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돈과 작은 돈

5천원은 노인에게 매우 큰 돈입니다. 특별히 수입이 없으신 어르신들에게는 5천원 뿐만 아니라 단돈 몇 천원도 매우 귀하고 또 귀한 돈입니다. 5천원이면 일상에서 한끼 식사로 지불되는 정도의 돈이지만, 어렵게 폐지를 모아 용돈을 마련하시는 어르신들이나 꽃배달을 통해 용돈을 마련하시는 어르신들, 그리고 소소한 일들로 용돈을 장만하시는 분들에게는 결코 작은 돈일 수 없습니다. 한 번은 복지회관에서의 일 입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5천원 정도의 비용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그 비용이 없어서 무료 프로그램만 찾아다니시는 어르신들을 적지 않게 뵙기도 합니다. 실제로 나이가 들고 노령세대에 진입하면서 어르신들에게도 생활비는 여전히 적지 않게 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부분 어르신들은 자신의 자녀들을 위해 전 재산을 사용하고 노후자금을 준비하지 않은 까닭에, 정작 어르신들은 생활의 곤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 입장에 계신 어르신들께서는 대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자녀들에게 5천원을 달라 하지 않습니다. 혹시나 자녀들에게 부담이 될까봐 그것조차 내색하지 않는 어르신들이 너무도 우리 주위에는 많습니다. 그저 동네 공원에 앉아서 이야기만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우리 주변의 어르신들의 모습이고, 혹은 준비 없이 맞이할 우리 노년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안타까운 마음은 우리에게 작은 생활의 변화를 요구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르신들에게도 작지만 알찬 소일거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여가활동과 함께 적지만 용돈을 벌 수 있는 일들이 어르신들에게 더욱 필요할 것입니다. 필자 역시 치매미술치료협회 일을 하면서 어르신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얼굴에 그림을 그려주는 페이스페인팅을 합니다. 그것을 통해 약간의 수익금과 그림 그리는 즐거움 그리고 후원을 통해 보람을 나누어 가지고는 합니다. 이러한 작은 생활의 변화가 우리 주변의 어르신들에게 보다 더 활성화 될 때 우리의 삶이 행복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랑과 선물

‘오세요. 봄의 나의 정원(庭園)으로 오세요. 이 곳엔 꽃과 촛불과 포도주가 있답니다. 하지만 당신이 안 오신다면,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있겠어요. 만일 당신이 오신다면, 또한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고대 페르시아 문학의 최고로 꼽히는 시인 루미(Rumi)가 쓴 시의 구절로 봄에 예쁜 꽃이 피어있는 정원으로 연인을 초대하는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정성껏 준비한 것들도 당신만 오신다면 당신 한 분으로 만족하기에 모든 것들이 필요없고, 만약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정성으로 준비한 아름다운 모든 것들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간절히 부르는 사랑의 고백이다. 선물은 받는 사람이 기쁘고 마음에 감동이 일 때 비로소 가치를 지닌다. 이렇듯 우리의 삶에 있어서 서로를 간절하게 원하는 사랑도 선물과 같지 않을까. 선물을 줄 때 기뻐하고 선물을 받을 때 좋아하는 서로의 마음처럼 사랑은 시작되겠지만, 사랑을 주는 사람보다는 사랑을 받는 사람이 행복과 감동을 느낄 때 비로소 참사랑일게다. 때로는 선물이 없으면 투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면 불평하겠지만, 사랑이 성숙하면 할수록 사랑의 본질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 자체이다.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그 마음 그대로, 오직 그대만이 세상 유일한 대상이며 존재일 뿐. 다시말해 사랑으로부터의 본질적 행복은 환경과 조건에서 비롯되는 기쁨이 아니라 그대를 향한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감동에 의한 울림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만나서 하나가 되어 희로애락을 같이 겪으며 살아가는게 부부다. 부부란 포도주와 같다. 그 맛과 향은 오랫동안 성숙될수록 깊어지고 짙어진다. 또한 부부는 서로 닮는다. 항간의 말처럼 오랜 세월을 같이 살아가는 동안 항상 거울처럼 서로를 바라보고 살기에 외모에서부터 성격까지 비슷하게 닮아가지 않을까. 삶의 매순간이 애틋할 순 없다해도, 언젠가 과거의 순간들을 끌어안고 마음을 앓더라도 그저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가슴이 가리키는대로 마음이 따라가며 살아가자. 아무쪼록 살면서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에 충실한 우리가 되기를 바라며.

나비 효과 (butterfly effect)

중산층 몰락으로 빈곤층이 급속히 늘고 있다. 한국개발원(KDI)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산층 가구 비중은 57.6%로 92년에 비해 17.6%나 감소하는 등 ‘중산층 붕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중산층 붕괴는 결국 빈곤층의 증가로 이어지게 돼 동기간 동안 빈곤층은 10.1%가 늘어난 18%에 달하고 있고, 반면에 상류층은 7.5%가 늘어난 24%로 우리 사회의 소득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산층의 급격한 몰락과 빈곤층의 증가는 외환위기 이후 근로자의 소득 저하도 한 원인이지만 우리나라 중산층의 한 축을 이루는 자영업자들이 경기침체에 따른 자영업 부문의 구조조정 등으로 소득이 크게 떨어진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소비심리마저 얼어붙고 있으니 하루하루 빈 가게를 지켜야 하는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희망마저 안 보인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SI)도 환란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한다. 소비자들이 현재뿐 아니라 앞으로의 경제 상황도 어려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영세자영업자들은 이래저래 죽을 맛이다. 자칫 희망을 잃을 수 있는 이들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그래서 절실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새로운 출발과 희망의 불씨를 제공하기 위해 1조원의 보증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일명 ‘NEW스타트2008영세자영업자 특례보증’으로 16개 지역 신용보증재단에서 업체당 1천만원 한도로 5년간 지원을 해주고 있다. 경기신용보증재단도 현재 2천500여 업체에 총 250여억원의 보증을 지원하고 있는데 향후 3만개 업체에 3천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란 말이 있다. 베이징(北京)에 있는 나비 한 마리가 일으킨 날갯짓이 대기의 흐름을 변화시켜 그 영향으로 미국 뉴욕에서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미국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주장한 과학이론으로 아주 작은 원인이 엄청난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정부와 경기신용보증재단의 영세자영업자들에 대한 작은 지원이 그분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어 더 큰 내일의 성공을 이루고, 나아가 자랑스런 중산층으로 우리사회의 안정판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비만의 원인과 치료

