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두루누리 사회보험’ 통해 두 배 만족

우리말 속담에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말이 있다. 누이와 매부는 부부이므로 누이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당연히 매부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일로 둘 이상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면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말을 자주 쓰곤 한다. 또한 이익관계가 있는 둘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 생겼다는 의미로도 사용할 수 있다. 마침 필자가 종사하고 있는 사회복지 분야에도 저임금 근로자와 소규모 사업장 사용주를 누이와 매부로 환유(換喩)한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두루누리 사회보험이라는 유익한 노하우가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두루누리 사회보험이란 소규모 사업장의 사용주와 저임금 근로자를 위해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의 50%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는 2012년 7월부터 시행되어 왔으며 당시에는 월평균보수에 따라 보험료의 1/2 ~ 1/3을 차등 지원하였다. 하지만 2013년 4월부터 월 130만원 미만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보험료의 1/2을 지원하도록 하였으며, 2014년부터는 월평균보수가 135만원 미만으로 지원기준소득을 상향하여 지원하고 있다. 다만, 보험료 지원대상은 사용자를 제외한 근로자이다. 그렇더라도 근로자의 보험료 중 사용자부담분과 근로자기여금의 각 1/2씩을 지원하므로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보험료부담분을 지원하는 효과가 있다. 그야말로 근로자도 좋고 사용자도 좋은 윈-윈제도인 것이다. 예를 들어 근로자의 월평균보수가 100만이라고 하면, 지원 전에는 국민연금 납부액이 사용자부담분, 근로자기여금을 합하여 9만원, 각 4.5만원이지만 지원 후에는 4.5만원, 각 2.25만원이어서 사용자부담금 및 근로자기여분이 각 1/2씩 줄어들어 연간 총 54만원, 각 27만원의 보험료 절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는 사회보험 가입서비스요원을 가입지원부에 배치하고, 매일 각 사업장에 방문하여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두루누리 사회보험의 혜택을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보부족으로 혜택을 놓치고 있는 복지사각지대가 조속히 해소되어 두 배의 만족을 느끼기를 진정으로 기대해 본다. 김무용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장

[천자춘추] 엄마와 아이, 그리고 행복

엄마라는 이름을 충분한 준비와 계획단계를 거쳐서 얻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부모됨의 과정에서 가족과의 갈등으로 힘겨운 시작을 하기도 한다. 통계청의 출생통계자료를 살펴보면 매년 혼외 출생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미혼모의 수는 약 2만3천명에 이른다고 한다. 미혼모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 문제일 것이다. 정부에서는 미혼모를 포함한 한부모가정에 대한 아동양육비, 교육지원비, 생활보조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만25세 이상 미혼 한부모가족에게는 5세 이하 자녀를 양육할 경우 월5만원의 추가아동양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별도의 의료비 지원은 없는 상황으로 자녀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의료비 지원이 검토되어야 한다. 인구보건복지협회(회장 손숙미)는 1997년부터 저소득층 미숙아, 소아암, 희귀난치성 질환 등의 지원을 위해 아가사랑후원회를 만들어 지원사업을 해오고 있다. 협회는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인구보건 전문기관으로, 그 동안 모금된 아가사랑후원금으로 증가하는 미혼모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자 미혼모자녀 의료비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신청자들의 소득수준, 질환의 중증도, 의료비 지출내역 등을 심사해 7명의 최종 지원대상자를 선정했으며, 선정된 어린이는 뇌성마비, 상세불명의 간질, 심장병 등으로 어려운 생활환경에 힘들게 치료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들에게는 1인당 최대 500만원씩, 총3천만원의 후원금이 전해졌다. 이번 사업은 2016년까지 3년 계획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자녀가 아플 때 경제적 어려움으로 제대로 치료를 해줄 수 없다는 것이 엄마에게는 아마 가장 큰 고통일 것이다. 또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을 수 없다면 국가적으로는 성장초기부터 건강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의료비지원은 아이의 건강뿐만 아니라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절실하다. 학업을 지속하거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양육이라는 선택을 한 용기있는 결정을 한 미혼모들은 사회적 편견과 양육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힘들어하고 있다. 이러한 생계부양과 자녀양육이라는 이중고를 경험하면서 심리적, 사회적으로 위축되지 않고 극복하도록 자립을 위한 미혼모 지지모임을 활성화시키야 한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금년부터 해피양육센터 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혼모 자조모임 지원, 상담, 일시양육서비스, 일자리 연계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여 미혼모가 보다 행복하고 당당하게 삶을 계획하며, 건강한 양육환경 조성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박종렬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회 본부장

