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엔 왜 치과대학이 없나?

치과대학이 서울에는 3개가 있지만 서울보다 더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경기도에는 하나도 없다. 그나마 경기도 유일의 3차병원인 아주대학병원에서 전문치과진료센터를 15년째 지속하고 있는 것이 고작이다. 반면 수도권 인구의 4분의 1인 호남권에는 치과대학이 전남대, 조선대, 전북대, 원광대 등 4개나 된다. 수도권에서는 고작 3개의 치과대학이 2천만 명이 넘는 인구의 구강건강을 담당하려니 무리가 따른다. 경기도 주민은 정부로부터 학대와 유린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알아보니 그 원인은 다름아닌 ‘국토균형발전’ 때문이란다. 국토를 골고루 발전시키겠다는 취지인데, 과연 이것이 균형발전에 부합하는 지 따지고 넘어가야할 일이다. 정부는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주어 괴롭히고 못살게 굴면 이들이 지방으로 분산될 것이라 생각한다. 첨단산업도 성공과는 관계없이 지방에 유치를 하면 사람들이 모여들어 큰 도시가 형성될 것이라며 밀어붙인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우리의 발전을 시기하는 적국(敵國)에서나 반기고 좋아할 일일뿐 대한민국의 장래에는 독(毒)이다. 잘사는 선진국도 모든 국토가 고르게 발전되어 있지는 않다. 국가의 경쟁력은 균형 발전된 국토가 아니라 경쟁력을 갖춘 세계도시를 보유했느냐에 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물류, 금융, 의료, 교육 등의 중심기능을 갖춘 ‘메가 도시’를 추진하며 도시권을 더욱 키워나가고 있다. 이 와중에 대한민국만 거꾸로 가고 있다. 유일하게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도시를 애써 깨부수려 하니 진짜로 안타까운 일이다. 경기도민의 환자들의 고충을 들어보자. 턱 뼈를 손봐야 하거나, 누워있는 사랑니로 수술적 발치를 요하는 환자들은 경기도에서 갈 곳이 없다. 위험하거나 난이도가 높은 치과질환으로 아주대병원을 가면 심지어 6개월 이상을 기다리라고 한다. 그렇다고 인구에 비해 대학병원이 여유 있는 호남으로 내려갈 수도 없다. 장애가 있는 도민들은 더욱 그 고생이 심하다, 신체장애만 있을 경우에는 좀 낫다. 하지만 정신지체가 있는 경우 치료에 협조가 되지 않아 전국을 헤매야 한다. 장애아를 둔 부모의 고생을 살피면 죄스럽기 그지없다. 경기도 주민도 균형발전 혜택을 누려야 할 대한민국 국민이다.

토종한우인 흑우에 관심을 갖자

한우는 우리의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데에 필수적인 노동력이었다. 또한 소는 농사짓는 일, 식용이외에도 사람이 타고 다니는 승용, 물건을 운반하는 수단, 제사의 제수용, 우황 등의 약재, 소 뿔과 힘줄로 활촉과 활줄을 만들어 무기로 사용하고, 소가죽을 이용한 의복, 결혼 예물, 임금의 하사품, 배설물은 농토를 기름지게 하고, 또한 아이들의 결혼 비용이나 학자금을 조달하는 중요한 소득의 원천이 되는 등 우리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길러져 왔다. 고려시대에 제작된 신편우의방에는 소의 털 색깔에 따라 황우, 흑우, 백우, 청우, 리우(얼룩소), 록반자 등으로 구분해 놓고 있다. 특히 중종 11년에는 제사용 흑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목장을 설치하는 것이 논의된 일이 있을 정도로 흑소가 중요한 품종의 하나로 나타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육되고 있는 한우 중에서 칡소가 400여두, 흑우가 100여두, 제주흑우가 400여두에 지나지 않아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서 정하는 멸실 위험 품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다행히 최근 토종가축의 희소성으로 일부 농가에서 칡소와 흑우에 대하여 의지를 가지고 수집하고 증식하고 있으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특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한 목표 없이 무조건적인 증식은 예산의 낭비와 국민의 불신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우가 현재와 같이 빨리 자라고 맛있는 쇠고기를 생산하는 품종으로 되기까지는 오랜 기간동안 개량을 해왔기 때문이다. 우리의 한우 중에서도 흑우에 관심을 갖고 증식하여 개량하면 FTA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농가 소득 창출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고려시대나 조선시대 왕실의 제사에는 필히 검은 소를 사용했으며, 사람의 병을 고치는데에도 검은 소의 골수나 오줌이 유용하게 이용되었다는 자료에서도 보여지듯이 검정 소의 맛과 유용가치는 다른 종에 비해 월등히 높다 하겠다. 전 세계적으로 웰빙식품으로 블랙푸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쇠고기 중에서도 검은 소인 앵거스나 일본 흑모 화우의 고기가 어욱 맛이 좋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도 수정란이식 기술을 이용하여 흑우를 증식하고 유전자분석을 통해 계통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아버지의 한 말씀

