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씽씽 달리고 싶다

‘뻥 뚫리는 경기도’는 김문수 도지사의 교통개혁 슬로건이었다. 그런데 이 말은 치안이나 국방 등이 뻥 뚫린다는 어감으로도 느껴질 수 있어 다소 마음에 걸린다. 대신 이런 표현은 어떨까. ‘씽씽 빠른 경기도!’. 뻥 뚫리건 씽씽 빠르건 결론은 대중교통의 원활한 소통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번에 경기도가 야심차게 발표한 GTX사업은 지하를 뻥 뚫어 씽씽 빠른 경기도로 성큼 나아가는 신호탄인 듯 싶다. 지하 40m 이하에 직선 노선으로 건설하는 급행열차인 GTX는 화성 동탄과 서울 강남 사이를 불과 18분 만에 주파한단다. 꼬불 전철과 느릿 버스로 120분이나 걸리던 길이었기에 이 정도면 유쾌, 상쾌, 통쾌하다. 승용차를 대체하는 전철이다 보니 매연을 획기적으로 줄여 가장 환경 친화적인 교통수단이며, 건설 과정에서 일자리 26만개를 창출하는 보배둥이 사업이라고 한다. 좋다. 대찬성이다. 지하는 그렇다 치고 땅 위는 어떤가. 이미 수도권 전철·버스 환승할인 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상당히 편리해졌다. 대중교통을 매일 이용하는 사람은 환승할인으로 연간 최고 약 50만원 가량 절감된다고 하니 서민에게 여간 요긴한 제도가 아니다. 그렇다고 요금 할인으로 역할 끝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환승할인 효력이 제대로 발휘되려면 버스노선을 직선화해서 더 빠르게 해야 한다. 나는 시흥시 정왕동에서 수원역까지 버스로 출퇴근을 하는데 꼬불거리는 노선 탓에 도로에 허비하는 시간이 많다. 909번 좌석버스나 737번 시외버스를 이용하는데 안산역부터 상록수역 사이 구간에서는 넓고 빠른 길을 놔두고 굳이 좁고 굴곡 심한 노선을 꼬불꼬불 헤집고 다닌다. 물론 손님들을 더 태우자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런 방식이 손님을 늘게 만들까.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중교통은 신속성이 생명이다. 빨라야 손님도 는다. 장거리 간선노선은 직선화하고 가까운 거리는 지선 노선으로 잘 결합시켜야 한다. 탑승 시간이 단축되는 편리함 때문에 이용객이 더 늘 것이고 결국 버스 회사도 수익이 늘어 서비스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교통 체계도 사람이 만든 것이고 보면 사람이 마음먹으면 못해낼 이유가 없다. 경기도는 좀 더 씽씽 달리고 싶은 것이다.

교육갈등, 그럴 줄 몰랐나요?

지난 4월8일 경기도민에 의해 선출된 경기도 교육감이 5월6일 취임을 앞두고 있다. 취임을 며칠 앞두고 있으나 당선된 후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인수위원팀 발족에서부터 운영 등에서 혼선이 오가는 등 각 언론 매체에서는 투표율 최저로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느니, 반MB교육 충돌시작,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보수와 진보 대결의 장, 진보성향 교육감 등장에 교과부 ‘고심’, ‘反 MB교육’ 당선자-교육당국과 마찰 심화, 교과부 ‘국제고 신설 반대하면 경기교육청 제재’ 등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으며 제목부터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당선된 후에는 공약실천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만이 선출해준 선거인에 대한 도리임이 당연하나, 취임 전 이 같이 각 언론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당선된 교육감이 취임 후에 교과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제고 등 특목고 신설, 자율형 사립고 지정, 학업성취도평가와 더불어 지역 현안인 평준화 확대 등 크고 작은 여러 정책에 대해 어떤 입장으로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교과부와 교육감과의 갈등문제가 시작에 불과하여 향후 중대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내년부터는 교육위원회를 도의회에 통합하고, 교육감 선출도 시·도지사 런닝메이트 아니면 당 추천을 받도록 하겠다고 하는 등 교육감을 시·도지사 밑에 두고 정치시녀화 하려는 교육자치 말살정책이 계속되는 한 당연한 결과다. 우리나라 정치형태로 보면 정당이나 지역마다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시·도지사나 정당 정책에 따라 교육 색깔도 다를 것이 분명하다. 어느 시·도에서는 일제고사도 실시하고, 특목고도 늘여가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고, 어느 시·도에서는 그 반대의 정책을 추진할 것인데 그 때마다 중앙정부에서 제재를 가하고 길들이겠다는 것인가.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정치적 엄정중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가발전을 위한 진정한 교육자치, 선진 국민교육을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치인들은 심각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야한다.

