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보육, 사회 형평성 역행

경기도는 최근 경제침체 등으로 위기에 처한 취약계층이 어려움을 극복할 때까지 최대한 돕겠다는 ‘무한 돌보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시적 생계곤란 등 위기상황을 맞은 가정에 대해 3개월간 생계구호비를 지급하고 소정의 주거비를 지원하며 버림받은 아동과 노인들을 위해 임시보호센터를 운영하는 등 위기에 처한 취약계층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에 경기도민의 입장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가정보육교사제도 정책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도의 지원금이 지급됨에도 월에 약 50만원~80만원까지 부모가 가정보육교사의 급여를 부담해야 하는 관계로 대다수 일반 부모들이 이용하기에는 먼 나라 이야기다. 소수의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보육지원 정책일 수밖에 없는 일명 ‘귀족보육’이라 일컬어지는 이 제도는 사회적 자원을 재배분해 사회 형평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정부의 역할에 역행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자유 시장경제에서 개인의 선택사항일 수밖에 없는 1:1보육은 예산과 제도가 지원돼야하는 공적부문이 아니고 전적인 사적영역이다. 현재 농어촌지역, 특히 도서, 산간벽지 지역의 경우 보육연령의 아동이 있다하더라도 아동수가 적어 보육시설 설치가 어렵거나, 있다손 치더라도 원거리여서 도저히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부분의 해결을 위한 국공립시설 설치의 경우도 재정적 부담이 만만치 않아 실로 보육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이 아직 많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미처 들여다보지 못한 곳에 질병, 장애 등의 이유로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영유아들도 많다. 경기도는 고소득층에게만 해당될 뿐인 현재의 가정보육교사 지원 사업에 치중하기보다는 전문 보육서비스의 손길이 절실함에도 접근이 용이치 못한 영유아들에 대한 전면적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사회구조적·환경적 여건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기회의 불평등과 생존권의 위협에 대해 책임의식을 통감하고 사회적 안전망 설치를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기다.

관광호텔 건립 활성화를 위해

단 5개의 특급호텔, 720개의 객실을 가지고 2010년까지 외래관광객 1천100만명 유치 및 외래관광 소비액 24억2천만불 달성을 성공할 수 있을까? 경기도의 정책목표인 ‘경기 2020 비전과 전략’에서는 2010년까지 경기도 방문 외래관광객 1천100만명과 1인당 외래 관광수입 250불을 주요 지표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의 관광여건은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역부족한 현실이다. 2008년 12월 현재, 전국에는 192개의 특급관광호텔에 3만2천937개의 객실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에는 전국대비 2.19%인 단 720개의 객실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실은 경기도는 부가가치 높은 체류형 관광지가 아닌, 외래관광객들이 잠시 머물렀다 지나가는 경유형 관광지의 한계를 보이는 것이다. 경기도는 수년 전 부터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현재 ‘한류월드’라고 불려지는 킨텍스 배후 부지를 고양숙박문화단지로 지정하여, 수 천실 규모의 관광호텔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관광숙박시설 인프라 확충에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서울시에서는 관광숙박 인프라 확충을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이 발표되고 있다. 지난 9월8일 끝난 제217회 서울시의회에서는 관광진흥법에 규정된 관광호텔업이나 한국전통호텔업을 위한 관광숙박시설을 건축할 경우 시·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용적률을 현행 도시계획조례에서 정하는 수치의 20% 범위에서 완화할 수 있다는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이 가결됐다. 이같은 결과로 관광호텔의 용적율을 최대 200%까지 늘릴 수 있어서, 관광호텔을 신축하고자 하는 사업자에게는 막대한 수익성 증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금까지 경기도는 관광객유치, 관광수입증대를 목표로만 설정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기반에는 소홀하지는 않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도 다른 지자체들은 실질적인 관광투자 유치를 위한 파격적인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공부 잘하는 뇌 만들기

최근 들어 테크놀로지가 급속도로 발달함에 따라 유아기 뇌 발달에서 대뇌피질의 전두엽도 중요하지만, 변연계의 발달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두뇌에서 학습을 담당하는 주요 영역은 대뇌피질이지만, 편도체와 해마로 이뤄지는 변연계는 학습을 통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기인 강한 신념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담당한다. 이런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아무리 대뇌피질이 발달되어 흔히 말하는 지능지수가 높다하더라도 변연계에서 목표를 반드시 이루어내겠다는 의지, 동기와 자신감이 결여되었으면 대뇌피질이 활발하게 작동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인지적 뇌가 발달해서 IQ가 높다고 해도 변연계가 발달하지 못했다면 동기부족으로 학습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2009년 6월 영국 킹스 칼리지 정신의학연구소의 플로민 교수팀은 IQ만큼이나 자신감은 학교성적에 영향을 주며, 유아기 자녀의 자신감은 학교에서의 성적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조기교육을 넘어 초조기교육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부모들은 변연계의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해질 것이다. 변연계의 발달을 촉진하는 방법은 어머니한테 사랑받는 게 지상 과제인 자녀에게 항상 웃는 얼굴로 사랑을 주고 호기심을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변연계의 발달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 진부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겠지만 정서적 욕구와 호기심 충족은 말은 쉽지만 현실의 양육 상황에서는 매우 어렵다.어린 자녀가 묻는 말에 굳은 얼굴로 아직 몰라도 돼, 하라는 학습지나 제대로 해라고 대답하면서 키운 자녀가 중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너는 왜 스스로 공부를 안하니?, 누구를 닮아서 진득하게 앉아 공부를 못하니?하면서 자녀를 힐책하는 부모들이 많이 있다. 그 대답은 그렇게 키운 당신 때문인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뇌 만들기 비결은 부모의 사랑과 호기심 충족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정원주 협성대 아동보육학과 교수