[천자춘추] 서로 배우는 한ㆍ중 관계

지난 17일 중국 천진위성 TV가 천진의 대표적 주말 예능 프로그램인 중국축구의 꿈의 촬영을 위해 재단을 방문했다. 방문단은 중국의 대표적 축구 스타중의 한명인 뚜춘과 8명의 어린이와 연예인을 포함해 수십 명의 촬영 스텝으로 구성되었다. 중국축구의 꿈이라는 프로그램은 우리나라의 슛돌이 와 유사한 구성과 내용을 갖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8명의 중국 연예인과 8명의 연예인 자녀들이 인천의 초등학교 학생들과 친선 축구 경기를 통해 기량과 우호를 다지게 되며, 이들 중 3명의 어린이들이 2박 3일간 우리 재단에서 운영하는 홈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중국 어린이들은 한국 어린이와 함께 먹고, 자며, 한국문화와 생활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평생 기억에 남을 값진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아시안게임 홈스테이의 해외 홍보를 위해 마련한 기획 행사이다. 18일에는 인천대학교가 설립한 중국학술원의 개원식이 있었다. 인천대의 중국학술원 설립은 중국이 G2로 부상하고 있고, 인천이 역사, 문화, 경제, 사회적으로 한중교류의 중심 도시라는 지역적 특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중국학술원은 교육사업 부문에서 현장과 유기적으로 결합된 21세기형 중국 전문가를 양성하여 취업 창업 확대로 연계시킬 것이고, 연구 사업부문으로는 중국, 인천, 화교에 대한 연구를 실시할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중국학 DLS(Digital Library System) 구축을 통해, 중국연구의 체계성과 사회적 서비스의 편이성을 담보하고 시민강좌와 화교포럼 등을 통해 인천지역내의 쌍방향적 소통과 연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때를 같이해 21일에는 인하대학교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3명이 재단으로 첫 출근을 하였는데, 이들은 20여 일간 재단으로 출퇴근하며 인천국제교류재단이 수행하고 있는 국내외 교류사업과 이를 통한 대 시민봉사 업무를 습득하게 된다. 이들 중국 유학생들은 모두 인하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며, 모두 동 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은 중국을 배우고, 또 중국은 한국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린 유소년으로부터 전문 학자들까지 중국과 한국의 상호이해 증진과 이를 통한 양국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우리 재단 역시 양국 간의 다양한 민간 교류 증진을 위해 힘을 쏟을 것이며, 그 모든 혜택을 시민들에게 돌려 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갈 것이다. 윤면상 인천국제교류단 대표이사

[천자춘추] 예의바른 무관심

괜찮냐고, 힘내라고, 고맙다고, 아무것도 말하지도 묻지도 말아주세요. 불쌍하고 안쓰럽다고 생각하는 시선과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말아주세요. 세월호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학교에 복귀한 단원고 학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부탁의 글이다. 나는 다시 먹먹해졌다. 몸소 겪은 모진 경험으로 조숙해진 아이들이 우리사회의 미숙한 한 단면을 정곡으로 찌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18세 소년 소녀들의 일상으로 복귀하려는 소망, 그 몸부림에 제발 무관심이라는 배려로 지켜봐 달라는 것이다. 미국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은 도시화된 현대사회에 꼭 필요한 삶의 태도로 예의바른 무관심(civil inattention)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오늘날 지구인의 절반이 도시에 살고 2050년이면 3분의 2가 도시에 살게 된다. 이런 도시의 시대에는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을 대부분 원하지 않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만나고 부대끼며 생활해야 한다. 그러나 예의바른 무관심이란 상대방을 무시해버리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현대 생활에서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안전하게 성립하도록 만드는 적극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다. 상대방의 존재를 알고 있음을 표현하되 언어와 행동을 절제하고 조심하는 것이다. 엘리베이터나 지하철 같은 근접한 공간에서 옆자리 대화나 통화에 신경을 꺼주는 식이다. 본질적으로 나와 다른 삶의 방식을 갖고 나와 다른 처지에 있는 타인에게 내 시선으로 내 감정과 판단을 들이대지 않는 인식과 태도가 예의바른 무관심이다. 우리사회는 어떤가. 승객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아니 자신과 승객의 생명을 담보로 버젓이 DMB를 보며 운전하는 택시, 건물을 드나들 때마다 앞사람이 놓아버린 출입문을 받아내야 하는 일, 대부분의 일반음식점에서 테이블마다 놓인 소주병과 불콰한 얼굴들이 발산하는 고성과 주태는 우리가 주고받는 민폐의 일부일 뿐이다. 예의바른 무관심은 고사하고 예의 자체에 대한 무관심이다. 예의의 출발이자 전제인 상대방이라는 존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이지러진 탓이다. 반대로, 정작 예의바른 무관심이 필요한 곳을 엿보는 우리의 집단적 관음증은 도를 넘는다. 신상털기와 악플을 비롯한 무자비한 사이버테러는 사회문제가 됐다. 호도된 자유와 방종 앞에 프라이버시는 한없이 취약해진다. 내 자유는 타인의 자유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끝난다.고 했던 18세기 독일 철학자 칸트의 말에 자고로 동방예의지국을 자임했던 우리의 낯이 외려 없어졌다는 느낌이다. 김상섭 인천광역시 항만공항해양국장

[천자춘추] 위안화 허브로의 길

지난 7월 3일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의 방한시 한중 정상은 우리나라에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하고, 위안화 청산체제를 구축하는 등 위안화 활용도 제고방안에 합의하였다. 우리나라가 위안화 역외금융센터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전 세계 무역대금의 위안화 결제 비중이 미달러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졌고 위안화 허브를 지향하고 있는 국가도 홍콩, 영국, 호주, 싱가포르, 일본 등으로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므로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환영할만한 합의였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가 경쟁국들 보다 나은 위안화 허브로서의 위치를 점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2010년 이후 위안화 역외금융센터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홍콩의 재빠른 대응사례는 좋은 지침이 될 수 있다. 2009년 7월 중국정부가 위안화 무역결제를 시범적으로 허용한 이후 홍콩정부의 발 빠른 대처는 놀랍기만 하다. 2010년 2월 이후 기업의 홍콩내 위안화 송금 및 채권발행 규제와 금융기관의 위안화 업무 규제를 철폐하였고 은행간 위안화 결제시스템을 도입하여 위안화 거래 인프라를 확충하였다. 최근에는 홍콩내 위안화 결제시스템 플랫폼을 위안화 허브를 지향하는 국가들에게 개방하여 위안화 결제중심점으로서의 역할도 자임하고 있다. 홍콩의 금융기관들도 중국내 외환규제로 중국내 보다 홍콩의 위안화 가치가 더 높은 상황을 이용하여 위안화 업무 확대에 적극적이었다. 홍콩내 위안화 예금은 2009년 1월 544억위안에서 2014년 5월말 9천558억위안으로 불과 5년여 기간 동안 17배 이상 급증하였다. 위안화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위안화채권시장인 딤섬본드 발행시장도 활성화되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기업 및 금융기관들이 위안화자금 조달을 위해 홍콩으로 몰려들었다. 이 밖에도 파생금융상품을 이용하여 수익률을 높이는 등 위안화 금융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투자자들에게 위안화 자산운용의 기회를 넓힌 역할도 금융기관들의 몫이었다. 위안화 허브가 되기 위해 일차적으로 긴요한 것은 위안화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당국과 금융기관들이 발 빠르게 대처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빠른 시일내에 관련 규제와 하부구조를 정비하고 금융기관들도 위안화 업무 영역을 개척하기 위한 인재양성과 상품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김태석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천자춘추] 박물관ㆍ기록관이 필요한 이유