노출의 계절 여름, 한방병원을 찾는 여성들의 고민거리는 단연 비만이다. 좀더 날씬해지고 S라인에 대한 욕심을 뛰어넘어 X라인에 대한 상담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비만이라고 하기엔 지극히 정상적인 분들이 많다. 그래서 젊은 여자들의 욕구에 맞추려 하다 보니 이만저만 고민이 아니다. 대부분의 비만환자들을 볼때 비만으로 인한 폐해가 개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손실이 크기에 비만의 원인과 치료 합병증 및 그에 대한 대비책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비만의 원인은 대체로 몇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 체내 장기 기능의 저하로 인한 신진대사의 이상을 들 수 있다. 둘째 유전적 영향으로 부모가 비만이면 그 자녀들도 비만이 되는 예가 많은 것은 그 가정의 식습관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셋째 비만의 원인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과식이다. 우리가 섭취한 칼로리 중 소모되고 남은 칼로리가 몸에 저장돼 살이 찌게 된다. 넷째로 잘못된 식사습관이다. 식사시간이 불규칙할 경우 우리 몸의 생체적 리듬의 혼란으로 에너지를 과다 저장해 비만을 유발한다. 다섯째 운동부족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신체의 활동이 적어지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므로 과식과 함께 비만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비만을 식적형, 어혈형, 담음형, 기허형. 칠정형, 양허형 등 여러 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원인이 있다면 치료방법이 있듯이 규칙적 식사, 적절한 운동, 식이요법, 그리고 필요에 따라 적절한 약물요법이 필요하다. 요즘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약물은 임상을 통해 비만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물요법보다 본인 스스로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 또한 요즘 과도한 다이어트로 몸에 부작용이 발생하고 심하면 쓰러지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이는 비만보다 더 위험하다. 과도한 금식은 비만을 해결하기 보다 우리 몸의 생리적 리듬을 무너뜨리고, 나아가 회복하기 힘든 장기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아무쪼록 현명한 선택과 전문가(의사, 한의사)와 상담해 올바른 관리를 하여야 할 것이다.

교사의 권위와 교육

‘스승의 그림자도 안 밟는다’는 우리 민족의 선생님에 대한 존경사상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그러나 요즈음 학생이 선생님을 폭행하는가 하면 학부모도 폭행에 앞장서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되었을까. 그것은 선생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여과장치 없는 언론매체의 보도, 인터넷문화의 발달로 인한 교원들에 대한 부정적 의견 등을 꼽을 수 있다. 부수적으로는 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일어난 사교육의 번창을 들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교사들의 촌지 문제만 해도 그렇다. 촌지는 대도시의 부자동네에 극히 일부 학부모들이 감사의 표시로 전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특히 시골의 교사들은 학용품 하나라도 학생들에게 사주며 교육시키고 있다. 이런 현상을 마치 대부분의 교사들이 촌지를 받고 있는 것처럼 과장 보도해 교사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렸다. 이런 저런 분위기로 떨어진 교사의 권위를 되찾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교사의 입장에선 첫째, 자기 전공과목에 대한 부단한 연구와 연수를 해야 한다. 가르치고 있는 교과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 자신 있게 가르칠 때 학생들은 교사를 존경하게 된다. 둘째, 품위가 있어야 한다. 교사의 품위는 교권의 필수 요건이다. 학생들에게 비친 교사의 모습은 학생 교육에 큰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일류급 배우처럼 행동하고 성인(聖人)처럼 엄숙 자비로워야 한다. 셋째,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풍부해야 한다.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사랑의 탑을 끝없이 높이 쌓아올리는 일이다. 세심하게 관심을 갖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지도하면 학생도 교사를 존중하게 되고, 그 사랑은 가슴속에 길이길이 남아 먼 훗날 추억으로 성장하게 된다. ‘선생은 많아도 스승은 없고 학생은 많아도 제자는 없다’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교사와 학생 사이가 삭막해져가고 있다. 학부모들도 교권 회복을 위해 협조를 해야 한다. 조금 못 마땅하더라도 교육을 위해서, 교권의 존엄성을 위해서 협조해야 한다. 세상이 시끄럽고 잔인할수록 교원들이나 학부모님들은 우리 학생들 교육을 위해, 교권 회복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협조하여 밝은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지혜를 모을 때라고 생각한다. 이준섭 시인·광문중학교 교장