학생들의 진로지도는 필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식기반사회는 새롭게 만들어지는 지식의 양이 엄청날 뿐 아니라 지식이 생성돼서 소멸되는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이 매우 짧아졌다. 또한 지식과 기술의 발달 속도에 따라 다양한 직업군이 출현하고 또한 부침하는 변화를 겪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최종 목적은 자기가 좋아하는, 능력에 맞는, 잘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고 일을 통해서 자아실현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탐색, 발견하고 이를 충분히 계발하여 원하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다 하겠다. 그러나 현실은 매우 암울하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연구 결과 학생들 대부분은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몰라서’ 또는 ‘하고 싶은 일이 많아 선택하기가 곤란해서’ 등의 이유로 진로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학생들 모두는 특별히 잘 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이상은 있으며, 나름대로의 꿈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가진 꿈을 이루게 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부모들은 청소년들의 막연한 꿈에 대해 점검해줘야 한다. 그들의 꿈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인지(흥미), 자신이 잘 하는 것인지(적성), 다른 사람과 다른 나만의 독특한 것인지(성격),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인지(가치관)를 파악해주어야 한다. 우선은 진로검사(적성, 흥미, 성격, 가치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합한 직업 도는 직업군을 선정한다. 그리고 원하는 목표를 위해 언제까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진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토대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어떤 것을 하겠다는 것을 제시하는 인생설계도 작성이나 커리어 로드맵을 만들어 보게 하고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실천하면 우리 아이들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학교와 가정 모두 우리 아이들의 진로지도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하며, 특히 모든 학교에는 전문적으로 진로지도를 담당하는 전문 상담교사를 배치할 필요가 있다.

가을의 문턱에서

어느덧 가을의 문턱에 와 있다. 며칠 전부터는 아침에 일어나면 서늘한 기운이 감돌아 오늘은 무슨 옷을 입고 나가야 할지 잠시 고민스럽기까지 하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여름도 이제 또 지나간다. 왕성한 자연의 생동을 쫓아 다니며 정신없이 지내는 사이 그렇게 잊고 있었던 그 가을이 어김없이 다시 찾아 왔다. 가을은 흔히 천고마비의 계절, 결실의 계절, 독서의 계절, 남성의 계절 등으로 불린다. 무엇을 해도 잘 어울리는 넉넉한 계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가을은 나에게 세 가지 큰 선물을 가져다 준다. 그중에 하나는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깨끗한 하늘이다. 일상에 젖어들다 문득 창밖을 보다가 눈에 들어오는 새파란 가을 하늘은 자연스럽게 터져나오는 탄성과 함께 나를 멍하게까지 만든다. 그냥 그렇게 물끄러미 시선을 멈춘 채 한참을 넋 잃고 바라다 보면 영화 속의 슈퍼맨처럼 그 투명한 창공속으로 쏙 빠져 들어가고픈 생각이 절로 든다. 맑고 깨끗하고 새파란 가을 하늘은 나에게 꿈과 희망을 가져다준다. 또 하나는 가을 꽃의 대명사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코스모스꽃이다. 가냘프고 청순한 이미지의 코스모스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대단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찾아 나서고 싶은 고귀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꽃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설레임이 가득한 추억을 만들어 주는 꽃이다. 가도 가도 끝나지 않는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은 마음을 부풀게 하고 그 길이 끊어지는 자락에서 왠지모를 허전함에 다시 그 길이 나왔으면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가을의 선물 또 하나는 황금들녁이다. 노랗게 펼쳐진 잔잔한 들판을 보면 그 풍요로움에 가슴 뿌듯한 희열을 느낀다. 우리의 황금들녁은 그림을 그려도 사진을 찍어봐도 그 편안함과 정겨움에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대작이 나오게끔 되어 있다. 마을입구에 밤나무 익어가는 소리를 뒤로 한채 벼이삭이 패는 논둑길을 걷다보면 여기저기서 놀라 튀는 메뚜기도 정겹기만 하다.