우리사회의 과학기술 소통 능력

과학기술 직업인으로서 동일직군의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은데, 인문사회 분야 등 다른 직업군에 속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나누는 대화에서 언급되는 용어, 관심의 범위, 사고하는 논리체계에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직이 이공계 대학교수 이외에 사회적 직업으로 자리를 잡고 제대로 된 역할을 한 것은 그다지 먼 얘기가 아니다. 신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하면서 각 산업에 기여할 과학기술인력도 급속한 속도로 성공적으로 양성됐다. 우리 사회의 정치, 문화, 경제의 양극화가 진정한 사회통합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처럼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사고방식 체계의 수용으로 생긴 소통의 단절도 잠재적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 사람이 과학적 사고를 하도록 훈련이 되고 사회에 필요한 직업인으로서 기여하기까지는 많은 투자와 시간이 들어가고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학습기간 동안 습득한 지식이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말미암아 무용지물이 되지 않도록 늘 긴장하고 관련 신지식을 갱신하며 살아야 하고, 사회 구성원간 의사소통이 높은 수준으로 이뤄져야 각 분야의 역량이 상승적으로 발현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나 과학기술인이 지금까지 취해온 의사소통 대응태세로 보면 소통의 단절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것 같지 않다. 과학기술 감각은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경제 감각이 없으면 사회생활하기 어려운 것과 같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삶의 필수 요소이다. 일반인들을 위한 대중적 과학행사와 국공립 과학관 시설들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과학기술의 원리를 자신의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들과 연관지어 생각하고 느껴볼 기회를 많이 주어야 한다. 더불어 각종 미디어 기관들이 주도적으로 과학기술 대중화를 촉진하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제시해야 한다. 현재의 대중 과학행사와 과학 전시사업이 너무 상업적으로 흐르는 것 같아 한편 우려도 되지만 각종 행사와 전시회에 과학기술을 전공할 학생들뿐만 아니라 모든 학습 대상자와 일반 성인이 적극적으로 참여토록 유도하고 격려해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와 과학기술직 종사자간에 편협한 소통의 통로만 갖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중구·괴산군 지역교류 ‘눈길’

국내외 농어촌 여건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IMF 이후로 농수산물의 소비구조 변화, 대량 농수산물 수입으로 인한 도농간의 소득격차뿐 아니라, 문화 및 복지 혜택에서 소외되어 농어촌 이탈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는 최근 몇 년 동안 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8대 분야 서비스를 효율적·체계적으로 제공하는 전달체계를 대안으로 내놓고, 시·군·구 행정체계 개편을 비롯해 서비스 연계조정,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민관협력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에 따라 인천 중구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주축으로 충북 괴산군에서는 민관협의체를 중심으로 복지정책 실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최근 중구의 지역사회복지협의체와 괴산군 민관협의체가 자매결연을 맺고 합동연찬회를 가졌다. 이번 합동연찬회는 전국 최초로 이루어진 도시 지역사회복지협의체와 농촌 민관협의체의 교류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지금까지의 도농간 교류 과정에서 드러난 한계를 극복하고 조금 더 주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촘촘한 그물망을 하루 빨리 만들어 가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짧은 만남은 두 지역간의 민관협력체가 연대와 협력을 바탕으로, 새롭고 바람직한 협력체계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중구지역에서 열리는 사회복지의 날 행사에 괴산군민들을 초청해 직거래 장터를 열고, 중구지역 주민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신선한 식품과 특산물 등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괴산군 농민들의 소득증대에 힘쓸뿐만 아니라 각 분과별 교류를 통해 두 지역의 문화체험 기회를 열어 문화와 복지교류를 확대하기로 의견을 나누었다. 두 협의체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지역의 복지 관련 현안을 협력·해결해 나감으로써 상생(win-win)할 수 있는 관계를 지향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일회성 행사를 지양하고 상호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지속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해 나갈 것이다.

아침밥은 선택이 아닌 필수

하루중에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가 중요한 선택이나 결정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대라고 한다. 이 때가 뇌의 활성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로 판단력과 사고력이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이다. 우리 뇌의 에너지원은 포도당이다. 그런데 식사 후 4시간 정도가 지나면 식사로부터 포도당이 공급되지 않는다. 아침밥을 거르게 되면 전날 밤부터 15시간 정도 영양 공급이 중단되기 때문에 뇌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아침밥을 먹어야만 뇌에 필요한 포도당을 채워줄 수 있다. 물론 밥이 아닌 빵이나 감자 등을 통해서도 포도당을 섭취할 수도 있겠지만 밥이 갖는 여러가지 장점에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밥은 오래전부터 우리 국민의 주식으로 자리하고 있어 친밀하며 단백질, 당질, 무기질, 지질,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쌀밥 한 그릇(150g)의 열량은 약 220㎈로 라면의 반 이하지만 영양이 풍부하며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밥은 대장에서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낙산을 만들어 내는 한편 섬유질이 풍부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대장암을 예방하는 데도 좋다. 그리고 최근 연구결과 밥은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고지혈증 개선효과도 뚜렷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현미밥에는 비타민E나 오리자놀 같은 항산화제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이러한 항산화제는 인체내에서 생체막의 손상이나 지질의 과산화를 억제하여 노화방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동맥경화 예방에도 유효하다. 또한 밥은 감자, 식빵 등 대부분의 전분 식품들에 비해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지 않아 지방의 합성축적이 억제되어 비만 예방에도 좋다. 이 밖에 혈압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침밥의 중요성은 오래전부터 인식되어 조선시대에는 태자의 교육법에도 명시되어 있었다. 바쁘거나 번거롭다는 이유로 아침밥을 거르거나 빵이나 라면 등 간편식으로 대체하는 걸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특히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반드시 아침밥을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이다. 아침밥은 우리의 건강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세계에서 유일한 축구대회

