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우리 장맛을 세계인의 입맛으로

어렸을 때 읽은 동화책 속에 이런 이야기가 생각난다. 여우가 원숭이에게 예쁜 꽃신을 선물했다. 처음에는 원숭이가 서먹서먹하여 신지 않고 구경만 하다가 남들이 신는 것을 보고 원숭이도 신어봤다고 한다. 발이 한결 편한 것 같아 날마다 신고 다니니 어느덧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이 되어 원숭이는 더 이상 그 꽃신을 신지 않으면 살아갈 수조차 없게 되었다는 이이야기가 있다. 이는 한번 길들여지면 여간해서는 고치기 어렵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어렸을 때 한번 입맛에 길들여지면 커서도 잊혀지기가 정말 힘들다. 이런 맛이 우리의 전통 장맛이 아닐까? 옛 중국문헌에는 우리 선조들이 만든 장의 시초를 고려냄새라고 하였다. 이는 장을 처음 만든 나라가 우리나라였음을 암시한다. 또한 건강한 몸을 된장 살이라 하고, 힘이 센 사람을 된장 힘이라고 불렀을 만큼 우리 식생활을 대표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장이었다. 된장의 주재료인 콩은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부를 만큼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우리 전통장은 4계절중에 가장 습도가 낮은 시기에 장을 담고, 삼한사온의 변온과 겨울철 기후특성으로 우리 고유의 제조법이 발전되었으며, 오랜기간 자연환경에서 다양한 미생물이 관여하여 장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기에 숙성기간에 따라 GABA(학습운동하는데 필수요소인 신경전달 물질) 함량을 분석한 결과 10년 숙성된 된장에서 1년된 것 보다 77배 증가하였다고 한다. 이는 오래된 장이 맛있고 건강에도 좋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우리 전통음식인 갈비, 불고기, 비빔밥, 떡복기, 삼계탕, 신선로 등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고, 앞으로는 전통장을 세계화해서 건강한 세상을 함께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 자기문화의 산물인 미키마우스로 80여 년간 많은 돈을 벌었고, 일본이 생선초밥을 세계화 하듯이 우리도 전통식품인 장(醬)을 세계화하여 전 세계 식탁에 오를 수 있도록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장류의 종주국으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장의 영양에 대해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실시하고, 장류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온 국민이 함께 해야 할 때이다. 김진일 경기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부장

[천자춘추] 암세포가 얼씬도 못하게 하는 방법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원인중 1/3이 암이다. 암이라고 하면 누구나 두려움의 대상이며 종류도 다양하다. 남자는 위암, 폐암, 간암 순으로 빈번히 발생하고 여자는 유방암, 갑상선암, 위암 순으로 많이 발생한다. 우리몸에는 매일매일 수백 개에서 수천개의 암세포가 생긴다. 그것이 모여 수백만 개가 되면 비로소 X-ray와 같은 방사선 촬영에 보인다. 암세포라는 것은 독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몸에 없었던 다른 특별한 세포가 아니다. 만화에 나오는 못생기거나 검은색의 세포도 아니다. 그저 그 기관에서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세포인 것이다. 간세포가 기능을 안 하고 있다면 그것이 간암세포인 것이다. 그것이 모여 간 전체의 수십%를 차지한다면 얼마나 무서운가? 간 기능이 떨어져 죽음에 이를 것이다. 우리 몸에는 평균적으로 60조이상의 세포가 있다. 하루에도 수백 개에서 수천개의 암세포가 생겨나나 다행이도 우리몸에는 암세포를 죽이는 면역세포인 대식세포, NK세포, 호산구 등이 있다. 면역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매일같이 생기는 암세포를 이러한 면역세포들이 잡아먹어 우리 몸은 정상적 기능을 할 수 있지만 스트레스, 흡연, 음주 등의 요인으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그래서 면역세포가 중요하다. 면역세포들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만 알면 암으로부터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시중에 광고하는 천연물질이라고 많은 돈을 주고 사서 먹는 면역력 강화제 등은 아예 생각하지 마시라. 약을 먹어서 면역력을 높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필자는 단연코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스트레스는 면역세포의 활동성을 낮추어 암세포가 쉽게 증식하게 만들기 때문에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웃어라, 그저 웃어라, 억지로 라도 웃어라.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해라. 좋은 장면을 많이 보아라.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라. 이것이 긍정적인 생활이며 면역력을 높여 암세포로부터 빨리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다. 언제나 암은 정복되겠지만 그때도 치료법은 똑같다. 여러분의 면역 체계만이 여러분을 수많은 질병으로부터 지켜줄 것이다. 웃자, 긍정적인 생각을 항상 하자, 싸우지 말자, 서로 아끼고 존중하고, 매일 좋은 분들과 같이 살아감에 감사하자. 암세포가 얼씬도 못할 것이다. 유주석 주석병원장의학박사

[천자춘추] 건보료 인상 발표에 즈음하여

우리나라는 인구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인구구조의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UN은 이미 2010년 인구추계에서 한국은 2060년에 세계에서 가장 노인 인구가 많은 국가로 전망한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건강보험의 수입과 지출 측면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한 사회학자는 건강보험 재정수입 및 지출에 대한 추계를 제시했는데 2015년에 1조6천억원, 2030년 2조9천억원, 2050년에는 54조9천억원의 당기수지 적자를 예상하였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정부의 대안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없다. 독일은 일찌감치 인구의 고령화, 생활수준의 향상 등으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남에 따라 국고지원확대와 보험료율의 인상을 통해 급증하는 급여비 지출에 대비해왔다. 일본 역시 1973년부터 7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노인의료비 무료화로 인한 의료보험 적자해소를 위해 2002년에 이들에 대한 본인부담을 도입했고, 고령자의 본인부담비율 인상, 고액요양비의 본인부담한도액 인상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듯 인구고령화에 따른 건강보험의 대응책을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이러한 대비책이 없다. 지난 수년간의 건강보험진료비의 증가추세로 볼 때 2017년까지 건강보험 보장률을 70%로 높이기 위해 4년 동안 60조 9천 억 원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8조 흑자인데 건보료를 올려야 하나? 어느 일간지의 기사제목이다. 내년도 건보료 인상률은 지난 2009년도 보험료를 동결한 때를 빼고 역대 최저 수준이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는 이처럼 보험료 인상은 최소화하되 보장성은 더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사용처를 두고 논란이 많았던 흑자 아닌 흑자를 보험료 인상폭은 낮추는데 활용하기로 한 것. 국민과 기업의 반발을 염려한 결정이다. 누적적립금을 집어쓰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현행 적립금규모는 20조원이다. 건강보험료를 1% 올리면 4천300억 원이 확보된다. 그러나 내년에 당장 확대시행 될 항암제 등 고가의약품 급여확대, 4대 중증질환 보장성강화 등을 턱없이 낮은 금액이다. 이쯤해서 우리나라가 건강보험 시행 36년 동안 안고 있는 저부담-저급여-치료위주의 의료보험수준에서 과감히 벗어날 때도 되었다고 본다. 1만원씩 보험료를 더 내고, 제대로 된 정상적인 보험급여를 받자! 는 어느 시민운동가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주장은 아니다. 조우현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장

