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여행

올해 겨울은 포근한 날씨에 아직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 겨울다운 운치가 크지 않다. 겨울여행하면 제일 먼저 연상되는 것은 영화 ‘닥터 지바고’의 한 장면이다. 시베리아의 넓은 평원에 펑펑 눈이 내리고 대 설원을 기차가 달리면 하얗게 부서지는 눈보라의 멋진 풍광과 경쾌한듯 애잔한 주제곡의 선율이 어우러져 오랫 동안 기억에 남아 있다. 기차여행은 사계절 내내 동심과 추억 등을 불러일으키는 색다른 낭만이 있지만, 특히 겨울에는 세찬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차에 몸을 맡기고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눈 덮인 산야의 고즈넉함을 감상하며 편안한 시간을 즐기는 여유가 있다. 요즈음 여행패턴은 예전과 달리 주 5일 근무 등으로 가족단위 여행이 증가했고 여행일정도 훨씬 여유가 있으며,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잘 알려지지 않은 실속 여행지를 찾아가는 체험여행을 선호하는 추세다. 최근 자치단체들마다 다양한 축제들을 펼치고 코레일도 기차와 축제와 연계한 테마상품들을 운영하고 있다. 겨울 히트상품들로는 정동진 해맞이축제와 환상선 눈꽃여행, 태백산 눈꽃축제 등이 있다. 임금이 거처하는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 동쪽에 위치한다 하여 이름 붙여진 정동진은 일출의 장관과 함께 선풍적인 시청율을 자랑했던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장으로 알려지면서 여주인공이 머물렀던 소나무, 이른바 고현정 소나무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달려와 플랫홈에서 바로 탁트인 동해바다의 해돋이를 만날 수 있고 청량한 새벽 바다에서 동행들과 어깨를 맞대고 일출시간을 카운트해보는 기다림의 묘미도 맛볼 수 있다. 태백선과 영동선 등을 운행하는 환상선 눈꽃축제 열차도 인기 있는 여행상품이다. 풍기, 승부, 추전 등으로 이어지는 환상선의 설경은 차창 밖 풍경 하나 하나가 한폭의 동양화를 옮겨 놓은듯 단아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이 있으며 하늘도 세평 땅도 세평이라는 승부역에 이르면 복잡한 일상을 탈출한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태백산 자락에서 펼쳐지는 눈꽃축제는 볼거리가 풍성한 소문난 이벤트로 백두대간 트레킹을 겸할 수 있는 재미난 여행코스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고 했던가! 올 겨울은 대풍 기원이 눈이 돼 내리고 수평선을 힘있게 박차 오르는 희망찬 태양의 기운이 온누리에 퍼져 모두가 건강하고 부자되는 한해가 돼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배낭을 꾸릴 수 있는 편안한 나날이 되길 바란다. 곽노상 코레일 수도권남부지사장

철새정치인, 낙하산공천 이제 그만!

철새 정치인은 한국의 정치에서 정강과 신념보다는 당장의 이익과 권력을 좇아 쉽게 당적을 바꾸는 정치인을 말한다. 그러나, 필자는 여기에 덧붙여 철새정치인이라고 명명해야 하는 또 한 부류의 정치철새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적을 바꾸는 건 아니지만, 지역과는 전혀 연고도 없고 이름 한번 제대로 들어 본 적이 없는 정당인들이 본인이 활동하던 지역구에서 공천이 불리해지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지금부터 이 지역을 위해 봉사하면서 지역의 현안들을 해결하겠다고 명함을 내미는 사람들이다. 한국정치에서 해마다 선거를 전후해 권력을 향한 철새들의 이동이 줄지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우리나라 정당제도가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하긴 우리나라 정당의 평균수명이 국회의원 임기 4년보다 적은 3년2개월이라니 그럴 수밖에 없겠다. 이들은 철새가 되더라도 유력 정당의 권력 있는 인사를 후광으로 공천만 받기만 하면 당선이 가능하겠다는 착각에 일시적인 비난을 무릅쓰고 철새 정치인이 되길 선택한다. 어느 정당이고 이러한 철새 정치인들에게는 절대 낙하산 공천을 줘서는 안된다. 그동안 어쩌다 당선된 철새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그들에게 부여한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를 국민들을 대변하는 것에 사용하지 않고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와 권력을 좇는 것에 사용해 왔다. 이러한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는 자체가 정치를 구태로 만들어 왔으며 선거에 따른 민의를 왜곡해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러한 철새 정치인들에게 공천을 주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가와 국민들에게 돌아갈뿐 아니라, 그동안 지역 정당을 위해 애정과 헌신을 아끼지 않은 당원들을 우롱하는 것으로 지역 정당을 갈기갈기 분산시키고 주민들을 무시한 처사가 되는 것이다. 무시당한 주민 누가 철새 정치인을 지지하며 선출하겠는가? 불 보듯 뻔한 낙선만이 있을 뿐이다. 이제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향상되고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까닭에 활동경력과 자질 등이 주요한 판단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은 예리하고 판단력이 있다. 그리고 바르게 선택한다. 우리는 이미 지나간 선거에서 경험하지 않았는가? 철새 정치인들에게도 한마디하고 싶다. 더 이상 자신의 권력쟁취를 위해 정치를 구태화시키고 지역 정당을 우롱해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처사는 중단해야 한다.

금연, 작심삼일로 끝?