사회서비스 바우처에 거는 기대

정부에서는 사회복지서비스를 중산층까지 확대하기 위해 바우처 제도를 도입해 노인돌보미, 장애인 활동보조 서비스, 아동인지향상 서비스 등의 사회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바우처 제도는 서비스 대상이 되는 사람에게 국가에서 미리 지급해준 바우처(보증서)를 서비스 제공자에게 주면 서비스 제공자는 정부에 그 증서를 가지고 현금을 청구하여 지급받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카드를 사용해 결재토록 하고 있어 서비스 제공기관이 신속하게 그 비용을 받을 수 있고 사용하는 사람도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제도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함으로써 수요자 중심의 시장구조를 정립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서비스 향유로부터 소외돼 있는 계층에 대해 서비스 구매권을 지원함으로써 공공복리를 증진하며, 공급자간의 경쟁을 강화하여 가격인하 및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유도 할 수 있다. 여기에 산업의 육성 및 활성화 등 산업연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공급자 간의 경쟁 왜곡과 서비스 공급자 선정이 잘못 이뤄지면 공급자 보호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으며, 수혜자에게 수치심을 유발하는 낙인효과와 근로의욕 저하 및 거래 행정비용 상승 등의 부작용도 있다. 바우처 제도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서는 그 목적이 복리증진인지, 효율성 제고인지, 공급자 보호를 통한 관련 산업 활성화인지 등과 같은 명확한 목표설정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서비스의 소비를 통해 수혜계층이 충분한 효용을 얻을 수 있어야 납세자들 간의 공감대 형성과 바우처의 전매 및 수요자 공급자 간의 결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밖에 첫 해 시행되면서 예산부족으로 사업이 중단돼 바우처 사업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된 것을 볼 때 충분한 재원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최근 우리사회의 사회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주권의식은 점점 높아가고 있어, 전자 바우처 제도의 도입은 시기적절하다고 보여 진다. 바우처 제도의 시행 확대를 통해 진정한 수요자 중심의 사회서비스가 제공되는 선진복지국가로 발전되기를 기대한다.

‘흥’까지 앗아간 신종 인플루엔자

올해 4월, 멕시코와 미국에서 시작된 신종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를 무서운 기세로 강타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사스에도 강했던 우리나라까지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아이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부터 서서히 기승을 부리던 신종플루는 개학과 함께 환자수를 늘리고 있고 아이를 갖고 있는 부모들의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신종플루가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만큼 집단생활 공간의 우려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난 6일 현재, 우리나라 신종플루 확진자는 6천214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방학이 끝나자 확진 환자수는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더구나 바이러스 특성상 여름보다는 환절기, 그리고 기운이 내려갈수록 더 기승을 부리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환자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의학계에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최근 신종플루에 감염돼 치료를 받던 40대 여성이 뇌사상태에 빠졌고 바이러스가 뇌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첫 사례로 세계 보건기구에 보고됐다는 것이다. 바이러스의 무서운 전염성과 변이, 그리고 위험성에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고민이 크겠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장이나 공공장소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더구나 9월과 10월은 자치단체가 마련하는 크고 작은 행사가 상당히 많다. 경기도에도 이 기간에 1천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행사가 무려 477가지나 된다. 지역행사는 흥을 기본으로 지역특산물과 지역의 우수성, 그리고 지역 특징을 외부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신종플루 때문에 흥이 사라질 판이다. 경기도와 시·군에서는 지역축제와 행사를 계속해서 취소하거나 축소, 연기하고 있다. 신종플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부터 차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미 축제와 행사에 필요한 일부 예산을 집행한 곳도 있어 그에 따른 손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외국에서부터 시작된 신종플루로 우리의 흥까지 빼앗겨 버려 아쉬움이 크다.

녹색기술-‘식량작물’의 변신

며칠 전 논에서 자라는 잡초인 ‘피’를 기능성 작물로 복원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대표적인 구황식물이었지만 쌀 자급으로 사라졌다가 아미노산과 무기영양소인 칼륨·칼슘 함량이 많아 새롭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감자 또한 쌀이 부족한 시기에는 주곡 대용으로 귀하게 취급됐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자를 값싼 음식의 하나로만 여겨왔다. 그러나 미국 스미소니언 연구소의 헨리 홉하우스는 역사를 바꾼 5가지 씨앗이라는 책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원료인 ‘키니네’, 미국 남북전쟁의 발단이 된 ‘목화’, 유럽문화를 바꿔놓은 ‘차(tea)’, 서인도제도의 ‘사탕수수’와 더불어 아일랜드인들을 굶주림에서 구해 낸 ‘감자’를 인류역사를 바꿔놓은 5대 씨앗으로 정의했다. 또한 유엔은 앞으로 20년에 걸쳐 매년 1억 명의 인구가 새로 생겨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에서의 이러한 인구 증가의 95%가 식량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하고, 비타민 C와 칼슘이 풍부한 감자가 그러한 치명적인 영양실조를 감소시키는데 크게 일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해외농업 기술공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알제리에 씨감자 생산체계 구축 지원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농촌진흥청에서는 4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 항산화기능이 뛰어난 ‘자영’과 ‘홍영’을 개발했다. ‘자영’은 겉과 속이 진한 보라색이고 ‘홍영’은 모두 붉은 컬러 감자로 맛도 좋고 외국인이 색상을 선호하여 국내 항공사의 기내식으로 납품하는 등 소비시장이 개척되어 농가소득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신품종은 병해충에도 강해 농약사용량도 감소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녹색성장 시대에도 걸 맞는 품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피’, ‘감자’ 뿐 아니라 다양한 작물의 신품종을 개발해 1차 산물의 이용뿐만 아니라 기능성 물질을 탐색하여 식의약 소재 등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물의 끊임없는 변신을 통해 식량문제 해결과 더불어 2, 3차원의 농산물 창출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도로 조성을 먼저 생각하자

