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고문변호사 유감

어느 단체나 그 단체의 법률 문제를 도와줄 고문변호사가 필요하다. 이러한 고문 변호사는 상당한 실무 경력이 있어야 하며 그 단체 구성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지역연고도 필요하다. 한편, 고문변호사에게 지급되는 자문비용이나 선임료는 그 단체의 예산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그 예산 형성에 기여한 부분도 어느 정도 참작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조합원들의 회비로 조합 비품을 구입 한다면 가급적 조합원이 운영하는 사업장을 활용하는 이치라 할까. 경기지역에 대형 쇼핑몰이 입점 할 때 마다 그 지역 전통상권과 마찰을 빚게 되는데 이는 토박이 상인들의 생존 문제 뿐 아니라 대형쇼핑몰에서 벌어 들인 수익이 그 지역에 사용되지 아니하고 서울이나 국외로 빠져 나간다는 측면도 무시 할 수 없다. 어느 지자체 단체장이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때마다 상징적으로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 지난해 도내 지자체의 고문변호사 현황을 조사 한 적이 있다. 일부 시에서는 잘 활용되고 있는 반면, 특정 시에서는 서울에 근거를 둔 고문변소사를 채용한 곳도 있었다. 공공기관의 소비 패턴은 일반 시민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기관장이 경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시민들도 그대로 따라한다. 지도층 인사 자녀들이 현역병으로 병역의무를 잘 마쳤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도 얼마나 모범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라 하겠다. 최근 도내 모 기관에서 고문변호사 5명을 선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역 변호사가 몇 명이나 포함됐는지 궁금해 확인해봤다. 그런데 서울에 주거를 둔 변호사나 4명이나 됐다. 그 이름을 넣고 검색을 해 보니 5명 모두 선거에 출마하였거나 정당에 연관된 인물이었다. 대략 난감했다. 변호사회 회장으로서 기관으로부터 고문변호사 추천 요청을 받을때마다 적절할 인물이 누구일지 고민해 왔는데 담당 공무원은 과연 나와 같은 고민을 했을까? 선거에 의해 선출되었고 주어진 임기만 마치고 다시 경기도를 떠나면 되니 기회가 있을때 내 주변 인물이나 신세졌던 사람에게 보답하자는 발상의 결과는 아닐까?. 지역에서 열심히 경기도에 세금을 납부하고 지역민과 함께 해 온 학교 동문이나 각종 모임으로 활동해 온 평범한 변호사들은 자신이 납부한 세금이 서울의 변호사에게 선임료로 지출된다는 데 대해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번 기회에 도내 각 시ㆍ군이나 공기업에서 용역을 발주하거나 전문가를 활용할 때 사심없이 진행했는지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 /장성근 경기중앙변호사회장

[천자춘추]필요로 하는 것과 필요를 만드는 것

필요로 하는 것 니즈(Needs)와 필요를 만드는 것 욕구창출(Innovation)은 다른 의미다. 우리는 소비자의 욕구를 분석하고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소비할 욕구가 있고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헷갈린다. 한국 사람의 기본적인 니즈는 밥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쌀을 소비한다. 그래서 쌀가게를 차렸다. 그런데 쌀은 지역구분으로 여주 쌀, 전남 쌀, 강원도 쌀, 재배 방법과 가공 방법에 따라 친환경 쌀, 유자 쌀도 나온다. 소비자는 친환경 쌀에 대한 욕구가 있다. 그래서 친환경 쌀을 팔기로 했다. 그러나 그 해 유명 프랜차이즈 빵집이 크게 성공을 하면서 쌀 소비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쌀가게는 망했다. 다음해 빵집이 좀 시들해져 다시 쌀가게를 운영했더니 이번엔 인터넷에서 쌀을 쉽게 구입 할 수 있는 제도가 생겨서 쌀가게가 또 망했다. 쌀가게는 니즈이지만 실제 소비자의 욕구와는 다를 수 있다. 쌀이라는 상품의 경쟁상대는 주변의 쌀가게도 아니고 여주 쌀과 전남 쌀도 아닐 수 있다. 쌀의 경쟁상대는 상품적으로는 국수, 빵, 고기 등이 될 수 있고, 문화적인 요인으로 외식문화의 발달, 유통구조로는 온라인 마켓 등장 등 구매 방법의 발달일 수 도 있다. 요즘 혁신(Innovation)은 소비자의 욕구 창출이라고 정의되기도 한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런칭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기존 상품에 다양한 체험구조와 마케팅으로 새롭게 조명하는 것도 하나의 욕구창출이다. 생산자가 소비자를 지휘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24시간 돌아가는 온라인 세상에서 상품을 판단하고 그 상품에 대한 평가를 소비하는 소비자가 지휘자인 시대다. 새로운 브랜드는 새로운 종(species)의 탄생과 같다 라고 알리스 리스앤리스 회장(포지셔닝 저자)은 말한다. 너무 어렵다. 욕구창출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간단한 다 체험 구조를 만들면 된다. 즉 소비자가 100원의 가치라고 생각해서 구매하려고 한 상품이 100원의 가치가 안된다고 생각하면 소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가치는 제품도 중요하지만 그 제품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 구조에서 가치를 형성 시켜주면 된다. 소비자는 110원의 가치를 느낄 때 100원의 상품을 구입할 확률이 높다. 지금 당장 쌀가게를 청소하자, 그리고 쌀가게에 와서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을 설치해 소통창구를 하나 더 마련해보자.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대우 받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지금당장 누구나 새로운 욕구를 창출 할 수 있다. /유주석 주석병원장의학박사