음주와 간질환

바쁜 일과 시간에 치이고 업무에 시달리고 집에 와서는 가족과 이웃에, 사회적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음주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려한다. 이런 음주 습관이 우리의 심신을 피곤하게하고 일의 능률을 저해하고, 나아가 몸에 병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몸에 만성 피로, 소화불량, 전신무력감 등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나타나고,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 간경변증, 알코올성 간염 등을 들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전신쇠약감, 피로감, 권태감, 식욕부진 또는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원인인 술을 끊기보단 음주를 계속하며 이것 저것 간에 좋다는 약들을 마구 복용하는데 이런 행위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들은 사회생활에서 자의든 타의든 음주를 하게 된다,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지 알면서도 분위기에 따라 음주를 하게 된다. 이제 음주문화의 개선이 필요하다. 술을 섞어 마시고 술잔돌리기나 2차, 3차 등의 음주문화는 음주량도 많아지고 스스로 주체할 수 없게 만들어 간 손상을 유발하므로 삼가야 한다. 한방에서는 술의 해독을 위한 처방을 하기도 하지만 이는 음주로 인한 몸의 손상을 일부 회복시키는 처방이지 지속적 음주나 폭음을 이겨낼 수는 없는 것이다. 최근 간에 좋다고 대중매체를 통하여 선전하는 건강보조식품 등이 간장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양 선전하지만 그 또한 충분한 약효가 보장되지 못하며, 몸에 무리가 오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약을 복용하기 보다는 금주와 충분한 휴식, 충실한 영양섭취가 우선이며 모든 약물은 전문가와 상의하고 복용해야 한다. 섣부른 상술에 현혹돼 건강 보조식품이나 무분별한 민간요법은 오히려 화를 자초할 수 있다. 요즘 같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의 음주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의 마비, 흥분 등으로 잠시 망각하는 것이다. 잠시의 망각을 위하여 내 몸이 망가지는 것을 용인하시렵니까. 사회적 스트레스가 많은 이 시기에 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 할지라도 이를 탓하고 자괴감에 빠지거나 무력감에 음주를 하기보다 스스로 내 몸을 지키고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슬기로운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인정도 청록한방병원장

광교 택지개발 누구를 위한 것인가

컨벤션센터 및 각종 공공 청사가 입주를 거부하면서 행정타운의 기능이 무색해진 광교 개발은 명품신도시라는 미명 아래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면서 목표년도에 꿰어 맞추려는 공정 스케줄로 강행 추진돼 가고 있다. 각계 단체와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허울 좋은 광교 신도시의 홍보내용은 즉시 시정되어야 마땅하다. 행정편의상 경기도와 도시공사 그리고 수원시와 용인시의 협약에 의한 공동개발사업이 정작 입주해서 사용할 시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사후 유지관리청인 지자체의 입장을 무시한 개발행위는 광교개발사업의 목적이 퇴색되었다는 점을 단호히 지적하고 싶다. 광교 신도시의 토지이용계획과 공간계획의 문제점은 물론이고 산업지구계와 접하고 있는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묻고 싶다. 올해말에 공동주택 분양계획이 있고 실시계획 변경처리절차가 남아 있다. 하루속히 관계 전문가와 지자체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명실상부한 명품신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1천122만여㎡(340여만평)의 광교신도시가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신도시만 잘 만들면 되는 것인가. 신도시를 만들기 위해 기존의 구도심권이 길을 열어주고 멀쩡한 건물과 대지가 점유된다면 충분한 보상책과 주민 불편사항이 없도록 배려해야 한다. 더 나아가 신도시와 구도심권이 조화를 이루며 균형발전이 될 수 있도록 행정조치와 경관개선대책은 충분하게 검토 반영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도시계획시설의 장소성은 경계가 분명히 있을 수 있겠으나 시민들의 왕래가 있고, 사회·경제·문화적 교류가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개발사업은 반드시 인근 지역과 유기적 연계성이 고려되어야 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윈윈의 상호 보완적 효과가 있어야 한다. 신도시만을 위한 개발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말이다. 지구계 밖의 시설이라 하더라도 신도시 개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면 적극적인 계획 수립과 예산 투입을 해야 할 것이다. 광교신도시는 경기도 교통건설국 건설정책의 시험의 장이 아니므로 수원시민과 용인시민을 위한 조화롭고 쾌적하며 아름다운 명품신도시가 되기를 바란다.

에너지 절약으로 이웃사랑 실천하기

70년대 석유파동을 방불케 하는 신고유가 폭등사태는 여러 분야에서 파급효과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전국 화물노조 파업과 석유화학분야와 관련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설업을 비롯한 우리 서민들 가정에까지 피부로 느끼고 있다. 유가 130달러인 현 시점에서 에너지복지가 가지는 의미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유가가 비상하면 할수록 서민들이나 소외계층의 고충은 더 커지는 반면 가진 자의 불필요한 에너지 남용은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민들은 자가운전에 부담을 느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동참하고 있으며 산업계는 에너지 낭비 요인을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예년처럼 에어컨을 과하게 틀어 한여름에 긴 옷을 입은 채 냉방병 걱정을 하고 있으며 영업시간을 넘긴 쇼윈도는 밤새도록 불을 환히 켜고 있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과소비 되고 있는 에너지를 찾아내어 이를 에너지 취약계층에 나누어 준다면 지금과 같은 에너지 초위기 상황에 에너지도 절약하고 불우이웃도 돕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에너지 절약 실천으로 소외계층에게 사랑을 나누기 위해 ‘에너지(-), 사랑(+)’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작년 하절기 대비 5%이상 전력을 절약한 전국 모든 건물을 대상으로 절약금액을 적립해 주고, 그 적립금액을 참여 건물 명의로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함으로써, 에너지 절약을 통해 고유가도 극복하고 이웃사랑도 실천하는 의미 있는 행사이다. 오는 6월 30일까지 신청접수를 받고 있는 이번 캠페인에 보다 많은 경기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해 본다. 냉방장치 사용으로 전력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이 시작되었다. 여름철 냉방 수요가 전체 전력 수요의 20%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냉방 온도를 3℃만 높인다면 연간 4조6천억원을 절약할 수 있으며, 100만㎾급 발전소 2기를 짓지 않아도 된다. 올 여름 캠페인을 통해 온 국민이 생활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실천으로 고유가도 극복하고 주위의 불우이웃에게 사랑도 나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것