자전거도로에 관해 말들이 많다. 의정부시의 부용천변 자전거도로는 부실시공으로 비판받고 있고, 구리시의 망우리공원 도로에서는 자전거를 타던 시민이 도로 옆 절벽으로 떨어져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시흥시의 자전거도로인 ‘그린웨이’는 농로에 무리하게 조성돼 뒤늦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저탄소녹색의 으뜸으로 추앙되며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자전거도로 조성정책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자전거도로에 관한 말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정책결정자와 시행자가 자전거를 자동차의 대용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일부 지자체는 차도 대신 인도를 줄이고 그 자리에 자전거도로를 조성하고 있다. 결국 자전거도로를 전시용 행정으로만 생각하고 실제 자전거도로 조성에 일말의 진정성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자전거도로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자전거(自轉車)는 글자 그대로 차(車)의 한 종류다. 차 중에서도 두 바퀴로 굴러간다 하여 이륜차(二輪車)라 불린다. 즉 친환경정책으로서의 자전거도로 조성은 기존의 자동차 도로를 다이어트 하여 자전거 도로를 조성하는데 비로소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답은 나와 있다. 진짜 자전거도로는 기존의 자동차도로를 다이어트 하여 새로 확대할 자동차 도로를 자전거 도로로 조성해야 한다. 자동차도로 정책보다는 자전거 정책을 우선하여 자전거를 다니게 할 수 있도록 할 때야 진짜 자전거도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차 먼저 나고 사람이 나중에 난 것이 아니듯, 자전거 먼저 나고 사람이 나중에 난 것도 아니다. 사람이 제 다리로 걸어 다니겠다는데 그 길을 자동차는 물론이요 자전거도 뺏을 순 없다. 자전거는 녹색성장의 동반자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자전거를 주요한 교통수단으로 활성화 시켜야 한다. 기름 한 방울 안 나오는 우리의 현실에서 자전거는 에너지 절약뿐만 아니라 환경오염도 줄이고 국민건강 증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분석하기 힘든 시대

중국의 경제적 발전과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은 이미 종이호랑이시절 모습이 아니다. 1989년 천안문 위기와 여러 소요를 겪으면서도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공산당은 ‘개혁개방’이라는 ‘잘 살기 운동’을 통해 국가도 발전시키고 자신들의 정권도 유지할 수 있었다. 부분적인 억압과 통제가 국가의 총체적 발전에 도움이 되고, 국민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면, 그 성과의 그림자에 있는 사람들도 그 체제에 반항해서는 안 된다는 민주적인 것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중국의 내부를 보면 이제 자신들의 인권과 권익을 주장하는 새로운 집단들이 나오고 있고, 정부는 이들을 언론 홍보정책을 통해 기술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즉, 강압의 권위주의는 신권위주의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 언론에는 어려운 상황에서 서민들의 입장에서 정부 정책을 펼치려고 노력하는 지도자의 성실한 리더십이 엿보인다. 그러나 양지에 있는 사람들이 음지에 있는 사람들의 실제적 고통을 현실로 체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민주화를 외치던 사람들은 한국의 민주화는 권위주의 사회를 민주주의 사회로 바꾸어 놓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 사회를 자세히 보면, 경제에 중점을 두는 경우 민주는 어는 정도 사장되는 경우도 있고, 민주주의를 주창하다 보면 시장경제라는 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현재 우리정부는 신자유주의의 구도 안에서 시장경제에 중점을 두고 서민을 위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경제체제의 그늘진 곳에 가보면 그 혜택에서 소외되어 있는, 선거 때만 민주적 행사를 할 수 있는 하층 소비자를 많이 볼 수 있다. 어려워도 참다가 선거 때나 자신들의 입장을 표현하는 시장경제의 혜택에서 소외된 오로지 선거를 통해서만 주권을 나타낼 수 있는 민주시민들이다. 민주주의니 시장경제니 그리고 신자유주의니 신권위주의니 하는 말 보다, 어두운 현실을 미리 둘러보고 그늘에 있는 민주시민들에게 시장경제의 혜택을 나누어줄 수 있는 시대, 실천적 지성인이 더 많은 시대에 살고 싶다.