무자년 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출발을 다짐하며, 마음 속 깊이 무엇인지 한가지를 실천하자고 굳게 약속을 하면서 새 출발을 했을줄 믿는다. 이 중 아마 금연에 대한 약속을 한 사람이 가장 많지 않나 생각된다. 하지만 많은 애연가들이 작심삼일을 넘기지 못하고 담배의 달콤한 유혹에 다시 젖어들게 마련이다. 담배를 끊기 위해선 우선 흡연자 자신이 흡연을 개인의 기호나 습관의 문제가 아닌 니코틴에 대한 물질 의존이란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즉 쉽게 끊기 힘든 현재의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금연에 대한 강한 의지다. 한편 애연가들의 공통된 의견이 바로 눈을 뜨자마자 담배를 찾는다는 점과 식후 담배가 가장 맛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금연에 돌입한 애연가들은 기상 후와 식후 5분의 순간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기상 후에는 먼저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킨 후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체조 등을 하도록 하고 흡연욕구가 강해지는 식후 역시 가벼운 산책이나 녹차 한잔, 혹은 껌이나 사탕 등으로 흡연 욕구를 해소해야 한다. 최근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조사에 의하면 남성 흡연자의 72%는 금연에 성공하는데, 아내와 자녀의 지지와 독려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었을 정도로 가족들의 도움은 금연에 큰 도움이 된다. 흡연으로 인한 신체적 피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흡연이 인간의 수명을 7년이나 단축시키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폐암 또한 폐에서 발생하는 암의 종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한다. 폐암보다 고통스럽다는 만성폐쇄성 폐질환은 미국에서 네 번째 주요 사망원인 질환이며, 국내에서도 지난 2005년 사망원인의 8위를 기록하고 있는 질병이다. 대부분의 원인이 흡연이며 흡연자의 15% 정도에서 만성폐쇄성 폐질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흡연으로 인해 신체·정신·경제적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끊지 못하는 이유는 담배를 상사병(相思病)에 빗대 상사초(相思草)라고 불렀을 정도였으니까 그런 것일까? 아무튼 신년초 금연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면 작심삼일로 끝나지 말고 자신의 건강을 위해, 국민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실천에 옮겨 유종의 미를 거두자.

배려와 돌봄의 정직사회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변화가 예상되는 무자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연초부터 경제발전을 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은 것 같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안정적인 사회는 물론 소중하다. 누구나 배고프지 않게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에 속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경제’가 발전하기만 하면 우리가 원하는, 국민들이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경제만큼이나 정직한 사회, 이웃에 대한 돌봄과 배려가 있는 사회 만들기를 중요시해야 진정한 발전을 이루는 사회가 된다고 생각한다. IMF환란때 톡톡히 겪었듯 경제발전 만큼이나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회·문화적 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때 한참 ‘투명한 사회’라는 단어가 유행했지만, 지금은 다시 관심이 온통 ‘경제’에 가있고 그를 뒷받침하는 정직하고 공의로운 사회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소홀한 듯 한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여성인적자원개발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느끼는 점들이 있다. 직업기술훈련을 받는 많은 이들이 ‘실력’을 키우는데 가장 초점을 둔다. 물론 ‘실력’은 중요하다. 일종의 ‘기본’이다. 그러나 실력을 뒷받침하는 성실성, 정직성, 인내 등과 같은 인성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력은 입직에서만 유효한 수단이 될 뿐 그 이후의 사회생활에서 유력한 수단이 되기 어렵다는 것을 종종 경험하곤 한다. 실력 자체가 성실과 인내 등과 같은 인성들을 통해 향상되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가능성을 가장 먼저 실천하고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태안 자원봉사자들의 물결이다. 누가 강요하거나 동원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엄동설한의 바닷가를 찾는 국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지 않는 이가 없을 것이다. 태안을 향한 거대한 자원봉사자들의 물결은 우리 국민들이 이제 먹는 문제 만큼이나 이웃에 대한 배려와 돌봄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그리고 이를 실천으로 옮겨내는 능력이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본다. 이제 우리 사회도 경제 발전 못지않게 배려와 돌봄의 사회, 정직한 사회에 대한 균형잡힌 관심을 갖고 실천해 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 그런 점에서 올 한해는 경제발전 만큼이나 정직하고 배려가 있는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도 실력과 인성의 균형잡힌 노력을 하는 게 필요하다. 양자가 균형 있게 발전할 때, 우리 사회는 한층 더 풍요로운 사회가 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교과서(敎科書)

교과서는 ‘공식적 지식창고’다. 자연·사회·인간에 대한 이해가 이 창고 속에 들어 있다. 산업화 이전 사회는 ‘실험’이 아니라 ‘우연’과 ‘비법(秘法)’의 전수, 또는 학습을 통해 자연을 이해했다. 실험과 연구 등을 통한 자연의 이해가 산업화사회로 가는 길을 닦았다. 그리고 대중적인 ‘공식적 지식창고’가 등장했다. 정보화사회에선 가설과 전제조건 등에 관계없이 ‘지식창고’들이 넘쳐나고 있다. 가설이나 전제조건 등에 대한 설명방식이 다양하고 이해의 차이가 이런 경향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래서 ‘공식적 지식창고’는 ‘무허가’, 또는 ‘비공식적’ 지식창고의 도전을 받게 마련이다. 2008년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더구나 신정권 등장으로 새로운 기대가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 밑바닥에는 ‘선진국’·‘선진화’에 대한 열망이란 합의가 깔려 있다.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 갖춰야 할 역량과 겪어야 할 도정(道程)에 대해 눈을 기울여야 한다. 베이컨은 인간지식 오류의 원천을 네 가지로 분류했다. 인간본성에서 유래한 ‘종족의 우상’, 편견에서 유래한 ‘동굴의 우상’, 언어와 의사소통에서 유래한 ‘시장의 우상’, 학파의 오류에서 유래한 ‘극장의 우상’ 등이다. 사례·경험·전례(前例) 없는 우상(偶像)을 저마다 들고 확신에 가득찬 내적논리를 갖추고 나오면, 그 욕망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사회는 없다. 각자가 자기 이해에 입각해 ‘공식적 지식창고’를 이해할 때는 이미 그것은 교과서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선진화는 그래서 어렵다. 칭기즈칸 군대는 고비사막에서 최종 훈련을 1주일 동안 수행했다고 한다. 첫날은 6시간 휴식시간을 준다. 매일 휴식시간을 줄여, 마지막 날에는 휴식시간 없이 포위·공격·후퇴훈련을 실시했다. 그 목표의식·헌신·인내력은 사상 유례없는 것이라고 기술하는 책도 있다. 최고의 상태를 지향하던 몽고의 꿈을 실현하는 도구였다. 물론 정복당한 자들의 이야기는 생략됐다. 그래서 모든 역사 교과서 결론은 이렇게 적고 있다. “피와 땀과 눈물 등의 총량(總量)은 동일하다. 땀과 노력의 양과 피와 눈물의 양은 반비례(反比例)한다.” 이것이 교과서의 기본이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이런 의지가 관통해야만 정직한 교과서다.