아버지는 재일교포 2세 역사학자였다. 책을 읽거나, 원고를 쓰거나, 가끔 붓을 들어 글씨를 쓰거나, 아버지의 모습은 언제나 고요해 보였다. 이에 반해 나는 사회적인 승부욕과 패기로 가득 차 있었다. 스스로 움직여 세상과 부딪치고 사람들과 경쟁하여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던 나는 20대 중반 젊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했다. 다행히도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나는 조금은 교만해졌다. 누구와 겨루어도 이길 수 있었고, 원하는 것은 다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10여 년 세월이 흘러 어느 날 아버지가 지나가듯 말씀하셨다. “더 많이 가진 자는 그만큼 더 사회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삶의 목표가 소유에 그치고 말면 천박해지는 법이니, 이 세상에서 얻은 것은 다시 세상에 되돌려줄 줄 알아야 한다.” 나는 무심결에 “예”하고 짧게 대답했다. 그 이후로 우리 부녀 사이에 거기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없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산들바람처럼 아버지 입에서 나온 말씀은, 내 귀에 들어온 뒤부터는 폭풍이 되어 내 몸을 휘감았다. 아마도 아버지는 극으로 치달리는 딸의 교만을 감지하고 방향을 일러주셨던 모양이다. 그때부터 나는 되돌려주는 방법을 고민했고, 몇 년 뒤에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국으로 돌아왔다. 제주도에 정박아들을 모아 보살피는 ‘혜정원’(아가의 집)을 세웠고, 평생 모은 고지도들을 경희대학교에 기부하여 ‘혜정박물관’을 열었다. 돌이켜 보면 이 조촐한 일들은 모두 ‘되돌려주어야 한다’는 아버지 말씀을 실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노자는 ‘되돌아가는 것이 도의 움직임. 反者, 道之動’이라고 했다. 자연에서 온 우리 삶이 자연으로 되돌아가듯, 이 세상에서 얻은 재물과 사랑과 지식을 다시 세상으로 돌려주는 것이 이치이자 법도이다. 힘들게 올라간 백척간두 위에서 한발을 내딛고, 깨달음을 얻은 뒤 끊어버린 속세 길을 다시 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정말로 어렵고 보람 있는 일이다. 근래 책상 뒤에 표구하여 걸어놓은 아버지의 필적 ‘動者利進爲, 靜者樂止居’(움직이는 자는 진취적으로 성취하는 데 이롭고, 고요한 자는 그쳐 머무는 것을 즐긴다)에서 가끔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제야 아버지의 조용한 목소리가 크게 울렸던 이유를 알겠다.

어르신들의 유쾌한 변신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했던가? 더 예뻐지고 더 참신해지는 것은 무죄는 고사하고 상을 주고 추켜세워야 마땅할 것이다. 비단 여자뿐만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발전지향의 의지를 지니고 있는데, 가령 100만원을 가진 사람이 1천만 원을 벌고 싶어 하고 1억원을 번 사람이 10억원에 도전하는 것은 결코 그릇된 욕심이 아니라 발전을 지향하는 인간의 본성이라 할 것이다. 육식을 하는 맹금류인 솔개에 얽힌 재미난 우화가 있다. 솔개는 새 중에서 가장 장수하는 종류로 70세 쯤 산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는 고통스런 자기 변화의 과정이 필요하다. 40세 쯤 되면 발톱이 노화하여 먹잇감을 낚아채기 어려워지고 부리도 길게 자라 구부러지고 깃털이 두꺼워져 날개도 무거워진다. 그런 솔개에게 선택은 두 가지뿐이다. 무겁고 노화된 몸으로 죽을 날을 맞이하던가, 아니면 고통이 따르는 자기 변신을 감내하든가. 갱생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먼저 부리를 바위에 쳐서 깨뜨려버린다. 그 자리에는 새 부리가 서서히 돋아나게 된다. 이번에는 새로 돋은 부리로 낡은 발톱을 쪼아서 뽑아낸다. 새 발톱이 돋아나면 새 부리와 발톱으로 무겁고 낡은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그러면 새 깃털이 돋아나 솔개의 고통스런 변신은 완성되고 이제 날렵하고도 새로운 몸으로 70세까지 장수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 사회에도 솔개처럼 대변신을 추구하는 이들이 있으니 이분들을 ‘젊은 언니’, ‘젊은 오빠’라 해야 할까? 부천실버인력뱅크를 통해 은빛사랑나눔단 활동을 하는 74세의 남재하 어르신. 벌써 2년째 등하교길 교통안전지도, 학교주변 위험요소제거 등 학교지킴이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계신다. 79세의 할머니 한 분은 정왕복지관에서 4년째 당신보다 더 젊은(?) 어르신을 위해 급식봉사활동을 하고 계신다. 이 정도면 젊은 축이다. 95세의 할머니는 시흥시 여성회관에서 컴퓨터공부에 푹 빠지셨는데, 현재 조건을 탓하지 않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우리 시대의 영웅이다. 어르신들의 변신, 그것은 바로 솔개의 대변신 같은 우리사회의 거듭남이 아닐까?

교장·교감의 슬픈 징계양정 ‘강등’