보육통합정보시스템 “적응 어렵네”

새 정부가 들어서 보육업무가 지금의 보건복지가족부로 이관되면서 전격 도입된 아이사랑카드 제도가 올 7~8월 전북지역 등 일부 지역에 시범 운영되고 비로소 9월 들어 전면실시됨에 따라 어린이집과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학부모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 학부모의 낮은 정부지원체감도와 시설의 행정업무 간소화 및 신뢰성 제고를 목적으로 정부가 영유아의 보육 지원비를 학부모에게 지급한 뒤 신용카드로 해당 어린이집에 결제토록 하는 이 제도의 시스템은 이전에도 어린이집을 통해 지원되던 보육지원비를 지급 경로만 학부모를 경유토록 한 방식이다. 하지만 해당 카드 이용대상 요건이 변경되고, 당초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카드결재의 불확실성 등 우려가 가시화되는 만큼 당해제도가 전격 도입된 지금도 제도의 수정과 보완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학부모와 시설의 혼란이 가중되고, 수요자 중심의 보육정책 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어떠한 정책이든 도입초기에는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혼란과 번거로움이 발생하겠지만 정부는 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기존의 시스템을 뒤업고,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라면 발생될 부작용과 제도 정착비용의 최소화를 위한 예측이 선행 되어야 한다. 현재 어린이집들은 아이사랑카드 사업수행을 위해 새로 도입된 보육통합정보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때 아닌 홍역을 치루고 있다. 매월 5일 해당 시스템에 등록된 사항을 기준으로 기본보육료 지원금액이 산출되기에 보육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온갖 정성을 쏟아야 할 보육교사들이 지난 1일부터 새로 도입된 보육통합정보시스템 및 아이사랑카드 단말기와 씨름하기 바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하는 보육제도들과 새로 도입되는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한 보육시설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이 실로 눈물겹다. 정부는 이를 다소나마 이해하고, 보육수요자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고자 한다면, 혼란을 줄이고, 적응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농업의 미래 ‘경관농업’

드넓게 펼쳐진 노란 해바라기 동산의 장관, 해바라기 평원으로 유명한 스페인 남부의 이야기가 아니다. 단양 느티해바라기 단지 20만평에 만개한 해바라기 밭의 모습이며, 최근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경관농업(景觀農業)’의 성공적인 사례다. 경관농업은 기존의 1차산업인 농업을 유통, 관광서비스 중심의 3차산업으로 체질변화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이미 잘 알려진 제주도의 유채꽃, 보성의 녹차밭 외에도 고창의 청보리밭, 광양의 매화밭 등 전국적으로 여러 경관관광의 명소가 생겨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과 인터넷 개인 미디어의 유행으로 독특하고 아름다운 농촌의 경관은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며 전파되고 있다. 이같은 경관농업은 대규모 농장에 보기 좋은 농작물만 심는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경관과 이야기가 어우러졌을 때, 그 경관은 방문객에게 더욱 큰 감동을 준다. 강원도 평창 봉평면에 넓게 펼쳐져있는 메밀밭에서 매년 9월이면 소금을 뿌려놓은 듯한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경관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소설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장면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이처럼 아름다운 경관과 그 경관 속에 숨겨진 독특한 이야기는 경관농장이 차별화 된 명소가 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경관농업의 또 다른 성공요소로 농작물을 활용한 먹을거리, 살거리의 개발, 즉 가공상품의 개발을 들 수 있다. 제주도에는 지평선 가득히 푸르른 경관을 볼 수 있는 녹차밭이 있다. 이 곳에는 녹차밭의 경관만큼이나 유명세를 타고 있는 명물 ‘녹차아이스크림’이 있다. 심지어 녹차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부가가치 상품이 됐다. 이처럼 경관작물의 가공상품은 농민들에게 수익성을 제고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경관농업은 농업의 미래가 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다만 농업을 근간으로 유통업, 관광업 등 다양한 산업이 결합돼 있는 만큼, 치밀한 준비를 해야 그 가능성이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올바른 어린이 조기 영어교육

글로벌 시대를 맞아 영어 잘하는 것이 최고의 경쟁력으로 부각되면서 영어 조기 교육에 붐이 일고 있다. 심지어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영어를 들려주는 영어 태교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부모의 욕구를 반영하듯, 유아교육상업주의로 영어유치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영어유치원은 정식 교육기관으로 인가받을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유치원이 아니라 ‘학원’으로 등록돼 있다. 학원이기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보다 운영 기준이 까다롭지 않고 정부의 관리감독도 소홀한 편이다. 대부분의 영어유치원에서는 원어민에게서 배워야 제대로 영어 발음을 할 수 있다며 원어민강사를 강조하고 있다.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영어를 의사소통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소통 도구로서의 영어를 배울 때 의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영어유치원에서 배운 말들을 유창한 발음으로 말하는 어린이들을 큰 자랑으로 여기고 또 부러워한다. 그러나 우리는 책에 쓰인 글이나 어른의 말을 암기하여 그대로 읊조리는 것을 보고 말을 잘 한다고 하지는 않는다. 내 생각을 상대에게 제대로 전하고 또 그의 생각을 제대로 들을 수 있어야 말을 잘하는 것이다. 영어문장을 외워 영어회화를 한다는 것이 마치 현대적인, 국제적인 인물을 키우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서울대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최초의 외국인인 파우저 교수가 어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국민이 왜 영어를 유창하게 잘해야 하느냐”고 물으며, 유태계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도 “We will”을 “뷔 빌”로 읽었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일화를 전했다. 아직 유아영어교육에 대한 적절성 여부는 학자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다. 그렇지만 이미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영어교육의 욕구해소를 위해 어린이들에게 영어교육을 하더라도 올바른 유아영어교육의 목표를 설정하고 어린이의 발달단계의 특징을 고려한 영어교육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사의 고뇌