태안의 그 이장님이 그립다

오래 전 일이지만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에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명소가 됐지만 당시만 해도 그렇지 못했던 서해대교의 건설현장에서의 일이다. 아산만 바다를 건너는 길이 7.3㎞의 초대형 교량인만큼 홍보팀이 그냥 두질 않는다. 이른바 홍보투어에 열을 올렸다. 각계각층 인사들이 공사현장을 견학할 수 있게 했던 것이다. 어느날 그 엄청난 규모의 공사현장을 바라보던 어떤 분이 목놓아 감탄하기를 “내가 낸 세금이 어디 갔나 했더니…. 다 여기 와 있구나!”라고 말했다. 모르긴 해도 자신이 낸 세금이나 통행료를 제대로 쓰고 있다는 확신을 가졌던 게 아닐까? 어디 그뿐이겠는가! 이런 일에 쓴다면 세금이든 통행료든 기꺼이 내겠다는 다짐까지 하고 돌아갔을 게 분명하다. 세금이란 말이 나왔으니 한마디 더하고 싶어진다. 필자는 지난해말 직원들과 함께 유출 기름제거 자원봉사로 태안 소근리 해안을 다녀 온 적이 있다. 작업요령을 일러주러 나오신 소근리 이장님 말씀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이 흡착포도 모두 국민들의 세금으로 마련한 게 아니겠습니까? 기름이 흥건하게 묻을 때까지 사용해야만 쓰레기량도 줄이고 세금도 아끼는 일입니다.” 못 미더운지 두번 세번 당부하시는 게 아닌가! 그 황당한 일을 당하고서도 나라 살림살이 걱정이라…. 자원봉사한답시고 좋은 버스 타고 다닌 우리가 부끄럽기까지 했다. 그런가 하면, 우리 주변의 일상은 어떤가. 안타까운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얼마 전 이웃집 이삿짐을 내리고 떠나려는 화물차 기사님에게 화물칸에 남아 있는 신문지와 골판지같은 짐부스러기를 내려 놓고 가라고 했더니만 “그냥 두세요, 고속도로에서 달리다 보면 다 날아가 버립니다”고 말했다. 이 철없는 기사님을 어찌 할꼬…. 고속도로에 쌓이는 쓰레기나 낙하물 등을 치우려다 고귀한 목숨까지 희생된 경우가 이제까지 수십명에 이른다는 걸 알리는 없다. 수도권 고속도로에서만 발생하는 쓰레기를 처리하려고 해도 연간 40억원이 넘게 들고, 전국 고속도로로 계산하면 수백억원이 필요한 걸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치더라도 그 기사님의 그 태도가 우리의 일상이 되선 안된다. 고속도로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짐을 흘리고 다니는 일은 우리가 낸 세금을 날리고 다니는 것이나 다름 없다. 기왕 내는 세금이나 통행료를 쓰레기 치우는 비용으로 쓰기 보다는 우리 지역 숙원사업인 인천대교나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에 쓰이게 하는 게 훨씬 낫다. 정초부터 태안의 소근리 이장님이 자꾸 그리워진다. 장동화 도공 군포지사장 남서울대 겸임교수

스토리 텔링

한국조리사회 경기도지회가 매년 음식문화 시범거리 활성화를 위한 기술지도사업을 진행하면서 음식문화 시범거리로 지정된 업소들을 방문, 현황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많은 업주들이 음식문화 시범거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지정된 후 지원되는 정부 예산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음식문화 시범거리는 경기도 향토·전통음식 계승과 발전, 그리고 세계화를 위한 일환으로 경기도를 대표하는 음식문화촌으로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진행할 경우 경기도의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음식문화 시범거리로 지정되기 위해 해당 지역 업소들은 이같은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한 마음으로 어떠한 음식과 서비스로 다른 지역들과 차별화를 시키며 경기도를 대표하는 음식문화의 장으로 거듭 날 것인지를 충분하게 논의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제안해야 한다. 음식문화 시범거리로 지정받아 세부계획대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도 충분하게 검토해야 제대로 된 음식문화 시범거리로 거듭 날 수 있다. 이를 풀어가는 방법을 게임에서 바라보는 스토리 텔링 방식으로 설명하면 이해가 쉬울듯 하다. 이 방식은 생산자에 의해 창작되거나 기존에 있던 이야기를 수용자의 욕구 충족을 위해 효과적인 담화형식으로 가공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지역 향토음식을 원형으로 지역문화 콘텐츠를 만들거나 축제·관광지를 만들 때 지역설화를 원형으로 현대적으로 풀어 이용하는 과정을 들 수 있다. 게임산업에선 게임의 개발단계 중 시나리오 전 단계로 주제와 소재, 캐릭터, 배경, 사건 등을 토대로 이야기를 구성해 서사화시키는 단계로 보고 있다. 이러한 게임의 스토리텔링은 스토리 창작의 개념과 유사하지만, 이야기 구성 단계에서 스토리를 이어가는 주인공이 작가의 손을 떠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좋은 정책이 기획되고 긍정적 결론을 얻어 시행이 될 때 그 정책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수요층은 대비를 철저하게 하고 준비된 상태에서 진행해야 한다. 정부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던 시대는 지났다. 언젠가 어느 배우가 이런 말을 했다. “차려놓은 밥상에 수저만 들었을 뿐인데….” 이제 수저만 들어선 국물도 없는 시대다.

대보단(大報壇)