[천자춘추] 달라지는 생활 풍속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일해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고 일할 때 열심히 땀 흘려서 일하고 주말에는 가족들과 즐겁게 주말을 보내게 해 주는 겁니다 얼마 전 필자 친구가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사장이 물건을 납기일에 대기 위해서 직원들에게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금액보다 수당을 더 줄테니 토일요일 근무를 하자고 요구하자 직원들이 대답한 말이란다. 몇년 전만 해도 회사일이라면 공휴일도 없이 일하는 것이 우리 사회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웬만한 직장들은 주 40시간 근무라 주말은 뺏길 수 없는 권리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때 주말이면 집에서 TV를 보거나 낮잠 자는 날 정도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주말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로 변모했고, 주말 가족의 모습은 어디에서나 일상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맞벌이 부부 증가로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이른바 패밀리레스토랑은 밀려드는 손님으로 주말이면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012년 11월 29일 펴낸 식품수급의 최근동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식료품비는 지출에서 외식비가 차지하는 비용은 꾸준히 상승해 2003년 44%, 2007년 45.2%로 증가했다. 이를 보면 우리의 외식 비용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평일에 결혼하는 커플도 있다. 이는 복잡한 주말을 피하면서 저렴한 가격과 함께 하객분들이 퇴근 후 부담없이 결혼식에 참석할 경우 심리적 부담도 줄이고 주말에 다른 용무를 보실 수 있어 호응도 또한 높다고 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우리의 생활 문화도 이제는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가정이 행복하고 화목한 가정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직장이나 사회생활도 잘하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부러움과 존경을 받는다.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은 모든 일이 가정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이야기다. 가족 간 소통이 중요시 되면서 가족친화적 경영으로 매주 정시 퇴근을 독려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인구보건복지협회(회장 손숙미)도 매주 수요일 가족과 함께하는 패밀리 데이로 정하고 일찍 퇴근해 가족과 함께 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이라는 불행한 참사로 자식을 잃은 부모 형제들의 가정이 무너졌다. 우리는 이 참사를 통해 온 국민의 슬픔속에 가족의 가치와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겨 본다. 내 곁에 있는 가족들 그 자체만으로도 고마운 존재임을 깨닫고 우리의 일상 생활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하겠다. 박종렬 인구보건복지협회경기도지회 본부장

[천자춘추] 맛있는 중산층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프랑스 중산층의 기준을 다시 적어본다. 외국어를 구사하여 세계적인 견문을 가질 것, 한 가지 이상의 스포츠나 악기를 다룰 것, 손님 대접할 정도의 별미를 만들 줄 알 것. 사회 봉사단체에 참여할 것, 사회 정의가 흔들릴 때 바로 잡기 위해 나서기 등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가 흔히 기준으로 삼고 있는 몇 평 정도 집, 현금 보유액, 자동차 크기, 연봉과는 사뭇 다른 기준이긴 하다. 우린 좋게 말하면 확실한 그 무엇을, 그들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듯하다. 물론 프랑스 중산층 기준에 돈에 대한 이야기는 없지만 금전적으로 안정된 바탕위에서 이룰 수 있는 것들이라 돈을 배제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프랑스로 치면 난 근사한 중산층 시민이다. 악기야 평생의 업이 돼버렸고, 오케스트라를 이끌면서 음악을 통해 이 사회 소통을 위해 그리고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통한 다른 세상이 있음을 알려주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으니 말이다. 특별히 유학시절부터 음식 만드는 걸 꽤나 좋아했다. 음식 또한 매우 창의적인 작업이라 조금만 아이디어를 내면 음악 이상으로 무궁무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싱싱한 닭 한 마리 사다가 뚝딱 만드는 닭갈비, 시간과 불 조절이 관건인 아귀찜, 요즘 제철 채소인 가지로 만드는 여러 가지 요리까지 까다롭다고 느낄 만한 요리가 없을 만큼 음식을 만드는 일이 재밌다. 오케스트라에서 목관악기나 금관악기의 음이 아무리 화려해도 결국 양념이고 기본은 현 파트 이듯, 난 음식 재료 본연의 맛을 잃지 않게 하려 애쓴다. 밀가루 음식을 정말 좋아하는데 의사 선생님이 굳이 말려도 어찌나 먹고 싶은지, 정 먹고 싶을 땐 메밀 함량이 많은 메밀국수를 선택한다. 이때 감칠맛 나는 일본식 장국에 담가 먹는 것보다 메밀을 삶아 국간장을 기본으로 한 간단한 양념을 얹어 먹고 국물이 생각날 때를 대비해 표고버섯을 우려 놓는다. 양념에 비벼먹다가 이 국물을 부으면 이 또한 별미다. 그럼에도 메밀국수엔 대파를 아주 얇게 채치고, 무를 갈아 준비하고, 계란을 삶아놓는 등 이른바 음식 궁합도 꽤 따진다. 요리를 하는 재미도 재미지만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있는 덕분에 더욱 보람을 느낀다. 음악을 할 때 가장 큰 보람도 역시 타인의 기쁨이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습하고 멋진 연주를 해냈을 때 관객들이 보내주는 환호와 그 보람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어쩌면 이 시간예술의 치열함과 고단함 때문에 공간에 존재하는 음식이라는 다른 예술을 만들어 내는 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스친다. 방성호 웨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자