어렸을 때는 시골의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았다. 시골집들이 대부분 그렇듯 우리 집에도 앞마당, 뒷마당이 있어서 그곳에 꽃이며 나무, 채소들을 키우곤 했다. 집 주변도 온통 논밭과 들판인지라 사방팔방 툭 트인 곳에서 맘껏 뛰어놀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단단한 벽으로 둘러싸인 지금의 집에 들어설 때면 때로 갑갑함을 느끼곤 한다. 아파트 베란다에 조그만 나무도 키워보고 채소를 길러보기도 했지만 그 갑갑함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마당이 있는 집에서 화단을 가꾸며 살아야지’ 하고, 아직은 먼 미래의 계획들을 세워보는 것도 그 때문인 것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 화단들이 시원스레 펼쳐져 있어, 시간이 날 때 가서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곳에 가면 조금 낡아 보이는 건물들 사이로 아름드리 과일나무들이며 갖가지 꽃나무들, 이런저런 풀들까지 철마다 번갈아가며 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어떤 것들은 처음 아파트를 지을 때 같이 심어진 듯 우람하고, 또 몇몇은 주민들이 직접 심고 가꾼 듯 아기자기하고 다채롭다. 신기하고 놀라운 것은 언제 어느 철에 보아도 그 화단들은 꽉 들어찬 듯 풍성하다는 것이다. 누가 밑그림에 따라 채색하기라도 한 듯 모두가 조화롭게 자신의 자리를 빛내고 있는 것이다. 봄에 보면 봄의 풍경이 가장 화사하고, 여름에는 여름의 싱그러움이 제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을에 보면 익어가는 열매들이 탐스럽고, 겨울에 눈 덮인 풍경도 그럴싸하다. 철학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그리스사람 탈레스는, ‘만물은 신들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그 말은, 모든 것들 안에는 이 세상의 본질이 각각 담겨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의 말에 따라 생각해 본다면, 꽃과 나무를 벗하며 사는 사람들은 가장 아름답고 다채로운 방식으로 신을 만나며 이 세상의 본질을 맛보고 있는 셈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곁에서 가끔이나마 그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나 같은 사람들도 그 행운을 나눠 갖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새마을과 미꾸라지

“야, 연기다!” “가스차다” “연막탄이다” 골목길을 메우는 연기 속을 소릴 지르며 아이들이 줄줄이 따른다. 여름이 되면 으레 나타나는 풍경이다. 더운 여름 낮 동안 생업에 시달리다, 저녁엔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봉사하는 새마을 일꾼들에게 고개가 숙여진다. 그런데 이젠 이 방역소독을 별로 달가워 하지 않는 시선들이 생겼다. 언젠가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고 있을 때였다. 방역차 소리와 함께 연기가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하자 음식점 주인과 종업원이 부리나케 창문들을 닫았다. 그리고 옆의 식탁에서 갑자기 ‘탁!’ 하고 무언가를 내리치는 소리와 함께 다음과 같은 말이 들렸다. “이거, 요즘이 어느 시댄데, 아직도 이런 걸 뿌려대는 거야. 밥맛 떨어지게 말이야.” 그러자 주인이 “아이쿠, 죄송합니다. 손님.” “주인장이 죄송할 거 없지요. 이건, 완전 유신시대 잔재야. 일시적으로 당장 앞에 보이는 현상만 가리는 수법일 뿐이지. 근본적인 걸 처리해야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의 말도 옳았다. 이 방법은 일시적일 뿐이다. 그 수고와 비용을 생각한다면, 효율적인 면을 따진다면 어느 정도 괜한 작업이기도 하다. 아파트 지역에선 중간층까지만 효과가 있을 뿐이요, 고층에는 별로 소용이 없다한다. 또한 그 효험이 한 두 시간에 지나지 않으므로 지속적이지도 못하다. 언젠가 학생들의 여름캠프에 참가한 적이 있다. 예의 방역차가 주위에 샅샅이 연기를 뿌려 주었다. 아이들이 환호를 질렀다. 그러나 행사가 끝나갈 무렵, 아이들로부터 고통스런 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팔뚝과 목을 연신 두드려대며. 그리고 음식점 등에서는 냄새가 스며 맛을 떨어뜨리게 되어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게다가 방역기의 소음 때문에 귀를 틀어막는 어린아이들도 있다. 이렇게 부정적인 면이 드러나게 되면 이를 개선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요즘은 유기농 시대요, 웰빙 환경의 시대, 실용주의 시대이다. 이런 데 쓰는 시간과 노력과 제반 경비를, 장구벌레의 천적 중 하나인 미꾸라지를 길러 각 논이나 하천에 방사하는 일에 쓰는 게 어떨까. 농약 안 쓰고, 모기도 없애고, 미꾸라지는 나중에 식용으로도 쓰고, 봉사하는 사람들은 더욱 효과적인 데 시간을 쓰고, 방역연기로 인해 손해를 보는 사람도 없어지고. 박 훈 시인·수필가

