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우리 수원교육청 주변을 둘러보니, 아름답기 그지없다. 찬서리를 맞고도 제각각 개성있는 색깔로 자태를 뽐내는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아름다워 아마도 전국 제일의 교육청 숲일 것이리라.수원시에서는 교육청 옆 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가을철 낙엽거리로 정해 시민들이 도심 속에서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하고 있을 정도다. 사실, 예전보다 몇 배나 바쁘게 살다보니 정작 매일 근무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옆에 있는 주변의 아름다움을 느껴볼 겨를이 없었다.수원교육청 주변의 숲은 1979년 신풍동 청사에서 현재의 자리로 옮겨 올 때 그 자리에 있던 나무들을 필자가 학생들과 옮긴 데서부터 시작됐다. 중국굴피나무, 계수나무, 나라회나무, 일본목련, 복자기나무, 주엽나무, 싸리나무 등 어림잡아 50여종의 다양한 수종으로 조그마한 숲을 이루고 있다. 30년이 흐르는 사이 대부분의 나무는 눈에 띄게 아름드리로 성장해 새삼 감동스럽기도 하지만, 커다란 나무의 그늘에 묻혀 제대로 자라지 못한 나무를 보면 애잔한 안타까움도 느낄 수 있다.내가 정신없이 분주하게 살 때에는 저만치에서 산이 나를 보고 있지만, 내 마음이 그윽하고 한가할 때는 내가 산을 바라본다고 말한 법정스님의 이야기처럼 요즈음 우리 교육을 보면, 정작 교육이라는 숲속의 나무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고, 그윽하게 바라보는 데는 소홀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 우리 학교의 숲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소나무, 오동나무, 참나무 등 우리나라 전통 자생 수종들이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 아니면 리기다소나무, 가이쯔가향나무, 메타세콰이어 등 외래 수종도 함께 자라고 있을까. 자생수종과 외래수종, 큰 나무와 작은 나무 등 서로 다른 모든 나무들이 제 각각의 특성과 모양을 내면서 잘 어우러진 멋진 숲이 그려진다.그동안 허겁지겁 사느라 숲을 보지 못하였던 분주함을 뒤로 하고, 그윽한 마음으로 여유를 가지고 우리 교육의 숲으로 들어가 보자. 나무 하나하나를 살펴보아 가지치기를 하고, 흙을 북돋워주자. 서로 어울려 잘 자랄 수 있는 자리를 찾아주자. 이 가을 저마다의 색깔로 자태를 뽐낼 수 있도록 꿈을 키워주자./조성준 수원교육청 교육장
오피니언
조성준
2009-11-10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