[천자춘추] 노인장기요양보험

얼마 전 치매에 걸린 유명한 서예가가 치과의사인 남편의 극진한 간병에도 불구하고 붓과 벼루를 구분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연이TV에 방영된 것을 보고 한동안 그 여운이 머릿속에서 가시지 않은적이 있었다. 치매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서 정신이 없어진 것이라는 의미를가지고 있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인지 기능이 저하되어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이다.우리나라 노인들이 암과 뇌졸중보다 더 두려워하고 가장 걸리기싫어하는 질병 1위로 치매를 꼽고 있는 사실만 보더라도 무서운 질병인가를 알 수 있다. 2014년 우리나라의 치매노인 수는 60여만 명으로 2050년에는 2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가족 개인에게는 물론 가정경제에도 심각할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지난 8월 21일 국회예산처에서 발행한 치매관리사업의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부머세대가 노인연령에 진입하는 2030년에 34조2천억 원, 2050년에는 43조2천억 원의 사회적 비용이 치매환자에게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마침 지난 7월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증치매 노인도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장기요양 5등급(치매특별등급)을 신설하여 치매로 고통 받는 노인과가족의 수발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대상자 선정은 현행 14등급보다 요양필요도는 낮으나, 치매로 인해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등급외(AㆍB) 예정자를 대상으로 하고 치매진단 관련 의사소견서를 공단에 제출하면 등급판정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한다.장기요양 5등급을 받게 되면 14등급에 제공되는 방문요양 서비스와는 달리 치매노인의 인지능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워크북 및 회상활동 등의 도구를 이용한 인지활동형 서비스를 받거나, 주야간보호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본인이 부담하는 금액은 월12만원 정도이다. 2008년 7월 우리 공단이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도입한 이후, 노인돌봄 확대 및 가족부담 경감을 위해 수급대상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왔으며, 금년 7월에는 국정과제인 치매노인의 노후 돌봄 강화를위한 장기요양 5등급(치매특별등급)을 신설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향후에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치매노인에 대한 최적의 서비스 제공과편안한 노후 보장을 위해 치매극복의 작은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조우현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장

[천자춘추] 기업과 사회가 상생하는 사회공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의 여파로 기업의 경제활동은 위축되었지만 사회공헌활동 지출 규모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2조6천518억원 정도였던 사회공헌활동 지출규모가 2012년에는 3조2천495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利潤)추구인데, 본연의 활동과 무관해 보이는 사회공헌활동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이 사회경제적 환경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오늘날의 사업 환경 하에서 사회공헌활동은 상생(相生)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공유가치창출(CSV : Creating Shared Value)이라는 개념까지 등장했다. 지역사회의 사회경제적 조건을 개선하고 가치를 창출하여지속가능한 경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도 복지서비스 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 실천을 위해 다음과 같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우선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식기세척, 반찬배달과 같은 활동은 물론 명절에는 어려운 이웃을 방문하여 후원물품을 전달하기도 하고, 어르신들에게 돋보기안경을 맞추어 드리는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다음으로 프로보노와 저소득가입자 연금보험료 지원사업과 같은 공유가치창출 활동 또한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프로보노는 공익을 위하여(Pro Bono Publico)라는 라틴어의 약어로, 개인이 가진 재능을 공익을 위해 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직원들은 매주 수원시내 지역 아동센터에서 방과 후 학습지도를 하면서 재능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저소득가입자 연금보험료 지원사업을 통해 조금만 더 납부하면 연금 수급요건을 충족할 수 있지만(120개월) 경제적 어려움으로 보험료 납부가 곤란한 분들 중 대상자를 선정하여 보험료를 지원, 평생 동안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은 반갑지만, 이제는 물품후원과 같은 시혜적 활동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공유가치창출과 같이 보다 근본적인 지원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 취약계층이 자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복지 사각지대를 점차 축소시켜 나가는 것은 결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일일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기업과 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김무용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장

[천자춘추] 가을의 문턱에서

새벽녘 코끝에 알싸한 기운이 돌면 가을이구나! 실감한다. 어느 한 계절 예외 없이 오고 가는 것을 느끼며 변하지 않는 자연의 섭리에 새삼 마음이 숙연해진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야릇한 기대감으로 들뜨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계절앓이를 하곤 한다. 특히 가을엔. 인생의 계절에서 이미 한여름을 지나와서 그런지 모르겠다. 계절이 오가는 사이 나이를 먹으면 몸이 먼저 변화를 감지한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오래된 진리를 몸소 체험한다. 음악을 한다는 건 감수성을 느끼는 예민하고 정신적인 영역에 속하지만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표현하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 한동안은 헬스장에 가서 따로 운동을 했는데 내겐 실내보단 밖에서 하는 운동이 훨씬 좋다. 오전 연습이 있는 날엔 오후에, 저녁 연주가 있는 날엔 오전에 시간을 내 걷는 것으로 운동을 벌충한다. 내 몸의 무게를 실어 발을 디뎌 앞으로 나가게 하는 것, 그 단순한 반복이 의외로 재미있다. 이 재미를 느끼는 자주 가는 곳 몇 곳을 소개한다. 우선 수원 화성이다. 방화수류정, 화홍문, 화서문, 화성장대 등 수원화성 건축물 마흔한 곳 모두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세계문화유산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카메라셔터를 누르는 많은 사람도 마주치고 나와 같이 성곽을 걷는 부지런히 걷는 사람도 발견한다. 다음은 남한산성이다. 남한산성이야말로 사계절 어느 때에 가도 멋진 곳이다. 벚꽃터널로 봄에 한창 눈길을 끌다가, 한여름에는 녹음을, 가을에는 단풍으로 장관을 이룬다. 계곡과 산책로, 등산로가 잘 어우러져 있고 여러 번 가면 갈수록 익숙하고도 새로운 곳이다. 마지막 소개할 곳은 최근에 가장 많이 찾은 화성 동탄에 있는 노작공원이다. 자전거길, 오솔길, 메타세콰이어길이 있고 9월 접어들면서 나무 색깔이 조금씩 변해가는 게 하루하루 눈에 띄게 다른 색깔이다. 노작공원근처 동탄보건소 뒤편 호수공원도 최근 발견한 보물 같은 곳이다. 습지에 서 있는 갈대, 오종종한 야생화와 더불어 특히 요즘엔 편백나무 색깔이 약하게 티나는 듯 안 나는 듯 노르스름하게 변해가는 모습이 자꾸 이곳에 오도록 시선을 끈다. 걷다보면 생각도 정리되고 맑아진다. 몇 군데 자주 가는 그곳의 나무들과 바람은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며 또 변화하며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 감사한 일이다. 내 인생의 가을도 이와 같기를 소망해본다. 방성호 웨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자