교육하는 사람을 업신여겨 교원에 대하여 스승이라는 말은 사라지고 월급쟁이, 노동자로 불리고 있는 요즘 ‘강등’이라는 징계양정은 교단을 더욱 슬프게 만들고 있다.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에 의무를 어기거나 소홀히 했을 경우 징계를 받도록 되어 있다. 특별히 교원에게는 불법찬조금 관련 처분 기준을 규정해 따로 적용하는 등 교육공무원은 공무원 징계양정 외에 더 세분화되어 중한 징계로 처벌하고 있다. 특히 교육공무원은 어린 학생을 지도해야 하고 학부모를 상대하는 특수성 때문에 더 중한 징계양정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교육공무원으로서는 사형선고 같은 ‘강등’이라는 징계양정을 규정한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더구나 적용하는 범위가 교장, 교감, 전문직 등 전체 교육공무원 중 5.8%에만 적용된다는 규정 자체가 문제다. 교장, 교감, 전문직만 때려잡으면 우리나라 교육문제가 모두 해결된다는 생각인지 모르겠다. 주의나 경고만 받아도 창피해 고개를 들 수 없는데 과연 교장, 교감이 강등되어 교감이나 교사로 어느 학교에 가서 근무할 수 있겠는가? 하긴 지자체에서 교육기관의 의견도 묻지않고 성인이 아닌 학생 대상 교육과 행사를 수없이 시행하고 있으며 교육하는 사람을 소홀히 여겨 행사 때마다 최 말석 배치는 당연지사요, 어느 광역단체장마저도 선거철은 물론 평소에도 언제나 교육, 교육하면서도 교육과학기술부를 폐지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으니 교원의 ‘강등’ 정도야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교장, 교감은 수십 년을 국가와 교육발전을 위해 박봉이지만 자존심 하나로 버티며 살아온 이들이다. 그들에게 그런 말 자체가 날개를 꺾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특히 한 두 사람 때려잡으려고 교원 전체를 매도함은 당치도 않다.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더 어긋나게 만드는 엄벌보다 칭찬과 격려가 더욱 큰 효과가 있고 교육 강국으로써의 제 역할을 다하는 첩경임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이공계 기피현상은 가히 전 세계적이고, 한국은 유독 그 현상이 심각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97년 IMF 사태 이후 기업 등에서 연구개발 분야가 쉽게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것을 본 학습 효과와 일반적으로 과학 및 공학 공부가 어렵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등 이공계 대학원은 아무리 명문이라도 많은 외국계 학생들이 있고, 졸업 후 현지 사회에 흡수되어 첨단기술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 와있고 상대적으로 외국인과의 교류가 적어 이공계 기피의 빈자리를 외국계 두뇌로 채우기 힘들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미국이나 독일 등의 선진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이언스 과학 버스(이동식 과학전시 버스)’를 이용해 초·중·고생들에게 기초과학의 실험과 응용을 체험하게 함으로서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나 외지의 학교들을 찾아가 체험하게 한다면 그들에게는 과학을 새롭게 접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대기업의 유휴 장비를 활용해 간단한 실험용 전시 팹을 구성할 수 있도록 대학/연구소/지방자치단체 등이 연계된 과학전시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자라나는 세대가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흥미와 재미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울러, 이공계 졸업자들도 연구원,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정부 내 과학기술 전문가나 과학기술과 법학 및 의학이 융합되는 분야 등 경력을 다양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근본적으로는 국가 정책입안자들이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감수자(risk-taker)가 보상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부가 심판의 역할을 해야 한다. 대기업 위주 기술 개발보다는 기술력 강한 중소벤처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벤처 생태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단기적 대책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문제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다. 만사가 그렇듯이, 결국은 사람이 중요하고, 고급과학기술인력이 배출되지 않을 때 우리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산업분야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다. 국가 차원의 정책입안 시 교육계, 산업계를 망라한 국내 전체 과학계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다음 단계로 발을 내딛는 용기

요즈음에는 평생학습이라는 용어를 자주 접한다. 인간의 교육은 가정, 학교, 사회에서 전 생애에 걸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바로 평생학습의 의미다. 이 개념은 인간은 사회 문물이 크게 변해감에 따라 그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1967년에 유네스코 성인 교육 회의에서 제창되었다. 우리나라도 평생학습기관이 늘어나고 있으며 전 생애에 걸쳐 학습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늦게나마 한글을 깨우치려고 공부하시는 어르신들이 많이 있다. 그 분들은 한글을 읽고 쓰지를 못해 생활 속에 많은 불편을 겪으며 살아왔다. 대부분이 한글을 배우러 다닐 때에는 남들이 다 아는 한글을 배운다는 것이 너무도 부끄러워 몰래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 분들의 용기있는 결단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우리는 학교공부가 교육의 전부라고 여길 때가 많다. 그리고 더 이상 학습이라는 기회를 갖지 않으려 한다. 우리가 ‘경험’이라 부르는 것들은 실패의 합계일 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미 너무나 많은 실수를 저지른 듯 두려움에 가득 차 다음 단계로 발을 내디딜 용기를 내지 못한다. ‘경험’은 실패의 합계이기도 하지만 크고 작은 성공의 합계이기도 하다. 실패의 합계에서는 두려움을 버려야 하고 성공의 합계에서는 자만심을 버려야 한다. 실패의 두려움과 성공의 자만심에 오염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용기를 내지 못하고 한 걸음도 앞으로 떼지 못한다. 때로는 마침내 “알았다”하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배움은 끝이 없다. 그리고 경험은 가장 훌륭한 스승이다. 그래서 나이 드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젊었을 때 모르던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국가와 사회로부터 적절한 교육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던 교육 소외계층들이 새로운 도전과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은 사회통합의 측면과 공동체 의식 제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이제 우리들도 어르신들의 배움의 열정을 본받아 생활 속에서 학습기회를 만들어 새로운 경험을 위해 한 발 내딛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녹색성장과 농협의 녹색금융

