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상대원 공단 뒤 가파른 언덕 위에 무의탁 치매 중풍 어르신들을 모시는 ‘시온의 집’에서 공단 근로자들이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대나무 숲과 꽃이 만발한 벽화를 그리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성남문화재단의 ‘우리동네 문화공동체 만들기’의 일환으로 진행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복지관을 문화예술활동으로 연결하는 상대원 공단의 ‘콩닥콩닥 예술공단’ 활동이다.
어르신들이 예쁜 꽃이 가득한 정원을 보고 싶다는 말씀에 벽화 그리기에 나섰다는 통신기기회사 코맥스 봉사팀의 김주열 대리는 “내가 멋진 그림을 그려 봉사하게 될 줄을 꿈에도 몰랐다. 이번 작업은 저에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감동과 보람을 주었다”고 말했다. 정신지체 장애인시설 ‘우리공동체’와 삼성테크윈, 불우아동시설 ‘만남의 집’과 동양공업사, 성남지역자활센터와 ㈜크린토피아….
문화예술과 복지의 만남은 이렇듯 우리의 삶을 아름다운 공동체로 변화시켜나가는 주요한 매개가 되고 있다. 문화복지란 무엇일까? 문화복지는 좁은 의미로는 문화적 약자나 소외계층을 예방·치료하는 것이며, 넓은 의미로는 시민들의 문화생활에 대한 요구, 내지는 문화적 필요성에 부응해 문화환경을 개선·정비하고 개인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 문화생활을 개선하는 사회문화적 서비스라고 흔히 말한다.
그런데 ‘문화복지’라는 개념을 다른 나라에선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다른 선진국들에 이미 보편화됐을 것 같은 정책이 우리나라에만 있다니…. 필자는 그 이유가 하도 궁금해 서구의 문화정책과 복지정책 등을 뒤지기 시작했다. 결론은 예상 외로 간단하게 나왔다. 선진국들은 이미 예술정책에서 문화복지 개념을 구체적 실천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었다. 그 핵심정책은 바로 ‘모든 시민들을 위한 예술(Art for All)’이다.
단적인 예로 프랑스의 예술정책에는 초등학교 단위에 ‘5년 동안 합창단 1천곳 만들기’라는 구체적 실행방침이 적시돼 있다. 영국은 마을 단위에서 전국적으로 3만곳에 이르는 스토리텔링클럽과 연극클럽 등이 활동하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문화복지’ 정책들이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예술정책을 통해 그동안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예술정책이 시민들 누구나 생활 속에서 예술을 누리며 창조적 활동을 펼칠 수 있게 하는 문화복지정신을 구현하길 요청받고 있다. 모든 시민들을 위한 예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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