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가의 영혼과 공익

전국시대 말 연(燕)나라 소왕(召王)은 현사 곽외를 불러 천하의 인재를 모을 방도를 물었다. 곽외는 옛날 어느 왕이 1년 안에 세 마리의 천리마를 얻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왕은 어렵게 구한 죽은 천리마의 뼈를 오백금에 샀는데, 그 소문이 퍼지자 천리마를 가지고 있었으나 제 값을 받지 못할까 걱정하던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온 것이다. 곽외는 자신을 죽은 천리마의 뼈로 삼아 먼저 등용할 것을 건의했다. 소왕이 곽외를 등용하여 예우하자 과연 천하의 인재들이 찾아왔고, 소왕은 이들의 힘으로 국력을 진흥시킬 수 있었다. 간송 전형필(1906~1962)은 누만금의 거부였다. 그는 일본 유학 중 수많은 조선의 문화재들이 마구잡이로 일본에 반출되는 현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귀국한 그는 값의 고하와 거리의 원근을 묻지 않고 조선의 문화재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보통은 시세의 2~3배를 주고 구입했으며, 당시 서울의 기와집 여러 채 값을 지불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수중에 들어온 것은 내파는 법이 없었다. 그에게 있어 문화재는 경제가치가 아니라 절대미이자 지고선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좋은 물건이 나오면 으레 그에게로 가져왔고, 전형필은 수많은 조선의 문화재를 모을 수 있었다. 제왕과 수집가가 각각 인재와 문화재를 모으는 방법 사이에는 상통성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것이 경제력만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 이전에 꼭 필요한 것은 문화재를 알아보는 안목이다. 조선후기 유한준(1732~1811)은 한 미술품 수집가에게 준 글에서, 서화를 대하는 안목을 ‘아는 단계(知)’·‘사랑하는 단계(愛)’·‘볼 줄 아는 단계(看)’·‘모으는 단계(畜)’ 네 층위로 나누어 설명했다. 가장 높은 경지는 ‘아는 단계’이다. 여기서 “알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보이게 되며, 보이면 모으게 되는 것이니, 무턱대고 그저 모으는 것이 아니다”라는 유명한 구절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수집가의 영혼을 사로잡는 것은 공익에 대한 신념이다. 옛날 어떤 분은 “학문은 자기에게서 이루어지나, 그 이익은 세상 사람들에게 미친다(學成於己, 利及於人)”라고 했는데, ‘학문’의 자리에 ‘수집’을 넣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개인의 배를 불리는 수집은 탐욕일 뿐이다. 안목과 격조를 갖춘 수집가들이 많은 나라를 꿈꿔본다.

생선을 싱싱하게 보관하는 방법

남는 생선을 가장 싱싱하게 보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냉동 보관한다, 바로 먹는다, 소금에 절인다 등이 주로 나오는 답이다. 물론 그 방법도 맞긴 하다. 그런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바로 이웃과 나눠먹는 것이란다. 생선을 받은 이웃은 다른 음식으로 답례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런 말이 나온 것이겠다. 실제로 나는 작년에 텃밭 농사를 지어 상추며 호박 같은 채소를 이웃과 나눠 먹었다. 뭘 바라고 한 일은 아니지만 정말 그 이웃집에서는 양파를 한 자루 보내오는가 하면 옥수수며 고구마도 보내주셨다.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이자 인간적 행복감이 풋풋하게 느껴지는 경험이었다. 자원봉사가 바로 그렇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자원봉사는 대가를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봉사를 하면서 얻는 보람은 물론이고 인간적으로도 성숙하는 등 오히려 본인이 배운 것이 더 많다고 한다. 내 것을 줌으로써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줌으로써 받는 것이요, 오히려 얻는 것이더란 말이다. 이렇게 의미 있는 자원봉사라 할지라도 일반인들은 정작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거나, 얼른 접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물론 그 정도의 수고쯤은 마다하지 않아야 보람된 자원봉사활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원봉사가 꼭 마음먹고 시간 내고 특정 장소를 찾아가야만 할 수 있는 것일까? 남에게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면, 마음에서 우러나는 봉사를 하고 싶다면, 실적확인서가 필요해서가 아니라면 그냥 일상생활 중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도 많다. 버스 탈 때 좌석에 앉은 사람은 서 있는 사람의 짐을 받아주는 것은 어떨까? 내가 대학교 다닐 때만 해도 가방 받아주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요즘 들어 보기가 어렵다. 다시 부활시켜 볼 만한 아름다운 문화가 아닌가 한다. 유원지에서 먹고 논 장소를 치울 때 이미 버려져 있던 쓰레기까지 치워보자. 마음까지도 개운해 짐을 느낄 것이다. 건강을 위해 산행을 즐기는 사람이 무척 많다. 내 건강뿐만이 아니라 자연의 건강, 산의 건강도 챙기는 성숙한 산행문화를 위해 이제 산행 때 마다 비닐봉지 하나 쯤 챙겨 쓰레기 줍기를 해보도록 권한다. 생활 속 자원봉사, 알고 보면 쉽고 많다.

