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까지 앗아간 신종 인플루엔자

장정은 경기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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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멕시코와 미국에서 시작된 신종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를 무서운 기세로 강타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사스에도 강했던 우리나라까지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아이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부터 서서히 기승을 부리던 신종플루는 개학과 함께 환자수를 늘리고 있고 아이를 갖고 있는 부모들의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신종플루가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만큼 집단생활 공간의 우려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난 6일 현재, 우리나라 신종플루 확진자는 6천214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방학이 끝나자 확진 환자수는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더구나 바이러스 특성상 여름보다는 환절기, 그리고 기운이 내려갈수록 더 기승을 부리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환자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의학계에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최근 신종플루에 감염돼 치료를 받던 40대 여성이 뇌사상태에 빠졌고 바이러스가 뇌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첫 사례로 세계 보건기구에 보고됐다는 것이다. 바이러스의 무서운 전염성과 변이, 그리고 위험성에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고민이 크겠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장이나 공공장소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더구나 9월과 10월은 자치단체가 마련하는 크고 작은 행사가 상당히 많다. 경기도에도 이 기간에 1천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행사가 무려 477가지나 된다.

지역행사는 흥을 기본으로 지역특산물과 지역의 우수성, 그리고 지역 특징을 외부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신종플루 때문에 흥이 사라질 판이다.

경기도와 시·군에서는 지역축제와 행사를 계속해서 취소하거나 축소, 연기하고 있다. 신종플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부터 차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미 축제와 행사에 필요한 일부 예산을 집행한 곳도 있어 그에 따른 손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외국에서부터 시작된 신종플루로 우리의 흥까지 빼앗겨 버려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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