하게 해서 열심히 하는데 의회에 가면 이게 막힌다고 말하니 애처롭기까지 하다. 이 모든 것을 어떻게 하면 바로잡을 수 있을지 도민에게 지혜를 구한다. 김상회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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