교사는 직업 선호도에서 늘 상위에 속하며, 초등학교 교사 양성기관인 교육대학교의 입학 성적은 일류대와 같은 수준이고, 중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한 임용고사는 경쟁률이 5∼30대 1이다. 이렇게 교직에 들어온 교사들에게 수업은 자아실현의 공간으로 한 시간의 수업이 만족스러우면 하루가 즐겁고, 그렇지 못하면 퇴근 후에도 우울해진다. 많은 준비를 하고 수업에 임하나 즐거운 날이 별로 없는 것이 요즘 교사들의 고뇌다.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할 수가 없어요, 다른 학생과 잡담을 하고, 휴대폰 문자를 보내고, 옆의 학생과 다투기도 하며, 주의를 주면 적개심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심지어는 반항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한 초등학교 교사의 말이다. “우리 선생님은 제가 어떤 행동을 해도 저를 처벌할 수가 없어요, 체벌을 하면 휴대폰으로 찍어서 인터넷에 올릴거에요” 이 말은 한 초등학생의 말이다.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담임을 모든 교사들이 기피해 새로 전입온 교사나 신입 교사의 차지다. 중·고등학교 역시 담임은 기피의 대상이다. 학교가 이렇게 된 것은 우선은 학생들의 의식구조와 생활양식의 변화에 있으며, 둘째는 학부모의 ‘내 자식 제일주의’가 원인이며, 핵가족화와 맞벌이에 따른 가정교육의 부재 때문이다. 셋째는 교사의 문제로 학생들의 의식구조와 가치관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 있다. 다음은 사회의 문제로 촌지와 체벌의 척결이 교육개혁이라는 사회 분위기는 교사의 권위를 실추시켰고, 이로 인해 교사의 권위와 신뢰감이 추락했다. 이제는 치료해야 할 때다. 우선 학생들의 규범 확립을 위한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의 협력 체제 구축이 필요하며, 학교와 교사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와 실질적인 교권확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교사는 사회와 학생들의 급격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과 유연성을 갖춰야 하며, 기성세대와는 다른 학생들의 문화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인간으로 학생을 인정하고 학생을 이해하도록 상담연수, 재미있는 수업 등 자기 연찬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의왕 8경

의왕에는 8경이 있다. 의왕8경은 다시 자연경관 8경과 도시경관 8경으로 나뉘어지는데 그냥 통틀어 의왕 8경이라 부른다. 사실 의왕시는 면적이 그리 넓은 도시는 아니다. 더구나 면적의 60%가 산이다. 이렇게 좁은 면적에 가볼만한 곳, 자랑스러워 할만한 곳이 16군데나 된다. 이러한 구경거리, 자랑거리를 스스로 만들어 내고 찾아 낸 것 같다. 그 자연경관 8경 중 1경은 의왕시 중심에 있는 모락산이다. 나뭇가지 너머로 살포시 떠오르는 모락산의 일출은 그 모습이 너무나 예쁘고 소박하다. 2경은 백운산계곡이다. 계곡도 계곡이지만 산입구의 왕곡천은 그 흐르는 물소리가 항상 정감이 넘쳐흐른다. 3경은 백운호수다. 매년 이곳에서 백운호수축제가 열려 의왕시의 상징으로 탁트인 경관에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 언제나 편하게 즐겨 찾는 곳이다. 4경은 오봉산의 병풍바위다. 오봉산은 시청 바로 뒤편에 있는 산인데 그리 높지 않아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어 좋다. 5경은 왕송호수인데 잔잔한 호수위를 붉게 물들이는 그 일몰광경은 주변 철새들과 함께 가히 장관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운치를 만들어 낸다. 6경인 세종대왕의 넷째아들 임영대군의 사당과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었다는 7경 청계사, 그리고 8경인 하우현성당 등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유적지는 의왕8경의 구색을 한껏 더해준다. 이와 함께 도시경관 8경은 안양~판교로에서 성남으로 가는 길목인 하우고개 초입에서부터 100m에 이르는 도깨비도로, 꽃이 피면 더 좋은 계원디자인예술대학에서 백운호수를 잇는 문화예술길, 한국 최초의 구라사업 기관인 성라자로마을, 의왕시청의 야경, 왕송호수 옆의 자연학습공원, 친환경적으로 특이하게 지은 중앙도서관 책마루, 우리나라 철도역사의 메카다운 철도박물관, 천변을 보면 뛰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청계휴먼시아아파트 수변공간이다. 의왕시민이라면 누구나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러한 도시경관은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아기자기하며 자연친화적인 의왕의 면모를 더욱 빛내주고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일어나니 이제 선선한 기운이 감돈다. 청명한 가을 하늘과 더불어 함께하고 싶은 곳들이다.