[천자춘추] 장애인복지 향상을 기대하며

지난 3월부터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장애인서비스 연계 지원사업을 8개 지사(24개 지자체)에서 20개 지사(47개 지자체)로 확대하여 실시하고 있다. 장애인서비스 연계 지원사업이란 신규로 장애등록을 한 장애인에게 공단의 전문상담사가 상담을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확인하고, 대상자가 활용할 수 있는 장애인복지서비스를 안내하거나 복지기관의 서비스 이용을 연계함으로써 장애인의 자립 등 생활안정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기존에는 장애등록부터 복지급여 또는 서비스를 개인이 일일이 확인하여 해당 기관에 신청해야 했기 때문에 불편했을 뿐만 아니라 정보 부족으로 이를 알지 못한 장애인은 수급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서비스를 제때 받지 못한 실정이었다. 2011년 장애인 실태조사 내용을 보면 장애등록 후 복지서비스를 받지 못했다고 대답한 비율이 무려 62%나 되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서는 2011년부터 신규 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등록단계에서부터 장애인서비스 연계지원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왔다. 이 시범사업을 통해 신규 등록 장애인의 의학적 상태와 개인의 욕구 및 생활능력 등을 전문상담사가 출장상담을 통해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공 및 민간기관의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해 장애인의 자립 등 생활안정을 지원하고 있다. 장애인서비스 연계 지원제도의 주요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장애인연금수당, 교육보육비 등 소득보장 관련 복지급여 수급을 연계하고, 더 나아가 재활ㆍ의료ㆍ보건 등 시설 및 프로그램까지 연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전기료TV수신료통신료 등 공공요금 감면 관련 서비스를 연계하고 특수교육보육주거환경일자리 등 사회참여를 적극 장려하며, 마지막으로 여가문화 등 다양한 장애인복지 이용과 관련한 서비스를 연계한다. 장애인서비스 연계 지원을 받은 고객 중에는 고마움을 표시하시는 분들도 많다.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 장애인지원센터는 장애인서비스 연계지원 제도의 조기 정착과 서비스이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또한 방문 또는 전화하시는 이용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장애인지원센터에 전문 복지플래너를 배치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보부족으로 복지혜택을 놓치고 있는 복지사각지대가 조속히 해소되어 장애인 복지가 한층 더 향상되기를 진정으로 기대해 본다. 김무용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장

[천자춘추] 2014 인천아시안게임 홈스테이

지난 6월4일~8일간 대만의 타오위엔현에서 16명의 대만 청소년(고교 1~2학년)들이 홈스테이 상호교류를 위해 인천을 방문하였다. 작년 인천학생들의 대만 홈스테이 방문에 대한 답방이다. 첫날 상호 얼굴을 확인하는 대면식장에서 각자에 대한 간단한 영어소개와 선물 교환이 이루어 졌다. 어린 청소년들이 영어로 자기소개를 하는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무엇보다도 신기한 점은 누가 인천학생이고 누가 대만학생인지 전혀 구별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들의 표정, 제스처, 머리모양, 패션은 이미 동질화되어 있었고, 첫 만남에 따른 수줍은 미소마저도 서로 공유하는 듯했다. 홈스테이 상호교환 프로그램은 어린 청소년들이 해외 각국의 문화를 직접체험하고 이를 통해 타문화에 대한 이해 증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그들은 이미 첫 만남부터 마음을 활짝 열고 있었다. 대만의 타오위엔현 학생들은 인천학생들의 가정에서 4박 5일간 머물면서 함께 자고, 함께 먹으면서 인천송도신도시 및 서울명동 탐방, 한복 입어보기 등의 다채로운 경험을 함께 하였다. 마지막 날 환송파티를 위해 시내 변두리 모 호텔에 조촐한 뷔페가 차려졌다. 홈스테이 활동 내용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고, 몇몇 부모님들의 홈스테이 경험에 대한 소감 발표도 있었다. 유일하게 남학생으로 참여했던 A군의 아버님께서는 마치 새로 얻은 예비 며느리와 이별하는 듯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송별사를 한 인천학생 대표는 정든 친구들을 떠나보내는 아쉬움에 쉽게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보였다. 우리 인천과 대만 청소년들간 4박 5일간 맺은 진한 우정과 사랑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순서는 대만과 인천 청소년들의 영원한 우정과 밝은 미래를 기원하기 위해, 참가자 전원이 함께 한 아시아드 송 only one 플래시 몹(flash mob) 댄스로 마무리 되었다. 현재 인천시에서 추진 중에 있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홈스테이 모집(3만 세대)은 부족할 수 있는 숙박시설 문제에 대한 보완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아시안게임 홈스테이는 아시안게임 참가 44개국의 방문객들이 우리 인천의 가정에서 머물며 함께 먹고, 함께 자며 우리나라 및 인천의 문화와 정(情)에 대한 직접 체험과 상호 이해를 나누는 국제적 교류의 장(場)이 될 것이다. 인천의 현재와 미래 발전 잠재력을 국제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도시 인천으로의 도약을 위한 중대한 실험의 장이 될 수 있다. 시민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와 열정, 품격 높은 시민 역량의 발휘가 기대된다. 윤면상 인천국제교류재단 대표이사

