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에 대한 욕심

장정은 경기도의회 의원
기자페이지

우리나라는 일등을 최고의 가치로 꼽는다. 한때 우리나라 일등 지상주의를 비난하는 외국의 여론이 거센 적도 있었지만 여전히 우리민족은 일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단적인 예로 이번 베를린에서 개최된 세계육상선수권 대회는 우리나라의 일등 지상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스포츠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것이 육상종목이다. 그나마 육상종목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마라톤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런 정서가 세계육상선수권 대회가 열리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우리 국민들은 이를 모르거나 관심을 쏟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선수가 일등이 나올 수 있는 종목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등 지상주의를 엿볼 수 있었던 모습이 또 하나 있었다. 며칠 전에 끝난 세계 수영선수권 대회다. 박태환이라는 베이징 올림픽 스타가 있어서 새벽잠을 설쳐가며 그의 플레이를 지켜보게 만들었다. 모두 방송을 비롯한 언론이 만들어낸 상황이지만 결과는 참담하게 끝났다. 그리고 곧바로 쏟아지는 무수한 비난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그의 나태한 태도와 모습들이 연일 방송과 언론을 도배했다. 항상 그런 식이다. 일등이 아니면 우리나라는 관심 밖이고 일등을 기대했던 인물이 그에 부응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때는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것이다.

사실 박태환의 정신적인 나태함이 차지하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다른 경쟁선수들이 박태환보다 더 열심히 해서 나타난 결과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일등 지상주의는 이제 우리사회에서 자취를 감춰야 한다. 과정을 중시하고 최선을 다한 결과에 박수를 보내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에 일등이 최고의 가치로 자리잡게 된데는 잘못된 교육풍토, 그리고 어머니들의 지나친 경쟁의식도 한 몫을 했다고 생각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