[천자춘추] 독감 예방접종 하세요

독감 예방접종의 계절이 왔다. 맘들은 큰 일교차에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혹시 독감에 걸리는건 아닐까 걱정들이 태산이다. 단순한 감기와는 다르게 만성질환자나 몸이 허약한 사람이 적절한 치료를 적기에 받지 않으면 심할 경우 합병증으로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독감. 독감 증상과 예방접종 효과, 주의할 점 등을 꼼꼼히 확인해 보아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아이들의 독감증상을 파악해야 하는데 독감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세계에서 발생하며, 계절구분이 있는 지역에서는 매년 겨울에 우리들을 괴롭히고 있다. 감기는 200여 가지의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반면, 독감은 A형과 B형 두가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다. 하루 이틀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뒤에 39도가 넘는 고열, 두통, 오한, 근육통, 전신 쇠약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신생아의 경우 폐렴, 중이염 등 합병 증세에 쉽게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감은 보통 12월부터 유행하는데 독감예방접종을 해야하는 최적의 시기는 언제일까? 전문의들은 9~10월부터 예방접종할 것을 추천한다. 독감 예방접종을 시작하면 100%예방은 어렵지만 70~90%의 예방효과는 분명히 있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와 고령자, 그리고 임신부는 반드시 접종하는 것이 좋다. 독감접종 시에는 먼저 주의사항을 하나하나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우선 독감 예방접종은 만6개월이 지나야 가능하며, 보통 접종 후 2주가 지나면 면역이 생긴다고 한다. 하지만 9세 미만 아이들은 1회 접종으로 항체가 생기지 않을 수 있으므로 독감 예방주사를 2회에 걸쳐 접종 할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독감도 무섭지만 다른 유행 질병이 걱정되는 맘들을 위해 질병관리본부는 예방접종 도우미 사이트를 운영하며 올해 예상되는 질병들에 대한 신속한 정보는 물론 국민 모두에게 정확하고 꼭 알아야 할 안전한 접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평소 위생적인 생활습관을 길러주고 적절한 시기에 예방접종으로 올해도 아이들은 물론 가족 모두 건강한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각 보건소에서는 무료독감 예방을 우선접종 권장자인 지역내 어르신, 국민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은 지역보건소에 따라 대상자가 다소 다르기 때문에 일정, 시간, 지참물 등을 거주지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 박종렬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회본부장

[천자춘추] 인천AG 청년 서포터즈

어슴푸레 땅거미가 내리는 늦은 오후 그들이 돌아 왔다. 버스에서 푸른 티셔츠 차림의 그들이 하나 둘씩 내리고 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청년서포터즈들이다. 아시안게임 홍보를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보령, 광주, 대전 등을 차례로 돌며 아시아드 송 Only one 의 플레시 몹 댄스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것이다. 빡빡한 일정에 피곤한 듯 보이지만 얼굴 표정에는 여전히 진지함이 배여 있다. 부산지역팀, 강원지역팀 역시 악천후 속에서도 동일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들은 얼마 전 한국-브루나이 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큰일을 해냈다. 청년서포터즈 브루나이팀 40여명은 약 2달간의 자체 연습을 통해 한국-브루나이 수교 30주년 기념제를 마련했는데, 인천시민들 앞에서 브루나이 민속춤, 피아노 연주, 아리랑 합창등 다채로운 내용을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브루나이 대사관 관계자 2명을 비롯하여 한국에 유학중인 브루나이 대학생 40여명이 공연 참관을 위해 직접 인천을 방문했다. 기념제를 관람하던 브루나이 대사관 관계자는 연신 감탄사를 쏟아내며 귓속말로 진지한 학생들의 공연 모습이 너무도 감동스럽다고 했다. 공연의 대미는 역시 아시아드 송 Only one 플래시 몹 댄스로 마무리 되었다. 브루나이 대학생과 함께 한 기념 촬영이 끝난 후에도 서로는 한참동안이나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며칠 후 서울 A호텔에서 열렸던 말레이시아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우연히 첫 대면을 하게 된 브루나이 대사는 그날 공연에 참여했던 청년서포터즈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전원을 대사관에 초청해 식사대접을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교류는 주고받는 것이지만 언제나 먼저 주는 쪽이 있어야 이루어진다. 우리 서포터즈들은 아무 조건 없이 모든 것을 먼저 주었고, 이제 더 많은 것을 감동과 감사의 이름으로 받게 된다. 이런 그들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단순히 자랑스럽다는 생각이전에 경건함을 느낀다. 그들을 통해 느껴지는 미래 세대의 소중함에 가슴이 먹먹해 진다. 이제 개막될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우리 5천명의 청년서포터즈들은 45개 참가국을 경기장 안팎에서 본격 지원하게 된다. 이를 통해 그들이 무대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 전 대륙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깨닫게 될 것이다. 그들이 보여줄 끝없는 열정과 봉사, 값진 사회기여 의식에 대해 45개 참가국 선수와 임원들 뿐 아니라 인천시민들의 뜨거운 사랑과 성원을 기원한다. 윤면상 인천국제교류재단 대표이사

[천자춘추] 평별(平別)한 사회가 좋은 사회다

차별(差別)이란 말은 유독 우리사회에서 금기시된다. 실제 그저 다르다와 구별하다는 뜻의 가치중립적 말인데도 우리 뇌리에는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을 포함하는 부당(不當)이나 불공정(不公正)이 결합된 의미가 강하다. 우리의 분기탱천은 부당하고 불공정한 차별에 국한하면 될 터인데 다름 자체에 대해 색안경 끼고 인색하고 싫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다름에 대한 이런 인식은 우리 공동체의 오랜 농경역사와 중용사상에 기인하지 않을까 싶다. 기복(起伏)있는 땅뙈기가 아닌 평편한 옥답을 추구하는 평지(平地)문화, 한편에 치우치거나 쉽게 바꾸지 않는 평상(平常)의 가치가 뿌리 깊다. 그래서 우리는 대개 어려서부터 정 맞는 모난 돌이 되지 않도록 평균(平均)지향적으로 교육받고 식당에서는 까다롭지 않아야 하므로 웬만하면 같은 음식을 주문한다. 다름에 대한 기피는 역설적으로 같음에 대한 집착으로 나타난다. 누가 어떤 스마트폰을 쓰고 어떤 아웃도어를 입고 어떤 커피를 먹으면 나도 쓰고 입고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줄지어 날아가는 기러기 떼 같은 이런 같음의 행렬을 벗어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의 다름 스펙트럼은 과거에 비해 확실히 넓어졌지만 여전히 우리의 다름은 부자연스럽다. 다름에 대한 불용과 같음에 대한 갈망은 자칫 사회의식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우리사회의 평등(平等)의식이 그것이다. 평등은 매우 귀한 가치이면서도 매우 어려운 문제다. 적어도 평등이 다름의 반대말로, 같음의 동의어로 관용돼서는 안 된다. 다름에 대한 지나치고 거친 기피 풍토가 우리를 자칫 무조건적, 기계적인 평등을 절대선이자 정의로 보는 인식의 함정에 빠뜨리기 쉽다. 사람 지문이 저마다 다르고 모든 생명체가 유전자와 번식의 건강성을 위해 이종교배를 추구하듯 다름은 생래적이면서 목적의식적이다. 이런 다름의 추구가 발견으로, 창조로, 혁신으로 이어져서 저마다의 불균등한 방향과 속도와 성취로 귀결된다. 이런 다름의 추구는 한편으로 공동체의 평균적인 향상을 이끌고 다른 한편으로 구성원들의 상대적 불균등을 고정불변인 것으로 구조화하는 것을 막아주는 일종의 항응고제 역할을 함으로써 정당성을 얻는다. 각생공존(各生共存)의 사회, 평별(平別)한 사회라야 한다. 이설(異說)이 흔쾌히 용인되고 별종(別種)이 친근하게 존중되는 사회가 모두에게 좋은 사회다. 김상섭 인천광역시 보건복지국장