교원 우대하는 나라가 앞서간다

해마다 5월이 되면 죄인시 됐던 학교 선생님들이 올해는 스승의 날을 전후해 학생이 가져온 꽃이나 선물을 정중히 돌려보내고 학생의 발을 씻겨주는 등 전국 각지에서 학생들을 위한 각종 행사를 추진했다는 많은 미담이 소개되고 있어 불행중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죄인 아닌 죄인의 달 5월을 보내면서 우리나라의 교원정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는 공교육과 교직 사회 전반에 대한 불신과 함께 교원을 개혁의 대상으로 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공교육 자체에 대한 불신과 교직 사회 전반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팽배해 있으며, 이러한 시각은 자연히 교원을 개혁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으로 연결되고 있는데 이는 일부 부적격 교원들로 인해 교직사회 전체가 사회적 질타의 대상이 되고 교원들 전체가 자괴감에 빠져가고 있다. 그러나 요즘 세계 각국은 새로운 세기의 패러다임에 맞는 교육시스템을 마련하느라 대대적인 교육개혁을 시행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특히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등의 선진국일수록 교원을 예우하기 위해 교사는 물론 그 가족까지도 국가에서 보호하고 있으며, 안식년제·고용보장 등 교원복지 확대 정책을 강력 추진하고 있다. 이들 나라들은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과 사기 진작을 위한 교원예우정책을 국가 핵심과제로 추진함으로써 교원이 교육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데 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 ‘교원예우정책’이 교육개혁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과거 교육정책의 실패를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 등이 있으나, 허울 좋은 이름일 뿐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교원에 대한 국가의 투자는 교원 개인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국가발전을 위해 투자되는 것으로 인식돼야 하며, 교원 우대를 위한 투자효과는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함을 깨달아야 한다. 국가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에 있으며 교육의 발전은 교원에 달려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위한 교원의 사기진작과 스승 존경 분위기의 사회적 확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 제도적으로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물론 교원들 자신도 스스로의 전문성과 책무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태양광도 선택과 집중 필요

고유가시대를 맞아 태양에너지, 풍력, 지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이 급부상했다. 그 중에서도 태양에너지의 가장 큰 매력은 그 양이 인류에게 무한하게 느껴질 정도로 풍부하고 무공해라는 점이다. 태양이 지구로 40분간 방출하는 에너지가 지구 전체 인구가 1년간 소비하는 에너지와 동일한데 현재 인류의 태양에너지 활용도는 태양광과 태양열로 화석연료에 비해 효율이 높지 않고 고가여서 덜 경제적이므로 고작 1%도 되지 않는다.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주는 과학적 연구는 19세기 전반기에 시작됐다. 실용적인 태양전지는 1954년 미국 벨연구소에서 실리콘이 햇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태양전지 효율 발전의 걸림돌은 실리콘과 같은 태양전지의 태양광 선택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빛은 광자라는 빛의 알갱이로 이뤄졌으며, 태양에서 방출하는 광자는 에너지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태양전지가 빛을 받으면 태양전지 물질에 의해 선택된 광자가 전류를 발생시키면서 전기가 생산된다. 따라서 아무리 강한 빛이라도 반도체 태양전지가 못 받아들이는 빛이라면 전기는 생산되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실리콘 태양전지는 가시광선과 같이 일부 태양광만 흡수할 수 있어 효율을 높이기가 어렵다.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가시광선뿐만 아니라 적외선, 자외선을 모두 흡수하기 위해 실리콘 이외에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여 적층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또한 태양광을 돋보기나 거울을 사용하여 빛을 한 곳에 집중시킨다면 물질의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현재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태양광을 선택할 수 있는 물질과 집광기술을 활용하여 태양전지의 효율을 무려 40%까지 끌어올렸다. 상업적으로 최고 효율이 20% 초반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 연구를 통해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예측되며, 우리나라도 선진 미래 친환경 에너지 강국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구의 찾아가는 사회복지

지난달 28일 인천 중구는 노인성 질환자에게 보다 질 높은 보건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구립 ‘해송노인요양원’을 개원했다. 또한 중구는 오는 6월부터 중구지역 저소득주민의 쾌적한 주거환경과 건강유지를 위해 ‘청소도우미 서비스’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그동안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해 유해병균 및 해충에 노출되어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친환경서비스를 바우처를 통해 지원하는 서비스다. 우리는 흔히 사회문제라 함은 사회구조의 결함이나 모순으로 인해 정상적 사회조직이나 사회질서를 유지하는데 역기능적으로 작용하는 사회현상이 사회적으로 확산되어 의식된 문제를 말한다. 다시 말해 개인생활의 지장이 아니라 사회조직이나 사회질서의 유지에 지장을 초래할 때만 사회문제로 대두된다는 것이다. 노인인구와 저소득층이 많은 중구지역은 지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의 복지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많은 노력과 복지문제에 적극 개입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현재의 사회복지조직은 지역주민들이 찾아오게 하는 복지체계 조직구조를 갖고 있지만 찾아가는 사회복지는 지역의 사회문제와 복지욕구를 연구하고 찾아내어 지역주민들에게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여 지역주민들에게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의 사회구조는 전통적으로 가부장적 사회로 명령과 통제, 관료조직이 지배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지역사회의 변혁을 담보해 내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인천 중구는 주민이 찾아오게 하는 복지조직이 아니라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여 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주민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서는 조직체계라 여겨진다. 이처럼 지역의 사회문제에 대해 수요자중심의 사전 예방적 통합서비스 지원체계를 마련하고자, 지역 아동들의 신체적·정서적·사회적 능력 등 전인적 발달지원을 위한 장난감도서관을 민간자원과 연계해 구 단위로는 인천 최초로 개관했다. 또 오는 7월에는 구립 월디지역아동센터를 개관한다.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많은 복지사업들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중구지역의 복지정책에 대해 복지인의 한사람으로써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중구가 열린 행정으로 지역주민에게 한층 더 다가서기를 기대한다.