정부는 지난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향후 60년의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다. 녹색성장은 환경과 성장, 이 두 가지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 환경과 성장이라는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개념의 결합은 이미 선진국에선 새로운 성장패러다임으로 실현되고 있다. 기존의 경제성장패러다임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에너지·환경관련 기술·산업에서 미래유망 품목과 신기술을 발굴해내고 기존산업과의 상호융합도 시도해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녹색성장의 핵심은 경제성장을 추구하되 자원이용과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이를 다시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하는 데 있다. 가령 석유를 대체하고 CO2 배출을 줄이기 위해 하이브리드카나 수소차를 개발·생산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일궈냈다면 이는 녹색성장이 구현된 모습이다. 그렇다면 녹색금융은 무엇일까. 녹색금융은 금융산업 발전을 통해 환경 개선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미래 지향적 금융형태다. 그런 점에서 녹색금융은 녹색산업의 성장을 촉진·유인하는 연결고리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부는 녹색성장 10대 정책방향 가운데 하나로 녹색금융활성화를 정했다. 농협은 녹색성장이라는 국가정책에 부응하고 농가소득증대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 차별화된 녹색금융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녹색성장과 관련한 금융상품을 출시해 가입 고객이 저탄소 녹색활동을 하면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앞으로 녹색금융관련 식품업체와 녹색농기업을 위한 대출상품도 출시한다. 아울러 잔류농약 관련 소비자 손해를 배상하는 보험과 녹색펀드 조성, 친환경 녹색카드 등 관련상품을 연이어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시설농업과 식품분야를 선도하는 특화된 녹색금융을 통해 녹색농업을 정착시켜 궁극적으로 농가소득이 증대되도록 할 계획이다. 녹색성장이나 녹색금융은 정부의 정책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기업과 국민 모두가 공유된 비전을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만 가능하다. 우리 나라는 세계 10대 에너지소비국 중 하나로 97%를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다시 국제유가가 들먹여지는 이때 녹색성장과 그 바탕이 될 녹색금융에 온 국민의 참여가 절실하다.

잃어버린 10년의 교훈

모든 국가의 화두는 ‘경쟁력강화’이다. 문화, 예술, 스포츠, 의료, 국방과학, 첨단기술 등의 모든 분야에서 외국시민의 관심을 끌고 지배적 위치를 점유하여, 외화를 벌어들이고 자국민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대한민국만 거꾸로 행보를 취했다. 물 쓰듯이 돈을 쓰고서도 무장해제에 가까울 정도로 국가경쟁력을 감하였으니, 과히 독특한 정부였다 할 만하다. 이제 그 공과를 적시해서 책임을 묻고, 더 이상의 시행착오를 없애야 한다. 정부는 사고를 치고 민간기업이 이를 막아 내는 꼴은 이제 종식하여야 한다. 과거 정권에서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킨 대표적인 정책은 ‘국토균형발전’이었다.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균형적인 국토발전을 꾀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내심 좋은 명분 뒤로 하향통일을 꿈꾸던 흉괴가 있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과거 정부는 이 작은 나라에 “지역별로 국제공항이 하나씩 있어야 한다”며 공항 짓기에 나섰다. ‘나눠먹기식 싸구려 정치’와의 합작품이었다. 다른 공항도 마찬가지이지만 현재 양양국제공항에는 정기노선이 한 편도 없다. 영국 BBC는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국제공항은 한국의 양양공항이다”라고 보도하고 있다. 연간 1천5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현실을 이제 보고 넘길 수만은 없다. 바이오센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도권이라며 경기도를 제외한 전국에 20여개의 바이오센터를 건설하였다. 1천억원 이상씩 들인 기관이 제 역할을 하는 곳은 하나도 없다. 첨단의료복합단지 건설도 성공확률이 낮은 곳에 고집을 한다. 왜 한국 정부가 하는 일마다 효율이 낮을까? 정치인과 관료를 싱가포르에서 수입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따라잡아야 할 일본은 같은 돈으로 몇 배의 효과를 내며 점점 더 멀어져만 가는데…. 작년에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광우병 난동’으로 국제적 망신을 당하더니, 이제 죽은 정치인을 내세워 정권교체를 부르짖는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자식의 일자리까지 없애는 무조건식 투쟁은 애국자로서 삼갈 일이다. 이제 사회주의를 동경하고, 발전 이전에 분배를 논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드러내고 이북으로 옮기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급선무는 ‘국가 경쟁력 향상’이다. 먹고 살게 되면 그때 가서 이념을 논하자. 대한민국이 잘 살아야 북한도 잘 살 수 있는 것이다.

버릴 것 없는 가축분뇨

“고래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라는 말이 있다. 축산에서도 이런 대상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가축분뇨다. 축산과 관련이 없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가축분뇨는 작물의 영양원이 되는 비료물질을 포함하고 있고, 불이 잘 붙는 메탄가스까지 뽑아낼 수 있는 버릴 것 없는 귀중한 자원이다. 환경보호라는 개념조차 낯설던 우리 선조시절, 농업 국가였던 우리나라는 농경지의 비료공급원으로서 가축분뇨의 가치가 널리 인정돼 왔다. 실학자 박제가는 당시 중국의 문물제도를 소개한 그의 저서 ‘북학의’에서 수레의 필요성에 대해 “한 사람이 배설하는 분뇨로 한 사람이 먹을 곡식을 자랄 수 있게 하기 때문에 분뇨를 귀이 여길 줄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 가축분뇨는 작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공급하고 토양의 구조적 특성을 개량해 지력을 높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유용자원인 가축분뇨를 작물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는 과정이 바로 퇴비화와 액비화다. 퇴비는 경작지에 양분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며 토양의 공극을 형성해 공기유통 및 수분 보유능력을 증대시켜주고, 액비는 비료성분 공급 및 지력증진 그리고 경작지에 필요한 수분을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다. 산업혁명 이래 지금까지 인간은 유한자원인 화석연료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소비하면서 환경오염 및 지구온난화 등 범지구적 위험을 자초했다. 인류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환경친화적인 자원개발이 필요하다. 가축분뇨의 자연순환체계 달성은 이러한 개발방향의 한 축으로 작용하여 저탄소 녹색개발의 한 동력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가축분뇨의 자원가치를 한층 더 높여서 친환경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가축분뇨 퇴비와 액비의 품질개선 및 에너지 가치 증대 그리고 가축분뇨의 이용분야 확대방안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하고 있다. 동일한 약재라도 잘못 쓰면 독이 되고 잘 쓰면 명약이 되듯이 그 동안 일반인들의 관심 밖에 있었던 가축분뇨도 잘 처리하여 적절하게 사용하면 훌륭한 비료와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을이 희망이다