[천자춘추] 마칠기삼?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가시 없는 장미 딥 퍼플(Deep Purple)이 화훼 종주국 네덜란드에서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100만주가 넘게 수출하더니 금년 초 200만주를 돌파하여 20억원이 넘는 로열티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오늘의 장미가 있기까지 실용화 마케팅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딥 퍼플은 국내보다 해외 풍토에서 최적의 육종환경을 갖고 있다고 한다. 좋은 품종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풍토가 다른 아프리카나 남미 등지에서 잘 맞게 현지화하고 해당 지역에 육묘업체를 육성하는 마케팅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실용화 마케팅개념을 도입해서 금년에 마케팅지원팀이 신설되었다. 일반적으로 농업 실용화란 농산업현장에 맞는 R&D를 창출하여 이를 농가에 보급하거나 사업화함으로써 소득증대에 기여하는 것을 말한다. 경기도에는 장미 말고도 글로벌 시장에서 제2의 딥 퍼플을 꿈꾸는 연구 성과물이 많다. 식혜, 동충하초 쌀, 막걸리, 하니 와인, 기능성 떡 등 우리 특허기술로 완성된 제품이 중국 등 세계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이미 지난 5월 상해 국제식품박람회에 출품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농업은 모든 산업의 집합체라고 한다. 그만큼 전망이 있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산업의 3분의 1이상이 농업과 관련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개발도상국가 국부의 반 이상은 농업분야에서 나온다. 우리의 농업기술이나 품종을 실용화하고 패키지화하여 수출함은 물론 완제품도 개발하여 세계시장에 내다 팔아야 한다. IT분야에는 소위 호환성의 원리가 있다. 일단 특정제품의 시스템을 구축하면 다음부터는 거기에 맞는 것만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다음계약에서 우위를 갖는다. 농업분야에서도 신기술이나 신품종 개발 시 이런 호환성 원리를 이용하면 세계시장에 우리 영역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고 본다. 고스톱은 운칠기삼이라고 한다. 운이 7, 기술이 3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실용화를 위한 마케팅에는 운이란 것이 통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져도 시의적절한 마케팅이 없으면 실패하고 만다. 마케팅이 7, 기술이 3이라는 가설이 맞는 것 같다. 이 사실을 인식하고 우리 농가나 기업체가 살아남도록 충분한 지원과 노력을 다해야겠다. 이제는 세계 속의 경기도를 뛰어 넘어 경기도가 곧 세계임을 보여 주어야 할 때이다. 김진일 경기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부장

[천자춘추] 수원의 음식을 통한 관광상품화

조선후기 상업 발달에 따른 다양한 인물 군상들을 감칠 맛나게 그린 김주영의 장편소설 객주(客主)에는 전국 각지의 이름짜한 음식들이 소개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과천 청참외, 양주 백화암 튀각, 용문사 두릅회와 취쌈, 봉선사 전골, 광주 속댓국, 용인 오이지, 여주 쏘가리탕, 회암사 간장, 장단의 밤떡, 송도의 보쌈김치에 식혜, 그리고 수원의 경우 용주사 약과를 꼽고 있다. 용주사는 사도세자와 정조의 원찰로 큰 제향이 자주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수원을 대표하는 음식으로는 전국적으로 수원갈비를 꼽는다. 경기도에는 이천 쌀밥정식, 백암순대, 여주산병, 포천 이동막걸리, 포천 이동갈비, 안양 삼계탕, 광주 곤지암 소머리국밥, 동두천 떡갈비, 안산 대부도 바지락칼국수, 양평 옥천냉면, 의정부 부대찌개 등이 유명하다. 이들 이름난 음식 가운데 수원갈비가 가장 비싼 것이 흠이다. 수입 쇠고기를 재료로 하는 경우에도 비싼 편이다. 그럼에도 수원에서는 한우로 만든 진짜 수원갈비를 파는 특화된 곳이 있어야 한다. 며칠 전 수원 영동시장에서는 삼합미음죽을 시식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는 1795년 화성을 찾은 을묘년 원행 당시 기력이 쇠하신 어머니 혜경궁홍씨를 위해 정조 임금이 특별히 진상한 음식이다. 홍합과 해삼, 쇠고기 등을 쌀과 함께 넣어서 푹 고아서 만든 음식으로 죽보다 알갱이가 없는 미음을 말한다. 홍합은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며 해삼은 신장을 보하고 쇠고기는 당뇨와 부종을 낫게 한다.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연로한 노인들을 위해 준비하도록 지시한 삼합미음죽은 효의 음식이다. 이와 더불어 원행 당시 정조가 즐겨 먹었던 음식으로 금중탕이 있다. 금중탕은 삼계탕과 곰탕을 합친 음식과 유사한데, 재료는 쇠고기와 닭을 주재료로 다시마, 박고지 등을 사용하여 만든다. 따라서 수원은 삼합미음죽과 금중탕을 함께 문화상품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수원의 명물이었던 방화수류정 아래 용연의 순채(蓴菜)를 기억할 일이다. 화성8경 가운데 용연의 순채가 등장하고 있다. 수련과에 속하는 순채는 긴 줄기의 어린 순을 꺽어 절기음식으로 먹음으로써 더위를 물리칠 수 있다고 여겼다. 산에는 송이, 밭에는 인삼, 물에는 순채라고 일컬을 정도로 건강식품으로 인정되었고, 옛날 상류층 양반들이 즐겨 먹던 귀한 음식이었다. 순채 떡, 순채 차 등 순채로 만든 다양한 음식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경주 황남빵이나 천안 호도과자처럼 쉽게 사서 먹을 수 있는 용주사 약과 같은 전통을 이은 상품을 시급히 내놔야 할 때다. 한동민 수원박물관 학예팀장

