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와 茶山 정약용 선생(2)

수원화성 축조시작 3년 전인 1791년 진산에 살던 천주교도인 윤지충·권상연이 형식에 치우친 조상제사를 미신이라며 거부하고 신주를 불사른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이 일어나자 도처의 서학 반대자들과 유생들로부터 “천주교도들은 조상과 부모도 몰라 보는 사학무리”란 비난들이 쏟아졌다. 정조 주위에 사악한 무리들(정약용 선생 등 서학자들)을 물리치라는 상소가 빗발쳤다. 하지만 정조대왕은 사건을 일으킨 두 사람만 극형에 처했을뿐 이듬해 다산 선생에게 화성설계를 하명했고 다산 선생은 왕명을 받들어 2년 동안 설계구상을 마쳤고 1794년 1월부터 수원화성이 축조된다. 다산 선생은 진산사건이 사람들 뇌리에서 채 잊혀지기도 전에 대담하게도 서학 십자가를 수원화성에 표현한다. 박천우 장안대 국사학과 교수에 의하면 방화수류정(訪花隨柳亭:꽃을 고 버드나무를 따라 지어진 정자) 십자가와 도심의 십자가형 도로 등은 천주교 신앙을 표현한 것이다. 방화수류정은 서쪽편에 정자를 확대, 만들어진 ‘자’형의 변형정자인데 당시 정서상 당연히 해뜨는 동쪽편에 정자를 확장해야 하는데도 반대로 해지는 서쪽에 정자를 확장한 형태이다. 서쪽 벽면에 십자가 86개가 새겨져 있는데 당시 건축문양은 ‘아(亞)’자형이나 십장생이었고 십자형 문양은 방화수류정에만 나타난다. 그리스도는 서쪽에서 온다는 의미로 서쪽벽에 십자가를 새겨넣고 서쪽을 바라보게 한 것이다. 하늘에서 보면 지붕이 십자가형이고 천정과 바닥이 역시 십자가형이다. 특히 석양 무렵 서벽의 십자가들이 선명한 빛을 내는데 이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세상 어둠을 물리치는 광명이란 메시지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서학의 십자가와 유·불교 전통 건축양식이 어우러진 형태이다. 이는 다산 선생이 공맹과 전통사상 위에 천주신앙을 접목시켜 동·서양의 조화와 토착화를 이루려 한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화성행궁 앞의 도로인 종로사거리도 당시 일반적이던 도심의 ‘정(丁)’자형이 아닌 십자가형으로 설계됐다. 다산 선생은 유배 이후 고향 남양주에서 지내며 중국인 유방제(파치피코) 신부에게 병자성사를 받고 1836년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이름이 새겨진 십자가형 음각도장이 발견됐고 그의 묘지에서도 십자가가 발견됐다. 나경환 북수동성당 주임신부 뽈리화랑 대표

변화가 주는 재창조

요즘 산과 들에 나가보면 이른 봄부터 찾아온 꽃들의 릴레이가 끊이지 않고 계절의 변화를 일러주고 있다. 자연은 이렇듯 우리들이 의식적으로 준비하지 않아도 저절로 찾아오고 자연의 이치를 통해 삶의 지혜를 가르쳐 준다. 어느 의학 전문가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 몸은 살아있는 한 쉼없이 운동하면서 미세한 변화를 통해 생성과 버림의 매커니즘이 이뤄지고 있다. 심지어 숙면 중에도 꿈을 꾸면서 정신적인 활동이 이뤄지고 신체적으로는 심장이 뛰고 말초신경까지 기초대사가 이뤄지고 있다. 변화는 그만큼 자연스러움이며 재창조된다는 사실의 증명일 것이다. 언젠가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은하의 충돌과 재결합에 의한 새로운 별의 탄생을 추측하게 하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인상적인 것은 2개의 은하 속에 중심을 이루는 핵이 하나의 핵으로 결합해 새로운 별로 재탄생된다는 사실이다. 천체 속의 우주의 변화과정이 지구촌에 존재하는 만물의 모습들과 비슷하며 인간의 모습도 작은 우주의 원리대로 쉼없는 변화 속에서 생성과 소멸의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소멸은 또 다른 형태로 재탄생된다는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창조적 실용주의를 외치면서 변화를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가. 그렇다. 진리는 하나인 것이다. 종교적 해석이 다르다지만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는 게 신의 뜻이고, 진리가 아닐런지. 필자는 단순하고 명쾌하게 정리해 오늘도 내일도 삶의 길을 걸어 갈 것이다. 변화에도 내적변화와 외적변화가 있을 수 있다. 외적변화는 말 그대로 겉 모습의 변화일 것이다.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알맞고 자연스러운 변화일 것이다. 변화가 필요하지만 균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불안정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내적 변화는 무엇을 뜻하는가? 생각과 뜻이 머물러 있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환경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새로운 계획과 희망을 실현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갖고 능동적으로 생활해 나아가는 게 바람직한 삶의 지표가 아니겠는가. 짧은 인생의 길목에 서서 나머지 인생의 의미를 빼꼼히 들여다 보면 흘러가는 물처럼 떠가는 구름처럼 운명이 손짓하는 방향대로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따라서 변해가는 것이 진정 살아 숨쉬는 공간이 아닐런지…. 이윤필 수원시의회 의원