며칠 전 평택의 지역 연구 모임에 초청을 받아 다녀왔다. 박물관 설립의 목적과 필요성을 수원 사례를 통해 들려 달라는 것이었다. 병원장을 비롯하여 고등학교 교사, 신문기자, 시인, 문화원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자발적 지역연구 모임이었다. 이들이 요즘 관심을 갖는 주제는 평택의 박물관 건립을 위한 것이었다. 앞으로 1년 간 매주 박물관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하는 야심찬 계획의 일환이었다. 경기도의 등록 박물관과 미술관은 200개에 육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28개 시군에 등록 박물관미술관이 있지만 평택시를 비롯한 3개 시군은 전무한 상태이다. 경기남부에서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평택시의 처지에서 보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평택의 깨어있는 시민들의 자발적 문제의식과 관심은 평택에 조만간 훌륭한 박물관이 들어설 것임을 확신케 한다. 이미 다양한 지역연구와 지역자료를 수집해 오는 그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민ㆍ관의 거버넌스를 모범적으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경기도에는 등록하지 않고 운영하는 미등록 박물관이 30여 곳이다. 그 중 국공립 박물관(전시관)이 17곳이나 된다. 이는 정식 학예사와 적정한 규모의 수장고와 전시실 및 교육시설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예산과 인력을 투여하는 것인데 지자체의 예산과 인력의 충원은 중앙정부의 총액인건비제도에 묶여 있다. 이를 핑계로 하여 기존에 만들어 놓은 시설물들이 무늬만 박물관(전시관)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시설들은 애초 건립 타당성 검토와 건립 목적과 취지에 대한 대중적 공감과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정치적 목적과 의도에서 급조된 것이 많았다. 내용물을 담기보다 시설물을 만드는데 우선하였기 때문이다. 안산시의 반월공단에 기초한 산업박물관, 성남시의 도시변천을 주제로 한 역사박물관, 평택시의 서해안 시대를 주제로 한 해운박물관 건립 노력은 또 다른 주목의 대상이다. 지역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지역 박물관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또 다른 역사를 만드는 일이다. 지역의 기록과 자료 수집과 관리는 누가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다. 지역에서 사는 당대의 우리가 후대를 위해 해야만 하는 역사적 배려이자 책임이다. 한동민 수원박물관 학예팀장

[천자춘추] 보궐선거에 관심을 갖자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선거운동이 오늘부터 시작되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정당의 공천이 후보 등록일 직전까지 진통을 거듭하였고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유권자의 정서나 참여가 배제된 채 당권을 차지한 몇 사람에 의해 정당 추천 후보자들이 결정되었다. 정당에 후보자 공천에 관한 재량권이 보장되어 있고 후보등록도 이미 마감되었으니 이제는 여러 후보자 중 한 명을 선택하는 과정만 남아 있게 되었지만 아직도 나의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는 씁쓸한 기분은 이번만큼은 오래 갈 듯하다. 지난날 정치 지도자들이 목소리 높여 우리에게 약속했던 상향식 공천, 당내 민주화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실망과 분노를 잠시 내려놓고 국민이 더 똑똑해 지고 국민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 본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한 표가 절실한 후보자나 운동원들, 각 정당 지도자들은 이때만큼은 우리에게 허리를 깊숙이 숙이는데 그때마다 그들에게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주저없이 다 표현하면 어떨까? 이러 이러한 점이 잘못되었다고 설명하기조차 귀찮다면 욕이라도 퍼 부을 수 있다. 후보자나 중앙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우리 지역 유권자들의 매서운 눈초리가 전달 되어야 한다. 한편 국가의 장래를 위해, 우리 지역 발전을 위해 이제는 이미 등록되어 있는 몇 명의 후보자들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 어떠한 선택이 최선인지는 각 자의 몫이지만 우리에게 부여된 기회와 의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먼저 각 후보자들에 대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고 어떤 능력이 있으며 국회에 가서 지역민을 대변하여 정직하고 부지런하게 국정을 감시, 비판하고 입법활동을 왕성하게 할 사람은 누구인지 마음에 담아두자. 이 선거운동 기간만큼은 우리의 관심사가 후보자들에게 향하도록 해 보자. 우리 각자 후보자 한 명 정도는 골라 그 후보의 열렬한 팬이 되자. 그가 선거운동 과정을 통하여 어떻게 낮아지며 큰 인물이 되어 가는지 관찰해 보는 재미에 빠져 보자. 마치 월드컵 경기를 보는 것처럼 집중해서. 장성근 경기중앙변호사회회장