70대 이상 되신 어르신들로만 구성된 약 30여개의 축구팀이 우리나라에 있다. 83~85세의 선수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이 축구팀들이 매년 대회를 수차례씩 치르고 있다. ‘어르신 축구대회’, ‘장수축구재단대회’, ‘최장수 어르신 축구대회’가 그것인데,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이 갖고 있는 어르신들의 축구대회다. 축구가 좋아 평생 축구공을 놓지 않고 운동을 해 오신 분도 있지만, 사오십이 지나서 취미를 갖고 축구가 주는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공을 차는 경우도 많다. 이 분들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청소년시절 해방을 맞이했으며, 이후 대한민국정부 수립에서부터 6·25동란, 6,70년대 산업화, 80년대 민주화 항쟁 등 우리나라 근대의 가장 격동적인 시대를 고스란히 온 몸으로 겪으며 희생적으로 살아오신 분들이다. 이 분들의 눈물겨운 노고는 철저한 애국애족과 책임감이 없었다면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분들이 오는 5월 드넓은 운동장에 다 같이 모여 건강, 단합, 행복을 외치며 전년도에 이어 축구대회를 연다. 화창한 계절에 건강한 모습으로 푸르른 운동장을 누비는 어르신들 모습을 미리 그려본다. 나는 이 대회의 고문과 명예회장으로 작년부터 이 대회를 치러오면서 어르신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대회의 뿌듯함이 더욱 커짐을 느낀다. 올해도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어르신들의 운동장 사용과 심판선정, 경기보조의료진 등 대회에 필요한 것들을 ‘경기월드컵재단’, ‘경기생활체육연합회’, ‘경기축구연합회’ 등과 상의하며 도움을 받게 됐다. 어르신들의 부상에 대한 염려로 다소 제약이 따르는 부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많은 이해와 배려를 약속해 주어 위안이 되고 감사한 마음이다. 세계 유일의 어르신 축구대회에서 멋진 모습으로 공을 차시는 어르신들의 건강과 열정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공부에도 프로선수가 필요하다

평준화를 지향하는 현 교육에 대한 우려가 깊다. 대한민국 브랜드에는 정밀하다, 빠르다, 악착같다, 확실하다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아직 저평가 받은 바가 없지 않지만, 작은 국가임에도 세계적 기업이 여러 개 있을뿐만 아니라 IT강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IMF위기도 훌륭하게 극복했고 일본을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이런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대한민국이 이룩한 경제발전 속도를 따라잡을 나라는 세계사에서 더이상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앞으로 닥칠 미래다. 지금까지는 화려했으나 이제 대한민국은 내리막길에 다다른 느낌이다. 여야는 무조건 싸우고, 국가발전이나 민생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애써 좁혀 놓았던 선진국과의 격차를 더 벌려놓기만 하는 현실을 볼 때 마음이 아프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해법은 바로 교육이다.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한 대한민국의 원동력은 교육에 있었다. 세계적 안목을 갖춘 지식인들이 소신있는 정치인들을 만나 이뤄진 결과였다. 국민은 누구나 자기가 맡은 바가 있다. 이 맡은 바를 훌륭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 평준화는 하향 지향이다. 문제가 쉽다보니 나쁜 점수는 실력 탓이 아니라 컨디션 탓이 되었다. 축구특기생을 일찍 발굴해 필요한 특화교육을 시켜야 하듯, 공부에 재주가 있는 사람도 일찍 선발해 특화교육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브랜드가 지금에 와 있는 근간에는 굶으면서도, 코피를 틀어막으며, 허벅지를 꼬집어대며 무한경쟁을 펼치며 머리를 깨쳐나갔던 우리 선배들의 장렬한 희생이 자리하고 있다. 운동에 프로선수가 필요하듯이 공부에도 프로선수가 필요하다. 내가 낳은 자식이 꼭 공부를 잘해야만 된다는 것은 고집이다. 공부천재는 골고루 이집 저집에 태어난다. 하향식 평준화교육으로 이러한 천재들을 썩히는 것은 국가운명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옆집에 천재가 나오면, 이들이 바로 우리 대한의 아들딸이다. 이들이 국가를 현명하게 운영하면, 국민들은 그 덕택에 좋은 삶을 살아가게 되는 이치다. 지도층이 무식하면 국민은 평생 뼈골이 녹아나게 막일만 해야만 한다. 이제라도 무한경쟁을 통해 세상을 현명하게 내다보는 천재들이 양성되는 교육이 실시되기를 갈망한다.

저탄소 녹색성장

봄 가뭄과 이상고온이 계속되고 있다. 지구의 온도상승과 함께 찾아오는 예측불허의 홍수, 가뭄, 추위 등 이상기후 현상은 앞으로 우리의 생활을 더 크게 위협하게 될 것이다. 지구온난화를 초래한 주범으로는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을 근간으로 편리한 생활을 누려온 ‘인간 활동’을 꼽는다. 최근 석유를 물 쓰듯 쓰며 자동차 사회로 세계를 만들어온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어려움은, 화석에너지에 철저히 기대어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방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라는 경종이 아닐 수 없다. 현 정부에서는 작년 8·15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정책’을 발표한 이후, 신문과 TV는 연일 우리사회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보도하고 있다. 또 봄이 되면서 많은 모임과 단체들도 지구온난화를 줄이는 다양한 환경행사들을 곳곳에서 펼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각 지자체마다 더 큰 행사를 기획해 펼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정책은 저탄소사회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상황을 공유하고, 지구온난화의 주요 요인인 이산화탄소 저감목표를 설정해 이를 달성하기 위한 사회 각 구성원들의 구체적인 목표와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 물론 정부나 전문가 일방이 만들어 지자체에 통보하는 자료가 아닌 사회 각 구성원별 토론을 거친 협약과 실천과정을 평가하고 점검하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은 생략된 채 지속적으로 환경이벤트만 되풀이할 태세로 보여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또 지구온난화에 대응한다며 ‘녹색’이라는 수사를 앞세웠을 뿐, 일자리창출이라는 명분을 이용해 전 국토에 개발바람을 불러일으키려 한다. 나무와 식물들이 스스로 잘 자라던 하천변을 세금으로 갈아엎고 꽃을 심어 관광지로 만드는 것을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포장해서는 안될 것이다. 22일 세계 지구의 날을 맞아 우리가 가정과 직장에서 얼마나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정부와 지자체의 에너지 및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내용과 현재의 추진과정을 꼼꼼히 살펴 문제점을 개선해 바른 방향으로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구가 바로 내 몸이며, 내 몸에서 점점 곪고 있는 병을 직시하고, 치료를 위한 의지를 곳곳에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명해야 할 때다.