좋은 선택을 위한 가장 빠른때

때때로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질러 법정에 서게 된 청소년들을 만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어리고 연약한 모습에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더러는 아니지만, 적지 않은 경우 자기가 한 일이 범죄이고 그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단지,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친구가 하자니까, 그냥 집과 부모님 잔소리가 싫어서 그런 지경에 이르게 된 경우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그런 청소년들을 보면 영화 ‘쇼생크 탈출’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쇼생크 탈출을 감행한 앤디의 감옥 동료이자 단짝이었던 레드가 가석방 심사를 받는 장면이다. 젊은 시절 저지른 일로 감옥에서 40여년을 보내고 몇번의 가석방 심사에서 거부당한 레드는 또 한번의 기회를 갖게 된다.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던 그는 “당신은 교화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심사위원의 질문에 이런 내용의 솔직한 대답을 한다. 교화가 뭔지조차 잘 모르겠다고. 다만, 후회한다고. 젊은 시절의 자신을 만나 타이르고 싶다고. 인생을 생각 없이 허비한 그 철부지를 꾸짖고 싶다고. 하지만 이미 늦었다고. 자신은 너무 늙어버렸다고. 물론 필자가 만나는 청소년들이 감옥에 갈 정도로 큰 잘못을 저지르고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감옥 안에서 몇십년을 보내고 머리가 허연 노인이 돼 가석방 심사를 받을 가능성은 더 더욱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몸과 마음과 꿈을 키워가야 할 너무나도 중요한 시기에, 한 순간의 만족을 위해 나쁜 선택을 했다는 점에선 공통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그들을 보며 간절한 마음을 갖게 된다. 법원에 와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볼 기회를 갖는 이 시간이 그들에게 솔직한 후회의 시간이 되길. 그래서 자신이 온 길로 계속 가지 않고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결심의 순간이 되길 기대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실수를 하고 잘못을 저지른다. 알다시피,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그 이후 어떤 선택을 하느냐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 다소 식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 말이 가장 빛을 발하는 지점은 바로 법정에 선 청소년들과 만날 때일 것이다. 살아갈 날들이 너무도 많이 남은 그들에겐 그 순간이 바로 좋은 선택을 위한 가장 빠른 때이다.

지방중기청 있어야 하지만

총선이 끝나고 17대 마지막 국회가 개회 중인 가운데 5월로 예정된 18대 국회 이슈를 놓고 시끄럽다. 작은 정부를 천명한 이명박 정부의 철학을 미뤄 선거기간 손을 놓고 있어 정부 부처 슬림화가 가속되리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선거전 각 부(部)를 통합 조정하는 대(大)조정이 있었다면 이제는 부처 산하, 혹은 청 단위 기관의 슬림화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지방중기청의 지자체 이관문제다.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지방중기청과 지자체의 유사기능을 단일화해야 효율이 높아진다는 철학을 가진 것으로 여러가지 통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인수위에 몸을 담았던 위원들이나 현재 중기청의 상급 기관인 지식경제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지방중기청의 지자체 이관이 당연시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중소기업청의 본청 기능만 살려두고 지방중기청의 경우 광역 지자체에 흡수시켜 조직을 슬림화하고 중복투자 및 유사기능을 줄여 중소기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다. 최근 중소기업연구원의 전국 2천622곳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지원기관 개편방향’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사한 결과 응답자의 84.5%가 지방중기청 기능을 현행수준으로 유지되거나(24.8%) 오히려 강화돼야(59.7%) 한다고 응답했다. 중소기업 지원서비스의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중소기업의 57.5%는 지방중기청 지원서비스를 선호했고 11.7%의 중소기업만이 지자체의 지원서비스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지자체의 전문성에 회의를 보였는데 조사결과 절반 이상인 54.3%의 중소기업이 지방중기청이 지자체보다 전문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들은 지방중기청의 기능이 지자체로 이관될 경우 지원서비스의 질 저하(22.5%), 업무의 전문성과 책임성 저하(17.9%)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했다. 결국 중소기업들은 지방중기청이 계속 존속돼야 한다는 주장이고 지방중기청을 통한 지원서비스를 원하고 있음이 현재까지는 대세인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것이 중소기업들을 살리고 중소기업인들을 신바람나게 하는 정책이 될지 당국의 현명한 결단을 기다려 본다.

천주교와 다산 정약용 (1)

수원의 천주교역사를 말하면서 남인파 서학자인 다산 정약용 선생(세례명 요한)을 빼놓을 수 없다. “슬프다 이 나라 사람들이여, 주머니 속에 갇힌 듯 궁벽하구나. 성현(聖賢)은 만리 밖 먼 데 있으니 그 누가 이 몽매함 헤쳐 줄건가. 고개 들어 사방을 둘러 보아도 또렷한 정신 가진 자 보기 드므네.”(정약용 선생의 ‘여유당전서’1-1) 다산 선생은 당시 유학의 폐쇄적이며 현실 안주의 모방적인 학문풍토와 부조리한 사회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다산 선생은 사변에 흐른 주자학을 비판하면서 먼 옛날 공맹(孔孟)의 근본유학의 정신을 되살리려 경전연구에 힘쓰면서도 유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학문에 목말라했다. 이에 따라 서구사회에서 들어온 성경을 독파하는 한편 마태오 릿치 신부의 ‘천주실의(天主實義)’와 판토하 신부의 ‘칠극(七克)’ 등의 서학서를 탐독하고 당대의 서학 대가인 광암 이벽 선생을 만나 신앙토론을 벌이는가 하면 친형 정약종 선생(세례명 아오스딩), 조선에서 처음으로 세례를 받은 매부 이승훈 선생(세례명 베드로) 등과 함께 서학강학회와 종교집회에 참여, 1784년 만리 밖 성현을 갈망하며 예수에 앞서 길을 닦은 선구자가 되고자 세례를 받았다. 다산 선생은 당대의 유학자들이 입으로는 “공자 왈 맹자 왈”하면서도 단지 ‘학문을 위한 학문,’ ‘논쟁을 위한 논쟁’의 탁상공론에 빠져 공맹의 정신을 실천하지 않음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가난과 고통으로 신음하는 백성들에게 유익한 실사구시(實事求是)와 경세치용(經世致用)의 실학을 주창한다. 다산 선생은 화성을 설계하면서 거중기를 개발해 화성의 외벽을 자연스럽게 돌로 쌓아 올리고 내벽을 자연지세를 그대로 이용해 흙을 돋고 메워 온갖 야생화와 풀들이 자라게 하는 외축내탁형(外築內托形)으로 축성, 하느님과 대자연과 인간과의 조화와 화합, 그리고 상생을 추구했다. 위압감이나 공포감 대신 편안함과 신뢰감을 주는 화성 축성을 가능케 한 원동력은 우주만물을 조성하고 다스리는 대군대부(大君大夫)이신 천주의 뜻을 받드는 효성(孝誠)과 대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 백성에 대한 섬김이라는 천주신앙으로 가능했던 것이다. 다산 선생은 수원 화성을 축조하며 곳곳에 천주신앙을 상징하는 십자가를 표현한다.