진정한 부의 의미

진정한 부의 의미를 모르는 부자들은 공통적인 3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첫 째는 아홉 가진 자가 하나 가진 자의 것을 빼앗아 열 개를 채우려고 한다는 속담처럼 더 가지려고만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쓰는 방법을 잘 모르고, 마지막으로는 잃을 것을 두려워 지키려고만 애를 쓴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자가 세인들로부터 존경받기가 어려운 것이 아닌지 모를 일이다. 성경에도 부자가 천국에 들어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 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했다. 그렇다면 진정한 부란 어떤 것일까. 세계적인 경제전문지인 포브스는 지난 4월호에서 세계의 부자들을 발표했다. 지난해 1위를 했던 워렌 버핏이 2위로 밀려나고 빌 게이츠가 다시 1위로 올라 갔다고 한다. 빌 게이츠의 재산이 4백억달러라고 하니, 우리 돈으로 50조에 달한다. 그런데 그들이 재산이 많아 유명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빌 게이츠는 33억달러를, 워렌 버핏은 부인을 통해 24억달러를 사회에 기부했다. 우리가 잘 아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연간 1천억원 넘게 벌어들이는 데 그 중 1/3 정도를 사회에 환원한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유명한 팝페라 가수인 임형주도 가난한 후배 음악인들을 위해 문화재단 조성 기금으로 100억원을 내놓겠다고 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많이 버니까 많이 기부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들도 부를 축적하기 위해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진정한 부자는 쓰는 방법을 안다는 것이다. 즉 사회를 통해 벌어들인 부가 모두 내 것이 아니고 그 가운데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나눔의 몫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다. 또한 진정한 부자들은 건전한 방법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것을 명예스럽게 생각하고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눈앞의 큰 이익도 그 방법이 옳지 않다면 포기할 줄 안다. 직원들을 일하는 도구나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진정한 동료로, 가족으로, 이웃으로 여긴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인 먹을거리를 해결 못해 매년 5천만명 이상이 기아로 죽어가는 오늘날, 부자들은 진정한 부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박지성의 희망 메시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회 연속 우승에 이어,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FC바로셀로나와 오는 28일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이 경기에서 우승하면 작년에 연이은 우승으로 이 대회 사상 첫 2연패를 달성하는 팀이 된다. 기분 좋은 일이다. 박지성이 그 팀에 있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2005년 7월에 맨유에 입단해 올해로 만 4년째 활약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진가가 높아짐에도 가끔 우승트로피와 함께 활짝 웃는 모습을 보여줄 뿐, 4년 전이나, 아니 2002년의 한일 월드컵과 psv아인트호벤 입단 때나, 아니 2000년 교토 퍼플상가 입단 때나, 여전히 같은 모습, 같은 말투, 변함없이 성실한 자세를 초지일관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의 여러 인터뷰 장면을 보면 다 한 날 한 시에 찍은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항시 동요 없는 덤덤한 모습인데, 우리는 그의 그런 모습에서 그를 더욱 신뢰하게 되고 믿음직스러워 하고, 풋풋한 모습에 매력까지 느낀다. 초·중·고·대학시절, 무명에 평범하기 그지없는, 게다가 평발의 선수인 그가 오늘날 최고 스타급 유럽 축구 선수들과 당당히 함께 뛰는 데에는 물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성실한 자세가 가장 큰 몫을 차지했으리라 누구나 짐작하는 바다. 지금도 우리나라에 많은 축구 꿈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그들 중에, 한 눈에 띄는 빼어난 선수도 있지만, 너무나 평범해서 눈에 띄지 않는 선수들이 사실 더 많이 있다. 그러나 지금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들이 자신들의 꿈을 바라보고 성실한 자세로 나아간다면 제2, 제3의 박지성은 분명 그들 속에 있다. 그들이 포기하지 않는 한 또 지도자들이 그런 그들의 진가를 끝까지 믿고 이끌어주며 포기하지 않는 한, 맨유의 박지성 아니 세계의 박지성 축구선수는 그 속에서 나올 것이라 믿는다. 분명 박지성은 꿈을 품고 성실한 자세로 지금도 뛰고 있는 무명의 축구 꿈나무들은 물론 오늘 날 진솔하게 삶을 꾸리고 있는 모든 평범한 우리와 우리 이웃들의 희망 아이콘이다.

착한 여행

1989년 시행된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 때 150만 여명으로 시작한 해외 여행자수가 작년에는 1천200만 여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우리는 분명 지구를 무대로 서로 이웃이 되지 않고는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최근 세계는 상호의존적이나 대단히 불공정하고 경쟁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자본과 물품의 이동을 막는 벽을 무제한으로 자유롭게 한 반면,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에 대해서는 담장을 존치하고 있다. 해외 나라들과의 교류나 협력 역시 교역을 많이 하고 있거나 잘 사는 나라, 도시에 편중돼 있다. 그래서 가난한 나라들은 실업과 환경파괴로부터의 악영향을 선진국들보다 더 깊게 받아, 인간이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존엄성마저 지킬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또 기후변화위기 등에 대응하는 행동은 전 지구적으로 힘을 모으지 않으면 너도 나도 공멸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경쟁해서 성공하는 법 못지않게 이러한 불공정하고 어려움에 빠진 세계를 치유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구시민교육이 절실히 요청되는 것이다. 이 교육은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과 지역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지구적 관점을 발견하고, 우리의 삶이 환경과 이웃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이해하게 도와줄 것이다. 이 교육 안에는 인권, 다양성, 갈등 해결, 사회정의, 상호의존성과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주요 개념들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피부색이 다르고 가난한 나라의 사람일지라도 그 삶의 방식과 문화유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국내에서나 해외로 나갈 때 호텔이나 백화점 등 익숙하고 편한 시설만을 이용하거나, 흥미를 돋우기 위해 환경이나 지역공동체를 훼손하는 방식의 여행을 넘어서야 한다. 최근 여행지 사람들과 직접 마주하는 체험여행을 통해 국내 혹은 해외의 공동체에 일자리나 소득을 올려주는 ‘착한 여행’, ‘공정무역’ 등 소박하지만 미래를 더 아름답게 가꾸어가려는 대안의 운동이 싹을 키우고 있다. 관심을 갖고 참여할 때다.

