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만약 그대가 두 개의 빵을 가지고 있다면 하나는 가난한 사람에게 내주고 또 하나는 팔아서 히야신스꽃을 사십시오. 그대의 영혼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

20세기의 성자로 추앙받는 마더 데레사 수녀가 몸 담았던 기관의 현판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며, 그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몇 해 전 하버드 의대는 이와 관련해 흥미 있는 실험을 했다.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은 돈을 받는 노동에 그리고 다른 한 쪽은 봉사활동을 하게 한 뒤 면역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조건 없는 봉사활동을 한 그룹의 면역기능과 항체가 크게 향상됨을 알 수 있었다.

더 나아가 한 무리의 학생들에게 ‘마더 데라사’의 전기를 읽게 한 후 사람의 침에 들어 있는 면역 항체를 조사한 결과 실제 봉사활동에 참여 하지 않고 단순히 책을 읽은 것만으로도 면역력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하버드 의대는 나눔과 봉사가 주는 신체적인 변화를 ‘데레사 효과(Theresa Effect)라고 이름 붙이게 된다.

2013년 성탄절, 지금 전국은 한겨울의 추위를 녹이는 나눔의 열기로 후끈 거린다. 지난 2000년부터 연말 이웃돕기 캠페인의 상징으로 등장한 ‘사랑의 온도탑’의 나눔 온도 때문이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며, 몸으로 실천하는’ 이웃사랑을 위해 처음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은 대한민국의 나눔 온도를 가리키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시민들의 뜨거운 참여로 인천의 나눔 온도가 어느새 50도를 훌쩍 넘어섰다.

나눔 온도가 높아질수록 어려운 이웃들의 차가운 방바닥에는 온기가 돌고, 따끈한 한 끼 식사로 용기와 희망을 되찾는 이웃들이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시민들이 전해 준 나눔의 열기는 어려운 이웃들의 용기와 희망으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와 더불어 사는 삶의 기쁨과 가치를 일깨워 준다.

모두들 힘들고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쑥쑥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를 바라보면서 미소 짓는 수많은 나눔의 실천가들은 우리에게 ‘데레사 효과’를 선물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인천의 사랑나눔 온도는 107도.

올해는 더 뜨거운 나눔 열기를 기대하며 모두가 환하게 웃는 2014년이 되기를 빈다.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라면서.

전흥윤 인천공동모금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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