나들이의 계절… 경제운전을 실천하자

때 이른 더위 때문에 승용차를 이용해 시원한 산이나 유원지를 찾아 나서는 일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나들이를 나무랄 수는 없지만, 지속되고 있는 고유가를 생각해보면 차량 운행 증가에 따라 마냥 늘어나는 휘발유 소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통계를 살펴보면 5월 중 휘발유 소비량은 2월에 비해 무려 23.5%나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계속되는 고유가로 인해 국내 유가도 크게 올라 경기지역의 경우 휘발유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상승한 상태여서, 이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온가족이 함께 하는 즐거운 나들이길에 기름값 부담도 줄이고 국가적으로는 석유수입 부담도 경감시킬 수 있는 경제운전 지혜를 운전자들이 꼭 준수해야 한다. 우선 출발하기 전 지도나 방송 등을 통해 도로상황을 파악해 정체지역을 최대한 피하고 월동장구 등 이제는 필요하지 않은 짐들을 트렁크에서 내려 차를 가볍게 하는 것이 연료절약의 지름길이다. 주행중의 운전습관은 차량의 연비와 직결되는데, 특히 운전속도는 연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승용차를 시속 100㎞로 주행하면 시속 70㎞로 달릴 때보다 연료소비가 22% 늘고 시속 130㎞에선 연료소비가 무려 50%까지 증가한다. 이처럼 고속주행을 하게 되면 급가속과 급정차 회수가 늘어 연료소비는 그만큼 더 증가된다. 또 다른 연료 낭비 주범으로는 불필요한 공회전을 꼽을 수 있다. 공회전 5분에 낭비되는 기름은 0.1ℓ로 130원 상당의 휘발유를 그대로 버리는 셈이다. 때 이른 더위 때문에 운행 중 에어컨을 트는 일도 많은데, 과도한 에어컨 사용은 연비 저하의 주범이라는 점도 꼭 기억해야 한다. 흔히 주행 중 창문을 열고 주행하면 공기저항 때문에 연비가 떨어져 에어컨을 틀고 가는 것과 별 차이 없다고들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 실험결과를 보면 창문을 열고 주행할 때 공기저항으로 인한 연비 저하는 2~5%에 불과하지만, 에어컨을 틀고 운전하면 배기량에 따라 최저 6%에서 최고 24%까지 연비가 악화된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지 않은 요즘같은 계절은 창문을 꼭꼭 닫고 에어컨을 틀기보다는 창문을 열어 시원한 자연바람을 이용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다. 경제운전 준수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에너지절약 효과를 가장 쉽게, 그리고 가장 크게 얻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간단한 경제운전 방법만 실천해도 주유소가 제공하는 각종 할인서비스 못지 않은 경제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계절의 여왕 5월, 나들이길에 실천하는 경제운전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하겠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

지난달 수원수성로타리클럽과 대한안경사협회가 안경을 후원하기로 하고 한국장애인부모회 자녀 40여명과 장애인 생활시설 입소자 30여명이 안경 제작을 위해 시력검사를 받았다. 학령기인 한국장애인부모회 자녀들은 모두 시력검사를 마쳤지만 시설 생활인들은 숫자판을 읽을 수 없거나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시력검사가 불가능한 경우가 반 이상이었다. 안경이 필요한 이들이 분명히 있을 텐데 본인이나 시설 종사자들이 잘 모르고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시력검사가 불가능한 경우가 반 이상이라는 예상 밖의 결과는 꽤나 충격적이었다. 그들도 부모들이 돌보던 어린 시절에는 그렇지 않았을 텐데 오랜 시설 생활로 교육이나 학습 등의 지속적인 자극이 주어지지 않다 보니 급격한 퇴행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됐다. 이 부분에서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시설에서 그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곳은 법인 형태로 투명하게 운영되는 소규모 시설로 관리자나 종사자들도 입소자들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곳에서 비리나 인권유린 등의 사례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어 그 소식을 듣는 장애 부모들의 마음을 불안하고 아프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입소 장애인들을 짐승 취급하다 결국 폐쇄됐다는 보도를 접하면 장애 부모들은 가슴이 찢어진다. 제대로 운영되는 곳들도 많은 인원이 한곳에서 생활하다 보면 아무리 세심하게 배려해도 부족한 부분이 생길 수 있으며 오랜 격리로 많은 문제들도 발생될 수 있다. 여러 이유로 선진국들은 장애인을 시설로 격리시키던 수용정책에서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탈시설화 정책으로 바꾸고 있다. 대규모 시설에 격리시킨 결과 막대한 비용부담과 장애인의 비사회화 등 오히려 부작용이 더 컸던 것도 주된 이유 중 하나이다. 수용시설 예산을 자립생활지원 예산으로 전환하고 사회복지사업법 등 관련 법률을 제·개정하며 발달장애인지원법, 장애인연금법, 후견인제도 등의 법제 시행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새 정부에 강력하게 요청한다. 아이들이 부모 사후에도 지역사회에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부모들은 편히 눈을 감을 수 있다.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다는 터무니 없는 생각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좋을 날을 꿈꿔 본다. 허미자 장애인부모회 수원지부장

콘크리트 사막에 오아시스를 만들자

아스팔트 도로와 콘크리트 건물로 가득한 도시에 갇혀 있다 보면 풀향기와 흙냄새가 그리워진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회색도시에선 콘크리트와 매연이 뒤섞인 매캐한 냄새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러한 회색도시에 최근 들어 풀향기와 흙냄새 등을 맡을 수 있는 옥상정원이 조금씩 늘고 있다. 옥상하면 그동안 텅 빈 채로 방치돼 있거나 아니면 잡동사니 물건을 쌓아두고 빨래를 말리는 곳 정도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옥상에 푸른 잔디를 깔고 예쁜 꽃과 키 작은 나무 등을 심어 정원을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버려졌던 공간이 쓸모 있는 공간으로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옥상정원은 한 뼘의 녹지가 아쉬운 도심에서 녹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사실 도시의 경우 모든 공간이 고층건물, 도로, 주차장 등으로 꽉 들어 차 있어 녹지를 조성할 틈을 찾기가 어렵다. 녹지를 조성할 땅이 있다손 치더라도 워낙 땅값이 비싸 이를 매입해 녹지를 조성한다는 일이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옥상녹화는 별도의 토지매입 없이 부족한 도심에 녹지를 확충할 수 있는 최고의 도시녹화방법 중 하나다. 옥상을 녹화하면 삭막한 도시풍경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등 여러가지 실용적인 점들이 많다. 우선 냉·난방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여름에는 식물의 증발산 작용이 건물을 시원하게 해주며, 반대로 겨울에는 단열에 도움을 줘 보온을 해준다. 실제로 실험결과 옥상을 녹화한 건물이 10% 정도 냉·난방비가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의 내구성을 높여주는 것도 장점이다. 옥상의 토양층이 산성비와 자외선 등으로부터 콘크리트 노화를 방지해 내구성을 향상시켜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효과라면 도심 한복판에서 자연을 호흡하며 편안한 여유와 휴식을 즐길 수 있고, 특히 사라졌던 새와 곤충, 그리고 야생화 등을 다시 볼 수 있는 도심 생태계를 복원시킨다는 점이다. 옥상정원은 이처럼 콘크리트 사막 같은 회색도시를 살리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독일·일본 등 선진 도시에 푸른 옥상이 많은 이유도 바로 옥상정원의 가치와 효용성 등에 일찍 눈을 떴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도의 1인당 도시공원면적은 5.8㎡에 불과하다. 한사람이 팔을 벌리고 눕기에도 빠듯한 공간이다. 이제 비좁은 땅 위 공원을 대신해 드넓은 하늘 아래 옥상정원을 만들어보자. 표영범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이사