지난 2006년 미국 골드만삭스는 오는 2025년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7만달러를 돌파해 미국과 일본 등에 이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게다가 오는 2050년에는 일본까지 제치고 세계 2위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믿어지지 않는 얘기다. 그러면서도 귀가 솔깃하다. 그렇게 되는 날이 반드시 돌아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수많은 기적들을 만들면서 살아왔다. 40~50대가 학창시절을 보낸 70년대만 해도 이렇게 발전된 나라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그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만 생각했을뿐…. 많은 국민들이 해외 나들이에 나서고 연간 무역규모가 7천억달러가 넘어 선 나라, 우리 문화는 한류의 바람을 타고 세계를 누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뿌듯하다. 아무래도 우리 민족은 앞으로도 뭔가 세계에 더 많은 일을 해낼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옛날부터 대단한 민족이었다. 가까운 조선시대만 해도 당시 지식인들은 세계 1위의 문화국민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명·청교체기인 17세기 이 땅의 지식인들은 조선을 세계의 중심, 즉 중화(中華)로 여겼다. 세계의 중심이었던 명나라가 망하고, 새로 들어선 청나라는 미개한 여진족의 나라이니 예학과 성리학의 전통이 살아있는 조선이야말로 세계의 중심으로 생각됐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숙종 30년(1704년) 대보단(大報壇)을 설치하고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도와준 신종과 명나라 마지막 황제인 의종의 제사를 지낸다. 중국을 대신해 하늘의 아들, 즉 천자의 나라가 됐음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예견대로 우리나라가 20년 후 현대판 대보단을 쌓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경제뿐만 아니라 철학, 사회학, 생명과학, 물리학 등 인문과학·자연과학이 골고루 발전하고 문학, 음악, 미술, 영화, 만화 등 모든 예술 분야에서 세계에 우뚝 선 문화대국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발전에 교육자들도 한몫 거들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교실에서 묵묵히 가르친 것밖에 없는데 무슨 애국이냐며 겸손해 한다. 내로라하는 제자들이 없는 선생님들은 더 그렇다. 그러나 작은 빗방울이 모여 시내가 되고, 나중에는 강을 이루는 것처럼 평범한 여러 선생님들의 작은 정성이 이 나라를 지금에 이르게 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선생님들의 지극한 정성으로 모든 학생들이 한층 한층 꿈의 탑을 쌓아 올리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변우복 김포고 교감

부부간의 의사소통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을 모르는 이는 없다. 인간관계에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사실·체험적으로 시사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2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급증하고 있는 이혼율은 우리 가정과 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하나의 요소가 됐고 청소년 가출 및 범죄라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혼에는 다양한 여러가지 원인들이 있겠지만, 부부간의 의사소통의 부재와 실패가 많은 부분을 차지함은 부정할 수 없다. 현대사회의 도시화, 산업화, 첨단화, 개인화 등으로 부부대화의 간격이 점차 벌어지고 이에 따라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도 줄어들고 있다. 가속화된 가정붕괴현상과 도덕적 해이로 인해 서로의 관계는 그저 유지하는 정도 내지는 기본적인 대화 능력마저 상실한 상황까지 이르고 있다. 건강한 부부는 서로 만족할 수 있는 대화를 나눈다. 결혼생활에 있어 부부간 대화는 마치 우리 몸의 혈관과도 같아 부부생활에 활력과 신선함을 공급해준다. 부부사이에 대화가 신통치 않거나 있어도 보통수준의 대화만 한다면 행복한 부부라고 할 수 없다. 부부간의 침묵은 금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의사소통방식으로는 언어 7%, 감정 38%, 표정과 몸짓 등 비언어적 표현 55% 등을 차지한다. 의사소통은 ‘말하는 것’ 그 이상의 뜻을 지니고 있다. 대화의 내용은 물론 말의 어조, 음성, 분위기, 그리고 무심코 드러나는 몸짓과 표정 등이 일치하는 진솔함이 중요하다. 의사소통의 영어적 표현인 커뮤니케이션의 원어적 뜻은 ‘나누다’는 어원에서 기인한다. 부부간의 의사소통은 서로의 깊은 곳까지 어루 만지며 쓰다듬어 주는 고귀한 권리이자 의무이다. 부부가 무엇인가. 멀고도 가장 가까운 이웃? 서로를 향해 다가가는 하나, 아니면 영원히 평행선을 달리는 둘?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 그 두 사람이 가족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서로간에 존재하는 많은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우선돼야 한다. 그리고 서로가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배필로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부족을 채워주고 돕는 배필로서의 성숙된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소극적이고 형식적인 말을 주고받는 단순한 의사소통을 떠나 상대방의 마음에 귀 기울이고, 그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하면서, 말과 스킨십, 따뜻한 미소, 안아주기 등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표현한다면 이 얼마나 멋있는 부부관계인가! 김유신 김유신치과 원장

마지막 달력 한 장의 의미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다고 하더니 어느새 열두 장 달력의 마지막 장만이 쓸쓸히 매달려 있다. 언제 보아도 빼곡하게 적혀있는 흘려진 글자들을 보면 바쁘긴 바쁘게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럴 즈음 핸드폰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음을 알리는 음이 울렸다. “12월22일 태안 기름 제거봉사 갑니다. 참석을 못 하시는 분은 연락 주세요.” 의왕농협 봉사단에서 온 연락이었다. 하필이면 팥죽 먹는 동지날이었다. 망설이고 있자니 다시금 전화벨이 울린다. “꼭 갈거지? 명단에 올려놓는다. 부처님도 이해하실거야.” “알았어요. 가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12월22일 새벽 6시20분 농협직원들과 주부대학 봉사단과 함께 태안으로 향했다. 털모자에 우의와 장화까지 준비해 도착하니 오전 9시가 넘어 버렸다. 이원면 대리 해안가로 135명이 투입됐다. 우리들은 준비해간 면 수건과 흡착지 등을 휴대하고 바위 사이랑 모래 사이에 쌓여 있는 기름 찌꺼기를 걸레질 하듯 닦고 닦았다. 한참을 일하고 있는데 한 중년 신사가 다가와 말을 섞는다. 어디선가 뵌 듯한 얼굴이다. 인천시장 보좌관이라며 어머님이 사시고 계시는 고향이란다.“이곳은 청정 해안으로 낙지와 조개, 꽃게 등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저 해안가를 돌아가면 아직 손도 못 댄 곳이 있는데 젊은이들이 오면 투입시켜야 해요”라고 말했다. 얼마나 이야기를 나눴을까. 해는 중천에 떠 있는데 언제 밀려왔는지 바닷물이 우리들을 따라오고 있었다. 봉사도 하다 말고 일어나야 했다. 나온 김에 오후까지 할 생각들을 하고 왔는데 좀 아쉬웠다. 그래도 마지막 달력의 끝장을 작은 봉사로 점을 찍을 수 있었고 인연을 맺은 이원면에 일조를 보러오겠노라 웃음으로 약속했다. 12월19일은 새 대통령을 뽑았다. 그동안의 어려움을 호소라도 하는 듯 국민들은 압도적인 지지로 한 후보를 선택했다. 공공장소를 가나 친구들을 만나도 새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는 상상 이상이었다. 아무쪼록 “국민을 잘 섬기겠다”고 본인이 방명록에 적었듯 그간 공약해온대로 어려운 백성들을 잘 헤아리고 따뜻한 모성애로 다가서 5년 후 마지막 달력 한 장이 남았을 때 웃음으로 끝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盧대통령과 李당선자