[천자춘추] 사회자본과 사회안전망

위기가 가장 좋은 학습의 기회라면 우리는 세월호를 통해 대한민국이란 배가 얼마나 복원력 있는 공동체인지를 살피고 근본 처방을 찾아야 한다. 지난 반세기 우리 공동체가 일궈 온 경이로운 산업화와 민주화는 물신주의와 각자도생이라는 정신적 피폐를 낳았다. 상층과 기층의 사회적 감수성은 메말라버렸다. 정치적으로 보수와 진보가 좌우로 흔들고 경제적 양극화가 아래위로 흔들어대는 통에 방향을 잃고 불신과 분열의 바다에 떠 있는 방주 신세가 됐다. 생텍쥐페리는 인간은 상호관계로 묶인 매듭이요 거미줄이며 그물이라고 했다. 한국을 가리켜 기 소르망은 타인의 감정과 고통에 둔감한 냉혹한(brutal) 사회라고 묘사한다. 인간관계가 문제다. 우리 공동체가 안전하게 항진할 수 있는 복원력도 인간관계에 있다. 공동체 내의 사회적 관계의 질과 양을 뜻하는 사회자본(Social Capital)이 답이다. 구성원의 불안과 고립을 소속감과 연대로 바꾸는 대표적 사회자본은 신뢰다. 그런데 그 기반이 되는 관용과 친절, 투명성과 나눔의 측면에서 우리사회는 세계적 평균을 많이 밑돈다. 신뢰 중에서도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 얼마나 평등한가, 사회적 형평성은 충분히 실현되고 있다고 믿는가 하는 문제는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신뢰로 대표되는 무형의 정신적 사회자본을 지탱해 주는 물적 제도적 바탕이 평등과 형평성이다. 불평등은 사회적 긴장을 높이고 사회통합을 깬다.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 특히 사회적 약자를 보호함으로써 사회적 형평을 달성하기 위한 장치를 사회안전망(Social Safety Net)이라 부른다. 평형수를 배 밑바닥에 채워 넣듯이 우리사회 저변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사회안전망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일하고 산업현장에서 가장 많이 죽어간다. 상대적 빈곤은 지난 20년 사이에 두 배로 커졌다. 사회적 형평이라는 제도적 물적 기반 없는 사회자본은 거품이다. 구성원의 수평적 연대를 통해 공동체의 복원력을 키우는 것이 사회자본이고 양극화로 인한 수직적 분열을 통합으로 바꾸어 공동체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평형수가 사회안전망이다. 우리 운명 공동체가 안전하고 지속가능하게 항진하게 해 줄 사회자본과 사회안전망, 세월호가 주는 비싼 교훈이다. 김상섭 인천광역시 항만공항해양국장

[천자춘추] 지식시대의 도래와 과제

인류문명의 발전은 지식의 발전과 궤를 같이해 왔다. 인류가 어떤 소재를 이용할 줄 알았느냐에 따라 인류문명은 구석기시대,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등으로 발전했다. 또 어떤 힘을 이용할 줄 알았느냐에 따라 인력시대, 축력자연력시대, 기계력시대 등으로 나눌 수도 있다. 이처럼 문명은 인류의 지식 확대와 더불어 발전해 온 것이다. 지식의 발전은 누적적이며 따라서 가속화되는 특성이 있다. 초창기 인류는 머리보다는 주로 몸을 이용해 생존했다. 그러다보니 두뇌 이용이 적어 발전 속도는 매우 더뎠다. 그러나 인류가 농업혁명을 이룩한 후 지식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지식에 대한 탐구가 많아졌다. 특히 잉여생산물 축적 등에 힘입어 공부에 전념하는 사람들도 생기면서 지식이 빠르게 축적되기 시작했다. 과학의 발전과 민주주의 및 자본주의의 등장으로 인류의 지식은 더욱 빠르게 발전하였다. 객관적 진리의 탐구를 목적으로 하는 과학이 정립되면서 인류는 보다 체계성을 갖추게 됐다. 자본주의는 새로운 지식을 바탕으로 질좋고 값싼 상품을 만든 이에게 물질적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지적 탐구를 확산했다. 민주주의도 인류의 지식 확대에 기여하였는바, 의무교육을 통해 국민 모두가 기본지식을 갖출 기회를 제공하고 또 지식과 능력이 우수한 사람을 등용함으로써 사회적 지식생산력을 크게 높였다. 꾸준히 가속화된 인류의 지식발전속도는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을 계기로 그야말로 빛의 속도에 이른 것 같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다 편리하게 지식에 접근교류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인류의 지식량을 폭발적으로 늘렸으며 이에 따라 앞으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지식사회, 지식문명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식시대를 맞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식은 오로지 인간만이 사용하고 창조할 수 있는 지극히 인간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인간의 지적 능력을 개발하는 것, 즉 우리 모두가 지식을 쌓고 나아가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특히 지식의 급속한 팽창에 적응하려면 누구나 평생 공부하여야 한다. 국가는 교육시스템과 지식유통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이나 정부는 새로운 지식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종업원 또는 국민의 지식탐구를 촉진하여야 할 것이다. 배재수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천자춘추] 단순하고 무식한 역사관

요즘 국무총리 후보자의 역사관이 논란이다. 국무총리 비서실에서 게시한 온누리교회 수요여성 예배, 마리아행전 특강, 크리스천 리더십 스쿨 등 동영상 3개가 그것이다. 2시간을 내서 들어 보았다. 듣고나서 시간 낭비했다는 억울함이 든다. 강연내용은 고등학생 수준의 역사적 지식으로, 중학생 수준의 논리전개를 펼치고 있다는 참담함이다. 한마디로 한국 근대사에 대한 인식이 천박하고 자학적이며 단순하다는 것이다. 19세기 선교사의 눈을 통해 본 조선은 문명화가 덜 된 사회였다. 이들 선교사 대부분은 일본을 지지하는 것이 곧 조선의 문명화를 위한 것으로 이해하였다. 후보자는 조선 500년은 무능과 부패의 역사였고, 1880년대 선교사들이 조선에 와서 기독교를 전파하면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기록을 소중히 여기는 나라였고 선비의 나라였던 조선, 한글을 만들고 거북선을 만들었던 조선의 역사는 철저히 부정하는 일제식민지 어용학자들의 논리를 닮아 있다. 특히 근대 한국의 많은 위대한 인물들 가운데 유독 윤치호(尹致昊)와 이승만(李承晩)을 특정하여 그들의 편협한 시각, 즉 기독교 문명화론을 유일한 역사적 발전인양 설교하고 있다는 점이다. 역사의 국면마다 하나님의 뜻이라는 터무니없는 종교적 믿음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개인의 종교적 자유이니까. 그러나 그런 단순한 믿음이 사대주의적이고 비자주적이며 비논리적으로 외화될 때, 국정을 총괄하고 아우르는 국무총리라는 자리를 꿈꾸는 자의 논리방식일 때 문제가 된다. 예비후보를 마치 국무총리라도 된 양 국무총리 비서실에서 나선 것도 꼴불견이지만 훌륭하다 할 수 없는 강연 내용을 왜 공개적으로 들어야 하는지? 지극히 편협하고 유치한 강연을 듣고 있자니 한숨이 먼저 앞선다. 그가 그토록 통탄해 마지않던 부패한 조선시대 조정과 백성들의 신망을 얻으며 역사에 길이 남는 정승들이 있다. 맹정승 맹사성(孟思誠)과 상정승 상진(尙震), 오리 정승 이원익(李元翼), 채정승 채제공(蔡濟恭) 등이다. 역사에서 백성의 신망을 얻지 못한 자가 명재상이 되었던 적은 없다. 국무총리로 유성룡이나 채제공을 꿈꾸었더니 고려시대 무신정권기 무지막지한 어떤 자를 데려다 놓은 꼴이다. 세간에 단무지라는 말이 있다. 단순 무식한 자를 일컬어 이런 단무지 같은~이라는 놀림이다. 대한민국 국무총리가 단무지로 불리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해 볼 뿐이다. 한동민 수원박물관 학예팀장