사람이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22년 전 6월에는 ‘독재타도, 민주쟁취!’, ‘호헌철폐, 직선제 쟁취’의 열망을 가졌던 수많은 학생과 청년, 노동자 그리고 넥타이를 맨 시민들이 각자가 가진 소망을 하나로 모았던 광장이 열렸다. 이후 한국 사회는 다양한 모순을 지혜를 모아 세계와 후세대에 부끄럽지 않은 제도와 환경을 가꾸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이러한 결집된 힘과 소망은 적어도 국가 권력이 사람을 물고문으로 죽게 하거나, 선거에서 돈으로 표를 매수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회로부터 단절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경제적으로 어려워 혹은 사회로부터의 소외를 감당할 수 없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목숨을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GNP는 올랐지만 중소 상공인들의 어려움은 개선되지 않았고, 쌀을 빼고 나면 외국 농산물에 의존된 밥상을 마주하게 된다. 에너지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 ‘빨리빨리’와 ‘성장률 숫자’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사회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그동안 개발과정에서 경제성장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파괴된 환경을 회복시키고 고에너지 사용 혹은 낭비적인 생활방식과 산업구조를 바꿔나가야 한다. 누가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를 넘어 세계 시민이 한 마을에 살아가는 지금, 지구촌 사회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또 존중하며 살아야 한다. 이러한 일을 마을에서 시작해야 한다. 각자 숨을 쉬고 살아가는 마을이 희망이다. 마을에서 만나는 시민들과 함께 마을의 문제뿐 아니라 지구의 아픔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이러한 마을들의 경험은 우리 사회를 비옥하게 만들어갈 토양이 될 것이다. 민·관·기업이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함께 미래를 가꿔나가야 한다. 경제적 가난과 사회적 소외를 줄여나가는데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공무원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역사회에 희망을 줬던 그 경험과 지혜는 지구촌의 또 다른 지역사회와 만날 이유가 될 것이다. 에너지와 먹을거리 나아가 삶의 지혜를 제공해 준 세계 시민들과 ‘주는 자’와 ‘받는 자’의 관계를넘어, 함께 다양한 종류의 꽃들을 피우도록 물을 주자.

성벽은 민심으로 쌓는 것

‘백성들 마음이 성을 이루고, 백성들 입은 쇠를 녹인다’<국어(國語)>고 했다. 여론의 중요성을 비유한 말이다. 18세기 초 홍세태(洪世泰, 1653~1725)는 도성의 방비책을 촉구하는 상소문에서, 이 구절을 인용해 말했다. “무릇 성을 지키는 어려움이란 성이 높지 않거나, 해자가 깊지 않거나, 무기가 날카롭지 않은 것을 이름이 아닙니다. 오직 인심을 얻지 못할까를 근심할 뿐입니다. 옛 글에, 뭇 사람들의 마음이 성을 이룬다(衆心成城)고 했었습니다. 돌로 쌓은 성이 성이 아니라, 백성들이 곧 성인 셈입니다. 백성들로 성을 삼는다면 어떤 도적인들 막지 못하며, 어떤 외적인들 물리치지 못하겠습니까?” 오기(吳起)는 전국시대 위(魏) 나라의 장수였다. 하루는 그가 서하(西河)의 배 위에서 무후(武侯)를 모시고 있었다. 배가 중류로 흘러가자 무후가 사방을 돌아보며 말했다. “좋구나, 산하의 험고함이여, 이야말로 위나라의 보배로다!” 오기가 대답했다. “나라의 안위는 군주의 덕에 달린 것이지 산하의 험고함에 달린 것이 아닙니다. 임금께서 덕을 닦지 않는다면, 이 배 안의 사람들이 모두 적국이 될 것입니다.” 오기는 무후가 무심결에 내뱉은 말에 싹트고 있는 나태한 마음을 경계한 것이다. 나라를 지키는 것은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군주의 덕망이다. 예로부터 많은 지도자들이 높고 튼튼한 성벽으로 외적을 막으려 했는데, 이것으로 끝까지 나라를 보전하지는 못했다. 진시황은 만리장성을 쌓았지만 벽돌이 다 굳기도 전에 내정 분란으로 망했다. 산성의 나라 고구려는 200여 년 동북아시아의 패자였지만 결국 내부 분열로 인해 사직이 무너졌다. 명나라는 중국 역사상 가장 많은 성을 쌓았지만, 1644년 청나라 군대에게 산해관(山海關) 문을 연 것은 자국의 수비대장이었다. 모두 민심은 외면한 채 높고 튼튼한 성을 쌓았다가 안으로부터 무너진 역사의 사례들이다. 외적도 성벽으로 막지 못할진대, 하물며 자기 백성들의 마음을 성벽으로 막는 지도자가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저런 사안으로 국민들의 마음이 술렁이는 6월이다. 군주가 배라면 백성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고 했다. 대통령은 국민들의 목소리에 겸허하게 귀를 기울이고,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들 마음 외에 다른 것으로 성을 쌓아서는 안 된다.

