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10년의 교훈

배기수 아주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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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가의 화두는 ‘경쟁력강화’이다. 문화, 예술, 스포츠, 의료, 국방과학, 첨단기술 등의 모든 분야에서 외국시민의 관심을 끌고 지배적 위치를 점유하여, 외화를 벌어들이고 자국민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대한민국만 거꾸로 행보를 취했다.

물 쓰듯이 돈을 쓰고서도 무장해제에 가까울 정도로 국가경쟁력을 감하였으니, 과히 독특한 정부였다 할 만하다. 이제 그 공과를 적시해서 책임을 묻고, 더 이상의 시행착오를 없애야 한다. 정부는 사고를 치고 민간기업이 이를 막아 내는 꼴은 이제 종식하여야 한다.

과거 정권에서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킨 대표적인 정책은 ‘국토균형발전’이었다.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균형적인 국토발전을 꾀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내심 좋은 명분 뒤로 하향통일을 꿈꾸던 흉괴가 있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과거 정부는 이 작은 나라에 “지역별로 국제공항이 하나씩 있어야 한다”며 공항 짓기에 나섰다. ‘나눠먹기식 싸구려 정치’와의 합작품이었다. 다른 공항도 마찬가지이지만 현재 양양국제공항에는 정기노선이 한 편도 없다. 영국 BBC는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국제공항은 한국의 양양공항이다”라고 보도하고 있다. 연간 1천5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현실을 이제 보고 넘길 수만은 없다. 바이오센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도권이라며 경기도를 제외한 전국에 20여개의 바이오센터를 건설하였다. 1천억원 이상씩 들인 기관이 제 역할을 하는 곳은 하나도 없다. 첨단의료복합단지 건설도 성공확률이 낮은 곳에 고집을 한다. 왜 한국 정부가 하는 일마다 효율이 낮을까? 정치인과 관료를 싱가포르에서 수입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따라잡아야 할 일본은 같은 돈으로 몇 배의 효과를 내며 점점 더 멀어져만 가는데….

작년에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광우병 난동’으로 국제적 망신을 당하더니, 이제 죽은 정치인을 내세워 정권교체를 부르짖는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자식의 일자리까지 없애는 무조건식 투쟁은 애국자로서 삼갈 일이다. 이제 사회주의를 동경하고, 발전 이전에 분배를 논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드러내고 이북으로 옮기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급선무는 ‘국가 경쟁력 향상’이다. 먹고 살게 되면 그때 가서 이념을 논하자. 대한민국이 잘 살아야 북한도 잘 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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