[천자춘추] 변화하고 있는 변호사들의 공익활동

전문직 종사자들의 업무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다. 일에 대한 대가를 받고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본인들이 해야 할 일을 찾아 나서고 자신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나 현장에 스스로 찾아가고 있다.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세월호관련 자원봉사자 모집공고를 하자마자 수십 명의 지역변호사가 지원하는 상황을 보고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움직이게 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사법연수원시절부터 일부변호사는 아예 개업이나 고용변호사를 포기하고 공익을 위한 활동을 선택하였고 동료들은 이러한 업무를 돕기 위한 정기적인 지원방향을 마련하고 조직적인 후원활동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까지 두 달째 사무실 업무를 잠시 중단하고 대한변협의 세월호참사 피해자지원 및 진상조사특별위원회에 매진하고 있는 변호사도 있다. 특히 안산지역에 개업하고 있는 변호사들은 이웃과 같은 입장으로 수시로 모임을 가지면서 자체적인 활동뿐 아니라 대한변협의 특별위원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개인적으로 주변 동료, 후배들과 이러한 주제로 얘기 나눌 때마다 그들은 무언가 자신에게 역할을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들의 경력을 보면 대부분 개업 10년차 이하로 사무실 유지에 전력투구해야 할 상황이다.변호사 보수 약정에 따라 철저히 계산적으로 사무실을 운영해온 나의 이제까지 여정과는 차원이 다르다. 여가생활을 마다하고 주말없이 매일 자정까지 무료변론사건으로 쉴틈없이 바쁜 옆사무실에는 도와달라는 편지가 수북이 쌓여있음을 본다. 이제까지 좋은 환경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무실을 유지해온 고참변호사 입장에서 보면 무한경쟁의 변호사 세계에서 이렇게라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근본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이 시간 진도, 안산, 여의도, 대한변협 사무실에서 세월호관련 진상규명활동과 특별법제정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고 있는 후배들을 바라볼 때 이들이 미래 대한민국을 지탱할 한 기둥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어려운 현실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어주는 후배들이 있어 든든하다. 장성근 경기중앙변호사회 회장

[천자춘추] 경제 재도약 위한 경제혁신 전략

최근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우리나라가 2018년이 되면 구매력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 3만8천451달러에 도달하여 일본과 프랑스를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런 추세면 2019년에 4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급증하는 가계부채로 소비와 투자 여력이 위축되고 있으며 저출산과 고령화로 핵심노동력이 감소되는 등 정체국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와 비슷한 경제구조와 여건을 가지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위기관리 경험을 살필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한 때 승천하는 용으로 비유될 만큼 급속한 경제성장을 구가하였다. 하지만 최근 성장정체 증상을 나타내며동아시아 경제발전 모델의 향배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들 국가는 2009년 이후 성장률이하락세를 나타내어 2012년에는 모두 1%대의 GDP 성장률을기록하였다. 성장률 하락과 함께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들 국가가 안고 있는 공통 문제는 첫째, 내수가 침체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성장의 근간인 가계소비지출이 둔화되고 설비투자도 정체되고 있다. 더구나 위험 수준의 민간부채는 소비와 투자의 발목을 크게 잡고 있는 실정이다. 2012년 기준, 한국의 민간부채 비율은 이들 세개 국가 중 가장 높다. 둘째, 동아시아 국가들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이 경제성장을제약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2013년의 합계출산율이 0.79명으로 세계 224개국 중 최하위인 224위이며, 한국은 1.24명으로 219위로 조사된 바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성장의 정체를 극복하기 위하여 규제를 완화하여 신성장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고 해외자본을 유치하는 등의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외자주도 성장전략 하에서 교육, 의료, 관광, 금융 등 핵심 서비스산업의 규제를 과감하게 개혁하여 글로벌 선도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또 홍콩은 교육, 의료, 시험인증, 환경, 창조산업 등 신산업 집중 육성을 통한 성장동력 확충, 대만은 국제의료서비스의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과감한 규제완화로 40개 이상의국제의료서비스센터를 유치했다. 한국의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는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지속적인 변화와 과감한 경제혁신이 필요하다. 특히 금융, 의료, 교육, 관광 등 고부가 서비스부문의 규제개선으로투자유치와 경쟁력 강화를 촉진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되 경제의 효율을 저해하는 규제는 과감히 개혁해 나가야 한다. 김군수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자춘추] 농업농촌은 우리의 생명 산업