세상에 문을 두드리는 아이

여성복지관 상담실에는 오후가 되면 아동들이 상담을 받으러 부모와 함께 온다. 한 아동당 10회 전후로 심리 상담 치료 전문가가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상당수의 아동들이 상담치료를 받고 건강한 마음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 한 아이는 누가 봐도 잘 웃고 쾌활해 겉으로 보기에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7살 때부터 2년 동안 타인 앞에서 말을 안하는 선택적 함구증(psyhogenic-elective mutism)을 앓고 있었다. 게다가 아이의 엄마는 필리핀 여성으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였기에 아이의 증상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미흡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치료사는 치료과정에서 아이가 못하고 있는 언어에 초점을 두어 수정하는 방법보다는 현재 아동이 잘 할 수 있는 것, 즉 몸짓, 손짓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엄마와의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아이에게 감정을 공감해주고 지지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아동의 호전되는 경과가 빠르게 나타나 4개월의 치료가 진행되면서 말문이 트인 것이다. 아이의 엄마는 눈물을 흘렸고, 나 또한 자식을 키우는 엄마로서 큰 감동이 내 마음을 적셨다. 아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느끼고 자신의 감정을 방어했던 침묵을 포기한 것이다. 아이 엄마 또한 조급해 하지 않고 믿음과 기다림으로 치료 상황에 맞게 대처해주었기에 단기적인 치료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심리치료를 통해 이제 막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한 아동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건강한 자아를 되찾고 세상의 두려움과도 싸울 수 있는 에너지를 발휘하는 모습은 나에게 큰 설레임으로 다가왔다. 얼마 전 발표한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의하면 전국의 초등학교 1·4학년, 중·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포함해 폭력성, 우울, 자살경향 등 학생정신건강 선별검사를 실시한 결과 12.9%가 정밀검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한다. 주변에 많은 수의 아동들이 정신건강에 취약함을 의미하는 수치다. 아동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 각 분야에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1등에 대한 욕심

우리나라는 일등을 최고의 가치로 꼽는다. 한때 우리나라 일등 지상주의를 비난하는 외국의 여론이 거센 적도 있었지만 여전히 우리민족은 일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단적인 예로 이번 베를린에서 개최된 세계육상선수권 대회는 우리나라의 일등 지상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스포츠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것이 육상종목이다. 그나마 육상종목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마라톤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런 정서가 세계육상선수권 대회가 열리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우리 국민들은 이를 모르거나 관심을 쏟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선수가 일등이 나올 수 있는 종목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등 지상주의를 엿볼 수 있었던 모습이 또 하나 있었다. 며칠 전에 끝난 세계 수영선수권 대회다. 박태환이라는 베이징 올림픽 스타가 있어서 새벽잠을 설쳐가며 그의 플레이를 지켜보게 만들었다. 모두 방송을 비롯한 언론이 만들어낸 상황이지만 결과는 참담하게 끝났다. 그리고 곧바로 쏟아지는 무수한 비난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그의 나태한 태도와 모습들이 연일 방송과 언론을 도배했다. 항상 그런 식이다. 일등이 아니면 우리나라는 관심 밖이고 일등을 기대했던 인물이 그에 부응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때는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것이다. 사실 박태환의 정신적인 나태함이 차지하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다른 경쟁선수들이 박태환보다 더 열심히 해서 나타난 결과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일등 지상주의는 이제 우리사회에서 자취를 감춰야 한다. 과정을 중시하고 최선을 다한 결과에 박수를 보내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에 일등이 최고의 가치로 자리잡게 된데는 잘못된 교육풍토, 그리고 어머니들의 지나친 경쟁의식도 한 몫을 했다고 생각된다.

녹색기술, 고전(古典)에서 찾는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옛 것을 익혀 그것을 토대로 새로운 지식과 도리를 발견한다는 뜻으로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이다. 옛 것은 이미 지난 것이므로 새로운 것이나 익히면 될 텐데 공자는 왜 그리도 옛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을까? 옛 것은 전통과 같다. 우리는 전통이라 하면 왠지 낡은 것, 구시대의 유물 정도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전통은 낡은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생활속에 살아있는 것으로 낡은 것과는 다르다. 옛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하찮은 낡은 것이 될 수도 있고 값진 오래된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동양의학의 보고(寶庫)라 불리는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우리나라는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등 총 7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함으로써 아시아에서 최고라 한다. 동의보감의 가치는 실용성과 과학성을 중시하여 당시까지 동양의학의 지식을 망라한 것으로 오늘날에도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옛 것, 전통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농업분야에서도 옛 지식과 전통기술의 계승 발전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우선,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고농서 국역(國譯) 사업’이 대표적이다. 조선시대에 편찬된 박세당의 ‘색경(穡經)’, 조선 정조대왕의 농업개혁 의지가 담긴 ‘응지진농서(應旨進農書)’ 등 지금까지 총 15권이 한글로 번역 발간되었다. 여기에는 선현들의 뛰어난 친환경농법, 전래농법 등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특히, 1459년경에 편찬된 전순의의 ‘산가요록(山家要錄)’에는 온실 설계방법이 수록되어 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온실로 알려진 독일보다도 170년이나 앞선 것으로 세계 학계를 놀라게 했다. 이처럼 고농서에는 현대에 녹색기술로 발전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전통기술이 실려 있다. 그야말로 녹색기술의 보고인 것이다. 앞으로의 미래농업은 식물공장, 인공지능로봇 등 최첨단 기술이 주류를 이룰 것이다. 하지만 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할 실질적인 녹색기술은 전통과 첨단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그 효과는 배가되리라 생각한다. 그 원천을 우리는 고전에서도 찾고 있는 것이다.