[천자춘추] 기상이변과 농업

영국의 경제학자 토마스 맬서스의 저서 인구론(1789년)에 보면 지구상 인구의 증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반해 식량을 비롯한 생활물자는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서 앞으로 과잉인구로 인한 빈곤의 문제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러나 인구론 발표 이후 220여년이 지난 지금 지구상에는 기아에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인류역사상 가장 식량이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와 같이 농업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것은 1950년대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선진농업국에서 다수성 품종육종, 제초제 등 농약개발과 과학영농기술보급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획기적으로 증대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도 1970년대까지만 해도 식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다가 생산량이 많은 우량품종과 과학영농기술 개발보급의 영향으로 식량의 자급률을 높이는 등 녹색혁명을 달성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과학영농에 의한 생산성 향상이 한계에 도달하였을지도 모른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상재해로 우리농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는 가뭄, 홍수, 폭설 등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물 부족으로 인한 농업생산 기반이 약화되고 있어 식량위기의 징후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농업은 환경변화에 민감한 산업이어서 기상재해를 사전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국가적 노력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농업은 단순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산업을 넘어 국가 생물자원의 원천으로 신소재, 천연자원의 보고이며, 더 나아가 농촌과 농업인의 삶의 터전이면서 온 국민의 휴양, 오락, 관광, 문화의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공익적 기능인 홍수조절, 대기정화, 토양보존, 기후순화 등의 다원적인 가치는 매우 클뿐 아니라 온 국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생명산업이기에 어떤 산업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대비하여 농업기반을 보존하고 농업발전의 맞춤전략이 필요한 시기이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농업은 꼭 필요한 생명자원으로 아무리 과학문명이 발달해도 삶의 터전은 역시 농촌이고 농업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열심히 일하시는 농업인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진정한 애국자는 농업인이다. 금년에도 기상재해를 슬기롭게 극복하여 풍년농사가 되었으면 한다. 김진일 경기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부장

[천자춘추] 몽고반점 이야기

신생아를 보면 엉덩이에 파란점이 있는데 이를 우리는 몽고반점이라고 일컫는다. 예전에 삼신할머니가 세상에 나가라고 때려서 생겼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는 의학적으로 말해보면 동아시아인에게 주로 나타나며 멜라닌 색소세포가 모여 피부 밖으로 보이는 것이다. 출생 후 2세까지가 가장 빛깔이 진하며 그 후 점차 퇴색하여 1112세가 되면 거의 보이지 않게 된다. 한국 어린이는 90% 이상이 나타나고, 유럽인종은 약 5% 정도에서 몽고반점이 보인다고 한다. 왜 이 파란 점을 몽고반점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말 그대로 오래전 우리의 혈통이 몽골에서 기원한 것일까? 그러나 동양인에게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서양인의 관점에서 동양인을 모두 몽골리언이라고 부르다가 엉덩이 점을 몽고반점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필자의 병원에 금년 4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4명의 몽골 전문의가 한국의 의료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연수를 왔었다. 모습으로 보면 한국 사람과 외모도 별반 다르지 않고 생활 모습도 비슷하다. 연수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무사히 잘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필자는 몽골의사들의 전화번호 하나 메모하지 못하고 그냥 보낸 것에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데 지금 필자는 몽골에 와 있다. 전화번호 하나 몰랐던 몽골의사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공항에 마중을 나오고 여러날 계속 무언가 베풀어 주려고 오히려 안달이다. 몽골에서 정을 흠뻑 느끼고 있다. 필자는 몽골의 낙후된 의료기술을 교육하기 위해 방문하여 여러 날 머물고 있지만 이참에 어디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던 몽고반점의 기원을 찾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기회가 왔다. 몽골은 7월에 약 5일간 나담축제라는 것을 한다. 몽골씨름, 말 타기, 활쏘기를 하여 그 해의 챔피언을 가리는 국가적인 축제인데 이 기간에는 모든 몽골사람들이 쉬면서 서로 용맹을 겨루며 축제를 즐긴다. 필자는 말 타기에서 4등을 한 가족의 게르(몽골의 전통 유목민 텐트)에 초대를 받는 기회도 얻었다. 그 게르에는 오래전부터 말 타기에서 수상한 메달들을 걸어 놓았는데 줄 잡아 수십 개였다. 메달이 많을수록 전통이 있는 가문으로 인정받는다고 하니 스스로 칭기즈 칸의 후예임을 자부하는 것이렸다. 세상은 변한다. 몽골도 서양화 되면서 아파트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결국은 가족적인 이런 풍습이 언젠가 개인주의로 변하겠지만 지금의 몽골을 보면 몽고반점은 서양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동양인들의 정(情)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유주석 주석병원장의학박사

[천자춘추] 재밌는 건강보험이야기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부상을 당하면 치료를 하게 되는데, 질병부상치료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보험의 원리인 위험분담의 원칙, 대수의 법칙 등을 접목시켜 탄생한 것이 건강보험이다. 81년 7월 신문에 콩팥환자 시한부인생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신부전증 환자가 치료비가 없어 생명을 포기하는 경우가 나타났고, 높은 진료비로 인해 많은 이들이 병원을 찾기 어려운 형편이었기 때문에 건강보험(의료보험)은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환영 받았다. 건강보험의 기원은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1883년 국가가 개입한 질병보험을 만들면서 시작됐는데, 질병으로 인해 노동력 상실을 우려했던 국가가 노동력 상실을 줄여보자는 속셈도 있었다. 한국 건강보험의 역사는 1963년 12월 16일 의료보험법 제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1977년 500명 이상 사업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직장의료보험이 건강보험의 효시이다. 이후, 1998년10월1일 공무원사립학교교직원 의료보험과 지역의료보험조합이 통합된 데 이어, 2000년 7월1일 직장의료보험조합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통합됨으로써 현재의 단일보험 건강보험제도가 완성되어 운영돼 오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 현안문제로 보험료 부과체계가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데, 불형평하고 공정하지 않다는 여론이 높다. 소득(급여)에만 보험료를 부과하는 직장가입자, 재산과 자동차, 가족구성원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지역가입자, 자녀의 건강보험에 무임승차하는 직장피부양자제도 등이 많이 지적되고 있다. 만일 모든 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한다면 지금처럼 주택, 전월세, 자동차에 대해 보험료를 매기지 않아도 된다. 현재 가장 많은 민원이 소득이 없는데 주택, 전월세, 자동차 때문에 보험료가 증가했다는 내용인 것을 감안하면 제도의 손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부과체계가 소득 중심으로 개선되면 근로소득만 있는 근로자(전체 근로자의 80~90%)는 보험료를 덜 내게 되고, 더불어 근로자 건강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하고 있는 기업에도 이익이 된다. 이는 근로자와 사용자간 상생과 직장피부양자제도에 개선 효과도 있다. 건강보험은 사회안전망의 일환으로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문제제기와 국민적 합일점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 나가야 하겠다. 조우현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장