동물을 통한 삶의 질 향상

국립축산과학원에서 21일부터 24일까지 장애인의 날을 맞아 ‘동물과 함께하는 놀이마당’ 행사를 개최한다. 동물과의 교감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동물과 함께하는 활동은 동물매개활동(Animal Assisted Activity)이라고도 하며, 사람이 동물과 어울림으로써 기분전환, 여가선용, 치료 등을 도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활동을 말한다. 동물매개활동을 통해 기억력 향상이나 관찰력 배양, 말하는 능력 향상과 같은 인지적 효과를 비롯해 타인에 대한 이해심 향상, 외부에 대한 관심 증진과 같은 사회적 효과, 심리적 안정, 정신적 흥미 유발, 스트레스 해소 등의 정서적 효과, 근육 발달, 근육계 및 평형 감각의 재활 등 신체적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동물매개활동에는 개, 고양이, 토끼, 돼지, 관상조, 염소, 오리, 말, 소 등 사람과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는 다양한 동물들이 함께할 수 있지만, 훈련된 동물로 예방접종과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받아 건강에 이상이 없어야 가능하다. 또한 동물매개활동을 통해 심리적, 신체적 치료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전문 치료사가 어떤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정확하게 기록하며 그 사람에게 부족한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것으로 동물매개치료(Animal Assisted Therapy)라고도 한다. 동물매개치료는 9세기 벨기에에서 동물을 장애인 치료에 이용한 것을 최초로 보고 있으며, 그 후 많은 연구와 실질적인 치료에 동물을 이용해 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이 분야에 대한 연구나 활용은 미진한 편이다. 1994년 삼성화재에서 안내견학교를 설립하여 활동을 하고 있으며, 최근 일부 학교에서만 과목을 개설한 정도다. 앞으로 노령화 사회로의 진행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독거노인이 증가하고, 독신자 증가와 물질만능 주의 등으로 정신적 압박감과 소외감이 점차 커짐으로서 인간을 대신해 줄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는 점차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물매개치료는 또 하나의 블루오션 분야로 평가되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학문적 이론 정립이나 체계적인 연구 및 사회적 공익을 인정하고, 정부에서도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동해단상(東海斷想)

꽤 오랜 세월 세계를 돌아다니며 고지도 유물을 수집하고, 이 유물들을 가지고 고지도 전문 박물관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내 영혼을 사로잡은 것 중 하나가 고지도에 표기된 ‘동해’라는 명칭이었다. 18세기까지 전 세계에서 제작된 지도의 대부분은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를 동해로 표기했다. 19세기 이후 지도에서 이 바다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는데, 이는 국력이 부쩍 커진 일본이 세계 여러 나라에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나는 종종 각종 고지도에 그려진 동해를 보면서 역사와 이름의 관계를 생각하곤 한다. 지도를 보다가 문득 동해의 역사와 삶을 떠올렸다. 이 바다에는 무슨 사연과 내력이 감추어져 있으며, 여기를 배경으로 펼쳐진 삶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옛 문헌을 들추고 연구 성과를 뒤지는 한편 틈틈이 동해 곳곳을 찾아갔다. 포구의 새벽시장에서 어촌민들의 생동감 넘치는 삶을 느끼고, 옛사람들이 울릉도를 보았다는 삼척의 소공대(召公臺)에 올라보고, 각종 민속의 흔적을 돌아보았다. 천지개벽 이래 동해는 백두대간의 앞마당이었고, 옛 사람들은 둘을 하나의 짝으로 여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580년 정철은 삼척 죽서루에서 술잔을 기울이다 설핏 잠이 들어 꿈속에서 신선에게, 국자 모양 북두칠성을 기울여 창해수를 부어 마시고, 또 이 술을 세상에 고루 나누어 억만창생을 다 취(醉)하게 한 뒤 다시 만나 한 잔 할 것을 제안한다(관동별곡). 비슷한 시기 임숙영은 금강산 비로봉 위에 올라 “동해를 기울여서 봄 술 잔에 더한 뒤에, 이 세상 억만 사람 모두 취케 하고져!”라고 읊조렸다. 이는 백두대간 위에서 동해를 바라보는 지식인의 기상이자 목민관의 포부가 이러했다. 옛글에 “산에 오르니 정이 산에 가득하고, 바다를 보니 뜻이 바다에 넘친다”고 했으니, 백두대간과 동해에 딱 어울리는 구절이다. 몇 번 동해 답사를 마치고 돌아와 다시 지도를 보니, 그 위에 백두대간이 꿈틀대고 연구실 안에 동해 파도가 넘실거린다. 알고 사랑하니 관념과 현실이 일여(一如)하게 된 것이라. 세상 모든 존재는 더 많이 알고 더 뜨겁게 사랑하는 자의 차지가 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빚을 갚으려면 고통 감수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회장에게서 10억원이라는 큰 금액을 받았다고 고백하며 한 말이다. 이 일로 권 여사는 검찰에 불려나가 조사까지 받았다. 빚을 갚기 위해 빌린 돈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나는 그 말을 믿고 싶다. 사람의 말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앞뒤가 분명해야하고 사실대로 솔직히 털어 놓아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해명은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 고향으로 돌아가 정착한 첫 대통령이다. 그는 고향 김해 봉하 마을에서 오리농법으로 쌀농사를 짓고, 하천 정화활동도 펼치는 한편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직접 맞이하기도 했다. 노무현 판 귀거래사라고나 할까. 이런 그의 활동은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얻으며 봉하마을이 일약 인기 관광지로 부상하는 효과도 누렸다. 퇴임 후 거주를 위해 봉하 마을 사저를 짓는 것에 대해 봉하대, 아방궁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전직 대통령이 그 정도의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이 엄청난 채무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상황은 달라진다. 빚이 있으면 빚을 먼저 갚아야지 으리으리한 대저택 짓고 폼 다잡고 산다면 누가 납득할 것인가. 빚을 갚는데서 오는 고통은 자신이 감내해야지 또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 채무를 갚는다니, 그건 빚이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진정 의지가 있다면 한 달에 1천만원 이상 국가로부터 받는 지원금도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액수만 남기고 모두 빚 갚는데 썼어야 했다. 전직 대통령이 쪼들리고 힘들어도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오히려 큰 격려와 박수를 받았을 것이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문제 해결 노력이야말로 사람들의 진정한 호응을 받아 진실성을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는 이런 해결의 방향과는 정반대로 갔고, 그에 따른 혹독한 대가를 치룰 것 같다. 꽃소식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마음을 허탈하게 만든 안타까운 일이다.

