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에서 우로 권력이동

조흔구 의정부YMC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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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민주정권 10년이 지나고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1997년 상대적인 의미의 좌파민주정부시대를 열었다. 김 대통령은 외환위기를 극복해 나갔고 6·15남북정상회담으로 김정일의 북한과 화해했으며 이 시기에 시민·사회단체들의 권력화가 급속하게 진전됐다. 경제정책은 성장과 분배, 생산적 복지 등을 추구했다. 지난 2003년 들어선 노무현 정부는 386좌파정권이다. 노 대통령은 김대중 정부의 이념을 계승하며 정부의 확대를 추구했다. 초기 청와대비서관 32명 중 절반 정도가 학생운동을 주도했고 이 가운데 10여명은 수감생활을 했다.

권력의 시계추가 좌파정권 10년만에 우파로 이동됐다. 제17대 대통령선거 투표율은 62.9%로 역대 최저였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48.7%의 득표율을 기록, 26.1%의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540여만표 앞섰다. 1~2위의 이같은 격차는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래 최대차이다.

이명박 시대에 대해 지난 2005년 뉴라이트운동을 시작했던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대한민국은 이승만 대통령시대의 건국에서 박정희 대통령시대의 산업화, 직선제 헌법쟁취의 민주화시대 등을 넘어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을 맞아 선진화시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핵심인맥은 주로 기업인 전문가 그룹이다. 이들의 이념은 시장경제체제에 철저하고 실적과 능력 등을 중시하는 실용주의정신이 넘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승리로 권력의 패러다임은 좌파적인 것에서 우파적인 것으로 이동하고 있다. 보수세력이 사회의 새로운 주류가 될 전망이다.

정치사의 새로운 경험이니만큼 변혁의 소용돌이가 예고되고 있다. 이대영 고려대 교수는 “BBK 도곡동땅 위장전입과 위장취업, 각종 스캔들 등에도 이명박 후보가 굳건하게 당선된 것을 보면 좌파정권, 또는 포퓰리즘 정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를 느낄 수 있다”며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고 말했다. 나성권 한양대 교수도 “지난 10년 동안 좌파정권은 입으론 분배를 통한 성장을 외쳤지만, 들여다 보면 성장은 거의 접어둔 채 분배와 복지 강화에 몰두했다”며 “이명박 정부는 과거 산업화시대 우파와 다른 이른 바, 신우파의 등장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프랑스에선 친미성장 우선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당선됐다. 지난 2005년 독일에선 우파인 기민당 앙겔라 메르켈총리가 집권했다. 우리 보수세력의 강화, 혹은 신우파 등장은 세계화의 진전과 일치한다.

조흔구 의정부YMC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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