“광교에 첨단의료복합도시 조성을”

대한민국 차세대성장동력산업에 첨단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막중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의료는 인간의 의식주를 상위하는 생활필수요소가 됐다. 굶어 죽지 않는 상황이라면 의식주를 담보해서라도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받으려는 것이 세계시민의 공통생리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의료산업의 활성을 위한 대단위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을 계획, 6월 말 그 후보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중앙정부는 선진국을 따라잡을 대단위 의료산업 집적체를 조성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실질적으로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기보다 오히려 따라잡기를 한동안 멈추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의료바이오 기술은 선진국의 80%수준이며, 그 격차는 세 부문별로 다르지만 대략 15년 정도이다. 바이오 등을 제외한 순수 의료분야의 연간 국내시장 지출규모는 부문별로 의료서비스 40조원, 의약품 15조원, 의료기기 1조5천억원 정도가 된다. 이중 특히 의료기기와 의약품은 매년 엄청난 돈을 외국에 지불해야 한다. 기술개발 늑장 1년은 수십조 원에 해당한다. 문제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는 ‘속도 생산’에 있다. 현 15년의 격차를 조금이라도 빨리 따라잡자는 것인데, 정부는 균형발전 논리 틀에 갇혀 인적자원과 인구가 부족한 시골에 단지를 조성하려 한다. 과거에는 기업이 들어서면 이를 따라 사람이 모이고, 도시가 형성됐다. 그러나 이는 아주 특이한 산업분야나 절대후진국에만 적용될 뿐이다. 시골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한다면, 인구조성도 불가하고 우수인력도 유치할 수 없어 끊임없이 ‘물먹는 하마’ 애물단지가 탄생할 것이다. 지역마다 유치한 바이오센터가 모두 실패한 이유도 되짚어봐야 한다. 현시점에서 국내 의료제약산업의 메카는 경기도며, 그 핵심이 광교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국내 관련산업 생산액의 70%를 차지하는 업체와 연구기관이 집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계 굴지 제약사들이 경기도에 연구소와 생산시설을 설립하고자 시도해왔으나, 지방이 아니면 안 된다며 정부가 이들을 내쫓았다. 정부가 앞장서서 경쟁력을 지방으로 분산·사장한다면, 해외 유명기관으로부터 더 이상의 입주 제의도 없어질 것이다. 성공보장 입지를 확신하고 달려드는 세계 유명기업들에 대한 매력을 왜 국가는 애써 없애려 하는가.

돼지 불고기와 소주 한 잔

소주하면 생각나는 것이 삼겹살이다. 소주 한 잔 마시고 삼겹살 한 점 먹으면 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소박한 우리들. 하지만 그 소박함 속에 소외된 이들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삼겹살보다 지방이 적은 부위들이다. 옛날 양반들은 기본적으로 배가 나와야 했다고 하지만 요즘이야 어디 그런가. 많은 돈을 들여서라도 살을 빼려고 성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이 많은 삼겹살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반면, 지방이 적은 돼지고기 뒷다리나 등심 등의 소비는 적다. 실제 우리나라 국민의 돼지고기 부위별 선호도를 살펴보아도 삼겹살 85.5%, 목살 67.7%, 앞다리 12.6%, 뒷다리 14.3% 정도로 삼겹살에 대한 편애는 유난히 심하다. 하지만 돼지 한 마리에서 생산되는 삼겹살의 양은 10% 정도로 미미한 편이다. 수요는 많고 공급 물량은 부족하다 보니 자연스레 가격은 뒷다리 살에 비해 2~3배 높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도는 커지고 있지만 이것 또한 돼지고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실제 삼겹살의 경우 단백질과 지방의 함량이 14.9%, 31.5%인 반면, 뒷다리 부위는 20%, 5% 정도로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다. 하지만 지방함량이 낮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구이용으로는 부적합하여 소비촉진 및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서는 다양한 제품개발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지난 14일 돼지고기 뒷다리 부위로 만드는 건강요리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돼지고기 뒷다리로 만드는 요리는 불고기, 동그랑땡, 만두 정도. 하지만 이 날 콘테스트에 참가한 30여점의 작품들은 실로 놀라웠다. 김치말이 미트로프, 브라질리안 돼지구이, 돼지고기 맛탕, 샐러드, 돼지고기 치즈 스테이크 등 평소에 보지 못했던 다양한 요리들이 나왔고 맛도 뛰어났다. 일반인들도 돼지 뒷다리 부위를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건강요리 콘테스트에 출품한 30점의 요리와 전시요리 12점 등을 묶어 책으로 만들어 펴낼 계획이다. 오늘 저녁엔 삼겹살에 소주 대신 뒷다리로 만든 돼지불고기와 소주 한 잔으로 건강과 지갑을 동시에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영토와 경계