우리몸에 있어서의 중용의 미덕 (3)

적당한 음주란, 즉 음주의 중용은 양이 아니고 누구와 어떻게 마시냐는 게 첫번째이고 두번째가 얼마나 먹느냐이다. 첫째, 술을 무엇으로 볼 것인가. 술은 도구이지 주가 되어서는 안된다. 대화의 도구로 음식의 느끼함을 완화하기 위해서나 향기와 분위기를 위해서 등 음주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처음엔 사람이 술을 먹고 다음엔 술이 술을 먹고 나중엔 술이 사람을 먹는다”는 우를 범해서도 안된다. 둘째, 적당량이란 먹기 전 보다 먹고 나면 정확히 알 수 있다. 평상시보다 일어나는데 힘들거나 몸의 컨디션 상태, 음식 섭취시 위장 상태 소변의 색깔 변화, 두통의 유무, 대변시 냄새와 형태 등의 변화, 피로감의 상태 및 회복속도…. 굉장히 많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평상시와 변화가 없어야 한다. 이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한잔에도 치명적인 경우도 있고 표준양보다 약간 더 많은 경우도 있다. 전문용어로 알코올 분해효소 때문인데 여기서 이를 논하는 건 뒤로 미루고 그러면 어느 정도인가를 살펴본다. 우리가 과거 어르신들이 말씀하시듯 약주나 반주의 정도, 일을 끝낸 농군이 일을 마치고 논두렁에서 흡족해 하며 마시는 막걸리 한사발, 할아버지가 저녁식사와 함께 홀짝이시며 드시던 과실주, 약주(소주) 한잔, 연인과 분위기를 위해 맛도 모르고 와인잔에 따르고 그윽한 눈빛을 주고 받을 때 먹는 와인 반잔, 뜨거운 가슴에 도시의 야경을 보며 들이키는 언더락스 양주반잔…. 이 정도가 적당한 음주량이 아닐까. 술을 목적 보다는 도구로 사용한다면 이 정도의 양을 벗어나지 않는 게 옳은 게 아닌가? 하지만 현실은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음식점이나 주점에 들어가면 그 정도로 끝낼 수가 없다. 모든 술을 병째로 안주는 2인분 기준. 그러나 내 몸의 건강을 위한다면 참아야 한다. 요즘 세태에 중용을 지킨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누구나 알고 있다. 사회생활의 중용이 어렵지만 내 몸의 건강을 위해 중용을 지키자. 인정도 청록한방병원 원장

피터의 원리

“위계조직에서 일하는 모든 구성원들은 자신의 무능력이 드러날 때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이 있다.” 일명 피터의 원리(The Peter Principle)이다. 1969년 컬럼비아대 교수였던 로렌스 피터(Laurence J. Peter)와 작가인 레이몬드 헐(Ramond Hull)이 주장한 이론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직위는 그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갖고 있지 않은 구성원들에 의해 채워지는 경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어 저 사람이 어떻게 승진을 했지? 저 사람 능력이 안 되는데?” “이런 조직에 내가 있어 봐야 무슨 비전이 있겠어. 나가서 다른 일을 알아 봐야지?” 그러다 보니 결국 능력 있는 사람들이 조직을 떠나고, 남은 구성원이 승진하게 되는 모순이 생겨나게 된다. 능력이 없는데도 오직 승진을 위해 일에 몰두하는 무능한 사람들로 조직은 채워지게 된다. 더 비극적인 일은 이런 사람들 때문에 조직에 큰 도움이 되는 사람들을 쫓아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최근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자를 두고 말들이 많다. 일부 정당은 본인들이 추천해 당선시킨 비례대표 당선자를 정당 스스로 대법원에 당선무효소송을 제기했고 정작 당사자는 아무 문제 없다고 버티고 있는 해프닝(?)을 벌이고 있다. 급기야 야당 대표 사무실이 비례대표 선정과정에 대한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당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정치적 소신으로 각 정당을 지지해 비례대표를 당선시킨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야당의 주장대로 아무 문제가 없길 바라지만, 최근의 비례대표 논란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마음이 개운하지가 않다. 정당은 비례대표 대상자를 선정하면서 국가라는 큰 조직에서 대상자가 국회의원이란 지위를 맡을 능력이 있는지 제대로 판단하고 국민들에게 지지를 요구했어야 한다. 혹시 피터의 원리처럼 능력 없는 인사가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승진(비례대표 국회의원)한 건 아닌지 깊이 새겨볼 일이다. 정당을 믿고 지지해줬는데 당선자가 무능력한 사람이라면 결국 피해는 국가가, 그리고 국민들에게 모두 돌아온다. 어찌 됐든 국민들이 비례대표로 뽑아줬다. 이제는 당사자들이 답하고 판단해야 한다. 과연 지금의 자리가 내 능력이 되는 자리인가? 내 몸에 맞는 자리인가를. 국민들을 두번 속여서는 안된다. 물론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도 안된다. 시시비비는 정확하게 가려져야 한다. 국민들의 눈은 정확하다. 국민들은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다. 전문순 경기신보재단 상임감사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

