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어른을 잘 모시자

겨울이 왔다. 겨울이 오는 것은 자연은 순리라 하지만 우리는 겨울을 통해 얻어진 한해의 결실을 점검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배움은 스스로 터득 되어지는 것도 있지만 어른의 가르침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우리가 겨울에 꼭 기억해야 할 풍경은 어르신을 찾아 새해에 덕담을 듣는 일이였다. 삶의 땀방울로 채워진 어른의 경험은 도서관이며 역사이며 교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어른을 찾아 덕담을 듣는 이가 없어 졌다는 느낌이 든다. 필자는 한지역의 정신문화를 관장하는 문화원장으로서 현재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은 어른이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필자가 어릴 적에는 마을마다 어른이 계셨다. 어른의 말씀 한마디는 마을의 질서를 유지시켰고 마을 사람의 관계를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 어른이 계신 것만으로도 질서가 유지되었다. 도덕이 양심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세상이 좋아졌다고 말하는 것은 물질적 풍요를 누린다는 것이지 정신의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세상이 변한 만큼 도덕은 상실되었고 법이 지배하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사회의 질서는 법의 잣대로 이루어 졌다. 그 만큼 어른들이 설 자리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법은 이론에만 충실하면 되기 때문에 상식과 도덕에 반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사회의 지탄을 받지 않는다. 도덕에 반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그냥 그렇게 지나가 버린다. 도덕 불감증이 사회적 저항을 받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어느 날 골목까지 스며든 절대 권력은 마을과 정신까지 어른들이 설자리를 빼 앗아 갔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명예와 돈과 권력이 균형을 이루며 사회를 지탱한 것 같았는데 지금은 자본주의에 너무 빠져버린 나머지 돈이면 권력도 명예도 쉽게 얻어지는 세상이 된 것 같다. 평생을 꿋꿋하게 걸어온 길을 한순간에 후회하는 분들을 종종 보아왔다. 무엇이 이분들을 아프게 만든 것일까. 어른은 이러한 모순된 부분을 치유하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시는 분들이다. 권력은 질서를 지키는 힘이다. 그 힘이 제자리를 찾지 못할 때 우리는 어른을 망령든 노인으로 취급한다. 더 늦기 전에 우리 스스로 질서를 유린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할 시간이다. 여든의 인생을 살아오신 한 어르신의 말씀이 귓가를 울린다. 우 원장 나이 여든이 쉬운게 아니여 우리의 지도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우호철 화성문화원 원장

[천자춘추] 냄비와 국자의 전쟁

국회가 11년째 법정시한을 넘겼다라는 기사가 최근 11월 말과 12월 12일에 걸쳐 각종 언론매체로 쏟아졌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여야 정쟁으로 올해도 헌법이 정한 처리기한인 2013년 12월2일을 넘기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헌법 제54조 제1항과 제2항은 회계연도 개시일인 1월1일로부터 30일 전인 직전 해 12월2일까지 국회가 예산안을 의결해 심의ㆍ확정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국회가 위 헌법 규정을 무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위반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여당과 야당의원들은 헌법을 무시하는 입법기관이라는 비판과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자 이런 저런 나름대로의 고충과 명분을 내세우기도 했다. 국회의원들의 변명을 듣다보니 최근 읽은 책이 생각났다. 필자의 머리에 떠오른 책은 동화책이다. 최근 초등학교 2학년인 큰 아들이 읽고 독후감을 쓴 냄비와 국자의 전쟁이란 책이 그것이다. 위 동화에 나오는 두 나라의 이름은 오른쪽 나라와 왼쪽 나라이다. 각 나라의 왕과 왕비는 마법의 냄비와 국자를 모두 독차지하기 위해 고민한다. 이를 본 각 나라의 왕자와 공주가 냄비와 국자를 함께 쓰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느냐고 말하자 왕과 왕비는 이렇게 대답한다. 이 세상에는 그렇게 간단한 일이라고는 없단다., 중요한 국가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란다. 왕과 왕비의 말처럼 맛있는 수프를 만들어내는 냄비와 국자를 모두 갖게 되면 배고픈 국민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 중요한 국가문제이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하나가 있어야 다른 하나도 쓸모가 있다는 것이다. 수프를 만들어내기 위한 냄비와 국자도 있어야 쓸모가 있다. 냄비와 국자가 서로 짝이 되기만 하면 될 뿐이고, 굳이 한 나라가 냄비와 국자를 모두 소유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과 왕비는 상대방의 나라로부터 빼앗아 모두를 독차지할 방법만을 시도한다. 동화에서 우여곡절 끝에 왕자와 공주가 서로 결혼해 마법의 냄비와 국자를 결혼선물로 받아 맛있는 수프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다. 마녀는 왕자와 공주의 먼 친척인데, 왕자와 공주의 세례식에 초대받지 못하자 화가 나 마법의 냄비와 국자를 나누어 선물했다. 벼룩사육사라는 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마녀가 오른쪽 나라와 왼쪽 나라의 왕과 왕비의 욕심과 상대방에 대한 불신을 읽고 심술을 부렸던 것이다. 대한민국의 여당과 야당의원들에게 위 동화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부디 오른쪽 나라와 왼쪽 나라 사이의 냄비와 국자의 전쟁으로부터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 오도환 변호사

[천자춘추] 도시농부의 농심(農心)