[천자춘추] 경제성장률 바로 알기

한 나라의 경제적 성과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즉 경제성장률이다. GDP는 통상 특정 연도나 분기 동안에 국내에서 가계, 기업, 정부 등이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과정에서 창출한 가치, 즉 부가가치의 합계이다. 이는 경제활동에 참여한 근로자 및 자본가의 입장에서 보면 소득의 원천이 된다. 따라서 성장률이 높다는 것은 그 만큼 생산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그 결과 개별 경제주체들의 소득이 늘어나 생활형편이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률이 높아지면 기존의 취업자가 더 많은 소득을 올리거나 실업자가 직장을 얻어 소득을 창출할 수 있게 됨으로써 나라 전체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을 보면 성장률은 높을수록 좋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생산활동은 기본적으로 소비, 투자 및 수출과 같은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즉 성장률은 수요증가율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수요가 활발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은 단기간에 크게 변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만일 수요가 공급능력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면 생산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초과수요가 발생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이 초래된다. 또한 국내공급 부족분을 수입으로 충당하게 되므로 경상수지가 악화된다. 그래서 성장률은 공급능력 범위 내에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플레이션이나 경상수지 악화와 같은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잠재성장률이라 한다. 따라서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 하겠다. 한편 성장률은 국내외 경제상황에 따라 변동하는 것을 피할 수 없지만 가능한 한 큰 기복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장률의 평균수준이 높더라도 매년 수치가 널뛰기를 한다면 경제상황이 매우 불투명해지기 때문에 기업들은 생산활동이나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꺼리게 된다. 그 결과 생산능력이 확충되기 어려워져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데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또한 가계도 미래 소득이 불안정하므로 소비를 적극적으로 늘리는 데 주저하게 됨으로써 수요기반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잠재성장률 보다는 다소 낮더라도 매년 기복 없는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기반이 확충될 수 있게 된다. 김태석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천자춘추] 신뢰의 위기와 극복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국가, 사회 제도의 틀로 만들어진 형식에 따라 등록되고 예정된 수순으로 성장해 나간다. 성인이 되어 선거권을 가지게 되면 투표를 통해 국회를 구성하는 국회의원을 뽑고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장을 선출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오랜 역사를 통해 정착되어 온 수사와 재판 절차 또한 헌법과 관련 법률에 대한 국민투표와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의 토론과 협상, 표결을 통해 탄생하고 발전해 왔으며 국민의 의사가 투영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정책결정이나 법률의 제정, 개정은 토론과 설득의 과정을 통해 민주적인 방법으로 국민이 공감하는 가운데 결정되어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는 특별법 제정을 두고 대립된 의견의 여론이 서로 비등한 가운데 정국이 마비되어 있는데 법률가의 입장에서 이러한 상황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대한변호사협회가 어떤 입장인지 여부가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1만5천여명이나 되는 회원이 어찌 한 목소리를 내며 하나의 의견으로 통일될수 있을까? 결국 수사권 및 기소권의 부여 여부라는 논쟁의 틀을 벗어나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전제로 국회에서 하루빨리 여야 합의로 세월호 특별법안이 통과될 것을 희망한다라는 내용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입법운동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점은 기존의 제도로써 오래동안 법 질서 유지에 공헌해 온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 또는 특별검사를 통한 정말 예외적인 특별기구를 제쳐두고 왜 새로이 특별법을 제정하여 또 하나의 일회성 특별기구를 통해 수사를 하고 기소를 하며 재판과정에서 공소유지를 하려 염원하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결국은 우리사회 일시적인 신뢰의 위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재난에 대한 초기의 개념없는 대응과 무능력이 빚은 결과치고는 국민들에게 피해가 너무나 크다. 어떻게 해야 무너진 신뢰를 회복 할 수 있을까? 진상조사 또는 수사를 하는 기구가 어떤 형식이 되더라도 사람이 그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 시대에 필요한 사람을 기대해 본다. 따스한 가슴과 눈물, 솔로몬의 지혜, 열린 귀와 결단력을 겸비한 보통사람이면서도 믿고 따르게 되는 그러한 하늘이 주신 인물을 기대한다. 장성근 경기중앙변호사회 회장

[천자춘추] 글로벌 융합기술 과학의 완성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는 과학자가 아니며,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는 예술가가 아니다 라는 말이 있다. 지난 8월 세계 1위 기업인 애플은 시가총액 6천66억9천만 달러(617조7천900억원)로 삼성전자(188조400억원)의 약 3.3배에 이르렀다. 애플을 창업한 스티븐 잡스는 늘 인문학과 과학기술을 하나의 메커니즘으로 이야기한 CEO이다. 그는 디자인을 가장 중요시 여겼으며, 실제 디자인 경영을 완성한 CEO로도 유명하다. 애플의 상품 중 가장 유명한 아이폰은 그 기능적, 기술적인 측면도 뛰어나지만 사실 응용프로그램, 앱의 무궁무진한 콘텐츠에 사용자들이 매료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폰의 기술적인 측면과 앱의 질과 양까지 고려되고 있는 것이다. 앱은 기술적인 개발도 중요하지만 실제 사용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기능을 만들거나 사용자의 새로운 욕구를 충족 시켜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문적이고 역사적이고, 철학적이고, 심리적인 요소를 두루 갖추어야 한다. 또한 사용자의 지역과 환경, 경제상황 등을 고려한 적정한 기술적인 요소도 가미돼야 한다. 애플은 아이패드나 아이폰을 광고 할 때, 제품의 기능적인 측면에 맞추는 것이 아닌 아이폰 앱을 통해 할 수 있는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콘텐츠를 보여주었다. 대한민국은 감성적인 콘텐츠와 과학기술의 융합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해외 수출을 위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적정기술을 통한 브랜드 확립일 수 있다. 세계적으로 매년 300만명의 신생아가 사망하고 24시간 이내에 104만명이 사망한다. 이중 25%는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들이며, 대부분 개발도상국 이하의 국가들의 신생아들이다. 이들에게 인큐베이터만 있었다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 이런 인큐베이터는 가격도 문제지만 고장이 났을 경우 해외의 전문 기술자들이 개발도상국 이하의 국가로 파견을 오는 비용이 더 문제였다. 이런 고민의 해결을 한 한 회사는 인큐베이터를 자동차 부품으로 만드는 기염을 토했고, 해당국가의 자동차 수리공들이 인큐베이터를 수리하게 되었다. 적정기술, 적정 디자인을 통해 많은 생명을 구했고 그 회사의 해당국가에서의 브랜드 가치는 어마어마하게 상승했다. 대한민국,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까지 쌓아온 우수한 기술적인 제품 수출에 머물지 말아야 한다. 과학기술에 예술을 더하는 융합기술을 이용한 적절한 콘텐츠 수출만이 우리가 앞으로 50년 후에도 살아남을 유일한 길이다. 유주석 주석병원장ㆍ의학박사