요즘 우리 기업들은 전세계적인 경기불안과 고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의 급격한 변동, 소비시장의 계속된 침체 속에서 예전 어느 때 보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도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며 국가의 부(富)를 가늠할 수 있는 제조업의 위축은 크게 우려되는 바이다. 생산현장에서 땀 흘리고 있는 중소 제조업 기업인들을 만나 얘기를 나눠보면, 갈수록 힘들어지는 제조업 환경에 의욕을 많이 상실한 듯한 느낌을 받아 무척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런 어려운 상황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만 같아 더욱 걱정스럽다. 최근 언론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이 해외에 지출한 로열티가 한해 5조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가는 국내 유명 대기업들조차도 핵심 원천기술을 외국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순이익의 10% 이상을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다니 정말 엄청난 국부 유출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경기상황 때문에 고용이나 설비 투자는 감소 추세를 보인다고 하니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다. 이처럼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 국민들이 더욱 한마음으로 경제성장을 위해 뛰는 기업을 응원해줘야 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노·사가 마음을 합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바로 얼마 전 부천시는 부천상공회의소와 한국노총 부천지역지부가 공동으로 부천지역 노·사발전협의회 출범을 선포, 더욱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나가자고 다짐하기도 했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뭉치는 우리 민족의 모습처럼 노·사관계가 더욱 단결된 모습으로 변화하는 게 경제회복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아울러 기업 역시 더욱 창조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과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인재를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모든 직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과감하게 실천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어야 인재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경제회복을 위해선 경제성장의 핵심인 기업이 활력을 찾아야 한다. 근로자와 기업인, 국민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노력하면 우리 스스로 얼마든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감히 생각해 본다. 천인기 부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대통령의 세일즈외교와 中企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을 방문, 정상외교를 펼치고 있다. 당선 후 첫 해외방문인데다 한·미 FTA와 한·일 정상간 셔틀외교 복원 등 현안들이 많아 연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언론 보도 중 가장 흥미를 끄는 대목은 역시 ‘세일즈 외교’로 명명된 국내투자와 해외 대형 프로젝트 유치 등 경제 관련 분야다. 이 대통령은 스스로 “I am a salesman”이라며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한국투자환경 설명회를 열고 미국과 일본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각종 모임에서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사격에 열심이다. 국가 정상(頂上)의 세일즈외교는 낯설지 않다. 중국은 이미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 국가 지도자그룹이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원유 등 원자재 확보는 물론 자국 기업들을 통한 사업 확보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후 주석 등 국가 지도자들이 아프리카 50여개 국가중 단 1개국만 빼고 모두 순방했다는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다. 미국에 이어 초강대국 지위를 놓치지 않으려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퇴임을 앞두고 이라크 등 중동 국가 지도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파격적인 행보를 통해 자국 기업의 대형 프로젝트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알려진대로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에 나서 중국에 떼제베를 파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과의 협력관계는 주지하다시피 사업규모와 경제질서 등에 따라 ‘하청’이라고 표현되는 순차적 혜택을 받는 구조로 구성된다. 쉽게 말해 대기업 1곳이 대형 프로젝트 한건을 수주받으면 중소기업 100곳 이상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결국 외국자본의 국내 투자로 사업이 확대되거나 국제적 대형 사업을 국내 대기업이 수주하면 중소기업 수백곳 참여가 가능하고 일자리가 창출된다. 이 대통령의 미국과 일본 순방을 놓고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노동계와 농민단체들도 설득력 있는 논리로 여러가지 주문들을 내놓고 있다. 모두 나름대로 논리를 갖고 있으며 각계각층을 대변하기 위한 최선의 주장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정상외교를 바라보는 중소기업들의 가장 큰 바람은 ‘일거리 확보’다. 갈수록 격화되는 경제환경을 감안할 때 기업들이 뚫기 어려운 해외시장 관문을 대통령이 외교력을 통해 진입할 수 있다면 기업의 안정은 물론 기업인들의 사기도 높아질 건 분명하다. 남북관계도 기업들이 흔들림 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경제환경의 부분으로 이해하고 싶다. 권재형 한국협업기업協 회장

행복의 질과 교육

헌법 제10조에는 행복추구권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교육을 통해 개인의 성취의욕을 만족시키고 행복을 체험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이런 방향을 추구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할까? 우리는 그동안 지식교육에 몰두해왔다. 그러나 이런 지식은 10년만 지나면 무용지물이 된다. 인터넷 발달로 모르는 사항을 클릭 한번 하면 관련 지식까지 바로 알아볼 수 있는 세상이다. 그래서 지식 교육보다는 감성 함양과 정서순화 교육 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교육에서 낭독을 중요시했다. 서당에서 책읽기는 집단 낭독이었다. 낭독을 통해 암기력을 기르고 감성지수도 높여왔다. 이슬람 문화권에선 코란(이슬람교 경전)을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낭독해줘 감성을 길러줬고 유럽에서도 어렸을 때부터 좋은 시를 낭독해줘 감성을 기르고 정서순화를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초등학교 국어교육의 으뜸은 시 낭송교육이다. 시는 언어 예술의 정수(精髓)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때로는 지식도 필요하지만 새로운 사물을 봤을 때 감탄할 줄 아는 감성지수가 더 행복하게 해주는 요소이다. 감성지수는 어떻게 해야 높아질까? 신나고 즐겁게 마음껏 뛰어 노는데서 발생할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공부, 학원공부 때문에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 이런 학생들은 지식은 쌓일런지 모르나 감성지수는 늘어날 수 없다. 우리 학생들은 행복추구권을 박탈당한 채 적성에 맞지도 않은 공부에 매달려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엔 마음껏 뛰어놀며 좋은 글을 많이 낭독하는 게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방법이다. 초등학교 수업은 이젠 지식을 얻으면서도 신나고 즐거운 놀이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개편했으면 좋겠다. 대학부터 전공과목에 대한 전문지식 공부와 연구 등에 집중 노력해야 하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사람은 지능지수보다 감성지수가 높아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만큼 이에 맞춰 교육도 실시해야 한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무엇보다도 건강해야 하지만 건강 이외에도 정서가 순화돼야 하고, 감수성도 발달돼 새로운 사물을 보고 많은 것을 느낄 줄 아는 능력을 어렸을 때부터 길러줘야 한다. 행복지수는 수치로 계산할 수 없으나 어떤 재물이나 물질보다는 감성지수 높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음에 초점을 맞춰 교육시스템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올바른 역사인식으로 문화유산을 보존하자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대선과 총선이 모두 지나갔다. 그동안 정치적인 입장이 달라서 대립과 갈등도 있었다. 정치인들은 민심을 바로 읽고 국민을 위해 위민정치를 펼쳐야 할 것이다. 봄기운이 완연한 4월은 산수유와 매화꽃 등이 지나가고 목련이 지면서 벚꽃이 만발하는 하얀 세상이 됐다. 이처럼 시절이 흘러간다고 지나가 버린 역사와 사건 등을 쉽게 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숭례문의 참화가 벌써 2개월이나 훌쩍 지나가 버렸다. 2년 전 화성 서장대에서도 동일한 수법과 관리 부재상태에서 똑같은 화재가 발생된 적이 있었다. 전국의 수많은 문화유적들이 홀대받고 방치돼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문화재에 대한 소중함을 감안해 정부와 자치단체 관계 공무원들과 문화재 관련 단체와 지방의회 등이 예산 지원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21세기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콘텐츠들이 다원화되면서 교류가 활발해지고 사회적 활동이 늘어 유·무형 문화적 가치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요즘 화성 복원문제와 숭례문 복원에 대한 말들이 설왕설래하고 있다. 독자 여러분과 함께 잠시 생각해 보고 싶다. 복원은 무엇이고, 보존이란 무엇인가. 복원이란 명분 아래 졸속적인 이미테이션으로 보수하려고 하는 건 아닌지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차라리 고치지 말고 현재 있는 그대로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보호하고 관리하는 게 유적을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닐까. 모조품 대신 진품을 소중하게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숭례문 참화의 흔적은 이 시대의 일그러진 역사로 그대로 남아 있어야 하고 현장 주변에 작은 기념관을 만들어 지나간 역사의 흔적을 영상사진자료와 시물레이션 등으로 관람할 수 있게 하는 게 왜곡되지 않은 역사인식이라고 본다. 모나리자가 조금 훼손됐다고 덧칠하자고 할 것인가. 실사구시의 정약용 철학이 화성에 전해 오기를 바라면서 국운의 융성과 지역발전에 화성의 문화유적이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도시, 세련되고 기능적인 도시로서 21세기 수원이 웅비하길 기원해 본다. 이윤필 수원시의원

