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하면 생각나는 것이 삼겹살이다. 소주 한 잔 마시고 삼겹살 한 점 먹으면 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소박한 우리들. 하지만 그 소박함 속에 소외된 이들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삼겹살보다 지방이 적은 부위들이다.
옛날 양반들은 기본적으로 배가 나와야 했다고 하지만 요즘이야 어디 그런가. 많은 돈을 들여서라도 살을 빼려고 성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이 많은 삼겹살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반면, 지방이 적은 돼지고기 뒷다리나 등심 등의 소비는 적다.
실제 우리나라 국민의 돼지고기 부위별 선호도를 살펴보아도 삼겹살 85.5%, 목살 67.7%, 앞다리 12.6%, 뒷다리 14.3% 정도로 삼겹살에 대한 편애는 유난히 심하다. 하지만 돼지 한 마리에서 생산되는 삼겹살의 양은 10% 정도로 미미한 편이다. 수요는 많고 공급 물량은 부족하다 보니 자연스레 가격은 뒷다리 살에 비해 2~3배 높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도는 커지고 있지만 이것 또한 돼지고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실제 삼겹살의 경우 단백질과 지방의 함량이 14.9%, 31.5%인 반면, 뒷다리 부위는 20%, 5% 정도로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다. 하지만 지방함량이 낮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구이용으로는 부적합하여 소비촉진 및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서는 다양한 제품개발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지난 14일 돼지고기 뒷다리 부위로 만드는 건강요리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돼지고기 뒷다리로 만드는 요리는 불고기, 동그랑땡, 만두 정도. 하지만 이 날 콘테스트에 참가한 30여점의 작품들은 실로 놀라웠다. 김치말이 미트로프, 브라질리안 돼지구이, 돼지고기 맛탕, 샐러드, 돼지고기 치즈 스테이크 등 평소에 보지 못했던 다양한 요리들이 나왔고 맛도 뛰어났다.
일반인들도 돼지 뒷다리 부위를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건강요리 콘테스트에 출품한 30점의 요리와 전시요리 12점 등을 묶어 책으로 만들어 펴낼 계획이다.
오늘 저녁엔 삼겹살에 소주 대신 뒷다리로 만든 돼지불고기와 소주 한 잔으로 건강과 지갑을 동시에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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