개인의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예고 없이, 또 전후좌우에서 닥쳐오는 일들을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는가가 성패의 관건이다. 이러한 원리는 한 나라의 역사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각각의 나라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정책을 입안하고 실현하는데, 여기에는 힘의 원리가 작동한다. 평화를 원해도 힘이 없으면 지킬 수 없다는 진리를 역사는 보여준다. 이웃나라들과의 역사 분쟁이 잠잠하다. 요즘 중국의 동북공정에 관한 소식도, 일본의 독도 도발도 뜸하다. 어리석은 자는 이런 시기를 평화로 간주하여 안일을 구가하다가 일이 생기면 당황하거나 흥분한다. 하지만 자연이든 사회든 세상은 ‘정중동(靜中動)이고 동중정(動中靜)’이라, 현자는 고요한 바다를 보며 분주하게 풍랑을 대비하고 평화 속에 감추어진 갈등의 씨앗을 예의 주시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고위 관료들은 평화로운 시절에 전쟁을 거론하는 것은 이롭지 않다며 전쟁준비론을 일축했다. 18세기 후반 이덕무는 ‘비왜론(備倭論)’에서 “천하의 사변은 무궁하고 환란은 경홀한 데에서 생기는 것이니 평상시 무사할 때 헤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임진왜란을 겪어야 했고, 결국에는 국권을 통째로 빼앗겼다.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라(居安思危)고 했고, 위태로움은 편안함에서 생긴다(危生於安)고 했으니, 두 사건은 모두 편안함에 젖어있었기 때문에 빚어진 역사의 비극인 셈이다. 그러니 별 일 없어 보이는 지금이야말로 역사 분쟁의 가능성을 거론하고 대책을 숙의해야 할 때다. 이면의 운동은 보지 못하고,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흥분하여 피켓 들고 설치다가 슬그머니 수그러지는 것은 하수의 짓이다. 잠시 평화로운 지금, 우리가 역사 분쟁을 대비하면서 잊지 말아야 할 진리는 각국 영토의 경계는 영원불변하지 않고 살아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오늘 일도 모르는데 내일을 걱정하는 사람은 바보다. 내일 일을 모른다고 하여 오늘만 생각하는 사람은 더 바보다” 조지훈 선생의 말씀이다. 목전의 일에 사로잡혀 100년 뒤 역사를 생각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자원봉사로 팔자 고친 사람들

자원봉사로 팔자 고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 개도 합격하기 쉽지 않은 명문대를 무려 8개나 동시 합격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한 김푸른샘양. 외고를 졸업한 김양은 서울대는 물론 미국의 하버드와 예일대 등 소위 아이비리그 학교들 뿐 아니라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대까지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우수한 성적 덕분이겠지만 자원봉사활동 경력도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인권 활동에 관심이 많아 공부방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을 가르치고 장애인 편의시설 개선점을 진정하기도 했다. 여러 대외활동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인재상, 중고생 자원봉사대회 친선대사상, 국가인권위 최우수 실천사례상 등을 수상했던 것이다. 또 다른 고교 졸업생 김경돈군 역시 하버드, 예일대 등 미국의 일류대학 네 곳에 동시 합격했다. 소심한 성격이었던 김군은 고교시절 모의국회, 모의유엔, 모의법정 등의 동아리회장으로 활동했고, 학교 영자신문 편집장을 맡기도 했다. 그 덕에 하버드 입학 인터뷰에서 면접관으로부터 열정이 보인다는 평가를 받아 당당히 합격의 영예를 안았던 것이다. 대학 합격뿐만이 아니다. 지방대학 출신으로 유명 대기업 다섯 곳에 동시 합격한 주인공도 있다. 기업은행에서 근무 중인 김재영씨. 그는 고교시절 바자 수익금으로 어려운 친구 11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여 교육감상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해외봉사단 활동을 펼치고 기업체 대학생 홍보대사를 맡아 발군의 성과를 거두는 등 적극적으로 사회경험을 쌓았다. 남들이 토익시험 준비에 매달려 있을 때 ‘영어도 좋지만 남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키우자’라며 자신만의 경력을 준비했다. 결국 토익점수가 아닌 사회봉사 경력을 면접관으로부터 인정받아 어려운 취업의 관문을 뚫을 수 있었던 것이다. 자원봉사의 위력을 증명하는 일은 또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세이 리 박사팀이 직장을 은퇴한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원봉사를 한 사람은 사망률이 12%인데 비해, 하지 않은 사람은 2배가 넘는 26%나 됐다고 한다. 이만하면 자원봉사로 팔자 고친다는 말이 진리가 아닐까.