지난 11월 중순 친척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랜만에 아내와 경기도 용인시를 다녀왔다. 가을걷이를 마친 들판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쓸쓸함이 감돌며 겨울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그렇게 지나가던 중 도시민을 위해 제공되었던 주말농장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잠깐 차에서 내려 둘러본 주말농장의 모습은 너무나도 황량했다. 농사가 끝난 농장은 각종 비닐과 비료봉투 등이 너저분하게 널러 있었고 농사용 폐자재가 바람에 여기 저기 뒹굴어 다니고 있었다. 지난 봄, 여름, 가을 동안 도시민들은 주말만 되면 가족과 함께 주말농장을 찾아 씨앗을 뿌리고 물과 비료를 주고 또 직접 수확도 해보며 기쁨과 삶의 활력소를 느꼈을 것이다. 아이들은 고사리 손으로 흙도 만져보고 맘껏 뛰어다니며 놀았던 주말농장이 한해 수확물을 모두 거둬들였다고 방치해놓은 것을 보니 도시농부들의 안타까운 이기심의 한구석을 들여다본 듯해 마음이 불편해졌다. 우리 농촌을 한번 둘러보자. 농업인들은 가을걷이가 끝나면 기본적으로 논밭을 깨끗하게 정리한다. 썩지 않는 폐비닐이나 농약병 등은 수거하고 수확 후 남은 것들은 땅이 건강해지도록 퇴비를 만들어 되돌려 준다. 뿐만 아니라, 녹비작물을 심어 겨우내 땅의 힘을 높이기 위해 쉼 없이 움직인다. 농부는 우리의 먹을거리 생산기반인 흙을 제 몸처럼 아끼며 돌보는농심(農心)은 천심이다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제 도시농부들도 농업인들의 진정한 농심을 본받고 배워야 한다. 즉, 식물을 가꾸면서 자연의 순환을 이해하고 흙에 감사한 마음도 기르며 주위 자연이 지속적으로 좋은 환경이 되도록 농업인들이 가진 농심을 이해하고 키워나가야 한다. 농심은 그리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닌, 흙을 이해하고 땅을 보듬어줄 수 있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된다. 수확이 다 끝났다고 농사가 다 끝난 것이 아니라, 한 해 동안 수고해준 흙이 겨울 동안 건강하게 쉴 수 있도록 각종 폐비닐 등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 땅에 계속 농사지으며 살아야 하며 이 흙은 자손대대로 가꾸고 지켜가야 할 인간의 생명기반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앞으로 도시농업이 점차 활성화되면 도시농부의 수도 점차 늘어 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도시농부들의 건강한 농심도 함께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고관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천자춘추] 한반도의 미래지향과 현실적 고통

한반도는 동북아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서남으로는 태평양과 이어지고 서북으로는 유라시아대륙과 이어지는 동북아의 대륙과 해양이 이어지는 중심위치에 있다. 역사적으로 서북지역의 대륙세력이 바다로 나가기 위해 필요한 부동항과 대륙의 끝으로 해양과 이어지기 좋은 곳도 한반도에 있고, 해양세력이 동북아의 대륙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도 한반도가 중요한 보고였다. 이러한 지정학적 이유로 동북아는 19세기 동서세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스스로 강대국으로 발전하기도 전에 그들에 의해 우리의 근대화를 통한 발전의 시기를 잃어버렸고,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세계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시기를 박탈당했다. 거기에 자본과 시장을 중심으로 발전한 자유주의 사상과 마르크스에 의한 고안된 공동생산과 공동분배에 중점을 둔 사회주의 사상이 서로 경쟁하던 시기, 우리의 삼천리금수강산은 전승국들에 의해 결국 허리가 잘리게 되고, 온몸이 피로 물드는 유사이래의 가장 큰 고통을 겪게 되었다. 누구를 원망하기도 힘들겠지만, 우리의 국력이 약했고 근대화시기 우리 지도자들의 의견의 불화가 결국 한반도의 이익을 강자에게 나누어주는 형세로 변하게 하여, 근현대 선진국가의 기틀을 만들 시기가 상실한 것이다. 그 후 많은 아버님세대들의 노력으로 한강의 기적이 일어나 이제 그나마 세계 10위권의 국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반도는 동북아와 세계정치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자,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미래의 후손들에게 물려줄 생활의 보고다. 이런 면에서 북한의 한반도 발전에 저해되는 정책과 행위는 대한민국과 국민들에게 보다 발전한 미래를 창출할 기회를 상실하게 한다. 한국과 북한 모두 다른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어 국가 및 정권의 생존도 중요하지만, 한민족이라는 생각에서 민족의 생존과 발전 및 번영에 대한 큰 사고도 필요하다고 본다. 한반도가 꾸준한 발전을 통해 동북아에서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중심지역으로 발전하고, 앞으로 100년, 1000년의 찬란한 역사를 후손들이 자랑스럽게 물려주어 그들이 세계사회에 공헌하며 살 수 있도록 좋은 터전을 만들어주는 것이 현실적 과제일 것이다. 그리고 고통을 많이 겪고 근현대를 살아온 우리 민족들의 현재의 배고픔은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북한의 폐쇄적 상황이 외부세력이 한반도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동기가 되지 않도록, 북한정권은 먼저 경제적인 발전을 통해 북한이 근대사회에서 현대사회로의 변환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겨울철 백성의 배고픔은 위정자의 책임이다. 김진호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천자춘추] 스승님께

강의 시간에는 항상 열의가 넘치셨고, 발굴장에서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으셨던 교수님인데 벌써 70대 중반이 되셨다니 참으로 세월이 빠름을 실감합니다. 10여년 수많은 지인들과 제자들 앞에서 눈물을 참으시며 마지막 수업을 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선한데, 지금도 왕성한 연구를 하시는 교수님이 그저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어느 분이 말씀하시더라고요. 대학 때 구석기 유적 발굴장에서 교수님보다 먼저 발굴장에 나가기 내기를 했는데 항상 가보면 교수님이 그 자리에 계셨다고요. 발굴장에서는 엄하시고, 발굴이 끝나면 밤늦게까지 그 날의 발굴에 대하여 토론을 하시면서, 녹음까지 하시던 모습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때마다 툭툭 던지시던 질문은 우리를 당황하게도 했지만, 제자들을 열심히 공부하게 만들었습니다. 교수님 연구실에서 일하던 대학 시절 저는 11시 이후에나 학교에서 나올 수가 있었습니다. 다른 연구실의 불이 모두 꺼져 있는 것을 보시면서 우리나라 교수들이 열심히 연구하지 않는 것 같다고 혼잣말로 말씀하셨지요. 그런 교수님은 일요일에도 항상 연구실에서 사셨지요. 지금 역사교사로 자신 있게 설 수 있고, 틈틈이 고고학을 공부하고 있는 것도 교수님의 부지런함을 보고 생활한 덕분입니다. 교수님께 배운 덕으로 문학박사 학위도 취득할 수 있었고, 수원시문화상과 경기도문화상도 수상하는 영광을 안을 수 있었습니다. 사모님께 눈물겹도록 은혜를 입었던 것도 잘 아시지요? 배고픈 사범대 시절에는 라면과 밥 그리고 반찬까지 자취하는 우리들에게 손수 챙겨주셨습니다. 그리고 결핵성늑막염으로 힘들어 했을 때는 약국을 하시던 사모님께서는 치료약을 거의 무료로 주셨습니다. 보험이 없던 그 시절에는 내가 먹던 약값이 매우 비쌌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가난했던 저에게는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으나 아직까지 일 년에 두 번씩 찾아뵙는 것 외에는 변변한 답례도 못했습니다. 그 은혜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어저께는 얼마 전 수상하신 외솔상에 이어 연문학상을 수상하시는 교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380여 편의 논문을 쓰신 세계적인 구석기 시대 학자께 드리는 당연한 수상의 자리이지만 축하를 위해서 참석한 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열심히 사시고, 베푸신 교수님 내외분 같은 분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 사모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앞으로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우장문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 박사