자원봉사로 역동하는 경기도

경기도의 자원봉사자 등록 인원이 5월31일 현재 115만 명을 넘어섰다. 경기도자원봉사센터가 운용하는 공식 포털의 집계로 전국 16개 광역 자치단체 중 가장 앞선 실적이다. 지난해 12월, 100만 명을 돌파한 이래 경기도의 자원봉사자 등록 수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듯 자원봉사센터에 등록을 하지 않고도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실제 자원봉사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비단 양적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우선 자원봉사에 대한 인식이 폭넓게 확산되고 참여도 굉장히 적극적이다. 도배봉사, 미용봉사 등 전문자원봉사에서부터 온 가족이 함께하는 가족자원봉사단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고 교육현장에서는 에듀봉사단, 학부모지도봉사단 활동도 두드러지고 있다. 사회지도층 인사의 참여도 활발해 ‘노블레스 오블리주’ 협약과 실천 활동도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남모르게 묵묵히 자원봉사하시는 분들, 물론 좋다. 다만 몇 가지 이유로 자원봉사센터와 적극 교류해주시기를 바란다. 도내에는 경기도자원봉사센터 뿐 만 아니라 31개 시·군마다 자원봉사센터가 있다. 생색을 내기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아닐 테지만 활동 실적을 전산에 입력하여 평생 관리해 주고 봉사활동 중의 위험에 대비한 보험도 가입할 수 있다. 각종 교육의 기회나 정보도 제공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으니 꼭 한번 노크해주기 바란다. 올해로 경기도자원봉사센터가 창립 열 돌을 맞았다. 오는 13일, 과천 서울동물원에서 경기도자원봉사센터 1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다. 경기도지사와 경기도의회 의장이 모범운전자들과 함께 소외 어르신들을 택시로 모셔오는 봉사활동에 나서게 되며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초대돼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도 마련된다. 시민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부스를 마련한 만큼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청소년 절반 “6·25 전쟁이 뭐야?”

현충일을 맞아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의 참뜻을 기리기 위해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특히 눈길을 멈추게 하는 것은 전몰군경유족회, 상이군경회, 전몰군경미망인회, 무공수훈자회 등 보훈단체와 보훈가족들이었다. 백발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부축을 받아 간신히 헌화 분향을 했고, 미망인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사람들 역시 가슴 뭉클하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누가 이들에게 불구가 되거나 소중한 가족을 잃게 하여 반세기를 슬픔과 고통 속에서 살게 했는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더욱 안타까운 일은 국민의 태도이고 마음가짐이다. 올해 4월 행정안전부에서는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의식실태를 조사·발표 결과, 6·25전쟁 발발 연대를 36.5%가 모른다고 했고, 특히 20대는 56.5%가 모른다고 했으며, 6·25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는 34%가 미국과 소련을 대신한 전쟁, 민족해방전쟁, 남한이 북침한 전쟁 등으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를 정확히 알고 보훈을 해도 가족 잃은 고통과 슬픔을 참기 어려울 진데 이런 상황을 두고 지하에서, 혹은 유족들은 어떤 심정일까. 쉽게 망각해 버리는 시대 흐름에 그 누가 비극의 역사를 바로 가르칠 것인가. 문제는 역사교육의 부재다. 6·25전쟁에 대한 내용만해도 교과서 편성자체가 중학교는 3학년 말미에, 고등학교 이과는 배울 기회조차 없으며 문과도 1학년 말미에, 2학년은 선택에 의해 학습하도록 되어있으나 이마저도 내신외의 범위여서 관심 밖이다. 또 같은 내용을 놓고도 해석을 달리하는 학자나 저자들이 있으니 학교에서는 더욱 지도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올해도 6월25일이 다가오고 있다. 6·25로 폐허가 된 나라를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으로 선진국 대열에 이르게 했다면, 그런 나라가 있기까지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있었다. 역시 국가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교육으로 해결해야 한다. 우선 교과서나 교육과정편성은 그렇다하더라도 학교에서 계기교육 등으로 역사적 사실을 한 치의 왜곡됨이 없이 철저히 지도하여 나라를 지키다 산화하신 영령에 대해 보답해야함은 물론 민족의 정통성을 바르게 지켜 나가야 할 것이다.

LED 시대에 접어들면서

절전, 장수명, 연색성 등 친환경적 우수 발광 특성으로 차세대 꿈의 광원으로 인식되는 LED(발광다이오드, Light Emitting Diode)에 대한 기술적·사회적 관심이 높다. 신문에는 연일 기사가 게재되고 특집기사로도 자주 다뤄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여 LED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국가과제 발굴 및 기획, 필요 인프라 구축 및 서비스 환경 조성에 골몰하여 대내외적으로 최대의 호황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치와 맞물려 그 필요성과 경제가치 유발효과에 대한 기대가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LED 소자를 다루고 있는 국내 업계 사정은 그리 편해 보이지 않는다. 우선 중요 핵심기술마다 선진해외업체들이 기 구축해 놓은 특허 그물망을 벗어나기도 힘들고 로열티 지불 등을 통해 직접 맞대응을 하자니 생산단가 상승으로 국제 가격 경쟁력 저하로 고전하게 된다. 또한 LED 칩 제조의 핵심 장비인 MOCVD(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는 대당 200만불이 넘는 고가장비인데 거의 전량 수입하고 있어 구입비용도 문제지만 납기 또한 길어 LED 수요 폭증에 대응한 신속한 시설구축 및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한 가지 큰 문제점은 절대적인 인력부족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오랜 기간의 실리콘반도체 활황과 상대적으로 화합물반도체 불황의 대비구조가 지속되다 보니 학교에서의 LED 인력배출이 적었으며 그 여파가 지금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LED 수요대국인 반면 공급은 매우 부족한 수급 불균형적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난국을 슬기롭게 타개하고 차세대 IT 핵심소자로서의 LED의 산업의 지속적 융성을 위해 최근 업계와 정부의 동감대가 형성되었다. 그 일환으로 금년 1월말 LED융합기술지원센터가 전국 3곳에 동시 발족되어 지역별 거점 역할은 물론 애로기술개발, 측정분석, 신뢰성 업무, 인력양성 등 다각적 기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러한 융합센터들이 산학연의 협력의 장으로서 좋은 거점이 될 것이며, 특히 경기 권역의 거점으로서 발족된 나노소자특화팹센터 부설 지경부 지정 광교LED융합기술센터도 이러한 시대적 국가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전력할 것이다.