선생님의 “비비디 바비디 부~”

내일이면 스승의 날이다. 한때는 선생님들이 스승의 날을 없애자고 휴교까지 했고, 요즘도 갖가지 말들이 많아 해마다 이때가 되면 선생님들은 죄인이 된다. 명품백에 현금 봉투를 넣어줘야 한다느니, 촌지를 주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한다느니 갖가지 괴 소문이 파다하다. 그러나 필자 주변에는 그런 사례를 찾아볼 수 없어 그 소문이 과연 진실일까 의문이 생긴다. 헛소문은 살까지 붙여 꼬리를 잘 친다. 그 동안 촌지로 인해 교육계 부조리가 제일 심하다며 선생님의 호주머니나 차 트렁크를 뒤졌으며, 며칠 전에도 쇼핑백을 뒤지고 교실까지 무단으로 들어와 조사하는 등 현행범에게나 있음직한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 물론 한 두 사람 촌지를 받은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고, 그런 오해를 받는 자체가 선생님에게도 책임이 있다. 죄가 있다면 벌을 받아야 함은 당연하나, 그 한 두 사람 때문에 교육계 전체가 매도된다면 자존심과 긍지로 살아가는 선생님들이 무슨 낯으로 학생들에게 떳떳이 교육할 수 있겠는가? ‘범죄자 취급되는 선생님들은 어떤 심정일까?’하는 생각을 하면 요즘 뜨고 있는 CF 멜로디가 떠오른다. “살라가툴라 메치가불라 비비디 바비디 부~” 본래 ‘비비디 바비디 부’는 긍정의 힘을 일으키기 위해 생각대로 이루게 하는 희망과 염원의 주문인데, 교육학의 ‘피그말리온 효과’와 관련지어 보고 싶다. 이는 선생님의 기대수치에 따라 학생의 성취수준이 달라진다는 이론으로 ‘모든 일에 긍정적으로 기대하면 그 기대에 부응하는 행동을 하게 되어 큰 성취를 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오늘도 선생님들은 교단에서 제자들이 바르게 자라서 미래를 이끌 훌륭한 글로벌인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 권력이나 금력도 없고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갖은 곤욕을 치룰 때도 있으며 심지어는 폭력까지 당하는 경우가 있어도 묵묵히 참아내며 스승의 길을 가고 있다. 금년엔 선생님도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사회에서도 힘없는 선생님 때리기보다 믿고 맡기는 풍토가 조성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서로에게 진심에서 우러난 존경과 칭찬, 격려를 아끼지 않는 축제의 스승의 날이 됐으면 한다.

기술융합시대의 도래와 할 일

최근 ‘융합기술’이란 말이 우리사회의 가장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융합(convergence)기술이란,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정보기술(IT), 인지과학(CS) 등 네 가지 첨단기술 간에 이뤄지는 상승적 결합으로 정의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나노기술은 기반기술로 융합기술의 중심에 서 있다. 이와 같은 융합기술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유비쿼터스화, 에너지소비의 효율화, 환경오염물질 배출감소 등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기반기술이자 사회기반기술로서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미래학자 패트릭 딕슨(Patrick Dixon)은 지난해 지경부에서 주최한 ‘기술융합과 미래사회에 대한 국제회의’ 기조연설에서 기술의 융합과 확산이 경제위기 이후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도 올해 들어 우리 경제를 새로이 이끌 17개 분야의 신 성장동력 창출 방향을 정하고 융합기술 수준 향상을 목표로 나노기반 기능성 소재기술, 나노기반 융·복합 소재기술, 바이오 칩·센서, 지능형로봇기술 등을 집중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융합기술 시대의 도래를 대비하고 사전에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일까. 선진국들은 자국의 특성에 맞는 독자적 융합기술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환경을 고려한 발전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이에 우리도 동종기술 영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종기술의 장점과 효용성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공동연구 환경조성이 우선 필요하다. 아울러, 차별화된 전략분야의 도출과 공통의 목표설정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학제간 벽을 넘어 창의적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력하여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게 해야 한다. 끝으로 융합기술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를 생각하여 범국가적 관심과 역량을 여기에 집중하여야 한다. 이러한 전제조건들이 충족되고 정부 및 산·학·연 간의 협력과 연계가 체계적으로 추진되면, 융합기술은 우리나라의 차세대 성장동력원으로 21세기 국가 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자리 창출 위한 민관의 역할

인천지역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높은 실업률과 근로빈곤층의 확산 등으로 실업과 빈곤문제가 구조화·고착화되고 있다. 이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회서비스 일자리와 사회적 기업은 ‘효율적인 정책수립’, ‘사회복지 혜택의 사각지대의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IMF이후 증가하는 실업과 빈곤을 치유하기 위해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증가했고, 장애인재활시설, 복지관, 실업단체 등 비영리단체 소속의 수익사업단들은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기업으로 방향성을 찾기 시작했다. 이에 발 맞춰 정부 또한 사회적 기업의 육성 발전을 위해 지난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사회적 기업의 역할은 중장기 실업자와 근로빈곤층의 노동참여를 이끌어 내고, 이들의 노동참여가 지역사회에 유용한 공익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인천지역의 사회적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이 중단될 것으로 알려져 또다시 실업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정부는 경인운하와 4대강 살리기, 호남고속철도 조기완공 등 SOC투자에 수십조원을 쓰면서도 일시적 공공근로 외에 사회안전망 확대와 일자리 창출 사업에 책정한 예산은 수백억원대에서 3천억원대에 불과하다. 최근 사회과학자들은 고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 늘리기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인천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새로운 사업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의 공공근로 사업 등에 예산을 조기집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일회성 지원보다는 민간영역에서 꾸준히 진행해온 일자리창출사업과 사회적기업 등을 지원해 참여자를 확대하도록 유도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이다. 인천에 맞는 고용과 자활, 자립 및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정책을 세워 민관이 상호 협력하에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지역농협 구역 확대와 중앙회장 간선제를 골자로한 농협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개정된 농협법의 시행에 필요한 사항과 신·경분리안을 연말까지 확정해 농협을 새로운 지배구조와 운영의 틀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신·경분리는 농협의 대표적인 사업인 신용(금융)사업과 경제사업을 나누어 각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신·경분리는 사람의 신경을 다루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남은 기간 충분한 의견 수렴과 검토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농협의 주인이요, 농협법 개정과 신·경분리의 수혜자인 농민조합원들의 의견을 온전히 받아 들여 반영해야 할 것이다. 신·경분리와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고 하겠으나 축협의 분리와 합병이라는 전철을 다시 밟아서는 안된다. 1981년 농협법 개정으로 축협중앙회가 설립되고 농협에서 취급하던 축산업무가 축협중앙회로 넘어갔다. 분리후 20년 만인 2000년 축협을 다시 농협에 합병시켰다. 농민 조합원들의 실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분리나 합병을 했지만 조합원들에게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때마다 정작 주인인 농민조합원들의 의견은 별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9세기 서구의 자본력이 약한 노동자들이 탄생시킨 협동조합은 스스로의 힘을 모아 권리와 이익을 추구하는 자생적·자주적·자조적 운동체였다. 농협법 제1조에 명시된 목적에도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사회적·문화적 지위의 향상과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에 이바지 한다’라고 농협이 자주적인 단체임을 강조하고 있다. 농민들도 정부나 국회의 처분만을 기다리지 말고 주인으로서 의견을 피력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상황에 맞춰 분리했다가 10년 후 아니 5년 후에 다시 합쳐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 조합원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회 그리고 농협과 농민이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방안을 찾아야만 한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야만 후회가 없다.