[천자춘추] 정리 정돈

우리는 어릴 적에 정리ㆍ정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왔다. 정리는 불필요한 것을 선별해서 유용한 것을 가지런히 하는 것을 말하며, 정돈은 한 장소에 정연하게 두는 것을 말한다. 정리ㆍ정돈을 잘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정리ㆍ정돈을 잘 해야 짜임새 있게 일을 할 수 있다. 어수선한 가운데에서는 멀쩡한 정신도 혼란스러워 일은 망치기 일쑤고, 창의적인 발상은 더욱 더 어려워진다. 학교 졸업 후에 사회에 진출한 사람들 중에는 주변정리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계획성이 결여되어 있거나, 일을 끝낸다 하더라도 과정을 중요시 하지 않아 하자 보수나 운용관리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유능한 사람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리ㆍ정돈을 잘 하지 않으면 머릿속도 정리가 되지 않아 남의 얘기를 들을 여유가 부족하여 소통과 공감이 어려워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에서 정리정돈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이유에서 일 것이다. 학생교육에서도 정리ㆍ정돈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공부를 잘 한다고 하는 학생들을 보면 학습용품들의 정리정돈은 물론, 소지품의 정리정돈과 생각이나 사고도 논리적으로 정리ㆍ정돈을 잘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전의 학교에서는 물자가 부족하여 아껴 쓰는 차원에서라도 정리ㆍ정돈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요즘은 이러한 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느낌이다. 한 집안에서 5명이 고시에 합격한 어느 교수 일가의 공부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공부하는 환경의 중요성을 제기하면서 불필요한 요인들이나 방해가 되는 놀이 기구 등은 따로 옆방이나 공부방 한쪽에 공간을 만들어 보관하는 등, 주변 환경이 잘 정리되고 정돈되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은 자료들로 넘쳐나고 있다. 우리는 그 자료들을 우리에게, 또는 나에게 필요한 자료를 선별하고 가공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 역시 정리ㆍ정돈이 필요하다.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학생들이 알아야 할 사항들이 너무 많고 그에 대한 자료 역시 넘쳐나고 있다. 꼭 필요한 것, 그저 그런 것, 그리고 잘못된 자료 등등. 이제는 더 늦기 전에 학생들에게 유익한 자료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과 이러한 자료들을 정리 정돈할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한 때이다. 그리하여 서로 소통하고 공감대가 형성되어 창의적인 민주시민사회로의 발전을 꾀하여야 한다. 김영일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

[천자춘추] ‘응답하라 1362’

요즘, 응답하라 1994라는 TV드라마가 화제다. 김일성 주석의 사망, 성수대교붕괴, 서태지의 등장 등 새로운 시대로의 진입을 알리는 1994년을 배경으로 시대적 애환과 청춘의 고뇌를 담아낸 내용이 동시대를 살아온 삼사십대는 물론 이십대들도 이모, 삼촌 세대의 팍팍하지만 꿈이 있는 삶의 모습에 폭넓게 공감하고 있다. 파란만장했던 1994년세대가 막 사회에 진출할 무렵인 1998년 우리는 IMF 금융위기와 함께 국가부도라는 말을 생전 처음 듣게 되었다. 연이어 구조조정의 광풍과 실직, 가정해체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이러한 사회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간의 자발적인 기부와 나눔문화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탄생했다. 공동모금회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연말이면 한시적으로 이뤄졌던 불우이웃돕기성금 모금운동을 연중 기부와 나눔이 가능한 선진국형 나눔 문화로 발전하는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 연중 기부와 나눔이 많이 활성화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이웃을 돌아보고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활발한 때는 아무래도 연말연시다. 이러한 따뜻한 마음을 담아내기 위해 인천 공동모금회는 작은 기부, 사랑의 시작입니다를 슬로건으로 지난 11월 20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73일간의 나눔대장정에 돌입했다. 늘 그렇듯이 놀랍고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나눔의 사연들이 가득했던 지난해 인천의 사랑 온도는 107도를 기록했다. 올 해 모금 목표는 39억5천만원. 지난해 모금된 38억3천1백만원보다 3% 더 늘어났는데 그만큼 인천 시민의 사랑과 정성이 필요한 이웃들이 많다는 반증이다. 어려운 경제사정에 모두들 허리띠를 졸라매는 시기라 40억원이나 되는 큰 돈을 어떻게 모을 것인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하지만 인천 시민 그리고 기업과 단체의 따뜻한 마음과 사랑의 손길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기적을 기대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인천 시민들이 모아주신 소중한 성금은 꺼져가는 생명을 되살리는 손길이 되고, 차디찬 아랫목을 덥히는 뜨거운 연탄과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따뜻한 한 끼의 밥으로 어려운 우리 이웃에 삶의 희망이 되기도 하며, 사랑과 배움에 목마른 아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희망의 빛으로 되살아난다. 놀랍게도 이 모든 일이 1천362원이면 된다. 290만 인천시민들이 1천362원씩 사랑과 정성을 보태준다면 가능한 일이다. 응답하라 1362 /전흥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천자춘추] 한 해의 끝을 사는 사람

