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답지 않은 사람이 많다고들 한다. 하긴 이것이 요새 말만은 아니다. 조선시대 때 백정은 인간취급도 못 받았다. 일제식민지하에 우리나라 사람은 사람도 아니었다. 군부독재시절 민주화운동가들은 동물같이 맞고 죽었다. 이렇듯 역사 상 우리나라에는 사람답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들은 분명 사람이었다. 정말 사람다운 사람이었다. 권력자들은 사람다운 사람이 늘어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들에게 사람은 언제나 핍박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정말 사람답지 않은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피눈물을 흘리며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최루탄과 화살을 발사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몇몇 거대 신문사와 대기업을 위한 법안을 민생법안이라 매도하며 상정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뻔뻔한 거짓말로 자신의 불법을 감추며 사법계의 최고위층이 되려던 사람도 있다. 아무리 봐도 도대체 사람이라고 볼 수 없는 사람들이다.
사람과 동물의 다른 점은 많지만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점은 이타심이다. 동물에게 온정이란 없다. 그러나 사람은 다르다. 콩 한쪽도 나누어 먹는 것이 사람이며, 백지장도 같이 드는 것이 사람이다. 전철 선로에 떨어진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것이 사람이며, 물에 빠진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거는 것이 사람이다. 이렇게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위까지 생각해주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허나 예나 지금이나 사람답지 않은 사람들은 꼭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든지, 자신과 자신의 자녀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심보다. 자기의 일자리를 잃을까봐 다른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
이미 떵떵거리는 사람들이 욕심을 버릴 줄을 모른다. 돈의 노예, 권력의 노예가 되어 자신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다. 그저 끝까지 자신만 배부르면 된다. 참다못해 사람다운 사람들이 반기라도 들라치면 핍박하고 괴롭힌다. 자신들의 권력에 생채기라도 날까 짓밟고 또 짓밟는다. 요새는 사람답지 않은 사람들은 더욱 많아지고 더욱 강한 힘을 갖게 되었다.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정말 쉽다. 꼭 나만큼 남들도 행복하길 바라면 된다. 그런데 요즘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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