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했던가? 더 예뻐지고 더 참신해지는 것은 무죄는 고사하고 상을 주고 추켜세워야 마땅할 것이다. 비단 여자뿐만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발전지향의 의지를 지니고 있는데, 가령 100만원을 가진 사람이 1천만 원을 벌고 싶어 하고 1억원을 번 사람이 10억원에 도전하는 것은 결코 그릇된 욕심이 아니라 발전을 지향하는 인간의 본성이라 할 것이다.
육식을 하는 맹금류인 솔개에 얽힌 재미난 우화가 있다. 솔개는 새 중에서 가장 장수하는 종류로 70세 쯤 산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는 고통스런 자기 변화의 과정이 필요하다. 40세 쯤 되면 발톱이 노화하여 먹잇감을 낚아채기 어려워지고 부리도 길게 자라 구부러지고 깃털이 두꺼워져 날개도 무거워진다. 그런 솔개에게 선택은 두 가지뿐이다. 무겁고 노화된 몸으로 죽을 날을 맞이하던가, 아니면 고통이 따르는 자기 변신을 감내하든가.
갱생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먼저 부리를 바위에 쳐서 깨뜨려버린다. 그 자리에는 새 부리가 서서히 돋아나게 된다. 이번에는 새로 돋은 부리로 낡은 발톱을 쪼아서 뽑아낸다. 새 발톱이 돋아나면 새 부리와 발톱으로 무겁고 낡은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그러면 새 깃털이 돋아나 솔개의 고통스런 변신은 완성되고 이제 날렵하고도 새로운 몸으로 70세까지 장수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 사회에도 솔개처럼 대변신을 추구하는 이들이 있으니 이분들을 ‘젊은 언니’, ‘젊은 오빠’라 해야 할까?
부천실버인력뱅크를 통해 은빛사랑나눔단 활동을 하는 74세의 남재하 어르신. 벌써 2년째 등하교길 교통안전지도, 학교주변 위험요소제거 등 학교지킴이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계신다. 79세의 할머니 한 분은 정왕복지관에서 4년째 당신보다 더 젊은(?) 어르신을 위해 급식봉사활동을 하고 계신다. 이 정도면 젊은 축이다. 95세의 할머니는 시흥시 여성회관에서 컴퓨터공부에 푹 빠지셨는데, 현재 조건을 탓하지 않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우리 시대의 영웅이다.
어르신들의 변신, 그것은 바로 솔개의 대변신 같은 우리사회의 거듭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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