다 찢겨져 나가고 벽에 걸린 12월 달력이 무엇엔가 쫓기는 듯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든다. 목회를 열심히 하시는 목사님이 며칠 전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검사를 받던 중에 이상증세가 나타나 병원에 가보니 간암 말기라 수술도 할 수 없는 상태까지 되었다고 한다. 급하게 입원을 하신 목사님은 그 다음날 사모님과 담당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금요일부터 주일까지 사흘 동안 휴가를 얻어 주일 예배를 인도하고 월요일 다시 병원에 입원했다. 왜 그리 했느냐 물으니 주일 예배와 또 개인적으로 정리할 일이 있어서였다고 한다. 간암 말기, 그래서 현대의학으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남은 날이 얼마 되지 않는다면 막상 무엇을 먼저 해야 하나, 그 목사님이 3일간의 휴가를 얻어 개인적으로 정리한 일, 그리고 예배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나라면 과연 무엇을 먼저 정리해야 할까, 마지막 붙들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성경은 시간의 책이다. 창세기부터 요한 계시록까지, 신구약 66권의 책에는 장구한 시간의 역사 속에 사람이 살아간 이야기들이 기록되어있다. 몇 백 년 혹은 몇 십 년을 살다간 이야기이지만 그러나 이 이야기는 토막이 아니고 전체이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것이고 죽은 후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선다는 공평하신 하나님의 진리이다. 바른 신앙이란 내 인생의 마지막을 생각하고 사는 것이며 마지막 메시지가 있는 마지막 시간이 아니겠는가, 신앙인이라면 누구에게나 마지막 시간을 지니고 살아야 한다. 아름다운 삶을 살다간 신앙의 선배들은 오늘밤에 내 인생이 끝날 것처럼 산 사람들이다. 매일 매일을 늘 주님 앞에서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았고 오늘을 살아가는 메시지가 있었다. 사도바울은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하나는 싸움을 싸우고, 또 하나는 믿음을 지켰으니 라는 말씀이다. 싸움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욕심 때문에 싸우는 싸움은 저급한 싸움이다. 다른 사람의 가치와 존엄성을 무너뜨리는 싸움은 악한 싸움이다. 그러나 내게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아름다운 것이다. 그것도 하나님이 주신 것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선한싸움이며 승리해야 할 싸움이다. 그렇다면 마지막 사람의 믿음을 지키는 선한 싸움은 무엇인가? 주님과 바울은 두 가지를 붙들었다. 하나는 사명이요, 또 하나는 사람이었다. 다시 말해 내가 해야 할 일과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다. 종말론적 사람의 사고는 결과를 보지 않는다. 그냥 믿음으로 맡겨진 일에 충실하고 맡겨진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관호 수원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목사

[천자춘추] 마음이 가난하면 말이 많아진다

요즘 세간에 많이 나오는 말이 힐링과 명상이다. 힐링과 명상은 나를 되돌아보며 나를 찾아보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필자는 말수를 줄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에 따라 생각의 차이가 있듯 받아들이는 방법 또한 다를 것이다. 혹자는 필자의 이러한 말을 무식한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 나름대로 고집을 부리고 싶다. 소음전쟁, 전파전쟁으로 가만히 있어도 바쁜 세상이다. 모두가 바쁘게 살고 있으니 덩달아 나도 바쁠 수밖에 없지만 바쁜 만큼 말이 많아진다. 기다릴 시간이 없을 만큼 말의 전쟁이 일어난다. 빨리 빨리는 발걸음이 빠른 것이 아니라 마음이 바쁜 것이다. 마음이 바쁘니 여유가 사라지고 그 사이를 무수한 말들이 점령한다.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는 하루일과는 거친 숨을 몰아쉴 수밖에 없다. 왜 경청을 중요시 했을까.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 경청이다. 남의 말을 잘 들어 주는 사람을 우리는 좋아한다. 우리는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을 찾아 방황을 하며 살고 있는데 정작 우리자신은 그것을 모른다. 마음이 가난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가난하니 말로 채울 수밖에 없다. 필자도 예외일수는 없다. 필자의 경험에서 보더라도 말을 많이 한날은 마음이 허하기가 그지없다. 밤새 후회를 하며 새로운 다짐을 하지만 날만 새면 말할 곳을 찾아 누빈다. 말을 하고 싶으면 정치인이 되라는 말이 있다. 늘상 말만 하고 다니기 때문에 물에 빠지면 입만 보인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말이 많으면 실천의 행이 뒤 따르지 못한다고 했다.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실천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매스컴의 보도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정치인의 신뢰도가 낮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도자는 말이 없다. 그냥 실천하며 행할 뿐이다. 누구를 설득하려 하지도 않는다. 마음이 부자라 말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의 말도 가리지 않고 들어주기 때문에 우리는 그를 따른다. 우리말을 들어 주는 이 세상의 소리를 담아내어 경청하는 이 이런 분이 나타나기를 우리는 학수고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음부자가 최고다란 말처럼 말수를 아껴 부자가 되어보자. 말수가 적어지면 다툼도 불필요한 논쟁도 사라질 것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각자가 마음부자가 되는 것이 지름길이 아닐까싶다. 우호철 화성문화원 원장

[천자춘추] 당신은 지남철입니까?

2010년 선출직 도의원에 당선되고 나서 가까운 지인들이 하신 말씀이 항상 처음처럼 지금의 모습을 기억하고 자기혁신에 치중하라는 말씀이었다. 신영복 선생은 시화에세이 처음처럼이란 책에서 우리의 삶을 여행에 비유하면서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을 이성과 감성의 거리를 이야기하셨고 지식과 품성의 사이를 뜻한다고 이야기하셨다. 또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 이어졌는지 물으면서 실천의 의미를 강조하셨고 이성이란 사고의 관념성과 경직성을 얼마나 가슴으로 받아내고 구체화했는지를 물으신다. 진정 머리에서 발까지 함께했는지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의원으로서 주어진 자기역할에 최선을 다했는지? 비난보다는 칭찬이 귀에 더 잘 들리는 법이지만 좋은 소리만 듣고자 하지는 않은지? 자신이 저지른 어리석은 행위에 의원이라며 보호받고자 하지는 않았는지 현직 의원의 말이란 어떤 사람에게는 비수이고 고통이었을 것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몸을 날게 하는 바람이었을 것이다. 신 선생님은 같은 책에서 우리의 삶이 지향해야 하는 여정이란 결국 개인의 완성을 넘어 숲으로 가야하는 길이기에 역경을 견디는 방법은 처음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처음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길 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 수많은 처음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이는 초심으로 스스로 자기를 비우면서 끝없는 자기혁신을 통한 실존의 싸움을 시작하는 것이며 자신의 화두를 놓지 않는 것이다. 그 과정은 깊은 밤에 비바람처럼 달려드는 수많은 유혹과 자기타협과의 싸움이며 그 속에서 질척질척한 생명력 바로 자기미션을 찾아내는 지난한 여정이다. 지남철은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그 바늘 끝은 떨고 있다.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을 완수하려는 의지를 잊지 않으려 함일 것이다. 정치인이 지남철이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니 지남철의 바늘 끝이 떨지 않는다면 더 이상 지남철이 아닌 것처럼 자기혁신을 포기한 정치인은 더 이상의 정치인이 아니다. 김문수 지사의 8년 재임을 통해 경기도는 문화예술 진흥은 사라지고 수치만이 춤을 춘다. 거기다 재정위기로 예년보다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지금이라면 경기도엔 봄이 언제 찾아올지 아득하다. 이 지점에서 책임지는 건 하나 없고 영광만을 쫓아가는 분의 생각을 듣고 싶다. 당신은 어떻게 자기혁신을 하시는지. 당신은 지남철인지. 당신은 처음을 기억하고 있습니까? 김상회 경기도의원