수원성지 북수동성당

수원성지(화성)의 중심에 위치한 북수동성당은 정조대왕의 수원 신도시 계획에 의해 전국 8도에서 1부자씩을 선발해 이주시킨 옛 팔부자터 자리이자 보시동(普施洞·베품으로 모두가 잘 사는 동네)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북수동성당 내의 수녀원부터 남쪽 종로 후생병원과 종로교회 일대가 옛 토포청(중영)자리이다. 토포청은 한양의 포도청과 같은 치안을 맡은 곳이었다. 정조대왕이 1800년 49세에 의문사하자 노론 벽파는 천주교를 사교로 몰아 이듬해 1801년 천주교 4대 박해 중의 첫 번째인 신유박해를 일으키게 된다. 이때부터 1886년 한불수호통상조약 이전까지 90여년에 걸친 혹독한 천주교 박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다산 정약용(세례자 요한)은 이때 첫번째 유배지인 경상도 장기로 유배를 당하게 되고 다산이 설계한 수원화성 전체가 순교지로 변하게 된다. 경기도 및 서울 이남, 그리고 충청도 일대에서 체포된 천주교도들은 북수동성당 남쪽의 토포청에서 취조를 당했다. 당시는 양반, 천민 계급차별이 극심한 때였으므로 천주교인들 중에 양반 천주교인들은 종로사거리 앞의 화성행궁으로 끌려가 심문을 받았고, 평민이나 천민들은 북수동성당 길 건너 서쪽편에 위치한 이아(화청관)에서 따로 심문을 받았다. 화성행궁은 정조대왕께서 수원능행 때 8일 동안 머무셨던 곳인데 최근 ‘대장금’과 ‘왕의 남자’ 촬영지로 외국관광객들에게 더 유명해진 곳이다. 그리고 이아(화청관)는 수원유수부의 차석 목민관이 행정업무를 보던 곳이다. 이아에서 천주교인의 목을 걸어 처형한 돌로 추정되는 형구가 발견되어 현재 수원성지 순례자들에게 전시되고 있다. 행궁과 이아에서 심문을 받고 토포청으로 돌아온 천주교인 중에 일부는 즉결로 백지사형과 교수형이 처해졌다. 백지사형은 얼굴에 창호지를 발라 숨을 못쉬게 해 숨지게 한 형벌이며, 교수형은 토포청에 많이 심어져 있었던 미루나무에 목을 걸어 숨지게 한 형벌이다. 나머지 천주교인들은 팔달문 서편의 6칸으로 된 형옥(감옥)에 수감되어 아사형(굶김)으로 순교했다. 팔부자 후손들의 말에 의하면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이면 토포청에서 “배교하라. 못- 하- 오-. 으 으 윽” 이런 소리가 귀에 더 또렷히 들려왔다고 한다. 나경환 북수동성당 신부 뽈리화랑 대표

환시장 참여, 헤지원칙에 충실해야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키코로 인한 피해액이 2조5천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피해가 1조9천억원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키코는 선물시장보다 더 높은 가격에 달러를 팔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시장은 정상대로 작동한다면 기업이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달러를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수출 중소기업들은 이 한 가지 단면을 보고 너 나 할 것 없이 상품을 사들였다. 하지만 키코의 이면에는 일정 환율대를 벗어났을 때 시장 환율보다 높은 환율로 달러를 사서, 그것도 계약금액보다 많은 물량을 되팔아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돼 있었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당초 약정한 환율대를 훌쩍 뛰어넘었고, 중소기업들은 계약조건에 따라 엄청난 손실을 보았다. 이 대목에서 기업들이 크게 간과한 부분이 있다. 기업에게 선물, 옵션 등 금융 파생상품의 주된 기능은 헤지(위험회피)이다. 수익이 개입되는 순간 헤지는 투자로 정반대의 모양을 하게 된다. 금융권에서 위험에 대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고, 정부가 고환율 정책을 운용하면서 기업들의 손실이 커졌다는 사실이 크게 부각됐지만, 이는 부차적이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이 투자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환헤지의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선물이다. 미래 어느 시점에 일정 환율로 외환을 사거나 팔 수 있도록 하는 선물 계약은 기업이 부담할 수 있는 만큼의 손실 또는 투기라고 볼 수 없는 정도의 수익을 발생시킨다. 손실이 나더라도 기업의 재무계획에 이미 반영했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손실이 아닐 수도 있다. 정보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선물이라는 안전판을 놔두고 옵션이라는 수익모델을 선택한 데서부터 문제의 소지가 있다. 더욱이 모든 금융상품과 파생상품의 투자가 약관에 근거하는 만큼, 금융권이 위험에 대한 고지를 소홀히 했다고 해서 기업이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시장이 불안할수록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보다 원칙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요구된다.

대한민국 ‘미래의 물결’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취임하면서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엽니다’를 민선 4기 비전으로 제시했다. 대한민국의 심장이자 우리나라 발전의 성장엔진으로써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겠다는 원대한 포부다. 경기도는 그동안 대한민국 경제·사회·문화의 근간을 이루며 우리나라 발전을 견인해 온 것이 사실이다. 20년, 30년 뒤 대한민국의 미래 또한 경기도가 얼마나 성장엔진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그 미래를 판가름할 수 있다. 한걸음 더 나가 보자. 그럼 대한민국이 세계의 미래를 열 수 있을까.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지성 ‘자크 아탈리’는 최근 그의 저서 ‘미래의 물결’에서 2035년 무렵 한국은 세계를 지배하는 11대 강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이 아시아 최대 경제국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며, 한국은 경제·문화의 새로운 모델로 각광받고, 한국의 기술력과 문화적 역동성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러한 예측의 근거로 로봇, 정보통신, 인터넷 등 세계를 다스리는 미래기술을 제시했다. 그의 말처럼 정말 한국이 2035년 세계를 지배하는 11대 강국이 될 수 있을까. 사실 우리나라가 세계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저력을 보여준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단적인 예로 1945년 한국은 세계 170여개국 중에서 경제수준이 끝에서 4~5번째 하던 세계 최빈국이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OECD 회원국이자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다. 서구에서 200여년이란 시간을 투자해 달성한 것을 우리는 불과 40여년 만에 일궈낸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인도의 시인이자 사상가 타고르가 ‘동방의 등불’이란 자신의 시에서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강인하고도 유연한 민족성을 ‘동방의 밝은 빛’으로 표현하면서 극찬한 바 있다. 또 ‘25시’란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탄 게오르규 신부는 80년대 말 우리나라를 방문해 “21세기는 한국의 홍익인간 사상이 세계를 지도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 세계적인 석학, 사상가, 종교인의 예측은 말 그대로 예측일 뿐 빗나갈 수도 있다. 예측이 현실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력과 신기술, 찬란한 문화, 그리고 남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민족성은 분명 예측을 현실로 만드는 충분한 근거일 것이다.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고, 그리고 대한민국이 세계의 미래를 열어가는 미래의 물결을 기대해 본다. 표영범 경기농림재단 대표이사