핵심 국정과제로 6차 산업이 강조되면서, 농업분야에서도 6차 산업이 화두가 되었다. 6차 산업이란 1차 산업인 농수산업과 2차 산업인 제조업, 그리고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이 복합된 산업을 말한다. 6차 산업화는 1998년 일본 동경대학교 이마무라교수가 주창한 개념으로 1+2+3=6이고, 123=6이다. 현재 농촌현장에서는 지역농업을 특성화시켜 23차산업이 농업을 견인하거나, 또는 농업이 23차산업을 리드하는 형태로 발전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6차 산업화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농업농촌의 자원을 활용하고 다원적 가치를 발굴 확산해 경기농업의 공익적 경제가치를 농가소득과 연계한 사업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한 예로 이천 길경농원은 도라지 생산을 중심으로 가공과 유통을 접목시켜가는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실현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이다. 2001년 도라지 재배를 시작한 후 껍질을 벗겨서 학교에 납품하고 판매만 하였고, 2006년에 농촌여성 창업지원사업을 시작하면서 도라지즙과 도라지분말, 도라지청 등 가공을 통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하나로마트, 고속도로 휴게소, 인터넷 쇼핑몰 등의 다양한 유통에도 힘쓴 결과, 현재는 연매출 4억5천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중견업체로 성장하였다. 또한, 딸기를 재배하여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체험과 가공제품 개발판매로 6차산업으로 발전시킨 관광체험형 남양주 대가농원은 현재 연간 2만명의 체험객이 찾는 명소로 발전하였다. 현재 농업의 현실은 성공한 농가도 있지만 적잖은 농가들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농촌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현상으로 노동력의 부족, 열악한 복지환경, FTA 등으로 인한 수입농산물에 대한 경쟁과 대응, 젊은 후계농업 인력의 부족, 낮은 농업소득은 물론 소비자가 요구하는 안전한 농산물생산과 맞춤형 소량소비의 구조변화에 대응해야하는 당면한 과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정부의 종합적인 대책과 농촌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IT, BT, NT기술 등을 바탕으로한 융복합 기술개발로 생산에서 가공유통까지를 포함하는 6차 산업화한 고부가가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적기라고 본다. 2040년쯤이면 식량의 부족현상으로 무기화가 될것으로 미래학자들은 점친다. 이제는 우리나라 농업도 6차산업화하여 새로운 100년을 설계하고 만들어 나갈 때다. 김진일 경기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부장

[천자춘추] 여보~, 당신 얼마나 살 수 있을 것 같소

요즘 주변을 돌아보면 서로 사소한 일로 많이들 싸우는 것 같다. 최근의 일이다. 내 집무실 뒤쪽 창문에서 아저씨, 아줌마의 큰소리와 젊은 남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내용을 들어보니 골목길에서 서로 차의 앞머리를 맞대고 네가 피해라, 나는 못 피한다. 내가 먼저 진입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조금 양보하면 될 듯한데, 말싸움은 심한 욕설로 번졌고, 급기야는 차를 주차한 뒤 키를 빼고는 빼지 않겠다고 서로 으름장을 놓는다. 다행히 주변의 설득으로 차는 빠졌고, 갈등은 해소됐으나 필자의 답답함은 계속됐다. 누군가 그러한 질문을 한 것이 기억난다. 의사 선생님은 오래 사시겠죠? 내 직업이 의사이니 건강에 좋은 음식만 가려서 먹고 병원에 있으니 CT, MRI등을 찍어가며 건강관리를 잘할 것 같아 보였나 보다. 매일 건강에 대해 연구하는 의사들의 수명이 평균보다 짧다는 의미심장한 연구 결과를 본적이 있다. 하물며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분들은 아마도 200년, 300년은 살아가는 분들 같다. 당신은 얼마나 살 수 있을 것 같으세요? 이렇게 물으면 대부분 요즘 80세 이상은 살잖아?라고 대답할 것이다. 턱도 없는 소리 하지 마시라. 우리나라의 2010년 기대수명을 보면 남자는 77.2세, 여자는 84.0세로 나와 있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것 봐라. 80세는 살겠네. 오해하지 마시라. 이 통계는 2010년에 태어난 애들이 앞으로 얼마간 살 수 있는지 알아본 것이니라. 그렇다면 그 이전의 통계를 주목하시라. 1970년도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평균적으로 남자는 58.6년 여자는 65.5년을 살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은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 것인가를 계산해 보라. 계산법은 쉽다. 70에서 현재의 나이를 빼면 된다. 어떤가? 아직도 200300년은 살 것 같은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껴지지는 않은가? 서두에 언급한 분들도 이러한 것을 알았다면 차를 서로 빼라고 싸우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우리 서로 싸우지 말자. 100년도 못사는 인생에서 무엇이 그리 잘 낫단 말인가. 옆에 있는 사람들을 서로 사랑하고 서로 존경하며 서로 아껴주시라. 그러기에도 너무나 짧은 인생이다. 불과 얼마 남지 않은 짧은 인생이나마 주변 이웃과 한번은 스쳐지나갈 소중한 분들과 같이해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지금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같은 시대에 같이 살아가는 모든이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해 보자. 유주석 주석병원장ㆍ의학박사

[천자춘추] 담배이야기

흡연인구가 감소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한국의 흡연율은 여전히 높다. 이에 국민건강보험공간은 흡연의 폐해로 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고, 구제하기 위해 지난 4월14일,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금이야 골칫거리가 됐지만 담배의 탄생을 보면 꼭 천덕꾸러기만은 아니 듯 싶다. 담배가 첫 기록상으로 명시된 것은 1492년 콜롬부스(Columbus)가 미주 대륙을 발견한 당시 원주민들이 그 일행을 신의 사자라 믿고 여러 가지 진귀한 물건을 선사했는데 그 중에 잎담배가 포함되어 유럽에 전해졌다고 한다. 이후 1556년에 당시 리스본 주재 프랑스 대사였던 진 니코트(Jeen Nicot)에 의해 프랑스에서 경작되기 시작하였다.초기 담배는 질병 치료에 효능이 있다 생각돼 경작이 장려됐었다. 이에 한때담배는 과거 서양에서 만병통치약으로 간주되는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오면서 담배는 개인이 재배하고 사용하던 소비패턴에서 벗어나 거대 담배회사가 제조판매하는 형태로 변화되었다. 담배 회사는 판매촉진과 지속성 유지를 위해 4천800여종의 화학물질과 69종의 발암물질을 첨가하는 화학적 융합으로니코틴에 의해 담배를 중독성이 강한 물질로 변질시켰다. 흡연은 이 화학물질들을 연기를 통해 체내에 흡입시켜 각종 화학작용을 일으키도록 하고 그 화학반응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담배를 피우게 되면 건강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미국 공중위생국보고서(Surgeon Generals Report) 이른바 테리보고서에 의하면 흡연이 폐암 외에도 2형 당뇨와 류머티즘, 발기 부전, 노년 실명을 가져오는 시력 감퇴, 간암, 직장암, 선천성 입천장파열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이와 같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과거에는 약초로 사용되던 담배가 현대에이르러서는 인간의 삶을 파괴시키는 괴물로 둔갑하게 되었는데, 역설적으로 한편에서는 인간의 탐욕이 이 괴물을 키우고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정책으로 통제하고자 시늉하는 모순적 매커니즘을 구성하고 있다. 이제 흡연 퇴치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정부는 담배회사에게 탐욕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부여해야 할 시점이며 궁극적으로는 담배를 영원히 추방하여야 한다. 사망자의 20%가 담배로 인하여 목숨을 잃고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조우현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장