대한민국의 제17대 대통령으로 이명박 후보가 선출됐다. 당사자 본인에게 우선 먼저 축하할 일이다. 국민들에게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자는 정반대의 색깔을 가진 정치인으로 어필이 된 느낌이다. 이런 까닭에 이명박 당선자는 큰 표 차이로 정동영 후보를 누를 수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의외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자는 성격상 상당한 공통점을 지닌 정치인일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 든다. 이들은 먼저 지독히도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지독한 가난 속에서 어렵게 공부하고 입신양명의 기회를 얻었다. 대통령이 되는 과정 역시 하늘이 도왔다고 보아야 할 정도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노 대통령이야 말할 것도 없고, 불과 3~4년 전만 해도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생각한 사람이 몇명이나 있었는지 의문이다. 필자 역시 위 두분과 마찬가지로 빈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운 좋게 공부를 잘해 사법시험을 거쳐 판사로 임용되기도 했으니, 이 정도면 상당히 출세한 셈이다. 돌이켜 보건대 좀 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필자의 성격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여유롭고 독선적이지 않으며 남을 먼저 배려하는 방향으로 형성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렵게 자란 사람은 마음 한 구석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있다. 그 상처는 성격 형성에 크나큰 영향을 주게 된다. 자기 자신은 뛰어난데도 쉽게 그 뜻을 펴지 못하게 된 어린 학생들은 우선 부모님, 특히 아버지를 원망하고 아버지의 권위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말도 쉽게 흘리곤 한다. 나보다 더 우위에 있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들을 자신 위주로만 판단하게 된다. 필자가 무심코 본 초등학교 생활기록부에는 ‘경솔하다’는 표현이 가끔 등장하고 있었다. 노 대통령과 이 당선자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입신양명, 대통령이 됐다는 건 높이 평가할만하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으로 일부 잘못 형성된 마음가짐을 바로 잡을 수 있어야 진정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 노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들과 비교해도 본인 자신의 부정은 적었을 것으로 본다. 이러한 노 대통령이 재임 중 다른 어느 대통령들보다 좋지 못한 평판에 시달렸던 이유는 이 당선자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국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는 절대로 가벼워서는 안 된다. 이 당선자가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감사가 넘치는 삶

어떤 가정에 가난한 모자가 살았다. 어머니는 남의 집에 가서 늘 일을 하며 청소도 하고 세탁과 재봉 일을 하면서 이 외아들을 정성을 다해 기도하며 길렀다. 이 아들은 프린스턴 대학에 들어갔고 마침내 수석으로 졸업하게 됐다. 프린스턴 대학 수석으로 졸업하는 이 학생에게 잠깐이지만 연설할 기회를 줬다. 그는 많은 사람 앞에 서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온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측량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두 번째는 스승님과 교수님들의 은혜입니다. 세 번째는 한없는 어려움 가운데서 나를 길러주신 어머님의 은혜입니다. 이 어머님의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할 수 없습니다. 오늘 금메달을 우리 어머님에게 드리겠습니다. 받아야할 분은 우리 어머님이십니다.” 이 사람은 나중에 변호사가 됐고, 뉴저지의 주지사가 됐다. 그리고 나중에는 28대 미국 대통령이 됐다. 그가 바로 윌슨 대통령이다. 노벨 평화상도 받았다. 행복이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물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에 있다. 세상은 이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감사하는 사람이 아닌 불평과 원망, 심지어 저주까지 한다. 가정도 감사가 없기 때문에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사회도 점점 탁락해지고 있다. 감사를 하지 않으면 불평과 원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는 범사의 뜻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모든 일’이고, 두 번째는 ‘평범한 일’이다. 사람이 평범한 일에 감사할 수 있을까? 평범한 일에 감사가 넘치면 세상은 변하게 될 것이다. 특별한 일에만 감사할 것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평범한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하루에 한 번씩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1년이면 365번이나 된다. 10년이면 3천650번이 된다. 2007년을 마무리하면서 감사하는 시간이 많았는가? 아니면 무관심이나 불평, 원망한 시간이 많았는가? 한번쯤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헬렌 켈러. 장애인이었지만 그의 감사내용은 2만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종이에 내가 감사할 수 있는 것들을 적는다면 과연 몇가지나 될까? 2008년에는 하루에 한 가지만 감사하기로 마음을 먹고 살아간다면 우리의 마음은 그 무엇보다 행복한 한해가 될 것이다. 조셉 크루치의 말처럼 행복이란 바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지방문화회관 차별화 시설·운영

지역문화를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곳이 지방종합문화회관이라고 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이 문화를 통해 보다 밝은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다. 우리나라 광역시와 일반시 대부분은 1곳 이상의 문화회관을 확보하고 있으며 기초자치단체인 군·구도 최소 1곳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정책적으로 문화관광부도 1곳에 한해 국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인천시내에도 인천시 종합문화회관 이외에 계양구와 서구가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부평구가 옛 송학사 부지에 부평문화회관을 신축 중이다. 그러나 대다수 문화회관들이 상주 문화단체가 없는 가운데 독자적인 콘텐츠 없이 외부 대관과 일부 기획공연 등으로 운영되면서 영화 상영이나 어린이 뮤지컬 공연, 학원 발표회장 등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시설관리공단의 위탁 운영으로 기획의 전문성은 물론 운영의 효율성마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다목적 종합공연장으로 표준적인 음향잔향시스템 시설로 인해 클래식과 오페라 공연에도 부적합하고 어느 장르의 공연도 특성을 살릴 수 없는데다 대중성 있는 공연은 낮은 좌석수로 수익성을 맞출 수 없어 공연기획자들이 기피하고 있다. 앞으로 신축되는 공연장은 장르별에 맞는 전문 형태로 확충돼야 준공 이후에도 차별화돼 운영될 수 있다. 이같은 측면에서 인천 송도에 추진하고 있는 송도아트센터 내 클래식 전용홀의 경우 인천에는 전무한만큼 시급히 추진해야 되며 아마추어급 및 일반 문화단체 정기발표회를 비롯, 각종 기념행사 및 대중공연공간 등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다목적 시민회관으로 옛 시민회관터에 구상되고 있는 문화시설계획도 조기에 추진돼야 한다. 부평문화예술회관도 다목적으로 신축되고 있는데 변경할 수 없다면, 특별히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관리·운영의 경우도 예술을 공급하는 공공성이 높은 조직인데도 수익률로 평가받는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해 대관료나 사용료, 부대시설 이용료 등이 합리적으로 책정돼야 한다. 운영의 차별화는 문화회관장 개인의 문화 마인드와 전문성 등보다 우수한 공연시설 시스템 완비와 안정된 운영예산 확보, 운영의 독립과 자율성 여부, 우수한 상주 문화단체 보유, 운영인력의 전문성 유무 등에 따라 좌우되며 최종적으로는 이같은 여건들이 종합적으로 확보됐을 때 시민들에게 질 높고 다양한 문화예술을 공급하는 공간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좌에서 우로 권력이동