학급담임이 싫어요

학교장으로서 학년 초 인사가 아주 중요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교장이 일방적으로 업무나 학급담임을 배정해도 누구하나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없었다. 그러나 요즘 일부지역에서는 교무, 연구 등 업무부장 배정도 어려워 학교장이 통사정해서 배정하고, 초등학교에서는 고학년 담임을, 중·고등학교는 아예 전 학년에 걸쳐 담임배정 때문에 학년 초 인사가 힘들다고 한다. 담임을 기피하기 위해 진단서를 제출하기도 하고, 여직원은 임신까지 얘기한다고 한다. 따라서 담임은 경험이 전무하고 학교나 학생, 지역사회 풍토를 전혀 알지 못하는 신규 교사나 당해년도 전입교사, 심지어 기간제 교사의 몫이 되고 있다. 왜 이런 지경까지 왔나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요즘 대개 한두 자녀를 기르다 보니 지나친 자녀사랑으로 인해 부모의 말도 함부로 여기는 학생이 있는데 선생님의 훈계 정도는 오죽하겠는가? 학교에서 학원숙제를 해도, 공부시간에 잠을 자도 혼내기가 두렵고, 기초학력이 부진해 방과 후에 남겨놓고 지도해도, 심지어는 다른 친구에게 폭력을 가해 선도차원에서 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체벌은 물론이고 말만 잘 못해도 학부모가 당장 학교에 와서 따지고 담임에게 폭력까지 가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이런 부모에게서 배운 학생도 훈계하는 선생님에게 대들고, 욕설은 물론 폭력까지 행사하는 사례가 있으니 누가 그 어려운 담임을 맡겠다고 자청하겠는가. 물론 선생님 자신의 문제도 있기에 깊이 반성해 볼 일이지만 학부모나 사회의 새로운 인식이 필요할 때다. 담임수당 몇 푼으로, 책임과 의무만을 강조해 ‘강등’ 등의 징계양정 강화 등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오히려 더욱 움추러 들게 하고 공교육을 망치는 일이다. 이 세상에 자녀 잘못 되기를 바라는 부모나 제자 잘못 되기를 바라는 선생님은 한 사람도 없다. 학급인원 감소, 수업시간 수 최소화, 업무경감 등도 중요하지만 선생님은 단순히 지식을 파는 사람이 아님을 알고, 선생님을 진정으로 믿어주는 사회, 칭찬과 격려, 존경해주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그런 풍토가 조성될 때 학생지도에 더욱 최선을 다할 학급 담임도 자청해 나설 것이고, 그런 선생님이 자율과 창의성을 발휘해 지도한 학생이야말로 미래사회를 이끌 바람직한 글로벌 인재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규제개선 통한 반도체 산업 발전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 불안에 전 세계 실물경제가 위기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 첨단산업 중 잘 나가고 있던 반도체 및 IT분야도 경제의 불황을 피하지 못하고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한시적 규제유예’ 제도를 도입하고, 6월말까지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작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유예기간이 끝나면 규제를 되살리는 게 원칙이지만 유예기간 중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규제에 대해선 유예기간 종료 이후 폐지·완화를 추진키로 했다. 몇 해 전에 경기도 이천의 하이닉스가 수도권정비계획법과 환경보호관련법 등의 문제로 새로운 공장의 투자가 지연되고 결국에는 본사가 있는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전·설립됐다. 반도체산업, 특히 우리나라가 강한 메모리반도체의 특성상 공장은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고, 기판크기는 크고, 칩 사이즈는 작게 만들어 남들보다 먼저 적기에 출하해야 이윤을 보장할 수 있다. 반도체 제품의 사용수명이 짧아 늘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투자액수가 어느 산업보다도 크고 첨단 산업 중 발전 속도가 가장 빠르며 그 속도를 맞추느냐, 못 맞추느냐에 따라서 기업의 이익과 손실 또한 어마어마하다. 아울러 공장을 한곳에 모아 천문학적 가격의 첨단장비 활용도 높이고, 청정실유지, 가스 및 화학약품 공급장치, 폐수시설, 발전설비 등도 집중배치해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점점 미세화 되어가는 반도체칩의 속도와 내구성 향상을 위해서는 구리 사용이 필요하다. 구리가 몸에 필수적인 요소임에도 과다하게 흡수되어 유해할 가능성이 있다면 이미 구리 사용이 반도체 생산에 일반화되어 있는 다른 국가들처럼 사용 후 나온 폐수를 처리하여 인체나 환경에 해가 되지 않도록 철저히 제어하면 된다. 대부분의 나라가 경제를 살리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 환경 친화적인 측면과 효율적인 생산 운영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도체 강국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및 대만 등이 있고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중국이 최근 정부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육성정책에 힘입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우리는 풀 수 있는 규제는 적극 완화하고 대처하는 것이 반도체 선진국을 유지하고 명실 공히 전세계 반도체의 최강국이 되는 지름길일 것이다.