[천자춘추] 사랑하는 아내에게 ‘듀센 미소’를

지난 주말, 아들 녀석이 한껏 멋을 부리고 장미 한 다발을 사가지고 외출하려는 모습을 보고 궁금해 했더니, 여자 친구 생일이라 나이만큼 꽃다발을 만들어 선물한다는 것이었다. 아내가 옆에서 나는 내 나이만큼의 장미다발은 한 번도 못 받아 봤는데라며 은근슬쩍 필자를 바라본다. 언제부터인가 꽃을 사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경기가 안 좋아서인지 사람들이 예전만큼 꽃을 찾지 않는 것 같다. 세계적으로 국민소득이 올라가면 꽃 소비액은 늘어나기 마련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현재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꽃 소비액은 1만5천원 선에 불과하다. 이웃 일본이 10만원을 훌쩍 넘고 노르웨이가 16만원이 넘는 것과 비교하면 적어도 너무 적다. 꽃 소비 감소는 꽃을 재배하는 농가에도 큰 타격이지만 국민 행복의 관점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꽃 한 송이를 주고받는 여유가 없는 사회에서 높은 수준의 문화와 행복을 누리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먹고살기 힘들어서 꽃을 살 여유가 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어렵고 힘들수록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는 꽃 한 송이로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꽃 한 송이를 구입하는 마음은 결코 사치가 아니다. 메마른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화훼농가에도 큰 보탬이 된다. 화훼 농업인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해지면 우리가 잘 아는 네덜란드처럼 화훼산업이 또 하나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다. 예쁜 꽃을 받으면 자연스레 지어지는 천연 미소, 즉 입술과 눈가의 근육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인위적으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자연 미소를 듀센 미소라 한다. 꽃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에게 가장 아름다운 천연의 미소를 짓게 하며 사람들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함께하는 동반자이자 단골고객이다. 꽃이 가진 가장 보편적인 가치인 아름다움으로 인간 생활의 보이는 부분을 아름답게도 하지만 보이지 않는 내면까지도 끌어들여 결국 사람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출산과 생일, 입학과 졸업, 취업과 승진 등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고 서로 나누기 위해 나의 마음이 상대방의 마음에 전해지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꽃에 담아 선물하곤 한다. 필자도 오늘 퇴근길, 꽃집에 들러 한 다발의 꽃으로 김장김치 담그느라 힘들었던 아내의 얼굴에 듀센 미소를 꽃 피우는 멋진 남자가 돼봐야겠다. 고관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천자춘추] 연목구어식 경기도 교육청의 외국어 교육

경기도 교육에는 대학 입시를 위한 교육 외에도 외국어 교육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경기도 동서남북을 어디에서나 외국어 교육을 하는 학원을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고, 한국에 일을 하러 온 외국인들도 너무 쉽게 길에서 마주친다. 그들이 국적이 어떤지는 몰라도 일단 영어를 하면 대단해 보이고 그리고 기타 외국어를 하면 우습게 보인다. 이러한 습관에 젖은 우리가 자유스럽게 여러 외국어를 부끄럼 없이 구사할 있는 환경조성은 무척 중요하다. 국제적인 대도시에는 온종일 여러 민족들에 의해 여러 언어가 동시에 새들이 모여 떠드는 것 같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우리가 경기도에서 외국어를 쉽게 배우지 못하는 이유는 국내환경이 외국어를 구사하지 않아도 생활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어 굳이 외국어를 배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 것이다. 외국어는 생활을 통해 배우고 그 능력이 생활습관과 같이 더욱 진전된다고 하는데, 경기도에서 외국어를 하지 못해 겪는 어려움은 거의 없다. 오히려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하지 못해 겪는 어려움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난 외국인을 사랑하여 결혼하고, 공부하고, 국제적인 외국 도시에서 살다가 지금은 같이 경기도에서 살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사는 아내의 고충을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 고충은 서울에서 살 때 보다 이곳 경기도에서 살 때가 더 심한 것 같다. 도내의 환경을 보면 외국인이 살기 편하게 된 시설은 별로 없다고 본다. 많은 것이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이해하라는 강압적 환경이지 국제적인 환경으로 그들이 이곳에서 편리함을 느끼며 살 수 있는 공간은 매우 적다. 경기도의 버스 및 지하철역이 그렇고 길 안내도 그렇고, 길에서 만나는 주민들에게 외국어로 물어 보아도 자신의 어려움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 더군다나 경기도에서 외국어가 통하는 관광안내소를 찾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외국어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경기도 교육청의 교육감이나 직원이 강조하는 내용을 들어도 잘 이해가 된다. 그들의 구호와 정책은 맞는 얘기이지만 그들이 얼마만큼 외국인의 입장에서 경기도의 환경을 생각했는지 의심스럽다. 경기도에서 외국어가 내외국인이 서로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시장이나 광장이라도 형성되어야 한다. 외국어는 생활이지 외우거나 사고하는 문자나 철학이 아니다. 경기도 교육청의 경기도에서의 제2외국어 교육이 연목구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기도의 국제화에 경기도청과 의회 그리고 교육청이 모두 같이 노력해 경기도의 국제화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김진호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천자춘추] 40대 변호사의 체중감량 성공기