우파 민주정권 10년이 지나고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1997년 상대적인 의미의 좌파민주정부시대를 열었다. 김 대통령은 외환위기를 극복해 나갔고 6·15남북정상회담으로 김정일의 북한과 화해했으며 이 시기에 시민·사회단체들의 권력화가 급속하게 진전됐다. 경제정책은 성장과 분배, 생산적 복지 등을 추구했다. 지난 2003년 들어선 노무현 정부는 386좌파정권이다. 노 대통령은 김대중 정부의 이념을 계승하며 정부의 확대를 추구했다. 초기 청와대비서관 32명 중 절반 정도가 학생운동을 주도했고 이 가운데 10여명은 수감생활을 했다. 권력의 시계추가 좌파정권 10년만에 우파로 이동됐다. 제17대 대통령선거 투표율은 62.9%로 역대 최저였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48.7%의 득표율을 기록, 26.1%의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540여만표 앞섰다. 1~2위의 이같은 격차는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래 최대차이다. 이명박 시대에 대해 지난 2005년 뉴라이트운동을 시작했던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대한민국은 이승만 대통령시대의 건국에서 박정희 대통령시대의 산업화, 직선제 헌법쟁취의 민주화시대 등을 넘어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을 맞아 선진화시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핵심인맥은 주로 기업인 전문가 그룹이다. 이들의 이념은 시장경제체제에 철저하고 실적과 능력 등을 중시하는 실용주의정신이 넘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승리로 권력의 패러다임은 좌파적인 것에서 우파적인 것으로 이동하고 있다. 보수세력이 사회의 새로운 주류가 될 전망이다. 정치사의 새로운 경험이니만큼 변혁의 소용돌이가 예고되고 있다. 이대영 고려대 교수는 “BBK 도곡동땅 위장전입과 위장취업, 각종 스캔들 등에도 이명박 후보가 굳건하게 당선된 것을 보면 좌파정권, 또는 포퓰리즘 정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를 느낄 수 있다”며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고 말했다. 나성권 한양대 교수도 “지난 10년 동안 좌파정권은 입으론 분배를 통한 성장을 외쳤지만, 들여다 보면 성장은 거의 접어둔 채 분배와 복지 강화에 몰두했다”며 “이명박 정부는 과거 산업화시대 우파와 다른 이른 바, 신우파의 등장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프랑스에선 친미성장 우선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당선됐다. 지난 2005년 독일에선 우파인 기민당 앙겔라 메르켈총리가 집권했다. 우리 보수세력의 강화, 혹은 신우파 등장은 세계화의 진전과 일치한다. 조흔구 의정부YMCA 이사장

행복 찾기

바쁜 일상에 숨가쁘게 달려오느라 뒤돌아 볼 겨를도 없이 지내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남은 카렌다 한 장이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처럼 쓸쓸함을 더해준다.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구세군의 자선냄비 종소리를 들으며 세모가 가까워진 것을 느낀다. 그럴 때마다 연초에 설계했던 계획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다고 반성하게 된다. 전철역 맞이방 한 모퉁이 있는 자선남비에 손을 넣는 사람은 할머니, 할아버지, 신사, 숙녀, 학생, 그리고 엄마 손을 잡은 해맑은 꼬마 등 우리가 늘 부딪치는 평범한 사람이다. 서로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고 나눔을 권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정성이 모아지고 따뜻한 마음이 서로 전달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동참이 건전한 사회를 지탱하는 커다란 힘이 된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거나 봉사하는 것을 보기만 해도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현상을 연구한 결과 하버드대는 ‘데레샤 효과’라고 공식적으로 정의했다. 우리들은 저마다 한해를 뜻깊게 보내며 많은 생각들을 한다. 연초에 계획했던 많은 내용들이 어떻게 실행됐으며 어떤 결과를 보였던가? 주위 친지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해를 만족하게 보냈다는 사람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다는 사람들이 많다. 또다시 내년에는 반드시 휼륭한 무엇을 하겠다는 새로운 각오를 굳게 다진다. 한해를 후회 없이 마무리했는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정말 보람있게 생활했는가? 몇년 전 미국의 한 심리학 전문지에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라는 특집 기사에서 “행복을 작고 평범한데서 찾으라”고 주장한 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평생 한두번 겪을까 말까 하는 터질듯한 감동보다는 일상에서 자주 느끼는 작은 만족감이 행복 증진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물질만능시대라고 해도 돈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즉 돈은 많을수록 생활에 편리한 수단이 될 순 있지만 그에 비례해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 따라서 행복의 조건은 긍정적인 태도, 자부심, 유머감각, 그리고 적극적인 여가와 자원봉사활동 등으로 물질적인 것보다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만족감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해를 돌아보면서 새해는 일상생활부터 행복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해 본다. 우리 모두가 진정한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사회를 위해 봉사하며 배려한다면, 베푼 자가 오히려 도움을 받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곽노상 코레일 수도권남부지사장