죽을 때까지

배움에 나이가 있을까, ‘늙을 때까지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배운다’라는 말이 있다. 어느 시대나 동일하겠지만, 인간의 삶의 질은 장수나 재물 등 보이는 외형이 전부가 아니라, 그 안의 내용 즉, 건강한 가운데 장수인가, 화목한 가운데 서로 나누는 재물인가 하는 내형의 상황에 더 크게 좌우되는 것이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하룻밤 사이에 수천, 수백의 새로운 지식과 새로운 발명품이 출현하는 놀라운 변화의 시대에 살면서, 발전하는 시대상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시대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겉은 최첨단의 고급 옷을 입어 행복한듯 보이지만 실은 그 옷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 채 옷이 겉돌고, 벗어버리고 싶지만 그렇다고 발가벗고 살 수는 없는 불편한 심기가 될 것이다. 인간이 장수하고자 하는 소망에도 내형의 건강이 전제되는 것이고, 더구나 오늘날 그 건강은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지능적 건강까지 요구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모든 지식을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단지 우리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 있더라도 변화하고 발전하는 이 시대에 방관자가 아닌 깨어있는 참여자로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마인드로 삶의 가치를 추구하며 살고자 할 때, ‘전쟁’으로도 표현되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창출되는 격변의 세계동향에 대한 이해와 핵심을 읽는 혜안이 뒤따르게 될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지난달 5일에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평생교육진흥 조례안’이 발의되어 이달 3일에 통과됐다. 경기도민의 평생교육기회의 증대와 평생교육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위해 마련된 이번 조례로 경기도민이 전 생애에 걸쳐 끊임없이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고, 그로인해 개인의 발전은 물론 지역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죽을 때까지 배우는 자세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정신과 육체가 강건하고 행복한 장수를 경기도민이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도시의 발전과 자원봉사

시간이 지나면서 역사가 되고 역사는 도시의 변화를 가져 오게 한다. 도시의 변화는 시민 생활의 변화와 시민의식의 변화도 함께 가져다준다. 변화를 통하여 취약해지거나 불편하거나 더 힘들어지거나 잃어버리는 것도 있으나 재미있고 편해지고 다양해지고 풍부해지고 발전적이고 순기능적인 부분도 많이 있다. 시민의식 변화에서의 순기능적인 면은 도시 발전에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자원봉사활동을 들 수 있다. 지난해 인천광역시의 자료를 참고로 외국의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참여율 현황을 보면 영국이 51%, 호주 46%, 미국 44%, 네덜란드 38%, 스웨덴 36%, 벨기에 32%, 덴마크 28%, 일본 29%, 아일랜드 25%, 한국 21%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국민들의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참여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인천광역시는 올해 ‘인천방문의 해’와 함께 ‘인천세계도시축전’을 개최하게 되면서 자원봉사로 하나 되는 ‘명품도시 인천건설’을 위해 전 시민의 자원봉사 생활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과 ‘2014 아시안게임’을 위한 인천광역시의 자원봉사 분야의 프로그램 개발 및 자원봉사자의 증가와 활동 참여율 등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아시안게임을 치루는 2014년에 100만 명의 자원봉사자를 목표로 자원봉사 선진 세계 10대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국제적인 대규모의 행사만을 치루기 위한 이벤트성 활성화가 아닌 인천광역시가 새로운 면모로 발전하는데 필요한 자원봉사 분야의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인천시민들이 자원봉사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의식 변화와 함께 실천이라는 참여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인천광역시자원봉사센터 및 중구자원봉사센터 등 인천의 각 구·군 자원봉사센터에서 인천세계도시축전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자원봉사자를 4월1일부터 4월24일까지 모집하며 8월7일부터 10월25일까지 1일 1천380명씩 연인원 총 1만2천명의 자원봉사자의 손길을 통하여 송도국제도시를 비롯한 인천 전 지역에서 80일간의 ‘미래도시 이야기’가 펼쳐지게 된다. 인천이 지금 비상하려 한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지지와 함께 ‘인천세계도시축전’을 계기로 자원봉사 문화가 우리 사회에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생명창고와 주인