주위에 멘토를 많이 만들자

길을 모를 때 물어볼 사람이 없으면 낭패다. 그럴 때 어디선가 상냥한 미소로 가르쳐 주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사막의 오아시스가 따로 없다. 그런 갈증을 해소해 주는 사람이 바로 ‘멘토’다. 조언자의 역할을 하는 사람을 멘토(Mentor), 조언을 받는 사람을 멘티(Mentee)라고 한다. 멘토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용어로 ‘가르침을 주는 훌륭한 선생’을 의미한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로 출정하며 아들 텔레마코스를 절친한 친구인 멘토르에게 맡겼다. 그는 오디세우스가 돌아올 때까지 아들의 친구, 선생, 조언자, 아버지 역할을 하며 잘 돌봐주었다. 그 후로 멘토는 지혜와 신뢰로 인생을 이끌어주는 지도자라는 의미를 갖게 됐다. 우리 복지관에서도 청소년들에게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한 상호 이해 및 유대관계를 형성하여 멘티의 다양한 고민과 고충을 들어주는 정서적 지지와 부모 부재로 인한 부족한 대리 역할모델을 학습하며, 다양한 문화 활동으로 사고를 확장시키는 사업을 하고 있다. 멘토는 학교 선후배 간에, 동료 사이에,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기업에서도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데, 회사나 업무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신입사원들을 1대1로 전담하여 지도, 코치, 조언하면서 실력과 잠재력을 개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멘토링은 멘토가 가진 고급 지식을 멘티에게 저 비용으로 이전시켜 준다는 점 외에도 멘토와 멘티의 1대1 인적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전반적으로 조직의 결속을 강화시켜준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훌륭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측면에서의 효과도 대단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나 휴렛팩커드도 미래의 경영진 양성을 위하여 멘토링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이고 인간적인 직장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멘토링 제도가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멘토 역할을 해주는 사람들을 주위에 많이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멘토야말로 내 자신을 제대로 알고 나에게 적합한 역할을 찾아주면서 삶의 질 향상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정보의 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작은 거인 이천시

지난달 9일부터 사흘간 이천에서 제55회 경기도체육대회가 열렸다. 대회 유치가 결정됐을 때, 대회를 치러본 경험이 없는 인구 20만의 작은 도시 이천에서 과연 큰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룰 수 있을까 하는 염려들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기도체육대회는 대도시에서 돌아가며 열렸으며 중소도시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개최 경험이 많은 대도시에 비해 전혀 손색없는 성공적인 대회였다. 아니 준비나 운영 등 모든 면에서 역대 최고의 대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천시가 이렇게 큰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룬 데는 3가지의 요인이 있었다. 첫째는 이천시의 치밀한 사전준비라 할 수 있다.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경험 많은 대도시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해 운영능력을 키웠고 부족한 체육시설은 국·도비를 유치해 보완했다. 또한 세계도자비엔날레와의 연계 등 이천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특히 건설의 노하우가 풍부한 이천시장은 부족한 선수단 숙소를 해결하기 위해 임대아파트를 건설하는 등 적극적이고 시기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했다. 두 번째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대대적인 성원이었다. 시는 폭넓은 홍보를 통해 대회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시민들은 대대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도민체전범시민후원회를 자발적으로 만들고 수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성금 모금운동을 벌여 2억여원의 후원금을 마련해 선수단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등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세 번째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천(2천)시를 상징하는 1천600명의 민간인들과 400명의 공무원으로 구성된 2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은 경기준비 및 진행, 교통안내, 환경정리 등 모든 분야에서 헌신적인 봉사를 통해 행사를 도왔다. 제55회 도민체전은 중·소 도시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귀감이 되었으며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뭉치고 자심감을 갖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우리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인 전병관 선수를 세계를 들어 올린 작은 거인이라고 부른다. 이천은 진정한 대한민국의 작은 거인이라 할 것이다.

한반도 평화

어린이 둘이 서로 싸우는데 어른이 싸움을 멈추고 화해를 시키면, 상대방이 잘못했다며 씩씩거리기 일쑤다. 그러나 시간이 좀 흐르거나 혹은 장난감이 생겨 빠져 들다보면 싸웠던 일은 개의치 않고, 그 속에서 깔깔거리며 다시 친구로 돌아간다. 이같은 어린이들의 모습은 어른들에게 어떻게 세상을 살아야 하는지 영감을 주곤 한다. “서로 사이좋게 놀아라”, “싸우더라도 곧 화해하고 용서해줘라” 등 이런 말들은 귀에 따갑도록 부모님이나 어른들을 통해 들어왔던 말들이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가면서 아이들에게 그런 행동을 요구하지만, 실상 ‘화해’나 ‘용서’는 말뿐으로 그치고 만다. 특히 정치의 영역에서 ‘화해와 용서’를 보기란 더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과정에서도, 남과 북의 치열한 불신과 군사력 증강으로 치닫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그 작은 희망마저도 지키기 어렵다는 한 숨이 절로 나온다. 남과 북의 불행한 과거를 바탕으로 한 증오와 폭력의 반복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도움이 안되니, 최소한 대결과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후대들에게 물려주는 것만은 중단해야 한다. 각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끊어질 듯 말 듯 힘겨운 과정을 통해 남북간 화해의 노력은 계속되어 왔고, 6·15선언 및 10·4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향해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건너왔던 화해의 징검다리를 거꾸로 돌아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려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답답하고 속상하다. 북의 핵이 남과 북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에 결코 이로움을 줄 수 없다. 또 이를 이유로 군사대국화로 길을 잡으려는 한국, 일본, 중국 정부의 노력 역시 평화의 길과는 거리가 멀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라는 비극 앞에서 우리 사회는 분열을 딛고 화해와 통합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바람은 당면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은 남과 북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대결을 조장하는 발언이나 정책을 버려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진정성있는 화해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또 그 과정에서 남과 북의 젊은 세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한경쟁 교육이 필요할 때