우리몸에 있어서의 중용의 미덕 (2)

음주의 중용에 대해 말씀 드릴까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음주에 한해 절제할 줄 모릅니다. 이 또한 중용에 어긋나는 행위입니다. 저는 여러분께 묻고 싶군요. 술은 왜 드십니까? 여러분의 대답은 각양각색일 것입니다. 어떤 이는 슬퍼서, 또는 즐거워서, 축하해 주려고, 화가 나서, 생각할 게 있어서, 친구가 마시자고 하니까 어쩔 수 없어서, 심심해 할 일도 없고…. 옛날 저희 초등학교 다닐 때는 선생님이 숙제를 하지 못한 우리들에게 “무슨 이유로 숙제를 못했느냐”고 물을 때, 우리는 머리를 짜내 이와 비슷한 변명을 한 것 같습니다. 의미는 다르지만, 핑계죠. 이에 선생님은 “이 녀석들 뒷산 공동묘지 가봐라. 이유 없는 무덤있나!”라고 하시며 호통을 치셨죠. 정말 피치못할 사정에 의해 술을 마시고 억지로 내뜻에 반한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내 의지에 의해 음주를 하게 됩니다. 설사 피치못할 사정이라고 할지라도 내 몸은 이런 피치못할 사정이란 걸 이해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럼 어느 정도가 적당한 음주일까. 소주 한병? 맥주 3병? 양주 반병? 천만에 말씀. 단 한잔의 술도 몸에는, 특히 위장과 간에는 무리를 줍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장육부 상생상극 역할에 따라 몸 전체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혹자는 “무슨 말이오. 적당한 몇잔의 음주는 건강에 좋다는데 비근한 예로 적포도주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는데”라고 반문하시겠지요. 물론 저명한 의학적 사실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심형관의 피의 흐름이 좋아져 초기 알코올은 혈액흐름의 속도를 높이고 혈관을 확장시켜 순환을 도와줌으로써 심혈관에 도움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반대로 알코올을 분해하고 직접적으로 소화해 내는 소화기관이나 간은 그만큼 그를 수행하기 위해 자신이 스스로 힘들어 하지만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다른 장기는 피해를 보는 것입니다. 물론 표시는 나지 않겠죠. 즉 속이 쓰리다거나 간의 무리로 극도의 피로감이 오지는 않죠. 하지만 정상적 장기가 그걸 버티고 참아내며 표시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지 유용하거나 도움이 되는 건 아닙니다. 최근엔 그리 좋다는 프랑스산 포도주와 기타 여러나라 포도주에서 농약이 검출되는 걸 보면 절대적으로 유익한 건 아닌듯 합니다. 인정도 청록한방병원 원장

기후변화 협약시대, 우리의 나아갈 길은

우리나라는 산업구조가 에너지 다소비산업 비중이 크기 때문에 경제규모에 비해 구조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많다. 이같은 산업구조로는 기후변화협약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데 큰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IT나 바이오, 나노기술 등 에너지 저소비형 지식산업들을 육성하는 한편, 현재 우리 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는 여러 산업시설들에 대한 집중적인 에너지 절약 시설투자를 실시해 에너지 이용시스템 효율을 높여 나가는 노력이 시급하다. 지난 90년대 이전에 비해 우리 산업의 에너지 이용효율이 크게 향상된 건 사실이지만, 산업체 에너지관리진단 결과를 감안해도 알 수 있듯 아직도 시설 개체나 공정 혁신 등을 통해 10% 정도의 에너지는 어렵지 않게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자발적협약제도나 에너지절약기술정보협력사업 등 정부의 다양한 에너지절약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해 에너지절약 시설투자를 실시한다면 국가적인 에너지 절약은 물론 기업 경쟁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에너지이용 시스템 효율 제고작업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즉 에너지 사용자가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원천적인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도록 사회 전반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 10년 이상 시행되고 있는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제도’를 비롯, 각종 에너지 절약형 설비 성능을 인증하는 ‘고효율기기 인증제도’와 대기전력을 최소화한 제품의 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에너지절약마크제도’ 등은 이미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에너지 사용기기에 적용돼 높은 에너지절약 효과를 얻고 있다. 특히 오는 2010년까지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모든 전자제품들의 대기전력을 1W 이하로 한다는 ‘대기전력 1W선언’이 이뤄짐으로써 대기전력 절감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4월 들어서도 국제유가가 하락하지 않고 멈출 줄 모르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등락하는 유가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때가 아니다. 앞으로 더욱 거세질 자원확보전쟁과 기후변화협약 등은 지금까지 우리의 에너지 소비행태를 송두리째 바꾸게 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에너지 이용효율화와 신에너지기술의 개발이 기후변화협약 시대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임을 인식하고, 보다 근본적인 에너지 절약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오중구 에너지관리公 경기지사장

