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논에서 자라는 잡초인 ‘피’를 기능성 작물로 복원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대표적인 구황식물이었지만 쌀 자급으로 사라졌다가 아미노산과 무기영양소인 칼륨·칼슘 함량이 많아 새롭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감자 또한 쌀이 부족한 시기에는 주곡 대용으로 귀하게 취급됐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자를 값싼 음식의 하나로만 여겨왔다. 그러나 미국 스미소니언 연구소의 헨리 홉하우스는 역사를 바꾼 5가지 씨앗이라는 책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원료인 ‘키니네’, 미국 남북전쟁의 발단이 된 ‘목화’, 유럽문화를 바꿔놓은 ‘차(tea)’, 서인도제도의 ‘사탕수수’와 더불어 아일랜드인들을 굶주림에서 구해 낸 ‘감자’를 인류역사를 바꿔놓은 5대 씨앗으로 정의했다. 또한 유엔은 앞으로 20년에 걸쳐 매년 1억 명의 인구가 새로 생겨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에서의 이러한 인구 증가의 95%가 식량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하고, 비타민 C와 칼슘이 풍부한 감자가 그러한 치명적인 영양실조를 감소시키는데 크게 일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해외농업 기술공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알제리에 씨감자 생산체계 구축 지원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농촌진흥청에서는 4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 항산화기능이 뛰어난 ‘자영’과 ‘홍영’을 개발했다. ‘자영’은 겉과 속이 진한 보라색이고 ‘홍영’은 모두 붉은 컬러 감자로 맛도 좋고 외국인이 색상을 선호하여 국내 항공사의 기내식으로 납품하는 등 소비시장이 개척되어 농가소득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신품종은 병해충에도 강해 농약사용량도 감소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녹색성장 시대에도 걸 맞는 품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피’, ‘감자’ 뿐 아니라 다양한 작물의 신품종을 개발해 1차 산물의 이용뿐만 아니라 기능성 물질을 탐색하여 식의약 소재 등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물의 끊임없는 변신을 통해 식량문제 해결과 더불어 2, 3차원의 농산물 창출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