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질과 교육

이준섭 시인·광문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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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10조에는 행복추구권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교육을 통해 개인의 성취의욕을 만족시키고 행복을 체험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이런 방향을 추구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할까?

우리는 그동안 지식교육에 몰두해왔다. 그러나 이런 지식은 10년만 지나면 무용지물이 된다. 인터넷 발달로 모르는 사항을 클릭 한번 하면 관련 지식까지 바로 알아볼 수 있는 세상이다. 그래서 지식 교육보다는 감성 함양과 정서순화 교육 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교육에서 낭독을 중요시했다. 서당에서 책읽기는 집단 낭독이었다. 낭독을 통해 암기력을 기르고 감성지수도 높여왔다. 이슬람 문화권에선 코란(이슬람교 경전)을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낭독해줘 감성을 길러줬고 유럽에서도 어렸을 때부터 좋은 시를 낭독해줘 감성을 기르고 정서순화를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초등학교 국어교육의 으뜸은 시 낭송교육이다. 시는 언어 예술의 정수(精髓)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때로는 지식도 필요하지만 새로운 사물을 봤을 때 감탄할 줄 아는 감성지수가 더 행복하게 해주는 요소이다. 감성지수는 어떻게 해야 높아질까? 신나고 즐겁게 마음껏 뛰어 노는데서 발생할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공부, 학원공부 때문에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 이런 학생들은 지식은 쌓일런지 모르나 감성지수는 늘어날 수 없다. 우리 학생들은 행복추구권을 박탈당한 채 적성에 맞지도 않은 공부에 매달려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엔 마음껏 뛰어놀며 좋은 글을 많이 낭독하는 게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방법이다.

초등학교 수업은 이젠 지식을 얻으면서도 신나고 즐거운 놀이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개편했으면 좋겠다. 대학부터 전공과목에 대한 전문지식 공부와 연구 등에 집중 노력해야 하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사람은 지능지수보다 감성지수가 높아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만큼 이에 맞춰 교육도 실시해야 한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무엇보다도 건강해야 하지만 건강 이외에도 정서가 순화돼야 하고, 감수성도 발달돼 새로운 사물을 보고 많은 것을 느낄 줄 아는 능력을 어렸을 때부터 길러줘야 한다. 행복지수는 수치로 계산할 수 없으나 어떤 재물이나 물질보다는 감성지수 높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음에 초점을 맞춰 교육시스템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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