필자의 사무실에는 사진액자 3개가 걸려있다. 액자에 담아 볼 만큼 아끼는 사진들이다. 모두 수료식 사진이다. 필자가 (사)한국사법교육원 수원지원장으로 임명받은 이후 배출한 수원시민로스쿨 6기, 7기, 8기 교육과정 수료생들과 함께 찍은 것이다. 수료생 중 한 분이 직접 촬영해서 액자에 담아 선물해주셨다. 한분 한분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들과 함께 한 시간을 떠올리면 웃음이 얼굴에 피어난다. 그런데 말이다. 시선이 정작 필자의 얼굴에 옮겨지게 되면 마음이 심히 불편해진다. 사진 속 필자의 얼굴을 굳이 표현하자면 둥글고 퉁퉁한 얼굴! 지나치게 뚱뚱하고 게을러 보인다. 얼굴 턱 선은 찾아보기 어렵고, 턱 밑으로 이중턱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양복 사이로 보이는 넥타이가 이중 곡선을 그리고 있다. 논리적이며 날카로운 통찰력을 외모로 표현하는 영화 속 멋진 변호사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혹자는 인심 좋고 착해 보여 보기 좋다는 평을 하기도 하지만, 논리와 치열함을 방편으로 살아가는 변호사에게 마냥 듣기 좋은 평은 아니다. 필자의 체중은 올해 8월 말까지 90㎏g이 넘었다. 정확히는 94㎏까지 갔다. 필자의 키는 90학번 세대를 기 준으로 볼 때 보통이다. 운동하고는 담을 쌓은 게 비만의 주원인이었다. 운동이 사치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20대 때에는 어떻게 하면 근육을 키울까를 고민하던 필자가 체중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30대 후반에는 허영만 화백의 꼴 제2권 살은 돈이다이란 책을 읽고 위안을 삼기에 이르렀다. 79㎏! 오늘 아침 체중계에 올라선 필자의 몸무게다. 약 2달 반 만에 15㎏을 감량했다. 비결은 운동이었다. 야구의 묘미에 푹 빠져들었다. 중년의 필자가 퇴근 후 늦은 밤 배팅센터를 찾아가 야구배트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야구연습장에 등록해 야구레슨을 받는다. 경기중앙변호사회에 경기중앙 로이어스라는 야구동호회가 있다. 필자의 포지션은 포수이다. 살집이 많다는 이유로 포수로 정해졌다. 그러나 쭈그려 앉아있는 포수에게 뱃살은 불편하기만 하다. 경기에 잠깐 참가해도 기진맥진 기운이 달렸다. 중년의 야구초보에게 타석에서의 헛스윙과 삼진은,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투수의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은, 오랫동안 잊고 있던 남자의 자존심과 야성을 일깨웠다. 날아오는 백구를 배트에 정확히 맞춰 하늘 높이 날려 보낼 때의 쾌감은 하루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려 보낸다. 체중을 고민하시는 40대 남성여러분, 필자와 함께 야구하러 가시지 않겠습니까. 오도환 변호사

[천자춘추] 어머니의 손

중학교 동창회가 있어 청주에 갔다가 고향으로 향했다. 홀로 계신 어머니를 뵙기 위해서다. 몇 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고향에 어머니가 홀로 계신다. 물론 가까운 거리에 둘째 형이 살고 있지만 한 지붕 아래에 사는 것이 아니라서 어머니는 홀로 계신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한 달에 한 번씩 찾아뵙던 것을 두 번씩은 찾아뵈어 어머니의 외로움을 덜어주겠노라 다짐했었지만 마음같이 되지 않는다. 집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었다. 물론 불은 꺼져있고, 현관문도 잠겨 있다. 미리 전화를 드리면 주무시지 않고 기다고 계실 것 같아 집 앞에 가서야 전화를 걸어 어머니를 깨웠다. 어머니가 황급히 문을 열어주시면서 놀라셨다. 청주에 오는 길에 잠깐 들렀다고 말씀을 드리고는 곧장 어머니 옆에 누웠다. 어머니께 손을 잡고 잠을 자겠다고 하자 그래라! 하시면서 두 손으로 내 손을 꼭 잡으셨다. 어머니는 매우 내성적인 분이시다. 나와 함께 어디를 가시면서도 한 번도 내 손을 먼저 잡으신 적이 없으셨던 분이다. 관절염으로 수술을 받으셨을 때도 업고 가겠노라고 하면 극구 거절하셨던 분이다. 창피하다는 것이다. 그러한 어머니가 내 손을 처음 잡은 것은 대학 졸업식 때다. 가족사진을 찍을 때 옆에 서신 어머니가 내 손을 살며시 잡으셨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게 내 손을 등 뒤에서 잡으셨다. 순간 눈물이 나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는 대학을 졸업하는 나를 대견스럽게 생각하셨던 것 같다. 7남매가 있지만 여섯째인 나라도 대학을 나왔기 때문이다. 가난 탓에 대학은커녕 고등학교 졸업도 시키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나의 진학으로 일곱째 이자 막내인 여동생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을 때 어머니의 가슴에는 피눈물이 났을 것이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있으면서 참 행복했다. 대학 졸업이라는 조그만 효도라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어머니의 손을 오늘 꼭 잡고 자게 되었다. 그런데 어머니의 손은 너무나도 고와져 있었다. 고와진 어머니의 손을 잡았을 때 나는 기뻐해야 했으나 기쁘지 않았다. 이제는 무엇을 하고 싶어도 할 힘이 없으셔서 손이 부드러워지신 것이다. 차라리 어머니의 손이 거칠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어머니의 손을 꼭 잡은 채 잠을 청했다.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잠을 자려 했지만 쉽사리 잠이 들지 않았다. 힘이 없어진 어머니의 손을 통해서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신 대가가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만 들었다. 올해로 구순인 사랑하는 어머니,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나의 어머니! 사랑합니다. 우장문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 박사

[천자춘추] 변화하는 사회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항상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변화되어 온 속도를 선형적(Linear)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변화되는 속도는 기하급수적(Exponential)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기하급수적이라 하면 그냥 조금 빠르고 크다는 정도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변화의 양이 크고 속도가 빠르다. 레이 커즈웨일의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를 보면 앞으로 30년 후인 2040년대가 되면 기술이 인간의 모든 고유영역을 초월하는 순간이 온다고 한다. 즉, 유전학과 나노공학, 그리고 로봇공학의 놀라운 발달에 힘입어 인공지능이 인간의 육체는 물론 정신까지도 대체하는 세상이 온다고 한다. 우리는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살아가야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가르치는 사람조차도 파악할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야 할 학생들에게 현재의 지식을 주입식으로 아무리 가르치려 해도 이미 죽은 지식일 수밖에 없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려면 먼저 정상적인 교육을 저해하는 대입제도부터 변화해야 한다. 얼마 전 스웨덴 언론에서 한국 교육제도에 대해 보도한 적이 있었다. 한국교육이 더 이상 롤 모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룹과 소통능력, 자기주도적 활동이 부족하고 끝없이 공부와의 치열한 경쟁을 하는 한국교육의 어두운 면이 함께 보도되었다. 요즘 우리사회를 보면 아직도 이념적 사고의 생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더욱이 사실은 하나인데 관점이 너무 다른 한국 근현대사를 보면 답답해진다. 우리를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탈바꿈시킨 것이 교육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면 이제 교육에서의 정치적 이념적 논쟁은 그만 두고, 미래의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본질적 문제를 먼저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그렇게 함으로써 흩어진 민심을 모으고, 혼란스러워 예측조차 할 수 없는 미래보다는 조금은 복잡하지만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미래를 우리의 후세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옳은 듯하다. 이제 우리도 세계적인 교육체계와 방법을 갖추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과거의 암기나 주입식 교육체제가 아닌 미래사회를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이끌어 나갈 창의지성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 우리 국민 모두가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미래교육에 힘을 모을 때이다. 김영일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

