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을 맞아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의 참뜻을 기리기 위해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특히 눈길을 멈추게 하는 것은 전몰군경유족회, 상이군경회, 전몰군경미망인회, 무공수훈자회 등 보훈단체와 보훈가족들이었다. 백발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부축을 받아 간신히 헌화 분향을 했고, 미망인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사람들 역시 가슴 뭉클하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누가 이들에게 불구가 되거나 소중한 가족을 잃게 하여 반세기를 슬픔과 고통 속에서 살게 했는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더욱 안타까운 일은 국민의 태도이고 마음가짐이다. 올해 4월 행정안전부에서는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의식실태를 조사·발표 결과, 6·25전쟁 발발 연대를 36.5%가 모른다고 했고, 특히 20대는 56.5%가 모른다고 했으며, 6·25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는 34%가 미국과 소련을 대신한 전쟁, 민족해방전쟁, 남한이 북침한 전쟁 등으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를 정확히 알고 보훈을 해도 가족 잃은 고통과 슬픔을 참기 어려울 진데 이런 상황을 두고 지하에서, 혹은 유족들은 어떤 심정일까. 쉽게 망각해 버리는 시대 흐름에 그 누가 비극의 역사를 바로 가르칠 것인가.
문제는 역사교육의 부재다. 6·25전쟁에 대한 내용만해도 교과서 편성자체가 중학교는 3학년 말미에, 고등학교 이과는 배울 기회조차 없으며 문과도 1학년 말미에, 2학년은 선택에 의해 학습하도록 되어있으나 이마저도 내신외의 범위여서 관심 밖이다. 또 같은 내용을 놓고도 해석을 달리하는 학자나 저자들이 있으니 학교에서는 더욱 지도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올해도 6월25일이 다가오고 있다. 6·25로 폐허가 된 나라를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으로 선진국 대열에 이르게 했다면, 그런 나라가 있기까지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있었다. 역시 국가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교육으로 해결해야 한다. 우선 교과서나 교육과정편성은 그렇다하더라도 학교에서 계기교육 등으로 역사적 사실을 한 치의 왜곡됨이 없이 철저히 지도하여 나라를 지키다 산화하신 영령에 대해 보답해야함은 물론 민족의 정통성을 바르게 지켜 나가야 할 것이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