[지지대] SNS 다이어트

디지털시대의 대표적인 소통 소구로 급부상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가 때론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의 등장으로 SNS는 시간과 장소의 경계를 허무는 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로 인한 폐해와 고통에 시달리는 이른바 SNS 포비아(phobia)가 확산되고 있다. 얼마전 불거졌던 기성용 선수의 SNS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다. 평소 소신있는 발언으로 축구팬들의 인기를 모았던 그였지만 공식 페이스북 외에 별도의 페이스북을 개설해 최강희 전 국가대표 축구감독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이 쏟아졌다. 기성용은 파문이 커지자 SNS를 폐쇄하고 칩거에 들어갔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아 곤혹을 치뤄야했다. 배우 이채영은 트위터에 심장 버튼을 끕니다라며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가 네티즌의 뭇매를 맞았다. 이씨는 곧 문학적 의미라고 해명했으나 결국 트위터를 탈퇴하는 소동을 겪었다. SNS를 둘러싼 논란은 디지털 시대가 부른 필화(筆禍) 혹은 손가락이 낳은 지화(指禍)로 불린다. 일반인들도 SNS로 인한 부작용과 피로감을 호소한다. 한 지인은 올 초부터 카카오톡 프로필 화면에 카카오톡 안합니다. 전화 주세요라는 문구를 남겨놨다. 그는 매일같이 울려대는 알람 때문에 일에 집중할 수도 없고, 불필요한 메시지가 너무 많아 카카오톡을 정리했단다. 그룹 채팅방에서 나오면 또 다시 초청하기를 여러번, 채팅방에서 빠져나올 수도 없게 해 어떤 땐 카톡이 감옥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밴드같은 폐쇄형 SNS를 탈퇴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SNS 사용자 수가 급속히 늘다보니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범람하고, 관계 역시 마구잡이로 맺은 경향이 있는데 이에 피로감을 느낀 사용자들이 아예 SNS 이용량을 줄이거나 관계를 정리하는 SNS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다. SNS는 개인들이 사회문제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며 여론 형성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하지만 그 파급력에 비해서 부실한 사실 검증과 편 가르기 속성이 합리적인 소통을 방해하기도 한다. 개인간 소통도 때론 즐거움이고 일에 도움도 되지만 어느땐 스트레스가 돼 염증을 느끼게 된다. SNS의 적절한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천자춘추] 은퇴 후 8만 시간, 더 늦기전에 준비를

우리는 노후를 얼마나 준비하고 있을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실태조사 결과, 우리국민의 노후준비 총 점수는 58.5점(100점 만점)으로 보통 수준이며, 대인관계 및 건강 영역은 상대적으로 준비가 잘 되고 있으나, 노후의 생활비 준비를 위한 노력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하여 무엇을, 얼마나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경제협력기구(OECD)는 일반적으로 연금 수급자가 은퇴하기 전의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득대체율이 70%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공적연금을 받는 고령자가 34.8%에 불고하고 월평균 연금 수령액이 39만원 머물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공적연금만으로 노후생활비를 마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노후설계 전문가들은 대개 3층 구조의 연금설계를 통해 노후생활비를 준비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3층 구조란 공적연금(1층), 퇴직연금(2층) 및 개인연금(3층) 등을 이용한 다층 노후소득보장체계를 의미한다. 공적연금이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및 사학연금 등 국가가 운영하는 연금을 말하며, 공무원, 교사, 군인 등 특수직역에 종사하는 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민연금으로 기본적인 1층 연금을 준비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원칙적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으로서 18세 이상 60세 미만인 자가 가입대상이 된다. 2층 연금으로서의 퇴직연금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퇴직급여를 외부의 금융기관에 적립운용하여 퇴직할 때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제도이다.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자영업자는 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없으므로 3층 연금인 개인연금을 활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개인연금이란 스스로 노후준비를 하려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개인보장성 연금을 말한다. 100세 시대, 이제는 계획적이고 치밀한 준비 없는 노후는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고령화가 점점 깊어감에 따라 주변에는 각종 노후설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 공단 경인지역본부에서도 전문강사들을 양성하여 재무, 주거 등 6대 영역에 걸쳐 무료 노후설계 교육 및 상담을 실시하고 있으니 이러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무용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장