줄행랑

나는 즐겁다. 행복하다. 자랑스럽다. 때가 되면 풍요로운 공기가 찾아오는 이 땅이 자랑스럽고 그 땅 위에서 계절을 맞을 수 있음이 행복하고, 그 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잔치가 있어 즐겁다. 30~40년 전만 해도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나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로 따오기가 울던 습지에서, 이젠 책 읽는 향기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는 단지로 바뀐 이곳이 자랑스럽다. 이제 이 땅에서 오뉴월이면 꽃들의 잔치가 열릴 것이다. “벼 벤 그루에 게는 어이 나리는고/ 술 익자 체장사 돌아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하며 즐거운 노을을 노래했던 선현들이 있는 이 땅. ‘율곡(栗谷)’이나 ‘우계(牛溪)’ 등의 마을을 또 하나의 제 이름으로 자랑스럽게 썼던 선현들. 그들의 해타(咳唾)를 기꺼이 두 손에 받으며 일하는 이들이 있어 자랑스럽다. 어둠이 구렁이처럼 슬슬 마실 나오는 저녁 다람쥐와 너구리, 소쩍새 등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시청 지붕 밑. 늦게까지 환하게 불 밝히고 일하는 손길이 있어, 탄내 나도록 움직이는 신발이 있어, 나의 등은 따스하다. 그들에게 공짜 점심은 없다며 독려하고 있는 현장(賢將)이 있기에 나의 배도 든든할 것이다. 며칠 전 이곳에서의 ‘초스피드’가 모든 지상과 인구에 회자됐다. 스피드는 변화를 앞당기는 끈, 탄성을 부르는 달콤한 시간이다. 다만, 이 행복들이 너무나 빨리 다가오고 지나치기에 그 행복들을 제대로 다 음미하지 못할까 저어될 지경이다. 아주 오래 전, 우리 아파트단지가 동산이었을 때였다. 커다란 노송에서 구렁이 한마리가 천천히 탈피하고 있었다. 그 껍질은 오랫 동안 노송에 걸린 채 바람에 흔들리면서 내 머릿 속에 똬리를 틀고 있었다. 탈피도, 변화도 좋고 빠름도 좋지만, 구렁이 껍질 같은 그런 흔적을 오랫 동안 간직할 수 있는 일도 필요하다. 이처럼 즐거운 나의 고장, 즐거운 일들이 연이어 벌어졌다. 깨끗한 도시 만들기가 시행되자 오랫 동안 간판업을 해오던 동네 선배가 즉시 재활용업으로 전환했다. 어느 할머니가 모 대학에 아주 커다란 액수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그리고는 한사코 무명으로 돌아섰다. 그 아름다운 노인이 사는 동네가 바로 이곳이다. 그 무명 할머니에게 나는 이름을 붙여 드렸다. 줄행랑 할머니. 자기 이름도 밝히지 않고 줄행랑치듯 했던 할머니. 즐겁게 행복하게 자랑스러운 할머니. 이제, 보스턴에서 뛰던 제2의 서윤복·함기용 선수들이 공복(公僕)으로 즐겁게 일하고 있고 행복한 할머니가 있고 자랑스러운 시민이 있는 제1번 국도를 달리게 되고 보일듯 보이지 않게 숨어 처량하게 울지 않는 따오기와 뜸부기도 다시 찾아올 것이다. 박 훈 시인·수필가

아침 출근길의 단상

아파트 엘리베이터. 먼저 이런 저런 남녀의 향수가 코에 인사한다. 일찍 채비해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렸을 사람들의 냄새. 새로운 하루를 준비하는 강한 체취. 이어 또랑또랑한 눈빛의 초등학생들이 들어오고, 늘 같은 시간에 같은 모습으로 보게 되는 단구의 중년 아저씨도 메고 다니는 가방을 뽐내기라도 하듯 앞으로 돌려 잡으며 들어와 애들과 인사를 나눈다. 이 둘의 눈빛은 똑같다. 아저씨 가방 안에는 분명 두툼한 책이 들어 있을테고, 도서관에서 그 책을 읽으며 하루를 아낌없이 보내고 오리라 마음먹은 듯 가방은 튼튼하고 또 딱딱해 보인다. 아파트단지 안. 이제 막 피어오르는 잎들과 활짝 핀 진달래, 매화 꽃들이 아침 기운을 만끽하며 나를 지나친다. 간혹 새들이 지저귈라치면 오늘 할 일에 대한 갖가지 구상들이 화들짝 놀라 새 울음소리에 섞여 사라진다. 단지를 돌아서면 쥐똥나무가 심어진 길. 나무를 따라 걷다보면 전봇대 아래, 그리고 담벼락 바로 밑 한뼘도 안 되는 변변치 못한 땅에 뿌리박은 민들레가 나를 올려다본다. 흙 한줌을 나눠 살아도 충분히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민들레들은 옹기종기 겸손하게 몸을 낮춘다. 법원 사거리 앞 신호등. 대기하고 있던 차들이 신호에 맞춰 출발하면서 일제히 고통을 내뿜는다. 마치 처음이라는 게 얼마나 힘이 드는지를 다른 이에게 알려주기라도 하듯이.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간 몇몇 사무실 여직원들은 길가에서 하나씩 둘씩 자신들의 사무실로 서둘러 사라진다. 벌써 도착한 이들은 문을 열어놓고 먼지를 날리며 분주하게 청소를 하고 있다. 그 각각의 공간들엔 오늘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 자신의 인생을 토해 놓을까. 이제 막바지 길. 법원 뒷산이 눈에 들어온다. 뒷산 한 옆은 광교 신도시공사 중. 두발검사로 밀린 중학교 때 머리처럼 허연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없는 것도 많아 늘 조급했던 중학시절처럼, 마음이 살짝 복잡해오는 시간. 아, 나는 오늘 또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하게 될까. 조금 전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강한 체취. 중년 아저씨의 가방. 그리고 잎, 꽃과 새들. 오는 길에 지나친 민들레. 나보다 앞서간 여직원들. 그들처럼 강렬하고 성실하게, 또 낮은 자세로 오늘 하루를 살아 낼 수 있을까. 이제 오전 8시50분. 나는 3별관 현관문을 들어선다. 송석봉 수원지법 판사