[천자춘추] 기초연금, 노후빈곤 해소 도움되길

지난 5월2일 산고의 진통 끝에 기초연금법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이로써 금년 7월부터는 생활이 어려운 어르신께 최소한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마련해 드리기 위하여 만65세 이상의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447만명의 어르신들이 매월 최대 20만원까지 기초연금을 지급한다. 보도에 의하면, 소득과 자산을 바탕으로 정해지는 소득인정액이 노인 단독가구 87만원, 부부가구 139만 2천원 이하인 경우, 기초연금을 받으실 수 있으며 특히 국민연금을 못 받거나 가입기간이 짧은 분들과 30만원 이하의 적은 국민연금을 받으시는 분들은 모두 20만원을 받게 되고, 20만원을 전부 못 받는 일부 어르신들도 19~10만원까지는 받으실 수 있게 될 예정이라고 한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 총인구에서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2.2%로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2030년에는 고령자 비율이 24.3%까지 늘어나 조만간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 것이라 한다. 고령자들의 기대여명이 남자의 경우 17.4년, 여자는 이보다 더 긴 21.9년이나 된다고 하니, 아직도 이분들에게는 평균 20여 년 동안의 노후생활이 남아있는 셈이다. 건강하게 장수한다는 것은 분명 축복받을 일이만, 이는 어느 정도 안정적 노후생활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이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길고 긴 여생은 참으로 감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기초연금법은 그 제안이유를 국가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면서 노인세대를 위한 안정적인 공적연금제도를 마련하여 65세 이상의 노인 중 소득기반이 취약한 노인들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함으로써 노인빈곤 문제를 해소하고 노인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에 기여하는 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의 어르신들은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자녀를 위해 희생하였지만 정작 자신의 노후를 준비하지 못하였다. 국민연금은 제도가 시행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1988년 시행),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분들이 많고, 국민연금에 가입을 하였더라도 기간이 짧아 충분한 연금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모쪼록 각계의 의견수렴과 진통을 거쳐 어렵게 마련된 소중한 제도이니만큼, 노후준비가 부족한 어르신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기초연금제도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김무용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장

[천자춘추] ‘안전’이라는 최소한의 약속

2014년 봄을 지나 여름으로 오면서 가장 많이 나누는 얘기는 안전이라는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아무런 일 없고 편안하고 안녕하면 안전한 줄 알고 살았기에 딱히 안전에 대해 생각하고 말고 할 겨를조차 없이 살았던 게 아닌가 싶다. 사람은 계기가 있어야 생각을 하고 행동을 고치게 되나보다. 물리적 안전을 위해서 보이는 것들에 대해 신경을 쓰고 정비하고 위해요소가 없는지 살피고 고쳐야 하고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이런 물리적 안전함도 우리에게 필수불가결한 요소지만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서 내면의 안전함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지점이다. 평안하고자 하는 마음, 내 의사를 다치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상태 등 사람은 누구나 안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차량 간 안전거리 확보가 필요하듯이 내면의 안전을 위해선 사람 사이사이에 심리적인 안전거리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것, 의사를 존중하는 것, 내 생각과 다름을 인정하는 것, 다른 사람의 생각을 내 자신의 잣대로 재단하며 친하다고 거리감이 없다고 착각하여 최소한의 안전거리 확보가 이루어지 않은 적은 없는지 돌아봤으면 한다. 물리적이든 내면의 안전이든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약속이다. 최소한의 안전규정을 지키겠다는 소극적인 약속부터 대의와 공동체를 위한 약속을 허투루 버리지 않고 지킬 때 안전이 담보된다. 상대방이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기다려줄 줄 알고 다른 의견이 있어도 조율할 수 있는 여유가 그것이지 않을까 싶다. 세상 많은 부분이 그렇듯 음악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음악은 모든 약속을 지킴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매일매일 경험하고 있다. 각 개개인의 뛰어난 능력이 하나로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화음을 내고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음을 만들어 내는 건 수많은 약속의 기호들을 서로 잘 지킨 결과이고 이 결과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믿음이라는 안전판을 만들어 주었다. 우리 사회 작은 약속들이 지켜질 때 우리 모두 안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작동하게 될 것이다. 방성호 웨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자

[천자춘추] 저출산, 직장부터 고용형태 바꿔야

저출산 문제 해소의 핵심은 사회 전반의 인식과 구조적인 틀의 변화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하 출산율)은 2012년 1.3명에서 지난해 1.18명으로 낮아졌다. 이는 경기부진과 경직된 사회분위기에 그 원인이 있다. 특히, 기업에서는 출산휴가 및 보건 휴가 등 요인으로 여성의 고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까지 여성의 출산 및 육아 휴직이 공식화되어 있으나 이제는 배우자가 출산한 남성들에게도 휴가를 주도록 의무화하여 일과 가정의 균형을 양립하도록 하면 인식의 변화가 따를 것으로 본다. 또한 기업에서는 여성이 출산한 뒤 직장에 복귀하여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고 남성들이 직장에 눈치 보지 않고 자유스럽게 육아 휴직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웨덴에서는 60일을 남편의 출산 휴가를 의무화한 이후 이 제도가 권장사항이었을 때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가 국가에서 의무화하자 그제서야 공동육아가 보편화 되었으며, 출산율 증가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친 기업경영 사례가 있다. 최근에 지난 반세기 동안 적정한 인구수 유지를 위해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다양한 국민 인식개선 사업을 해오고 있는 인구보건복지협회(회장 손숙미)는 아빠 휴가 제도를 도입하여 배우자가 출산한 남성 직원 들에게 30일간의 휴가를 주고 휴가중 급여는 고용보험에서 40% 지급하는 것 외에 협회 자체에서 60%를 지급하여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고,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를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육아 휴직 후 복직한 직원에 대하여는 1일 4시간 단축 근무 또는 출.퇴근 시간을 근무시간 전 후 2시간씩을 조정하여 탄력 근무 중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와 직장에서도 다양한 고용을 선택 하도록 해야 한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경기도 출생아 수는 12만4천747명으로 합계출산율은 특광역시를 제외하고 9개 도 중에서는 가장 낮다. 경기도내 출생아 수는 전국 출생아 수 48만4천550명의 25.7% 수준이지만 2013년 출생아 수는 11만2천100명으로 감소하면서 출산율은 더욱 낮아졌다. 출생아 수 증가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경기도민들의 인식 개선과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출산 극복 환경 조성을 위해 경기도, 기업 및 지역 사회 각 직능 단체들이 함께 노력하고 대체인력 확보, 탄력 근무 등 다양한 고용형태 보장이 시급한 시점이다. 박종렬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회 본부장