[천자춘추] 축구단상

세계인의 축제라 불리는 월드컵이 열리고 있다. 혹자는 지구상 단 하나의 종교가 있다면 축구라고 말한다. 룰이 단순하고 누구나 금방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 우여곡절 끝에 2002년 세계 4강에 까지 올라갔던 짜릿한 경험이 있어 흥분을 배가시키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가 월드컵에 처음 출전하게 된 1954년 스위스올림픽에서 두 경기에 16점을 내주는 월드컵 사상 최다 골을 내준 팀으로 기억되지만 사실 1954년 올림픽을 나가기 위해 일본을 꺾은 값진 승리의 결과였음을 모두 다 알고 있다. 두 나라의 역사를 볼 때 꼭 이겨야만 하는 일본을 그것도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서만 경기를 치러 전쟁이 끝날지 얼마 안 된 어려운 시기에 나갔으니 얼마나 감격하게 될 일이었을까. 가뜩이나 애국심을 자극하는 축구에서 말이다. 스위스 월드컵 참가 당시 현지에 체류할 경비가 없어서 경기 10시간 전에야 도착해서 시차 적응할 사이도 없이 그 시대 최고 강팀이랄 수 있는 헝가리를 상대로 9대0으로 진거면 꽤나 선전한 것 아닌가. 실제로 현지 언론에선 우리나라의 선수들의 투혼이 실렸다고 한다. 격세지감이다. 어느새 4년 세월이 흘렀고 어제 일처럼 선명한 2002년 월드컵도 12년이나 지났다. 2002년 여섯 경기 동안 단 1분도 쉬지 않았다는 송종국도, 배짱 있는 수비를 펼쳤던 김남일도, 앳된 얼굴의 박지성도 세월의 흐름 앞에서 저마다 다른 모습들이 되었다.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다면 그 시간에 비례해 나는 발전했는지 뒤돌아보는 요즘이다. 또 축구를 보다보면 리더를 주시하게 된다. 야구는 투수나 타자가 자주 카메라에 클로즈업 되어 개개인이 관심을 받지만 축구는 뛰어난 선수가 있긴 해도 그 사람만 비추기보단 멀리서 풀 샷을 잡는다. 결국 감독이 가장 많이 조명을 받고 감독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경기가 또한 축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축구를 보며 나는 어떤 리더이고 지향점은 무엇인지 리더의 자리와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여러 각도로 되돌아보는 기회를 자연스럽게 갖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더할수록 몸은 예전 같지 않아도 삶의 지혜와 식견, 판단력과 안목에서 세월이 헛되이 흐르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리더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방성호 웨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자

[천자춘추] 제3회 ‘세계 인구의 날’

7월에는 아주 특별한 기념일이 있다.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이 인구 50억 명을 돌파한 1987년 7월 11일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인구의 날이 있는 달이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대한민국을 포함하여 세계 인구 70억 9천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2050년에는 90억 명, 100년에 이르면 100억 명에 다다를 것이라고 예측된다.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춰 지난 2012년에 7월 11일을 인구의 날로 제정하고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우리나라 인구의 날은 저출산 극복이 핵심사항이며 인구구조 불균형과 이에 따른 정치, 경제, 사회적 파급영향에 대해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저출산 고령화 대응을 위한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제정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인구문제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아기를 낳아도 키우기 힘든 환경이라고들 말한다. 경기도와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인구의 날을 앞두고 지난 5일 오후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경기도청 관계자, 경기도민 및 수원블루윙즈 홈팬들과 함께 제3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를 다채롭게 진행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인구의 날이 있는지 조차도 모르기 때문에 도민들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이을죽 경기도 여성가족국장과 오현숙 경기도 여성가족과장 등이 참석하여 인구의 날 행사 홍보에 앞장섰다. 이번 행사는 부모는 아이 낳고 아이는 행복 낳고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다양한 이벤트를 함께 실시했다. 경기도와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21개 민관단체 및 기업이 참여하는 출산육아 지원 협의회를 구성하고, 가족의 행복을 전하는 2014 경기가족패션쇼에 참가할 가족을 모집 중이며, 동생바람, 가족행복을 노래하는 제4회 출산친화 동요제에 참가할 경기도내 어린이집 및 유치원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사람이 곧 자원인 시대다. 급속한 고령화에 저출산 문제가 겹치면 경제활동인구는 줄어들고 경제성장은 둔화될 수 밖에 없다. 앞으로는 무상보육과 양육수당 등 기혼여성에 치중한 보육지원에서 2030세대의 결혼을 앞당기는 방향으로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달라진다고 한다. 젊은 세대가 결혼에 매력을 느껴 결혼, 임신, 출산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대를 걸어본다. 박종렬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회 본부장

[천자춘추] 인천 글로벌 유스 캠프

7월 1~5일간 인천에서 인천 글로벌 유스 캠프(Incheon Global Youth Camp) 2014가 개최됐다. 인천국제교류재단이 자매우호도시 관계를 맺고 있는 13개국의 19개 도시로부터 인천을 방문한 47명의 공식 참가자들과 국제교류재단의 5명의 전문 인력, 수도권 자원봉사 대학생 16명이 송도글로벌 유니버시티에서 자리를 함께했다. 외국 참가자들은 자매우호도시로부터 엄격한 과정을 통해 선발된 우수한 대학생들이다. 이들은 인천에서 5박6일간 함께 머물며 글로벌 리더쉽과 국제협력에 대한 강의를 들었으며, 이를 토대로 진지한 상호토의를 거쳐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갈 리더로서의 덕목은 무엇보다도 개방적 마인드과 사랑이라는 내용의 인천선언을 채택했다. 또한 부대행사로 마련된 전통 한국음식 함께 만들기, 전통부채에 한국화 그리기를 함께 하였으며, 인천 아트 플랫홈, 인천근대사박물관의 관람 및 강화도 역사 유적지 방문 투어도 함께 했다. 공식일정 마지막 날에는 인천시를 방문하여 유정복 인천시장님의 따뜻한 환영사를 듣고, 친밀하고 격의 없는 질의응답시간을 함께 했다. 각국의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컬쳐 나잇(culture night)에서는 각자가 준비해 온 각국의 전통 민속 의상을 입고, 노래와 춤을 곁들이며 자신들 국가의 문화적 특성을 마음껏 발산했다. 정말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장소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사용 할 수 있었던, 송도신도시내의 A 고층아파트 맨 위층의 연회장이었다. 63층 꼭대기에서 글로벌 캠프 참가자들과 함께 내려다보는 송도의 야경, 은은한 조명을 발산하는 동북아 무역빌딩, 저 멀리 내려다보이는 바다길 속에 펼쳐 걸려있는 인천대교, 정말 장엄하고 아름답다고 밖에 할 수 밖에 없는 광경이다. 인천은 이제 세계인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도 변모하고 있다. 인천국제교류재단이 새롭게 추진하고자 하는 세계 속의 인천, 인천 속의 세계 실현, 인천시민과 함께하는 인천 글로벌 시대의 창조라는 재단의 미션과 비전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우리 인천의 청소년들과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함께 교류하고 우정을 나누며, 보다 나은 미래 창조를 위해 단합하고 결의를 다지는 세계 속의 당당한 인천으로 자리매김 해 가고 있다. 윤면상 인천국제교류재단 대표