[천자춘추] 요르단에 전한 인천의 평화와 나눔

지난주, 잠시 요르단을 다녀 올 기회가 있었다. 지난 8월, 인천시와 적십자사 등과 함께 인천아시안게임 개최 1주년을 앞두고 아시안게임을 아시아의 평화와 나눔의 제전으로 함께하고자 했던 시리아 난민어린이돕기 캠페인을 통해 인천시민들이 전해 준 축구화, 운동화 그리고 승합차 등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인천에서 아부다비 그리고 요르단의 암만으로 14시간이 넘는 고된 일정을 통해 찾은 요르단 북부 시리아 접경지역 마프라크시의 자타리 캠프는 15만 명이 넘는 시리아 전쟁 난민들이 모여 들어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는 지역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난민캠프다. 전쟁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여성과 어린이라는 말처럼 이곳 자타리 캠프 거주민의 70%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일 정도로 전쟁의 피해는 크고도 심각했다. 대부분 천막 생활을 하고있는 난민들은 한 때 서방 언론들의 무분별한 취재로 얼굴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일부 난민들이 시리아 당국으로부터 보복 조치를 당한 이후 극도로 긴장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캠프 내에서는 난민들을 대상으로 한 일체의 촬영을 금지하고 있었으며 생필품 부족 등으로 간헐적으로 소요사태가 일어나는 등 안팎의 분위기는 극히 불안한 상태였다. 캠프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유엔난민기구(UNHCR)의 설명에 의하면 여전히 하루 평균 200여명의 난민들이 시리아 측의 감시를 피해 캠프를 찾고 있어 24시간 늘 비상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타리 캠프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한국 등 세계 주요 국가의 지원은 물론 대형 NGO와 캠프 주민들의 협력을 통해 보건, 위생, 교육 및 일자리 등이 운영되는 사실상의 작은 국제도시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유엔난민기구 관계자는 인천광역시의 지원에 대해 국가 차원의 지원을 넘어서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최초의 직접 지원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하고 인천시민들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또한, 주한 요르단 대사관 등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캠프 내에 코리안 빌리지가 만들어 진 것을 비롯해 곳곳에서 태극기를 볼 수 있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역할이 점점 더 높아지고 그만큼 책임과 의무도 커지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따가운 햇볕 아래 먼지가 풀풀 날리는 캠프 곳곳을 맨발로 이리저리 배회하는 아이들이 인천시민들이 전해 준 축구화를 신고 신나게 공을 차며 환한 웃음으로 전쟁의 공포를 떨쳐내고 내일의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기를 바란다. 전흥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천자춘추] 마음이 좋은 사람

우리 교회에는 정육점을 운영하는 집사님이 계신다. 성격이 온순하고 매사에 신중하고 진실하신 분이다. 예수를 믿고 은혜를 받아 가게를 운영하면서 항상 기업의 주인은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면서 믿음으로 경영하려고 애를 쓴다. 그 중에 하나가 한우쇠고기만 판매한다는 원칙이다. 돼지고기는 암퇘지만 고집하는 분인데 꾸준하게 그 소신을 굽히지 않고 사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 소문이 좋아서 단골 고객들도 꽤 많은 편이다. 하루는 지나는 길에 가게에 들러서 이야기 하는 중에 벽에 붙어 있는 소와 돼지의 부위별 이름이 다른 것을 보았다. 한우면 무조건 다 좋은 고기인줄 알았는데, 암퇘지면 다 좋은 것으로 알았는데 각각 부위 부위가 고기 이름이 다르고 맛도 다르고 용도도 다르고 값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는 10가지 부위로 나누는데 그 중에 제일 비싼 부위가 제비추리 안창살이라고 한다. 돼지는 6가지 부위로 나누는데 그 중에 제일 비싼 부위는 갈매기살이라고 한다. 쇠고기 안창살의 경우는 500kg 소 한 마리에 1~2㎏정도 나온다는 참으로 귀한 부위이다. 돼지고기 갈매기살은 70㎏ 돼지 한 마리에 600g정도 나온다니 얼마나 귀한 고기인가? 가끔 집사님이 특별히 좋은 고기가 왔다면서 사택에 가져오시던 고기가 이렇게 귀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참으로 고맙고 송구스럽기 까지 했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쇠고기도 등급이 있고 값이 다르고 돼지고기도 부위마다 맛이 다르고 쓰이는 용도가 있는데 사람에게는 어느 부위가 가장 귀할까? 우리 몸 어디인들 귀하지 않은 곳이 없겠지만 굳이 말한다면 아마도 마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좋은 사람은 누구일까? 마음이 좋아야 좋은 사람이다. 누가 큰 사람인가? 마음이 커야 큰 사람이다. 외모가 반듯해도 마음이 삐뚤어진 사람, 마음이 삐딱한 사람은 바른 사람이 아니다. 마음이 반듯하고 마음이 청결하고 마음이 진실한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성경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만나니 내 마음에 합했다고 말씀한다. 다윗의 그 무엇이 하나님 마음에 그렇게 꼭 드셨을까? 하나님은 다윗을 기름 부으시던 날 사무엘에게 말씀하시기를 너는 사람의 신체와 용모를 보지 말라.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는가? 그렇다. 하나님은 마음을 귀하게 여기신다. 마음이 좋은 사람이 되기를 원하신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이관호 목사ㆍ수원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