[천자춘추] 2014 인천AG 청년서포터즈의 힘

6월 1일, 인천 아시안게임주경기장에서 한국 대 쿠웨이트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간의 경기가 있었다. 무엇보다 이날 압권은 역시 붉은 악마, 아시안게임 시민서포터즈, 그리고 아시안게임 청년서포터즈간의 응원 대결이었다. 한국 대표 팀을 응원하는 붉은 악마는 역시 저력 그 자체였다. 응원단의 규모가 큰 것은 아니었지만, 북소리와 함성은 경기장 전체를 압도해 갔다. 관중석 중앙에 위치한 시민서포터즈들은 깔끔하고 정돈된 카드 섹션을 보여 주었다. 조직 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절로 들었다. 쿠웨이트 골문 뒤편 관중석에 자리 잡은 3천여명의 청년서포터즈. We are always behind you라는 로고 문자가 새겨진 푸른색 반팔티를 깔끔하게 갖추어 입고, 경기 내내 열정적인 응원을 이어갔다. 붉은악마, 시민서포터즈, 그리고 청년서포터즈의 함성과 열정이 온 경기장을 뒤덮었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의 파도타기 응원이 경기장을 휘감았다.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에 한국팀이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2:1 승리로 끝났지만, 쿠웨이트 선수들은 양팔을 높이 들고 일제히 청년서포터즈를 향했다. 그리곤 한명씩 돌아가며 땀에 젖은 유니폼을 벗어 던져줬다. 골키퍼로 활약했던 선수는 자신의 장갑을 벗어 던져 주었고, 어떤 선수는 자신의 축구화까지 벗어 건네주었다. 청년서포터즈들은 그들의 감사 표시에 양팔을 벌리고 열정의 함성으로 화답했다. 우리의 젊은 응원단은 타국선수들을 위해 열정과 혼신을 담은 응원을 보냈고, 이에 대해 쿠웨이트 선수들은 아낌없는 감사표시로 보답했다. 청년서포터즈 옆에서 응원에 동참했던 어린 초등학생들도 그 장면에 함께 기뻐하고 열광했다. 이들이 존재하는 한 아시안게임 경기장 곳곳에서 이와 같은 감동의 장면이 수 없이 반복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그 뿌듯한 확신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은 그 어느 대회보다도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따뜻한 41억 아시아인들 간의 교류의 장이 되게 하겠다는 각오로 이어졌다. 윤면상 인천국제교류재단 대표이사

[천자춘추] ‘돈’과 ‘나’

어떤 한 도시를 아는 편리한 방법은 거기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카뮈는 말한다. 국가나 사회도 마찬가지다. 뱃머리만 간신히 물 위에서 버티다 그마저도 이틀 뒤에 가라앉은 세월호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섬뜩한 상징이 됐다. 우리 공동체는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죽어가고 있는가. 독일 사회학자 벡은 성찰 없는 근대성의 과잉이 한국을 초(超)위험사회로 내몰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우리는 지난 한 세기동안 식민지배와 분단, 냉전의 가시밭길을 헤쳐 오면서도 경이로운 경제성장과 형식적이나마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 냈다. 그러나 우리의 근대화는 전근대적 시스템과 제대로 결별하지 못했다. 과정과 절차를 생략했고 원칙과 가치를 유보해 왔다. 정치와 경제가 한 몸이 되어 정치가 부를 탐했고 경제는 권력을 더럽혔다. 권력과 자본의 성벽은 높아 갔고 시민과 노동의 소외는 커져 갔다. 정부와 시장, 시민사회는 건강한 세 발로 서지 못했다. 오랜 절대빈곤의 경험이 잘 살아보세와 부자 되세요를 이 땅의 복음으로 만들었다. 너나없이 황금에 절 했고 그 황금열매는 먼저 따 먹는 게 임자였다. 그 주인이 되기 위해 온갖 정실과 연고, 처세와 술수가 무한경쟁의 외피를 쓴 채 만연했다. 돈과 나는 어느새 우리사회의 두 가지 절대명제가 돼 버렸다. 물신주의(物神主義)는 직업윤리와 사람과 생명의 가치를 구석으로 밀쳐냈고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사회는 극도의 이기주의와 무책임을 낳았다. 그 결과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은 산업재해와 교통사고사망, 자살률에선 1위가 됐고 사람들은 너나없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게 됐다. 그러는 사이 각 부문에 작은 위험들이 쌓이고 쌓여 상시적으로 폭발의 임계점 부근을 맴도는 사회가 돼 버렸다. 그리고 세월호가 가라앉았다. 한국 국민이 이 사건을 계기로 윤리적, 영적으로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로마 교황이 보낸 위로가 우리에겐 통렬한 죽비다. 세월호 참사는 시스템의 문제이자 사람의 문제다. 매뉴얼의 문제면서 영혼의 문제다. 그럼에도 사람에 천착해야 하는 것은 매뉴얼도 시스템도 사람의 피조물이기 때문이다. 사회의 구조적 병폐를 치유할 수 있는 최고의 주체도, 궁극의 희망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융의 말처럼 겨우 한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통렬한 반성과 냉철한 비판이 모여 세상을 좀 더 낫게 할 수 있다. 한 사회의 모습이 그 안에 사는 구성원 모두의 얼굴로 만들어진 모자이크 같은 것이라면 더 이상은 우리사회가 돈과 나로 일그러진 자화상이어서는 안 된다. 김상섭 인천광역시항만공항해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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