고유가 극복, 함께 노력하자

얼마 전 인터넷으로 뉴스를 검색하다가 헛웃음이 나온 적이 있다. 운전 중 기름이 떨어졌을 때 긴급 출동해 기름을 무료 주유해 주는 보험사의 비상급유 서비스 이용률이 부쩍 증가했는데, 그 이유가 기름값이 워낙 오르다보니 차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여 연료비를 아끼려는 운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심지어 차에 기름이 가득 차 있는 경우에도 비상급유 서비스를 신청하는 경우가 있다는 대목에서는 어이가 없어 ‘허허’ 하는 웃음만 지었지만, ‘참 별 사람이 다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넘겨버리기에는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우리 경제의 큰 걸림돌이 되었던 오일쇼크를 다시 걱정할 정도로 요즘 유가는 사상 최고가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유가 급등에 따라 물가도 급격히 올라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에 육박하고,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98년 이후 최고치인 11.6%를 기록했다고 한다. 경제성장의 핵심이 되어야 하는 중소 제조업체들은 물가상승 때문에 생산을 할수록 적자가 난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물가불안 상황이 도무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물가는 계속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경제적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에도 아직 우리 사회를 뒤덮은 혼란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욱 안타깝다. 이제 정부뿐만이 아니라 온 국민이 나서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다. 이미 정부에서는 물가인상 억제를 위해 하반기 공공요금을 동결하거나 인상폭을 최소화 하는 것을 포함한 여러 대책을 내놓은 바 있지만 고유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부담을 완전히 덜어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가 고유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어 고민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단기적인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 사려된다. 우리 국민들은 공동의 위기의식을 가지고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할 것이다. 과거 IMF라는 경제위기를 온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극복해 낸 우리는 지금의 위기도 충분히 이겨낼 잠재력이 있다.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없애기 위한 생활 속의 실천은 물론이고, 꼭 필요한 정책을 정부에서 보다 소신 있게 시행할 수 있도록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는 것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온 국민과 정부가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고유가의 극복은 물론이고 흔들리는 국가경제의 빠른 회복을 위해 다 같이 노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천인기 부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해피 수원’의 나비폭풍

인근지역에 사는 장애 부모님들로부터 수원은 사회복지환경이 참 좋은 것 같아서 부럽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 분들의 말대로 수원의 사회복지환경은 인근의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수원시에서는 매년 기차여행, 수영, 스케이트, 중고생 특수체육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학생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는 특수교육보조원 40명에 대한 50% 대응투자를 해주어 특수교육의 질을 높이는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수원시 시설관리공단 산하단체인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수원시종합운동장, 장안구민회관과 수원월드컵경기장 등에서 장애인의 여가, 문화, 체육 등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수원사계앙상블, 수원녹색환경보전연합회, 수원시생활체육협의회, 이삭애견훈련소, 경기재활봉사대, 삼성전자, 삼성전기, 중앙침례교회, 수원지방법무사회, 수원수성로타리클럽, 적십자경기도지사 등 많은 단체 및 기관에서 장애가족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리는 기회를 제공하여 장애인도 지역사회 내의 한 구성원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알게 하여 바람직한 장애인식 확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들은 기관 및 단체 구성원들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수원시민들은 나보다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고 지원하려는 수준 높은 시민의식을 가진 분들이라 생각되어 더욱 감사하다. 앞으로 정책결정, 예산집행 등 많은 부분에서 지자체의 역할이 더욱 커질 터인데, 그 때는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나 단체장과 구성원의 마인드에 따라 사회복지환경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민선시장 선출이후 수원의 발전은 그야말로 눈부실 정도다. 교통이나 주거환경뿐 아니라 교육, 문화 발전에도 심혈을 기울여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여 많은 상을 받았고 지난 3월에는 ‘행복한 도시’ 대상도 받았다. 앞으로도 복지분야 발전에 더욱 힘써 수원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수원지역에 사는 장애인을 포함한 소외계층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 때 진정한 ‘해피 수원’(Happy suwon)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해피 수원’ 이라는 슬로건이 커다란 나비효과를 일으켜 대한민국 사람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복지사회가 하루빨리 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양약고구(良藥苦口)

