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겨울철 최고 천연 피로회복제 ‘딸기’

예전에는 임신한 아내를 둔 남편이 가장 난감할 때는 한겨울에 딸기가 먹고 싶다고 할 때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딸기는 주로 3~4월에 맛볼 수 있는 봄철 과일이었는데 요즘에는 겨울에도 마트에 나가면 진열대에 딸기가 가장 많이 보일 정도로 한겨울에도 흔히 맛볼 수 있는 겨울철 국민 과일이 됐다. 실제 올해 겨울에는 딸기가 감귤을 제치고 겨울과일 1위에 올라섰다고 한다.

이처럼 겨울철에도 딸기를 먹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겨울철에도 재배, 수확이 가능한 새로운 국산 딸기 품종의 개발과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시설재배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설향’이라는 국산 딸기 품종은 농가에 본격적으로 보급된 지 불과 10년이 안됐는데도 전국 딸기 재배 면적의 75%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이로써 농가에서는 과거 일본품종 재배에 따른 로열티 부담도 덜고 소비자들은 품질이 우수한 맛 좋은 딸기를 보다 싸게 살 수 있는 행운을 잡게 됐다.

그렇다면 딸기는 언제 가장 맛이 좋을까. 물론 재배 품종과 환경에 따라 맛은 달라지겠지만 보통 겨울철 딸기는 당 함량이 높고 신맛이 적어 봄철 딸기보다 맛이 더 좋다.

겨울에는 재배 온도가 낮아 꽃이 피고 과실이 수확될 때까지 성숙 기간이 길기 때문에 당분을 축적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져 당 함량이 높아지고 신맛은 적어진다.

또한 딸기는 온도가 높아지면 과실이 물러지기 쉬워 조금 덜 익은 과실을 수확하는데 겨울철에는 저온에서 유통이 가능해 완전하게 익은 과실을 수확하기에 한층 당도가 높아 맛이 좋아지게 된다.

이러한 딸기에는 몸에 좋은 여러 가지 기능성 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다. 특히, 비타민C 함량이 100g당 70㎎ 내외로 과일 중 으뜸인데 이는 사과의 10배, 레몬의 2배에 달한다. 따라서 하루에 대여섯 알정도만 먹으면 어른이 필요로 하는 비타민C를 대부분 섭취할 수 있어 그야말로 천연 피로회복제가 된다.

딸기의 붉은색은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으로 성인병 예방에 중요한 항산화 물질이며, 항암 성분으로 알려진 엘라직 산(Ellagic acid)도 풍부하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돼 있다. 또한 딸기에는 임산부에게 꼭 필요한 엽산 함량도 높아 남녀노소 모두에게 매우 유익한 과일이다.

오늘 퇴근길에는 겨울철 가족 건강을 위해 잠시 마트에 들려 딸기 한 팩을 사가는 즐거움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고관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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