[천자춘추] 치매극복의 밑거름

얼마 전 치매에 걸린 유명한 서예가가 치과의사인 남편의 극진한 간병에도 불구하고 붓과 벼루를 구분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연이 TV에 방영된 것을 보고 한동안 그 여운이 머릿속에서 가시지 않은 적이 있었다. 치매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서 정신이 없어진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정상적인 생활을 하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 보다 인지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이다. 또한 우리나라 노인들이 암과 뇌졸중보다 더 두려워하고 가장 걸리기 싫어하는 질병 1위로 치매를 꼽고 있는 사실만 보더라도 치매가 얼마나 무서운 질병인가를 알 수 있다. 2014년 우리나라의 치매노인 수는 60여만명으로 제주도의 인구수와 비슷하며 2025년 100만명, 2050년에는 200만명으로 다섯 가구 중 한 가구는 치매노인 가족이 될 수밖에 없고, 이는 환자 본인 및 가족의 고통과 비용부담은 물론 막대한 사회적 비용까지 치러내야 하는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되었다. 때마침 금년 7월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증치매 노인도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장기요양 5등급까지 신설해 치매로 고통 받는 노인과 가족의 수발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대상자 선정은 현행 14등급보다 요양필요도는 낮으나, 치매로 인해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등급외 예정자를 대상으로 하고 치매진단 관련 의사소견서를 공단에 제출하면 등급판정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장기요양 5등급을 받게 되면 14등급에 제공되는 방문요양 서비스와는 달리 치매노인의 인지능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워크북 및 회상활동 등의 도구를 이용한 인지활동형 서비스를 받거나, 주야간보호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본인이 부담하는 금액은 월 12만원 정도이다. 2008년 7월 우리 공단이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도입한 이후, 노인돌봄 확대 및 가족부담 경감을 위해 수급대상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왔으며, 금년 7월에는 국정과제인 치매노인의 노후 돌봄 강화를 위한 장기요양 5등급을 신설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향후에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치매노인에 대한 최적의 서비스 제공과 편안한 노후 보장을 위해 치매극복의 작은 밑거름이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조우현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장

[천자춘추] 고령화 시대 노후 조건

자녀를 키우기 위해선 재테크가 필수인 시대다. 3억 이상의 양육비가 필요한 시대에 자녀를 둘 이상 키우면서 본인의 노후까지 준비해야 한다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작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粗)출생률은 8.6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노후 대비는 크게 부족해 노인 빈곤율은 OECD 가입국 평균보다 3배 이상 높다. 저출산 고령화와 관련해서, 출산을 장려하는 정부에서는 자녀부양에 대한 여러 가지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데 그 중에서 출산과 노후에 대한 준비가 바로 연결되는 제도가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국민연금공단에서는 2008년부터 출산크레딧과 군복무크레딧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출산크레딧은 2008년 1월 1일, 이후 둘째 자녀 이상을 출산하는 경우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 주는 제도로, 자녀가 2명인 경우에는 12개월, 자녀가 3명 이상인 경우에는 둘째 자녀에 인정되는 12개월에 셋째 자녀이상 1명마다 18개월을 추가해 최장 50개월까지 가입기간을 추가 인정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때 소요되는 비용은 국가에서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한다. 군복무크레딧은 2008년 1월 1일 이후에 입대해 6개월 이상의 병역의무를 이행한 현역병 및 공익근무요원에게 6개월의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인정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군복무 기간 중 국민연금을 납부하지 못한 사람에게 군복무 기간 일부를 가입기간으로 인정함으로써 연금수급기회를 확대하고 적정급여를 보장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국가에서 전부 부담하고 있다. 다만, 군복무기간이 공무원연금법 또는 군인연금법 등의 타 공적연금 기간에 산입되거나 그 기간 중 6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해 가입기간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국민연금은 납부기간과 금액 등에 따라 연금수령액이 정해지는데, 출산크레딧을 인정 받아 가입기간이 추가로 인정되면 그만큼 연금액이 증가한다. 출산크레딧을 받기 위해서 출산 시마다 그 사실을 알릴 필요는 없으며 노령연금을 최초 청구할 때 국민연금공단에 가족관계등록부를 제출하면 된다. 인구가 경쟁력이라는 국가적 시각은 제쳐두고서라도, 출산은 개인이 살면서 경험하는 가장 큰 감동이자, 기쁨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이런 큰 기쁨이 양육비나 개인의 노후준비 걱정으로 퇴색되지 않도록, 국민연금이 작은 보탬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무용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장