자식의 정성

‘긴 병에 효자 없다’란 말에 이의를 달 사람이 있을까? 오히려 너나없이 바쁜 요즘 세상에선 부모의 짧은 병수발도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마디 더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뇌출혈로 쓰러져, 여러 병원에서 회복불능의 판정을 받은 어머니를 집으로 모셔와, 배설물은 물론 욕창이 나지 않도록 정성스레 목욕시키고 식사와 치료 모든 간호를 12년째 하고 있는 아들이 있다. 바로 책 ‘엄마는 소풍 중’의 저자 황교진이다. 그는 28세의 나이에, 진학한 대학원을 포기하고 꿈을 접고 젊음의 화려한 날들을 뒤로한 채, 그로부터 12년 동안 식물인간 상태의 대답 없는 어머니와 자신과 주변의 모든 대소사를 쉼 없이 이야기 나누면서 어머니를 돌봐왔다. 이제 그는 불혹의 나이가 되었고, 그의 완벽한 간호를 받아온 어머니는 모든 장기나 모습에 손상 없이 그의 말대로 여전히 ‘소풍 중’이지만 건강하고 깨끗하게 몸을 보존하고 있다. 젊은 아들이 어머니의 엄마가 되어 하루해가 짧게 어머니의 모든 것을 돌보는 모습에서 누구나 경이로울 정도로 대견함을 느낄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 쪽으론 저 젊은이의 인생은 그러면 무엇인가, 너무 자신의 앞날에 무심한 것이 아닌가란 생각 또한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는 말한다. 어머니를 돌보며 쓴 글을 책으로 내어 작가된 일, 그의 글을 보고 어머니를 같이 간호하자며 만나게 된 지금의 아내와의 결혼, 그리고 낳은 아들, 대기업에 취업했던 일, 또 앞으로 어머니를 간호한 경험과 지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고 나누는 계획 등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비전이 결코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있을 수 없었다고. 어머니를 돌보느라 아무 것도 할 수도 이룰 수도 없을 것 같았던 그는 지금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가정을 갖고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다. 부모님을 향한 깊은 사랑으로 부모님의 어려움을 돌봐드리는 자식의 정성을 하늘도 결코 외면치 않고 더 좋은 것으로 상을 주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긴 병은 제쳐두고라도 부모님께 문안하며 살펴드리는 일조차 어쩔 수 없이 하기 힘들고 바쁜 복잡한 세상이 되었다고 스스로 자위하는 요즘 세태에, 어버이날을 맞아 한 젊은이에게서 얻은 감동과 교훈이다.

자전거는 도시의 대안교통수단

자전거가 뜨고 있다. 자전거는 이미 상주시와 창원시 그리고 서울 송파구에서 정책적으로 유의미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중앙정부와 서울시 등에서도 자전거를 지구온난화 저감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그 유익함을 많이 피부로 느껴온 터라 대환영이며,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추진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자전거정책과 관련 우리는 뼈아픈 시행착오의 경험을 잊어서는 안된다. 1995년 이후 1조2천여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여했음에도, 자전거 교통수단 분담률은 오히려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자전거 도로 등 시설투자만 늘리면 자전거 이용자는 당연히 늘어날 것이라는 행정중심의 공급자 위주로 진행되어, 자전거 이용자들의 불편이 전혀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전거 정책은 아직도 하천변 중심으로 자전거도로를 개설하는 것에 그치거나, 전국 해안선과 4대강을 따라 설치하려는 중앙정부의 발표를 보더라도 이전의 시행착오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인상을 준다. 이는 자전거를 일반 시민들의 교통수단이 아닌, 고급 자전거로 전국을 일주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코스쯤으로 보여 그 시기와 타당성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정책당국에서는 최우선적으로 도시내 대안교통수단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분명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전거도로망을 보도를 따라가는 선(線)에서 면(面)으로 즉 구역안에서 자동차의 속도 및 이용을 억제하고, 보행과 자전거에 우선권을 부여해야 한다. 둘째 자전거를 주행하는 도로간 연결이 끊긴 구간을 잇고 높은 보도 턱을 정비하며 자동차의 불법 점유 및 주차를 금지해야 한다. 셋째로 자전거 이용 활성화의 성패 여부는 청소년의 참여여부일 것이다. 청소년들의 등·하교가 집중되는 노선을 정비해 자전거 이용 빈도가 높은 구간을 차도 다이어트 혹은 폭을 넓혀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자전거를 분실하지 않도록 자전거 주정차시설을 확보해주고, 자전거 법규와 주행방법을 올바로 이해하고 훈련할 수 있는 청소년 대상 자전거교육도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출산장려책이 시급합니다!”