다른 것을 인정하는 건강한 사회를 꿈꾸며

우리는 어려서부터 성장하기까지 몇번의 선거를 치를까? 초등학교 반장선거부터 작고 큰 조직의 회장선거, 우리를 대표할 정치인들을 선출하는 선거 등까지 생각해 보면 평생 수많은 선거들을 치른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우리는 내가 후보가 되기도 하고, 유권자가 되기도 하고, 어느 후보를 적극 지지하는 열렬 지지자가 되기도 한다. 아마도 연말쯤이면 여러 조직들이 총회를 통해 새로운 일꾼들을 뽑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서로 지지하는 후보가 우리를 대표해 열심히 뛰어줄 유일한 후보라는 믿음을 갖고 적극 지지에 올인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 후보에 대한 안티와 더불어 극한 갈등까지 형성된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감정의 갈등들이 지속되면서 조직과 공동체가 갈라지기도 하고, 성장을 가로 막고 함께 좌초하는 경우들도 적지 않다. 이는 아직 우리가 갈등에 대한 대처하는 기술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동안 우리는 역사적으로 일제침략과 6·25전쟁 등을 통해 갖게 된 좌파-우파, 보수-진보, 흑-백 논리의 이념 대결들에 익숙해져 내 것은 옳고 남의 것은 무조건 틀리다는 식의 모든 사고를 이분법적으로 하는 습관이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 우리는 이러한 이분법적 이념이나 사고가 개인적으로는 가족과 인간관계를 힘들게 하고 조직과 공동체를 해치며 글로벌시대에 국제적인 관계에서도 나라를 잘못된 방향으로 몰아가는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깨달아 고쳐야 한다. 모든 선거가 그렇지만, 어떤 후보든 그 후보가 우리를 대표해 일할만한 사람이라고 선택했고, 그를 지지했다면 후보가 당선되든 낙선되든 선출된 당선자와 함께 우리 모두의 희망인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그리고 소속감과 자부심 등을 느낄수 있는 조직과 공동체로 살리고, 잘사는 나라,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내가 선택했고 지지했던 후보가 낙선했다고 실패한 것도 아니고, 당선됐다고 모든 것들이 성공한 것도 아니다. 다만 다수의 뜻을 따라 우리의 일꾼이 선출됐을뿐이다. 이제는 성숙한 사고로 나랑 다른 것을 받아들이는 훈련을 하자. 다르다는 것은 틀리다는 게 아니다. 다만 차이가 있고, 다른 것끼리 협력하면 더 넓은 폭이 만들어지며 더 아름다운 조화를 이룰 수 있다. 때로는 다른 것에 대해 비판해야 할 때 무조건적 비판과 견제가 아닌 긍정적이고 객관적인 견제와 비판훈련을 하자. 그러면 우리는 좀 더 성숙한 인간, 건강한 사회에서 살게 될 것이다. 우리는 다 인정받고, 건강하게 잘 살고 싶다는 공통된 욕구를 가진 인격체이기 때문이다. 황 선 희 경기도의회 의원

기혼여성들의 새로운 희망

최근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를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한 기혼 여성들을 찾아가 만나볼 기회가 있었다. IT직업훈련을 받고 구로 디지털단지 내 중견 IT기업에 취업, 근무하고 있는 39세 안팎으로 결코 적지않은 나이였다. 이들을 만나면서 최근 우리 사회 고용시장의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는 주로 30~40대 기혼 여성들의 재취업을 위해 IT분야에서 직업훈련을 제공해왔다. 이들은 자녀 양육과 가사 등으로 직장경력이 단절됐다 다시 경제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여성들의 열정과 노력이야 가히 세계 최고라고 정평이 나있어 교육과정에서의 노력과 변신 등은 눈부실 정도이다. 그러나 문제는 노동시장에서 고용대상으로 환영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번에 만나본 기혼여성들을 채용한 기업들도 당초 열심히 근무하지 않거나 가사로 갑자기 퇴사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염려 속에 차선책으로 채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채용한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무엇보다 근무에 충실하면서 열심히 일해 오히려 기존 직원들에게 자극을 주고 전체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도 기혼여성들에 대한 채용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기혼여성들도 처음에는 “내가 적응할 수 있을까?”나 “내 실력으로 제대로 일할 수 있을까?” 등 걱정했지만 지금은 열심히 일하며 새로운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만족스러운 첫출발이 가능하기 위해선 장기적으로 취업에 유리한 실력을 기르는데 시간과 노력 등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 투자한만큼 가치는 올라가기 때문이다. 기술·사회적 실력도 중요하다. 시장 상황에 대한 냉정한 인식과 눈높이 조절도 필요하다. 직장경력이 단절됐던 여성이 단번에 원하는 지위와 급여를 보장받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기혼여성들에게 ‘경력개발’이란 개념으로 직업에 접근할 것을 적극 권한다. 원하는 장기적 목표를 세우고 이를 한발씩 이뤄나가는 것이다. 경기도의 정책 지원도 확대되고 있으며 노동시장도 조금씩 변하고 있는만큼 땀과 눈물 등이 함께 할 때 ‘비록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한’ 미래가 분명히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문화복지와 예술정책

성남시 상대원 공단 뒤 가파른 언덕 위에 무의탁 치매 중풍 어르신들을 모시는 ‘시온의 집’에서 공단 근로자들이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대나무 숲과 꽃이 만발한 벽화를 그리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성남문화재단의 ‘우리동네 문화공동체 만들기’의 일환으로 진행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복지관을 문화예술활동으로 연결하는 상대원 공단의 ‘콩닥콩닥 예술공단’ 활동이다. 어르신들이 예쁜 꽃이 가득한 정원을 보고 싶다는 말씀에 벽화 그리기에 나섰다는 통신기기회사 코맥스 봉사팀의 김주열 대리는 “내가 멋진 그림을 그려 봉사하게 될 줄을 꿈에도 몰랐다. 이번 작업은 저에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감동과 보람을 주었다”고 말했다. 정신지체 장애인시설 ‘우리공동체’와 삼성테크윈, 불우아동시설 ‘만남의 집’과 동양공업사, 성남지역자활센터와 ㈜크린토피아…. 문화예술과 복지의 만남은 이렇듯 우리의 삶을 아름다운 공동체로 변화시켜나가는 주요한 매개가 되고 있다. 문화복지란 무엇일까? 문화복지는 좁은 의미로는 문화적 약자나 소외계층을 예방·치료하는 것이며, 넓은 의미로는 시민들의 문화생활에 대한 요구, 내지는 문화적 필요성에 부응해 문화환경을 개선·정비하고 개인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 문화생활을 개선하는 사회문화적 서비스라고 흔히 말한다. 그런데 ‘문화복지’라는 개념을 다른 나라에선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다른 선진국들에 이미 보편화됐을 것 같은 정책이 우리나라에만 있다니…. 필자는 그 이유가 하도 궁금해 서구의 문화정책과 복지정책 등을 뒤지기 시작했다. 결론은 예상 외로 간단하게 나왔다. 선진국들은 이미 예술정책에서 문화복지 개념을 구체적 실천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었다. 그 핵심정책은 바로 ‘모든 시민들을 위한 예술(Art for All)’이다. 단적인 예로 프랑스의 예술정책에는 초등학교 단위에 ‘5년 동안 합창단 1천곳 만들기’라는 구체적 실행방침이 적시돼 있다. 영국은 마을 단위에서 전국적으로 3만곳에 이르는 스토리텔링클럽과 연극클럽 등이 활동하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문화복지’ 정책들이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예술정책을 통해 그동안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예술정책이 시민들 누구나 생활 속에서 예술을 누리며 창조적 활동을 펼칠 수 있게 하는 문화복지정신을 구현하길 요청받고 있다. 모든 시민들을 위한 예술을 위해!