[천자춘추] 영화와 음악

영화 한편 관람객이 천만을 넘는 영화가 꽤 많아졌다.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 증가와 맞물려 관객이 많이 늘어난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예전 같으면 몇 백만 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고 기록을 깨는 일인데 말이다. 마케팅의 승리이긴 해도 여러 가지 처한 상황, 사회적 집단 심리와 어울려 소위 대박을 치는 영화가 종종 등장한다. 모든 성공신화는 성공한 뒤에 만들어지듯, 사실 결과를 알기 전까진 그 원인을 잘 모르는 것이 이 분야가 아닌가 싶다. 크게 흥행하리라 예상했던 영화들이 참패를 하는 경우도 있고 스타의 티켓파워에 기댄 영화라 맘껏 기대를 품다가도 신통치 않게 막을 내리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본다. 사실 천만 관객이 보는 영화 한 편보다 백만 관객이 보는 영화 10편이 영화발전의 측면에서 보면 훨씬 더 바람직하다는 얘기를 많이 하곤 한다. 다양한 제작 방식과 소재를 다루는 영화의 다양성 이야기도 자주 오르내리는 이야기다. 다양성 측면에서 최근 음악을 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개봉되었다. 이 감독의 전작도 음악 얘기인터라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예술이 영화이다 보니 어떤 이는 카메라 각도에, 어떤 이는 장치에 어떤 이는 대사에 신경이 쓰이겠지만 아무래도 음악을 하는 입장에선 음악이 보일 수밖에 없다. 이야기의 흐름과 별개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작곡하여 직접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바라보며 귀로는 노래를 듣고 자기만의 눈으로 피아노, 첼로, 타악기 등을 배치해서 연주하는 모습을 그리며 눈으로 음악을 듣는 장면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음악도 예외는 아닌듯하다. 영화와 음악은 밀접하게 상호작용한다. 우리 사는 현실도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모습과 상황이 있지만 영화와 현실이 다른 한 가지는 배경음악이 없다는 것 아닐까. 남루한 일상에도 음악이 입혀지면 영화가 되기도 하고 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음악을 전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는 연주자, 지휘자의 삶도 꽤나 괜찮은 삶이 아닌가 싶어 감사한 마음이었다. 더구나 힘든 삶의 한가운데 있는 분들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보여줄 수 있다면 더할 수 없는 의미를 느끼게 되리라. 9월 2일 안산에서 힐링콘서트를 연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음악을 보았으면 좋겠다. 영화 대사 중에서 옮겨본다. 난 이래서 음악이 좋아. 지극히 따분한 일상의 순간까지도 의미를 갖게 되잖아. 이런 평범함도 어느 순간 갑자기 진주처럼 아름답게 빛나거든 그게 바로 음악이야하물며 고통 앞에선 어떻겠는가. 방성호 웨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자

[천자춘추] 빠른 추석, 고품질 과일 생산 출하를

금년은 추석이 유난히 빨라 선물 및 제수용으로 사용할 과일생산에 어려움이 많은 해인만큼 연초부터 고품질 과일생산 계획을 수립하여 단계별로 추진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34월의 기온이 유난히 높게 유지되어 과수 꽃피는 시기가 1012일 빨라졌고, 4월초 저온과 5월초 우박 피해의 아품도 있었으나, 과수농가와 경기도농업기술원 및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최고품질의 과일생산 목표 일념으로 품종선택, 토양비배관리, 인공수분, 열매솎기, 포도알솎기, 봉지씌우기, 여름가지치기, 병해충방제 등 다양한 재배기술을 종합 투입하여 사과, 배, 포도, 복숭아 등 과일에서 빨라진 계절에 맞추어 생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추석용으로 경기도에서는 황도복숭아와 포도는 수확적기와 일치하여 고품질의 과일을 고를 수 있으나, 사과와 배는 홍로(사과), 원황, 황금(배)을 선택해야 4G과일을 맛 볼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15년간 시군농업기술센터 및 연구회원들과 함께맛좋은 과일을 생산하기 위해 3Good 과일생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현재는 최고과일(탑프루트) 생산 사업으로 명칭을 바꿨다. 3Good 과일이란 품질이 우수하고 당도와 더불어 몸에도 좋은 과일을 의미하는 데 3Good은 Good look(보기 좋고), Good taste(맛 좋고), Good for health(몸에 좋은) 과일을 의미하고, 금년부터는 먹기좋은 과일(Good to eat)을 추가하여 4G과일을 생산할 계획이다. 전국 과일 품평회에서 경기도가 수차례 대상을 차지한 바가 있어 이번 추석에는 탑프루트 스티커가 붙은 과일을 구입한다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수입농산물과 경쟁에서 이기고, 국민소득 3만불시대 소비자가 요구하는보기 좋고, 맛 좋고, 몸에 좋고, 먹기 좋은 4Good 과일생산을 우리 경기도가 선도해 가는 계기가 되도록 더욱 헌신 하여야겠다. 김진일 경기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부장

[천자춘추] 경력단절 예방으로 사회적 비용 줄여야

경력단절 여성이 늘고 있다. 여성의 경력단절은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지만 경력단절 기간이 길어지고 아이의 양육 문제 등 현실적인 상황에 부딪혀 적성에 맞는 재취업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국내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지난 2012년 말 현재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은 55.2%로 OECD 평균 62.3%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최근 경력단절 여성 등에 의한 사회적 비용이 지난 2000년부터 14년 동안 18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을 떠나는 여성을 붙잡지 못해 연간 13조원이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른 것이다. 이는 여성의 경력단절만 예방하면 매년 13조원의 사회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총 3조6천억원을 투입하였다. 그 중 보건복지부가 전체 예산의 76%를 차지하는데 무상보육으로 인한 무상보육비 지원 2조8천억원, 고용노동부가 7천735억원(21.2%), 여성가족부는 2.8%로 각 부처에서 지출 하는 경력단절 예방정책 비용은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사회가 부담하고 있는 비용으로도 볼 수 있다. 각 지자체에서도 저출산대책 일환으로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과 관련한 맞춤형 취업지원서비스와 취업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안정적인 일자리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경력단절 여성을 채용하는 기업에는 세제혜택과 고용지원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경제활동이 중단된 여성이 다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 훨씬 수월할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인구보건복지협회(회장 손숙미)도 여직원들에게 매달 보건휴가 실시와 산전산후 휴가, 육아휴직, 탄력제근무, 유연제 근무, 아빠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등을 실시하여 경력단절을 겪지않고 자유롭게 쓸수 있는 제도 도입과 환경조성으로 경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서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중 고용여성 활성화분야에서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생애주기별 약한 고리를 해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모성보호 제도 활성화(임신ㆍ출산), 맞춤형 보육돌봄 지원 체계 구축(영유아ㆍ초등), 재취업지원 및 여성 친화 고용문화 조성 등이다. 이런 정책들이 하나하나 세워진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우리 모두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정책을 받쳐줄 기업의 인식개선도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박종렬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회 본부장