온 나라가 쇠고기 문제로 혼돈에 빠져있다. 국민들이 광우병 걸리기를 바라고 정부가 쇠고기 협상을 했을 리는 없을 것이다. 국익을 위해 협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 정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협상과 관련된 내용을 국민에게 올바로 전달하지 못하는 바람에 현 사태가 초래되었다. 결국 국민들과의 불소통(不疏通)이 그리고 국민 정서를 대통령에게 제대로 간(諫)하지 못한 측근들이 오늘의 혼란을 만든 것이다. 급기야 새 정부 취임 100일 만에 총리이하 내각 전원이 사의를 표하였고 청와대 주요 수석들의 사퇴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 와중에 집권 실세들 간의 책임 공방은 권력 내부의 파열로 비쳐지고 있어 이래저래 대통령으로서는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태다. 며칠 전 대통령이 추기경을 만나 청와대 수석이나 장관 등의 인사 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도덕적 기준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고 한다. 나름대로 일 잘하는 사람을 뽑았으나 국민들 정서를 간과하였다는 것이다. 청와대 수석들이 대통령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제대로 말 도 못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양약고구(良藥苦口)란 말이 있다. 사기(史記) 유후세가(留侯世家)에 나오는 말로, 공자는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는 이롭고, 충고하는 말은 귀에는 거슬리지만 행실에 이롭다. 은 나라 탕왕(湯王)은 바른 말을 하는 충신이 있었기에 번창했고, 하의 걸왕(桀王)은 무조건 따르기만 하는 신하들이 있었기에 멸망했다. 그러므로 임금이 잘못하면 신하가 간(諫)해야 한다. 이래야만 나라가 위태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곧 정부와 청와대에 대한 대대적 인적 쇄신이 있을 것이다. 이제 새롭게 대통령과 함께 일하게 될 사람들은 대통령에게 사실을 간(諫)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지도자는 쓴말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말이 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우긴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농락하고 권세를 함부로 부리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측근들은 지록위마의 권세를 부려서는 안 된다. 사슴을 사슴이라 말 할 수 있는 소신 있는 인사를 뽑아야 한다. 또한 그 자리가 몸에 맞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 정서에 맞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 잠시 분열됐던 국민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국민이 기대했던 경제 살리는 대통령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전문순 경기신보 상임감사

가족끼리의 봉사활동

1999년 12월 부천북중학교에 근무할 때였다. 어렵게, 아주 어렵게 겨우 3학년 봉사활동의 기회를 얻어 학생들을 인솔하고 음성 꽃동네를 다녀왔다. 그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집에서 귀여운 아들, 딸로만 자라다 남을 위해 봉사활동을 처음으로 한다는 점에 들떠 있었다. 연수원 앞에는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라고 새겨진 돌비석이 눈에 확 들어왔다. 다음 날 우리들이 찾아간 방엔 앞 못보고 귀도 안들리는 노인, 팔이 한 쪽 없는 분, 다리가 한 쪽 없는 분, 침대에 누워 있는 분, 다리를 절룩거리는 분, 이런 분들을 보는 순간 봉사활동의 설레임은 천리만리 달아나고 있었다. 어디 이런 사람들이 있을까! 그러나 학생들은 인내심을 갖고 잘도 참으며 열심히 했다. 방마다 4~5송이씩 피어난 꽃송이들의 향기에 취해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꽃송이를 어루만져 주기도 하고, 밥을 먹여주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하며 청소를 열심히 해드렸다. 어느덧 2박 3일 봉사활동이 끝나고 퇴소식이 있었다. 그룹 번호를 추첨하여 봉사활동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모두들 올 때는 ‘나도 이제 드디어 남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날이 왔구나’ 했다가도 막상 지체부자유한 사람,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나니 겁부터 나고 두려웠다고 고백하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 생각한 대로 봉사활동을 못하고 그분들을 오히려 피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발표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말하고 있었다. 입소식장이 기대와 설레임의 장소였다면 퇴소식장은 후회와 반성의 서글픈 장소였다. 그것은 참다운 봉사활동의 어려움을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봉사활동은 학교 교육과정에도 있다. 의무적으로 시키기 위해 점수도 부여하고 있다. 이것은 봉사활동이 교실에서 실시하는 학습활동 못지 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 교육과정 이수만으로는 봉사활동을 다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봉사활동, 교실에서 배우는 지식교육보다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돌보고 사랑해주는 행복감을 맛볼 수 있는 보람찬 시간들, 이런 봉사활동을 많은 가족들이 신청해서 이번 여름방학부터 실시했으면 좋겠다. 꽃동네가 안 되면 지역별로 노인복지회관이나 보육원 등에 신청해서 가족단위로 실시하면 가족간의 화목도 나보다 못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저절로 이뤄질 것이다. 이준섭 광문중학교 교장·시인

거꾸로 걷는 인간들

녹음이 짙어가는 6월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먹구름이 장마가 시작됨을 알려준다. 논에는 개구리 울음 소리가, 산과 들에는 풀벌레와 각종 곤충들이 대자연의 향연을 합창과 앙상블로 노래하고 있다.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먹이사슬의 왕성한 사이클이 시작되었다. 풍부한 먹이감이 넘쳐나면서 들판에는 날짐승들의 짝짓기와 번식이 종족의 유지를 위해서 경이롭게 이어져간다. 그러고 보니 우리 인간들과 하등동물인 벌레와 곤충들이 한여름에 채소와 산나물을 먹고 사는 모양새가 참으로 닮은 꼴이다. 또 가을이 되면 열매도 같이 나누어 먹는다. 길가에 늘어선 정자나무 뿌리가 땅속으로 머리를 두고 맛있는 물을 마시며 나무줄기에게 묻는다. “줄기야! 고맙다고 전해주어라 나뭇잎에게….” 태양의 빛을 광합성 작용을 통하여 생명의 에너지로 나에게 전해주니 지치지 않으며, 이렇게 살아갈 수 있단다. 나는 언제나 시원한 그늘에서 달고 맛있는 물을 마실 수 있으니 제일 행복하단다. 또한 나는 분수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단다. 장마에 물이 많아져도 평소보다 조금 더 먹기는 하지만 욕심을 부리지는 않는단다. 나도 많이 먹으면 인간들처럼 배탈이 나고 물러 터져서 벌레들이 들끓어 살 수가 없지. 그러니 넘쳐나는 물을 흘려보내야 나도 살고 다른 식물들이 함께 살 수 있단다. 분수를 모르는 인간들이 나의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 줄기야! 매미도 아침이슬 너무 많이 먹지 말고 노래 좀 하라고 해라. 많이 먹고 무거워서 날지 못하면 아마도 날짐승의 먹이가 될지도 몰라, 욕심을 버리면 더 오래 행복하게 노래하며 살 수 있을 거야. 나무뿌리가 볼 때 인간이 가장 미련하고 잔인하며 아이러니하게도 제일로 욕심이 많은 고등동물이 아닐까 싶다. 물론 입장 차이일 수는 있겠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얄팍함과 끝없는 탐욕이 커다란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분수를 지키며 살아가는 우직한 나무뿌리만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요즘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반목과 대립의 난무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해와 타협은 집단의 이기주의와 인간의 욕심에 가리워져 있고 본질이 왜곡되어지는 권모술수도 수위를 넘고 있다. 과장되고 호도되는 인간들의 가면을 벗어야 진정 밝은 사회가 되 선진화된 시민의식으로 발돋움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해관계 따라서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는 나무뿌리와 인간처럼, 바라보는 시각과 방향은 다르지만 흘러가는 세상 이치의 본질은 만고의 진리가 같으매 지혜로운 신의 뜻과 깨달음을 그대에게…. 그대에게 주고 싶다. 이윤필 수원시의회 의원

