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여행

이상명 수원YMCA 시민사회개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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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시행된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 때 150만 여명으로 시작한 해외 여행자수가 작년에는 1천200만 여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우리는 분명 지구를 무대로 서로 이웃이 되지 않고는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최근 세계는 상호의존적이나 대단히 불공정하고 경쟁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자본과 물품의 이동을 막는 벽을 무제한으로 자유롭게 한 반면,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에 대해서는 담장을 존치하고 있다. 해외 나라들과의 교류나 협력 역시 교역을 많이 하고 있거나 잘 사는 나라, 도시에 편중돼 있다. 그래서 가난한 나라들은 실업과 환경파괴로부터의 악영향을 선진국들보다 더 깊게 받아, 인간이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존엄성마저 지킬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또 기후변화위기 등에 대응하는 행동은 전 지구적으로 힘을 모으지 않으면 너도 나도 공멸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경쟁해서 성공하는 법 못지않게 이러한 불공정하고 어려움에 빠진 세계를 치유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구시민교육이 절실히 요청되는 것이다. 이 교육은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과 지역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지구적 관점을 발견하고, 우리의 삶이 환경과 이웃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이해하게 도와줄 것이다. 이 교육 안에는 인권, 다양성, 갈등 해결, 사회정의, 상호의존성과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주요 개념들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피부색이 다르고 가난한 나라의 사람일지라도 그 삶의 방식과 문화유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국내에서나 해외로 나갈 때 호텔이나 백화점 등 익숙하고 편한 시설만을 이용하거나, 흥미를 돋우기 위해 환경이나 지역공동체를 훼손하는 방식의 여행을 넘어서야 한다. 최근 여행지 사람들과 직접 마주하는 체험여행을 통해 국내 혹은 해외의 공동체에 일자리나 소득을 올려주는 ‘착한 여행’, ‘공정무역’ 등 소박하지만 미래를 더 아름답게 가꾸어가려는 대안의 운동이 싹을 키우고 있다. 관심을 갖고 참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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