[천자춘추] ‘수원시사’ 발간

지난 달 20권 분량의 수원시사(水原市史)가 발간됐다. 여타 시군에서 발간한 시사를 능가하는 규모다. 28년 만에 3차 시사가 발간된 것이니 10년마다 시사편찬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를 자축하는 의미에서 며칠 전 조촐하지만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1차 시사편찬의 주인공인 이창식(기전향토문화연구회 고문) 선생님과 2차 편찬에 관여한 본인과 3차 편찬의 주역인 유현희(선임연구원) 선생과 점심을 함께 했다. 그 자리에서 이창식 선생은 1차 발간은 양푼에 담은 비빔밥, 2차 발간은 예쁜 그릇에 담은 음식, 3차 발간은 화려한 뷔페음식 같다고 비유를 하였다. 3차 발간은 20권으로 늘어난 규모와 분량이다. 이는 그동안 축적된 역량과 노력의 산물이다. 한 동안 수원시사에 대한 자부심은 지속될 것이다. 수원시사와 의정부시사가 며칠 사이를 두고 발간되었다. 또 8월이면 평택시사, 10월에는 성남시사가 발간 된다. 이들을 서로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시사편찬 사업은 보통 3~5년에 걸쳐 한시적으로 시사편찬위원회를 설치하고 책자를 발간한 뒤에는 해체하는 방식이다. 대개 본청의 문화관광과가 예산을 편성, 주관하고 시군의 문화원에 위탁을 주고 있다. 비슷할 것 같지만 내용의 편차는 천차만별이다. 1년 혹은 2년짜리 편찬사업으로 출판업체나 문화재단 등에 맡겨 졸속으로 책자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책자 발간 이후 수집된 자료의 보관과 활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10년 뒤 문화원과 문화관광과에 자료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박물관이 있는 도시는 나은 편이다. 시흥시사는 잘 만들어진 책자로 이름이 높았다. 그러나 발간 이후 자료 보관과 관리는 문화원의 내부문제로 엉망이 되었다는 후문이다. 2005년 의왕시사가 발간되면서 경기도 31개 시군의 시군지 편찬사업은 적어도 한차례 이상 발간이 된 셈이다. 그러나 이후 10년 동안 자료 수집과 관리 등의 후속적 사업이 제대로 되고 있는 시군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해놓았던 자료 수집을 다시 하면서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 시사편찬 자료의 수집과 관리 및 인력의 상설화를 고민해야 한다. 이번 경기도 지방선거에서 시사를 편찬한 도시의 시장들이 거의 재선 됐다. 시사편찬이 시장들의 면목을 일신하는 사업이 아니라 각 도시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작업이 되기를 희망한다. 한동민 수원박물관 학예팀장

[천자춘추] 기억과 기록

노인 한 사람은 도서관 하나 만큼의 경험과 지혜의 보고라고 한다. 요즈음 나는 일흔 중반 내 아버지의 일생을 틈틈이 기록하고 있다. 식민지시대와 해방정국의 흐릿한 기억부터 625를 거쳐 산업화 민주화시대를 관통해 오늘에 이르는 작은 역사다. 감사하게도 아직 온전한 당신의 기억에서 그 다사다난했던 구체성에 놀라고 때론 먹먹해진다. 어느 지점에서부터 당신의 삶 속에 자식인 내가 들어 있고 나와 당신이 함께 걸어온 날들에 대한 우리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내가 살아가야할 앞날에도 당신의 삶이 거름이 될 것임을 새삼 깨달으며 숙연해지는 것이다. 벤야민은 기억하기란 단순히 기억된 대상을 복원하는 작업이 아니라 기억하는 주체의 깨달음이 개입된 실천의 과정이라고 봤다. 아버지의 기억을 기록하는 것도 그 경험에서 지혜를 구하는 실천이다. 사회적 기억으로서의 역사도 사실자료를 다루는 과학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실천의 대상인 것이다. 이러한 실천적 기억의 산물이 기록인바 우리의 기록문화는 참으로 대단했다. 조선시대 사관과 사초라는 이름의 기억과 기록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이었다. 그 결과물인 조선왕조실록을 가리켜 유네스코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방대하고 치밀하며 놀라운 기록이라고 찬탄했다. 그런데 우리의 기록문화가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 그 한 징후는 기록의 형식주의다. 예컨대 백서는 치열한 기록정신과 기억하려는 실천의 산물이어야 하지만 현실에선 가장 재미없어 가장 읽지 않는 책이 돼 버렸다. 도처에 널렸으되 잘 읽지 않으므로 대충 만드는 책으로 폄하되고 있다. 두 번째 징후는 기록의 소외다. 실천적 기억으로서 기록은 읽힘으로써 완성된다. 기억과 기록 그리고 독서력이야말로 역사로부터 배우고 현재를 성찰하여 미래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사회자본이다. 그런데 도무지 읽지 않는 작금의 현실은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지금 우리 국민의 3할은 한 해 한 권의 책도 읽지 않고 우리의 책 읽는 시간은 세계 꼴찌다. 세월호를 잊지 말자고 한다. 문서와 사진, 구술 등 관련된 모든 기록을 수집해서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한 시민단체가 출범했고 세월호 기억저장소도 세운다고 한다. 이렇게 사회적 기억을 형성하고 공유하기 위한 작업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정치적 실천의 의미도 지닌다. 이를 계기로 우리의 실천적 기억하기와 도저한 기록DNA도 힘차게 깨어나기를 바란다. 김상섭 인천광역시 항만공항해양국장