아이를 낳지 않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나라의 장래를 한 가문의 그것에 비유해보자. 대대로 자손이 총명하고 벼슬을 계속하여 가문의 영광이 명실상부한 그런 집안이 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자손들이 결혼을 미루다가 늦게 치르더니, 일을 핑계로 아이를 미루다가 하나만 낳고는 끝이다. 최근 들어 점입가경인 것은 아예 ‘결혼을 해서 뭣하냐?’는 이들의 당당한 기세다. 이 가문은 곧 문을 닫아야 한다. 이런 집안이 늘어나게 되면 국가도 문을 닫아야 한다. 십여년 전만 해도 100만 명이던 출산율이 이제는 50만 명을 밑돌아 계속 감소하는 국가비상사태 수준에 이르렀다. 시골에서 한동안 아이 울음소리가 끊겼다가 최근 다시 살아났다. 동남아로부터 이주한 결혼이민 여성들 덕택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만으로는 국운을 책임질 자손물량을 유지하기에는 턱없다. 한국인과 결혼한 배우자와 그 2세에 대하여 국적을 부여하는 정도로는 꺼져가는 촛불을 살리기에 역부족이다. 이제는 우리도 미국처럼 외국인과 그 가족까지 국민으로 편입하는 것을 검토해야한다. 국가시책을 지원­보완해야 하는 경기도지사께 실효성 있는 출산장려책을 제안코자 한다. 그 요점은 ‘칭찬이 백약보다 낫다’는 말처럼 다산(多産)하는 부부를 심적으로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아이를 많이 둔 부부가 바로 곧 애국자!’라는 정서바이러스를 도입하여, 공무원들부터 한 명씩 더 낳도록 권장이 필요하다. 승진과정에도 아이 한 명당 가산점을 주어야 한다. 부모가 직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한 명 더 낳는 것이 국가운명에 더욱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분만육아휴직도 부모에게 불이익 없도록 주어야 하고, 그 기간도 연장해야 한다. 또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찾아오고, 일에 늦어 막힌 길과 싸워가며, 마음을 새까맣게 태워야만 하는 전쟁에서 젊은 부모들을 해방시켜야 한다. 근무시간을 자율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직장 내에 기능단위로 어린이집을 다수 설치하여, 부모의 업무효율을 위한 맞춤식지원을 펼쳐야 한다. 가상의 일자리를 위하여 인턴교육비를 지원하는 것 보다 실효성과 일자리창출이 모두 맞물린 출산장려대책을 적극 마련해주기를 지사께 기대한다.

닭고기 대신 달걀?

KBS 2TV 건강 프로그램 비타민에서도 ‘한국인이 꼭 먹어야 할 비타민 10대 밥상’을 선정한 바 있다. 비타민에서 선정한 10대 밥상은 질병예방에 좋은 마늘, 콩, 고등어와 노화방지에 좋은 호두, 부추, 보리, 버섯 그리고 성장촉진에 좋은 달걀, 김, 풋고추 등이다. 이 중에서 축산물로서 유일하게 뽑힌 달걀은 두뇌계발과 기억력 증진, 치매예방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20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 50g짜리 달걀 한 개에는 단백질 6.3g, 지방 5.4g, 칼슘 20㎎, 인 120㎎, 철 1㎎, 비타민B1 0.03㎎, 비타민B2 0.21㎎ 등이 들어있다. 달걀은 주로 근육 형성에 도움을 주지만 달걀 노른자 속의 레시틴 성분이 콜레스테롤 흡수를 방해하며 콜린 성분은 두뇌활동을 도와 기억력 향상은 물론 치매를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달걀을 먹으면 기억력과 학습 능력이 좋아지고 뇌혈관성 치매예방에도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성장기 어린이에게 필요한 단백질은 물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서 남녀노소 매일 먹어도 좋은 ‘완전식품’이다. 일부에선 달걀에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다며 섭취를 기피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련의 보고에 의하면 노년의 남성보다 여성이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다고 하며, 여성의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긴 것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사람이 장수한다는 것, 그리고 100세 이상 노인의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은 70~80세까지 장수한 노인보다 2배 가까이 높다고 하는 보고는 이러한 우려를 반증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달걀의 콜레스테롤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악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달걀을 먹고 싶은 만큼 많이 먹어도 체내 콜레스테롤 증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닭고기 값이 많이 오르면서 값싼 단백질 함유 식품으로 달걀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달걀 소비량이 220개 정도로 장수국과 선진국을 비교해 볼 때 현재보다 2배 정도 많이 먹어도 괜찮다고 한다. 값은 저렴하면서도 영양은 풍부한 달걀을 많이 먹고 기억력, 학습 능력도 높이고 뇌혈관성 치매도 예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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