나비효과, 사소함의 극치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격언이 있다. 어릴 때 무심코 저지른 사소한 행동들이 쌓여 습관이 되고, 생각이 되고 인격이 돼 어느새 자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해 인생을 알게 모르게 좌지우지하는 모습들을 본다.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형태로 말이다. 나비효과! 중국 북경에서 나비의 날개짓 같은 아주 사소한 변화가 대기에 영향을 주고, 이 영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폭돼 긴 시간을 거친 후 미국 본토를 강타하는 허리케인과 같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기상이변을 과학적으로 설명한 이론이다. 예를 들어 30년대 대공황이 미국의 어느 시골은행의 부도로 시작됐다면…. 언뜻 믿기지 않는 이야기인 것 같지만 우리의 삶을 돌이켜보면 여러 형태들로 나타나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금 나타나 있는 결과가 과거의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기인함을 보며 그 위력을 새삼 절감한다. 며칠 있으면 우리나라의 앞으로의 5년의 미래, 아니 그 이상의 앞날을 이끌고 나갈 리더, 세계의 변화에 따라가는 리더가 아닌 그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리더, 그러한 지도자를 선택하는 대통령선거 투표일이다. 한 국가의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되는 나비효과는 그 힘이 실로 엄청날 것이다. 그 주도권이 다름 아닌 우리 각자에게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그 나비효과의 주인공이 돼 세상 변화의 축에 동참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대박, 한탕주의, 황금만능주의.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이 이처럼 소중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아주 작은 삶의 소중한 과정들을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것을 보면서 필자는 배움과 감사와 감동 등을 체험한다. 그분들의 삶은 비록 크지 않지만 그 삶에 녹여져 있는 아름다움은 그 어느 것보다 가득함을 느낀다. 사소함은 사소하기에 무심히 지나치기 쉽고 중요한 것은 행하기가 어렵기에 행해지지 않는다. 아주 작은 노력이라도 하나의 방향으로 오랫 동안 축적되면 큰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하나의 올바른 방향으로만 유지돤다면 말이다, 기회는 요란한 팡파레소리와 함께 오지 않는다. 아주 조용하게, 아주 은밀하게 그리고 아주 사소하게 찾아온다. 아주 많은 기회들이 사소함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그러한 사소한 변화를 자신에게서 조금씩 발견한다면 거기가 바로 자신의 꿈이 자라나는 소중한 순간이 될 것이다. 김유신 김유신치과 원장

차량등화장치는 안전장치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Abraham H. Maslow)의 욕구 5단계설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네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의 하나가 안전과 안정일 게 분명하다. 교통사고 현장의 비참함을 자주 접할 수밖에 없는 고속도로에서도 안전이 제일 먼저다. 안전한 도로여건을 갖추는 일이야 고속도로 관리자인 우리의 몫일 수밖에 없지만 안전수칙을 잘 지키는 일은 운전자가 맡아줘야 마땅한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래서 그런지 이 단체 저 기관 할 것 없이 교통안전이나 교통예절 캠페인을 벌이는 걸 보면 주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교통사고 원인을 분석해 봐도 운전자 과실이 대부분이다. 안전욕구가 기본이면서도 이를 실천하지 않는 게 아이러니다. 한때 어느 시민단체가 펼친 캠페인 중에는 ‘낮에도 차량 전조등을 켜자’는 것이 있었다. 이 또한 교통사고를 줄이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다른 계절과는 달리 겨울철은 해가 늦게 뜨고 빨리 지는 게 순리요, 자연스러움이자 우주과학의 법칙이다. 이처럼 계절에 따라 운전자 습관도 자연스레이 바뀌어 가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는 게 인간의 법칙이 아닌가 싶다. 해가 긴 계절에야 일반적으로 출·퇴근시간에도 날이 밝기 때문에 전조등이나 차폭등을 켜지 않아도 안전상 큰 무리는 없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낮이 짧아 빨리 어두워지기 때문에 출·퇴근이 어두운 환경 속에서 이뤄진다. 그렇다면 등화장치를 켜는 시간도 과학법칙에 맞게 이뤄져야 하지만 우리는 아직 습관화되지 않은 것 같다. 낮이라고 할지라도 비가 내리거나 안개가 끼면 등화장치를 켜야 마땅하다. 자신의 안전은 물론 다른 운전자 안전을 위한 교통예절에 속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에만 나가 봐도 아직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그만큼 사고 확률이 높아지고 우리네 안전 욕구는 희생되는 것이다.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두번쯤은 경험했을 일을 필자도 겪은 적이 있다. 퇴근길에는 이미 어둠이 내려와 있었고 차로 변경을 시작하는 순간 뒤따르던 차량이 그제서야 전조등을 껌벅이면서 항의하는듯 했다. 사실 뒷 차량이 등화장치를 켜지 않고 과속으로 따라왔기 때문에 후사경으로도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게 행운이었다. 사람으로 치면 등화장치는 눈과 같다. 등화장치를 켜지 않고 다니는 경우는 눈을 감고 길을 가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도로는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나의 안전 욕구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안전을 희생시켜서도 옳지 않다. 타인의 안전까지 배려하는 교통예절, 등화장치를 잘 쓰는 습관부터 기르면 어떨까? 장동화 한국도로공사 군포지사장 남서울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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