“농사는 천하대본이라는 말은 결코 묵은 문자가 아니다. 이것은 억만년을 가고 또 가도 변할 수 없는 대진리이다. 사람이 먹고사는 식량품을 비롯해 의복, 주옥의 자료는 말할 것도 없고 상업, 공업의 원료까지 하나도 농업생산에 기대지 않는 것이 없으니만큼 농민은 세상인류의 생명창고를 그 손에 잡고 있다. 우리나라가 돌연히 상공업의 나라로 변하여 농업이 그 자취를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이 변치 못할 생명창고의 열쇠는 의연히 지구상 다른 어느나라의 농민이 잡고 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 농촌부흥운동을 했던 윤봉길 의사가 지은 농민독본의 한 구절이다. 윤 의사는 당시 19세로 약관의 나이였지만, 80여년이 지난 오늘날 비교우위론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업을 미리 내다 보고 걱정하는 혜안을 갖고 있었다. 식량의 무기화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오늘날 만약 우리의 생명창고 열쇠가 중국이나 미국의 농민에게 넘어 간다면, 그들이 쌀 한 가마에 100만원을 내라고 해도 사먹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비교우위론을 신봉하는 이들은 상대적 열세인 농업보다는 경쟁력이 있는 산업에 집중 투자해 그 제품을 수출하고 식량을 비롯한 농산물을 수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경제적인 논리로만 판단한다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농업은 무역을 통해 달성되지 않는 공익적인 기능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이를 ‘농업의 다원적 기능’으로 보고 크게 식량안보, 환경보존, 사회문화보전, 경제, 식품안전성기능 등 5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중요성을 인정하고 이를 회원들이 확보해야 할 공동목표로 삼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농업협정 서문 및 제20조에서도 농산물 무역자유화 협상 과정에서 식량안보, 환경보존 등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선진국중 농업강국이 아닌 나라는 없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농업의 발전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생명창고인 농업과 그 주인인 농민에게 더욱 힘을 실어 줘야 한다. 5천년 역사의 자존심인 생명창고는 반드시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교통약자 이동편의 조례에 관해

한국은 좀처럼 거리에서 장애인들을 보기 어려운 나라로 알려져 있다. 왜냐하면 장애인들이 집 밖으로 나와 이동하기에는 불편함을 넘어 안전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애인단체들과 시민사회는 ‘경기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 조례’를 제정해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희망해왔다. 결국 장애인단체들이 반대하며 수정을 요구해온 조례안은 지난 3일 경기도의회를 통과했다. 2001년 1월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일어난 장애인 사망사건은 장애인들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데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이를 계기로 장애인단체들은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마침내 2007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제정되고 각 지자체가 조례를 만들고 있다. 이 법에는 장애인 등의 이동권을 분명한 권리로 명시하고,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의 수립,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 특별교통수단 도입과 이동지원센터 설치, 지하철 역사에 이동편의시설로 휠체어리프트가 아닌 엘리베이터 설치를 규정하였다. 경기도의회가 발의한 조례의 내용을 보면 장애인들뿐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조례 제정의 이유로 교통약자의 대중교통에 대한 접근권 및 교통약자의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권을 보장하는 인간중심의 교통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이들의 사회참여와 복지증진에 이바지하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그런데 내용에서는 저상버스 및 특별교통수단의 도입과 관련 언제까지 몇 대를 확보할 것인지, 경기도와 각 시·군 지자체가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어떻게 예산을 마련하고 분담할 것인지 등의 내용이 빠져있다. 질병, 교통사고, 산재 등으로 비장애인들도 장애를 갖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고, 고령사회로의 이행 정도를 바라볼 때 우리 사회의 준비가 한 참 늦었다. 장애인들은 경기도 장애인 정책을 세움에 있어 교통약자 당사자 참여 보장, 이동권을 복지적 시혜가 아닌 기본권으로 바라볼 것, 교통약자 정책의 실효성과 공공성을 확보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가 살기 좋은 사회로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해서는 장애인들의 목소리에 근거한 정책 수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의료관광과 우리의 대책

의료관광이란 글자대로는 의료와 관광을 접목시킨 것이다.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하여 관광(여행)을 한다는 것이다. 의료관광에는 환자 이외의 동반자로 인한 부대비용이 크게 발생한다. OECD가입국가 중에서 가장 의료비용이 싼 우리나라에서는 체류나 관광에 지출된 부대비용이 의료비용 자체보다 훨씬 더 크다. 물가가 비싼 선진국을 비롯한 의료관광 중심국들은 의료소비자들이 기분 좋게 부대비용을 많이 지불케 한다. 대한민국의 의료서비스를 원하는 해외고객은 많다. 그러나 현재 이들의 수요성격을 분석하고 체계적으로 접근·모집하며 홍보를 할 수 없게 돼있다. 그 이유는 의료관광을 통해 궁극적으로 수익을 보는 의료기관이 수수료를 지불할 경우, 의료기관 알선금지 등의 의료법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관광을 위해 한국에 입국비자를 신청하는 개발도상국 사람들이 거부당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를 교정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금년 4월 중에 국회통과를 앞두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의료관광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장기적 지원대책 수립은 참으로 중요하다. 경기도에도 의료상품을 팔고자 하는 의료기관이 많은데, 이들이 각기 해외에서 활동을 펼친다면, 과다경쟁과 덤핑 등의 사례로 귀착될 것이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경기도에서는 의료서비스 해외판매를 추진하고 있는 기관을 위한 종합지원책을 펴야 한다. 머리 좋기로 소문난 싱가폴은 자국의 의료기술을 선전하는 데 한국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몇 년 전 한국 샴쌍둥이에게 무료수술을 해주고, 이를 전 세계 언론에 알렸다. 한국도 샴쌍둥이 수술을 잘 할 수 있지만, 이 사건을 통해 한국은 의료후진국이며 싱가폴의 의료종속 국가가 되어버렸다. 싱가폴 병원은 단 돈 1억원으로 수 십조 이상의 홍보효과를 얻은 것이다. 의료서비스의 경쟁력은 신기술 개발에서 나온다. 현재 질에 비해 값이 싸서 경쟁력이 있는 대한민국 의료기술이 그리 오래갈 수는 없다. 머지않아 가격인하 경쟁에서 태국에 백기를 들고 말 것이다. 경기도에는 가장 훌륭한 바이오 의료 기술개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이제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여 의료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느냐에는 경기도 정부의 능력과 노력에 달려있다. 다시 한번 싱가폴에 당하는 일을 경기도가 막아야 한다.