[천자춘추] 건강음식 ‘김치’ 한포기 더 담그기

첫눈이 내릴 정도의 추위가 시작된다는 소설(小雪)을 앞두고 겨울 채비가 한창이다. 소설은 대개 음력 10월 하순에 드는데,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날씨가 크게 추워지는 시기이기에 보통 사람들은 소설 전에 김장을 하기 위해 서두른다. 올해는 태풍도 피해가고 날씨도 좋아 모든 채소 농사가 풍년이다. 특히 김장의 재료가 되는 배추, 무, 고추, 마늘 등의 농산물 생산량도 늘고 품질도 그만큼 좋아졌다. 그러나 농업인들은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물가당국에 의하면 올해 김장가격은 작년에 비해 10~20% 적게 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가격이 크게 오른데 따른 기대심리로 재배 면적이 늘어났고 기상조건이 좋아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안정 대책도 필요하겠지만, 올해는 가정마다 건강음식인 김치를 한 포기씩 더 담그면 어떨까. 김치는 두말할 필요 없이 과학적으로 여러 가지 효능이 입증된 건강식품이며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웰빙 음식이다. 김치는 대부분의 재료가 채소로 구성된 저열량 식품으로 식이섬유와 비타민, 무기질 함량이 어느 식품보다 높다. 특히 배추와 무에 함유된 식이섬유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성인병 예방과 변비,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김치에 들어있는 다양한 영양소는 항암, 면역력 증가, 소화, 스트레스 해소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춧가루에 함유된 캡사이신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줘 지방을 연소시킴으로써 체중조절에도 보탬이 된다. 올해 초에는 미국 백악관의 안주인인 미셀 오바마 여사가 직접 김치를 담근 사진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하면서 미셀 오바마 여사를 위해 김치 요리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우리의 전통음식이 외국에서도 인정받고 세계인이 사랑하는 건강식이 된 것은 분명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할 일이다. 이번 가을에는 우리 모두가 풍년의 넉넉한 마음으로 전통 건강식인 김치 한 포기를 더 담가 소외된 이웃과 정을 나무고 축 쳐진 농업인의 어깨도 올려주며 가족 건강까지 챙기는 1석 3조의 기쁨을 누려보자. 고관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천자춘추] 우리가 되면 세상은 아름답다

우리가 되자!는 건 함께 하자는 말이다. 의견이나 생각이 틀릴 수도, 행동이 틀릴 수도 있다. 틀리다는 말은 이기주의에서 나온 생각이거나 아니면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틀림보다는 다름이 많을 것이다. 그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에 우리라는 공유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지 모른다. 문화의 다름에서 볼 수 있듯이 내 환경 내 생각만이 옳은 것은 아니다. 문화는 다르지만 우리가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공유하는 것이 있다. 어른의 가르침과 청소년의 배움은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른의 실천하는 모습에서 참교육이 나온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사회적 문제가 연일 매스컴을 통해 눈과 귀가 아플 정도로 나오고 있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자고 약속하면서도 정작 우리가 되지 못하고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의 길을 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가 되면 쉽게 해결 될 듯도 한데 우리가 하질 못해 어려움이 있다. 어른들의 실천적이지 않은 모습에 연일 실망하는 눈치다. 문제의 제기자도 어른이요 해결자도 어른이다. 청소년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것에 의하여 사고와 행동을 하게 된다. 아니 그대로 배운다. 어른들이 고민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 해만 바뀌면 다른 어른들에 의해 또다시 바뀐다. 실천하지 않는 행동은 말만 만들뿐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바뀌는 것에 익숙해진 세대가 과연 진중한 모습으로 일관성 있는 일들을 해낼 수 있을까. 실천하지 않는 행동은 나만 있고 너는 없게 된다.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배워져 실천돼는 것은 우리가 함께 할 때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함께하는 방법 같이 가는 방법을 어른들이 행동으로 실천해야한다. 우리라는 공유된 정서를 형성하지 못한 질타인지도 모른다. 입동이 지났다. 늦가을과 초겨울의 모습은 을씨년스럽다. 이웃의 따스함과 배려가 꼭 있어야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겨울을 따스하게 이겨내는 방법을 함께 찾아야할 시간이기도 하다. 약자의 요구에 강자의 배려가 어우러져 우리라는 함께하는 중간지대가 형성돼야 한다. 이겨야만 하는 사회에서 함께하는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이타행의 정신은 살아 있어야 한다.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어른의 몫이다. 어른이 함께 실천하는 행동은 우리는 함께한다라는 것이 공유돼 건강한 가르침이요 배움이 될 것이다. 우호철 화성문화원장

[천자춘추] 문화융성 시대를 맞이하는 경기도?

경기도의 내년 예산이 확정돼 의회에 넘어갔다. 일반회계기준 12조9천274억원이다. 올해보다 3천850억원이 증액됐지만 문화관광국 예산은 전년보다 354억원 감액된 1천903억원이다.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2.08%, 1.85%, 1.80% 각각 감소했다. 경기도는 과도한 복지비의 증가 탓에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문광국 예산, 특히 문화예술분야 예산은 대민 접촉점이 가장 큰 부분에 속한다. 14년 예산 편성의 특징을 살펴보면 시군 문화예술단체사업 928억원을 비롯 24개의 사업이 일몰 삭감됐고 문화예술지원사업의 중추역할을 담당하는 경기문화재단은 전년대비 59억원 감액된 164억 원이다. 참으로 암담하다. 이렇게 문광국 예산이 감액된 근원적 원인은 김문수 도지사에게 있다고 본다. 김 지사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그 첫째 이유일 듯하다. 김 지사는 문화를 고급복지로 이해하고 있다. 문화라는 건 굉장히 복잡한 환경적 요인을 고려해서 정책적 설계가 이루어지고 추진돼야 하는데, 지사의 이해로는 조건이 되면 하고, 아니면 안 해도 된다는 식이다. 2008년 이후 도는 문화정책기능을 회피했고 성과위주의 사업에 매몰돼 낙과에만 취중하고 있다. 이제 와서 항공전ㆍ보트쇼 등 의회의 지속적인 사업 구조조정 제안을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 재정위기를 들어 실시한다고 한다. 둘째 이유는 경기도는 문화의 양적 확대에만 신경 쓰는 데 있다. 양적으로 나아진 것이 질적으로 나아진 것으로 단순 치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건강한 문화예술 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원책과 진흥책을 구사하여 경기도가 만들고자 하는 비전을 제시하여야 함에도 순간의 단맛에 도취해 도민의 문화향수권 확대를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경기도의회의 현직 의원이 131명이고 도의 한 해 세입세출예산은 대략 특별회계를 합하여 15조원을 넘는다. 경기도의회 11개의 상임위에서 예산에 대한 심의와 견제를 하고 있다. 집행부가 예산의 편성권이 있다면 의회는 심의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의원이 예산심의를 아무리 철저히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도의 문광부 예산은 전국 광역단체들 중에서 가장 낮다. 지역과 인구는 가장 넓고 많으면서 예산은 가장 적은 이 현실을 김 지사를 비롯한 집행부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도 문화융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기에 문화예술은 우리 삶의 총체이며, 삶과 분리할 수 없는 숨 쉬는 공기와 같은 것임을 김 지사는 기억해야 한다. 김상회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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