사람으로 산다는 것

요즘 사람답지 않은 사람이 많다고들 한다. 하긴 이것이 요새 말만은 아니다. 조선시대 때 백정은 인간취급도 못 받았다. 일제식민지하에 우리나라 사람은 사람도 아니었다. 군부독재시절 민주화운동가들은 동물같이 맞고 죽었다. 이렇듯 역사 상 우리나라에는 사람답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들은 분명 사람이었다. 정말 사람다운 사람이었다. 권력자들은 사람다운 사람이 늘어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들에게 사람은 언제나 핍박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정말 사람답지 않은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피눈물을 흘리며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최루탄과 화살을 발사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몇몇 거대 신문사와 대기업을 위한 법안을 민생법안이라 매도하며 상정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뻔뻔한 거짓말로 자신의 불법을 감추며 사법계의 최고위층이 되려던 사람도 있다. 아무리 봐도 도대체 사람이라고 볼 수 없는 사람들이다. 사람과 동물의 다른 점은 많지만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점은 이타심이다. 동물에게 온정이란 없다. 그러나 사람은 다르다. 콩 한쪽도 나누어 먹는 것이 사람이며, 백지장도 같이 드는 것이 사람이다. 전철 선로에 떨어진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것이 사람이며, 물에 빠진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거는 것이 사람이다. 이렇게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위까지 생각해주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허나 예나 지금이나 사람답지 않은 사람들은 꼭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든지, 자신과 자신의 자녀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심보다. 자기의 일자리를 잃을까봐 다른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 이미 떵떵거리는 사람들이 욕심을 버릴 줄을 모른다. 돈의 노예, 권력의 노예가 되어 자신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다. 그저 끝까지 자신만 배부르면 된다. 참다못해 사람다운 사람들이 반기라도 들라치면 핍박하고 괴롭힌다. 자신들의 권력에 생채기라도 날까 짓밟고 또 짓밟는다. 요새는 사람답지 않은 사람들은 더욱 많아지고 더욱 강한 힘을 갖게 되었다.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정말 쉽다. 꼭 나만큼 남들도 행복하길 바라면 된다. 그런데 요즘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너무 힘들다.

아시아 4마리 용(龍)과 중국

대한민국이 이렇게 잘 살게 될 줄은 20여 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다. 1980년대 초 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녀 본 사람이라면, 당시 학교에 싸가지고 가던 도시락이 생각날 것이고, 학교와 그 주변에 허름하게 자리 잡고 있던 라면, 떡볶이, 막걸리집도 어설픈 기억으로 친구들과 함께 떠오를 것이다. 당시 아시아 4마리 용의 나라에 갔던 사람들은 대만의 장개석공항, 원산대반점, 중정(장개석)기념관 등을 보며 기죽던 일을 기억할 것이다. 또, 홍콩으로 가보면 밤에 보이는 불꽃의 향연과 낮에 보는 고층건물이 우리를 더욱 주눅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홍콩에 아시아의 관문으로 섬에 만들어진 첵나이핑국제공항의 웅장함은 우리에게 큰 부러움이었다. 말레이시아에서 독립되어 아시아 금융의 축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싱가포르에 도착해 마음대로 검을 씹거나 담배를 피우지도 못하며 돌아보던 그 계획적으로 설계된 국제도시는 우리에게는 꼭 꿈에서나 볼 수 있는 동화속 도시 같았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고 했는데, 우리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을 주최한지 어언 20여년이 지나는 동안 말 그대로 우리나라는 환골탈태했다. 국민들의 땀과 기업들의 선진화된 국제 전략과 정치가들의 국가 사랑이 모두 같이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경제적 발전과 세계화외교는 결국 중국과도 수교를 맺었고, 개혁개방정책을 한창 진행하던 중국과 교류를 급속도로 발전시켰다. 그러던 중국이 2008년 북경 올림픽을 전후하여 천지개벽하고 말았다. 세계의 중심도시로 자리 잡고 있는 북경과 국제적 상업도시로 변모한 상해를 보고 나면 중국인의 대국적 사고가 정말 어떤 것인지 실감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위용으로 자부심을 갖던 우리는 북경공항의 그 웅장함에 다시 기가 죽고 말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갖고 있는 상해의 고층건물을 보기 위해 다시 고개를 들어야 했다. 현재 과거 4마리 용의 시대에서 우리를 제외한 3마리 용은 중화경제권으로 들어가 거대한 용과 같이 비상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이제 용이 아니라 아시아의 호랑이로 한반도의 개발을 통해 동북아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시대를 준비하며 용에 버금가는 호랑이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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