토종 화이트데이를 아시나요?

3월3일, 4월9일, 5월2일, 9월9일 모두 축산물 데이다. 3월3일은 삼겹살데이, 5월2일은 오리데이, 9월9일은 치킨데이. 그런데 4월9일은 무슨 날일까. 4월9일은 바로 하얀색 고기의 대명사 ‘닭고기’를 먹는 화이트데이(白日)이다. 9일은 한 해가 시작된 지 100일에서 하루가 모자라는 99일째가 되는 날로 100일에서 하루(一)를 뺀 흰 백자 백일(白一)이다. 예로부터 99세를 백수(白壽)로 일컬었다는 점에서 토종 화이트데이에는 99일째가 되는 날에 백숙을 먹고 백수(白壽)를 누리자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닭고기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닭고기가 남녀노소 모두 즐겨먹는 서민 음식이지만 옛날엔 손님을 접대하는 잔칫상에나 오르던 귀한 음식이었다. 특히 장모는 백년손님인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았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근육섬유가 가늘고 연해 소화흡수가 잘되기 때문에 위가 약한 환자나 노인, 어린이에게 좋다. 또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다. 특히 닭 가슴살은 단백질을 23.1%나 함유하고 있는 고단백 식품이다. 연예인들의 몸매관리 비법이 닭 가슴살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닭 가슴살 찾는 사람이 많아져 ‘요새는 가슴 없는 닭이 많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또한 닭 날개에는 콜라겐 성분이 많아 탄력 있고 매끄러운 피부를 원한다면 닭 날개를 먹는 것이 효과가 있다. 이밖에 닭고기는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전체 지방의 2/3 정도가 불포화 지방산이어서 다른 육류보다 필수지방산이 많다. 특히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동맥경화나 심장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리놀렌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비타민A가 쇠고기의 10배 정도 많고 필수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일본의 한 제과업체가 판촉을 위해 만들었다는 2월14일, 3월14일은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라 해서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 농민들을 위한 화이트데이(白日)를 아는 이는 드물다. 우리 땅에서 만들어진 농축산물의 소비 촉진을 위하여 만들어진 4월9일 화이트데이(白日). 다이어트는 물론 피부에도 좋은 닭고기를 많이 먹어 어려운 시기 우리 농민들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건 어떨까.

지도부국론(地圖富國論)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설파했다. 인간은 언어를 넘어서 세계를 이해하거나 파악할 수 없다. 세계는 오직 언어 안에서만 존재한다. 더 많은 어휘를 가졌음은 더 많은 세계를 지녔음을 의미한다. 한 사회에서 사용되는 과학기술어, 문화예술어, 감각어, 형이상학어의 수량은 그 사회가 도달한 학문과 문화 수준의 지표가 된다. 이는 개인에게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니, 언어는 풍요의 또 다른 척도가 된다. 언어는 인간의 정신이 객관화된 상징 체계이다. 언어와 비슷한 상징 체계로 지도가 있다. 우리는 지도가 제시하는 만큼만 세상을 알 수 있다. 네비게이션이 없으면 낯선 곳을 찾아가기 어렵듯, 지도가 아니면 감각적 인식 밖의 세계를 알 길이 없다. 지도는 그 사회가 도달한 경험, 지식, 상상력의 총화이다. 지도가 제시하는 세계의 크기는 그 사회가 지닌 세계 인식의 크기와 비례한다. 지도의 다양성과 정밀도는 그 사회 구성원들이 지닌 세계관의 다양성과 세계 이해의 정밀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지도는 한 사회가 성취한 문화수준을 보여주는 가늠자인 셈이다. 중국 고대의 법제서인 ‘주례(周禮)’는 “직방씨(職方氏)는 천하의 지도를 손에 쥐어 천하의 지리를 장악한다”고 했다. 직방씨란 지방 행정과 외교 업무를 맡았던 관직이다. ‘삼국지연의’에서 유비는 툴툴대는 아우들을 달래가며 삼고초려로 제갈량을 찾아간다. 유비의 성의와 진심을 확인한 제갈량은 서천(西川) 54고을의 지도를 벽 위에 걸고 천하삼분계를 설명했다. 이 지도의 의미를 읽지 못하면 제갈량도 이해할 수 없다. 18세기 실학자 성호 이익은, 선비라면 지도를 그릴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세상을 지배한 자들은 먼저 지도를 장악했다. 정확한 지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담고 있는 세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위난의 시절 우리 사회에 묻는다. “우리 지도자들의 집무실에는 다양한 지도가 걸려 있는가.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지도 연구자들이 양성되고 있는가. 다양한 분야의 성과들이 지도로 표현되고 있는가. 우리는 미래의 꿈과 전망을 담은 지도를 그리고 있는가” 대답 여하에 따라 우리 미래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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