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필자의 얼굴을 굳이 표현하자면 둥글고 퉁퉁한 얼굴! 지나치게 뚱뚱하고 게을러 보인다. 얼굴 턱 선은 찾아보기 어렵고, 턱 밑으로 이중턱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양복 사이로 보이는 넥타이가 이중 곡선을 그리고 있다. 논리적이며 날카로운 통찰력을 외모로 표현하는 영화 속 멋진 변호사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혹자는 인심 좋고 착해 보여 보기 좋다는 평을 하기도 하지만, 논리와 치열함을 방편으로 살아가는 변호사에게 마냥 듣기 좋은 평은 아니다.
필자의 체중은 올해 8월 말까지 90㎏g이 넘었다. 정확히는 94㎏까지 갔다. 필자의 키는 90학번 세대를 기
20대 때에는 어떻게 하면 근육을 키울까를 고민하던 필자가 체중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30대 후반에는 허영만 화백의 ‘꼴’ 제2권 ‘살은 돈이다’이란 책을 읽고 위안을 삼기에 이르렀다.
79㎏! 오늘 아침 체중계에 올라선 필자의 몸무게다. 약 2달 반 만에 15㎏을 감량했다. 비결은 운동이었다. 야구의 묘미에 푹 빠져들었다. 중년의 필자가 퇴근 후 늦은 밤 배팅센터를 찾아가 야구배트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야구연습장에 등록해 야구레슨을 받는다. 경기중앙변호사회에 ‘경기중앙 로이어스’라는 야구동호회가 있다. 필자의 포지션은 포수이다. 살집이 많다는 이유로 포수로 정해졌다.
그러나 쭈그려 앉아있는 포수에게 뱃살은 불편하기만 하다. 경기에 잠깐 참가해도 기진맥진 기운이 달렸다. 중년의 야구초보에게 타석에서의 헛스윙과 삼진은,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투수의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은, 오랫동안 잊고 있던 남자의 자존심과 야성을 일깨웠다.
날아오는 백구를 배트에 정확히 맞춰 하늘 높이 날려 보낼 때의 쾌감은 하루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려 보낸다. 체중을 고민하시는 40대 남성여러분, 필자와 함께 야구하러 가시지 않겠습니까.
오도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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