경기도교육청에서 사설학원의 심야교습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제한하는 조례제정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학생들의 건강증진은 물론 사교육비절감뿐만 아니라 공교육을 정상화하자는 취지라고 한다. 그러나 사설교육을 억제한다고 해서 공교육이 정상화될 리 없다. 양질의 교육제품을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약간의 차이라도 있으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교육의 효험을 알고 만족하였기에 계속해서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이들로부터 이러한 기회를 빼앗는 것은 자유주의 시장논리와 배치될뿐만 아니라 최선을 선택하려하는 인간본성을 거스르는 일이다. 대한민국 부모라면 누구나 허리가 휠 정도로 돈을 쏟아 부었고, 그 과정에서 돈을 마련하느라 온갖 수모도 겪는다. 그렇다면 지금도 진행형인 사교육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공교육 효율을 높일 방도는 없는 것일까. 물론 있다. 옛날처럼 초등학교 때부터 무한경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공교육의 효율화를 위해 우리보다 훨씬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저효율학교와 교사는 폐하겠다는 정책을 천명했다. 인적자원만이라도 경쟁력 있게 키워야 장래가 보장되는 한국에서 더욱 절실한 일이다. 교육의 목적은 학생의 능력향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는 능력향상보다는 좋은 점수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세계경쟁에 나설 인재양성이 아니라 평가제도를 비집고 명문대까지만 가자는 것이 한국교육의 고질(痼疾)이다. 변별력이 있는 어려운 문제로써 학생평가를 하게 되면, 일찌감치 학습능력의 서열이 드러난다. 자연히 고유 소질을 모르고 공부로 허세월하는 일은 없어지게 된다. 사교육으로는 둔재를 천재로 만들 방법도 없고, 억지점수를 내지도 못한다는 것을 곧 알게 되기 때문이다. 참교육은 교사에게서 비롯되지만, 제일 큰 것은 교육 환경이다. 우수한 학생끼리 같이 모여서 자극하고 격려하며 생기는 시너지가 교육의 원동력이다. 건강을 걱정하기보다는, 나라의 장래를 우선 걱정해야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무한경쟁교육과 평가를 도입한다면, 돈 들여 공부시키지 않아도 잘하는 아이가 곧 드러난다. 이들이 한국의 장래를 책임지도록 해야 현명한 것이다.

승마산업 활성화를 위해

말(馬)은 인류 역사와 성쇠를 함께 해왔다. 조선시대에는 병조에서 국가 말 생산을 직접 담당했고, 제주에 국영목장 10곳을 세워 말 생산기지로 삼았다. 세종 7년에는 금살도감을 설치하여 말 도축을 금지하고 말고기 먹은 자를 엄하게 처벌하였다. 당시 말은 곧 국력이었기 때문에 말 생산을 중요시했던 것이다. 군용, 농사용, 운반용으로써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말 두수는 급감해 1960년도 2만8천두에서 1980년도에는 3천894두로 감소했다. 1990년도 한국마사회가 제주경마장을 설치하면서부터 말 사육두수는 다시 급증해 2008년도에는 2만4천951두가 사육되고 있다. 규모면에서 말 산업은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나라 말 산업 구조를 살펴보면 경마산업이 98%를 차지하고 기타 승마 및 말고기 산업은 2%에 불과하다. 실질적으로 성장한 것은 경마산업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국민들은 ‘말’하면 ‘경마’만을 떠올린다. 말을 접촉할 기회도 없을 뿐만 아니라 승마는 귀족 스포츠로, 있는 사람들의 사치품으로 인식돼 기반조성이 부족했다. 실제로 전국에 있는 승마장은 약 200여개소이며 그 중 등록된 것은 40여개소에 불과하다. 말 산업 선진국에서는 경마산업과 승마산업이 1:1로 동반성장을 한다고 한다. 또한 각 나라마다 수많은 말 품종을 소유하고 있어 생활승마, 재활승마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말 산업으로 인한 다양한 일자리 창출은 당연한 일이다. 일부 승마인구가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승마산업은 걸음마 단계다. 생활승마 활성화, 승마 교관 양성, 승마장 설치를 위한 제도 뒷받침, 우리 환경에 적합한 승용마 육성 등 준비해야 할 일이 많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2012년까지 2천700억원을 투입하는 말 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하고 승마장 건설과 전문인력 양성, 승용마 생산과 공급 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제주마를 활용한 한국형 승용마 육성에 나섰다.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으면 승마가 대중화된다고 한다. 현재 골프의 문턱이 예전에 비해 낮아져 어느 동네를 가든 골프연습장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몇 년 뒤엔 승마가 생활 스포츠가 될 수 있단 이야기다. 우리 손으로 육성하고 조련된 말들이 아름다운 우리 강산에 뛰노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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