농업발전 위한 농·축산물 소비지 마케팅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영국 시인 엘리어트는 자신의 작품 ‘황무지’를 통해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고 표현했다. 시인은 이 시를 통해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지만 생명력의 작은 움직임 속에서도 지칠 줄 모르고 활화산처럼 폭발력을 간직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했으리라. 지난 4일은 절기상 청명(淸明)이다. 농가들은 이 무렵부터 바쁜 농사철에 들어가 논 밭의 가래질, 논 밭 다지기, 보리밭 매기, 채소 파종 등을 하느라 분주하게 농촌 들녘을 오가게 될 것이다. 올해는 유독 푸르렀던 청명한 날이었으니 더욱 밝은 내일이 올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지난해 진통 끝에 타결된 데 이어 유럽연합(EU)을 시작으로 중국과 일본 등과도 FTA 협상을 진행 중이거나 추진하고 있다. 한국을 ‘동북아 FTA 허브’로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경제계의 기대와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시장개방의 바람 한가운데 놓여 있는 한국 농업·농촌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농업·농촌에 희망을 불어넣는 범국민적 노력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지금 한국 농업은 각종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으로 수입 농산물 개방 확대와 국내 시장의 유통채널 변화 등으로 인해 소비지 마케팅 등을 통한 변화와 혁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농업인들의 대변자로 볼 수 있는 농협에 대해 농업인의 농산물 마케팅 기능에 대한 역할을 보다 주도적으로 수행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경기농협은 임직원들로 구성된 농촌사랑봉사단 조직을 기존 산지 일손돕기 활동에서 올해부터는 소비지 마케팅 활동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기로 했으며, 지난 5일 농협수원유통센터에서 경기농산물 소비지 마케팅 발대식을 갖고 고양·성남·수원 농산물유통센터와 하나로마트 등에서 휴일을 이용, 본격적인 경기 농·축산물 판매에 나섰다. 이와 함께 최근 가격 하락과 재고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 생산농가들의 시름을 덜어 주기 위해 ‘농촌사랑 한마음 배팔아주기 운동’을 펼치는 등 농가에는 실익, 소비자에겐 질 좋은 누리 농산물을 제공하는 등 소비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소비지 마케팅을 전개함으로서 진정한 농촌사랑 봉사단으로 거듭 나고자 한다. 또한, 경기농협은 앞으로 경기 농·축산물 판로와 판매량 확대를 위해 유통센터 순회판촉전, 산지 농산물마케팅 현장간담회 등 지속적인 소비지 마케팅 활동을 추진할 것이다. “농민이 없으면 농협도 없다”고 감히 단언하고 싶다. 농민의 땀이 배어 있는 질 좋은 우리 농산물의 소비 촉진을 위해 소비지 마케팅을 더욱 활성화하는 등 농협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며, 농업인들의 권익 신장과 지역사회 발전의 밑거름이 돼 지역사회의 가장 가까운 이웃,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이웃이 될 것이다. 새 정부 출범 등 대·내외적 변화를 계기로 농협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시장개방 등으로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농업인들의 요구사항도 더욱 많아지고 있다. 타인을 개혁시키는 건 쉽지만, 자기 자신을 스스로 개혁하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러나 농산물 소비지 마케팅 등 자그마한 변화와 혁신은 농업인의 곁에서 우리 민족의 근간인 농업과 함께 100년, 200년 계속 존재하는 농협이 되길 기대해 본다. 윤종일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

우리 몸에 있어서의 중용의 미덕 (1)

중용(中庸)은 간단하면서도 중요하고 광범위하다. 중용은 한곳에 치우침이 없이 바르고 중립적 상태를 의미한다. 어찌 보면 이도 옳고 저도 옳다는 양비론과 비교되지만, 중용은 그 형이 바르고 곧아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균형을 유지하고, 올바름을 말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중용을 지키며 산다는 건 말처럼 쉽게 행할 수 없다. 우리 몸에 필요한 중용의 덕은 정말로 지켜지기 힘들다. 건강을 지키는데 필요한 중용은 행하긴 어렵지만 꼭 필요한 행동양식이다. 그러면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어렵지만 지켜야할 중용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은 말로 대별할 수 있다. “과하면 부족한만 못하다.” 이 표현은 현대를 살아가는데 있어 우리 몸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할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음식을 과식하면 체해 가슴이 답답하고 명치 끝이 아프며 나아가 복통과 설사, 구토 등을 일으켜 우리몸을 힘들게 한다. 하지만 너무 적게 먹거나 굶으면 공복이 오고 속이 쓰리며 심하면 사지에 힘이 빠지고 어지러우며 무력감에 빠진다. 음식의 중용은 금식이 아니고 규칙적 식사와 적절한 음식량이다. 그러나 규칙적 식사와 함께 중요한 게 또 하나 있다. 무엇을 먹느냐이다. 즉 편협된 식습관은 중용에 어긋난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 즉 우리 몸이 건강을 유지하며 활동적 생활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는 단순히 편협된 음식물의 섭취만으로 충족시킬 수 없다. 지방이 몸에 좋은 게 아니라고 지방을 극단적으로 섭취하지 않는다면 물론 체내의 지방이 소모되지만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등이 부족하면 몸에 이상을 일으킨다. 탄수화물,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등이 한가지라도 부족하면 우리 몸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건강의 악화로 되돌아 온다. 우리 몸 상태에 따라 비만이나 체지방이 높고 중성 지방량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다면 당연히 병적인 상태이므로 식이 조절을 위해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제한하는 식이요법과 이를 소비할 수 있는 운동요법, 그래도 부족하다면 약물요법 등을 선택해야 한다. 정상적이고 건강한 상태라면 앞으로 올 수 있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편협적인 식습관은 고쳐나가야 한다. 인정도 청록한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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