[천자춘추] 일본에서 온 한통의 서신

며칠 전 특별한 편지 한통을 받았다. 일본 이바라키현 지사가 보낸 것인데, 서울CLAIR 사무소 (일본자치체 국제화협회)의 이바라키 현 파견 직원이 손수 편지를 들고 방문했다. 일반 편지지에 비해 두 배쯤 도톰한 편지지에 정갈하게 쓰인 내용을 요약하면 Teens Rock Korea 2014 기간 중 보여준 인천시과 인천국제교류재단의 환영에 감사하며, 장래에 한중일 3국간의 우호관계의 발전을 확신하며, 상호 나라의 문화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우호관계의 증진과 발전에 대해 공헌하겠습니다 라는 정중한 표현을 담고 있었다. 이메일도, 전화도 문자메시지도 아닌 한마디 한마디에 정성과 예의가 듬뿍 담긴 서신 한 장은 앞으로 양 도시간의 깊고 폭넓은 상호교류에 대한 깊은 신뢰감과 희망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사실 인천시와 국제교류재단은 약 한 달 전 일본의 이바라키현, 중국 북경의 청소년들이 인천 청소년들과 함께한 2014 한중일 청소년 음악교류를 개최하였다. 매년 세 개 도시가 번갈아 개최하는데 올해는 우리 인천에서 개최되었다. 이바라키현은 일본의 중부지방에 위치해 있으며, 면적은 인천에 비해 약 6배 넓지만, 인구는 인천과 비슷하여 300만을 조금 밑돌고 있다. 이바라키현 대표단으로 함께 방문한 이바라키 현 중일우호협회 회장대행께서는 80세에 가까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이바라키현이 쓰꾸바 대학과 연구 단지를 중심으로 로봇 산업과 실버산업에 대해 대단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향후 인천과의 교류 확대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하기도 했었다. 정성이 듬뿍 담긴 편지 한 장은 참으로 깊은 의미를 갖게 한다. 특히 모든 것이 다 마무리된 상태에서 아무런 이해 관계없이 표현된 감사와 상호 존중의 표현은 힘들었던 지난 일을 미래에 대한 희망과 확신으로 바꾸어 준다. 현재 제한된 예산으로 인해 청소년 교류에 한정되어 있는 우리 재단의 국제교류 사업은 이러한 희망을 바탕으로 새로운 교류 영역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청소년 음악교류에서 시작된 이바라키 현과 인천시의 교류가 첨단 산업분야인 로봇산업 및 실버산업에 대한 교류로 확대되기를 갈망한다. 시민과 함께하는 글로벌 행복도시 인천 구현이라는 우리 재단의 새로운 비전이 인천시의 뒷받침을 통해 역동성과 생명력을 가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 인터넷에는 역사를 바꾼 한통의 편지라는 타이틀 하에 수많은 예가 나열되어 있다. 윤면상 인천국제교류재단 대표이사

[천자춘추] 굿바이, 여름방학

아이들 여름방학이 벌써 끝났다. 학교와 학원에 봉사활동까지 시간돌림을 겪었던 아이들이 안쓰러워 방학한 날 치킨파티를 열어 준 게 엊그제다. 사실 절대적 기간이야 내가 학생이던 시절에도 여름방학은 한 달이 채 못됐었다. 그럼에도 훌쩍 지나가버린 여름방학에 정작 부모인 내가 더 아쉽고 한 살 한 살 나이 먹을수록 그 옛날의 여름방학이 진하게 그리워지는 것은 어인 탓인가. 우선 그 옛날의 방학은 더디 흘렀다. 나는 여름이건 겨울이건 방학이 되자마자 시골에 혼자 사시던 할머니 집으로 갔고 대부분 방학 내내 머물렀다. 기차타고 완행버스 타고 또 십리를 걸어 해거름 가까울 때 도착했다. 휴대폰은 물론이고 집전화도 없던 때라 나는 무사히 도착했음을 편지로 알려야 했다. 십리 길을 걸어 나와 우체국에 들렀다가 또 십리를 걸어 돌아가야 했다. 텔레비전도 없고 컴퓨터도 없고 게임기도 없었으므로 하루 종일 마을 또래들과 어울려 노는 일밖에 없었다. 하루는 더디 갔고 넉넉히 길었다. 그 시절 방학은 자연의 세례였다. 수영장 대신 개울에서 수영복이 없으니 발가벗고 개헤엄을 쳤다. 손위들을 따라 저수지에 붕어 낚시를 갔다. 먼저 거름구덩이를 호미로 파서 지렁이가 파뿌리처럼 붙어 있는 흙덩어리를 비닐봉지에 싸 가지고 갔다. 마을에 몇 그루 없던 복숭아나무들은 해마다 철없는 서리를 맞아야 했다. 전기가 귀했고 밤은 칠흑 같았는데 별이 쏟아져 내려 가로등이 필요 없었고 개똥벌레는 전혀 귀하지 않은 장난감이었다. 그리고 그 방학은 할머니의 맛이었다. 홍두깨로 반죽 밀어 칼로 썰고 배춧잎과 호박만 넣어 끓인 손국수는 어린 나도 한 양푼이 넘게 비울만큼 맛났다. 긴 여름밤마다 마당엔 멍석이 깔렸고 모깃불 향이 그윽했다. 동네 사람들은 약속도 없이 모여들었는데 약속이나 한 듯 날마다 돌아가며 막 쪄낸 구수한 옥수수를 한 바가지씩 안고 왔다. 아침햇살에 늦잠을 깬 손자를 위해 할머니는 헛간 짚더미를 뒤져 갓 낳은 따끈한 달걀을 따뜻하게 쪄서 밥상에 올려 주셨다. 할머니는 내가 군대 있을 때 돌아가셨고 나는 이제 그 맛을 죽어도 볼 수 없게 됐다. 방학은 그런 거 아닌가. 일상의 시간과 공간과 관계에서 좀 떨어져 보는 것, 나중에 그것들이 훌쩍 커버린 몸과 마음에 추억과 자양분으로 깊숙이 남아 있음을 깨닫는 것. 어느 여름, 방학이 끝나고 시골을 떠날 때 또래 하나가 제집 뒷마당에서 따다 건네준 청포도 한 송이를 지금껏 나는 잊지 못한다. 김상섭 인천광역시 보건복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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