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와 돌봄의 정직사회

조정아 道여성능력개발센터 소장
기자페이지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변화가 예상되는 무자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연초부터 경제발전을 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은 것 같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안정적인 사회는 물론 소중하다. 누구나 배고프지 않게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에 속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경제’가 발전하기만 하면 우리가 원하는, 국민들이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경제만큼이나 정직한 사회, 이웃에 대한 돌봄과 배려가 있는 사회 만들기를 중요시해야 진정한 발전을 이루는 사회가 된다고 생각한다. IMF환란때 톡톡히 겪었듯 경제발전 만큼이나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회·문화적 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때 한참 ‘투명한 사회’라는 단어가 유행했지만, 지금은 다시 관심이 온통 ‘경제’에 가있고 그를 뒷받침하는 정직하고 공의로운 사회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소홀한 듯 한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여성인적자원개발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느끼는 점들이 있다. 직업기술훈련을 받는 많은 이들이 ‘실력’을 키우는데 가장 초점을 둔다. 물론 ‘실력’은 중요하다. 일종의 ‘기본’이다. 그러나 실력을 뒷받침하는 성실성, 정직성, 인내 등과 같은 인성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력은 입직에서만 유효한 수단이 될 뿐 그 이후의 사회생활에서 유력한 수단이 되기 어렵다는 것을 종종 경험하곤 한다. 실력 자체가 성실과 인내 등과 같은 인성들을 통해 향상되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가능성을 가장 먼저 실천하고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태안 자원봉사자들의 물결이다. 누가 강요하거나 동원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엄동설한의 바닷가를 찾는 국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지 않는 이가 없을 것이다. 태안을 향한 거대한 자원봉사자들의 물결은 우리 국민들이 이제 먹는 문제 만큼이나 이웃에 대한 배려와 돌봄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그리고 이를 실천으로 옮겨내는 능력이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본다.

이제 우리 사회도 경제 발전 못지않게 배려와 돌봄의 사회, 정직한 사회에 대한 균형잡힌 관심을 갖고 실천해 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 그런 점에서 올 한해는 경제발전 만큼이나 정직하고 배려가 있는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도 실력과 인성의 균형잡힌 노력을 하는 게 필요하다. 양자가 균형 있게 발전할 때, 우리 사회는 한층 더 풍요로운 사회가 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