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라는 말이 있다. 축산에서도 이런 대상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가축분뇨다. 축산과 관련이 없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가축분뇨는 작물의 영양원이 되는 비료물질을 포함하고 있고, 불이 잘 붙는 메탄가스까지 뽑아낼 수 있는 버릴 것 없는 귀중한 자원이다.
환경보호라는 개념조차 낯설던 우리 선조시절, 농업 국가였던 우리나라는 농경지의 비료공급원으로서 가축분뇨의 가치가 널리 인정돼 왔다. 실학자 박제가는 당시 중국의 문물제도를 소개한 그의 저서 ‘북학의’에서 수레의 필요성에 대해 “한 사람이 배설하는 분뇨로 한 사람이 먹을 곡식을 자랄 수 있게 하기 때문에 분뇨를 귀이 여길 줄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
가축분뇨는 작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공급하고 토양의 구조적 특성을 개량해 지력을 높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유용자원인 가축분뇨를 작물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는 과정이 바로 퇴비화와 액비화다.
퇴비는 경작지에 양분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며 토양의 공극을 형성해 공기유통 및 수분 보유능력을 증대시켜주고, 액비는 비료성분 공급 및 지력증진 그리고 경작지에 필요한 수분을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다.
산업혁명 이래 지금까지 인간은 유한자원인 화석연료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소비하면서 환경오염 및 지구온난화 등 범지구적 위험을 자초했다. 인류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환경친화적인 자원개발이 필요하다. 가축분뇨의 자연순환체계 달성은 이러한 개발방향의 한 축으로 작용하여 저탄소 녹색개발의 한 동력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가축분뇨의 자원가치를 한층 더 높여서 친환경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가축분뇨 퇴비와 액비의 품질개선 및 에너지 가치 증대 그리고 가축분뇨의 이용분야 확대방안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하고 있다.
동일한 약재라도 잘못 쓰면 독이 되고 잘 쓰면 명약이 되듯이 그 동안 일반인들의 관심 밖에 있었던 가축분뇨도 잘 처리하여 적절하게 사용하면 훌륭한 비료와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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