[천자춘추] 부채의 경제학

남에게 꾸어서 갚아야 할 돈을 빚이라 한다. 우리는 왠지 빚이라는 용어에 막연한 거부감이 있다. 아무래도 과도한 이자 및 원금상환 부담 등 안 좋은 기억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부채를 활용하는 것은 경제활동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돈이 여유 있는 사람은 이를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어 이자수익을 얻고 돈이 필요한 사람은 댓가인 이자를 지급하고 돈을 빌려 더 큰 수익을 얻는 곳에 투자한다. 경제활동 부문별로 보면 가계는 대출을 받아 집을 사거나 소비를 하고, 기업은 대출이나 채권을 발행하여 마련한 자금으로 투자를 한다. 정부 역시 조세수입 외에 국채를 발행하여 재정활동을 위한 자금을 마련한다. 적절한 자금수요자와 공급자를 찾아주는 중개역할은 금융기관이 수행하게 된다. 이처럼 적정한 부채의 선순환은 경제성장과 금융기관의 발전을 도모한다. 그러나 과하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부채규모가 적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에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하고 거시경제정책 수행에 부담을 주어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18세기말 루이 16세가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75년 만에 소집한 삼부회는 결과적으로 프랑스 혁명의 단초가 되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가계의 과다한 부채가 원인이 됐다. 美하버드대 교수 로고프(K. Rogoff)와 라인하르트(C. Reinhart)는 과거의 모든 금융위기들이 경기 호황 지속과 거품 발생 그리고 사람들의 낙관적 전망에 기초한 과도한 부채의 증가로 인해 발생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과다부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기업의 과다부채가 1997년 외환위기를 촉발한 계기가 되었고, 2000년대 초부터 지속되어온 가계부채의 누증은 최근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과다부채는 경기 상황, 금융기관, 자산시장 등 거의 모든 경제활동과 긴밀히 연계되어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정책방안을 강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우리나라 경제여건 하에서 부채의 순기능이 극대화될 수 있는 적정 부채수준을 파악하고 중장기적 시계에서 대책을 수립하여 과다부채를 꾸준히 관리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태석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천자춘추] 중견기업의 역할과 과제

1960년대 이후 대기업 중심의 성장이 우리나라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끌었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 대기업 중심의 성장정책이 한계를 가지면서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품ㆍ소재ㆍ장치산업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는 중견기업의 성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중견기업들은 대기업들이 참여하기에는 규모가 작으나 핵심기술을 요구하는 시장을 창출해내며 성장시킬 수 있는 핵심주체이기 때문이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중견기업은 총 2천505개로 전체 사업체수의 0.08%에 불과하지만 고용비중이 8.8%를 차지함으로써 고용성장 정체시대에서 일자리창출의 보고 역할을 수행하였다. 또한 중견기업은 수출비중 12.8%, 설비투자 비중 12.4%로 경제성장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견기업의 경쟁력은 선진국에 비해 취약하다. 중견기업 중에서 히든 챔피언 기업과 R&D 집약도는 독일의 각각 1/50, 1/5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중견기업의 혁신 및 글로벌 역량 수준 제고를 위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중견기업들의 성공사례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성공요인은 첫째, 독보적인 원천기술 없이는 글로벌 중견기업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원천기술을 보유하여야 한다. 둘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클러스터 내에서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에서 통용될 만한 기술력과 인지도를 확보해야 한다. 셋째, 설립초기부터 협소한 국내시장보다는 글로벌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능력과 네트워크를 구축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선적으로 신성장동력 분야의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기업 M&A, 원활한 가업승계 등에 대한 합리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의 성장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또한 전문화된 중견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와 하도급거래 제도의 개선을 통하여 시장의 공정거래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중견기업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글로벌 시장진출을 위한 전문 컨설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견기업은 중소기업 졸업후 정책자금에서 제외되는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에 봉착하기 때문에 중견기업을 위한 직접금융조달을 활성화해야 한다. 김군수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자춘추] 경기도의 존재감

최근 서울에 본사를 둔 어느 공기업에서 각 시도 지부의 업무를 도와 줄 전문가를 공모하였다. 지원조건은 각 시도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개인 또는 법인이 각 시도 지부의 민원을 도와주는 내용 이었다. 각 시도별로 선발 인원이 정해져 있었는데 경기도는 서울에 포함되어 버렸고 별도로 인원배정이 되지 않았다. 인천시만 하더라도 다른 도 단위와 대등하게 같은 숫자의 지역 전문가를 선발하도록 되어 있었다. 위 공기업에서 이러한 업무를처리하는 담당자의 마인드는 경기도의 북쪽이나 남쪽 지역에서 민원이 발생하고 경기지역본부 담당 직원이 처리할 수 없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서울의 전문가를 보내도 된다는 무개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본사가 위치해 있는 서울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업무 편의성만 고려하고 경기도민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다. 이러한 부조리한 상황은 우리 경기도민 스스로에게도 책임이 있다. 지역경제를 살리자고 외치면서도 정작 나는 서울로 차를 몰고 가지 않았던가? 경기도나 각 시군에서 외부 위원을 위촉할 때 지역을 잘 아는 고향 인물을 외면하고 서울의 대형 사무실을 선호하는 경향은 없는지? 내가 속한 분야인 변호사쪽에서도 서울 쏠림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내가 납부하는 주민세, 재산세가 서울의 변호사 비용으로 지출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도지사, 시장들이 미워진다. 이제 민선6기 단체장들의 임기가 시작되었다. 지역 출신 전문가를 잘 활용하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한 단면이고 바로 민생이다. 임기 초기에 경기도의 존재감을 되새겨 중앙정부나 공기업, 각종 중앙단체로부터 경기도 몫을 찾아야 한다. 자체적으로 전문가 그룹의 분포를 분석해서 서울 쏠림이 있으면 즉각 시정하는 조치를 지시하고 확인해야 한다. 장성근 경기중앙변호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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