어느 소설가와 정치가의 사담

근래 우리나라의 최고위에 속하는 정치가와, 저명한 소설가가 만났다. 이 두 사람은 청년시절 공단지역에서 만나 각기 노동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했던 친구이다. 이 둘의 만남은 사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대화 내용은 사회에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필자는 두 분의 대화 내용을 나름대로 빈약하나마 상상력을 동원하여 재구성해 보았다. 편의상 소설가는 ‘S’, 정치가는 ‘W’씨로 한다. S:오랜만이네. W: 그래. 어디 외국에 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제 돌아 왔나? S: 며칠 안 됐지. 자네가 요즘 너무 힘들어 한다는 이야기가 들리길래, 부랴부랴 비싼 비행기 값 들여가며 찾아온 거네. W: 고맙네.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불역낙호아라. 자네가 내게 하려는 얘긴, 날더러 내 자리로 찾아가라고 하는 거겠지. S: 역시 머리 회전은 빠르구만. 그런데 애초에 자넨 길을 잘못 찾아들었어. 자네답지않은 방향이었어.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방향을 돌리세. 대의를 위해, 국민을 위해. W: 생각해 보겠네. 참! 자네 지난 해에도 노벨상 후보로 올랐다고 하는데, 전망이 어떤가? S: 나 개인적으론 노벨상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네. 그러나 다른 문인들을 위해선, 보다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지. 정부에선 눈곱만치도 신경쓰지 않으면서 무슨 기대를 하나? W: 그래. 노벨상 수상은 개인으로도 영광이지만, 국가로도 영광이지. 또한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될터이고. 어떻게 해야 도움이 되겠나? S: 몰라서 묻는 건 아니겠지? 창작, 번역, 출판에 대한 지원 등이 전폭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네. 지금 문인들의 만분의 일 정도만 저술 인세로 겨우 살 수 있는 형편이야. W: 그러나 저러나, 요즘 사태가 보통 심각하지 않아. S: 작은 촛불이 들불로 번진다는 걸 간과한 거지.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미국 작가 업튼 싱클레어의 소설 ‘정글’을 필독서로 해주어야 해. 우리가 만분의 일에, 이삼십 년 후에 닥쳐올 불행에 대해서도 염려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나는 아직 열다섯 살. 더 살고 싶어요” 하고 말하는 어느 중학생의 말이 가슴을 치더군. S: 또, 어느 평론가가 일본과의 외교에 대해서 이런 말을 했더군. “포커 판에서 자기의 패를 보여주고 하는 정치 행위였다”라고. W: 여러가지로 고맙네. 벌써 저녁이 다 됐네. 우리 설렁탕이나 먹을까? S: 아아니. 이제 설렁탕은 겁나. 40여 년 전, 공단지역에서 일할 때, 월급 타면 든든하게 영양 보충하자며 먹던 순대국이나 먹지. W: 하하하. 좋지.

중소 R&D도 중요하다

정부가 ‘경제 살리기를 위한 산업R&D 전략안’을 내놓았다. 과거 20대 산업·에너지기술 분야와 14대 IT 핵심기술 분야를 전자정보 디바이스, 수송시스템, 산업소재, 정보통신 미디어 등 14대 지식경제 전략기술 분야로 통합함으로써, 유비쿼터스 생활환경, 고품격 수요 증가, 국제규격 선점, 친환경 등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직물, 철강, 전자부품, 컴퓨터, 통신기기, 우주항공 등 우리나라 주력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이미 지난 2004년 중국에 추월당했고, 석유제품, 반도체, 자동차 및 부품, 조선, 석유화학도 턱밑까지 추격 중이어서 개발도상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선진국과 차별화가 가능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핵심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정부 R&D투자에 있어 선택과 집중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선택과 집중이 자칫 나머지 중소기업의 R&D 접근을 아예 차단하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정부가 대책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역량은 미약하기만 하다. 지난 2006년 기준 기업의 연구개발비 비율을 보면 대기업이 75.8%를 차지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11.8%, 벤처기업은 12.3%에 그쳤다. 중견기업의 경우에도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종업원수 300~499명 기업은 1.69%, 종업원수 500~999명 기업은 1.1%에 불과하다. 정부의 R&D 지원에 전략적인 선택이 불가피하다면, 동시에 중소기업간 M&A 또는 전략적 제휴 등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중소기업이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과 마찬가지로 R&D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할 것이다. 민간의 R&D투자 규모가 정부의 3배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정부 주도 R&D의 의미는 상대적으로 퇴색했다고는 하나, 참신한 아이디어 하나로 출발한 중소기업들에게 정부의 R&D 자금은 여전히 가뭄 속의 단비와 같다. 선택과 집중 못지 않게 잠재력이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권재형 한국협업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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